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移徙)

한자명

移徙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주생활

집필자 정연학(鄭然鶴)

정의

사는 곳을 다른 데로 옮기는 행위.

내용

이사移徙는 한 가정이 새로운 영역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것이기에 일상에서 의미가 중요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이사 풍속이 생겼다. 우선 이사 가는 날을 선정할 때 ‘손’ 없는 방위와 일진을 보아 길일吉日을 택하였다. ‘손’은 날수에 따라 사방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가리킨다. 통상 손 없는 날은 일자에 0과 9가 드는 날이다. 한편 이사를 갈 때 기존 집에 있는 못 쓰는 물건이나 쓰레기는 청소를 하지 않고 그냥 두고 온다. 오랫동안 같이 생활한 물건이기에 이것을 쓸어내면 보이지 않던 복도 버리는 결과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사 시간은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 좋다. 밝게 비치는 서광을 받아 가운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침에 이사를 해야 새집에 물건을 정리하는 데 여유가 있다. 이사할 때는 집안이 번성하고 만복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간다. 새집을 들어갈 때 덕망 있는 어른이 먼저 들어간다. 이것은 집 안에 깃들어 있는 가신家神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행위로 여기지만 아이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갈 때는 사람마다 돈이나 곡식, 베 등을 들고 간다. 이것은 이사를 온 후 앞으로 많은 재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다. 농가에서는 대개 이렇게 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집 안으로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화로이다. 화로는 불씨를 보관하는 그릇이다. 화로의 불이 꺼지는 것은 가문의 멸망을 의미한다. 화로의 불처럼 집안이 융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로를 가장 먼저 들인다. 그 이후 연탄불, 가스레인지를 이사 갈 집에 먼저 설치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솥 안에 요강을 넣어 가지고 간다. 이는 가족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다. 솥은 밥 짓는 기구이고 요강은 배설물을 담는 그릇이듯이 잘 먹고 배설을 잘하는 것은 건강을 의미한다. 이밖에 대문 앞에 소금을 뿌려 집의 부정을 가시기도 한다.

이삿짐 장롱에는 붉은 팥떡을 넣고, 밑에는 붉은색으로 ‘왕王’자를 써서 간다. 붉은색을 사용한 것은 잡귀가 따라오지 못하게 함이다. 떡은 풍요, ‘왕’자는 호랑이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사한 집 안방에는 홍두깨를 가져다 놓는다. 커다란 홍두깨를 보고 악귀가 겁을 먹고 도망갈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이사 갈 때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이 찬밥, 식초, 비 등이다. 찬밥은 가난을 상징해서 이사 간 후 가난하게 살 것을 우려한 것이고, 식초는 그 맛이 쉬듯이 집안이 망할 징조로 여겼다. 비는 물건을 쓸어내는 도구로 새로 이사한 집의 복을 쓸어낼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사 후 집 안으로 들이는 것으로는 맷돌과 소가 있다. 맷돌은 곡식을 가루 내는 도구로서 곡식을 파괴하여 가난하게 살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새집에서 어느 정도 생활한 후 가져오고, 뿔이 달린 소는 집 안의 가신이 놀라 도망갈 것이라 여겨 후에 데려온다.

이사한 뒤에는 팥죽을 집 안의 여러 곳에 뿌려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 또한 집 안의 으뜸신인 성주에게 고사를 지내 새 식구가 자리 잡았음을 고한다. 그리고 잠자리에서는 평상시와 달리 머리를 부엌 쪽으로 향해서 잔다. 그러면 가신이 어리숙한 사람이 이사를 왔다고 여겨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집들이 때는 성냥이나 양초,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을 선물하는데, 불이나 거품처럼 집안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 사이에 주로 이사를 한다. 이 기간을 ‘신구간’이라고 한다. 이때 집 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어 이 기간에는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한 평소에 금기시된 일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한다.

특징 및 의의

개인의 생업이나 전근, 자녀교육, 분가, 재개발 등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남에 따라 ‘이삿짐센터’라는 새로운 직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사짐센터가 이삿짐의 운반은 물론 정리까지 담당하면서 전통적인 이사 풍속은 자취를 감추었다. 다만 ‘손 없는 날’ 이사를 선호하고 집들이 선물을 챙기는 것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참고문헌

문과 상징(정연학, 시월, 2009), 이사(배도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95), 한국민속대관Ⅰ(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0), 한국민속문화론(임동권, 집문당, 1983), 한국의 이사 풍속(배도식, 한국민속학18, 한국민속학회, 1985).

이사

이사
한자명

移徙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주생활

집필자 정연학(鄭然鶴)

정의

사는 곳을 다른 데로 옮기는 행위.

내용

이사移徙는 한 가정이 새로운 영역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것이기에 일상에서 의미가 중요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이사 풍속이 생겼다. 우선 이사 가는 날을 선정할 때 ‘손’ 없는 방위와 일진을 보아 길일吉日을 택하였다. ‘손’은 날수에 따라 사방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가리킨다. 통상 손 없는 날은 일자에 0과 9가 드는 날이다. 한편 이사를 갈 때 기존 집에 있는 못 쓰는 물건이나 쓰레기는 청소를 하지 않고 그냥 두고 온다. 오랫동안 같이 생활한 물건이기에 이것을 쓸어내면 보이지 않던 복도 버리는 결과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사 시간은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 좋다. 밝게 비치는 서광을 받아 가운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침에 이사를 해야 새집에 물건을 정리하는 데 여유가 있다. 이사할 때는 집안이 번성하고 만복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간다. 새집을 들어갈 때 덕망 있는 어른이 먼저 들어간다. 이것은 집 안에 깃들어 있는 가신家神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행위로 여기지만 아이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갈 때는 사람마다 돈이나 곡식, 베 등을 들고 간다. 이것은 이사를 온 후 앞으로 많은 재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다. 농가에서는 대개 이렇게 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집 안으로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는 화로이다. 화로는 불씨를 보관하는 그릇이다. 화로의 불이 꺼지는 것은 가문의 멸망을 의미한다. 화로의 불처럼 집안이 융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로를 가장 먼저 들인다. 그 이후 연탄불, 가스레인지를 이사 갈 집에 먼저 설치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솥 안에 요강을 넣어 가지고 간다. 이는 가족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다. 솥은 밥 짓는 기구이고 요강은 배설물을 담는 그릇이듯이 잘 먹고 배설을 잘하는 것은 건강을 의미한다. 이밖에 대문 앞에 소금을 뿌려 집의 부정을 가시기도 한다.

이삿짐 장롱에는 붉은 팥떡을 넣고, 밑에는 붉은색으로 ‘왕王’자를 써서 간다. 붉은색을 사용한 것은 잡귀가 따라오지 못하게 함이다. 떡은 풍요, ‘왕’자는 호랑이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사한 집 안방에는 홍두깨를 가져다 놓는다. 커다란 홍두깨를 보고 악귀가 겁을 먹고 도망갈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이사 갈 때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이 찬밥, 식초, 비 등이다. 찬밥은 가난을 상징해서 이사 간 후 가난하게 살 것을 우려한 것이고, 식초는 그 맛이 쉬듯이 집안이 망할 징조로 여겼다. 비는 물건을 쓸어내는 도구로 새로 이사한 집의 복을 쓸어낼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사 후 집 안으로 들이는 것으로는 맷돌과 소가 있다. 맷돌은 곡식을 가루 내는 도구로서 곡식을 파괴하여 가난하게 살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새집에서 어느 정도 생활한 후 가져오고, 뿔이 달린 소는 집 안의 가신이 놀라 도망갈 것이라 여겨 후에 데려온다.

이사한 뒤에는 팥죽을 집 안의 여러 곳에 뿌려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 또한 집 안의 으뜸신인 성주에게 고사를 지내 새 식구가 자리 잡았음을 고한다. 그리고 잠자리에서는 평상시와 달리 머리를 부엌 쪽으로 향해서 잔다. 그러면 가신이 어리숙한 사람이 이사를 왔다고 여겨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집들이 때는 성냥이나 양초,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을 선물하는데, 불이나 거품처럼 집안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 사이에 주로 이사를 한다. 이 기간을 ‘신구간’이라고 한다. 이때 집 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어 이 기간에는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한 평소에 금기시된 일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한다.

특징 및 의의

개인의 생업이나 전근, 자녀교육, 분가, 재개발 등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남에 따라 ‘이삿짐센터’라는 새로운 직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사짐센터가 이삿짐의 운반은 물론 정리까지 담당하면서 전통적인 이사 풍속은 자취를 감추었다. 다만 ‘손 없는 날’ 이사를 선호하고 집들이 선물을 챙기는 것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참고문헌

문과 상징(정연학, 시월, 2009), 이사(배도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95), 한국민속대관Ⅰ(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0), 한국민속문화론(임동권, 집문당, 1983), 한국의 이사 풍속(배도식, 한국민속학18, 한국민속학회,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