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신화(巫俗神话)

무속신화

한자명

巫俗神话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신화

집필자 이수자(李秀子)

정의

무속의례인 굿에서 무당에 의해 구송되는 신화, 즉 본풀이를 지칭하는 말.

역사

무속신화의 역사는 고대의 무속 제전까지 소급될 수 있다. 부여의 영고(迎鼓)·고구려의 동맹(東盟)·예의 무천(儛天) 등과 같은 고대의 제천의식이나 단군제(檀君祭)·동명제(東明祭)·혁거세제(赫居世祭)와 같은 국조제(國祖祭)는 모두 고대의 무속 제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에 남아 있는 큰굿을 구조적 원리에 따라 재구성해 보면, 무속신화의 존재기반이라 할 수 있는 무속 의례의 원초적인 모습은 열두 거리로 구성되어 있었던 ‘큰굿’이었다. 이것은 이 세상을 창조한 신들 및 인간사를 관장하는 수많은 신들이 있다고 믿고,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제의를 하면서 우리들 인간의 안전 출산 및 성장, 장수, 저승에서의 재생 및 영생, 목축의 번식, 풍농, 집이나 마을의 안전 등을 기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큰굿은 바로 우리 민족의 고대적인 종교 의례였다고 할 수 있다. 큰굿의 각 거리에서는 각기 해당되는 신들에 대한 신화, 곧 본풀이가 구송되었다. 이들 본풀이 내용들은 육지 쪽에서는 무속에 신화로 남아 있기도 하고, 전설, 민담, 고소설, 민요 등에 그 흔적을 드리우고 있다. 큰굿 열두 거리의 구조 및 이들 본풀이 내용들이 육지 쪽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본풀이 속에는 신화의 본질적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의례의 기원을 담고 있는 내용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제주도 큰굿에서 구송되고 있는 일반본풀이들은 우리 무속신화 중 가장 고형의 신화들이고 원형적인 신화들이라 할 수 있다.

내용

무속신화는 무속에서 숭배되고 있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사적 구조를 갖고 있기에 서사무가라 할 수 있고, 무당이 청중들 앞에서 줄거리를 노래한다는 점에서 구비서사시에 속하기도 한다. 무속신화를 본풀이라고도 하는 이유는 이들이 신들의 근본 내력을 풀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본풀이는 흔히 일반본풀이, 당본풀이, 조상본풀이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굿에서 무속신화를 구송하는 이유는 ‘말은 하는 대로 되어진다’고 믿는 언어 주술에 의거하여, 제의의 현장에 신들의 현현(顯現)을 기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속신화는 기원적으로는 제의와 관련하여 나타난 주술적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제의의 현장을 벗어나면 그저 재미있는 단순한 이야기로 존재한다.

각 지역의 수호신인 당신에 관한 본풀이 및 집단의 조상신에 대한 신화까지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채록된 무속신화는 수백 개에 달한다. 여기에서는 큰굿 열두 거리의 틀에 준거하여 주제별로 묶어 무속신화 자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창세신화 계통: 배포도업침(천지왕본풀이 포함), 일월노리푸념, 셍굿, 창세가, 시루말 등.
  2. 아기 탄생 및 질병신 계통: 할망본풀이, 마누라본풀이, 손굿, 손님굿 등.
  3. 무법 마련 및 무조신 계통: 초공본풀이(전국의 제석본풀이계 신화 : 시준굿, 삼태자풀이, 제석본풀이), 공시풀이 등.
  4. 서천꽃밭 꽃감관 계통: 이공본풀이, 신선세텬님청배.
  5. 운명이나 전상신 계통: 삼공본풀이, 원천강본풀이.
  6. 저승 혹은 죽음 관련 계통: 방광침, 강님차사본풀이, 지장본풀이, 황천혼시, 바리공주 계통의 신화.
  7. 방액법 창조신, 혹은 장수신 계통: 멩감본풀이(사만이본풀이), 장자풀이 등.
  8. 농경 기원 및 목축신 계통: 세경본풀이(함경도의 치원대 양산복).
  9. 풍농신, 혹은 부신 계통: 칠성본풀이, 돈전풀이.
  10. 집과 같은 공간, 성주신 계통: 문전본풀이, 성주본가, 성조신가.
  11. 마을과 같은 지역 공간을 지키는 본향당신 계통: 서울의 도당굿 및 부군당 신화들, 전국 각 지역의 당신화, 제주도의 각종 본향당본풀이 등.
  12. 조상신 계통 : 건국시조신화, 제주도 삼성신화, 군웅본풀이 계통의 신화, 성씨시조신화, 제주도의 각종 일월조상본풀이 등.
  13. 기타: 심청굿, 도랑선배 청정각씨노래, 숙영랑 앵연랑 신가, 충열굿 등.

우리 무속신화는 자료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상과 같이 주제별로 묶으면 어느 정도 분류가 가능하다. 이 중 당본풀이 및 조상본풀이 계열에 속하지 않는 것이 일반본풀이다.

육지 쪽의 <제석본풀이> 계통의 <시준굿>, <삼태자풀이>, <제석본풀이> 같은 신화는 원래 제주도의 <초공본풀이>와 같은 계통의 신화다. 이들은 모두 중을 아버지로 하는 쌍둥이 세 아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서대석 교수에 의해 제석본풀이계 신화로 불리며 같은 계통의 신화로 연구된 바 있다. 이처럼 같은 내용의 신화가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국의 무속 의례에서 공통적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은 전국의 무속이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는 우리 무속, 혹은 무속신화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호남 지역의 <장자풀이>는 제주도의 <멩감본풀이>와 공통점이 있고, <칠성풀이>는 제주도의 <칠성본풀이>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내용은 계모담인 제주도의 <문전본풀이>와 유사성이 있다. <바리공주> 신화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는데, 내용상으로는 무조신으로 되어 있지만 주로 새남굿이나 오구굿과 같이 죽음과 관련된 의례에서 불리고 있다. <심청굿>은 경상도 지역에서만 구연된다. 무속신화가 가장 많이 존재하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이며, 그 다음은 함경남도다. 그런데 제주도의 <군웅본풀이>는 <작제건설화>에서 그 소재를 취하고 있어, 무속신화 중 일부는 여타의 서사물이나 기록문학에서 소재를 차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세신화 속에는 천부지모(天父地母) 사상 및 원래 둘씩 있던 해와 달을 화살로 쏘아 하나씩으로 만드는 일월조정 내용 및 꽃 피우기 시합이 중요한 신화소로 등장한다. 이 중 일월조정 내용은 <사양설화>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중국을 포함, 동북아시아 창세신화에 두루 나타나고 있어 아주 중요한 신화소라 할 수 있다. 인간 생명의 탄생, 죽음, 환생과 관련해서는 생불꽃, 환생꽃 등의 생명꽃과 이들이 피어 있는 곳인 서천꽃밭이 등장하는데, 서천꽃밭은 인간 생명에 대한 궁금증을 해명하고자 창조한 특별한 신화적 생명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남성신과 관련해서는 심부담적(尋父譚的) 요소, 즉 아버지 없는 가운데 태어난 아들이 15살이 되어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서사구조가 특징으로 나타나고, 고귀한 신분-기자치성에 의한 출생-기아-고난-공업-신으로의 좌정과 같은 영웅의 일대기 구조가 특히 여성신과 관련하여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리 무속신화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특징

수많은 마을 수호신에 관한 신화 및 조상신에 대한 신화가 있는 것은 우리 문화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제주도에는 이러한 현상이 현저하다. 당신화와 조상신에 관한 신화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적층되어 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의의

고대의 큰굿에서 구송되었던 무속신화들은 이후 우리나라의 전설, 민담, 고소설, 민요 등의 문학 작품을 이루는 소재적 원천이 되었다. <천지왕본풀이>, <초공본풀이>, <이공본풀이> 등에 나타난 심부담적 요소는 <주몽신화>를 비롯, 우리나라 문학사에 심부담이 하나의 중요한 서사 전통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영향을 주었다 할 수 있다. <이공본풀이>는 그 내용이 <지림사연기설화>, 『석보상절』 중의 안락국태자경, 고소설 「안락국전」과 상통하고 있어, 이들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특히 <지림사연기설화>는 석가모니의 본생담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본생담인 자타카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삼공본풀이>는 선학들에 의해 이미 <서동요>, <내 복에 산다>형 민담 및 <숯구이총각>과 같은 민담, 그리고 판소리 <심청가>, 고소설 「심청전」 등과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논의된 바 있다. 이 외에 <세경본풀이>는 <축영대설화>나 함경도의 <치원대 양산복>과 같은 서가무가, 고소설 「양산백전」과 그 내용이 일부 상통하고 있으며, <원천강본풀이>는 <구복여행>과 주인공이 되는 신의 성별만 바뀌어 있을 뿐 그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또한 고대의 큰굿 시 희생 제물 의식에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장본풀이>는 시집살이 민요와 서사구조가 일치한다. 우리 설화에 수없이 등장하고 있는 생명꽃 내용도 그 기원은 무속신화에 있었던 생명꽃 신화소와 밀접한 상관이 있을 것이다.

무속신화는 또한 민속 문화를 형성하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 <세경본풀이>를 보면, 우리의 세시 중 칠월 백중의 기원이 바로 우리 민족의 농경 기원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무속신화가 판소리의 선행 양식으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학설은 이미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구연 형태와 서술 구조가 일치할 뿐 아니라 무녀나 광대가 같은 계층에 속해 있어 상호 유대 관계가 깊었기 때문이다.

무속신화는 이상과 같이 여러 분야에 걸쳐 우리 문화를 형성한 모태로 기능해 왔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무속신화는 한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막중하다. 무속신화가 가지는 이와 같은 위상이나 의의를 생각하면, 앞으로 여기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문헌

서사무가(서대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서사무가 바리공주 연구(홍태한, 민속원, 1998), 여인발복설화의 연구(김대숙, 한국설화문학연구, 1994), 제석본풀이 연구(서대석, 문학사상사, 1980),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큰굿 열두거리의 구조적 원형과 신화(이수자, 집문당, 2004).

무속신화

무속신화
한자명

巫俗神话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신화

집필자 이수자(李秀子)

정의

무속의례인 굿에서 무당에 의해 구송되는 신화, 즉 본풀이를 지칭하는 말.

역사

무속신화의 역사는 고대의 무속 제전까지 소급될 수 있다. 부여의 영고(迎鼓)·고구려의 동맹(東盟)·예의 무천(儛天) 등과 같은 고대의 제천의식이나 단군제(檀君祭)·동명제(東明祭)·혁거세제(赫居世祭)와 같은 국조제(國祖祭)는 모두 고대의 무속 제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에 남아 있는 큰굿을 구조적 원리에 따라 재구성해 보면, 무속신화의 존재기반이라 할 수 있는 무속 의례의 원초적인 모습은 열두 거리로 구성되어 있었던 ‘큰굿’이었다. 이것은 이 세상을 창조한 신들 및 인간사를 관장하는 수많은 신들이 있다고 믿고,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제의를 하면서 우리들 인간의 안전 출산 및 성장, 장수, 저승에서의 재생 및 영생, 목축의 번식, 풍농, 집이나 마을의 안전 등을 기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큰굿은 바로 우리 민족의 고대적인 종교 의례였다고 할 수 있다. 큰굿의 각 거리에서는 각기 해당되는 신들에 대한 신화, 곧 본풀이가 구송되었다. 이들 본풀이 내용들은 육지 쪽에서는 무속에 신화로 남아 있기도 하고, 전설, 민담, 고소설, 민요 등에 그 흔적을 드리우고 있다. 큰굿 열두 거리의 구조 및 이들 본풀이 내용들이 육지 쪽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본풀이 속에는 신화의 본질적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의례의 기원을 담고 있는 내용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제주도 큰굿에서 구송되고 있는 일반본풀이들은 우리 무속신화 중 가장 고형의 신화들이고 원형적인 신화들이라 할 수 있다.

내용

무속신화는 무속에서 숭배되고 있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사적 구조를 갖고 있기에 서사무가라 할 수 있고, 무당이 청중들 앞에서 줄거리를 노래한다는 점에서 구비서사시에 속하기도 한다. 무속신화를 본풀이라고도 하는 이유는 이들이 신들의 근본 내력을 풀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본풀이는 흔히 일반본풀이, 당본풀이, 조상본풀이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굿에서 무속신화를 구송하는 이유는 ‘말은 하는 대로 되어진다’고 믿는 언어 주술에 의거하여, 제의의 현장에 신들의 현현(顯現)을 기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속신화는 기원적으로는 제의와 관련하여 나타난 주술적 이야기라 할 수 있지만, 제의의 현장을 벗어나면 그저 재미있는 단순한 이야기로 존재한다.

각 지역의 수호신인 당신에 관한 본풀이 및 집단의 조상신에 대한 신화까지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채록된 무속신화는 수백 개에 달한다. 여기에서는 큰굿 열두 거리의 틀에 준거하여 주제별로 묶어 무속신화 자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창세신화 계통: 배포도업침(천지왕본풀이 포함), 일월노리푸념, 셍굿, 창세가, 시루말 등. 아기 탄생 및 질병신 계통: 할망본풀이, 마누라본풀이, 손굿, 손님굿 등. 무법 마련 및 무조신 계통: 초공본풀이(전국의 제석본풀이계 신화 : 시준굿, 삼태자풀이, 제석본풀이), 공시풀이 등. 서천꽃밭 꽃감관 계통: 이공본풀이, 신선세텬님청배. 운명이나 전상신 계통: 삼공본풀이, 원천강본풀이. 저승 혹은 죽음 관련 계통: 방광침, 강님차사본풀이, 지장본풀이, 황천혼시, 바리공주 계통의 신화. 방액법 창조신, 혹은 장수신 계통: 멩감본풀이(사만이본풀이), 장자풀이 등. 농경 기원 및 목축신 계통: 세경본풀이(함경도의 치원대 양산복). 풍농신, 혹은 부신 계통: 칠성본풀이, 돈전풀이. 집과 같은 공간, 성주신 계통: 문전본풀이, 성주본가, 성조신가. 마을과 같은 지역 공간을 지키는 본향당신 계통: 서울의 도당굿 및 부군당 신화들, 전국 각 지역의 당신화, 제주도의 각종 본향당본풀이 등. 조상신 계통 : 건국시조신화, 제주도 삼성신화, 군웅본풀이 계통의 신화, 성씨시조신화, 제주도의 각종 일월조상본풀이 등. 기타: 심청굿, 도랑선배 청정각씨노래, 숙영랑 앵연랑 신가, 충열굿 등.

우리 무속신화는 자료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상과 같이 주제별로 묶으면 어느 정도 분류가 가능하다. 이 중 당본풀이 및 조상본풀이 계열에 속하지 않는 것이 일반본풀이다.

육지 쪽의 <제석본풀이> 계통의 <시준굿>, <삼태자풀이>, <제석본풀이> 같은 신화는 원래 제주도의 <초공본풀이>와 같은 계통의 신화다. 이들은 모두 중을 아버지로 하는 쌍둥이 세 아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서대석 교수에 의해 제석본풀이계 신화로 불리며 같은 계통의 신화로 연구된 바 있다. 이처럼 같은 내용의 신화가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국의 무속 의례에서 공통적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은 전국의 무속이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는 우리 무속, 혹은 무속신화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호남 지역의 <장자풀이>는 제주도의 <멩감본풀이>와 공통점이 있고, <칠성풀이>는 제주도의 <칠성본풀이>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내용은 계모담인 제주도의 <문전본풀이>와 유사성이 있다. <바리공주> 신화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는데, 내용상으로는 무조신으로 되어 있지만 주로 새남굿이나 오구굿과 같이 죽음과 관련된 의례에서 불리고 있다. <심청굿>은 경상도 지역에서만 구연된다. 무속신화가 가장 많이 존재하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이며, 그 다음은 함경남도다. 그런데 제주도의 <군웅본풀이>는 <작제건설화>에서 그 소재를 취하고 있어, 무속신화 중 일부는 여타의 서사물이나 기록문학에서 소재를 차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세신화 속에는 천부지모(天父地母) 사상 및 원래 둘씩 있던 해와 달을 화살로 쏘아 하나씩으로 만드는 일월조정 내용 및 꽃 피우기 시합이 중요한 신화소로 등장한다. 이 중 일월조정 내용은 <사양설화>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요소는 중국을 포함, 동북아시아 창세신화에 두루 나타나고 있어 아주 중요한 신화소라 할 수 있다. 인간 생명의 탄생, 죽음, 환생과 관련해서는 생불꽃, 환생꽃 등의 생명꽃과 이들이 피어 있는 곳인 서천꽃밭이 등장하는데, 서천꽃밭은 인간 생명에 대한 궁금증을 해명하고자 창조한 특별한 신화적 생명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남성신과 관련해서는 심부담적(尋父譚的) 요소, 즉 아버지 없는 가운데 태어난 아들이 15살이 되어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서사구조가 특징으로 나타나고, 고귀한 신분-기자치성에 의한 출생-기아-고난-공업-신으로의 좌정과 같은 영웅의 일대기 구조가 특히 여성신과 관련하여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리 무속신화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특징

수많은 마을 수호신에 관한 신화 및 조상신에 대한 신화가 있는 것은 우리 문화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제주도에는 이러한 현상이 현저하다. 당신화와 조상신에 관한 신화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적층되어 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의의

고대의 큰굿에서 구송되었던 무속신화들은 이후 우리나라의 전설, 민담, 고소설, 민요 등의 문학 작품을 이루는 소재적 원천이 되었다. <천지왕본풀이>, <초공본풀이>, <이공본풀이> 등에 나타난 심부담적 요소는 <주몽신화>를 비롯, 우리나라 문학사에 심부담이 하나의 중요한 서사 전통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영향을 주었다 할 수 있다. <이공본풀이>는 그 내용이 <지림사연기설화>, 『석보상절』 중의 안락국태자경, 고소설 「안락국전」과 상통하고 있어, 이들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특히 <지림사연기설화>는 석가모니의 본생담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본생담인 자타카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삼공본풀이>는 선학들에 의해 이미 <서동요>, <내 복에 산다>형 민담 및 <숯구이총각>과 같은 민담, 그리고 판소리 <심청가>, 고소설 「심청전」 등과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논의된 바 있다. 이 외에 <세경본풀이>는 <축영대설화>나 함경도의 <치원대 양산복>과 같은 서가무가, 고소설 「양산백전」과 그 내용이 일부 상통하고 있으며, <원천강본풀이>는 <구복여행>과 주인공이 되는 신의 성별만 바뀌어 있을 뿐 그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또한 고대의 큰굿 시 희생 제물 의식에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장본풀이>는 시집살이 민요와 서사구조가 일치한다. 우리 설화에 수없이 등장하고 있는 생명꽃 내용도 그 기원은 무속신화에 있었던 생명꽃 신화소와 밀접한 상관이 있을 것이다.

무속신화는 또한 민속 문화를 형성하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 <세경본풀이>를 보면, 우리의 세시 중 칠월 백중의 기원이 바로 우리 민족의 농경 기원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무속신화가 판소리의 선행 양식으로 존재했을 것이라는 학설은 이미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구연 형태와 서술 구조가 일치할 뿐 아니라 무녀나 광대가 같은 계층에 속해 있어 상호 유대 관계가 깊었기 때문이다.

무속신화는 이상과 같이 여러 분야에 걸쳐 우리 문화를 형성한 모태로 기능해 왔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무속신화는 한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막중하다. 무속신화가 가지는 이와 같은 위상이나 의의를 생각하면, 앞으로 여기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문헌

서사무가(서대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서사무가 바리공주 연구(홍태한, 민속원, 1998), 여인발복설화의 연구(김대숙, 한국설화문학연구, 1994), 제석본풀이 연구(서대석, 문학사상사, 1980),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큰굿 열두거리의 구조적 원형과 신화(이수자, 집문당,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