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단지(坛位)

세존단지

한자명

坛位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체

집필자 황경순(黃慶順)

정의

작은 단지 안에 곡물을 넣고 한지로 입구를 봉한 뒤 안방 시렁 위에 모셔놓는 세존의 신체.

내용

세존단지는 시준단지, 시주단지, 세존단지, 세존, 조상단지, 부루단지 등으로도 불린다. 세존은 성주와 더불어 집안을 다스리는 신이며, 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신이기도 하다. 세존단지에 쌀을 갈아 넣는 날에는 밖에서 죽은 귀신[客死]도 이 날 제사상에 모여서 먹고 간다고 한다. 이것은 곧 시준이 조상신적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세존의 성격은 삼신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불교적인 특성도 지니고 있다. 세존에 올리는 제상에는 밥, 콩나물, 두부, 과일, 정화수 등을 차린다. 생선을 포함해 육류는 올리지 않는다. 불교의 신인 부처님이므로 고기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금기 때문이다.

세존단지는 꼭 모셔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한 한 모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세존단지를 잘못 모시면 집안이 편안하지 않고 안 좋은 일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모시고 있다.

지역사례

경상북도에서는 세존이 대부분 단지 형태로 모셔진다. 세존단지 안에는 찐쌀을 넣으며, 농사를 지어 가을에 수확하면 단지 안의 쌀을 햅쌀로 갈아준다. 세존에게 올리는 상은 방바닥에 차린다. 좋은 일이 있거나 나쁜 일이 있을 때에는 간단히 비손하고, 설을 비롯한 명절 때에는 밥을 올린다. 단지 안의 묵은쌀은 밥을 지어 남을 주지 않고 가족끼리 먹는다. 단지 안의 쌀을 갈아 줄 때에는 상을 차리고 간단히 비손을 하기도 하지만 쌀만 갈아주고 비손만 하는 가정도 있다.

시주할매가 자손들에게 돈이나 재물을 주는데도 자손들이 이를 몰라서 사고가 나거나 아픈 사람이 생겨 재물이 나간다든지 하면 시주할매를 모셔서 앉힌다. 시주할매는 보통 안택을 할 때 앉힌다. 이때 의례를 하는 집에서는 부정이 끼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한다. 전에는 일주일 정도 정성을 들였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에서보다 굿당에서 안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주할매를 모시러 오는 당일에 부정이 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는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경주지역에서는 세존이 삼신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불교적 특성도 지니고 있다.

예전에는 방아절구를 사용하여 쌀을 찧었으나 지금은 집집마다 간이 방아가 있어서 편리해졌다. 세존단지에 갈아 넣을 쌀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디딜방아가 없는 가정에서는 절구에 찧어서 쌀을 갈아 넣었다. 쌀은 음력 시월의 손 없는 날을택하여 갈아 넣는다. 구월 구일 중구제사를 지낼 때에 세존단지의 쌀을 갈아 넣기도 한다.

세준(시준)은 집안의 조상으로서 윗대 할머니와 할아버지라고 하며 몇 대 조상인지 모를 만큼 오래된 조상이라고 한다. 조상신령이기 때문에 큰집에서 모시며, 신체는 쌀을 채운 단지이다. 그러나 단지를 모시지 않더라도 ‘공중시준’이라 하여 시준이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단지 안의 쌀은 10월에 일년 농사를 지어 깨끗하게 정성을 들이고 햅쌀로 갈아준다. 그리고 묵은쌀은 밥을 해서 먹는다.

설에는 세배를 받기 전에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히는 등 몸을 정갈히 한 뒤 세존에게도 떡국과 반찬을 장만하여 놓는다. 그런 다음 자손들에게도 절을 시킨다. 이는 제사를 모시기 전에 시준을 먼저 위하는 것이다. 추석에는 떡을 장만해서 시준 앞에 놓는다. 그러나 기제사 때에는 별도로 음식을 차리지 않는다. 최태조씨 댁에서는 시준단지의 쌀을 갈아주면 묵은쌀을 햅쌀과 섞어서 밥을 해먹는다고 한다. 이때는 국과 찌개도 하지 않고 다른 반찬도 하지 않으며, 오직 나무새(나물)만 해서 먹는다.

한 가정에서는 세존단지의 쌀을 갈고 묵은쌀로 밥을 해서 나무새와 물을 올리고 식구들끼리 밥을 먹었으나 지금은 쌀을 갈아주고 나서 밥을 하지 않고 물만 떠놓는다고 한다. 평소 외부에서 떡이나 음식이 들어오면 시준에게 먼저 갖다 놓았다가 먹는다.

청도지역에서는 세존을 시준단지라고 한다. 박영희씨 댁에서는 작은 방 구석에 선반을 달고 단지를 올려놓았다. 단지는 한지로 피봉을 하고 실타래를 올려놓았다. 이 실타래는 자손의 수명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시어머니가 모시던 것을 그대로 이어서 모시고 있다. 도중에 한 번 실타래를 바꾸어 주었다. 너무 오래되어 실타래가 더러워졌기 때문이다. 헌 실타래는 옷을 짓거나 이불을 꿰매는데 사용했다.

세준의 신령으로 죽은 남편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 남편이 살았을 때는 세준을 모시지 않았다. 세준은 큰집에서만 모시다가 큰집의 형님이 죽으면서 더 이상 세준을 모시지 않게 되어 형님의 옷가지 등을 태울 때 세준단지를 던져서 깨뜨렸고 그 안의 쌀도 태웠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죽은 뒤로 몸이 계속 아파서 ‘할배(백태순 보살)’가 세준을 모시면 좋다고 하여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세준을 모시면서 굿을 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 단지를 사와서 쌀을 넣었다. 처음에는 안방에 세준을 모셨으나 집을 고치면서 아들내외에게 안방물림을 하고 건넌방으로 옮기면서 세준도 함께 옮겼다.

성주군 벽진면 수촌2리의 한 가정에서는 현재 안방에 단지를 모시고 있다. 이를 시준단지라고 한다. 이 댁에서는 설에 떡국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별도로 단지 앞에 떡국을 올리지는 않는다. 제보자의 친정에서는 삼신단지를 모셨다. 단지에는 실타래를 두르고 고깔을 씌웠다고 한다. 시집을 왔을 때 시댁의 단지도 고깔을 씌웠기에 제보자는 삼신단지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보살이 시주할매라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보살을 초빙할 적에는 고깔을 접어서 씌우지만 보살이 오지 않을 때는 그냥 쌀만 갈아주고 피봉만 새로 한다.

보살에 따르면 시주할매는 여씨 집안의 윗대 어른이라고 한다. 제보자는 시주할매를 시증조모라고 여기고 있었다. 일년에 한 번 신수를 보러 가면 시주할매에 대해 “시주할매는 시집을 와서 자녀를 두지 못하고 남편이 후처를 두었는데 자기가 낳은 자손이 없으니까 제삿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웃줄에 앉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웃줄에 앉고 싶다는 것은 가정의 제일 위에 앉아서 혼이나마 어른 노릇을 해야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제보자가 시집을 왔을 때부터 모시던 단지가 시주할매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당시는 큰방 구석에 선반을 만들고 그 위에 단지를 모셨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새로 짓고 이사하면서 단지를 치웠다가 그 후 집안에 우환이 생기자 예전에 위하던 것을 다시 모시면 좋겠다 싶어 새로 모셨기 때문이다. 단지는 관음사 보살이 새로 모셔주었으며 이때 단지를 시주할매라고 일러주었다.

청도지역의 한 가정에서는 약 20년 전부터 세존단지를 모시고 있으며 그 전에 모시던 단지를 없앴다가 다시 모시기 시작했다. 세존을 다시 모시게 된 것은 조상을 모시면 좋다는 무당의 권유를 받아들여서이다. 단지 안에는 쌀이 들어 있으며, 여느 집들과는 달리 단지에 고깔을 씌워놓았다. 세존은 옛날 조상할매라고 하며 이 댁의 시준은 여느 집들과는 달리 신격이 구체적이다. 현재 모시는 시준은 4대할매라고 한다. 할매가 자손이 없이 죽었기 때문에 그 원한을 풀어드리고, 후손들이 잘되게 해달라는 의미에서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경남지역에서는 세존을 부루단지, 시준단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세존단지의 쌀은 일년에 한 번 갈아 넣는다. 쌀을 갈아 넣을 때는 밥, 과일, 나물 등을 준비해서 성주와 조앙 앞에도 바친다. 주로 음력 구월 구일에 갈아 넣지만 좋은 날을 잡아서 할 때도 있다. 지금은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손 없는 날을 잡아 쌀을 새로 사서 한다.

세존단지에 넣는 쌀은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다. 먼저 논에 가서 벼를 훑어와 바싹 말린 다음 쌀을 찧어내고, 이 쌀을 다시 볶는다. 쌀이 덜 마른 상태에서 단지에 넣으면 점이 생기는 등 변질이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쌀을 볶아서 넣어두면 일년 열두달 색깔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전북지역에서는 조상단지라고 한다. 집안에서 부녀자들이 조상을 모신다. 이 마을에서는 ‘지앙님네’, ‘지앙 모신다’고 부른다. 조상단지는 모시는 집이 따로 있다. 주로 장남 집에서 모시며, 간혹 점을 봐서 모시라고 하면 점쟁이의 말에 따라 집안에서 모시기도 한다.

조상단지는 작은 단지에 쌀을 담아 안방 시렁 위에 올려두는 형태로 모신다. 단지 안에는 쌀을 넣어둔 뒤 그 위를 한지로 덮고 다시 단지 뚜껑을 덮는다. 단지 안의 쌀은 매년 깨끗한 날을 받아 그해 수확한 첫 쌀로 가장 먼저 갈아놓는다. 쌀을 갈기 전에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안방 시렁 위에 단지를 올려두고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점쟁이가 단지를 모시면 집안이 좋다 해서 모시는 경우도 많다. 단지 안에는 쌀, 삼색 실, 글씨가 적힌 한지를 넣어두었다. 그리고 단지 입구를 백지로 덮고 그 위로 단지 뚜껑을 덮어 두었다.

조상단지는 집안 남자들이 만질 수 없고 어머니나 할머니만 다룰 수 있다. 조상단지는 한 개 내지 집안에 따라 두 개를 모시기도 한다.

단지는 매년 그해 올벼심리[올배심리]한 쌀을 넣어두고, 이어서 그해 처음 수확한 쌀을 넣어둔다. 쌀은 일년에 한 번 갈아놓는다. 갈 때 단지 안의 쌀을 모두 털어내지 않고 그 위에 쌀을 조금 얹어놓는 식이다.

전남 구례지역에서는 조상단지를 보통 재취로 들어가는 여자가 결혼할 때 가지고 온다. 남편의 전 부인을 위하는 것이다. 재취로 오는 여자는 시집오면서 작은 동우나 항아리에 쌀을 담아 안방구석이나 시렁에 얹어 놓고 “나 재취로 왔지만 나 잘 봐주쇼.”라고 빈다. 동우에는 쌀을 가득 담고 깨끗한 베로 덮어둔다. 쌀은 일년에 한 번, 보통 새 쌀이 나오는 시기인 추석 무렵에 갈아준다. 대개는 올벼심리를 할 때 함께하게 된다. 이렇게 모시는 조상단지는 자기 대에서만 모시고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조상단지를 모시는 방법도 가르쳐 주지 않고 혼자서만 몰래 모신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세존단지를 모실 때 방의 한쪽 구석에 선반을 들여서 모신다. 조그마한 단지에 고깔 3개를 접어서 씌워놓는다. 단지 안에는 쌀, 실을 넣어둔다. 단지 안에 넣어둔 쌀은 가을에 햇곡식이 나면 갈아주며, 그 안에 들어있는 쌀로 떡을 해먹는다. 시준단지만을 따로 위하지는 않으며, 안택할 때 한꺼번에 빌면서 위한다.

의의

세존은 가정마다 모시게 되는 배경이나 모시는 대상이 다르다. 세존을 모시게 되는 계기는 여성이 시집와서 시어머니가 모시던 것을 물려받은 것이다. 그러나, 점이나 굿을 통해 모셔오는 경우도 많다. 세존은 조상신이라고도 하며, 집안의 조상을 말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여러 명칭으로 불리었으며 성격도 다양하다. 지역에 따라 조상신과 같은 신격으로 보기도 하고, 조상신과 다른 신으로 여기기도 한다. 세존으로 모셔지는 신은 대부분 젊어서 죽은 사람이 많다. 따라서 조상단지, 즉 세존단지를 모시면서 죽은 조상을 위로한다고 한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2008)

세존단지

세존단지
한자명

坛位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체

집필자 황경순(黃慶順)

정의

작은 단지 안에 곡물을 넣고 한지로 입구를 봉한 뒤 안방 시렁 위에 모셔놓는 세존의 신체.

내용

세존단지는 시준단지, 시주단지, 세존단지, 세존, 조상단지, 부루단지 등으로도 불린다. 세존은 성주와 더불어 집안을 다스리는 신이며, 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신이기도 하다. 세존단지에 쌀을 갈아 넣는 날에는 밖에서 죽은 귀신[客死]도 이 날 제사상에 모여서 먹고 간다고 한다. 이것은 곧 시준이 조상신적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 세존의 성격은 삼신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불교적인 특성도 지니고 있다. 세존에 올리는 제상에는 밥, 콩나물, 두부, 과일, 정화수 등을 차린다. 생선을 포함해 육류는 올리지 않는다. 불교의 신인 부처님이므로 고기를 올려서는 안 된다는 금기 때문이다.

세존단지는 꼭 모셔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한 한 모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세존단지를 잘못 모시면 집안이 편안하지 않고 안 좋은 일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모시고 있다.

지역사례

경상북도에서는 세존이 대부분 단지 형태로 모셔진다. 세존단지 안에는 찐쌀을 넣으며, 농사를 지어 가을에 수확하면 단지 안의 쌀을 햅쌀로 갈아준다. 세존에게 올리는 상은 방바닥에 차린다. 좋은 일이 있거나 나쁜 일이 있을 때에는 간단히 비손하고, 설을 비롯한 명절 때에는 밥을 올린다. 단지 안의 묵은쌀은 밥을 지어 남을 주지 않고 가족끼리 먹는다. 단지 안의 쌀을 갈아 줄 때에는 상을 차리고 간단히 비손을 하기도 하지만 쌀만 갈아주고 비손만 하는 가정도 있다.

시주할매가 자손들에게 돈이나 재물을 주는데도 자손들이 이를 몰라서 사고가 나거나 아픈 사람이 생겨 재물이 나간다든지 하면 시주할매를 모셔서 앉힌다. 시주할매는 보통 안택을 할 때 앉힌다. 이때 의례를 하는 집에서는 부정이 끼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한다. 전에는 일주일 정도 정성을 들였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에서보다 굿당에서 안택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주할매를 모시러 오는 당일에 부정이 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을 갈아입는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경주지역에서는 세존이 삼신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불교적 특성도 지니고 있다.

예전에는 방아에 절구를 사용하여 쌀을 찧었으나 지금은 집집마다 간이 방아가 있어서 편리해졌다. 세존단지에 갈아 넣을 쌀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디딜방아가 없는 가정에서는 절구에 찧어서 쌀을 갈아 넣었다. 쌀은 음력 시월의 손 없는 날을택하여 갈아 넣는다. 구월 구일 중구제사를 지낼 때에 세존단지의 쌀을 갈아 넣기도 한다.

세준(시준)은 집안의 조상으로서 윗대 할머니와 할아버지라고 하며 몇 대 조상인지 모를 만큼 오래된 조상이라고 한다. 조상신령이기 때문에 큰집에서 모시며, 신체는 쌀을 채운 단지이다. 그러나 단지를 모시지 않더라도 ‘공중시준’이라 하여 시준이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단지 안의 쌀은 10월에 일년 농사를 지어 깨끗하게 정성을 들이고 햅쌀로 갈아준다. 그리고 묵은쌀은 밥을 해서 먹는다.

설에는 세배를 받기 전에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히는 등 몸을 정갈히 한 뒤 세존에게도 떡국과 반찬을 장만하여 놓는다. 그런 다음 자손들에게도 절을 시킨다. 이는 제사를 모시기 전에 시준을 먼저 위하는 것이다. 추석에는 떡을 장만해서 시준 앞에 놓는다. 그러나 기제사 때에는 별도로 음식을 차리지 않는다. 최태조씨 댁에서는 시준단지의 쌀을 갈아주면 묵은쌀을 햅쌀과 섞어서 밥을 해먹는다고 한다. 이때는 국과 찌개도 하지 않고 다른 반찬도 하지 않으며, 오직 나무새(나물)만 해서 먹는다.

한 가정에서는 세존단지의 쌀을 갈고 묵은쌀로 밥을 해서 나무새와 물을 올리고 식구들끼리 밥을 먹었으나 지금은 쌀을 갈아주고 나서 밥을 하지 않고 물만 떠놓는다고 한다. 평소 외부에서 떡이나 음식이 들어오면 시준에게 먼저 갖다 놓았다가 먹는다.

청도지역에서는 세존을 시준단지라고 한다. 박영희씨 댁에서는 작은 방 구석에 선반을 달고 단지를 올려놓았다. 단지는 한지로 피봉을 하고 실타래를 올려놓았다. 이 실타래는 자손의 수명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시어머니가 모시던 것을 그대로 이어서 모시고 있다. 도중에 한 번 실타래를 바꾸어 주었다. 너무 오래되어 실타래가 더러워졌기 때문이다. 헌 실타래는 옷을 짓거나 이불을 꿰매는데 사용했다.

세준의 신령으로 죽은 남편을 모시는 경우도 있다. 남편이 살았을 때는 세준을 모시지 않았다. 세준은 큰집에서만 모시다가 큰집의 형님이 죽으면서 더 이상 세준을 모시지 않게 되어 형님의 옷가지 등을 태울 때 세준단지를 던져서 깨뜨렸고 그 안의 쌀도 태웠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죽은 뒤로 몸이 계속 아파서 ‘할배(백태순 보살)’가 세준을 모시면 좋다고 하여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세준을 모시면서 굿을 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 단지를 사와서 쌀을 넣었다. 처음에는 안방에 세준을 모셨으나 집을 고치면서 아들내외에게 안방물림을 하고 건넌방으로 옮기면서 세준도 함께 옮겼다.

성주군 벽진면 수촌2리의 한 가정에서는 현재 안방에 단지를 모시고 있다. 이를 시준단지라고 한다. 이 댁에서는 설에 떡국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별도로 단지 앞에 떡국을 올리지는 않는다. 제보자의 친정에서는 삼신단지를 모셨다. 단지에는 실타래를 두르고 고깔을 씌웠다고 한다. 시집을 왔을 때 시댁의 단지도 고깔을 씌웠기에 제보자는 삼신단지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보살이 시주할매라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보살을 초빙할 적에는 고깔을 접어서 씌우지만 보살이 오지 않을 때는 그냥 쌀만 갈아주고 피봉만 새로 한다.

보살에 따르면 시주할매는 여씨 집안의 윗대 어른이라고 한다. 제보자는 시주할매를 시증조모라고 여기고 있었다. 일년에 한 번 신수를 보러 가면 시주할매에 대해 “시주할매는 시집을 와서 자녀를 두지 못하고 남편이 후처를 두었는데 자기가 낳은 자손이 없으니까 제삿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고 웃줄에 앉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웃줄에 앉고 싶다는 것은 가정의 제일 위에 앉아서 혼이나마 어른 노릇을 해야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제보자가 시집을 왔을 때부터 모시던 단지가 시주할매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당시는 큰방 구석에 선반을 만들고 그 위에 단지를 모셨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새로 짓고 이사하면서 단지를 치웠다가 그 후 집안에 우환이 생기자 예전에 위하던 것을 다시 모시면 좋겠다 싶어 새로 모셨기 때문이다. 단지는 관음사 보살이 새로 모셔주었으며 이때 단지를 시주할매라고 일러주었다.

청도지역의 한 가정에서는 약 20년 전부터 세존단지를 모시고 있으며 그 전에 모시던 단지를 없앴다가 다시 모시기 시작했다. 세존을 다시 모시게 된 것은 조상을 모시면 좋다는 무당의 권유를 받아들여서이다. 단지 안에는 쌀이 들어 있으며, 여느 집들과는 달리 단지에 고깔을 씌워놓았다. 세존은 옛날 조상할매라고 하며 이 댁의 시준은 여느 집들과는 달리 신격이 구체적이다. 현재 모시는 시준은 4대할매라고 한다. 할매가 자손이 없이 죽었기 때문에 그 원한을 풀어드리고, 후손들이 잘되게 해달라는 의미에서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경남지역에서는 세존을 부루단지, 시준단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세존단지의 쌀은 일년에 한 번 갈아 넣는다. 쌀을 갈아 넣을 때는 밥, 과일, 나물 등을 준비해서 성주와 조앙 앞에도 바친다. 주로 음력 구월 구일에 갈아 넣지만 좋은 날을 잡아서 할 때도 있다. 지금은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손 없는 날을 잡아 쌀을 새로 사서 한다.

세존단지에 넣는 쌀은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다. 먼저 논에 가서 벼를 훑어와 바싹 말린 다음 쌀을 찧어내고, 이 쌀을 다시 볶는다. 쌀이 덜 마른 상태에서 단지에 넣으면 점이 생기는 등 변질이 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쌀을 볶아서 넣어두면 일년 열두달 색깔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전북지역에서는 조상단지라고 한다. 집안에서 부녀자들이 조상을 모신다. 이 마을에서는 ‘지앙님네’, ‘지앙 모신다’고 부른다. 조상단지는 모시는 집이 따로 있다. 주로 장남 집에서 모시며, 간혹 점을 봐서 모시라고 하면 점쟁이의 말에 따라 집안에서 모시기도 한다.

조상단지는 작은 단지에 쌀을 담아 안방 시렁 위에 올려두는 형태로 모신다. 단지 안에는 쌀을 넣어둔 뒤 그 위를 한지로 덮고 다시 단지 뚜껑을 덮는다. 단지 안의 쌀은 매년 깨끗한 날을 받아 그해 수확한 첫 쌀로 가장 먼저 갈아놓는다. 쌀을 갈기 전에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안방 시렁 위에 단지를 올려두고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점쟁이가 단지를 모시면 집안이 좋다 해서 모시는 경우도 많다. 단지 안에는 쌀, 삼색 실, 글씨가 적힌 한지를 넣어두었다. 그리고 단지 입구를 백지로 덮고 그 위로 단지 뚜껑을 덮어 두었다.

조상단지는 집안 남자들이 만질 수 없고 어머니나 할머니만 다룰 수 있다. 조상단지는 한 개 내지 집안에 따라 두 개를 모시기도 한다.

단지는 매년 그해 올벼심리[올배심리]한 쌀을 넣어두고, 이어서 그해 처음 수확한 쌀을 넣어둔다. 쌀은 일년에 한 번 갈아놓는다. 갈 때 단지 안의 쌀을 모두 털어내지 않고 그 위에 쌀을 조금 얹어놓는 식이다.

전남 구례지역에서는 조상단지를 보통 재취로 들어가는 여자가 결혼할 때 가지고 온다. 남편의 전 부인을 위하는 것이다. 재취로 오는 여자는 시집오면서 작은 동우나 항아리에 쌀을 담아 안방구석이나 시렁에 얹어 놓고 “나 재취로 왔지만 나 잘 봐주쇼.”라고 빈다. 동우에는 쌀을 가득 담고 깨끗한 베로 덮어둔다. 쌀은 일년에 한 번, 보통 새 쌀이 나오는 시기인 추석 무렵에 갈아준다. 대개는 올벼심리를 할 때 함께하게 된다. 이렇게 모시는 조상단지는 자기 대에서만 모시고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조상단지를 모시는 방법도 가르쳐 주지 않고 혼자서만 몰래 모신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세존단지를 모실 때 방의 한쪽 구석에 선반을 들여서 모신다. 조그마한 단지에 고깔 3개를 접어서 씌워놓는다. 단지 안에는 쌀, 실을 넣어둔다. 단지 안에 넣어둔 쌀은 가을에 햇곡식이 나면 갈아주며, 그 안에 들어있는 쌀로 떡을 해먹는다. 시준단지만을 따로 위하지는 않으며, 안택할 때 한꺼번에 빌면서 위한다.

의의

세존은 가정마다 모시게 되는 배경이나 모시는 대상이 다르다. 세존을 모시게 되는 계기는 여성이 시집와서 시어머니가 모시던 것을 물려받은 것이다. 그러나, 점이나 굿을 통해 모셔오는 경우도 많다. 세존은 조상신이라고도 하며, 집안의 조상을 말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여러 명칭으로 불리었으며 성격도 다양하다. 지역에 따라 조상신과 같은 신격으로 보기도 하고, 조상신과 다른 신으로 여기기도 한다. 세존으로 모셔지는 신은 대부분 젊어서 죽은 사람이 많다. 따라서 조상단지, 즉 세존단지를 모시면서 죽은 조상을 위로한다고 한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