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기

김매기

사전위치

한국생업기술사전 > 농업

집필자 김미희(金美熙)

정의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잡초를 없애는 관리 작업, 또는 잡초의 발생을 억제하는 작업.

개관

논과 밭의 불필요한 풀을 ‘기음’이라 하고, 이를 뽑아 버리거나 흙에 묻어 없애는 일을 지칭하여 ‘김매다.’라고 한다. 그 장소가 논이면 ‘논매다.’, 밭이면 ‘밭매다.’라고 한다. 또 한자어로는 잡초를 없앤다 하여 제초除草라 한다. 예부터 농사는 풀로 시작해서 풀로 끝나는 풀과의 연속투쟁이었던 만큼 제초에 관한 기록은 기원전 2세기부터 나타난다. 중국 농서 『여씨춘추呂氏春秋』 『범승지서氾勝之書』 『제민요술齊民要術』 『농상집요農桑輯要』와 우리나라의 『색경穡經』 『과농소초課農小抄』 『농정서農政書』 『해동농서海東農書』 『농정회요農政會要』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제초방법이 실려 있는데, 세밀한 서술과 해설 상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인 기술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한편 조선시대 농서인 『위빈명농기渭濱明農記』 『농가월령農家月令』 『농사직설農事直說』에는 우리나라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독자성 있는 기술 내용을 제시하고 있어서 역사적인 변천의 면모를 살필 수가 있다. 『위빈명농기』에서 보이는 제초법은 잡초가 아직 자라나기 전에 행하는 일차 제초를 중요시하여 “일차 제초를 완벽하게 하면 그 이후의 제초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또한 가을갈이의 요령은 “가을갈이는 깊게 하는 것이 좋고, 봄과 여름갈이는 얕게 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푸른 풀을 갈아서 땅속에 묻어버리는 것이 제일 좋고, 겨울철이 되어서 푸른 풀[靑草]이 다시 생겨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거름재료로 이용하는 것이 매우 좋다.”라고 하였다.
김매기, 즉 제초에는 주로 호미를 사용한다. 1970년대의 산업화가 정착하기까지 우리나라 논밭의 가장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제초기술은 호미와 더불어 이루어져 왔다. ‘호미 끝에 백 가지 곡식이 열린다.’라고 『농사직설』에서도 표현하였듯이 벼의 성장은 오직 호미의(김매기) 공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농사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호미는 날(옆날·끝날·날의 3부분)과 슴베(날과 손잡이 연결 부위) 및 자루(손잡이)로 된 농기구로서 밭호미와 논호미로 나뉘는데, 밭호미는 제초 이외의 다목적 작업에 쓰이지만 논호미는 제초용구로만 쓰인다. 이들 모든 종류의 호미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줄곧 사용되어왔고, 오늘날에도 흔히 쓰이는 이유는 다양한 종류의 호미가 있으며 용도에 최적인 농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여 가장 현실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내용

논농사는 본질적으로 물을 가두어 잡초 발생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밭농사와 구별된다. 따라서 논매기란 호미로 물을 댄 논에서 제초와 흙을 뒤집는 농업술의 하나를 일컫는다. 실제로 논매기는 1년에 3회 정도 하는데, 모낸 후 15~20일이 지나서 처음 매고 다시 10~15일 간격으로 2회 정도 맨다. 처음 김매기를 초벌, 두 번째는 두벌, 세 번째는 세벌 그리고 마지막을 망시라고 한다. 초벌과 두벌매기는 호미로 매고 세 벌과 망시는 호미를 쓰지 않고 손으로 논바닥을 고르며, 벼 뿌리 주위의 흙을 주물러 주면서 잡초만 뽑아내거나 잡초를 발로 밟아 땅속으로 집어넣는 방법으로 잡초를 제거한다. 세 번째 김매기가 마지막이 되면 세벌이라 하지 않고 망시라고 한다.
산업의 발달로 제초기가 보급되면서 호미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제초기는 호미처럼 깊이 맬 수 없고 또 포기 사이의 잡초를 제거할 수 없어서 초벌은 호미로, 두벌은 제초기로 하는 등 두 가지를 병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제초제가 등장하면서부터 호미나 제초기로 하는 논매기는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유기농업과 친환경 농업이 확대되면서 논매기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제초제는 사용 시기에 따라 초기(모내기 전후 5일), 중기(모내기 후 15일경), 후기(모내기 후 25일경)로 구분하여 방제한다. 초기 제초제는 잡초 발생 전에 토양에 처리하고, 중기는 잡초 발생 전 및 발생한 생육 초기에 방제하며, 후기는 생육기에 잡초 잎과 줄기에 살포하여 방제한다.
제초작업이 끝나면 관행처럼 행해지던 뒤풀이 행사로 ‘마당매기’(모의 논매기) 및 ‘호미씻기’(호미씻이, 풋굿)를 들 수 있다. ‘마당매기’는 두벌매기를 끝낸 일꾼들이 함께 모여서 음식과 술 그리고 춤과 노랫가락을 곁들여 한 판 즐기는 제초 뒤풀이를 뜻한다. 이에 비하여 ‘호미씻기’는 모든 논매기를 말물매기까지 끝내고, 어느 하루 날을 정하여 마을 주민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즐기는 세시성 농경의례를 말한다.
세시성 농경의례는 지역에 따라 풋굿·백중일(백중놀이)·호미씻기·호미거리·머슴놀이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와 우하영의 『천일록千一錄』에 처음 나타나는 농경행사 기록이다. 이런 의례는 두레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재단합적인 문화행사이기에 제초를 위한 두레의 결성의식을 ‘호미모둠’이라 하고, 제초작업의 완결을 축하하는 두레 해체의식을 ‘호미씻이’라 불렀다. 따라서 ‘호미모둠’을 하며 모내기나 제초와 같은 중요 행사를 시작하고 ‘호미씻기’로 행사를 끝내는데, 이는 ‘호미’라는 제초농구로 농경의 중요성을 표현한 것이다.
제초작업이 두레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졌던 이유는 모내기와 마찬가지로 때를 정확히 맞추어 일시에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작업의 공통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매기나 제초작업에 농경생활의 춤과 노래 및 음식과 술을 곁들인 것은 고된 일상을 위로함과 동시에 상부상조의 즐거움을 더하여 문화복합체적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함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우리나라 밭 잡초의 발생특성 조사결과에서, 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잡초는 바랭이, 쇠비름, 깨풀, 흰명아주, 돌피 순이었다.
바랭이는 4월부터 9월에 걸쳐 광범하게 발생하는데, 발아 최성기는 5~6월이고 발아적온은 30~35℃이며, 토양의 비옥도나 산도와 관계없이 발생하고, 40여 일 만에 결실을 한다.
명아주와 돌피는 옥수수나 콩의 파종기인 6월(20~25℃)에, 쇠비름은 7월(23~24℃)에 가장 많이 발생하여 생육량이 많이 증대되어 작물의 경합피해가 크므로 이들 잡초의 생육을 철저히 억제할 수 있는 방제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뀌는 감자의 파종기인 4월(12~13℃)에 많이 발생하고 생장하면서 억세어지므로, 가능하면 어린 시기에 관리해야 한다.
망초·한련초 등은 호광성의 1년생 잡초로서 표토층에서 발아하며, 중경 작업에 의해 쉽게 발아하므로 역시 어릴 때 관리해야 한다.
반면 닭의장풀·반하·쑥부쟁이·갈퀴덩굴·갈퀴나물 등의 다년생 잡초들은 그늘에 잘 적응하는 습성이 있고, 심토층에서 발생하므로 발생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밭매기는 재배 작물이 다양하기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밭에서도 호미가 대표적인 농기구로 쓰이지만, 잡초 뿌리나 줄기를 캐고 자르고 묻는 기능 가운데 어느 것이 그 지역에 적당한가에 따라 호미 모양이 바뀌기도 하며 쓰이는 농기구가 달라지기도 한다.
콩·팥밭의 중경 제초에 쓰이는 농구는 호미와 후치 두 가지가 주로 사용된다. 경지가 평탄한 지방에서 중경의 두 번째부터는 소 한 마리가 끄는 후치로 고랑짓기를 하면서 작물에 북주기[培土] 작업을 하는데, 이때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하여 보습 위에 철제나 목제 판을 달았다. 두 번째 이후의 중경 제초는 날씨가 무더울 때이므로 아침·저녁 무렵에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밭 잡초관리를 위해 살펴본 잡초의 주요 특성은 첫째, 땅속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것, 둘째, 잡초 종자는 대부분 광발아성이라 햇빛을 받아야 한다는 것, 셋째, 잡초 종자의 휴면성이 다양하고 복잡하여 발아 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종자 생산량이 많고 이동이 쉬우며 개화가 빠르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잡초의 특성을 고려한 유기농 밭 잡초관리기술 몇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가묘상假苗床, false seedbed을 이용한 잡초관리이다. 논과 밭 등 경지에는 그동안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자란 잡초들의 종자가 누적되어 잡초의 종자은행seed bank이라고 불린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작기에 발아하는 잡초의 종자는 표토에서 3~5㎝ 이내에 있는 종자들이다. 그러므로 표토에서 3㎝ 이내에 있는 잡초 종자들을 미리 발아시켜 제거하면 작기 중에 발아하는 잡초의 수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작물 재배 전에 이랑을 만들어 잡초의 발아를 유도하는 것을 가묘상이라고 한다. 즉 본 작물을 파종하거나 정식하기 15~20일 전에 경운 정지하고 잡초의 출현을 유도한 다음 어린 잡초를 끌개로 제거하거나 화염제초하여 작토층의 잡초 종자를 줄여주는 것이다. 가을배추 유기재배 시 가묘상을 이용하여 잡초를 관리하였을 때 정식 60일까지 65~97%의 잡초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멀칭 비닐 등을 이용하여 토양에 보습력을 높이고 잡초의 발생을 억제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 피복식물재배와 경운 시기 조절에 의한 잡초관리이다. 대부분의 잡초는 햇빛을 받아야 발아하는 광발아성이기 때문에, 휴작기인 겨울 동안 자랄 수 있는 피복식물을 재배한 후 이듬해 봄에 베어서 지표면을 피복하고 작물을 재배하면 여름 잡초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겨울 피복식물은 헤어리베치와 호밀이다. 두 작물은 내한성이 커서 우리나라 전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헤어리베치는 콩과식물이므로 피복에 의한 잡초억제와 함께 질소 고정효과도 있으며, 생물체가 자체적으로 생화학적 물질을 분비하여 주변의 다른 생물체의 발아, 생장 등에 영향을 주는 효과가 큰 타감작용이 있는 호밀은 잡초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는 헤어리베치와 유사한 식물인 얼치기완두, 새완두 등의 자생식물을 이용하여 이듬해 봄에 예취작업도 생략하는 리빙멀칭 재배를 하였는데 고추밭에서 생육 후기까지 80% 이상 잡초억제 효과가 있었다.
세 번째, 무경운 재배에 의한 잡초관리이다. 일반적으로 땅속에는 무수히 많은 잡초 종자가 저장되어 있지만 땅 위로 나와서 햇빛을 받아야 발아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방지할 수 있는 잡초관리 방법이 무경운 재배이다.
화학비료농약 그리고 대형농기계 등 농업 관련 사업주의 이해에 맞추어진, 고투입 상업농업 위주의 생산체계를 갖춘 미국·브라질·인도·중국 등 주요 농업 국가들에 최근 저투입 무경운 재배기술이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다. 물론 넓은 면적에 콩, 옥수수, 면화 등을 재배하는 이들 나라에서는 비선택성제초제를 이용한 무경운 재배를 하고 있으나 소면적 다품목의 우리나라 유기재배에서는 초생관리에 의한 무경운 유기재배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농업에서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여 만든 두둑을 작물재배가 끝나면 대형농기계를 이용하여 갈아엎고 이후 다시 만드는 일을 반복해 왔는데, 2007년부터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시작한 ‘두둑을 재활용한 한국형 무경운 농업’이 한번 만들어진 두둑을 재활용함으로써 많은 에너지와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잡초 발생을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효과가 인정되어, 특히 시설원예작물 비닐하우스 재배에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2014년부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 시작된 호밀 등 적절한 겨울 피복식물을 이용하여 초생재배를 통한 콩 무경운재배가 유기농업에서 잡초관리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특징 및 의의

농경의 측면에서 풀매기 작업은 근원적으로 노동생산성의 향상을 위한 방향에서 진화되었고, 이런 이유로 1970년대에 제초제가 보급되기에 이르렀으며, 제초제의 사용은 두레적 제초작업 구조와 함께 복합문화적 기틀을 해체시키는 결과를 유도하였다.
제초제 사용의 보편화와 함께 논에서의 제초체계도 많은 변동을 겪게 되었다. 1950년대에는 호미중경제초기를 사용한 ‘손—손—손’과 ‘기계—기계—손’ 그리고 ‘기계—기계—손—손’ 제초체계가 주류를 이루었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생육기 처리제인 2·4-D가 소개되면서 호미 제초가 줄고 제초제로 대체되었다.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잡초방제 수단의 주류를 제초제가 차지하게 되었다.

참고문헌

고대농업술의 재조명(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07), 나비나물잡초의 분포, 생태, 잡초억제 효과(조정래 외, 한국잡초학회지29-1, 한국잡초학회, 2009), 두둑을 재활용한 한국형 무경운 농업 1~4(양승구 외, 한국유기농업학회지24-4~25-2, 한국유기농업학회, 2016~2017), 신고잡초방제학(구자옥·변종영·전재철, 향문사, 1995), 우리나라 밭작물 재배지 잡초 발생 및 분포현황(이인용 외, 잡초잔디과학회지4-3, 한국잔디학회, 2015), 잡초관리 길잡이(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경과 원예, 2008), 한국농업근현대사 6·7(농촌진흥청, 2008), 한국의 농경문화(경기대학교박물관, 1991), 한국의 농업세시(정승모, 일조각, 2012), 농사로(nongsaro.go.kr).

김매기

김매기
사전위치

한국생업기술사전 > 농업

집필자 김미희(金美熙)

정의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잡초를 없애는 관리 작업, 또는 잡초의 발생을 억제하는 작업.

개관

논과 밭의 불필요한 풀을 ‘기음’이라 하고, 이를 뽑아 버리거나 흙에 묻어 없애는 일을 지칭하여 ‘김매다.’라고 한다. 그 장소가 논이면 ‘논매다.’, 밭이면 ‘밭매다.’라고 한다. 또 한자어로는 잡초를 없앤다 하여 제초除草라 한다. 예부터 농사는 풀로 시작해서 풀로 끝나는 풀과의 연속투쟁이었던 만큼 제초에 관한 기록은 기원전 2세기부터 나타난다. 중국 농서 『여씨춘추呂氏春秋』 『범승지서氾勝之書』 『제민요술齊民要術』 『농상집요農桑輯要』와 우리나라의 『색경穡經』 『과농소초課農小抄』 『농정서農政書』 『해동농서海東農書』 『농정회요農政會要』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제초방법이 실려 있는데, 세밀한 서술과 해설 상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인 기술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한편 조선시대 농서인 『위빈명농기渭濱明農記』 『농가월령農家月令』 『농사직설農事直說』에는 우리나라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독자성 있는 기술 내용을 제시하고 있어서 역사적인 변천의 면모를 살필 수가 있다. 『위빈명농기』에서 보이는 제초법은 잡초가 아직 자라나기 전에 행하는 일차 제초를 중요시하여 “일차 제초를 완벽하게 하면 그 이후의 제초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또한 가을갈이의 요령은 “가을갈이는 깊게 하는 것이 좋고, 봄과 여름갈이는 얕게 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푸른 풀을 갈아서 땅속에 묻어버리는 것이 제일 좋고, 겨울철이 되어서 푸른 풀[靑草]이 다시 생겨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거름재료로 이용하는 것이 매우 좋다.”라고 하였다.
김매기, 즉 제초에는 주로 호미를 사용한다. 1970년대의 산업화가 정착하기까지 우리나라 논밭의 가장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제초기술은 호미와 더불어 이루어져 왔다. ‘호미 끝에 백 가지 곡식이 열린다.’라고 『농사직설』에서도 표현하였듯이 벼의 성장은 오직 호미의(김매기) 공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농사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호미는 날(옆날·끝날·날의 3부분)과 슴베(날과 손잡이 연결 부위) 및 자루(손잡이)로 된 농기구로서 밭호미와 논호미로 나뉘는데, 밭호미는 제초 이외의 다목적 작업에 쓰이지만 논호미는 제초용구로만 쓰인다. 이들 모든 종류의 호미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줄곧 사용되어왔고, 오늘날에도 흔히 쓰이는 이유는 다양한 종류의 호미가 있으며 용도에 최적인 농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여 가장 현실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내용

논농사는 본질적으로 물을 가두어 잡초 발생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밭농사와 구별된다. 따라서 논매기란 호미로 물을 댄 논에서 제초와 흙을 뒤집는 농업기술의 하나를 일컫는다. 실제로 논매기는 1년에 3회 정도 하는데, 모낸 후 15~20일이 지나서 처음 매고 다시 10~15일 간격으로 2회 정도 맨다. 처음 김매기를 초벌, 두 번째는 두벌, 세 번째는 세벌 그리고 마지막을 망시라고 한다. 초벌과 두벌매기는 호미로 매고 세 벌과 망시는 호미를 쓰지 않고 손으로 논바닥을 고르며, 벼 뿌리 주위의 흙을 주물러 주면서 잡초만 뽑아내거나 잡초를 발로 밟아 땅속으로 집어넣는 방법으로 잡초를 제거한다. 세 번째 김매기가 마지막이 되면 세벌이라 하지 않고 망시라고 한다.
산업의 발달로 제초기가 보급되면서 호미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제초기는 호미처럼 깊이 맬 수 없고 또 포기 사이의 잡초를 제거할 수 없어서 초벌은 호미로, 두벌은 제초기로 하는 등 두 가지를 병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제초제가 등장하면서부터 호미나 제초기로 하는 논매기는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유기농업과 친환경 농업이 확대되면서 논매기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제초제는 사용 시기에 따라 초기(모내기 전후 5일), 중기(모내기 후 15일경), 후기(모내기 후 25일경)로 구분하여 방제한다. 초기 제초제는 잡초 발생 전에 토양에 처리하고, 중기는 잡초 발생 전 및 발생한 생육 초기에 방제하며, 후기는 생육기에 잡초 잎과 줄기에 살포하여 방제한다.
제초작업이 끝나면 관행처럼 행해지던 뒤풀이 행사로 ‘마당매기’(모의 논매기) 및 ‘호미씻기’(호미씻이, 풋굿)를 들 수 있다. ‘마당매기’는 두벌매기를 끝낸 일꾼들이 함께 모여서 음식과 술 그리고 춤과 노랫가락을 곁들여 한 판 즐기는 제초 뒤풀이를 뜻한다. 이에 비하여 ‘호미씻기’는 모든 논매기를 말물매기까지 끝내고, 어느 하루 날을 정하여 마을 주민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즐기는 세시성 농경의례를 말한다.
세시성 농경의례는 지역에 따라 풋굿·백중일(백중놀이)·호미씻기·호미거리·머슴놀이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와 우하영의 『천일록千一錄』에 처음 나타나는 농경행사 기록이다. 이런 의례는 두레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재단합적인 문화행사이기에 제초를 위한 두레의 결성의식을 ‘호미모둠’이라 하고, 제초작업의 완결을 축하하는 두레 해체의식을 ‘호미씻이’라 불렀다. 따라서 ‘호미모둠’을 하며 모내기나 제초와 같은 중요 행사를 시작하고 ‘호미씻기’로 행사를 끝내는데, 이는 ‘호미’라는 제초농구로 농경의 중요성을 표현한 것이다.
제초작업이 두레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졌던 이유는 모내기와 마찬가지로 때를 정확히 맞추어 일시에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작업의 공통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매기나 제초작업에 농경생활의 춤과 노래 및 음식과 술을 곁들인 것은 고된 일상을 위로함과 동시에 상부상조의 즐거움을 더하여 문화복합체적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함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우리나라 밭 잡초의 발생특성 조사결과에서, 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잡초는 바랭이, 쇠비름, 깨풀, 흰명아주, 돌피 순이었다.
바랭이는 4월부터 9월에 걸쳐 광범하게 발생하는데, 발아 최성기는 5~6월이고 발아적온은 30~35℃이며, 토양의 비옥도나 산도와 관계없이 발생하고, 40여 일 만에 결실을 한다.
명아주와 돌피는 옥수수나 콩의 파종기인 6월(20~25℃)에, 쇠비름은 7월(23~24℃)에 가장 많이 발생하여 생육량이 많이 증대되어 작물의 경합피해가 크므로 이들 잡초의 생육을 철저히 억제할 수 있는 방제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뀌는 감자의 파종기인 4월(12~13℃)에 많이 발생하고 생장하면서 억세어지므로, 가능하면 어린 시기에 관리해야 한다.
망초·한련초 등은 호광성의 1년생 잡초로서 표토층에서 발아하며, 중경 작업에 의해 쉽게 발아하므로 역시 어릴 때 관리해야 한다.
반면 닭의장풀·반하·쑥부쟁이·갈퀴덩굴·갈퀴나물 등의 다년생 잡초들은 그늘에 잘 적응하는 습성이 있고, 심토층에서 발생하므로 발생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밭매기는 재배 작물이 다양하기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밭에서도 호미가 대표적인 농기구로 쓰이지만, 잡초 뿌리나 줄기를 캐고 자르고 묻는 기능 가운데 어느 것이 그 지역에 적당한가에 따라 호미 모양이 바뀌기도 하며 쓰이는 농기구가 달라지기도 한다.
콩·팥밭의 중경 제초에 쓰이는 농구는 호미와 후치 두 가지가 주로 사용된다. 경지가 평탄한 지방에서 중경의 두 번째부터는 소 한 마리가 끄는 후치로 고랑짓기를 하면서 작물에 북주기[培土] 작업을 하는데, 이때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하여 보습 위에 철제나 목제 판을 달았다. 두 번째 이후의 중경 제초는 날씨가 무더울 때이므로 아침·저녁 무렵에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밭 잡초관리를 위해 살펴본 잡초의 주요 특성은 첫째, 땅속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것, 둘째, 잡초 종자는 대부분 광발아성이라 햇빛을 받아야 한다는 것, 셋째, 잡초 종자의 휴면성이 다양하고 복잡하여 발아 기간이 길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종자 생산량이 많고 이동이 쉬우며 개화가 빠르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잡초의 특성을 고려한 유기농 밭 잡초관리기술 몇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가묘상假苗床, false seedbed을 이용한 잡초관리이다. 논과 밭 등 경지에는 그동안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자란 잡초들의 종자가 누적되어 잡초의 종자은행seed bank이라고 불린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작기에 발아하는 잡초의 종자는 표토에서 3~5㎝ 이내에 있는 종자들이다. 그러므로 표토에서 3㎝ 이내에 있는 잡초 종자들을 미리 발아시켜 제거하면 작기 중에 발아하는 잡초의 수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작물 재배 전에 이랑을 만들어 잡초의 발아를 유도하는 것을 가묘상이라고 한다. 즉 본 작물을 파종하거나 정식하기 15~20일 전에 경운 정지하고 잡초의 출현을 유도한 다음 어린 잡초를 끌개로 제거하거나 화염제초하여 작토층의 잡초 종자를 줄여주는 것이다. 가을배추 유기재배 시 가묘상을 이용하여 잡초를 관리하였을 때 정식 60일까지 65~97%의 잡초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멀칭 비닐 등을 이용하여 토양에 보습력을 높이고 잡초의 발생을 억제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번째, 피복식물재배와 경운 시기 조절에 의한 잡초관리이다. 대부분의 잡초는 햇빛을 받아야 발아하는 광발아성이기 때문에, 휴작기인 겨울 동안 자랄 수 있는 피복식물을 재배한 후 이듬해 봄에 베어서 지표면을 피복하고 작물을 재배하면 여름 잡초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겨울 피복식물은 헤어리베치와 호밀이다. 두 작물은 내한성이 커서 우리나라 전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헤어리베치는 콩과식물이므로 피복에 의한 잡초억제와 함께 질소 고정효과도 있으며, 생물체가 자체적으로 생화학적 물질을 분비하여 주변의 다른 생물체의 발아, 생장 등에 영향을 주는 효과가 큰 타감작용이 있는 호밀은 잡초억제 효과가 탁월하다.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는 헤어리베치와 유사한 식물인 얼치기완두, 새완두 등의 자생식물을 이용하여 이듬해 봄에 예취작업도 생략하는 리빙멀칭 재배를 하였는데 고추밭에서 생육 후기까지 80% 이상 잡초억제 효과가 있었다.
세 번째, 무경운 재배에 의한 잡초관리이다. 일반적으로 땅속에는 무수히 많은 잡초 종자가 저장되어 있지만 땅 위로 나와서 햇빛을 받아야 발아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방지할 수 있는 잡초관리 방법이 무경운 재배이다.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대형농기계 등 농업 관련 사업주의 이해에 맞추어진, 고투입 상업농업 위주의 생산체계를 갖춘 미국·브라질·인도·중국 등 주요 농업 국가들에 최근 저투입 무경운 재배기술이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다. 물론 넓은 면적에 콩, 옥수수, 면화 등을 재배하는 이들 나라에서는 비선택성제초제를 이용한 무경운 재배를 하고 있으나 소면적 다품목의 우리나라 유기재배에서는 초생관리에 의한 무경운 유기재배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농업에서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여 만든 두둑을 작물재배가 끝나면 대형농기계를 이용하여 갈아엎고 이후 다시 만드는 일을 반복해 왔는데, 2007년부터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시작한 ‘두둑을 재활용한 한국형 무경운 농업’이 한번 만들어진 두둑을 재활용함으로써 많은 에너지와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잡초 발생을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효과가 인정되어, 특히 시설원예작물 비닐하우스 재배에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2014년부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 시작된 호밀 등 적절한 겨울 피복식물을 이용하여 초생재배를 통한 콩 무경운재배가 유기농업에서 잡초관리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특징 및 의의

농경의 측면에서 풀매기 작업은 근원적으로 노동생산성의 향상을 위한 방향에서 진화되었고, 이런 이유로 1970년대에 제초제가 보급되기에 이르렀으며, 제초제의 사용은 두레적 제초작업 구조와 함께 복합문화적 기틀을 해체시키는 결과를 유도하였다.
제초제 사용의 보편화와 함께 논에서의 제초체계도 많은 변동을 겪게 되었다. 1950년대에는 호미나 중경제초기를 사용한 ‘손—손—손’과 ‘기계—기계—손’ 그리고 ‘기계—기계—손—손’ 제초체계가 주류를 이루었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생육기 처리제인 2·4-D가 소개되면서 호미 제초가 줄고 제초제로 대체되었다.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잡초방제 수단의 주류를 제초제가 차지하게 되었다.

참고문헌

고대농업기술의 재조명(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07), 나비나물속 잡초의 분포, 생태, 잡초억제 효과(조정래 외, 한국잡초학회지29-1, 한국잡초학회, 2009), 두둑을 재활용한 한국형 무경운 농업 1~4(양승구 외, 한국유기농업학회지24-4~25-2, 한국유기농업학회, 2016~2017), 신고잡초방제학(구자옥·변종영·전재철, 향문사, 1995), 우리나라 밭작물 재배지 잡초 발생 및 분포현황(이인용 외, 잡초잔디과학회지4-3, 한국잔디학회, 2015), 잡초관리 길잡이(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경과 원예, 2008), 한국농업근현대사 6·7(농촌진흥청, 2008), 한국의 농경문화(경기대학교박물관, 1991), 한국의 농업세시(정승모, 일조각, 2012), 농사로(nongsaro.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