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宮合)

궁합

한자명

宮合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혼례

집필자 김만태(金萬泰)

정의

혼인을 하려는 남녀의 띠[年支]나 사주四柱를 일정한 법칙에 대입해서 앞으로 혼인 생활의 길흉吉凶을 미리 헤아려 보는 것.

역사

혼인을 앞두고 길흉을 점치는 가취점嫁娶占 관습은 적어도 춘추시대(B.C.E. 770~403)부터 존재해왔다. 그러므로 궁합의 기원은 가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춘추시대에 쓰인 『의례儀禮』 「사혼례士昏禮」에는 혼인을 앞두고 남자 쪽에서 길흉을 점쳐, 점괘가 길하면 여자 쪽에 알린다는 내용이 나온다. 반고班固(32~92)는 『백호통의白虎通義』에서 『의례』 「사혼례」의 문명問名 내용을 인용하면서 아내를 맞이할 때 두 사람이 서로 마땅한지를 알아보려고 점을 친다고 하였다. 주자朱子(1130~1200)는 납길納吉할 적에 점괘가 불길하게 나오면 혼인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가취점 풍속은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전해져 왔으며 조선시대까지는 가취점이 널리 행해졌다. 조선 중기의 윤휴尹鑴(1617~1680)는 『백호전서白湖全書』에서 혼례의 모든 행사는 사당에서 점을 쳐서 그 명을 받는다고 하였다. 이능화李能和는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1927)의 ‘남녀복명男女卜命’ 항목에서 “우리나라 습속에 딸을 출가시키고자 할 때, 먼저 운명을 점쳐 보는 풍습이 있다. 이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것이다. 조선 초기에 이 풍속이 성행하였고 관신가官紳家에 그 예가 더 많았다.”라고 하였다. 세자빈을 간택할 때 길흉을 점치고 상相을 봤다는 『세종실록』의 기사와 『부계기문涪溪記聞』(1612)에 실린 남이南怡(1441~1468) 이야기도 가취점이 궁합 보는 것을 대신하는 좋은 예이다.

‘궁합宮合’이란 용어는 명대明代 임소주林紹周가 펴낸 택일서인 『천기대요天機大要』 「혼인문婚姻門」의 ‘남녀구궁궁합법男女九宮宮合法’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한漢 고조高祖(재위 B.C.E. 202~B.C.E. 195) 치세에 북방 유목민인 흉노匈奴가 침입해오자 왕실의 여자를 흉노에 시집보내는 등의 조건으로 화친조약을 맺었고, 당대唐代까지 이런 폐단이 계속되자 흉노의 청혼을 거절하는 핑계로 삼으려고 여재呂才(605~665)가 구궁궁합법九宮宮合法과 합혼개폐법合婚開閉法 등의 궁합법을 비로소 만들어 시행하여, 그 후로 궁합을 보는 관습이 전해졌다고 널리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1636년(인조 14) 성여춘成汝椿이 『천기대요天機大要』를 도입하여 간행하면서 ‘궁합’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882년(고종 19)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는 “상上이 이르기를 ‘궁합은 어떠한가?’하니, 안경린 등이 아뢰기를 ‘복덕福德의 궁합입니다. 천지가 덕을 합하여 만물이 의뢰하여 살아가니, 수부귀다남자壽富貴多男子의 격입니다.’라고 하였다.”라는 기사가 보이는데, 여기에서 ‘궁합’이란 용어가 공식적으로 나타난다.

내용

옛날에 자식도 없이 가난하게 사는 등짐장수가 신세를 비관하여 못에 빠져 죽으려다가 산신령으로부터 기이한 안경을 얻었다. 집에 돌아와 그 안경을 끼니 마누라는 개[戌], 자신은 닭[酉]으로 보였다. 그는 자기 부부가 닭과 개 사이다 보니, 그동안 자식도 없었고 가난하게 살았음을 깨달았다. 그날 저녁 다른 등짐장수부부가 하룻밤을 묵으려고 왔는데, 안경을 끼고 보니 남편은 개, 아내는 닭이었다. 그 부부 역시 자식이 없었고 매우 가난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그 날 이후 부부간의 인연을 서로 바꾸어 살았다. 그러자 두 부부 모두 아들을 낳고 많은 재산을 모으며 유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궁합이 생긴 까닭에 관해 민간에서 전해오는 이 이야기는 궁합이 갖는 의미를 잘나타낸다

궁宮은 집[宀] 안에 여러 개의 방[呂]이 있음을 의미하는 글자로, 궁합宮合은 ‘가문과 가문 간의 긴밀한 결합’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통속적으로는 ‘한지붕[宀] 밑에서 두 개의 입[口]이 어떻게 조화[合]를 이루며 잘살 수 있을까?’를 의미한다. 따라서 궁합은 ‘가문(배경・지위・재력・학력・직업) 간의 결합’이라는 사회적 의미에서부터 ‘성적性的 조화’라는 생리적 의미까지 두루 포괄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녀 간의 궁합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겉궁합’이라 하고, 생리적 의미를 ‘속궁합’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주에 사람의 운명이 나타나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인 때 반드시 사주를 주고받는 풍속이 있었다. 신랑 될 사람과 신부 될 사람의 사주를 가지고 궁합을 보아, 두 사람이 혼인하기에 적합해야 비로소 혼사를 진행했다. 정혼定婚한 뒤에는 신랑 될 사람의 사주를 적은 사성四星・사주단자四柱單子를 여자 쪽에 보냈다. 사주단자가 없으면 저승에 가서도 부부가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여겨서, 여성은 사주단자를 평생토록 장롱 속에 잘 간직했다. 그리고 여성이죽으면, 사주단자를 관 속에 같이 넣어 주었다.

혼삼재婚三災는 특정 띠와 띠가 만나면 부부가 생사이별하고 가산이 흩어지며 병액病厄으로 고통을 받고 모든 일을 중도에서 작파하게 된다는 악재를 말한다 . 첫째, 연지年支 인寅・오午・술戌은 연지 자子・축丑・인寅을 꺼린다. 즉, 호랑이띠・말띠・개띠인 사람은 쥐띠・소띠・호랑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둘째, 연지 해亥・묘卯・미未는 연지 유酉・술戌・해亥를 꺼린다. 즉, 돼지띠・토끼띠・양띠인 사람은 닭띠・개띠・돼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셋째, 연지 사巳・유酉・축丑은 연지 묘卯・진辰・사巳를 꺼린다. 즉, 뱀띠・닭띠・소띠인 사람은토끼띠・용띠・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넷째, 연지 신申・자子・진辰은 연지 오午・미未・신申을 꺼린다. 즉, 원숭이띠・쥐띠・용띠인 사람은 말띠・양띠・원숭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오래전부터 전래되어 오늘날에도 성행하고 있는 궁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구궁九宮 궁합법, 납음오행納音五行 궁합법, 신살神殺 궁합법, 사주四柱 궁합법등이 있다. 구궁 궁합법은 생기복덕 궁합법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남녀의 나이를 갖고서 일상생기一上生氣, 이중천의二中天醫, 삼하절체三下絕體, 사중유혼四中遊魂, 오상화해五上禍害, 육중복덕六中福德, 칠하절명七下絕命, 팔중귀혼八中歸魂 식으로 생기복덕을 차례로 따져 생기・천의・복덕에 해당하면 길한 궁합, 절체・유혼・귀혼이면 보통 궁합, 화해・절명이면 흉한 궁합으로 보는 방법이다.

납음오행 궁합법은 남녀 간 생년 간지의 납음오행納音五行이 서로 생극生剋하는 관계로 궁합의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생년 간지의 납음오행이 남녀 간에 상생 관계면 좋고, 상극 관계면 나쁘며, 상극이라도 남자가 여자를 극하는 관계면 무난하다. 또한, 오행이 같은 비화比和 관계면 토土와 수水의 비화는 좋으나, 금金・목木・화火의 비화는 나쁘다. 구궁 궁합법보다 납음오행 궁합법이 민간에서 더욱 널리 활용되었다. 왜냐하면 납음오행의 생극 관계로 궁합을 보는 것이 구궁을 순역順逆으로 짚어서 보는 것보다 훨씬 쉽고 더 간편하기 때문이다.

신살 궁합법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진살怨嗔煞, 元嗔煞이다. 이능화도 『조선여속고』에서 “우리 혼가풍속에서 원진을 꺼리니, 원진은 곧 성상星相의 흉살을 일컫는다.”라고 하였다. 즉, 쥐띠와 양띠[子-未], 소띠와 말띠[丑-午], 범띠와 닭띠[寅-酉], 토끼띠와 원숭이띠[卯-申], 용띠와 돼지띠[辰-亥], 뱀띠와 개띠[巳-戌]가 혼인하면 부부가 서로 원수지간이 되어 평생 불화하며 심지어 생이별이나 사별까지 한다고 여겨 궁합에서 매우 꺼리는 풍속이 지금도 항간에 성행한다. 원진살처럼 서로 만나면 나쁘다는 궁합으로 육충六沖이 되는 관계가 있다. 호랑이띠와 원숭이띠[寅‐申], 뱀띠와 돼지띠[巳‐亥], 쥐띠와 말띠[子‐午], 토끼띠와 닭띠[卯‐酉], 용띠와 개띠[辰‐戌], 소띠와 양띠[丑‐未]이다.

서로 만나면 좋은 궁합이라는 띠도 있다. 육합六合이나 삼합三合이 되는 관계인데, 육합은 쥐띠와 소띠[子‐丑], 호랑이띠와 돼지띠[寅‐亥], 토끼띠와 개띠[卯‐戌], 용띠와 닭띠[辰‐酉], 뱀띠와 원숭이띠[巳‐申], 말띠와 양띠[午‐未]로, 서로 좋은 배합이라고 한다. 삼합은 원숭이띠와 쥐띠와 용띠[申‐子‐辰], 돼지띠와 토끼띠와 양띠[亥‐卯‐未], 호랑이띠와 말띠와 개띠[寅‐午‐戌], 뱀띠와 닭띠와 소띠[巳‐酉‐丑]로, 서로 좋은 궁합이라고 본다.

사주 궁합법은 띠만 갖고 보는 여느 궁합법과 달리, 남녀 모두의 연월일시 사주 전체를 갖고 음양오행의 중화中和 여부와 육친 간의 관계를 파악하여 궁합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혼인할 때 사주를 적은 종이(사성・사주단자)를 혼인 전에 교환해보는 풍습이 있다. 혼인할 두 사람의 사주를 따져 보고 비교해 봄으로써 두 사람이 혼인하기에 길한지를 알아 보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는 궁합의 적합 여부가 혼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서 사주 궁합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혼인이 깨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문명적 사고의 영향으로 설령 궁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혼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징 및 의의

혼인하려는 남녀의 띠나 사주를 가지고 앞으로 부부 금실은 어떠하며 평생 해로할 수 있는지 등 장래 혼인생활의 길흉을 미리 점치는 궁합이 전통사회의 중매혼 풍조에서는 큰 영향력을 가졌으나, 근래자유혼 풍조가 일반화되면서 그 영향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

참고문헌

역학대사전(조성우 외, 명문당, 1994), 조선여속고(이능화, 동양서원, 1927), 한국구비문학대계7-12(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한국 사주명리 연구(김만태, 민속원, 2011).

궁합

궁합
한자명

宮合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혼례

집필자 김만태(金萬泰)

정의

혼인을 하려는 남녀의 띠[年支]나 사주四柱를 일정한 법칙에 대입해서 앞으로 혼인 생활의 길흉吉凶을 미리 헤아려 보는 것.

역사

혼인을 앞두고 길흉을 점치는 가취점嫁娶占 관습은 적어도 춘추시대(B.C.E. 770~403)부터 존재해왔다. 그러므로 궁합의 기원은 가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춘추시대에 쓰인 『의례儀禮』 「사혼례士昏禮」에는 혼인을 앞두고 남자 쪽에서 길흉을 점쳐, 점괘가 길하면 여자 쪽에 알린다는 내용이 나온다. 반고班固(32~92)는 『백호통의白虎通義』에서 『의례』 「사혼례」의 문명問名 내용을 인용하면서 아내를 맞이할 때 두 사람이 서로 마땅한지를 알아보려고 점을 친다고 하였다. 주자朱子(1130~1200)는 납길納吉할 적에 점괘가 불길하게 나오면 혼인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가취점 풍속은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전해져 왔으며 조선시대까지는 가취점이 널리 행해졌다. 조선 중기의 윤휴尹鑴(1617~1680)는 『백호전서白湖全書』에서 혼례의 모든 행사는 사당에서 점을 쳐서 그 명을 받는다고 하였다. 이능화李能和는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1927)의 ‘남녀복명男女卜命’ 항목에서 “우리나라 습속에 딸을 출가시키고자 할 때, 먼저 운명을 점쳐 보는 풍습이 있다. 이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진 것이다. 조선 초기에 이 풍속이 성행하였고 관신가官紳家에 그 예가 더 많았다.”라고 하였다. 세자빈을 간택할 때 길흉을 점치고 상相을 봤다는 『세종실록』의 기사와 『부계기문涪溪記聞』(1612)에 실린 남이南怡(1441~1468) 이야기도 가취점이 궁합 보는 것을 대신하는 좋은 예이다.

‘궁합宮合’이란 용어는 명대明代 임소주林紹周가 펴낸 택일서인 『천기대요天機大要』 「혼인문婚姻門」의 ‘남녀구궁궁합법男女九宮宮合法’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한漢 고조高祖(재위 B.C.E. 202~B.C.E. 195) 치세에 북방 유목민인 흉노匈奴가 침입해오자 왕실의 여자를 흉노에 시집보내는 등의 조건으로 화친조약을 맺었고, 당대唐代까지 이런 폐단이 계속되자 흉노의 청혼을 거절하는 핑계로 삼으려고 여재呂才(605~665)가 구궁궁합법九宮宮合法과 합혼개폐법合婚開閉法 등의 궁합법을 비로소 만들어 시행하여, 그 후로 궁합을 보는 관습이 전해졌다고 널리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1636년(인조 14) 성여춘成汝椿이 『천기대요天機大要』를 도입하여 간행하면서 ‘궁합’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882년(고종 19)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는 “상上이 이르기를 ‘궁합은 어떠한가?’하니, 안경린 등이 아뢰기를 ‘복덕福德의 궁합입니다. 천지가 덕을 합하여 만물이 의뢰하여 살아가니, 수부귀다남자壽富貴多男子의 격입니다.’라고 하였다.”라는 기사가 보이는데, 여기에서 ‘궁합’이란 용어가 공식적으로 나타난다.

내용

옛날에 자식도 없이 가난하게 사는 등짐장수가 신세를 비관하여 못에 빠져 죽으려다가 산신령으로부터 기이한 안경을 얻었다. 집에 돌아와 그 안경을 끼니 마누라는 개[戌], 자신은 닭[酉]으로 보였다. 그는 자기 부부가 닭과 개 사이다 보니, 그동안 자식도 없었고 가난하게 살았음을 깨달았다. 그날 저녁 다른 등짐장수부부가 하룻밤을 묵으려고 왔는데, 안경을 끼고 보니 남편은 개, 아내는 닭이었다. 그 부부 역시 자식이 없었고 매우 가난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그 날 이후 부부간의 인연을 서로 바꾸어 살았다. 그러자 두 부부 모두 아들을 낳고 많은 재산을 모으며 유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궁합이 생긴 까닭에 관해 민간에서 전해오는 이 이야기는 궁합이 갖는 의미를 잘나타낸다

궁宮은 집[宀] 안에 여러 개의 방[呂]이 있음을 의미하는 글자로, 궁합宮合은 ‘가문과 가문 간의 긴밀한 결합’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통속적으로는 ‘한지붕[宀] 밑에서 두 개의 입[口]이 어떻게 조화[合]를 이루며 잘살 수 있을까?’를 의미한다. 따라서 궁합은 ‘가문(배경・지위・재력・학력・직업) 간의 결합’이라는 사회적 의미에서부터 ‘성적性的 조화’라는 생리적 의미까지 두루 포괄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녀 간의 궁합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겉궁합’이라 하고, 생리적 의미를 ‘속궁합’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주에 사람의 운명이 나타나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인 때 반드시 사주를 주고받는 풍속이 있었다. 신랑 될 사람과 신부 될 사람의 사주를 가지고 궁합을 보아, 두 사람이 혼인하기에 적합해야 비로소 혼사를 진행했다. 정혼定婚한 뒤에는 신랑 될 사람의 사주를 적은 사성四星・사주단자四柱單子를 여자 쪽에 보냈다. 사주단자가 없으면 저승에 가서도 부부가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여겨서, 여성은 사주단자를 평생토록 장롱 속에 잘 간직했다. 그리고 여성이죽으면, 사주단자를 관 속에 같이 넣어 주었다.

혼삼재婚三災는 특정 띠와 띠가 만나면 부부가 생사이별하고 가산이 흩어지며 병액病厄으로 고통을 받고 모든 일을 중도에서 작파하게 된다는 악재를 말한다 . 첫째, 연지年支 인寅・오午・술戌은 연지 자子・축丑・인寅을 꺼린다. 즉, 호랑이띠・말띠・개띠인 사람은 쥐띠・소띠・호랑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둘째, 연지 해亥・묘卯・미未는 연지 유酉・술戌・해亥를 꺼린다. 즉, 돼지띠・토끼띠・양띠인 사람은 닭띠・개띠・돼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셋째, 연지 사巳・유酉・축丑은 연지 묘卯・진辰・사巳를 꺼린다. 즉, 뱀띠・닭띠・소띠인 사람은토끼띠・용띠・뱀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넷째, 연지 신申・자子・진辰은 연지 오午・미未・신申을 꺼린다. 즉, 원숭이띠・쥐띠・용띠인 사람은 말띠・양띠・원숭이띠를 만나면 혼삼재가 된다.

오래전부터 전래되어 오늘날에도 성행하고 있는 궁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구궁九宮 궁합법, 납음오행納音五行 궁합법, 신살神殺 궁합법, 사주四柱 궁합법등이 있다. 구궁 궁합법은 생기복덕 궁합법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남녀의 나이를 갖고서 일상생기一上生氣, 이중천의二中天醫, 삼하절체三下絕體, 사중유혼四中遊魂, 오상화해五上禍害, 육중복덕六中福德, 칠하절명七下絕命, 팔중귀혼八中歸魂 식으로 생기복덕을 차례로 따져 생기・천의・복덕에 해당하면 길한 궁합, 절체・유혼・귀혼이면 보통 궁합, 화해・절명이면 흉한 궁합으로 보는 방법이다.

납음오행 궁합법은 남녀 간 생년 간지의 납음오행納音五行이 서로 생극生剋하는 관계로 궁합의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생년 간지의 납음오행이 남녀 간에 상생 관계면 좋고, 상극 관계면 나쁘며, 상극이라도 남자가 여자를 극하는 관계면 무난하다. 또한, 오행이 같은 비화比和 관계면 토土와 수水의 비화는 좋으나, 금金・목木・화火의 비화는 나쁘다. 구궁 궁합법보다 납음오행 궁합법이 민간에서 더욱 널리 활용되었다. 왜냐하면 납음오행의 생극 관계로 궁합을 보는 것이 구궁을 순역順逆으로 짚어서 보는 것보다 훨씬 쉽고 더 간편하기 때문이다.

신살 궁합법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진살怨嗔煞, 元嗔煞이다. 이능화도 『조선여속고』에서 “우리 혼가풍속에서 원진을 꺼리니, 원진은 곧 성상星相의 흉살을 일컫는다.”라고 하였다. 즉, 쥐띠와 양띠[子-未], 소띠와 말띠[丑-午], 범띠와 닭띠[寅-酉], 토끼띠와 원숭이띠[卯-申], 용띠와 돼지띠[辰-亥], 뱀띠와 개띠[巳-戌]가 혼인하면 부부가 서로 원수지간이 되어 평생 불화하며 심지어 생이별이나 사별까지 한다고 여겨 궁합에서 매우 꺼리는 풍속이 지금도 항간에 성행한다. 원진살처럼 서로 만나면 나쁘다는 궁합으로 육충六沖이 되는 관계가 있다. 호랑이띠와 원숭이띠[寅‐申], 뱀띠와 돼지띠[巳‐亥], 쥐띠와 말띠[子‐午], 토끼띠와 닭띠[卯‐酉], 용띠와 개띠[辰‐戌], 소띠와 양띠[丑‐未]이다.

서로 만나면 좋은 궁합이라는 띠도 있다. 육합六合이나 삼합三合이 되는 관계인데, 육합은 쥐띠와 소띠[子‐丑], 호랑이띠와 돼지띠[寅‐亥], 토끼띠와 개띠[卯‐戌], 용띠와 닭띠[辰‐酉], 뱀띠와 원숭이띠[巳‐申], 말띠와 양띠[午‐未]로, 서로 좋은 배합이라고 한다. 삼합은 원숭이띠와 쥐띠와 용띠[申‐子‐辰], 돼지띠와 토끼띠와 양띠[亥‐卯‐未], 호랑이띠와 말띠와 개띠[寅‐午‐戌], 뱀띠와 닭띠와 소띠[巳‐酉‐丑]로, 서로 좋은 궁합이라고 본다.

사주 궁합법은 띠만 갖고 보는 여느 궁합법과 달리, 남녀 모두의 연월일시 사주 전체를 갖고 음양오행의 중화中和 여부와 육친 간의 관계를 파악하여 궁합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혼인할 때 사주를 적은 종이(사성・사주단자)를 혼인 전에 교환해보는 풍습이 있다. 혼인할 두 사람의 사주를 따져 보고 비교해 봄으로써 두 사람이 혼인하기에 길한지를 알아 보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는 궁합의 적합 여부가 혼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서 사주 궁합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혼인이 깨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문명적 사고의 영향으로 설령 궁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혼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징 및 의의

혼인하려는 남녀의 띠나 사주를 가지고 앞으로 부부 금실은 어떠하며 평생 해로할 수 있는지 등 장래 혼인생활의 길흉을 미리 점치는 궁합이 전통사회의 중매혼 풍조에서는 큰 영향력을 가졌으나, 근래자유혼 풍조가 일반화되면서 그 영향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

참고문헌

역학대사전(조성우 외, 명문당, 1994), 조선여속고(이능화, 동양서원, 1927), 한국구비문학대계7-12(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한국 사주명리 연구(김만태, 민속원,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