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굿(告祀戏)

고사굿

한자명

告祀戏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김혜정(金惠貞)

정의

농악대가 고사를 목적으로 하는 연행.

개관

고사告祀는 집안일이나 사업의 번창, 공동체의 안녕을 빌기 위해 지내는 제사의 일종이다. 집을 새로 짓거나 배를 새로 지었을 때, 어로의 안전과 풍어를 빌 때, 그리고 새해를 맞아 액운을 막고 행운을 빌고자 할 때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고사를 지낸다. 고사를 지낼 때는 당사자들이 음식을 차려 놓고 유교식으로 독축하고 술을 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농악대가 풍물을 치거나 고사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농악대가 고사를 진행할 때 고사굿이라 한다.
농악의 주요 연행으로 알려진 지신밟기나 마당밟이, 걸립, 걸궁 등 집집을 방문하여 농악을 치는 경우에도 고사소리를 곁들여 축원하고, 집을 새로 지어 성주 굿을 칠 때에도 농악과 함께 고사소리로 축원을 한다. 경기도에서는 마을 농악 연주자 가운데 기량이 뛰어나 여러 마을로 연주하러 다니는 이른바 뜬쇠가 되는 경우, 절걸립패로 활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절걸립패에서 농악은 주요한 공연 종목이며, 여기에 종교적 의미를 담은 고사소리도 함께 연행하였다. 또 남부 지방에서는 창우 집단이 주최자가 되어 정초나 특정한 시기에 마을을 돌며 집집이 들려서 농악을 치며 걸립하며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를 신청걸립이라 하였다. 이처럼 고사소리는 무속 집단의 무당이나 창우 집단의 광대, 불교 사제자인 스님, 농악대의 상쇠 등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연행해 왔으나 서로 영향 관계에 있었고, 서로 접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고사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이를 ‘고사꾼’이라고 하고, 곁말(은어)로는 ‘사고꾼’이라 한다. 걸립패에서는 ‘비나리꾼’이라고 하며, 창우 집단에서는 ‘고사광대’라고 부른다. 고사소리의 이칭으로 고사창·고사덕담이 있으며, 고사덕담이란 말을 줄여서 ‘덕담’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걸립패에서는 은어로 ‘비나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절걸립패에서는 고사소리를 고사염불이라고 하며, 불교적인 내용을 담은 뒷염불과 구분하기 위하여 무속적인 내용을 담은 고사소리는 고사선염불告祀先念佛이라 이르기도 한다.

사설

가자 가자 가자 가/ 네 어디를 가자느냐/ 을시골로 내려가/ 동대문을 썩 나서니/ 칠패팔패 내달아기/ 갈 곳이 바이 없어/ 경기도로 내려가세/ 용인 읍을 내려와/ 백암역을 들어갈 제/ 모씨 한양을 들어갈 제/ 모씨 한양을 들어 보소(후략)
–경기도 용인

선천지 후천지야 천하대지 호공하라/ 산지조종 곤룡산이요 수지조종 황해수라/ 곤룡산 일지맥에 조선국이 생길 적에/ 경치도 좋건마는 풍경하나 더욱 조네/ 삼천리강산 찾아보자 명기명산 찾아가재/ 함경도라 백두산은 두만강이 흘러가고/ 황해도라 구월산은 흥왕강이 둘러샀네/ 전라도라 지리산은 금오금강 둘러앉아 상도라 태백산은 낙동강에 우여쌓여/ 성주로 모시보자 이 집 성주로 모시보재/ 성주님이 재간 받아 용허하나 뿌려가 주/ 살허리 같은 제비 하나 솔씨 하나 물어다가 / 삼천리강산 뿌려 던져 그 솔이 자라날 때/ 경상도라 안동 땅에 제비봉에 솔씨 받아/ 용봉산천 뿌려 던져 그 솔이 점점 자라날 때/ 소부동이 디였구나 대부동이 디였구나(후략)
–대구시 달성

(아니리)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고사 축원 덕담이로구나/ 조선이 생길 때 자방에 하늘 생기고/ 측방에 땅이 생기고/ 인방에 사람 생기고/ 묘방에 토끼 생겨/ 조선이 생겨/ 첫 치국 잡으시니(자진모리)“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고사 축원 덕담이로구나”/ 첫 치국을 잡으시니/ 송도라 송악산은/ 왕건 태조 치국이요/ 두 번 치국을 잡으시니/ 경상도 경주는/ 김부 대왕 치국이라/ 세 번 치국 잡으시니/ 충청도 부여는/ 백제왕의 치국이요/ 네 번 치국을 잡으시니/ 전라도 전주는/ 이씨 왕의 치국이라(후략)
–전라도

악보

전경황 창 <a href=
고사소리 악보" />

내용

고사소리는 전승 주체에 따라 조금씩 다른 면모를 띠고 있다. 고사소리의 계통은 절걸립패 계통, 성주굿 계통, 광대소리 계통으로 나누어진다. 절걸립패 계통은 불교와 관련을 맺고 활동하는 절걸립패에서 나온 것이며,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등지에서 전승된다. 절걸립패乞粒牌·建立牌(비나리패)는 우두머리격인 화주化主를 정점으로 비나리(고사꾼), 보살, 잽이(풍물잽이), 산이(기예 연희자), 탁발托鉢 등 15명 내외로 한 패거리를 이룬다. 걸립패는 반드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의 신표를 제시하고, 집걷이(터굿, 성주굿, 조왕굿, 샘굿 등) 할 것을 청하여 허락이 떨어지면 처음 풍물놀이로 시작하여 몇 가지 기예를 보여 준다.
터굿, 샘굿, 조왕굿 등을 마치고 마지막에 성주굿을 한다. 이때 곡식과 금품을 상 위에 받아 놓고 비나리(고사문서)를 가창했다. 절걸립패는 절 건립이나 불상 조성 등 불사를 일으킬 때 스님들이 직접 풍물을 치거나 민간의 연희자들을 고용해서 조직되었으므로, 고사소리에 불교적 색채가 짙은 염불이 많이 들어 있다. 고사소리의 사설은, 첫대목이 “국태민안 법륜전 시화연풍연년이 날아든다”로 시작해서 조선시대 한양의 형국을 묘사하고 불교적인 염불이 덧붙여지는 내용으로 구성 돼 있다.
성주굿 계통은 경상도 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다. 무녀의 성주굿에서 나온 것이어서 성주굿 계통의 고사소리로 분류한다. 지금은 일반 농악대가 정초에 지신밟기를 할 때, 이 소리를 하지만 원래는 경상도 지역 화랭이가 담당하였다고 한다.
광대소리 계통은 충남·전라도 일대에서 세습무계의 광대들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사설의 내용은 천지조판풀이, 산천풀이, 치국풀이, 지세풀이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사설은 무당굿에 나오는 ‘지두서’와 통하는 것이어서 친연관계가 인정된다. 광대소리계통은 세습무계의 무부들이 주로 담당해 왔지만, 농악대가 정초에 집돌이를 하면서 연행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실제 남부 지방에서는 농악대에 세습무계의 무부들이 함께 연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신청농악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이들의 친연성이 두드러진다.
광대 고사소리의 사설은 천지조판, 치국잡기, 산세풀이의 내력 단락, 명당풀이, 집터잡기, 집짓기, 등물, 기물, 비단, 보화, 음식, 농기구, 노적, 화초 등을 나열하는 축원 단락, 에라만수와 <액막이타령> 등의 액막이 단락의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농악대 고사소리가 광대 고사소리와 동일한 가사를 노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민요 형태에 가까워 패기성음과 판소리 장단을 사용하는 광대 고사소리와 구별된다.

지역사례

경기도의 농악고사소리는 절걸립패의 고사소리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직접적으로 승려에게서 고사소리를 배워 부른다는 상쇠도 자주 발견된다. 강화도나 서북 지역에서는 반경토리나 수심가토리의 선율로 된 고사소리를 부르며, 동남부 지역에서는 주로 메나리토리의 선율과 삼채장단에 맞추어 고사소리를 한다. 평택농악에서는 선고사와 뒷불자로 나뉘는데 선고사는 축원덕담이라 하고 뒷불자는 뒷 염불이라고 부른다. 뒷염불은 평조와 반멕이의 두 곡이 있는데, 평조는 서도소리 목으로 부르며, 반멕이는 단순한 선율을 주고받으며 부른다. 경기도의 다른 마을에서는 주로 고사덕담 부분만을 전승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고사소리는 여러 가사를 엮어 부르다가 꽹과리 가락을 간간히 넣어서 휴지부를 만든다. 꽹과리 가락은 악구의 단락을 지시하기도 하고, 가창자가 숨을 돌릴 시간을 만들거나 사설을 기억해 내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도 연주한다. 사설의 주제가 바뀌어도 음악적 변화는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개별 가창자의 특성으로 꽹과리 연주의 주기와 연주 길이에 차이가 나타날 뿐이다. 또 가사의 종류와 구성은 많지만 상황에 어울리는 내용과 길이로 조정하고 해당 마을의 주소와 해당 가정의 성씨나 이름을 언급하며 연행한다.
경북 달성에서는 성주굿, 액살풀이, 조왕굿, 장독굿, 용왕굿, 뒤주굿, 마구굿 등의 지신밟기소리를 한다. 타지역에서 지신밟기를 할 때는 가정의 각 처소에서 간단한 구호를 외치거나, 그러한 의미를 담은 쇠가락을 연주하는 것으로 대체되는 것에 비해 경상도는 길이가 긴 노래를 꽹과리의 간주와 함께 연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기도의 고사소리와 비교하면 경상도의 고사소리는 쇠가락 간주가 훨씬 짧은 주기로 규칙적으로 사용되어 노래와 악기가 주고받는 소리처럼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라도에서는 농악대가 정월에 마당밟이를 할 때에 집안의 번성을 축원하면서 고사소리를 연행한다. 고사소리를 전승하고 있는 사례로 좌도농악권에 속하는 남원농악, 진안중평농악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남원농악의 마당밟이는 문굿, 마당굿, 정지굿, 곡간굿, 장독굿, 철룡굿, 술굿 등으로 구성되며, 고사소리를 불러 주기도 한다. 남원의 고사소리는 집터내력, 성주풀이, 액막이타령, 업타령, 비단타령, 노적타령, 패물타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안중평농악에서는 정월에 마당밟이를 하면서 축원과 고사소리를 하였다. 다른 지역에 걸궁을 갈 때에도 마찬가지당산굿과 샘굿 후에 마당밟이를 하면서 고사소리를 했다. 집집을 방문하여 문굿, 성주굿, 액풀이굿, 정지굿, 장광굿, 노적굿, 술굿 등을 할 때, 고사소리는 성주굿과 액풀이굿에서 불려졌다. 같은 진안의 다른 마을에는 산세풀이, 명당풀이, 집짓기, 세간풀이, 방물풀이(방안치레), 패물풀이(보화풀이), 비단풀이 등으로 구성된 고사소리가 전승되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창우 집단 출신인 전경환이 영광지역 우도농악에서 활동하면서 광대 고사소리를 농악대의 고사소리로 연행하였다. 전경환의 고사소리는 천지조판-치국잡기-집터잡기-방안등물타령-비단타령-농기구타령-덕담-에라만수-액막이타령-액막이 풀이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광대 고사소리보다는 덕담과 에라만수, 액막이 부분이 확대되어 농악대에 맞게 변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경환의 고사소리는 아니리와 창으로 대목이 구성되며 중중모리와 자진모리를 바꾸어 가면서 연행한다는 점에서 판소리와 유사성이 있다.

특징 및 의의

고사굿은 축원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인 의미가 부각된다. 농악대의 상쇠는 스님, 무당, 판소리 광대고사소리를 배우거나 흉내 내어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내용상 불교의 교리를 담거나 무가와 관련된 부분이 있고, 음악적으로도 불교 음악인 화청, 또는 판소리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각 지역 농악대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음악과 내용으로 고사굿을 진행하고 있어서 다채로운 점이 특징이다.

참고문헌

2014년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지원 사업-전라도 고사창(이경엽외, 터울림 전통예술원, 2014), 광대 고사소리의 음악적 특징과 장르간 접변(김혜정, 한국민속학62, 한국민속학회, 2015), 창우집단의 광대소리 연구(이보형, 한국전통음악논고,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90), 한국민요대전 해설집-경기(문화방송, 1996), 한국민요대전 해설집-경북(문화방송,1995).

고사굿

고사굿
한자명

告祀戏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김혜정(金惠貞)

정의

농악대가 고사를 목적으로 하는 연행.

개관

고사告祀는 집안일이나 사업의 번창, 공동체의 안녕을 빌기 위해 지내는 제사의 일종이다. 집을 새로 짓거나 배를 새로 지었을 때, 어로의 안전과 풍어를 빌 때, 그리고 새해를 맞아 액운을 막고 행운을 빌고자 할 때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고사를 지낸다. 고사를 지낼 때는 당사자들이 음식을 차려 놓고 유교식으로 독축하고 술을 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농악대가 풍물을 치거나 고사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농악대가 고사를 진행할 때 고사굿이라 한다.
농악의 주요 연행으로 알려진 지신밟기나 마당밟이, 걸립, 걸궁 등 집집을 방문하여 농악을 치는 경우에도 고사소리를 곁들여 축원하고, 집을 새로 지어 성주 굿을 칠 때에도 농악과 함께 고사소리로 축원을 한다. 경기도에서는 마을 농악 연주자 가운데 기량이 뛰어나 여러 마을로 연주하러 다니는 이른바 뜬쇠가 되는 경우, 절걸립패로 활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절걸립패에서 농악은 주요한 공연 종목이며, 여기에 종교적 의미를 담은 고사소리도 함께 연행하였다. 또 남부 지방에서는 창우 집단이 주최자가 되어 정초나 특정한 시기에 마을을 돌며 집집이 들려서 농악을 치며 걸립하며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를 신청걸립이라 하였다. 이처럼 고사소리는 무속 집단의 무당이나 창우 집단의 광대, 불교 사제자인 스님, 농악대의 상쇠 등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연행해 왔으나 서로 영향 관계에 있었고, 서로 접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고사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이를 ‘고사꾼’이라고 하고, 곁말(은어)로는 ‘사고꾼’이라 한다. 걸립패에서는 ‘비나리꾼’이라고 하며, 창우 집단에서는 ‘고사광대’라고 부른다. 고사소리의 이칭으로 고사창·고사덕담이 있으며, 고사덕담이란 말을 줄여서 ‘덕담’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걸립패에서는 은어로 ‘비나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절걸립패에서는 고사소리를 고사염불이라고 하며, 불교적인 내용을 담은 뒷염불과 구분하기 위하여 무속적인 내용을 담은 고사소리는 고사선염불告祀先念佛이라 이르기도 한다.

사설

가자 가자 가자 가/ 네 어디를 가자느냐/ 을시골로 내려가/ 동대문을 썩 나서니/ 칠패팔패 내달아기/ 갈 곳이 바이 없어/ 경기도로 내려가세/ 용인 읍을 내려와/ 백암역을 들어갈 제/ 모씨 한양을 들어갈 제/ 모씨 한양을 들어 보소(후략)
–경기도 용인

선천지 후천지야 천하대지 호공하라/ 산지조종 곤룡산이요 수지조종 황해수라/ 곤룡산 일지맥에 조선국이 생길 적에/ 경치도 좋건마는 풍경하나 더욱 조네/ 삼천리강산 찾아보자 명기명산 찾아가재/ 함경도라 백두산은 두만강이 흘러가고/ 황해도라 구월산은 흥왕강이 둘러샀네/ 전라도라 지리산은 금오금강 둘러앉아 상도라 태백산은 낙동강에 우여쌓여/ 성주로 모시보자 이 집 성주로 모시보재/ 성주님이 재간 받아 용허하나 뿌려가 주/ 살허리 같은 제비 하나 솔씨 하나 물어다가 / 삼천리강산 뿌려 던져 그 솔이 자라날 때/ 경상도라 안동 땅에 제비봉에 솔씨 받아/ 용봉산천 뿌려 던져 그 솔이 점점 자라날 때/ 소부동이 디였구나 대부동이 디였구나(후략)
–대구시 달성

(아니리)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고사 축원 덕담이로구나/ 조선이 생길 때 자방에 하늘 생기고/ 측방에 땅이 생기고/ 인방에 사람 생기고/ 묘방에 토끼 생겨/ 조선이 생겨/ 첫 치국 잡으시니(자진모리)“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고사 축원 덕담이로구나”/ 첫 치국을 잡으시니/ 송도라 송악산은/ 왕건 태조 치국이요/ 두 번 치국을 잡으시니/ 경상도 경주는/ 김부 대왕 치국이라/ 세 번 치국 잡으시니/ 충청도 부여는/ 백제왕의 치국이요/ 네 번 치국을 잡으시니/ 전라도 전주는/ 이씨 왕의 치국이라(후략)
–전라도

악보

고사소리 악보" />

내용

고사소리는 전승 주체에 따라 조금씩 다른 면모를 띠고 있다. 고사소리의 계통은 절걸립패 계통, 성주굿 계통, 광대소리 계통으로 나누어진다. 절걸립패 계통은 불교와 관련을 맺고 활동하는 절걸립패에서 나온 것이며,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등지에서 전승된다. 절걸립패乞粒牌·建立牌(비나리패)는 우두머리격인 화주化主를 정점으로 비나리(고사꾼), 보살, 잽이(풍물잽이), 산이(기예 연희자), 탁발托鉢 등 15명 내외로 한 패거리를 이룬다. 걸립패는 반드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의 신표를 제시하고, 집걷이(터굿, 성주굿, 조왕굿, 샘굿 등) 할 것을 청하여 허락이 떨어지면 처음 풍물놀이로 시작하여 몇 가지 기예를 보여 준다.
터굿, 샘굿, 조왕굿 등을 마치고 마지막에 성주굿을 한다. 이때 곡식과 금품을 상 위에 받아 놓고 비나리(고사문서)를 가창했다. 절걸립패는 절 건립이나 불상 조성 등 불사를 일으킬 때 스님들이 직접 풍물을 치거나 민간의 연희자들을 고용해서 조직되었으므로, 고사소리에 불교적 색채가 짙은 염불이 많이 들어 있다. 고사소리의 사설은, 첫대목이 “국태민안 법륜전 시화연풍연년이 날아든다”로 시작해서 조선시대 한양의 형국을 묘사하고 불교적인 염불이 덧붙여지는 내용으로 구성 돼 있다.
성주굿 계통은 경상도 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다. 무녀의 성주굿에서 나온 것이어서 성주굿 계통의 고사소리로 분류한다. 지금은 일반 농악대가 정초에 지신밟기를 할 때, 이 소리를 하지만 원래는 경상도 지역 화랭이가 담당하였다고 한다.
광대소리 계통은 충남·전라도 일대에서 세습무계의 광대들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사설의 내용은 천지조판풀이, 산천풀이, 치국풀이, 지세풀이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사설은 무당굿에 나오는 ‘지두서’와 통하는 것이어서 친연관계가 인정된다. 광대소리계통은 세습무계의 무부들이 주로 담당해 왔지만, 농악대가 정초에 집돌이를 하면서 연행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실제 남부 지방에서는 농악대에 세습무계의 무부들이 함께 연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신청농악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이들의 친연성이 두드러진다.
광대 고사소리의 사설은 천지조판, 치국잡기, 산세풀이의 내력 단락, 명당풀이, 집터잡기, 집짓기, 등물, 기물, 비단, 보화, 음식, 농기구, 노적, 화초 등을 나열하는 축원 단락, 에라만수와 <액막이타령> 등의 액막이 단락의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농악대 고사소리가 광대 고사소리와 동일한 가사를 노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민요 형태에 가까워 패기성음과 판소리 장단을 사용하는 광대 고사소리와 구별된다.

지역사례

경기도의 농악대 고사소리는 절걸립패의 고사소리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직접적으로 승려에게서 고사소리를 배워 부른다는 상쇠도 자주 발견된다. 강화도나 서북 지역에서는 반경토리나 수심가토리의 선율로 된 고사소리를 부르며, 동남부 지역에서는 주로 메나리토리의 선율과 삼채형 장단에 맞추어 고사소리를 한다. 평택농악에서는 선고사와 뒷불자로 나뉘는데 선고사는 축원덕담이라 하고 뒷불자는 뒷 염불이라고 부른다. 뒷염불은 평조와 반멕이의 두 곡이 있는데, 평조는 서도소리 목으로 부르며, 반멕이는 단순한 선율을 주고받으며 부른다. 경기도의 다른 마을에서는 주로 고사덕담 부분만을 전승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고사소리는 여러 가사를 엮어 부르다가 꽹과리 가락을 간간히 넣어서 휴지부를 만든다. 꽹과리 가락은 악구의 단락을 지시하기도 하고, 가창자가 숨을 돌릴 시간을 만들거나 사설을 기억해 내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도 연주한다. 사설의 주제가 바뀌어도 음악적 변화는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개별 가창자의 특성으로 꽹과리 연주의 주기와 연주 길이에 차이가 나타날 뿐이다. 또 가사의 종류와 구성은 많지만 상황에 어울리는 내용과 길이로 조정하고 해당 마을의 주소와 해당 가정의 성씨나 이름을 언급하며 연행한다.
경북 달성에서는 성주굿, 액살풀이, 조왕굿, 장독굿, 용왕굿, 뒤주굿, 마구굿 등의 지신밟기소리를 한다. 타지역에서 지신밟기를 할 때는 가정의 각 처소에서 간단한 구호를 외치거나, 그러한 의미를 담은 쇠가락을 연주하는 것으로 대체되는 것에 비해 경상도는 길이가 긴 노래를 꽹과리의 간주와 함께 연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기도의 고사소리와 비교하면 경상도의 고사소리는 쇠가락 간주가 훨씬 짧은 주기로 규칙적으로 사용되어 노래와 악기가 주고받는 소리처럼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라도에서는 농악대가 정월에 마당밟이를 할 때에 집안의 번성을 축원하면서 고사소리를 연행한다. 고사소리를 전승하고 있는 사례로 좌도농악권에 속하는 남원농악, 진안중평농악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남원농악의 마당밟이는 문굿, 마당굿, 정지굿, 곡간굿, 장독굿, 철룡굿, 술굿 등으로 구성되며, 고사소리를 불러 주기도 한다. 남원의 고사소리는 집터내력, 성주풀이, 액막이타령, 업타령, 비단타령, 노적타령, 패물타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안중평농악에서는 정월에 마당밟이를 하면서 축원과 고사소리를 하였다. 다른 지역에 걸궁을 갈 때에도 마찬가지로 당산굿과 샘굿 후에 마당밟이를 하면서 고사소리를 했다. 집집을 방문하여 문굿, 성주굿, 액풀이굿, 정지굿, 장광굿, 노적굿, 술굿 등을 할 때, 고사소리는 성주굿과 액풀이굿에서 불려졌다. 같은 진안의 다른 마을에는 산세풀이, 명당풀이, 집짓기, 세간풀이, 방물풀이(방안치레), 패물풀이(보화풀이), 비단풀이 등으로 구성된 고사소리가 전승되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창우 집단 출신인 전경환이 영광지역 우도농악에서 활동하면서 광대 고사소리를 농악대의 고사소리로 연행하였다. 전경환의 고사소리는 천지조판-치국잡기-집터잡기-방안등물타령-비단타령-농기구타령-덕담-에라만수-액막이타령-액막이 풀이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광대 고사소리보다는 덕담과 에라만수, 액막이 부분이 확대되어 농악대에 맞게 변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경환의 고사소리는 아니리와 창으로 대목이 구성되며 중중모리와 자진모리를 바꾸어 가면서 연행한다는 점에서 판소리와 유사성이 있다.

특징 및 의의

고사굿은 축원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인 의미가 부각된다. 농악대의 상쇠는 스님, 무당, 판소리 광대의 고사소리를 배우거나 흉내 내어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내용상 불교의 교리를 담거나 무가와 관련된 부분이 있고, 음악적으로도 불교 음악인 화청, 또는 판소리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각 지역 농악대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음악과 내용으로 고사굿을 진행하고 있어서 다채로운 점이 특징이다.

참고문헌

2014년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지원 사업-전라도 고사창(이경엽외, 터울림 전통예술원, 2014), 광대 고사소리의 음악적 특징과 장르간 접변(김혜정, 한국민속학62, 한국민속학회, 2015), 창우집단의 광대소리 연구(이보형, 한국전통음악논고,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90), 한국민요대전 해설집-경기(문화방송, 1996), 한국민요대전 해설집-경북(문화방송,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