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조현설(趙顯卨)

정의

해와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설화.

줄거리

호랑이가 이웃 부잣집에 품일을 갔다 오던 늙은 어머니를 잡아먹고는 어머니의 옷과 머릿수건으로 변장을 하고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가 문을 열라고 한다. 오누이는 문구멍으로 내다보고는 호랑이인 줄 알고 뒷문으로 도망쳐 나무 위로 피한다. 이를 추격하여 호랑이가 나무로 올라오자 오누이는 하늘에 빌어 하늘에서 내려준 쇠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된다. 호랑이도 오누이를 쫓아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에 오르다가 줄이 끊어져 수숫대 위로 떨어져 죽는다. 하느님이 오빠는 해, 동생은 달이 되게 하였지만 동생이 밤이 무섭다고 하여 역할을 바꾸어 오빠는 달, 여동생은 해가 된다. 여동생은 낮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워 강력한 빛을 뿜어낸다.

분석

해-누이, 달-오빠 또는 해-오빠, 달-누이 형식의 민담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데, 해와 달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일월기원신화로도 불린다. 한국에서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또는 ‘해님 달님’ 등의 제목으로 널리 구전되어 왔다. 가장 일찍 채록, 보고된 자료가 위에 제시한 내용인데, 1911년에 경상남도에서 오수화가 구연한 <해와 달>(정인섭 채록)이다. 한국의 민담을 소개하고 있는 영문 도서에 ‘The Sun and the Moon’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자료여서 줄거리만 정리되어 있지만 이 유형 민담의 기본 화소를 잘 갖추고 있다. 호랑이의 어머니 살해, 호랑이와 오누이의 대결, 오누이의 승천과 호랑이 징치, 남매의 일월 자리 바꾸기가 그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동물담 형식의 민담이지만 온전히 동물담만은 아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신화적 맥락과 민담적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징

쫓고 쫓기는 관계가 이 이야기의 동력인데, 쫓는 존재가 반드시 동물인 건 아니고 사람인 경우도 흔하다. 만주족과 이누이트 족 신화에는 오빠가 누이를 쫓는다. 나나이 족은 남자가 여자를 쫓고, 일본의 경우는 쫓는 자의 위치에 계모가 있다. 또 다른 만주족 신화에서는 올케와 시누이의 관계에서 올케들이 시누이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다.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인 경우에는 가족 내에서의 갈등이 쫓고 쫓기는 관계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누이의 경우도 가족 관계 내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오누이 관계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는 근친상간 터부이다. 홍수신화에도 남매혼 모티프가 나타나는데, 근친상간 금지가 문제로 제시된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도 이 맥락에 있다. 이누이트 신화를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밤마다 여자를 찾아오는데, 여자가 남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램프 그을음을 기름에 섞어 젖꼭지에 바른다. 다음 날 오빠의 입술이 시커멓게 된 것을 본 누이가 부끄러워 마을을 떠나자 오빠가 뒤따라간다. 계속 쫓고 쫓기며 동생은 해가 되고 오빠는 달이 되었다. 오빠가 동생을 따라잡는 경우에는 일식이 일어난다. 일월의 기원과 일월식의 기원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신화는 근친상간 문제를 일월 기원의 핵심적인 동기로 제시하고 있다. 약간의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만주 신화도 동일한데, 쫓아가는 오빠의 거울이 달이 되고 도망치는 누이의 등불이 해가 된다.

이런 신화적 맥락에서 보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오누이도 유사한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쫓는 존재는 오빠가 아니고 호랑이다. 쫓기는 존재도 누이가 아니라 오누이로 차이가 크다. 그러나 호랑이는 신화가 민담화되는 과정에서, 다시 말하면 근친상간 모티프가 지워지는 과정에서 오빠를 대체한 동물일 수 있다. 오누이가 쫓고 쫓기는 신화에는 ‘일을 나가 집을 비운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다. 늑대가 쫓는 아이누 족, 표범이 쫓는 징뽀 족 신화에도 어머니는 없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어머니의 존재는 한국 민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심층에는 오빠가 누이를 쫓는 일월기원신화가 있고, 그 위에 오빠를 대신하는 호랑이, 또 그 위에 어머니를 잡아먹는 호랑이 모티프가 덧입혀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변이

민담화되면서 이 이야기에는 많은 변이들이 발생한다. 호랑이가 개입하여 동물담으로 구연되면서 “살려주시려면 굵은 동아줄을,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세요.”라는 오누이의 기원을 호랑이가 따라하다가 실패하는 모방담 형식이 덧붙었고, 호랑이의 추락과 죽음으로 인해 수숫대가 붉어진 유래담도 형성되었다. 이본에 따라서는 호랑이의 위치에 개나 늑대가 오기도 한다. 또, 해와 달에 관한 기원담은 생략되고 수숫대가 붉게 된 유래만 내용으로 삼는 유형도 있다.

하지만 천상에 올라간 오누이의 역할 바꾸기가 민담의 장에서는 큰 논란이 되어서 여러 변이형들이 나타났다. 본래 신화에서는 오빠가 늘 누이를 쫓아가므로 오빠는 달, 누이는 해가 된다. 그런데 민담에서는 누이가 밤이 무섭다고 해서 오빠가 달이 되거나, 오누이가 싸우다가 오빠가 누이의 눈을 찔러서 누이가 해가 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누이가 무섭다고 해도 오빠가 한 번 정해진 것을 바꿀 수가 없다고 하여 오빠가 해가 되는 유형도 있다. 해와 달이 양과 음의 표상이 되면서, 원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쪽과 남성이 양이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쪽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논란이 이 민담의 변이 유형으로 나타난 것이다.

의의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이 민담은 한국 일월기원신화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신화가 민담화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구비문학적 의의가 있다. 동시에 민담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한국적 변이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의도 있다.

출처

Folk Tales from Korea(Zong In Sob, London Univ. 1952),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4, 811; 1-5, 308; 2-6, 473; 2-7, 513.

참고문헌

한국민족설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7),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타난 변형된 모성, 나르시시즘적 욕망(노제운, 어문논집47, 민족어문학회, 2003), 해와 달이 된 오누이형 민담의 창조신화적 성격 재론(조현설, 비교민속학33, 비교민속학회, 2007).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조현설(趙顯卨)

정의

해와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설화.

줄거리

호랑이가 이웃 부잣집에 품일을 갔다 오던 늙은 어머니를 잡아먹고는 어머니의 옷과 머릿수건으로 변장을 하고 오누이가 있는 집으로 찾아가 문을 열라고 한다. 오누이는 문구멍으로 내다보고는 호랑이인 줄 알고 뒷문으로 도망쳐 나무 위로 피한다. 이를 추격하여 호랑이가 나무로 올라오자 오누이는 하늘에 빌어 하늘에서 내려준 쇠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된다. 호랑이도 오누이를 쫓아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에 오르다가 줄이 끊어져 수숫대 위로 떨어져 죽는다. 하느님이 오빠는 해, 동생은 달이 되게 하였지만 동생이 밤이 무섭다고 하여 역할을 바꾸어 오빠는 달, 여동생은 해가 된다. 여동생은 낮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워 강력한 빛을 뿜어낸다.

분석

해-누이, 달-오빠 또는 해-오빠, 달-누이 형식의 민담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데, 해와 달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일월기원신화로도 불린다. 한국에서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또는 ‘해님 달님’ 등의 제목으로 널리 구전되어 왔다. 가장 일찍 채록, 보고된 자료가 위에 제시한 내용인데, 1911년에 경상남도에서 오수화가 구연한 <해와 달>(정인섭 채록)이다. 한국의 민담을 소개하고 있는 영문 도서에 ‘The Sun and the Moon’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자료여서 줄거리만 정리되어 있지만 이 유형 민담의 기본 화소를 잘 갖추고 있다. 호랑이의 어머니 살해, 호랑이와 오누이의 대결, 오누이의 승천과 호랑이 징치, 남매의 일월 자리 바꾸기가 그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동물담 형식의 민담이지만 온전히 동물담만은 아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신화적 맥락과 민담적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징

쫓고 쫓기는 관계가 이 이야기의 동력인데, 쫓는 존재가 반드시 동물인 건 아니고 사람인 경우도 흔하다. 만주족과 이누이트 족 신화에는 오빠가 누이를 쫓는다. 나나이 족은 남자가 여자를 쫓고, 일본의 경우는 쫓는 자의 위치에 계모가 있다. 또 다른 만주족 신화에서는 올케와 시누이의 관계에서 올케들이 시누이를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다.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인 경우에는 가족 내에서의 갈등이 쫓고 쫓기는 관계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누이의 경우도 가족 관계 내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오누이 관계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는 근친상간 터부이다. 홍수신화에도 남매혼 모티프가 나타나는데, 근친상간 금지가 문제로 제시된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도 이 맥락에 있다. 이누이트 신화를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밤마다 여자를 찾아오는데, 여자가 남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램프 그을음을 기름에 섞어 젖꼭지에 바른다. 다음 날 오빠의 입술이 시커멓게 된 것을 본 누이가 부끄러워 마을을 떠나자 오빠가 뒤따라간다. 계속 쫓고 쫓기며 동생은 해가 되고 오빠는 달이 되었다. 오빠가 동생을 따라잡는 경우에는 일식이 일어난다. 일월의 기원과 일월식의 기원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신화는 근친상간 문제를 일월 기원의 핵심적인 동기로 제시하고 있다. 약간의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만주 신화도 동일한데, 쫓아가는 오빠의 거울이 달이 되고 도망치는 누이의 등불이 해가 된다.

이런 신화적 맥락에서 보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오누이도 유사한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쫓는 존재는 오빠가 아니고 호랑이다. 쫓기는 존재도 누이가 아니라 오누이로 차이가 크다. 그러나 호랑이는 신화가 민담화되는 과정에서, 다시 말하면 근친상간 모티프가 지워지는 과정에서 오빠를 대체한 동물일 수 있다. 오누이가 쫓고 쫓기는 신화에는 ‘일을 나가 집을 비운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다. 늑대가 쫓는 아이누 족, 표범이 쫓는 징뽀 족 신화에도 어머니는 없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어머니의 존재는 한국 민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심층에는 오빠가 누이를 쫓는 일월기원신화가 있고, 그 위에 오빠를 대신하는 호랑이, 또 그 위에 어머니를 잡아먹는 호랑이 모티프가 덧입혀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변이

민담화되면서 이 이야기에는 많은 변이들이 발생한다. 호랑이가 개입하여 동물담으로 구연되면서 “살려주시려면 굵은 동아줄을,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세요.”라는 오누이의 기원을 호랑이가 따라하다가 실패하는 모방담 형식이 덧붙었고, 호랑이의 추락과 죽음으로 인해 수숫대가 붉어진 유래담도 형성되었다. 이본에 따라서는 호랑이의 위치에 개나 늑대가 오기도 한다. 또, 해와 달에 관한 기원담은 생략되고 수숫대가 붉게 된 유래만 내용으로 삼는 유형도 있다.

하지만 천상에 올라간 오누이의 역할 바꾸기가 민담의 장에서는 큰 논란이 되어서 여러 변이형들이 나타났다. 본래 신화에서는 오빠가 늘 누이를 쫓아가므로 오빠는 달, 누이는 해가 된다. 그런데 민담에서는 누이가 밤이 무섭다고 해서 오빠가 달이 되거나, 오누이가 싸우다가 오빠가 누이의 눈을 찔러서 누이가 해가 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누이가 무섭다고 해도 오빠가 한 번 정해진 것을 바꿀 수가 없다고 하여 오빠가 해가 되는 유형도 있다. 해와 달이 양과 음의 표상이 되면서, 원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쪽과 남성이 양이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쪽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논란이 이 민담의 변이 유형으로 나타난 것이다.

의의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이 민담은 한국 일월기원신화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신화가 민담화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구비문학적 의의가 있다. 동시에 민담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한국적 변이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의도 있다.

출처

Folk Tales from Korea(Zong In Sob, London Univ. 1952),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4, 811; 1-5, 308; 2-6, 473; 2-7, 513.

참고문헌

한국민족설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7),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타난 변형된 모성, 나르시시즘적 욕망(노제운, 어문논집47, 민족어문학회, 2003), 해와 달이 된 오누이형 민담의 창조신화적 성격 재론(조현설, 비교민속학33, 비교민속학회,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