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설(合設)

한자명

合設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제례

집필자 김미영(金美榮)

정의

조상제사에서 고위考位와 비위妣位를 함께 모시고 지내는 방식.

내용

신주를 제사상에 모시는 것을 설위設位라고 하는데, 기일을 맞이한 분만 모시고 제사 지내는 것을 ‘단설單設’이라 하고, 기일에 상관없이 내외분을 함께 모시는 것을 ‘합설合設’이라고 한다. 즉, 고위의 제사에 비위를 함께 모시고, 비위의 제사에도 고위를 함께 모시는 것이다. 참고로 『가례家禮』에서는 “단지 하나의 신위만 설치한다.”라고 명시하였다. 왜냐하면, 기일은 상喪의 연속이므로 해당 조상만을 모시는 단설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한편, 퇴계退溪 이황李滉은 “기일에 한 분의 신위에만 제사 지내려 하는데,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 “내 생각도 그러하다. 다만, 중고中古시대에도 두 신위에 제사 지낸다는 설이 있었으니, 깊이 구애될 것은 없을 듯하다 . 그러므로 우리 집안에서는 전해오는 규례에 따라 두 신위에 제사 지낸다.”라고 하여 단설을 합당한 예로 인식하면서도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역시 “우리 집에서도 고위와 비위 두 신위를 설치했는데, 비록 그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지만 행한 지가 이미 오래이므로 고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합설의 사례 중에는 고위제사에 비위를 모셔오지만, 비위 때는 고위를 모셔오지 않는 경우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 퇴계 이황은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내는 것은 참으로 예禮가 아니다. 고위의 제사에 비위를 함께 제사 지냄은 그나마 무방하지만, 비위의 제사에 고위를 함께 제사 지낸다면 감히 존자尊者를 끌어온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는가? 우리 집안에서도 일찍이 이처럼 했지만, 내가 종자宗子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멋대로 고칠 수 없다. 다만, 내가 죽은 뒤에는 이런 풍습을 따르지 않도록 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반면,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은 “기일에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내는 것이 비록 주자의 뜻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선현들이 일찍 행했고, 율곡栗谷 또한 ‘두 신위에게 제사 지냄이 마음 편하다.’라고 했으니, 존자를 끌어온다는 혐의를 아마도 꼭 피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라고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여기서 ‘존자를 끌어온다.’라는 것은 “남자를 왕부王父에게 부祔할 때는 배위를 모시고, 여자를 왕모王母에게 부할 때는 배위를 모시지 않는다.”라는 『예기禮記』 문장의 주석에서 “존자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비자卑子에게 미칠 수 있지만, 비자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존자를 끌어올 수 없다.”라고 설명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처럼 단설과 합설에 대해 『가례家禮』를 비롯한 예서에서는 단설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실제 관행에서는 합설을 적지 않게 실행하였던 것 같다. 특히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속제俗祭」의 ‘대부사서인시향大夫士庶人時享’에서는 합설로 되어 있는데, 이 역시 당시의 상황을 잘 드러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은 “문공의 『가례』에서는 ‘기일에 한 신위만 설치한다.’라고 했으며, 정씨程氏의 제례에서는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낸다.’고 했으니, 두 예가禮家의 설이 같지 않다. 대개 한 신위만을 설치함은 ‘올바른 예[禮之正]’이고,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냄은 ‘인정人情에 근본을 둔 예[禮之本於情]’이다. 만약 죽은 이 섬기기를 산사람 섬기듯이 하고 자리를 펼 때에 궤几를 같이 놓는다는 뜻으로 미루어 보면, 예는 인정에 근본을 둔 것이니이 또한 그만둘 수 없는 점이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징 및 의의

『가례』를 비롯한 예서에서는 “기일은 상喪의 연속이기에 해당 조상만을 모셔온다.”라는 이유로 단설을 합당한 제사방식으로 규정했지만, 인정에 근본을 둔 예를 따르는 과정에서 합설合設도 실행되었다.

참고문헌

家禮, 國朝五禮儀, 禮 記, 유교의례의 전통과 상징(김미영, 민속원, 2010),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김미영 외, 민속원, 2012).

합설

합설
한자명

合設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제례

집필자 김미영(金美榮)

정의

조상제사에서 고위考位와 비위妣位를 함께 모시고 지내는 방식.

내용

신주를 제사상에 모시는 것을 설위設位라고 하는데, 기일을 맞이한 분만 모시고 제사 지내는 것을 ‘단설單設’이라 하고, 기일에 상관없이 내외분을 함께 모시는 것을 ‘합설合設’이라고 한다. 즉, 고위의 제사에 비위를 함께 모시고, 비위의 제사에도 고위를 함께 모시는 것이다. 참고로 『가례家禮』에서는 “단지 하나의 신위만 설치한다.”라고 명시하였다. 왜냐하면, 기일은 상喪의 연속이므로 해당 조상만을 모시는 단설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한편, 퇴계退溪 이황李滉은 “기일에 한 분의 신위에만 제사 지내려 하는데,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에 “내 생각도 그러하다. 다만, 중고中古시대에도 두 신위에 제사 지낸다는 설이 있었으니, 깊이 구애될 것은 없을 듯하다 . 그러므로 우리 집안에서는 전해오는 규례에 따라 두 신위에 제사 지낸다.”라고 하여 단설을 합당한 예로 인식하면서도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역시 “우리 집에서도 고위와 비위 두 신위를 설치했는데, 비록 그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지만 행한 지가 이미 오래이므로 고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합설의 사례 중에는 고위제사에 비위를 모셔오지만, 비위 때는 고위를 모셔오지 않는 경우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 퇴계 이황은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내는 것은 참으로 예禮가 아니다. 고위의 제사에 비위를 함께 제사 지냄은 그나마 무방하지만, 비위의 제사에 고위를 함께 제사 지낸다면 감히 존자尊者를 끌어온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는가? 우리 집안에서도 일찍이 이처럼 했지만, 내가 종자宗子가 아니기 때문에 감히 멋대로 고칠 수 없다. 다만, 내가 죽은 뒤에는 이런 풍습을 따르지 않도록 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반면,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은 “기일에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내는 것이 비록 주자의 뜻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선현들이 일찍 행했고, 율곡栗谷 또한 ‘두 신위에게 제사 지냄이 마음 편하다.’라고 했으니, 존자를 끌어온다는 혐의를 아마도 꼭 피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라고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여기서 ‘존자를 끌어온다.’라는 것은 “남자를 왕부王父에게 부祔할 때는 배위를 모시고, 여자를 왕모王母에게 부할 때는 배위를 모시지 않는다.”라는 『예기禮記』 문장의 주석에서 “존자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비자卑子에게 미칠 수 있지만, 비자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존자를 끌어올 수 없다.”라고 설명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처럼 단설과 합설에 대해 『가례家禮』를 비롯한 예서에서는 단설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실제 관행에서는 합설을 적지 않게 실행하였던 것 같다. 특히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속제俗祭」의 ‘대부사서인시향大夫士庶人時享’에서는 합설로 되어 있는데, 이 역시 당시의 상황을 잘 드러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은 “문공의 『가례』에서는 ‘기일에 한 신위만 설치한다.’라고 했으며, 정씨程氏의 제례에서는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낸다.’고 했으니, 두 예가禮家의 설이 같지 않다. 대개 한 신위만을 설치함은 ‘올바른 예[禮之正]’이고, 고위와 비위를 함께 제사 지냄은 ‘인정人情에 근본을 둔 예[禮之本於情]’이다. 만약 죽은 이 섬기기를 산사람 섬기듯이 하고 자리를 펼 때에 궤几를 같이 놓는다는 뜻으로 미루어 보면, 예는 인정에 근본을 둔 것이니이 또한 그만둘 수 없는 점이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징 및 의의

『가례』를 비롯한 예서에서는 “기일은 상喪의 연속이기에 해당 조상만을 모셔온다.”라는 이유로 단설을 합당한 제사방식으로 규정했지만, 인정에 근본을 둔 예를 따르는 과정에서 합설合設도 실행되었다.

참고문헌

家禮, 國朝五禮儀, 禮 記, 유교의례의 전통과 상징(김미영, 민속원, 2010),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김미영 외, 민속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