백호기(白虎旗)

백호기

한자명

白虎旗

사전위치

한국민속상징사전 > 호랑이

집필자 심승구(沈勝求)

정의

국왕을 상징하는 의장기의 하나로서 백호白虎를 그려 넣은 깃발.

내용

백호는 천상의 4대 신수神獸 내지 성수聖獸 중 하나이다. 오행五行 중 금金을 관장하고, 오방五方 중 서방西方을 주재하며, 계절 중 가을을 다스리는 신령이다. 백호를 비롯한 청룡·주작·현무의 사신四神 개념이 형성된 것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부터 전한前漢 시기 사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고분인 무용총의 벽과 천장에 그려진 사신도에서 백호가 처음 확인되었다.
사신 신앙은 동양 천문학의 28수宿와 결합하여 사신이 7수씩을 나누어 통솔한다고 여겼다. 청룡이 동방칠수, 백호가 서방칠수, 주작이 남방칠수, 현무가 북방칠수를 거느리며 동서남북 하늘을 주재한다. 이처럼 백호는 서쪽 하늘의 수호신으로서 서방칠수西方七宿를 통솔한다. 서방칠수는 서쪽 하늘의 7구역에 포진한 별자리들로서 모두 56좌 298성으로 구성되는데, 마치 서쪽 하늘에서 백호가 위용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백호는 백색으로 상징되며, 정의·위엄·용맹·권선징악의 화신으로서 귀물들을 굴복시키고 재앙을 물리치며 풍년을 불러오는 능력으로 인해 음陰의 신수를 대표한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호랑이를 백수의 왕으로 여겼는데, 백수의 왕인 호랑이가 500세를 넘기면 온몸의 털이 백색으로 변하여 신물인 백호가 된다고 믿었다. 백호는 전신戰神으로 인식되었고, 종종 청룡과 짝을 이루어 청룡의 뒤를 구름이 따르고 백호의 뒤를 바람이 따르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백호는 제왕이 덕정을 베풀거나 태평성대가 도래하면 출현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백호의 관념이 국왕의 의장에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 바로 백호기이다. 의장기로 출현한 것은 『신당서新唐書』의 황제 의장에서 확인되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高麗史』 여복지輿服志에 나타난다. 조선시대의 백호기는 고려시대의 의장을 계승한 것으로 이해된다. 백호기는 국왕을 상징하는 오방기 중 하나로 국왕의 행차 때 쓰이는가 하면, 국왕이 직접 군대를 훈련할 때 우군右軍·우위右衛·우영右營을 지휘하는 깃발로 쓰였다. 이때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백호기는 ‘깃발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고 해서 형명形名이라고 하였다.
『세종실록오례의世宗實錄五禮儀』 「가례서례嘉禮序例」 노부鹵簿에 따르면 백호기는 백색 바탕에 백호白虎와 운기雲氣를 그리고, 청색·적색·황색·백색의 네 빛깔로 채색하며, 삼각의 화염각火焰脚(의장용 깃발의 사방 가장자리에 덧붙이는 불꽃 모양의 장식용 천)을 달았다. 깃대旗竿는 검은빛 칠을, 간두竿頭의 둥근 봉은 붉은빛 칠을 하고, 아래쪽의 끝은 쇠로 장식하였다. 백호기의 이러한 형태는 『세종실록』 「오례」를 거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제도화된 뒤 대한제국 때 편찬한 『대한예전大韓禮典』에까지 그대로 나타난다. 다만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의 단계에서 백호기는 가로가 세로보다 더 큰 직사각형 형태에서 방형方形으로, 간두에 둥근 봉 대신 삼지창 형태의 지극枝戟으로 바뀌었으며, 소꼬리의 털로 장식되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백호기는 흰 바탕에 백호白虎와 운기雲氣가 그려져 있고, 가장자리와 화염각은 노란색으로 되어 있다. 백호는 허리에 날개가 돋치고 다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사슴뿔 모양으로 표현되어 마치 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백호의 주위로 청색·적색·녹색·황색으로 채색된 2개의 구름 문양이 둘러싸고 있다. 상단과 하단, 한쪽 측면에는 노란색의 화염각을 부착하고, 다른 쪽 측면에는 4개의 끈이 달린 황색 기각旗脚을 잇대었다. 깃대의 길이는 15자이고, 그 밖에 영두纓頭·주락珠絡·장목(꿩의 꽁지깃)이 있었다. 이 유물은 『대한예전』에 실려 있는 백호기와 다른 모습이나, 화염각이 노란색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대한제국 때 실제로 사용된 백호기로 짐작된다. 군주 또는 황제를 상징하는 백호기는 국가 의장으로만 사용되었을 뿐 왕세자의 의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백호는 일찍이 풍수지리설에서는 서쪽의 산이나 기운을 뜻한다. 즉 마을과 택지 및 묘지의 위치를 정할 때 높은 산을 주산으로 보면, 주산을 후편에 두었을 때 주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져서 뻗어 나가는 산을 일컫는다. 이처럼 백호가 민간의 풍수지리에서 많이 쓰였으나 백호기의 형태가 민간에서 사용된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특징 및 의의

백호기는 바탕에 백호를 그려 넣은 깃발이다. 백호기는 크게 의장용儀仗用과 의물용儀物用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의장용 백호기는 대가의장大駕儀仗, 법가의장法駕儀仗, 소가의장小駕儀仗으로 구분되어 국왕 행차 때 군사들이 사용하는 깃발이다. 의물용 백호기는 종묘제례 때 <정대업定大業>처럼 무용수들이 춤을 출 때 쓰는 소품용 깃발이다. 흔히 백호기라고 하면 의장용 백호기를 말한다. 백호기는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문헌상 확인되는 것은 고려시대에 처음 나타난다. 국왕의 행차에 사용된 백호기는 조선왕조에 들어와 『세종실록오례世宗實錄五禮』를 거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제도화되었으며, 『대한예전大韓禮典』에 실려 대한제국 말까지 사용되었다.

참고문헌

高麗史, 國朝續五禮儀, 國朝五禮儀序例, 大韓禮典, 文獻通考, 世宗實錄五禮儀, 春官通考, 通典, 고려시대 법가노부의 구성과 운용(이민기, 한국중세사연구48, 한국중세사학회, 2017), 왕실문화도감-의장(국립고궁박물관, 2018),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강제훈, 사총77,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2012), 조선시대 왕실문화 도해사전(kyujanggak.snu.ac.kr/dohae).

백호기

백호기
한자명

白虎旗

사전위치

한국민속상징사전 > 호랑이

집필자 심승구(沈勝求)

정의

국왕을 상징하는 의장기의 하나로서 백호白虎를 그려 넣은 깃발.

내용

백호는 천상의 4대 신수神獸 내지 성수聖獸 중 하나이다. 오행五行 중 금金을 관장하고, 오방五方 중 서방西方을 주재하며, 계절 중 가을을 다스리는 신령이다. 백호를 비롯한 청룡·주작·현무의 사신四神 개념이 형성된 것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부터 전한前漢 시기 사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고분인 무용총의 벽과 천장에 그려진 사신도에서 백호가 처음 확인되었다.
사신 신앙은 동양 천문학의 28수宿와 결합하여 사신이 7수씩을 나누어 통솔한다고 여겼다. 청룡이 동방칠수, 백호가 서방칠수, 주작이 남방칠수, 현무가 북방칠수를 거느리며 동서남북 하늘을 주재한다. 이처럼 백호는 서쪽 하늘의 수호신으로서 서방칠수西方七宿를 통솔한다. 서방칠수는 서쪽 하늘의 7구역에 포진한 별자리들로서 모두 56좌 298성으로 구성되는데, 마치 서쪽 하늘에서 백호가 위용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백호는 백색으로 상징되며, 정의·위엄·용맹·권선징악의 화신으로서 귀물들을 굴복시키고 재앙을 물리치며 풍년을 불러오는 능력으로 인해 음陰의 신수를 대표한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호랑이를 백수의 왕으로 여겼는데, 백수의 왕인 호랑이가 500세를 넘기면 온몸의 털이 백색으로 변하여 신물인 백호가 된다고 믿었다. 백호는 전신戰神으로 인식되었고, 종종 청룡과 짝을 이루어 청룡의 뒤를 구름이 따르고 백호의 뒤를 바람이 따르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백호는 제왕이 덕정을 베풀거나 태평성대가 도래하면 출현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백호의 관념이 국왕의 의장에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 바로 백호기이다. 의장기로 출현한 것은 『신당서新唐書』의 황제 의장에서 확인되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高麗史』 여복지輿服志에 나타난다. 조선시대의 백호기는 고려시대의 의장을 계승한 것으로 이해된다. 백호기는 국왕을 상징하는 오방기 중 하나로 국왕의 행차 때 쓰이는가 하면, 국왕이 직접 군대를 훈련할 때 우군右軍·우위右衛·우영右營을 지휘하는 깃발로 쓰였다. 이때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백호기는 ‘깃발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고 해서 형명形名이라고 하였다.
『세종실록오례의世宗實錄五禮儀』 「가례서례嘉禮序例」 노부鹵簿에 따르면 백호기는 백색 바탕에 백호白虎와 운기雲氣를 그리고, 청색·적색·황색·백색의 네 빛깔로 채색하며, 삼각의 화염각火焰脚(의장용 깃발의 사방 가장자리에 덧붙이는 불꽃 모양의 장식용 천)을 달았다. 깃대旗竿는 검은빛 칠을, 간두竿頭의 둥근 봉은 붉은빛 칠을 하고, 아래쪽의 끝은 쇠로 장식하였다. 백호기의 이러한 형태는 『세종실록』 「오례」를 거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제도화된 뒤 대한제국 때 편찬한 『대한예전大韓禮典』에까지 그대로 나타난다. 다만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의 단계에서 백호기는 가로가 세로보다 더 큰 직사각형 형태에서 방형方形으로, 간두에 둥근 봉 대신 삼지창 형태의 지극枝戟으로 바뀌었으며, 소꼬리의 털로 장식되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백호기는 흰 바탕에 백호白虎와 운기雲氣가 그려져 있고, 가장자리와 화염각은 노란색으로 되어 있다. 백호는 허리에 날개가 돋치고 다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사슴뿔 모양으로 표현되어 마치 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백호의 주위로 청색·적색·녹색·황색으로 채색된 2개의 구름 문양이 둘러싸고 있다. 상단과 하단, 한쪽 측면에는 노란색의 화염각을 부착하고, 다른 쪽 측면에는 4개의 끈이 달린 황색 기각旗脚을 잇대었다. 깃대의 길이는 15자이고, 그 밖에 영두纓頭·주락珠絡·장목(꿩의 꽁지깃)이 있었다. 이 유물은 『대한예전』에 실려 있는 백호기와 다른 모습이나, 화염각이 노란색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대한제국 때 실제로 사용된 백호기로 짐작된다. 군주 또는 황제를 상징하는 백호기는 국가 의장으로만 사용되었을 뿐 왕세자의 의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백호는 일찍이 풍수지리설에서는 서쪽의 산이나 기운을 뜻한다. 즉 마을과 택지 및 묘지의 위치를 정할 때 높은 산을 주산으로 보면, 주산을 후편에 두었을 때 주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져서 뻗어 나가는 산을 일컫는다. 이처럼 백호가 민간의 풍수지리에서 많이 쓰였으나 백호기의 형태가 민간에서 사용된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특징 및 의의

백호기는 바탕에 백호를 그려 넣은 깃발이다. 백호기는 크게 의장용儀仗用과 의물용儀物用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의장용 백호기는 대가의장大駕儀仗, 법가의장法駕儀仗, 소가의장小駕儀仗으로 구분되어 국왕 행차 때 군사들이 사용하는 깃발이다. 의물용 백호기는 종묘제례 때 <정대업定大業>처럼 무용수들이 춤을 출 때 쓰는 소품용 깃발이다. 흔히 백호기라고 하면 의장용 백호기를 말한다. 백호기는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문헌상 확인되는 것은 고려시대에 처음 나타난다. 국왕의 행차에 사용된 백호기는 조선왕조에 들어와 『세종실록오례世宗實錄五禮』를 거쳐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제도화되었으며, 『대한예전大韓禮典』에 실려 대한제국 말까지 사용되었다.

참고문헌

高麗史, 國朝續五禮儀, 國朝五禮儀序例, 大韓禮典, 文獻通考, 世宗實錄五禮儀, 春官通考, 通典, 고려시대 법가노부의 구성과 운용(이민기, 한국중세사연구48, 한국중세사학회, 2017), 왕실문화도감-의장(국립고궁박물관, 2018),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강제훈, 사총77,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2012), 조선시대 왕실문화 도해사전(kyujanggak.snu.ac.kr/do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