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척(金尺)

금척

한자명

金尺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강진옥(姜秦玉)

정의

금척원 유래 전설이며, 황금으로 된 자(금척)를 얻은 인물이 죽은 사람을 살려 출세한다는 설화.

역사

신라 때 조성되었다고 전하는 경상북도 경주시 금척원의 유래담으로 민간에 구전되어 오던 <금척설화>는 조선 창업 이후 이성계의 왕권 획득에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상징물로 금척(金尺)이 제시되면서 다각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태조강헌대왕실록(太祖康獻大王實錄)』에는 이성계가 신인(神人)으로부터 금척을 받는 꿈을 꾼 후 천명(天命)이 있음을 깨닫고 왕위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조선 창업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원형적 사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물로 재현된다. 개국 초에는 악장가사 <몽금척(夢金尺)>과 당악정재 <금척무(金尺舞)>, 장편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등 창업의 정당성을 부각하는 왕권신화로서 활용되다가 조선 후기에는 국가적 위기 상황마다 왕조의 신성함과 민족적 자긍심을 확인하는 신성 상징물로 재현되는데, 임진・병자년 양란 이후의 <몽수금척송병서(夢受金尺頌幷序)>, 일제강점기의 <해동죽지> 몽금척, 대한제국의 <금척대훈장>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줄거리

『동경잡기(東京雜記)』에 실린 금척원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라의 왕이 황금으로 된 자를 하나 얻었는데, 사람이 죽거나 병들었을 때 이 자를 가지고 몸을 재면 죽은 사람은 살아나고 병든 사람은 일어났으므로 나라의 보배가 되었다. 중국에서 이 소문을 듣고 사신을 보내어 진상을 요구했으나 신라의 왕은 주지 않으려고 이곳에 숨긴 뒤 산을 30여 개나 만들고 원사(院舍)를 세웠다. 혹은 신라의 시조가 미천할 때 꿈에 신인이 하늘에서 내려와 황금 자를 주며 말하기를 “너는 문무에 뛰어나고 신성하여 백성이 바라본 지가 오래되었으니 이 황금 자를 가지고 금주발을 바로잡으라.”라고 하였는데 꿈에서 깨어나 보니 황금 자가 손에 들려 있었다고 한다.

한편, <금척설화>는 민간에서 다음과 같은 민담유형으로도 전승되고 있다. 옛날에 조실부모하고 남의 집 심부름이나 하던 아이가 잠을 자다가 대몽을 꾸고는 혼자 웃었다. 옆에서 자던 어른이 왜 웃는가 물어도 웃기만 하여 관장에게 혼내 달라고 부탁했다. 아무리 물어도 웃기만 하니 관장도 화가 나서 아이를 옥에 가두었다. 하루는 큰 족제비가 새끼들을 데리고 옥 안으로 들어오기에 아이가 돌을 던졌더니 새끼 한 마리가 죽어 버렸다. 잠시 후 큰 족제비가 번쩍거리는 자를 물고 들어와서 새끼의 몸을 가로, 세로로 재니 죽었던 새끼가 벌떡 일어났다. 이를 보고 있던 아이가 바닥을 탁 치니 어미 족제비가 놀라서 황금 자는 버려두고 새끼만 데려갔다. 아이는 황금 자를 주워 옷고름에 묶어 두었다. 마침 관장의 무남독녀가 죽게 되었다고 야단이 나서 아이는 황금 자를 가지고 처녀의 몸을 재 살려냈다. 그러자 관장은 그를 사위로 삼았다. 공주가 죽자, 나라에서도 소문을 듣고 그를 부르니 황금 자로 공주를 살려내고 부마가 되었다. 궁궐 같은 집에서 두 부인의 시중을 받으며 살게 된 그는 금 대야와 은 대야를 놓고 좌우에서 자기 발을 씻어주는 두 부인을 보며 꿈의 내용이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하면서 그제야 자기가 예전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해 주었다.

변이

<금척설화>는 전설적 유형(금척원 유래), 신화적 유형(몽금척), 민담적 유형(양국부마 된 머슴)으로 존재한다. 금척을 핵심 화소로 삼으면서 독자성을 지닌 다양한 설화유형의 존재는 <금척설화>의 변이를 유형군 차원에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각편 차원의 변이는 민담적 유형에서 나타나는데, 전설이나 신화적 유형에서는 정형성을 보여 주던 금척 모티프가 생명 소생이라는 의미 기능을 부각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이된다는 점(황금 자, 막대기, 비늘, 구슬, 풀 이파리, 바늘 등), 주인공의 꿈 내용이 큰 행운의 예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변이되고 있다는 점, 각편에 따라 결혼상대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양국 부마가 기본이 된다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분석

<금척설화> 유형군의 핵심 화소인 금척이 생명을 관장하는 주보이자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표상되는 이유는 ‘자’의 문화상징에서 비롯된다. 사물을 재고 분별하는 기준이 되는 자는 문화의 척도이자 문물제도와 규범의 기준이다. 따라서 왕권 사회에서는 규범의 척도를 관장하는 존재가 제왕이므로 금척이 왕권 상징물이 되는 것이다. 금척원 유래담은 문헌과 구전으로 전해지는데, 금척의 생명 소생 능력과 왕권 상징을 함께 보여 주고 있어, 제정일치시대 무당임금의 면모가 엿보인다. 반면, 금척의 왕권 상징성만 부각하는 <몽금척>의 경우는 유가적 이념에 기반한 조선시대 지배층의 세계관과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 준다. ‘신인이 내려준 금척’이 천명사상에는 부응하지만 유가적 합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으므로, 해결책으로서 꿈이라는 매개 항을 설정하여 어긋남을 해소하고 있다. 이후 <몽금척>은 지배층들을 중심으로 한 왕조 창업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신화체계로 자리하면서 문헌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현되었다. 구비전승되는 민담적 유형은 꿈 화소를 서사의 원동력으로 활용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생명을 걸고 꿈에 관한 속신을 지켜 낸 결과 주인공이 맞이하는 행복한 결말은 민중이 꿈꾸는 풍요로운 삶이다.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이 금척을 이용한 ‘생명 되살리기’라는 것도 행복한 삶에 대한 민담 향유층의 가치 지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나아가 조실부모하고 곁머슴을 살던 최하층민이 자신의 능력으로 두 나라의 부마가 되고 권력의 최상층에 편입하여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발상은 민담의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담대한 상상력의 소산으로, 이를 통해 상하, 강약의 대립 구도 속에 담겨 있는 통념적 우열 관계를 전복시키는 민중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특징

이 설화는 금척을 핵심 화소로 공유하면서도 독자적 성격을 지닌 신화적, 전설적, 민담유형 변이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어 다른 설화와 달리 유형군 차원의 존재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의의

향유층의 역사적·계층적 성격과 설화의 전승방식, 의미 지향, 유형적 성격이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 주는 유형이므로 역사적 맥락에서 설화 유형군의 존재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문 사례라는 점이 주목된다. 조선시대 문화 전반에서 다양한 장르로 재현되면서 사회통합 기능도 수행했던 문화 원형이라는 점도 의의가 있다.

출처

東京雜記, 조선대세시기4(국립민속박물관, 2007), 한국구비문학대계(1980∼1988) 7-3, 620, 한국민간전설집(최상수, 통문관, 1958).

참고문헌

구전설화 유형군의 존재양상과 의미층위(강진옥,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6), 이야기의 의미와 해석(서대석, 세창출판사, 2011).

금척

금척
한자명

金尺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강진옥(姜秦玉)

정의

금척원 유래 전설이며, 황금으로 된 자(금척)를 얻은 인물이 죽은 사람을 살려 출세한다는 설화.

역사

신라 때 조성되었다고 전하는 경상북도 경주시 금척원의 유래담으로 민간에 구전되어 오던 <금척설화>는 조선 창업 이후 이성계의 왕권 획득에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상징물로 금척(金尺)이 제시되면서 다각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태조강헌대왕실록(太祖康獻大王實錄)』에는 이성계가 신인(神人)으로부터 금척을 받는 꿈을 꾼 후 천명(天命)이 있음을 깨닫고 왕위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조선 창업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원형적 사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물로 재현된다. 개국 초에는 악장가사 <몽금척(夢金尺)>과 당악정재 <금척무(金尺舞)>, 장편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등 창업의 정당성을 부각하는 왕권신화로서 활용되다가 조선 후기에는 국가적 위기 상황마다 왕조의 신성함과 민족적 자긍심을 확인하는 신성 상징물로 재현되는데, 임진・병자년 양란 이후의 <몽수금척송병서(夢受金尺頌幷序)>, 일제강점기의 <해동죽지> 몽금척, 대한제국의 <금척대훈장>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줄거리

『동경잡기(東京雜記)』에 실린 금척원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신라의 왕이 황금으로 된 자를 하나 얻었는데, 사람이 죽거나 병들었을 때 이 자를 가지고 몸을 재면 죽은 사람은 살아나고 병든 사람은 일어났으므로 나라의 보배가 되었다. 중국에서 이 소문을 듣고 사신을 보내어 진상을 요구했으나 신라의 왕은 주지 않으려고 이곳에 숨긴 뒤 산을 30여 개나 만들고 원사(院舍)를 세웠다. 혹은 신라의 시조가 미천할 때 꿈에 신인이 하늘에서 내려와 황금 자를 주며 말하기를 “너는 문무에 뛰어나고 신성하여 백성이 바라본 지가 오래되었으니 이 황금 자를 가지고 금주발을 바로잡으라.”라고 하였는데 꿈에서 깨어나 보니 황금 자가 손에 들려 있었다고 한다.

한편, <금척설화>는 민간에서 다음과 같은 민담적 유형으로도 전승되고 있다. 옛날에 조실부모하고 남의 집 심부름이나 하던 아이가 잠을 자다가 대몽을 꾸고는 혼자 웃었다. 옆에서 자던 어른이 왜 웃는가 물어도 웃기만 하여 관장에게 혼내 달라고 부탁했다. 아무리 물어도 웃기만 하니 관장도 화가 나서 아이를 옥에 가두었다. 하루는 큰 족제비가 새끼들을 데리고 옥 안으로 들어오기에 아이가 돌을 던졌더니 새끼 한 마리가 죽어 버렸다. 잠시 후 큰 족제비가 번쩍거리는 자를 물고 들어와서 새끼의 몸을 가로, 세로로 재니 죽었던 새끼가 벌떡 일어났다. 이를 보고 있던 아이가 바닥을 탁 치니 어미 족제비가 놀라서 황금 자는 버려두고 새끼만 데려갔다. 아이는 황금 자를 주워 옷고름에 묶어 두었다. 마침 관장의 무남독녀가 죽게 되었다고 야단이 나서 아이는 황금 자를 가지고 처녀의 몸을 재 살려냈다. 그러자 관장은 그를 사위로 삼았다. 공주가 죽자, 나라에서도 소문을 듣고 그를 부르니 황금 자로 공주를 살려내고 부마가 되었다. 궁궐 같은 집에서 두 부인의 시중을 받으며 살게 된 그는 금 대야와 은 대야를 놓고 좌우에서 자기 발을 씻어주는 두 부인을 보며 꿈의 내용이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하면서 그제야 자기가 예전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해 주었다.

변이

<금척설화>는 전설적 유형(금척원 유래), 신화적 유형(몽금척), 민담적 유형(양국부마 된 머슴)으로 존재한다. 금척을 핵심 화소로 삼으면서 독자성을 지닌 다양한 설화유형의 존재는 <금척설화>의 변이를 유형군 차원에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각편 차원의 변이는 민담적 유형에서 나타나는데, 전설이나 신화적 유형에서는 정형성을 보여 주던 금척 모티프가 생명 소생이라는 의미 기능을 부각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이된다는 점(황금 자, 막대기, 비늘, 구슬, 풀 이파리, 바늘 등), 주인공의 꿈 내용이 큰 행운의 예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변이되고 있다는 점, 각편에 따라 결혼상대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양국 부마가 기본이 된다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분석

<금척설화> 유형군의 핵심 화소인 금척이 생명을 관장하는 주보이자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표상되는 이유는 ‘자’의 문화상징에서 비롯된다. 사물을 재고 분별하는 기준이 되는 자는 문화의 척도이자 문물제도와 규범의 기준이다. 따라서 왕권 사회에서는 규범의 척도를 관장하는 존재가 제왕이므로 금척이 왕권 상징물이 되는 것이다. 금척원 유래담은 문헌과 구전으로 전해지는데, 금척의 생명 소생 능력과 왕권 상징을 함께 보여 주고 있어, 제정일치시대 무당임금의 면모가 엿보인다. 반면, 금척의 왕권 상징성만 부각하는 <몽금척>의 경우는 유가적 이념에 기반한 조선시대 지배층의 세계관과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 준다. ‘신인이 내려준 금척’이 천명사상에는 부응하지만 유가적 합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으므로, 해결책으로서 꿈이라는 매개 항을 설정하여 어긋남을 해소하고 있다. 이후 <몽금척>은 지배층들을 중심으로 한 왕조 창업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신화체계로 자리하면서 문헌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현되었다. 구비전승되는 민담적 유형은 꿈 화소를 서사의 원동력으로 활용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생명을 걸고 꿈에 관한 속신을 지켜 낸 결과 주인공이 맞이하는 행복한 결말은 민중이 꿈꾸는 풍요로운 삶이다.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이 금척을 이용한 ‘생명 되살리기’라는 것도 행복한 삶에 대한 민담 향유층의 가치 지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나아가 조실부모하고 곁머슴을 살던 최하층민이 자신의 능력으로 두 나라의 부마가 되고 권력의 최상층에 편입하여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발상은 민담의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담대한 상상력의 소산으로, 이를 통해 상하, 강약의 대립 구도 속에 담겨 있는 통념적 우열 관계를 전복시키는 민중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특징

이 설화는 금척을 핵심 화소로 공유하면서도 독자적 성격을 지닌 신화적, 전설적, 민담적 유형 변이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어 다른 설화와 달리 유형군 차원의 존재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의의

향유층의 역사적·계층적 성격과 설화의 전승방식, 의미 지향, 유형적 성격이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 주는 유형이므로 역사적 맥락에서 설화 유형군의 존재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문 사례라는 점이 주목된다. 조선시대 문화 전반에서 다양한 장르로 재현되면서 사회통합 기능도 수행했던 문화 원형이라는 점도 의의가 있다.

출처

東京雜記, 조선대세시기4(국립민속박물관, 2007), 한국구비문학대계(1980∼1988) 7-3, 620, 한국민간전설집(최상수, 통문관, 1958).

참고문헌

구전설화 유형군의 존재양상과 의미층위(강진옥,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6), 이야기의 의미와 해석(서대석, 세창출판사,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