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밟기(踩院)

마당밟기

한자명

踩院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남성진(南聖辰)

정의

집터를 지키는 여러 지신에게 축복을 비는 의식인 지신밟기를 이르는 말 또는 그 전체 내용 가운데 집마당에서 펼치는 굿의 한 절차.

개관

지신밟기를 행하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그 연대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삶터에서 나쁜 귀신을 쫓고 좋은 신을 맞아들이고자 행하였던 의식은 고대 제천의식에 뿌리를 두었다. 공동체 제의와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게 된 시기로 치면 상당히 오랜 연원을 지닌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잡귀를 쫓아내고 복을 부르기 위한 의식을 행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전국 단위의 마을 지신밟기도 대체로 그와 유사한 시간 속에서 전승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문인인 이옥李鈺, 1760~1812이 봉성(현재 경남 합천 일대)에 유배되었을 때, 봉성문 밖에서 행하던 마을 행사 장면을 전해 듣고 그 내용을 <매귀희魅鬼戲>라는 글로 적어 『봉성문여鳳城文餘』라는 문집에 남겨 두었다. 여기에 보면 봉성 고을 사람들이 풍물을 울리고 각종 가면을 쓴 채 노래를 부르고 떠들면서 놀이를 벌였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도 매구와 지신밟기같은 마을 민속 의례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신밟기는 땅에 묻혀 있는 잡귀를 밟고 위로하여 진정시킨다는 뜻으로 매귀埋鬼 또는 매구라고 했다. 신을 불러 행하는 굿의 한 가지라는 뜻에서 ‘매구굿’이라고도 한다. 때론 ‘뜰밟이’ 혹은 마당을 밟는 굿이라는 뜻으로 ‘답정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상도 일대에서는 풍물 자체를 일컫는 말도 매구라 하였고, 매구를 쳐서 지신을 ‘눌린다’고 하여 마당을 밟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땅을 내려 눌려 밟아 지신을 누르는 전체 과정을 마당밟기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실제 개인의 마당 안에 들어가 풍물을 울리고 노는 절차 한 가지만을 마당밟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용

지신밟기는 주로 정초에서 정월대보름 사이에 마을굿(당굿)을 행한 다음 각 집을 차례로 돌면서 풍물을 치며 집터 곳곳의 지신을 밟아 달랜다. 이는 한 해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하는 마을 민속 의례이다. 지신밟기는 정초에 마을굿을 통해 공동체 신에 대한 제의를 치른 뒤 집집을 방문하여 안녕을 축원하는 신앙적·주술적 의례로서 마당밟기, 뜰밟이, 집돌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개별 집을 순방할 때 마당이나 뜰을 시작으로 집터 곳곳의 지신을 밟기 때문이다. 지신을 밟는다는 것은 집 안 곳곳에 좌정하고 있는 지신이 함부로 발동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풍물과 축원 등으로 지신을 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의 풍물패는 보통 정월 초사나흘에서 보름 사이에 꽹과리·징·북·장구 등을 울리며 마을의 당산에 가서 당굿을 지내고, 마을 공동우물에서 샘굿을 한다. 그리고 마을 길을 돌아 개별 집을 방문한다. 개별 가정의 집 대문 입구에서 문굿을 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가 마당굿, 성주굿, 조왕굿(부엌굿), 철룡굿(터주굿, 장독굿), 곡간굿 등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신밟기를 한다. 문굿은 대문을 지키는 신이나 주인의 허락을 얻기 위해 치는 굿이며 마당굿은 집 안으로 들어가 마당에서 벌이는 굿이다. 그리고 마루에 상을 차려 놓고 지내는 성주굿, 부엌에 들어가 치는 조왕굿, 뒤꼍의 장독대로 가서 치는 철룡굿 등이 있다. 여기서 집에 샘(우물)이 있으면 샘굿(우물굿)을 하고, 노적이 있으면 노적굿을 치며, 측간굿(뒷간굿)·방앗간굿·마구간굿 등을 치는데, 방문하는 집의 형태나 환경에 따라 굿의 내용이 달라진다. 방문하는 집 안 곳곳에 좌정해 있는 지신을 밟으면서 액막이 축원을 하면, 집에서는 풍물패가가는 곳마다 쌀과 실, 촛불, 정화수 등으로 간단한 상을 차려 놓는다. 풍물패의 축원에 집주인은 돈을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쌀이나 돈은 풍물패나 마을 전체의 공동기금으로 사용된다. 지신밟기가 모두 끝나면 집의 사정에 따라 간단한 식사나 술상을 내온다. 풍물패는 음식을 먹고 인사굿을 한 다음 다른 집으로 향한다.
지신밟기는 마을굿을 치른 뒤 신이 좌정한 깃발이나 상징물을 들고 마을 길을 순방하는 마을돌기와 연결된다. 마을 전체와 개별 가정을 동시에 축원하며 돌던 마을돌기와 지신밟기는 마을 공동체 전체의 신맞이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신밟기는 방문한 집의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내용의 덕담과 노래로 진행되며 각각의 처소에 좌정한 가정신을 위로하는 뜻에서 울리는 풍물로 구성된다. 따라서 마당밟기는 마을돌기를 한 다음 개별 가정의 지신밟기로 이어지는 제차 가운데 한 가지로 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또는 대체로 집 마당에 연속된 공간을 차례대로 돌아보는 의식이 지신밟기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마당밟기라고도 한다.
지신밟기가 행해지는 정초는 온갖 만물이 얼어 있다가 부풀어 녹는 시기인데, 이때 풍물패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부푼 마당과 길을 밟아서 다져 준다. 음력 정월은 시기적으로 볼 때 겨울에서 봄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때이며 농사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이다. 이 시기에 마을신을 모시고 마을 길과 집집을 방문하는 것은 곧 다가올 농사철에 대비하여 구성원의 결속을 다지는 기능도 한다. 지신밟기의 굿패가 집 안의 마당에 들어서면 풍물을 치면서 샘, 부엌, 장독간, 고방 등을 돌아다닌다.
지신밟기는 집 안 곳곳에서 하는 여러 가지 의례를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마당에서 하는 과정이 지신밟기의 절정을 이루어 가족과 구경꾼들에게 가장 볼만한 대목이 되기 때문에 ‘마당밟기’라고 한다. 마당밟기를 하다보면 각 가정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되는데, 거기서 가정의 살림살이 형편을 알게 된다. 이때 굿패의 상쇠잡색은 집안의 소원과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물어보게 된다. 이때부터 가정의 소원과 근심은 굿패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공동 관심사가 되고,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공유된다. 따라서 사제자의 임무를 띠고 등장한 상쇠는 그 관심과 문제를 신에게 의탁하여 이루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며 다 같이 풍물과 사설을 외치며 소망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 사이에는 상호이해의 싹이 트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
정초에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풍물패가 각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터를 밟게 될 때 이를 지신을 ‘눌린다’고 하거나 터밟기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집터 곳곳에 머물러 있는 지신이 심술을 부리거나 준동을 하면 가족과 가정이 편하지 않다고 하였다. 그래서 풍물을 울리고 음식을 바쳐서, 신을 위로하거나 심술을 달래 준다. 이것을 ‘눌린다’고 표현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떼를 지어풍물소리와 함께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신의 심술스런 기운을 누그러뜨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터밟기를 하는 동안 상쇠를 비롯한 지신밟기패들은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덕담을 하면서 한바탕 논다. 이때 마당을 비롯하여 우물, 부엌, 안방, 뒤안 등을 지키는 기능신들에게 간단한 고사를 올리는데, 이것을 ‘위해 준다’라고 한다. 이 제의가 끝나면 집 주인은 쌀이나 돈을 올린 음식상을 차려서 풍물패에게 감사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 경기도에서는 이 상을 ‘꽃반’이라고도 한다.

지역사례

경남 김해 가락면 대사리에서 행하는 지신밟기를 보면 지신패들이 농기를 앞세우고 마을의 각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풍물을 울린다. 이어 지신을 밟고 간단한 제의를 행한다. 풍물패가 집 앞에 이르게 되면 대문 밖에서 ‘문열이쇠’를 치고 뜰 안에 들어서면 ‘지신쇠’를 각각 친다. 상쇠를 선두로 하여 지신패가 따라가면서 풍물소리에 맞추어 지신을 밟고 뜰 안을 밟는다. 지신을 밟는 방법으로 모둠진법, 태극진법, 팔자진법, 덕석말이진법 등이 있다. 지신을 밟은 다음 대청에서 성주굿, 부엌에서 조왕굿, 장독대에서 철륭굿, 우물에서 용신굿, 광에서 고방굿, 외양에서 우마굿, 변소에서 측간굿을 각각 지낸다.
굿을 할 때, 굿석席마다 소반에 쌀 석 되를 부어 놓고 그 위에 대주의 밥그릇에 쌀을 채운 식기에 숟가락을 꽂고 실타래를 건다. 그리고 소반 양쪽에 촛불을 밝힌 다음 정화수 한 대접과 실과를 진설한다. 굿상을 차리면 앞에서 상쇠와 종쇠가 서서 축원하는데 축원 사설은 상쇠가 메긴다. 철륭굿이 끝나면 주인집에서는 술상을 차려 낸다. 지신패는 술을 마시며 쉬고 난 다음 다시 굿 선서를 이어간다. 굿상에 놓은 쌀과 돈은 공원이 자루에 담아가서 마을 경비에 사용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다시 다음 집으로 옮겨 가면서 ‘길쇠’를 친다.
경남 진주삼천포농악에서는 지신밟기의 한 과정으로서 마당굿을 친다. 마당굿은 마당밟기라고도 하는데. 가정집 마당에 들어가서 판놀음을 하며 한바탕 치고 노는 것을 말한다. 마당에 들어설 때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대기와 ‘영令기’가 맨 앞장을 선다. 영기를 든 사람은 몸가짐을 조심하고 신성하게 다루어야 한다. 만일 판놀음을 하는 주위에 영기를 세워 두고자 할 때는 똑바로 세워서 넘어지지 않도록 하거나 단단히 매어 둔다. 마당굿의 진행 절차는 우선 덧배기를 치며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나서 3열 횡대로 주인 앞에 선 다음 쇠를 끊고 인사굿을 치며 절을 한다. 이어서 덧배기를 치면서 마당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다가 쇠를 맺고 나서 판놀음을 시작한다. 판놀음은 농악12차의 5차 영산다드래기 이하의 가락을 치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마당을 밟고 다드래기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형태를 기본으로 삼고 뒷놀음은 그 집의 사정을 봐 가면서 조절하여 친다.
넓은 마당이 있는 풍요로운 집에서는 놀이꾼들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다 보이며 오래도록 온전하게 논다. 좁은 마당에 넉넉하지 않은 곳에서는 순서를 바꾸어 잠깐 몇 가락만 치고 마무리한다. 따라서 놀이꾼들이 마당에서 판놀음을 놀 때는 집 마당의 여건에 따라서 내용과 형식의 변화가 있다. 그래서 시간이나 장소의 사정에 따라 전체 판굿을 다 놀면서 치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일부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놀이꾼들이 마당에서 굿을 노는 동안 대포수는 사방을 헤집고 다니며 놀거나 집주인에게 돈을 더 내놓으라고 보챈다. 한편, 집주인은 마루에 제상을 마련해 놓고 그 위에 쌀그릇, 초, 돈봉투 등을 올려 둔다. 가락 구성은 ‘덧배기-인사굿-덧배기-영산다드래기-우물놀이-다드래기’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전북 남원에서는 백중날 그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이 풍물패를 초청하여 마당에서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다. 백중은 봄 농사가 마무리되는 철인데, 이때가 되면 농사를 많이 한 집에서 농사에 수고한 머슴들을 하루 쉬게 하면서 놀도록 한다. 이것을 마당밟기라고 한다. 마당밟기는 원래 부정한 것을 몰아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농사를 하면서 수고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성격도 지닌다. 마당밟기는 집 마당에서 행하며 풍물패가 반드시 동원된다. 풍물이 있어야 신이 나고 풍물 소리에 부정한 기운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당밟기의 시작은 풍물에서 비롯된다. 풍물패는 집 곳곳에 있을 부정을 없애기 위하여 풍물을 치면서 대문, 우물, 부엌, 광 등을 돌아다닌다. 이때 풍물로 신명을 내면서 그 해 농사를 가장 잘 한 머슴을 사다리가마에 태워 호강을 시킨다. 집주인은 수고한 머슴을 위로하기 위하여 음식과 술을 내어 모인 사람들을 대접한다. 음식이 나오면 풍물패와 모인 사람들은 사다리 가마에 태운 머슴을 내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정월 보름에도 마당밟기를 한다. 이때 마을의 거의 모든 집을 돌아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안택을 한다. 풍물패가 집에 들어오면 주인은 정성으로 음식이나 술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모은 음식과 술은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다. 마당밟기는 마을 주민 전체의 놀이이며 축제라 할 수 있다.

특징 및 의의

지신밟기는 마을과 집에 눌러 붙은 잡신을 쫓아내고 복을 부르는 내용으로 짜인 덕담과 노래로 진행되며, 각종 신을 위로하는 뜻에서 울리는 풍물로 구성된다. 지신밟기는 전적으로 풍물패가 진행하는 마을의 신앙 의례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지닌다. 영기를 앞세워 액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주술적 행위는 풍물패가 지닌 신앙적이고 신성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풍물패가 들고 다니는 영기·농기 등은 신대의 역할을 하고, 그 과정에서 상쇠는 일종의 사제자 역할을 하며, 울려대는 풍물소리는 제액除厄의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마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신앙적 측면을 온전히 드러낸다. 한편으로 백중날 행하는 마당밟기는 주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마을 구성원의 화합과 노동의 노고를 치하하는 데 따른 잔치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마당밟기의 구실은 우선 마을과 개별 가정의 한해 안녕을 기원하고 구성원의 건강을 염원하는 데 있다. 더불어 마을 공동기금을 마련하여 공동체를 유지·존속시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구성원에게 공공부조의 혜택을 베푼다.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력 강화를 꾀하며 구성원 사이의 상호이해와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남원지(남원지편찬위원회, 1992), 지신밟기(시지은, 한국민속신앙사전-마을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09), 터밟기(이기태, 한국민속신앙사전-가정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11), 한국민간신앙연구(김태곤, 집문당,1983).

마당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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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남성진(南聖辰)

정의

집터를 지키는 여러 지신에게 축복을 비는 의식인 지신밟기를 이르는 말 또는 그 전체 내용 가운데 집마당에서 펼치는 굿의 한 절차.

개관

지신밟기를 행하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그 연대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삶터에서 나쁜 귀신을 쫓고 좋은 신을 맞아들이고자 행하였던 의식은 고대 제천의식에 뿌리를 두었다. 공동체 제의와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게 된 시기로 치면 상당히 오랜 연원을 지닌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잡귀를 쫓아내고 복을 부르기 위한 의식을 행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전국 단위의 마을 지신밟기도 대체로 그와 유사한 시간 속에서 전승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문인인 이옥李鈺, 1760~1812이 봉성(현재 경남 합천 일대)에 유배되었을 때, 봉성문 밖에서 행하던 마을 행사 장면을 전해 듣고 그 내용을 <매귀희魅鬼戲>라는 글로 적어 『봉성문여鳳城文餘』라는 문집에 남겨 두었다. 여기에 보면 봉성 고을 사람들이 풍물을 울리고 각종 가면을 쓴 채 노래를 부르고 떠들면서 놀이를 벌였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도 매구와 지신밟기같은 마을 민속 의례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신밟기는 땅에 묻혀 있는 잡귀를 밟고 위로하여 진정시킨다는 뜻으로 매귀埋鬼 또는 매구라고 했다. 신을 불러 행하는 굿의 한 가지라는 뜻에서 ‘매구굿’이라고도 한다. 때론 ‘뜰밟이’ 혹은 마당을 밟는 굿이라는 뜻으로 ‘답정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상도 일대에서는 풍물 자체를 일컫는 말도 매구라 하였고, 매구를 쳐서 지신을 ‘눌린다’고 하여 마당을 밟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땅을 내려 눌려 밟아 지신을 누르는 전체 과정을 마당밟기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하지만 실제 개인의 마당 안에 들어가 풍물을 울리고 노는 절차 한 가지만을 마당밟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용

지신밟기는 주로 정초에서 정월대보름 사이에 마을굿(당굿)을 행한 다음 각 집을 차례로 돌면서 풍물을 치며 집터 곳곳의 지신을 밟아 달랜다. 이는 한 해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하는 마을 민속 의례이다. 지신밟기는 정초에 마을굿을 통해 공동체 신에 대한 제의를 치른 뒤 집집을 방문하여 안녕을 축원하는 신앙적·주술적 의례로서 마당밟기, 뜰밟이, 집돌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개별 집을 순방할 때 마당이나 뜰을 시작으로 집터 곳곳의 지신을 밟기 때문이다. 지신을 밟는다는 것은 집 안 곳곳에 좌정하고 있는 지신이 함부로 발동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풍물과 축원 등으로 지신을 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의 풍물패는 보통 정월 초사나흘에서 보름 사이에 꽹과리·징·북·장구 등을 울리며 마을의 당산에 가서 당굿을 지내고, 마을 공동우물에서 샘굿을 한다. 그리고 마을 길을 돌아 개별 집을 방문한다. 개별 가정의 집 대문 입구에서 문굿을 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가 마당굿, 성주굿, 조왕굿(부엌굿), 철룡굿(터주굿, 장독굿), 곡간굿 등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신밟기를 한다. 문굿은 대문을 지키는 신이나 주인의 허락을 얻기 위해 치는 굿이며 마당굿은 집 안으로 들어가 마당에서 벌이는 굿이다. 그리고 마루에 상을 차려 놓고 지내는 성주굿, 부엌에 들어가 치는 조왕굿, 뒤꼍의 장독대로 가서 치는 철룡굿 등이 있다. 여기서 집에 샘(우물)이 있으면 샘굿(우물굿)을 하고, 노적이 있으면 노적굿을 치며, 측간굿(뒷간굿)·방앗간굿·마구간굿 등을 치는데, 방문하는 집의 형태나 환경에 따라 굿의 내용이 달라진다. 방문하는 집 안 곳곳에 좌정해 있는 지신을 밟으면서 액막이 축원을 하면, 집에서는 풍물패가가는 곳마다 쌀과 실, 촛불, 정화수 등으로 간단한 상을 차려 놓는다. 풍물패의 축원에 집주인은 돈을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쌀이나 돈은 풍물패나 마을 전체의 공동기금으로 사용된다. 지신밟기가 모두 끝나면 집의 사정에 따라 간단한 식사나 술상을 내온다. 풍물패는 음식을 먹고 인사굿을 한 다음 다른 집으로 향한다.
지신밟기는 마을굿을 치른 뒤 신이 좌정한 깃발이나 상징물을 들고 마을 길을 순방하는 마을돌기와 연결된다. 마을 전체와 개별 가정을 동시에 축원하며 돌던 마을돌기와 지신밟기는 마을 공동체 전체의 신맞이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신밟기는 방문한 집의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내용의 덕담과 노래로 진행되며 각각의 처소에 좌정한 가정신을 위로하는 뜻에서 울리는 풍물로 구성된다. 따라서 마당밟기는 마을돌기를 한 다음 개별 가정의 지신밟기로 이어지는 제차 가운데 한 가지로 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또는 대체로 집 마당에 연속된 공간을 차례대로 돌아보는 의식이 지신밟기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마당밟기라고도 한다.
지신밟기가 행해지는 정초는 온갖 만물이 얼어 있다가 부풀어 녹는 시기인데, 이때 풍물패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부푼 마당과 길을 밟아서 다져 준다. 음력 정월은 시기적으로 볼 때 겨울에서 봄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때이며 농사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이다. 이 시기에 마을신을 모시고 마을 길과 집집을 방문하는 것은 곧 다가올 농사철에 대비하여 구성원의 결속을 다지는 기능도 한다. 지신밟기의 굿패가 집 안의 마당에 들어서면 풍물을 치면서 샘, 부엌, 장독간, 고방 등을 돌아다닌다.
지신밟기는 집 안 곳곳에서 하는 여러 가지 의례를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마당에서 하는 과정이 지신밟기의 절정을 이루어 가족과 구경꾼들에게 가장 볼만한 대목이 되기 때문에 ‘마당밟기’라고 한다. 마당밟기를 하다보면 각 가정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되는데, 거기서 가정의 살림살이 형편을 알게 된다. 이때 굿패의 상쇠나 잡색은 집안의 소원과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물어보게 된다. 이때부터 가정의 소원과 근심은 굿패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공동 관심사가 되고,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공유된다. 따라서 사제자의 임무를 띠고 등장한 상쇠는 그 관심과 문제를 신에게 의탁하여 이루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며 다 같이 풍물과 사설을 외치며 소망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 사이에는 상호이해의 싹이 트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
정초에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풍물패가 각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터를 밟게 될 때 이를 지신을 ‘눌린다’고 하거나 터밟기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집터 곳곳에 머물러 있는 지신이 심술을 부리거나 준동을 하면 가족과 가정이 편하지 않다고 하였다. 그래서 풍물을 울리고 음식을 바쳐서, 신을 위로하거나 심술을 달래 준다. 이것을 ‘눌린다’고 표현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떼를 지어풍물소리와 함께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신의 심술스런 기운을 누그러뜨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터밟기를 하는 동안 상쇠를 비롯한 지신밟기패들은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덕담을 하면서 한바탕 논다. 이때 마당을 비롯하여 우물, 부엌, 안방, 뒤안 등을 지키는 기능신들에게 간단한 고사를 올리는데, 이것을 ‘위해 준다’라고 한다. 이 제의가 끝나면 집 주인은 쌀이나 돈을 올린 음식상을 차려서 풍물패에게 감사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 경기도에서는 이 상을 ‘꽃반’이라고도 한다.

지역사례

경남 김해 가락면 대사리에서 행하는 지신밟기를 보면 지신패들이 농기를 앞세우고 마을의 각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풍물을 울린다. 이어 지신을 밟고 간단한 제의를 행한다. 풍물패가 집 앞에 이르게 되면 대문 밖에서 ‘문열이쇠’를 치고 뜰 안에 들어서면 ‘지신쇠’를 각각 친다. 상쇠를 선두로 하여 지신패가 따라가면서 풍물소리에 맞추어 지신을 밟고 뜰 안을 밟는다. 지신을 밟는 방법으로 모둠진법, 태극진법, 팔자진법, 덕석말이진법 등이 있다. 지신을 밟은 다음 대청에서 성주굿, 부엌에서 조왕굿, 장독대에서 철륭굿, 우물에서 용신굿, 광에서 고방굿, 외양에서 우마굿, 변소에서 측간굿을 각각 지낸다.
굿을 할 때, 굿석席마다 소반에 쌀 석 되를 부어 놓고 그 위에 대주의 밥그릇에 쌀을 채운 식기에 숟가락을 꽂고 실타래를 건다. 그리고 소반 양쪽에 촛불을 밝힌 다음 정화수 한 대접과 실과를 진설한다. 굿상을 차리면 앞에서 상쇠와 종쇠가 서서 축원하는데 축원 사설은 상쇠가 메긴다. 철륭굿이 끝나면 주인집에서는 술상을 차려 낸다. 지신패는 술을 마시며 쉬고 난 다음 다시 굿 선서를 이어간다. 굿상에 놓은 쌀과 돈은 공원이 자루에 담아가서 마을 경비에 사용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다시 다음 집으로 옮겨 가면서 ‘길쇠’를 친다.
경남 진주삼천포농악에서는 지신밟기의 한 과정으로서 마당굿을 친다. 마당굿은 마당밟기라고도 하는데. 가정집 마당에 들어가서 판놀음을 하며 한바탕 치고 노는 것을 말한다. 마당에 들어설 때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대기와 ‘영令기’가 맨 앞장을 선다. 영기를 든 사람은 몸가짐을 조심하고 신성하게 다루어야 한다. 만일 판놀음을 하는 주위에 영기를 세워 두고자 할 때는 똑바로 세워서 넘어지지 않도록 하거나 단단히 매어 둔다. 마당굿의 진행 절차는 우선 덧배기를 치며 마당을 한 바퀴 돌고 나서 3열 횡대로 주인 앞에 선 다음 쇠를 끊고 인사굿을 치며 절을 한다. 이어서 덧배기를 치면서 마당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다가 쇠를 맺고 나서 판놀음을 시작한다. 판놀음은 농악12차의 5차 영산다드래기 이하의 가락을 치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마당을 밟고 다드래기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형태를 기본으로 삼고 뒷놀음은 그 집의 사정을 봐 가면서 조절하여 친다.
넓은 마당이 있는 풍요로운 집에서는 놀이꾼들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다 보이며 오래도록 온전하게 논다. 좁은 마당에 넉넉하지 않은 곳에서는 순서를 바꾸어 잠깐 몇 가락만 치고 마무리한다. 따라서 놀이꾼들이 마당에서 판놀음을 놀 때는 집 마당의 여건에 따라서 내용과 형식의 변화가 있다. 그래서 시간이나 장소의 사정에 따라 전체 판굿을 다 놀면서 치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일부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놀이꾼들이 마당에서 굿을 노는 동안 대포수는 사방을 헤집고 다니며 놀거나 집주인에게 돈을 더 내놓으라고 보챈다. 한편, 집주인은 마루에 제상을 마련해 놓고 그 위에 쌀그릇, 초, 돈봉투 등을 올려 둔다. 가락 구성은 ‘덧배기-인사굿-덧배기-영산다드래기-우물놀이-다드래기’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전북 남원에서는 백중날 그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이 풍물패를 초청하여 마당에서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다. 백중은 봄 농사가 마무리되는 철인데, 이때가 되면 농사를 많이 한 집에서 농사에 수고한 머슴들을 하루 쉬게 하면서 놀도록 한다. 이것을 마당밟기라고 한다. 마당밟기는 원래 부정한 것을 몰아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농사를 하면서 수고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성격도 지닌다. 마당밟기는 집 마당에서 행하며 풍물패가 반드시 동원된다. 풍물이 있어야 신이 나고 풍물 소리에 부정한 기운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당밟기의 시작은 풍물에서 비롯된다. 풍물패는 집 곳곳에 있을 부정을 없애기 위하여 풍물을 치면서 대문, 우물, 부엌, 광 등을 돌아다닌다. 이때 풍물로 신명을 내면서 그 해 농사를 가장 잘 한 머슴을 사다리가마에 태워 호강을 시킨다. 집주인은 수고한 머슴을 위로하기 위하여 음식과 술을 내어 모인 사람들을 대접한다. 음식이 나오면 풍물패와 모인 사람들은 사다리 가마에 태운 머슴을 내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정월 보름에도 마당밟기를 한다. 이때 마을의 거의 모든 집을 돌아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안택을 한다. 풍물패가 집에 들어오면 주인은 정성으로 음식이나 술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모은 음식과 술은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다. 마당밟기는 마을 주민 전체의 놀이이며 축제라 할 수 있다.

특징 및 의의

지신밟기는 마을과 집에 눌러 붙은 잡신을 쫓아내고 복을 부르는 내용으로 짜인 덕담과 노래로 진행되며, 각종 신을 위로하는 뜻에서 울리는 풍물로 구성된다. 지신밟기는 전적으로 풍물패가 진행하는 마을의 신앙 의례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지닌다. 영기를 앞세워 액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주술적 행위는 풍물패가 지닌 신앙적이고 신성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풍물패가 들고 다니는 영기·농기 등은 신대의 역할을 하고, 그 과정에서 상쇠는 일종의 사제자 역할을 하며, 울려대는 풍물소리는 제액除厄의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마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신앙적 측면을 온전히 드러낸다. 한편으로 백중날 행하는 마당밟기는 주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마을 구성원의 화합과 노동의 노고를 치하하는 데 따른 잔치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마당밟기의 구실은 우선 마을과 개별 가정의 한해 안녕을 기원하고 구성원의 건강을 염원하는 데 있다. 더불어 마을 공동기금을 마련하여 공동체를 유지·존속시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구성원에게 공공부조의 혜택을 베푼다.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력 강화를 꾀하며 구성원 사이의 상호이해와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

남원지(남원지편찬위원회, 1992), 지신밟기(시지은, 한국민속신앙사전-마을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09), 터밟기(이기태, 한국민속신앙사전-가정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11), 한국민간신앙연구(김태곤, 집문당,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