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동국세시기

한자명

東國歲時記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자료

집필자 상기숙(尙基淑)

정의

조선시대 정조․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정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세시풍속을 월별로 서술한 세시풍속지.

내용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윤월을 포함한 세시풍속을 기록하였다. 정월은 원일(元日), 입춘(立春), 인일(人日), 상해일(上亥日)․상자일(上子日), 묘일(卯日)․사일(巳日), 보름날(上元), 월내 등 7항목이다. 2월은 초하루(朔日)와 월내로 2개 항목이며 3월은 삼짇날(三日), 청명(淸明), 한식(寒食), 월내로 4개 항목이다. 4월은 초파일(初八日)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5월도 단오(端午)와 월내로 2개 항목이다. 6월은 유두(流頭), 삼복(三伏), 월내로 3개 항목이며 7월은 칠석(七夕), 중원(中元), 월내로 3개 항목이다. 8월은 추석(秋夕)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9월은 중양절(九日)로 1개 항목이다. 10월은 오일(午日)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11월은 동지(冬至)와 월내로 2개 항목이다. 12월은 납일(臘), 섣달그믐날 밤(除夕), 월내로 3개 항목이며 윤달(閏月)은 1개 항목이다. 모두 23개 항목으로 월내까지 포함하면 34개 항목이다. 그 중 정월은 7개 항목으로 가장 많은 세시풍속을 언급하였고 다음은 3월로 4개 항목이다.

명절의 월일을 살펴보면 1월 1일, 1월 7일, 1월 15일, 2월 1일, 3월 3일, 4월 8일, 5월 5일, 6월 15일, 7월 7일, 7월 15일, 8월 15일, 9월 9일 등 기수일(奇數日)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항목마다 대부분 중국의 세시풍속 관련 문헌과 시를 인용했다. 그 수량은 약 56종으로 저자와 내용을 밝혔다. 그 외 중국의 전통풍속 및 속언 등을 들었다. 한국 문헌의 인용은 약 9종에 불과하며 지역의 세시풍속을 소개할 때는 특히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을 두루 인용하였다. 지역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 한국 전역의 세시풍속을 소개하였고 계층은 왕실․경사대부에서 서민(농촌․산촌․어촌)까지 망라한다. 세시풍속의 내용은 월별로 보면 해를 시작하는 정월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국세시기』에서 다룬 세시풍속은 약 300여 조이며 주제별로 약술하면 다음과 같다.

농사는 23개 조이며 정월이 15조로 가장 많다. 주로 그해 농사의 시작과 풍흉을 점친다. 정월엔 윷점, 보리뿌리점, 기곡제(祈穀祭), 쥐 태우는 불〔燻鼠火〕, 벼 낟가리〔禾積〕, 과일나무 시집보내기〔嫁樹〕, 나무그림자점, 달빛점, 용알건지기〔撈龍卵〕, 달불이〔月滋〕, 횃불싸움〔炬戰〕․줄다리기〔絜河戱〕․수레싸움〔車戰〕․칡으로 하는 줄다리기〔葛戰〕가 있다. 2월 1일은 노비일로 농사를 시작하고 6일에 삼성점(參星占)을 치며, 20일엔 비가 오거나 흐려도 그 해 풍년이 든다. 청명에는 봄갈이를 시작하고, 한식에는 채마전(菜麻田)에 파종을 시작한다. 단오에 대추나무를 시집보내고, 5월 10일은 태종의 제삿날로 태종우(太宗雨)가 내려 가뭄을 해소한다.

신앙(祭祀․祭神)은 37개 조이며 정월이 14조로 가장 많다. 유가의 예제에 따라 조상과 신에게 제사하고 기복하는데, 민간신앙과 불교신앙을 바탕으로 한다. 정월에 차례, 세배, 문안비, 청참(聽讖), 오행점, 윷점, 안택고사(安宅告祀), 토정비결, 동제(洞祭)를 거행한다. 2월 1일 영등제(靈燈祭), 초신제(招神祭: 然燈)를 올린다. 3월 3일에는 용왕당․삼신당에서 기자(祈子)하며, 한식에 절사(節祀: 설날․한식․단오․추석 명절에 술․과일․포․젓․떡․면․탕․부침개 등 음식을 바쳐서 제사함)하고 봉분개수․사초․식목한다. 4월 초파일에는 등불을 켜는 등석(燈夕: 燃燈會․觀燈)으로 호기(呼旗: 어린아이들이 종이를 잘라 깃발처럼 장대에 매달고 서울 거리를 활보하면서 쌀과 포목을 얻어 그날 비용으로 씀)와 웅산신당제(熊山神堂祭)를 거행하며 중원절에 우란분회(盂蘭盆會: 目連尊者故事)와 조상제를 올린다. 추석에는 성묘하고 조상제를 지내며, 10월 오일(上午․戊午日)에는 말의 건강을 위해 제신(祭神: 馬禱故事)하고 성주신을 맞이해 안택고사(生氣福德)를 지낸다. 납일(臘日)에는 조상제를 지내며 제석에는 묵은세배(舊歲拜), 윷점, 풍어제를 거행한다. 윤달에는 여자들이 사찰에서 탑돌이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기양(祈禳)은 28개 조이며 정월이 18조로 가장 많다.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주제로 재액․귀신․역질(災厄․鬼神․疫疾) 등에 대한 액풀이와 액막이를 한다. 특히 어린아이의 질병에 대한 내용이 많다. 정월 원일 세화(歲畫: 門排), 삼재(三災)에 세 마리 매를 그려 문설주에 붙이고, 덕담(德談), 빗접 머리카락 태우기〔燒髮〕, 나희(儺戲: 花盤)를 행한다. 입춘에 춘첩자(春帖子)․춘련(春聯: 春祝)을 걸고 『은중경(恩重經)』 진언(眞言)과 문신(門神)인 신도(神荼)․울루(鬱壘)를 써 붙인다. 상묘일에는 새로 뽑은 무명실(兎絲)을 몸에 찬다. 보름날 아이들이 제웅치기놀이〔打芻戱〕를 하고, 겨울부터 나무 조롱박〔木葫蘆: 靑․紅․黃色〕세 개를 몸에 차고 다니다가 보름 전날 밤 몰래 길에다 버린다. 그 외 부럼깨물기〔嚼癤: 固齒之方〕, 귀밝이술〔牑聾酒〕, 연날리기, 안택경, 다리밟기〔踏橋〕를 행한다. 단오에는 익모초(益母草)․진득찰〔豨薟〕을 뜯어서 볕에 말려 약으로 쓰며, 창포물로 목욕하고 단오부적을 만든다. 6월 유두일에는 유두연(流頭宴)을 열고 계음(禊飮: 東流頭沐浴)하며, 유두면(流頭麵)을 몸에 차거나 문설주에 걸어둔다. 동지에는 팥죽을 문에 뿌려 축귀(逐鬼)하고, 납일에는 어린아이에게 참새를 먹여 천연두를 예방한다. 제석에는 나희〔靑壇〕로 제액한다.

금기는 16개 조이며 정월이 11조로 가장 많다. 특히 정초에는 여자들의 외출을 금하며 상묘일에는 남의 식구와 나무로 만든 그릇을 들이지 않는다. 상사일에는 이발하지 않아 뱀을 예방한다. 정월 자(子)․진(辰)․오(午)․해(亥)일과 상현․하현일에 근신하고 8일은 패일(敗日)로 남자들의 외출을 금한다. 5․14․23일은 임금의 소용일(所用日)인 3패일이므로 근신한다. 2월 1일에서 15일이나 20일까지 사람을 꺼려 만나지 않고, 월내 행사로 배를 타지 않는다. 3월엔 회색 뱀〔遮歸神〕을 죽이지 않고, 5월엔 신일(辛日)을 피해 장을 담근다. 10월 병오(丙午)일은 병(病)과 음이 같으므로 피하고 무오(戊午)일을 가장 길하게 여긴다.

속신․속담은 17개 조이며 정월이 9조로 가장 많다. 주로 건강과 재물을 기원한다. 보름날 새벽에 종각 네거리의 흙을 몰래 파와 집 네 귀퉁이나 부뚜막에 바른다. 이는 재물을 구함이다. 매서(賣暑)․매곤(賣困)과 시전(市廛)은 모충일(毛蟲日), 특히 인일(寅日)에 열면 상업이 번창한다. 10월 20일 뱃사공은 손석풍(孫石風: 손돌전설)을 경계하고, 납일에 온 눈의 녹은 물을 약으로 쓰며 제석에 수세(守歲)한다. 윤달은 부정이나 액이 없는 달로 혼례(婚禮)를 치르거나 수의(壽衣)를 짓는 등 매사에 거리낌이 없다.

의복․장식(粧飾)은 8개 조로 『동국세시기』에서 가장 적게 언급된 부분이다. 원일에 설빔〔歲粧〕을 입고, 상해일에는 여자들이 콩가루로 세수하면 얼굴이 하얘진다. 4월에는 여자와 아이들이 백반으로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인다. 5월에는 남녀가 창포탕(菖蒲湯)으로 세수하고 단오장(端午粧)을 입어 제액한다. 7월 칠석에는 햇볕에 책과 옷을 말린다.

시절음식은 74개 조로 『동국세시기』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으며, 3월이 16조로 가장 많고 다음은 정월로 11조이다. 각 명절을 대표하는 시절음식으로서 다양하고 풍성하다. 우선 제사에 올린 후 가족친지가 함께 먹으며 재액을 예방하고 몸을 보양한다.

『동국세시기』의 주요 내용은 그해 농사의 시작과 풍흉을 점치고, 유가의 예제(禮制)와 민간신앙(民間信仰)을 바탕으로 조상과 신에게 제사하며 기복(祈福)하는데, 특히 불교적 성격이 강하다. 재액에 대한 액풀이․액막이는 특히 역질에 있어서 어린아이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금기는 정월에 집중되어 있으며 여자의 출입을 꺼린다. 속신․속담은 대부분 재물과 건강에 대한 기원이다. 의복․장식은 주로 어린아이 및 여성과 관련 있으며 미용과 제액(除厄)을 목적으로 한다. 시절음식은 제사에 올린 후 가족친지가 함께 모여 즐기면서 먹으며, 몸을 보양하고 재액을 예방․퇴치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국세시기』의 저자 홍석모는 조선 후기 명문가 풍산(豊山) 홍씨로 어릴 때부터 영민하였고 순조15년(1815) 음사(蔭仕)로 벼슬길에 올랐다. 저작 시기는 이자유(李子有)의 서문이 헌종15년(1849) 9월 13일에 씌어진 것으로 보아 1849년 경으로 추정된다. 『동국세시기』 판본은 현재 두 가지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1911년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 발간의 연활자본(鉛活字本)이다. 순조 때 완성된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와 정조 때 완성된 유득공(柳得恭)의 『경도잡지(京都雜志)』를 합편(合編)한 것이다. 이 중 『동국세시기』는 헌종 때로 제일 나중에 쓰여 졌으며 내용이 가장 세밀하고 분량도 많다. 다른 하나는 필사본으로 원사본(原寫本)인 홍석모의 증손 홍승경(洪承敬)의 기증본으로 연세대학교에 소장되어 있다. 1책 42장이며 크기는 31×20.5㎝이다. 광문회본은 원사본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오․탈자가 발견된다.

『동국세시기』는 매달의 풍속을 왕실, 양반, 서민의 순서로 정월부터 12월까지 윤달을 포함하여 1년간의 행사를 기술하였고, 매달 끝 부분 날짜가 분명하지 않은 풍속은 월내(月內)라는 항목을 두어 다루었다.

『동국세시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지승람(輿地勝覽)』(『동국여지승람』의 약칭)을 자주 인용하였다. 『여지승람』은 조선조 성종의 명을 받들어 노사신(盧思愼) 등이 『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를 본 떠 조선 각 도의 지리․풍속 및 그 밖의 특기할 만한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동국세시기』에서 인용한 『여지승람』은 중종25년(1530) 증보(增補)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전 55권)이다. 둘째 특히 『경도잡지』 제2권 세시편을 모태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두 책의 체재가 유사하며 『경도잡지』의 오류가 『동국세시기』에 그대로 전재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서울을 포함해 각 지방의 풍속을 골고루 소개했다. 넷째 시절음식, 유희, 점풍(占風) 및 주술적 풍속에 대한 기술이 풍부하다. 다섯째 성주․문신․우마신(牛馬神) 등 가정신을 포함하여 입춘축, 안택고사, 부적, 액풀이, 액막이 등을 기술한 가정신앙의 보고(寶庫)이다. 여섯째 중국의 다양한 세시 관련 전적, 특히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를 가장 많이 인용하였다. 일곱째 우리나라 세시풍속 연구의 중요한 기본문헌으로 활용된다.

상술한 바와 같이 『동국세시기』는 『동국여지승람』을 자주 인용한 바 1530년 증보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양서(兩書) 편찬시기의 간격이 무려 300년을 넘으므로 이 기간에 벌어진 풍속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조선시대 후기 이전에 이미 사라진 풍속도 등장하고 있어 이를 무심코 인용하다 보면 당대의 풍속으로 여기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또한 자주 인용한 중국 최초의 세시기인 『형초세시기』와 비교해 보면 형식에 있어 모두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윤월을 포함하여 세시풍속을 기록하였다. 명절의 명칭과 행사 및 성격도 대동소이함을 보인다. 기수를 중시하고 해〔歲〕를 시작하는 정월의 행사가 가장 풍성한 것도 일치한다. 『형초세시기』는 항목마다 중국 고금의 민속 관련 문헌 90여 권을 들어 인용하였다. 『동국세시기』 역시 『형초세시기』를 포함해 50여 권의 중국민속 관련 문헌과 시, 전통풍속과 속언 등을 인용하였는데 상당 부분 견강부회(牽强附會)하다는 비평을 면치 못한다. 즉 모화사상에 젖어 우리 민속의 기원을 억지로 중국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연원을 찾아 그 변화 발전과정을 탐구한 것은 학자로서 매우 성실한 자세라고 평가된다.

참고문헌

한국민속대관 4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朝鮮歲時記 (홍석모 외 저, 이석호 역, 동문선, 1991), 荊楚歲時記 (宗懍 저, 상기숙 역주, 집문당, 1996), 동국세시기와 형초세시기의 세시풍속 비교 (상기숙, 동방학, 한서대학교 동양고전연구소, 1997), 역주 동국세시기 (과학원 고전연구실, 한국문화사, 1999), 동국세시기의 기술태도와 특징-경도잡지, 열양세시기와의 비교를 통하여 (장장식, 한국의 민속과 문화,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199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2), 東國歲時記, 조선대세시기Ⅲ (정승모 책임번역 및 해제, 국립민속박물관, 2007)

동국세시기

동국세시기
한자명

東國歲時記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자료

집필자 상기숙(尙基淑)

정의

조선시대 정조․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정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세시풍속을 월별로 서술한 세시풍속지.

내용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윤월을 포함한 세시풍속을 기록하였다. 정월은 원일(元日), 입춘(立春), 인일(人日), 상해일(上亥日)․상자일(上子日), 묘일(卯日)․사일(巳日), 보름날(上元), 월내 등 7항목이다. 2월은 초하루(朔日)와 월내로 2개 항목이며 3월은 삼짇날(三日), 청명(淸明), 한식(寒食), 월내로 4개 항목이다. 4월은 초파일(初八日)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5월도 단오(端午)와 월내로 2개 항목이다. 6월은 유두(流頭), 삼복(三伏), 월내로 3개 항목이며 7월은 칠석(七夕), 중원(中元), 월내로 3개 항목이다. 8월은 추석(秋夕)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9월은 중양절(九日)로 1개 항목이다. 10월은 오일(午日)과 월내로 2개 항목이며 11월은 동지(冬至)와 월내로 2개 항목이다. 12월은 납일(臘), 섣달그믐날 밤(除夕), 월내로 3개 항목이며 윤달(閏月)은 1개 항목이다. 모두 23개 항목으로 월내까지 포함하면 34개 항목이다. 그 중 정월은 7개 항목으로 가장 많은 세시풍속을 언급하였고 다음은 3월로 4개 항목이다.

명절의 월일을 살펴보면 1월 1일, 1월 7일, 1월 15일, 2월 1일, 3월 3일, 4월 8일, 5월 5일, 6월 15일, 7월 7일, 7월 15일, 8월 15일, 9월 9일 등 기수일(奇數日)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항목마다 대부분 중국의 세시풍속 관련 문헌과 시를 인용했다. 그 수량은 약 56종으로 저자와 내용을 밝혔다. 그 외 중국의 전통풍속 및 속언 등을 들었다. 한국 문헌의 인용은 약 9종에 불과하며 지역의 세시풍속을 소개할 때는 특히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을 두루 인용하였다. 지역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 한국 전역의 세시풍속을 소개하였고 계층은 왕실․경사대부에서 서민(농촌․산촌․어촌)까지 망라한다. 세시풍속의 내용은 월별로 보면 해를 시작하는 정월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국세시기』에서 다룬 세시풍속은 약 300여 조이며 주제별로 약술하면 다음과 같다.

농사는 23개 조이며 정월이 15조로 가장 많다. 주로 그해 농사의 시작과 풍흉을 점친다. 정월엔 윷점, 보리뿌리점, 기곡제(祈穀祭), 쥐 태우는 불〔燻鼠火〕, 벼 낟가리〔禾積〕, 과일나무 시집보내기〔嫁樹〕, 나무그림자점, 달빛점, 용알건지기〔撈龍卵〕, 달불이〔月滋〕, 횃불싸움〔炬戰〕․줄다리기〔絜河戱〕․수레싸움〔車戰〕․칡으로 하는 줄다리기〔葛戰〕가 있다. 2월 1일은 노비일로 농사를 시작하고 6일에 삼성점(參星占)을 치며, 20일엔 비가 오거나 흐려도 그 해 풍년이 든다. 청명에는 봄갈이를 시작하고, 한식에는 채마전(菜麻田)에 파종을 시작한다. 단오에 대추나무를 시집보내고, 5월 10일은 태종의 제삿날로 태종우(太宗雨)가 내려 가뭄을 해소한다.

신앙(祭祀․祭神)은 37개 조이며 정월이 14조로 가장 많다. 유가의 예제에 따라 조상과 신에게 제사하고 기복하는데, 민간신앙과 불교신앙을 바탕으로 한다. 정월에 차례, 세배, 문안비, 청참(聽讖), 오행점, 윷점, 안택고사(安宅告祀), 토정비결, 동제(洞祭)를 거행한다. 2월 1일 영등제(靈燈祭), 초신제(招神祭: 然燈)를 올린다. 3월 3일에는 용왕당․삼신당에서 기자(祈子)하며, 한식에 절사(節祀: 설날․한식․단오․추석 명절에 술․과일․포․젓․떡․면․탕․부침개 등 음식을 바쳐서 제사함)하고 봉분개수․사초․식목한다. 4월 초파일에는 등불을 켜는 등석(燈夕: 燃燈會․觀燈)으로 호기(呼旗: 어린아이들이 종이를 잘라 깃발처럼 장대에 매달고 서울 거리를 활보하면서 쌀과 포목을 얻어 그날 비용으로 씀)와 웅산신당제(熊山神堂祭)를 거행하며 중원절에 우란분회(盂蘭盆會: 目連尊者故事)와 조상제를 올린다. 추석에는 성묘하고 조상제를 지내며, 10월 오일(上午․戊午日)에는 말의 건강을 위해 제신(祭神: 馬禱故事)하고 성주신을 맞이해 안택고사(生氣福德)를 지낸다. 납일(臘日)에는 조상제를 지내며 제석에는 묵은세배(舊歲拜), 윷점, 풍어제를 거행한다. 윤달에는 여자들이 사찰에서 탑돌이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기양(祈禳)은 28개 조이며 정월이 18조로 가장 많다.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주제로 재액․귀신․역질(災厄․鬼神․疫疾) 등에 대한 액풀이와 액막이를 한다. 특히 어린아이의 질병에 대한 내용이 많다. 정월 원일 세화(歲畫: 門排), 삼재(三災)에 세 마리 매를 그려 문설주에 붙이고, 덕담(德談), 빗접 머리카락 태우기〔燒髮〕, 나희(儺戲: 花盤)를 행한다. 입춘에 춘첩자(春帖子)․춘련(春聯: 春祝)을 걸고 『은중경(恩重經)』 진언(眞言)과 문신(門神)인 신도(神荼)․울루(鬱壘)를 써 붙인다. 상묘일에는 새로 뽑은 무명실(兎絲)을 몸에 찬다. 보름날 아이들이 제웅치기놀이〔打芻戱〕를 하고, 겨울부터 나무 조롱박〔木葫蘆: 靑․紅․黃色〕세 개를 몸에 차고 다니다가 보름 전날 밤 몰래 길에다 버린다. 그 외 부럼깨물기〔嚼癤: 固齒之方〕, 귀밝이술〔牑聾酒〕, 연날리기, 안택경, 다리밟기〔踏橋〕를 행한다. 단오에는 익모초(益母草)․진득찰〔豨薟〕을 뜯어서 볕에 말려 약으로 쓰며, 창포물로 목욕하고 단오부적을 만든다. 6월 유두일에는 유두연(流頭宴)을 열고 계음(禊飮: 東流頭沐浴)하며, 유두면(流頭麵)을 몸에 차거나 문설주에 걸어둔다. 동지에는 팥죽을 문에 뿌려 축귀(逐鬼)하고, 납일에는 어린아이에게 참새를 먹여 천연두를 예방한다. 제석에는 나희〔靑壇〕로 제액한다.

금기는 16개 조이며 정월이 11조로 가장 많다. 특히 정초에는 여자들의 외출을 금하며 상묘일에는 남의 식구와 나무로 만든 그릇을 들이지 않는다. 상사일에는 이발하지 않아 뱀을 예방한다. 정월 자(子)․진(辰)․오(午)․해(亥)일과 상현․하현일에 근신하고 8일은 패일(敗日)로 남자들의 외출을 금한다. 5․14․23일은 임금의 소용일(所用日)인 3패일이므로 근신한다. 2월 1일에서 15일이나 20일까지 사람을 꺼려 만나지 않고, 월내 행사로 배를 타지 않는다. 3월엔 회색 뱀〔遮歸神〕을 죽이지 않고, 5월엔 신일(辛日)을 피해 장을 담근다. 10월 병오(丙午)일은 병(病)과 음이 같으므로 피하고 무오(戊午)일을 가장 길하게 여긴다.

속신․속담은 17개 조이며 정월이 9조로 가장 많다. 주로 건강과 재물을 기원한다. 보름날 새벽에 종각 네거리의 흙을 몰래 파와 집 네 귀퉁이나 부뚜막에 바른다. 이는 재물을 구함이다. 매서(賣暑)․매곤(賣困)과 시전(市廛)은 모충일(毛蟲日), 특히 인일(寅日)에 열면 상업이 번창한다. 10월 20일 뱃사공은 손석풍(孫石風: 손돌전설)을 경계하고, 납일에 온 눈의 녹은 물을 약으로 쓰며 제석에 수세(守歲)한다. 윤달은 부정이나 액이 없는 달로 혼례(婚禮)를 치르거나 수의(壽衣)를 짓는 등 매사에 거리낌이 없다.

의복․장식(粧飾)은 8개 조로 『동국세시기』에서 가장 적게 언급된 부분이다. 원일에 설빔〔歲粧〕을 입고, 상해일에는 여자들이 콩가루로 세수하면 얼굴이 하얘진다. 4월에는 여자와 아이들이 백반으로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인다. 5월에는 남녀가 창포탕(菖蒲湯)으로 세수하고 단오장(端午粧)을 입어 제액한다. 7월 칠석에는 햇볕에 책과 옷을 말린다.

시절음식은 74개 조로 『동국세시기』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으며, 3월이 16조로 가장 많고 다음은 정월로 11조이다. 각 명절을 대표하는 시절음식으로서 다양하고 풍성하다. 우선 제사에 올린 후 가족친지가 함께 먹으며 재액을 예방하고 몸을 보양한다.

『동국세시기』의 주요 내용은 그해 농사의 시작과 풍흉을 점치고, 유가의 예제(禮制)와 민간신앙(民間信仰)을 바탕으로 조상과 신에게 제사하며 기복(祈福)하는데, 특히 불교적 성격이 강하다. 재액에 대한 액풀이․액막이는 특히 역질에 있어서 어린아이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금기는 정월에 집중되어 있으며 여자의 출입을 꺼린다. 속신․속담은 대부분 재물과 건강에 대한 기원이다. 의복․장식은 주로 어린아이 및 여성과 관련 있으며 미용과 제액(除厄)을 목적으로 한다. 시절음식은 제사에 올린 후 가족친지가 함께 모여 즐기면서 먹으며, 몸을 보양하고 재액을 예방․퇴치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국세시기』의 저자 홍석모는 조선 후기 명문가 풍산(豊山) 홍씨로 어릴 때부터 영민하였고 순조15년(1815) 음사(蔭仕)로 벼슬길에 올랐다. 저작 시기는 이자유(李子有)의 서문이 헌종15년(1849) 9월 13일에 씌어진 것으로 보아 1849년 경으로 추정된다. 『동국세시기』 판본은 현재 두 가지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1911년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 발간의 연활자본(鉛活字本)이다. 순조 때 완성된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와 정조 때 완성된 유득공(柳得恭)의 『경도잡지(京都雜志)』를 합편(合編)한 것이다. 이 중 『동국세시기』는 헌종 때로 제일 나중에 쓰여 졌으며 내용이 가장 세밀하고 분량도 많다. 다른 하나는 필사본으로 원사본(原寫本)인 홍석모의 증손 홍승경(洪承敬)의 기증본으로 연세대학교에 소장되어 있다. 1책 42장이며 크기는 31×20.5㎝이다. 광문회본은 원사본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오․탈자가 발견된다.

『동국세시기』는 매달의 풍속을 왕실, 양반, 서민의 순서로 정월부터 12월까지 윤달을 포함하여 1년간의 행사를 기술하였고, 매달 끝 부분 날짜가 분명하지 않은 풍속은 월내(月內)라는 항목을 두어 다루었다.

『동국세시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지승람(輿地勝覽)』(『동국여지승람』의 약칭)을 자주 인용하였다. 『여지승람』은 조선조 성종의 명을 받들어 노사신(盧思愼) 등이 『대명일통지(大明一統志)』를 본 떠 조선 각 도의 지리․풍속 및 그 밖의 특기할 만한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동국세시기』에서 인용한 『여지승람』은 중종25년(1530) 증보(增補)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전 55권)이다. 둘째 특히 『경도잡지』 제2권 세시편을 모태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두 책의 체재가 유사하며 『경도잡지』의 오류가 『동국세시기』에 그대로 전재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서울을 포함해 각 지방의 풍속을 골고루 소개했다. 넷째 시절음식, 유희, 점풍(占風) 및 주술적 풍속에 대한 기술이 풍부하다. 다섯째 성주․문신․우마신(牛馬神) 등 가정신을 포함하여 입춘축, 안택고사, 부적, 액풀이, 액막이 등을 기술한 가정신앙의 보고(寶庫)이다. 여섯째 중국의 다양한 세시 관련 전적, 특히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를 가장 많이 인용하였다. 일곱째 우리나라 세시풍속 연구의 중요한 기본문헌으로 활용된다.

상술한 바와 같이 『동국세시기』는 『동국여지승람』을 자주 인용한 바 1530년 증보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양서(兩書) 편찬시기의 간격이 무려 300년을 넘으므로 이 기간에 벌어진 풍속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조선시대 후기 이전에 이미 사라진 풍속도 등장하고 있어 이를 무심코 인용하다 보면 당대의 풍속으로 여기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또한 자주 인용한 중국 최초의 세시기인 『형초세시기』와 비교해 보면 형식에 있어 모두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윤월을 포함하여 세시풍속을 기록하였다. 명절의 명칭과 행사 및 성격도 대동소이함을 보인다. 기수를 중시하고 해〔歲〕를 시작하는 정월의 행사가 가장 풍성한 것도 일치한다. 『형초세시기』는 항목마다 중국 고금의 민속 관련 문헌 90여 권을 들어 인용하였다. 『동국세시기』 역시 『형초세시기』를 포함해 50여 권의 중국민속 관련 문헌과 시, 전통풍속과 속언 등을 인용하였는데 상당 부분 견강부회(牽强附會)하다는 비평을 면치 못한다. 즉 모화사상에 젖어 우리 민속의 기원을 억지로 중국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연원을 찾아 그 변화 발전과정을 탐구한 것은 학자로서 매우 성실한 자세라고 평가된다.

참고문헌

한국민속대관 4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朝鮮歲時記 (홍석모 외 저, 이석호 역, 동문선, 1991)
荊楚歲時記 (宗懍 저, 상기숙 역주, 집문당, 1996)
동국세시기와 형초세시기의 세시풍속 비교 (상기숙, 동방학, 한서대학교 동양고전연구소, 1997)
역주 동국세시기 (과학원 고전연구실, 한국문화사, 1999)
동국세시기의 기술태도와 특징-경도잡지, 열양세시기와의 비교를 통하여 (장장식, 한국의 민속과 문화,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199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2)
東國歲時記, 조선대세시기Ⅲ (정승모 책임번역 및 해제, 국립민속박물관,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