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五穀)

오곡

한자명

五穀

사전위치

한국생업기술사전 > 농업

집필자 주영하(周永河)

정의

주식으로 사용되는 다섯 가지 중요 곡식을 통틀어 부르는 말.

개관

오곡五穀이란 단어는 고대 중국의 문헌에서 유래하였다. 처음에는 백곡百穀, 구곡九穀, 육곡六穀, 오곡 등이 혼용되다가 한나라 때의 문헌에서 오곡으로 장착되었다. 그러나 문헌마다 오곡의 종류는 달랐다. 『주례周禮』 천관天官•질의疾醫에 대한 정현鄭玄의 주석에는 오곡을 마麻(삼), 서黍(기장), 직稷(피), 맥麥(보리), 두豆(콩)라고 하였다. 이에 비해 『맹자孟子』 등문공상滕文公上에 대한 조기趙岐의 주석에는 오곡을 도稻(벼), 서, 직, 맥, 숙菽(콩)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문헌의 오곡 종류도 시대와 문헌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벼, 보리, 콩, 밀, 메밀, 기장, 피, 콩, 팥 등의 곡물 중에서 다섯 가지를 선택하여 오곡이라고 불렀다. 또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곡물을 통틀어 오곡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내용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경기 광주목의 주석에는 모든 문헌에서 오곡의 종류가 다르다고 하면서 『맹자』의 주석을 따라 서, 직, 숙, 맥, 도의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오곡의 종류는 벼, 기장, 피, 보리, 콩의 다섯 가지로 정리되었다. 벼는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의 전라도•경상도•충청도•경기도•황해도•평안도의 평야 지대에서 주로 재배한 주곡이었다. 특히 18세기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벼는 세금과 물품화폐의 매개물로 쓰였으므로 오곡의 으뜸으로 인식되었다. 맥의 종류는 문헌마다 약간씩 다르다. 『세종실록지리지』 경기와 황해도 풍천군에는 맥의 종류로 대맥大麥(보리), 소맥小麥(밀), 교맥蕎麥(메밀)이 있다고 하였다. 또 『세종실록지리지』 함길도에는 맥의 종류로 대맥과 소맥이 있다고 적었다. 황해도에는 보리•밀•메밀이, 함길도(현재 함경도)에는 보리와 밀의 재배가 잘 되었으므로 이런 구분이 생겼다. 한반도에서 재배되는 밀은 기온으로 인해서 늦겨울에 파종하여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하는 겨울밀이다. 겨울밀의 재배지역도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일부 지역에서는 밀을 맥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전라도•경상도•충청도•경기도 등지의 맥은 대부분 보리였다. 기장, 피, 콩이 오곡에 포함된 조선 후기 인식은 한반도의 사정에 맞춘 경향이 강하다.
이에 비해 19세기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오는 오곡잡밥[五穀雜飯]은 다섯 가지의 곡물을 섞어서 지은 밥이란 의미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민속조사보고에 의하면 오곡밥의 재료는 쌀(혹은 찹쌀이나 보리), 팥, 수수, 조(혹은 기장), 콩이다. 전라북도 남원시 동면 성산리에서 정월 대보름에 세우는 솟대에 매다는 오곡은 집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벼•조•메밀•콩•수수•팥 중에서 다섯 가지를 선택하였다. 밀양백중놀이의 각색 주머니에 넣는 오곡은 벼•보리•콩•조•기장 등 다섯 가지이고, 일부 수수로 대체되기도 한다. 불교의조상경造像經』에는 불복장佛腹藏 의식 때 동쪽에 보리, 서쪽에 벼, 남쪽에 피, 북쪽에 콩, 중앙에 삼씨를 넣고 이것을 오곡이라고 적었다. 이러한 오곡의 종류는 『주례』에 나오는 것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실제의 불복장 의식에서는 사찰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오곡의 종류가 달라진다.

특징 및 의의

오곡이란 단어의 ‘오’는 고대 중국의 지식인 사이에서 우주 전체를 설명하는 오행설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오곡이라고 하면 특별한 다섯 가지 곡물이면서 주요 곡물을 두루 일컫는 말로 쓰였다. 따라서 특별히 오곡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역사 이래 한반도 사람들이 주곡으로 여겼던 곡물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1970년대 이후 정부는 벼농사 위주의 농업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보리와 콩의 자급률이 크게 낮아졌다. 2000년대 이후 슬로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재래 곡물의 씨앗을 보존하고 재배하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참고문헌

孟子, 世宗實錄地理志, 周禮, 오곡의 개념과 그 중시의 배경(배영동, 민속연구8,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 1998), 전국•진한시대 음식물조리와 식생활(최덕경, 역사와경계31, 부산경남사학회, 1996).

오곡

오곡
한자명

五穀

사전위치

한국생업기술사전 > 농업

집필자 주영하(周永河)

정의

주식으로 사용되는 다섯 가지 중요 곡식을 통틀어 부르는 말.

개관

오곡五穀이란 단어는 고대 중국의 문헌에서 유래하였다. 처음에는 백곡百穀, 구곡九穀, 육곡六穀, 오곡 등이 혼용되다가 한나라 때의 문헌에서 오곡으로 장착되었다. 그러나 문헌마다 오곡의 종류는 달랐다. 『주례周禮』 천관天官•질의疾醫에 대한 정현鄭玄의 주석에는 오곡을 마麻(삼), 서黍(기장), 직稷(피), 맥麥(보리), 두豆(콩)라고 하였다. 이에 비해 『맹자孟子』 등문공상滕文公上에 대한 조기趙岐의 주석에는 오곡을 도稻(벼), 서, 직, 맥, 숙菽(콩)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 문헌의 오곡 종류도 시대와 문헌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벼, 보리, 콩, 밀, 메밀, 기장, 피, 콩, 팥 등의 곡물 중에서 다섯 가지를 선택하여 오곡이라고 불렀다. 또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곡물을 통틀어 오곡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내용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경기 광주목의 주석에는 모든 문헌에서 오곡의 종류가 다르다고 하면서 『맹자』의 주석을 따라 서, 직, 숙, 맥, 도의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오곡의 종류는 벼, 기장, 피, 보리, 콩의 다섯 가지로 정리되었다. 벼는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의 전라도•경상도•충청도•경기도•황해도•평안도의 평야 지대에서 주로 재배한 주곡이었다. 특히 18세기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벼는 세금과 물품화폐의 매개물로 쓰였으므로 오곡의 으뜸으로 인식되었다. 맥의 종류는 문헌마다 약간씩 다르다. 『세종실록지리지』 경기와 황해도 풍천군에는 맥의 종류로 대맥大麥(보리), 소맥小麥(밀), 교맥蕎麥(메밀)이 있다고 하였다. 또 『세종실록지리지』 함길도에는 맥의 종류로 대맥과 소맥이 있다고 적었다. 황해도에는 보리•밀•메밀이, 함길도(현재 함경도)에는 보리와 밀의 재배가 잘 되었으므로 이런 구분이 생겼다. 한반도에서 재배되는 밀은 기온으로 인해서 늦겨울에 파종하여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하는 겨울밀이다. 겨울밀의 재배지역도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일부 지역에서는 밀을 맥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전라도•경상도•충청도•경기도 등지의 맥은 대부분 보리였다. 기장, 피, 콩이 오곡에 포함된 조선 후기 인식은 한반도의 사정에 맞춘 경향이 강하다.
이에 비해 19세기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오는 오곡잡밥[五穀雜飯]은 다섯 가지의 곡물을 섞어서 지은 밥이란 의미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민속조사보고에 의하면 오곡밥의 재료는 쌀(혹은 찹쌀이나 보리), 팥, 수수, 조(혹은 기장), 콩이다. 전라북도 남원시 동면 성산리에서 정월 대보름에 세우는 솟대에 매다는 오곡은 집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벼•조•메밀•콩•수수•팥 중에서 다섯 가지를 선택하였다. 밀양백중놀이의 각색 주머니에 넣는 오곡은 벼•보리•콩•조•기장 등 다섯 가지이고, 일부 수수로 대체되기도 한다. 불교의 『조상경造像經』에는 불복장佛腹藏 의식 때 동쪽에 보리, 서쪽에 벼, 남쪽에 피, 북쪽에 콩, 중앙에 삼씨를 넣고 이것을 오곡이라고 적었다. 이러한 오곡의 종류는 『주례』에 나오는 것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실제의 불복장 의식에서는 사찰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오곡의 종류가 달라진다.

특징 및 의의

오곡이란 단어의 ‘오’는 고대 중국의 지식인 사이에서 우주 전체를 설명하는 오행설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오곡이라고 하면 특별한 다섯 가지 곡물이면서 주요 곡물을 두루 일컫는 말로 쓰였다. 따라서 특별히 오곡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역사 이래 한반도 사람들이 주곡으로 여겼던 곡물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1970년대 이후 정부는 벼농사 위주의 농업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보리와 콩의 자급률이 크게 낮아졌다. 2000년대 이후 슬로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재래 곡물의 씨앗을 보존하고 재배하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참고문헌

孟子, 世宗實錄地理志, 周禮, 오곡의 개념과 그 중시의 배경(배영동, 민속연구8,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 1998), 전국•진한시대 음식물의 조리와 식생활(최덕경, 역사와경계31, 부산경남사학회,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