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령과 대홍수

목도령과 대홍수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오세정(吳世晶)

정의

천상선녀와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설화.

역사

세상의 멸망과 새로운 인류의 시작을 다룬 홍수신화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메소포타미아 홍수 이야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는 <목도령과 대홍수>, <대홍수와 남매>에서 홍수신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채록한 손진태의 <목도령과 대홍수>는 신화의 요소가 강한 반면, 이후 채록된 이야기에서는 신화의 요소는 약해지고 민담 성격이 강해졌다.

줄거리

옛날 천상선녀가 땅으로 내려와 나무(목신)의 정기에 감응하여 아들을 낳았다. 나무에게 얻었다 하여 ‘목도령’이라 불렀다. 선녀가 하늘로 돌아가고, 곧이어 큰 비가 내려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아버지인 나무가 목도령을 싣고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물에 휩쓸린 개미떼와 모기떼를 만나자 목도령이 구해주었다. 조금 더 가자 한 소년이 살려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목도령이 구해주려 하자 나무가 반대하였다. 하지만 목도령은 소년을 불쌍히 여겨 결국 구해주었다. 이윽고 목도령을 태운 나무가 높은 산의 정상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는 한 노파가 딸과 수양딸(혹은 여종)을 데리고 있었다. 목도령과 소년은 모두 딸과 결혼하기를 바랐다. 소년이 딸과 결혼하기 위해 목도령을 모함하여, 목도령은 모래밭에서 곡식을 가려내는 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물에서 건져 준 개미떼가 나타나 해결해 주었다. 이번엔 노파가 방에 여자들을 숨기고 딸을 찾는 과제를 냈다. 이번에는 모기떼가 나타나 딸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결국 목도령은 딸과 결혼하고, 소년은 남은 여자와 결혼하였다. 대홍수로 인류가 사라졌는데, 이 두 쌍이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었다.

변이

이야기의 일관성과 논리성을 고려해 볼 때, 목도령의 탄생, 홍수, 목도령이 다른 존재들을 구원하기, 노파의 시험과 동물들의 도움, 목도령의 결혼이 이야기의 전체 구도라 할 수 있다. 각편에 따라 목도령이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전반부에서 차이가 있다. 나무에서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인간이 경험상 수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홍수가 일어나 부모를 잃고 나무를 얻어 타자, 나무를 아버지로 불렸다는 식으로 합리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설화가 전승되면서 신화적 성격이 약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홍수 이후의 대목이 중심을 이루는 각편도 있는데, <인불구의 유래>와 유사하게 살려준 소년의 모함으로 옥에 갇히고 동물들에게 구출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구술전승되면서 구연자에 따라 변이가 용이한 것으로는 목도령이 구해준 동물, 목도령이 처하게 된 시험들이다.

분석

이 설화는 주인공 목도령이 홍수로 인간이 멸절된 세계에 새로운 시조가 된다는 점에서 홍수신화 혹은 인류기원신화라 할 수 있다. 이 설화에서 주목할 점은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는 목도령의 성격으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성한 혈통, 즉 출신성분이다. 목도령은 천상선녀와 나무(목신)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이다. 이는 단군이나 주몽처럼 새로운 세계의 시조가 되는 인물들과 공통된 자질이다. 목도령이 출생한 이후 어머니인 선녀가 목도령을 버리고 천상으로 회귀하고 홍수가 나자, 목도령은 아버지에게 양육된다. 이는 새로운 시조인 목도령이 천상의 기반보다는 지상의 기반을 지향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목도령의 성격은 경쟁자인 소년과의 대립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소년이 세속의 가치와 악한 심성을 표상한다면, 목도령은 자연의 가치와 선한 심성을 표상한다. 특히 자신이 구원해 준 동물(곤충)들 사이의 교감과 소통을 통해 경쟁자를 꺾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인류시조의 자질이 잘 드러난다. 다른 말로 새로운 인간세계에 절박한 가치가 목도령을 통해 형상화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신화에서 자신을 구해준 목도령을 음해한 소년 역시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점은 새로운 의미를 보여 준다. 대홍수 이후의 인류는 목도령과 같은 선한 존재의 후예인 동시에 소년과 같은 악한 존재의 후예이기도 한 것이다. 목도령만이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면 그의 후예들은 모두 목도령과 같이 자연의 가치를 알며 생명을 보살피는 선한 존재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악한 모습은 바로 소년에게서 유전된 것이다. 이 설화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 속성, 즉 선과 악의 출처를 보여 주고 있다.

특징

한국에 전하는 몇 안 되는 인류기원신화인 <목도령과 대홍수>를 통해 어떤 가치가 새로운 인류에게 요구되는지 잘 드러난다. <인불구의 유래>와 같이 동물들은 보은하지만 은혜를 입은 인간은 오히려 배은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동물과 대비되는 인간의 배은망덕을 지시한다기보다 목도령과 소년으로 대표되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하겠다. 한국 신화에서 시조가 되는 인물의 출신은 주로 부계혈통인 하늘, 모계혈통인 땅이나 물이다. 그런데 목도령은 천부지모(天父地母)가 아니라 지부천모(地父天母)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신이한 탄생, 신성한 부모, 여행, 배우자 찾기, 동물들의 원조는 건국신화의 영웅들과 그 행적에서 동일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의의

이 설화는 홍수신화와 같은 세계에서 보편인 신화 성격을 가지면서, 목도령 특유의 성격을 통해 한국 신화의 특성을 보여 준다. 목도령과 소년의 대립 체계는 한국의 대표 창세신화인 <창세가>의 미륵과 석가의 대립 체계의 연속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창세가>에서는 인간이 타락한 원인을 애초의 창조신인 미륵을 쫓아내고 악신인 석가가 인간을 차지한 것에서 찾는다. 고귀함과 비루함, 선과 악의 모습이 공존하는 인간의 존재론의 근원을 이 설화는 잘 설명하고 있다.

출처

조선민담집(손진태, 향토문화사, 1930), 조선민족설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7),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4-3, 697; 8-5, 814; 8-12, 542,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7, 269; 9, 59.

참고문헌

동아시아 홍수신화 비교 연구(조현설, 구비문학연구17, 한국구비문학회, 2003), 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한국고전연구12, 한국고전연구학회, 2005), 창세신화에 나타난 신화적 사유의 재현과 변주(최원오, 한국어교육111, 한국어교육학회, 2003).

목도령과 대홍수

목도령과 대홍수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오세정(吳世晶)

정의

천상선녀와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목도령이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설화.

역사

세상의 멸망과 새로운 인류의 시작을 다룬 홍수신화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메소포타미아 홍수 이야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는 <목도령과 대홍수>, <대홍수와 남매>에서 홍수신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채록한 손진태의 <목도령과 대홍수>는 신화의 요소가 강한 반면, 이후 채록된 이야기에서는 신화의 요소는 약해지고 민담 성격이 강해졌다.

줄거리

옛날 천상선녀가 땅으로 내려와 나무(목신)의 정기에 감응하여 아들을 낳았다. 나무에게 얻었다 하여 ‘목도령’이라 불렀다. 선녀가 하늘로 돌아가고, 곧이어 큰 비가 내려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아버지인 나무가 목도령을 싣고 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물에 휩쓸린 개미떼와 모기떼를 만나자 목도령이 구해주었다. 조금 더 가자 한 소년이 살려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목도령이 구해주려 하자 나무가 반대하였다. 하지만 목도령은 소년을 불쌍히 여겨 결국 구해주었다. 이윽고 목도령을 태운 나무가 높은 산의 정상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는 한 노파가 딸과 수양딸(혹은 여종)을 데리고 있었다. 목도령과 소년은 모두 딸과 결혼하기를 바랐다. 소년이 딸과 결혼하기 위해 목도령을 모함하여, 목도령은 모래밭에서 곡식을 가려내는 시험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물에서 건져 준 개미떼가 나타나 해결해 주었다. 이번엔 노파가 방에 여자들을 숨기고 딸을 찾는 과제를 냈다. 이번에는 모기떼가 나타나 딸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결국 목도령은 딸과 결혼하고, 소년은 남은 여자와 결혼하였다. 대홍수로 인류가 사라졌는데, 이 두 쌍이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었다.

변이

이야기의 일관성과 논리성을 고려해 볼 때, 목도령의 탄생, 홍수, 목도령이 다른 존재들을 구원하기, 노파의 시험과 동물들의 도움, 목도령의 결혼이 이야기의 전체 구도라 할 수 있다. 각편에 따라 목도령이 나무의 아들로 태어난 전반부에서 차이가 있다. 나무에서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인간이 경험상 수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홍수가 일어나 부모를 잃고 나무를 얻어 타자, 나무를 아버지로 불렸다는 식으로 합리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설화가 전승되면서 신화적 성격이 약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홍수 이후의 대목이 중심을 이루는 각편도 있는데, <인불구의 유래>와 유사하게 살려준 소년의 모함으로 옥에 갇히고 동물들에게 구출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구술전승되면서 구연자에 따라 변이가 용이한 것으로는 목도령이 구해준 동물, 목도령이 처하게 된 시험들이다.

분석

이 설화는 주인공 목도령이 홍수로 인간이 멸절된 세계에 새로운 시조가 된다는 점에서 홍수신화 혹은 인류기원신화라 할 수 있다. 이 설화에서 주목할 점은 인류의 새로운 시조가 되는 목도령의 성격으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성한 혈통, 즉 출신성분이다. 목도령은 천상선녀와 나무(목신)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이다. 이는 단군이나 주몽처럼 새로운 세계의 시조가 되는 인물들과 공통된 자질이다. 목도령이 출생한 이후 어머니인 선녀가 목도령을 버리고 천상으로 회귀하고 홍수가 나자, 목도령은 아버지에게 양육된다. 이는 새로운 시조인 목도령이 천상의 기반보다는 지상의 기반을 지향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목도령의 성격은 경쟁자인 소년과의 대립을 통해서 잘 나타난다. 소년이 세속의 가치와 악한 심성을 표상한다면, 목도령은 자연의 가치와 선한 심성을 표상한다. 특히 자신이 구원해 준 동물(곤충)들 사이의 교감과 소통을 통해 경쟁자를 꺾고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인류시조의 자질이 잘 드러난다. 다른 말로 새로운 인간세계에 절박한 가치가 목도령을 통해 형상화된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신화에서 자신을 구해준 목도령을 음해한 소년 역시 인류의 시조가 된다는 점은 새로운 의미를 보여 준다. 대홍수 이후의 인류는 목도령과 같은 선한 존재의 후예인 동시에 소년과 같은 악한 존재의 후예이기도 한 것이다. 목도령만이 인류의 시조가 되었다면 그의 후예들은 모두 목도령과 같이 자연의 가치를 알며 생명을 보살피는 선한 존재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악한 모습은 바로 소년에게서 유전된 것이다. 이 설화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 속성, 즉 선과 악의 출처를 보여 주고 있다.

특징

한국에 전하는 몇 안 되는 인류기원신화인 <목도령과 대홍수>를 통해 어떤 가치가 새로운 인류에게 요구되는지 잘 드러난다. <인불구의 유래>와 같이 동물들은 보은하지만 은혜를 입은 인간은 오히려 배은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동물과 대비되는 인간의 배은망덕을 지시한다기보다 목도령과 소년으로 대표되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하겠다. 한국 신화에서 시조가 되는 인물의 출신은 주로 부계혈통인 하늘, 모계혈통인 땅이나 물이다. 그런데 목도령은 천부지모(天父地母)가 아니라 지부천모(地父天母)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신이한 탄생, 신성한 부모, 여행, 배우자 찾기, 동물들의 원조는 건국신화의 영웅들과 그 행적에서 동일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의의

이 설화는 홍수신화와 같은 세계에서 보편인 신화 성격을 가지면서, 목도령 특유의 성격을 통해 한국 신화의 특성을 보여 준다. 목도령과 소년의 대립 체계는 한국의 대표 창세신화인 <창세가>의 미륵과 석가의 대립 체계의 연속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창세가>에서는 인간이 타락한 원인을 애초의 창조신인 미륵을 쫓아내고 악신인 석가가 인간을 차지한 것에서 찾는다. 고귀함과 비루함, 선과 악의 모습이 공존하는 인간의 존재론의 근원을 이 설화는 잘 설명하고 있다.

출처

조선민담집(손진태, 향토문화사, 1930), 조선민족설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7),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4-3, 697; 8-5, 814; 8-12, 542,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7, 269; 9, 59.

참고문헌

동아시아 홍수신화 비교 연구(조현설, 구비문학연구17, 한국구비문학회, 2003), 대홍수와 목도령에 나타나는 창조신의 성격(오세정, 한국고전연구12, 한국고전연구학회, 2005), 창세신화에 나타난 신화적 사유의 재현과 변주(최원오, 한국어교육111, 한국어교육학회,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