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풀이(农事普里)

한자명

农事普里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시지은(施知恩)

정의

농악에서 농사짓는 일련의 과정을 장단에 맞춰 집단적으로 행하는 모의 동작.

개관

농사풀이는 판굿과 같이 집단적이고 본격적인 연행을 할 때 이루어진다. 농사풀이는 주로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발달되어 왔다. 이들 지역의 농악을 농사풀이 농악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 일부 지역의 판굿에서도 농사풀이를 진행하지만 농사풀이 농악이라 볼 수는 없다.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의 농악에서 농사풀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영남의 농사풀이는 법고잽이들의 놀이 중 일부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농사풀이는 농악대 구성원에서 소고를 든 소고잽이를 중심으로 행해지며 법고잽이, 무동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농사풀이는 농악 장단에 맞춰 모의 동작을 하는 농사풀이 외에 고사소리 중 하나인 농사풀이와 전라남도 진도의 무가 중 하나인 농사풀이가 있다. 정초에 농악대가 지신밟기를 하면서 부르는 고사소리에는 산세풀이·살풀이·달거리·비단타령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경기·강원·충청 지역의 고사소리 중에 농사풀이가 있다. 주로 온갖 종류의 작물을 파종한 뒤 천석, 만석으로 수확하는 기쁨을 노래한다. 전남 진도에서는 정초에 무당이 앉아서 장구를 치며 부르는 덕담으로 농사풀이가 있으며, 논밭에 갖가지 씨앗을 뿌리고 그것이 잘 되기를 빌어 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우리나라 농사풀이를 대표할 수 있는 농악으로는 경기도 양주농악과 강원도 강릉농악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지역의 농사풀이는 농사 준비에서 수확과 탈곡까지 15가지 내외의 풍부한 구성을 보일 뿐 아니라, 농사모의 동작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1. 양주농악의 농사풀이
    양주농악은 꽹과리·제금·징·장고·북·법고·잡색·태평소·무동·기수로 편성된다. 태평소·잡색·무동을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흰 바지저고리를 입고 청·홍·황색의 삼색띠를 맨 다음 머리에 고깔을 쓴다. 양주농악은 크게 길놀이와 입장, 농사풀이, 뒷놀이로 이루어진다. 입장은 구성원들이 입장하여 좌우로 나누어 서는 것을 말하고, 농사풀이는 법고잽이들이 18가지의 농사 과정을 연행하는 것이다. 뒷놀이는 나누어 섰던 구성원들이 다시 원진을 만들어 한바탕 놀고 퇴장하는 것이다.
    양주농악의 농사풀이는 18가지로, 이 연행 순서는 실제 농사를 준비하고 짓는 순서와 동일하다. 순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보리밭밟기: 법고잽이들이 한 줄로 서서 걸어 나가며 보리밭을 밟는 시늉을 한다.
    2) 보리밭거름주기: 소고를 거름통 삼아 보리밭에 거름을 뿌려 주는 동작을 한다.
    3) 못자리가래질: 소고를 가래 자루 삼아 가래질을 한다.
    4) 논갈이: 법고잽이들이 각각 소와 소모는 농부로 변하여 논을 갈아 나간다.
    5) 논써레질: 법고잽이들이 각각 소와 소모는 농부로 변하여 써레질을 한다.
    6) 못자리만들기: 못자리를 판판하게 고른다.
    7) 볍씨뿌리기: 소고를 볍씨 통 삼아 옆구리에 끼고 볍씨를 뿌린다.
    8) 수수부룩치기: 밭두둑 사이나 빈틈에 다른 작물을 심어 나간다.
    9) 콩심기: 소고를 종자통 삼아 옆구리에 끼고 콩을 심어 나간다.
    10) 모찌기: 자란 모의 흙을 털어 내고 묶어서 던져 놓는 동작을 해 나간다.
    11) 모심기: 양쪽에서 못줄을 잡고 한 줄로 서서 모를 심는다.
    12) 김매기: 소고채를 호미 삼아 쥐고 김을 맨다. (이때 방아타령, 새 쫓는 소리 등 김매는 소리를 한다.)
    13) 퇴비하기와 쌓기: 소고채를 낫 삼아 퇴비를 잘라 모아 쌓는다.
    14) 벼베기: 소고채를 낫 삼아 허리를 굽혀 벼를 베어 나간다.
    15) 벼실어들이기: 각각 소와 농부가 된 법고잽이들이 벼를 실어 나른다.
    16) 타작하기: 도리깨질, 태질, 탈곡기 돌리기 등의 동작을 취한다.
    17) 벼불리기: 키와 넉가래 등으로 곡식에 섞인 검불이나 쭉정이를 날려 보내는 시늉을 한다.
    18) 광짓기: 법고잽이들이 원으로 서서 옆 사람에게 한 발을 걸어 광을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이 광으로 쌀가마를 옮기는 시늉을 한다.

  2. 강릉농악의 농사풀이
    강릉농악은 꽹과리·징·장고·북·소고·법고·무동·태평소·기수·순서로 편성된다. 무동을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흰 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청·홍·황색의 삼색띠를 맨다. 꽹과리·징·장고·북·법고는 상모지가 달린 벙거지를 쓰고, 소고는 상모지를 달지 않은 퍽상모를, 무동은 고깔을 쓴다. 강릉농악은 입장, 두루치기, 성황모시기, 멍석말이, 지신밟기, 십자놀이, 황덕굿, 농사풀이, 자매놀이, 오고북놀이, 굿거리, 동고리받기, 열두발상모, 장구통놀이, 여흥놀이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농사풀이는 13가지의 농사 과정을 연행하는 것이며 소고잽이, 법고잽이, 무동이 역할을 적절히 진행하는데, 순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논갈이: 법고잽이는 앞에서 소가 되고 소고잽이는 뒤에서 농부가 되어 논을 갈아 나간다.
    2) 못자리 누르기: 무동이 한 줄로 엎드려 뒤로 물러나면서 못자리를 누른다.
    3) 볍씨뿌리기: 소고잽이가 둘 씩 마주서서 소고를 망태삼아 볍씨를 뿌린다.
    4) 모찌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앉아서 모를 찌면, 무동이 뒤에서 모단을 나른다.
    5) 모심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는 엎드려 뒤로 가며 모를 심고, 무동은 모단을 날라다 준다.
    6) 콩심기: 무동이 엎드려 콩을 심고 발로 덮는다.
    7) 김매기: 소고잽이, 법고잽이, 무동이 김을 매면 상쇠가 가운데 들어가 김매는 소리를 한다(매어주게, 자진아리랑).
    8) 낫갈이: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앉아서 낫을 갈고 낫이 잘 갈렸는지 확인한다.
    9) 벼베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엎드려 벼를 베고 무동은 볏단을 나른다.
    10) 벼광이기: 무동들이 볏단이 되어 엎드려 있으면, 상소고가 볏단을 세어 ‘만석이요’라고 소리친다.
    11) 벼타작: 소고잽이는 태질을 하고, 법고잽이는 도리깨질을 한다.
    12) 벼모으기: 무동이 가운데에 앉아있으면, 소고잽이와 법고잽이는 무동을 향해 가래질로 나락을 모으는 시늉을 한다.
    13) 방아찧기: 소고잽이들이 방아틀과 손잡이를 만들면, 법고잽이는 그 위에 눕고 무동은 방아다리를 딛는다. 옆에서는 무동이 빻은 곡식을 키질을 한다.

지역사례

대표적인 농사풀이 농악으로 양주농악강릉농악을 살펴보았는데, 두 지역 모두 가래질에서 시작하여 추수하고 탈곡하는 논농사의 전 과정을 보여 주고있다. 특히 파종을 하고 모를 쪄서 모를 심는 이앙법을 사용한 논농사 과정을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농사풀이는 경기도의 양주·김포·고양·파주·동두천·강화 등과 강원도의 강릉·평창·고성 등에서 행해져 왔지만, 최근 동두천에서는 농사풀이가 아닌 연희 농악으로 전환하여 행하고 있다. 농사풀이는 영남 일부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양상은 다음과 같다.
1. 청도차산농악의 농사풀이: 차산농악의 판굿은 굿거리굿-부정굿-연풍기굿-자진모리굿-물레굿-진굿-농사굿-장구놀이-북춤-조름굿-오방진굿으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나비상이 달린 상모를 쓴 법고잽이가 한 줄로 나와 씨뿌리기-모찌기-모내기-김매기-벼베기-타작-벼끌어모으기-풍로부치기-가마니쌓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소고잽이나 무동은 편성되지 않는다.
2. 대구고산농악의 농사풀이: 고산농악의 판굿은 태극가락-삼방진-덧배기춤-똘똘말이-우장작꽹이-농사풀이-법고놀이-장고놀이-북놀이-징놀이-상모놀이-뒷놀이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상모를 쓴 법고잽이가 모심기-논매기-나락베기-나락묶기-나락단모으기-나락타작-나락풍기-나락가마니 쌓아올리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소고잽이나 무동은 편성되지 않는다.
3. 부산아미농악의 농사풀이: 아미농악의 판굿은 모듬굿-길굿-인사굿-맞춤굿-호호굿-마당굿-문굿-오방진-우물굿-영산다드래기-농사풀이-풍년굿-들법고-개인놀이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고깔을 쓴 법고잽이가 씨뿌리기-모찌기-모심기-김매기-벼베기-타작-탈곡-볏섬쌓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상모를 쓴 소고잽이는 농사풀이는 하지 않고 상모놀이를 행한다.

특징 및 의의

농사풀이가 발달한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의 농사풀이와 영남 지방의 농사풀이 모두 파종을 하고 모를 내서 논에 심는 이앙법의 농사 과정을 행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앙법을 이용한 벼농사는 직파법에 비해 수확량이 월등히 많은 이점이 있는 반면에 집약적이고 집단적인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농사풀이가 이앙법의 도입과 함께 발달하게 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농사풀이가 고깔을 쓰거나 상모를 쓴 소고잽이가 연행한다는 점 역시 주요한 특징으로 삼을 수 있다. 다른 치배에 비해 손이 자유롭고 악기 연주보다는 춤사위에 가까운 동작들을 주로 한다는 점에서 소고잽이들의 농사풀이 연행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연희 농악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농사풀이는 소고와 소고채의 활용도, 장면마다 보이는 노련하고 통일된 모습에서 집단 연희로서 농악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기예가 발달한 연희농악에서도 농사풀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택농악에서 무동과 소고잽이들의 찍금놀이와 절구댕이법고, 고창과 영광농악에서 콩심기·콩밭매기·콩등지기·콩꺾자 등은 농사 과정의 면모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연희 농악에서 보이는 이러한 농사풀이 면모는 두레농악과 연희 농악의 연관성을 탐구할 수 있는 개연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릉농악(강릉농악보존회, 2012), 강릉농악(국립문화재연구소,1997), 경기 농사풀이농악과 웃다리농악의 상관성 연구-주농악과 평택농악을 중심으로(시지은, 경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경기도의 풍물굿(김원호·노수환, 경기문화재단, 2001), 양주농악(김헌선, 도서출판 월인,2006),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13-농악·풍어제·민요(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2).

농사풀이

농사풀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시지은(施知恩)

정의

농악에서 농사짓는 일련의 과정을 장단에 맞춰 집단적으로 행하는 모의 동작.

개관

농사풀이는 판굿과 같이 집단적이고 본격적인 연행을 할 때 이루어진다. 농사풀이는 주로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발달되어 왔다. 이들 지역의 농악을 농사풀이 농악이라고 할 수 있다. 영남 일부 지역의 판굿에서도 농사풀이를 진행하지만 농사풀이 농악이라 볼 수는 없다.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의 농악에서 농사풀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영남의 농사풀이는 법고잽이들의 놀이 중 일부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농사풀이는 농악대 구성원에서 소고를 든 소고잽이를 중심으로 행해지며 법고잽이, 무동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농사풀이는 농악 장단에 맞춰 모의 동작을 하는 농사풀이 외에 고사소리 중 하나인 농사풀이와 전라남도 진도의 무가 중 하나인 농사풀이가 있다. 정초에 농악대가 지신밟기를 하면서 부르는 고사소리에는 산세풀이·살풀이·달거리·비단타령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경기·강원·충청 지역의 고사소리 중에 농사풀이가 있다. 주로 온갖 종류의 작물을 파종한 뒤 천석, 만석으로 수확하는 기쁨을 노래한다. 전남 진도에서는 정초에 무당이 앉아서 장구를 치며 부르는 덕담으로 농사풀이가 있으며, 논밭에 갖가지 씨앗을 뿌리고 그것이 잘 되기를 빌어 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우리나라 농사풀이를 대표할 수 있는 농악으로는 경기도 양주농악과 강원도 강릉농악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지역의 농사풀이는 농사 준비에서 수확과 탈곡까지 15가지 내외의 풍부한 구성을 보일 뿐 아니라, 농사모의 동작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양주농악의 농사풀이
양주농악은 꽹과리·제금·징·장고·북·법고·잡색·태평소·무동·기수로 편성된다. 태평소·잡색·무동을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흰 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청·홍·황색의 삼색띠를 맨 다음 머리에 고깔을 쓴다. 양주농악은 크게 길놀이와 입장, 농사풀이, 뒷놀이로 이루어진다. 입장은 구성원들이 입장하여 좌우로 나누어 서는 것을 말하고, 농사풀이는 법고잽이들이 18가지의 농사 과정을 연행하는 것이다. 뒷놀이는 나누어 섰던 구성원들이 다시 원진을 만들어 한바탕 놀고 퇴장하는 것이다.
양주농악의 농사풀이는 18가지로, 이 연행 순서는 실제 농사를 준비하고 짓는 순서와 동일하다. 순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보리밭밟기: 법고잽이들이 한 줄로 서서 걸어 나가며 보리밭을 밟는 시늉을 한다.
2) 보리밭거름주기: 소고를 거름통 삼아 보리밭에 거름을 뿌려 주는 동작을 한다.
3) 못자리가래질: 소고를 가래 자루 삼아 가래질을 한다.
4) 논갈이: 법고잽이들이 각각 소와 소모는 농부로 변하여 논을 갈아 나간다.
5) 논써레질: 법고잽이들이 각각 소와 소모는 농부로 변하여 써레질을 한다.
6) 못자리만들기: 못자리를 판판하게 고른다.
7) 볍씨뿌리기: 소고를 볍씨 통 삼아 옆구리에 끼고 볍씨를 뿌린다.
8) 수수부룩치기: 밭두둑 사이나 빈틈에 다른 작물을 심어 나간다.
9) 콩심기: 소고를 종자통 삼아 옆구리에 끼고 콩을 심어 나간다.
10) 모찌기: 자란 모의 흙을 털어 내고 묶어서 던져 놓는 동작을 해 나간다.
11) 모심기: 양쪽에서 못줄을 잡고 한 줄로 서서 모를 심는다.
12) 김매기: 소고채를 호미 삼아 쥐고 김을 맨다. (이때 방아타령, 새 쫓는 소리 등 김매는 소리를 한다.)
13) 퇴비하기와 쌓기: 소고채를 낫 삼아 퇴비를 잘라 모아 쌓는다.
14) 벼베기: 소고채를 낫 삼아 허리를 굽혀 벼를 베어 나간다.
15) 벼실어들이기: 각각 소와 농부가 된 법고잽이들이 벼를 실어 나른다.
16) 타작하기: 도리깨질, 태질, 탈곡기 돌리기 등의 동작을 취한다.
17) 벼불리기: 키와 넉가래 등으로 곡식에 섞인 검불이나 쭉정이를 날려 보내는 시늉을 한다.
18) 광짓기: 법고잽이들이 원으로 서서 옆 사람에게 한 발을 걸어 광을 만들면, 나머지 사람들이 광으로 쌀가마를 옮기는 시늉을 한다.

강릉농악의 농사풀이
강릉농악은 꽹과리·징·장고·북·소고·법고·무동·태평소·기수·순서로 편성된다. 무동을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흰 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청·홍·황색의 삼색띠를 맨다. 꽹과리·징·장고·북·법고는 상모지가 달린 벙거지를 쓰고, 소고는 상모지를 달지 않은 퍽상모를, 무동은 고깔을 쓴다. 강릉농악은 입장, 두루치기, 성황모시기, 멍석말이, 지신밟기, 십자놀이, 황덕굿, 농사풀이, 자매놀이, 오고북놀이, 굿거리, 동고리받기, 열두발상모, 장구통놀이, 여흥놀이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농사풀이는 13가지의 농사 과정을 연행하는 것이며 소고잽이, 법고잽이, 무동이 역할을 적절히 진행하는데, 순서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논갈이: 법고잽이는 앞에서 소가 되고 소고잽이는 뒤에서 농부가 되어 논을 갈아 나간다.
2) 못자리 누르기: 무동이 한 줄로 엎드려 뒤로 물러나면서 못자리를 누른다.
3) 볍씨뿌리기: 소고잽이가 둘 씩 마주서서 소고를 망태삼아 볍씨를 뿌린다.
4) 모찌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앉아서 모를 찌면, 무동이 뒤에서 모단을 나른다.
5) 모심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는 엎드려 뒤로 가며 모를 심고, 무동은 모단을 날라다 준다.
6) 콩심기: 무동이 엎드려 콩을 심고 발로 덮는다.
7) 김매기: 소고잽이, 법고잽이, 무동이 김을 매면 상쇠가 가운데 들어가 김매는 소리를 한다(매어주게, 자진아리랑).
8) 낫갈이: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앉아서 낫을 갈고 낫이 잘 갈렸는지 확인한다.
9) 벼베기: 소고잽이와 법고잽이가 엎드려 벼를 베고 무동은 볏단을 나른다.
10) 벼광이기: 무동들이 볏단이 되어 엎드려 있으면, 상소고가 볏단을 세어 ‘만석이요’라고 소리친다.
11) 벼타작: 소고잽이는 태질을 하고, 법고잽이는 도리깨질을 한다.
12) 벼모으기: 무동이 가운데에 앉아있으면, 소고잽이와 법고잽이는 무동을 향해 가래질로 나락을 모으는 시늉을 한다.
13) 방아찧기: 소고잽이들이 방아틀과 손잡이를 만들면, 법고잽이는 그 위에 눕고 무동은 방아다리를 딛는다. 옆에서는 무동이 빻은 곡식을 키질을 한다.

지역사례

대표적인 농사풀이 농악으로 양주농악과 강릉농악을 살펴보았는데, 두 지역 모두 가래질에서 시작하여 추수하고 탈곡하는 논농사의 전 과정을 보여 주고있다. 특히 파종을 하고 모를 쪄서 모를 심는 이앙법을 사용한 논농사 과정을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농사풀이는 경기도의 양주·김포·고양·파주·동두천·강화 등과 강원도의 강릉·평창·고성 등에서 행해져 왔지만, 최근 동두천에서는 농사풀이가 아닌 연희 농악으로 전환하여 행하고 있다. 농사풀이는 영남 일부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양상은 다음과 같다.
1. 청도차산농악의 농사풀이: 차산농악의 판굿은 굿거리굿-부정굿-연풍기굿-자진모리굿-물레굿-진굿-농사굿-장구놀이-북춤-조름굿-오방진굿으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나비상이 달린 상모를 쓴 법고잽이가 한 줄로 나와 씨뿌리기-모찌기-모내기-김매기-벼베기-타작-벼끌어모으기-풍로부치기-가마니쌓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소고잽이나 무동은 편성되지 않는다.
2. 대구고산농악의 농사풀이: 고산농악의 판굿은 태극가락-삼방진-덧배기춤-똘똘말이-우장작꽹이-농사풀이-법고놀이-장고놀이-북놀이-징놀이-상모놀이-뒷놀이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상모를 쓴 법고잽이가 모심기-논매기-나락베기-나락묶기-나락단모으기-나락타작-나락풍기-나락가마니 쌓아올리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소고잽이나 무동은 편성되지 않는다.
3. 부산아미농악의 농사풀이: 아미농악의 판굿은 모듬굿-길굿-인사굿-맞춤굿-호호굿-마당굿-문굿-오방진-우물굿-영산다드래기-농사풀이-풍년굿-들법고-개인놀이로 진행된다. 이 중 농사풀이는 고깔을 쓴 법고잽이가 씨뿌리기-모찌기-모심기-김매기-벼베기-타작-탈곡-볏섬쌓기의 순서로 연행한다. 상모를 쓴 소고잽이는 농사풀이는 하지 않고 상모놀이를 행한다.

특징 및 의의

농사풀이가 발달한 경기 북부와 영동 지방의 농사풀이와 영남 지방의 농사풀이 모두 파종을 하고 모를 내서 논에 심는 이앙법의 농사 과정을 행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앙법을 이용한 벼농사는 직파법에 비해 수확량이 월등히 많은 이점이 있는 반면에 집약적이고 집단적인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농사풀이가 이앙법의 도입과 함께 발달하게 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농사풀이가 고깔을 쓰거나 상모를 쓴 소고잽이가 연행한다는 점 역시 주요한 특징으로 삼을 수 있다. 다른 치배에 비해 손이 자유롭고 악기 연주보다는 춤사위에 가까운 동작들을 주로 한다는 점에서 소고잽이들의 농사풀이 연행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연희 농악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농사풀이는 소고와 소고채의 활용도, 장면마다 보이는 노련하고 통일된 모습에서 집단 연희로서 농악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기예가 발달한 연희농악에서도 농사풀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택농악에서 무동과 소고잽이들의 찍금놀이와 절구댕이법고, 고창과 영광농악에서 콩심기·콩밭매기·콩등지기·콩꺾자 등은 농사 과정의 면모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연희 농악에서 보이는 이러한 농사풀이 면모는 두레농악과 연희 농악의 연관성을 탐구할 수 있는 개연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릉농악(강릉농악보존회, 2012), 강릉농악(국립문화재연구소,1997), 경기 농사풀이농악과 웃다리농악의 상관성 연구-주농악과 평택농악을 중심으로(시지은, 경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경기도의 풍물굿(김원호·노수환, 경기문화재단, 2001), 양주농악(김헌선, 도서출판 월인,2006),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13-농악·풍어제·민요(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