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도(平生圖)

평생도

한자명

平生圖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화

집필자 윤열수(尹列秀)

정의

사대부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념할 만한 경사들을 그린 그림.

개관

평생도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일생을 통해 겪을 수 있는 부귀영화를 회화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사람이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 출세하고 자식을 낳아 행복을 누리다가 덕을 쌓고 천명을 다하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그렸다. 평생의례平生儀禮와 관직생활을 주로 다루고 있으나 살면서 겪는 불행한 일은 담고 있지 않다. 인간으로서 규범이 되는 내용이나 이상향을 그림으로 그려 현실에서 실천하거나 이루어 졌으면 하는 소망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평생도平生圖는 18세기 후반 풍속화의 발달과 더불어 탄생한 화제畫題로 이상적이고 길상적인 요소가 강한 일종의 풍속화다. ‘평생도’라는 명칭은 조선시대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근대 이후에 붙여진 명칭이다. 현재 전하고 있는 평생도 중에서는 단원 김홍도 화풍의 영향을 받은 19세기의 작품인 모당慕堂 홍이상洪履祥, 1549~1615의 평생을 담은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 8폭 병풍과 담와淡窩 홍계희洪啓禧, 1703~1771를 주인공으로 한 <담와평생도淡窩平生圖> 6폭 병풍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평생도의 형식에 영향을 준 작품들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 계열과 담와평생도淡窩平生圖 계열, 이외에 특별한 양식에 따르지 않고 경사스러운 날에 선물하기 위해 길상적인 의미를 강화하여 그린 평생도 계열로 나눌 수 있다.
모당평생도 계열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김홍도의 화풍을 따라 그려진 평생도이다. <모당평생도>는 김홍도가 1781년에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김홍도의 화풍을 따라 그리는 후배 화가가 19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돌잔치·혼례식·과거 급제·한림겸수찬·송도유수·병조판서·좌의정·회혼례 등으로 이루어진 <모당평생도> 병풍의 구성 내용과 도상은 현재 남아 있는 대부분의 평생도의 바탕이 될 만큼 널리 퍼졌다.
담와평생도 계열은 19세기 초·중엽 김홍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화가들이 그린 평생도로, 평양감사 부임 장면이 특징적으로 등장한다. <담와평생도>화폭 중 평양성의 모습은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평양성도> 중의 평양성과 비슷한 점으로 미루어 비교적 사실에 근거하여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평양감사 부임’이 단순한 지방관 부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당시 ‘평양’으로 대표되는 물질적 풍요와 번화함에 대한 동경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담와평생도> 병풍은 1979년 말 일본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으며, 제작 연대에 대한 확실한 고증이 어렵다.
<담와평생도>는 원래 8폭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는 6폭만 남아 있다. 건물이나 기구 등에는 계측법을 사용하고 인물들은 세밀하게 묘사하였으며, 부분적으로 칠해진 빨간 색채는 그림을 더욱 화려하게 하고 있다. 다른 평생도와는 달리 부수적인 인물이나 건물 등이 많이 등장하여 더욱 복잡한 구성을 보이고 있어, 왕이 하사한 작품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문헌에서 보이는 홍이상과 홍계희 두 사람의 일생과 <모당평생도>와 <담와평생도> 병풍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 평생도는 실제 사대부 개인의 일생을 주제로 한것이 아니라, 당시 사대부들이 일반적으로 바라는 소망을 주제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양식에 의거하지 않고 그린 평생도는 대개 환갑 등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선물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되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에는 오동·파초·석류·괴석·학·오리·닭·사슴 등 장수와 다남을 상징하는 길상물을 배경 곳곳에 그려 넣어 길상의 의미가 더욱 강하다. 사대부의 일생 전체 또는 관직에 오른 이후의 삶을 조망하거나 <백자도百子圖>, <고사인물도古事人物圖>,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등 다양한 민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모습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내용

평생도는 돌잔치, 혼례, 회혼례 등의 평생의례와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이르기까지의 관로官路를 보여 주는 관직 생활 장면으로 구성된다. 대개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실존 인물의 일대기라 전하는 작품들 또한 실존 인물의 생애를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사대부들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묘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폭 구성은 돌잔치·혼인식·삼일유가·최초 벼슬길·관찰사 부임·판서 행차·정승 행차·회혼례 등 총 8폭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후대로 넘어갈수록 10폭 또는 12폭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간혹 낱폭으로 전해지는 작품들도 있는데, 이 경우는 원래 병풍이었던 작품들이 다시 표구되는 과정에서 표구 형태가 바뀐 것이다.
평생의례는 화폭의 처음과 끝에 들어가는데, 대부분 돌잔치 장면부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생도의 첫 장면인 ‘돌잔치’는 저택을 배경으로 가족들에 둘러싸여 돌상을 받는 주인공이 그려진다. 탄생 장면이 아닌 돌잔치가 처음에 등장하는 이유는, 당시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첫 번째 생일인 돌이 지나야 비로소 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잔치를 크게 열어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기를 기원했다. 두 번째에 들어가는 ‘혼인식’은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신랑의 집으로 가는 친영親迎 행렬이 그려지거나 대례가 거행되는 대례청의 광경 또는 신랑이 신부의 집에 목안木雁(나무 기러기)을 들고 가는 전안례奠雁禮 장면이 그려졌다.
관직 생활의 시작은 ‘과거 급제’로 시작하는데, ‘과거 급제’는 과거에 합격한 주인공이 악사들과 광대를 거느리고 삼일유가三日遊街하는 모습으로 사모관대와 어사화를 쓰고 거리를 행진하는 광경, 또는 은문恩門(과거 급제자를 뽑아준 고시관을 이르는 말, 스승처럼 여김)이나 친척 집을 배경으로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광경이 그려졌다. 과거 급제 이후 화폭에 그려지는 내용은 출세의 첫 관문이 되는 한림겸수찬翰林兼修撰을 시작으로 유수留守·관찰사觀察使·판서判書·의정議政(좌의정, 우의정, 영의정의 삼정승을 이르는 말) 등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한 높은 관직 중에서 두세 장면을 선택하여 그리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벼슬을 내어놓고 귀향하는 치사致仕 장면이 포함되기도 한다. 관직과 관련된 장면들은 부임지에 도임하거나 초헌을 타고 거리를 행차하는 행렬 장면이 그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마지막 장면은 회혼례回婚禮로 구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는 가족과 손님들이 모인 가운데 노부부가 다시 한 번 대례를 치르거나 동뢰연同牢宴(전통 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교배交拜를 마치고 술잔을 서로 나누는 잔치)을 치르는 장면이 그려졌다.
10폭과 12폭 구성의 경우 8폭 구성에서 생략된 장면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돌잔치 장면 이후에 서당에서 공부하는 장면이나 소과에 응시하는 장면이 들어가기도 하고, 작가나 시대에 따라 한 폭 안에 2~3개의 장면(돌잔치, 서당에서 글 읽는 장면 등)을 함께 넣어 밀도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경우도 있다. 이어서 회방례 장면(과거에 급제한지 60년을 기념하는 행사)이나 퇴직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장면이 추가되어있다.
일반적인 평생도는 문관의 일생을 묘사한 것이 대부분인데,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평생도> 8폭 병풍은 무관武官의 일생을 표현한 것이다. 이 병풍의 내용은 출생, 무술연마, 무과시험, 출전出戰, 육전陸戰, 해전海戰, 개선凱旋, 은퇴 후 환향還鄕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평생도에 포함되어 있는 혼례식, 회혼례가 빠져 있고 돌잔치 대신에 탄생장면이 삽입되었다. 이는 무관들은 건강한 신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건강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평생도는 실존 인물의 허구적인 일생을 담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충무공이순신 평생도>는 실존 인물인 이순신 장군의 실제 일생을 12폭 병풍에 담은 것이다. 대부분의 평생도에는 혼례식을 포함한 평생의례가 그려지는 데 반해, 이순신 평생도는 이순신 전신상과 어린 시절을 묘사한 장면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관직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순탄한 관직 생활과 복된 가정을 영위하였어도 요직要職을 두루 거치고 당상관 이상 1품의 벼슬을 누리며 70세 이상 장수하면서 치사를 청하거나 회혼례를 치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평생도는 한국 사람들의 삶의 과정 중에서도 경사만을 모아 그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당시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드러내 준다. 또한 평생도를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화적인 측면뿐 아니라 역사학과 민속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할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9세기 평생도 연구(최성희, 한국미술사교육학회지16, 한국미술사교육학회, 2002), 단원 김홍도 연구(진준현, 일지사, 1999), 민화이야기(윤열수, 디자인하우스, 1995), 조선후기 평생도 연구(최성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한국의 풍속화(정병모, 한길아트, 2000).

평생도

평생도
한자명

平生圖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화

집필자 윤열수(尹列秀)

정의

사대부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기념할 만한 경사들을 그린 그림.

개관

평생도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일생을 통해 겪을 수 있는 부귀영화를 회화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사람이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 출세하고 자식을 낳아 행복을 누리다가 덕을 쌓고 천명을 다하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그렸다. 평생의례平生儀禮와 관직생활을 주로 다루고 있으나 살면서 겪는 불행한 일은 담고 있지 않다. 인간으로서 규범이 되는 내용이나 이상향을 그림으로 그려 현실에서 실천하거나 이루어 졌으면 하는 소망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평생도平生圖는 18세기 후반 풍속화의 발달과 더불어 탄생한 화제畫題로 이상적이고 길상적인 요소가 강한 일종의 풍속화다. ‘평생도’라는 명칭은 조선시대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근대 이후에 붙여진 명칭이다. 현재 전하고 있는 평생도 중에서는 단원 김홍도 화풍의 영향을 받은 19세기의 작품인 모당慕堂 홍이상洪履祥, 1549~1615의 평생을 담은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 8폭 병풍과 담와淡窩 홍계희洪啓禧, 1703~1771를 주인공으로 한 <담와평생도淡窩平生圖> 6폭 병풍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평생도의 형식에 영향을 준 작품들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 계열과 담와평생도淡窩平生圖 계열, 이외에 특별한 양식에 따르지 않고 경사스러운 날에 선물하기 위해 길상적인 의미를 강화하여 그린 평생도 계열로 나눌 수 있다.
모당평생도 계열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김홍도의 화풍을 따라 그려진 평생도이다. <모당평생도>는 김홍도가 1781년에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김홍도의 화풍을 따라 그리는 후배 화가가 19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돌잔치·혼례식·과거 급제·한림겸수찬·송도유수·병조판서·좌의정·회혼례 등으로 이루어진 <모당평생도> 병풍의 구성 내용과 도상은 현재 남아 있는 대부분의 평생도의 바탕이 될 만큼 널리 퍼졌다.
담와평생도 계열은 19세기 초·중엽 김홍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화가들이 그린 평생도로, 평양감사 부임 장면이 특징적으로 등장한다. <담와평생도>화폭 중 평양성의 모습은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평양성도> 중의 평양성과 비슷한 점으로 미루어 비교적 사실에 근거하여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평양감사 부임’이 단순한 지방관 부임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당시 ‘평양’으로 대표되는 물질적 풍요와 번화함에 대한 동경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담와평생도> 병풍은 1979년 말 일본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으며, 제작 연대에 대한 확실한 고증이 어렵다.
<담와평생도>는 원래 8폭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는 6폭만 남아 있다. 건물이나 기구 등에는 계측법을 사용하고 인물들은 세밀하게 묘사하였으며, 부분적으로 칠해진 빨간 색채는 그림을 더욱 화려하게 하고 있다. 다른 평생도와는 달리 부수적인 인물이나 건물 등이 많이 등장하여 더욱 복잡한 구성을 보이고 있어, 왕이 하사한 작품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문헌에서 보이는 홍이상과 홍계희 두 사람의 일생과 <모당평생도>와 <담와평생도> 병풍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 평생도는 실제 사대부 개인의 일생을 주제로 한것이 아니라, 당시 사대부들이 일반적으로 바라는 소망을 주제로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양식에 의거하지 않고 그린 평생도는 대개 환갑 등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선물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되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에는 오동·파초·석류·괴석·학·오리·닭·사슴 등 장수와 다남을 상징하는 길상물을 배경 곳곳에 그려 넣어 길상의 의미가 더욱 강하다. 사대부의 일생 전체 또는 관직에 오른 이후의 삶을 조망하거나 <백자도百子圖>, <고사인물도古事人物圖>,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등 다양한 민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모습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내용

평생도는 돌잔치, 혼례, 회혼례 등의 평생의례와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이르기까지의 관로官路를 보여 주는 관직 생활 장면으로 구성된다. 대개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실존 인물의 일대기라 전하는 작품들 또한 실존 인물의 생애를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사대부들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묘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폭 구성은 돌잔치·혼인식·삼일유가·최초 벼슬길·관찰사 부임·판서 행차·정승 행차·회혼례 등 총 8폭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후대로 넘어갈수록 10폭 또는 12폭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간혹 낱폭으로 전해지는 작품들도 있는데, 이 경우는 원래 병풍이었던 작품들이 다시 표구되는 과정에서 표구 형태가 바뀐 것이다.
평생의례는 화폭의 처음과 끝에 들어가는데, 대부분 돌잔치 장면부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생도의 첫 장면인 ‘돌잔치’는 저택을 배경으로 가족들에 둘러싸여 돌상을 받는 주인공이 그려진다. 탄생 장면이 아닌 돌잔치가 처음에 등장하는 이유는, 당시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첫 번째 생일인 돌이 지나야 비로소 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잔치를 크게 열어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기를 기원했다. 두 번째에 들어가는 ‘혼인식’은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신랑의 집으로 가는 친영親迎 행렬이 그려지거나 대례가 거행되는 대례청의 광경 또는 신랑이 신부의 집에 목안木雁(나무 기러기)을 들고 가는 전안례奠雁禮 장면이 그려졌다.
관직 생활의 시작은 ‘과거 급제’로 시작하는데, ‘과거 급제’는 과거에 합격한 주인공이 악사들과 광대를 거느리고 삼일유가三日遊街하는 모습으로 사모관대와 어사화를 쓰고 거리를 행진하는 광경, 또는 은문恩門(과거 급제자를 뽑아준 고시관을 이르는 말, 스승처럼 여김)이나 친척 집을 배경으로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광경이 그려졌다. 과거 급제 이후 화폭에 그려지는 내용은 출세의 첫 관문이 되는 한림겸수찬翰林兼修撰을 시작으로 유수留守·관찰사觀察使·판서判書·의정議政(좌의정, 우의정, 영의정의 삼정승을 이르는 말) 등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한 높은 관직 중에서 두세 장면을 선택하여 그리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벼슬을 내어놓고 귀향하는 치사致仕 장면이 포함되기도 한다. 관직과 관련된 장면들은 부임지에 도임하거나 초헌을 타고 거리를 행차하는 행렬 장면이 그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마지막 장면은 회혼례回婚禮로 구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는 가족과 손님들이 모인 가운데 노부부가 다시 한 번 대례를 치르거나 동뢰연同牢宴(전통 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교배交拜를 마치고 술잔을 서로 나누는 잔치)을 치르는 장면이 그려졌다.
10폭과 12폭 구성의 경우 8폭 구성에서 생략된 장면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돌잔치 장면 이후에 서당에서 공부하는 장면이나 소과에 응시하는 장면이 들어가기도 하고, 작가나 시대에 따라 한 폭 안에 2~3개의 장면(돌잔치, 서당에서 글 읽는 장면 등)을 함께 넣어 밀도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경우도 있다. 이어서 회방례 장면(과거에 급제한지 60년을 기념하는 행사)이나 퇴직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장면이 추가되어있다.
일반적인 평생도는 문관의 일생을 묘사한 것이 대부분인데,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평생도> 8폭 병풍은 무관武官의 일생을 표현한 것이다. 이 병풍의 내용은 출생, 무술연마, 무과시험, 출전出戰, 육전陸戰, 해전海戰, 개선凱旋, 은퇴 후 환향還鄕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평생도에 포함되어 있는 혼례식, 회혼례가 빠져 있고 돌잔치 대신에 탄생장면이 삽입되었다. 이는 무관들은 건강한 신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건강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평생도는 실존 인물의 허구적인 일생을 담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충무공이순신 평생도>는 실존 인물인 이순신 장군의 실제 일생을 12폭 병풍에 담은 것이다. 대부분의 평생도에는 혼례식을 포함한 평생의례가 그려지는 데 반해, 이순신 평생도는 이순신 전신상과 어린 시절을 묘사한 장면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관직 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순탄한 관직 생활과 복된 가정을 영위하였어도 요직要職을 두루 거치고 당상관 이상 1품의 벼슬을 누리며 70세 이상 장수하면서 치사를 청하거나 회혼례를 치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평생도는 한국 사람들의 삶의 과정 중에서도 경사만을 모아 그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당시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드러내 준다. 또한 평생도를 통해 그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화적인 측면뿐 아니라 역사학과 민속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할 가치가 있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9세기 평생도 연구(최성희, 한국미술사교육학회지16, 한국미술사교육학회, 2002), 단원 김홍도 연구(진준현, 일지사, 1999), 민화이야기(윤열수, 디자인하우스, 1995), 조선후기 평생도 연구(최성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한국의 풍속화(정병모, 한길아트,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