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

한자명

不遷位祭祀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제례

집필자 김미영(金美榮)

정의

4대를 넘긴 신주神主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모시면서 지내는 제사.

역사

예기禮記』 「대전大傳」에 따르면 “백세百世가 지나도록 옮기지 않는 종宗이 있고, 5세를 넘기면 옮기는 종이 있다. 백세가 지나도 옮기지 않는 종은 별자別子의 후손(적장자)이니, 별자를 잇는 자의 시조를 종으로 하는 자는 백세토록 옮기지 않는다. 그러나 고조를 잇는 자를 종으로 하는 자는 5세가 되면 옮기는 것이다.”라고했다. 이른바 별자종법別子宗法이다. 별자란 중국 주周나라 시대 제후의 차남 이하 아들을 말한다. 즉, 제후의 장남은 제후의 지위를 그대로 물려받고 차남 이하의 아들들은 별자가 되어 독립적인 종을 세웠는데, 이때 별자는 ‘백세불천百世不遷’의 자격을 부여받아 자손대대로 대종大宗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한편, 별자의 차남 이하아들들은 소종小宗의 시조가 되는데, 이때 오세즉천五世則遷의 원칙에 의해 5세를 넘기면 조상제사祖上祭祀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대봉사四代奉祀원칙이다.

이처럼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는 백세불천百世不遷의 자격을 부여받은 신위를 대상으로 지내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공신功臣을 대상으로 자격이 부여되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따르면 “처음으로 공신이 된 자는 제향 대수代數가 지나더라도 불천위로 삼아 따로 일실一室을 세워 계속 봉사奉祀한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예기』 「대전大傳」에 “별자가 아니더라 도 최초로 봉작封爵된 자도 시조가 된다.”라고 했으며, 『백호통白虎通』에서도 “제후의 별자가 아니더라도 공功이나 덕德에 의해 대부가 된 사람은 백세불천의 제사를 받는 대종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대종의 지파支派인 소파小派에서도 새로이 봉작된 현조顯祖가 있으면, 따로 시조로 삼아 새로운 종宗을 수립하여 종가를 창출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불천위제사는 종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의례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내용

『가례家禮』에 따르면 사당[家廟]에는 4대조까지의 신주만 모시고, 친진親盡을 다한 5대조의 신주는 조매祧埋를 하거나 최장방最長房에게 체천遞遷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새로운 제주祭主의 5대조가 되는 인물이 생전에 큰 공훈이 있거나 학덕學德이 높으면 친진을 했다하더라도 사당에 영구히 모시면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불천위제사’라고 한다. 이때 매년 기일에 제사를 받는 신주를 ‘불천위不遷位’, ‘불천지위不遷之位’, ‘부조위不祧位’라고 하며, 불천위제사는 ‘불천위대제不遷位大祭’, ‘불천위기사不遷位忌祀’라고 한다.

불천위 조상은 봉안 공간에서도 각별한 대우를 받는데, 우선 4대 조상과 달리 독립된 별묘에 안치된다. 만약 별묘를 세울 형편이 되지 않으면 가묘에 함께 모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에도 불천위 조상을 우대한다. 즉, ‘이서위상以西爲上’의 관념에 입각하여 가장 우위로 인식되는 서쪽에 감실龕室을 추가로 마련하여 불천위를 봉안하는 것이다. 심지어 감실이 네 개일 경우에도 가장 서쪽에 불천위 조상을 모시고, 이어 고조・증조・조부를 모신 다음 아버지의 신주는 조부가 자리한 감실(동쪽 끝) 앞에 서향으로 별도의 탁자를 마련하여 안치하는 경우도 있다. 행례行禮를 통해서도 불천위 조상에 대한 우대 경향을 볼 수 있는데, 4대 조상의 기제사와 달리 불천위 제례는 ‘대제大祭’로 불리면서 각별히 인식되며 참제자의 범위도 무척 넓다. 직계손은 물론이고, 방계손과 외손 그리고 불천위 인물과의 학연學緣 등에 의해 인연을 맺어온 다른 가문의 후손들까지도 참여한다.

불천위제사는 엄밀히 말해 기제사의 일종이다. 그러나 타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제사이기 때문에 일반 기제사보다 더욱 엄격하고 성대하게 거행된다. 우선 제관祭官 선정이 중요했다. 불천위제사는 참여자가 많은 만큼 집사분정執事分定의 절차를 거쳐서 제관을 선정한다. 초헌관과 아헌관은 집안의 주인(종손)과 주부(종부)가 수행하지만, 종헌관과 축관, 집사자 등은 천거를 통해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개 제사 당일 저녁에 종가로 모인다. 이들은 도유사의 책임하에 작성되는 시도록時到錄에 이름을 올리는데, 여기에 적힌 명단을 중심으로 집사를 선정한다. 집사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초헌관・아헌관・종헌관・축관・찬자贊者 다섯 사람을 ‘5집사’라고 부른다.

불천위제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제물의 웅장함에 있다. 일반 기제사에 비해 다양한 제물이 차려지며 고임제물 역시 높게 쌓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차별화되는것은 탕湯과 생육生肉이다. 탕의 경우 일반 기제사에서는 3탕이나 단탕單湯이 보편적이지만, 불천위제사에서는 5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류는 육탕肉湯・어탕魚湯・소탕素湯・계탕鷄湯・조개탕[蛤子湯] 등이 있다. 이처럼 일반 기제사와 달리 불천위제사에서 5탕을 올리는 것은 불천위 조상에 대한 위대성을 공식화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사실 탕은 『가례』와 『사례편람四禮便覽』을 비롯한 예서에는 나타나지 않는 제물이다. 다만, 『국조오례의』 「속제俗祭」와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제의초祭儀抄」에는 탕이 그려져 있다. 이의조李宜朝의 『가례증해家禮增解』에 “『가례』에서 어육魚肉을 말했는데 이것이 탕인지 고깃덩어리[胾]인지 짐작할 길이없다. 어육을 탕으로 만들어 올렸는지 생生으로 올렸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추측하건대 어육은 반드시 탕으로 할 필요가 없다. 삶은 후에 건져서 제기에 담아 올려도 무방하다. 또한, 옛날에는 고깃국을 탕으로 부른 적도 없었다. 『예기』 「교특생郊特牲」에서 행하는 삼헌섬三獻爓이란 고기를 탕에 넣어 데친 후에 완전히 익히지 않은 상태로 꺼내서 헌작 때마다 올리는 절차이다. 또 『가례의절家禮儀節』 「혼례昏禮」에 ‘탕湯’과 ‘반飯’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지만, ‘국[羹]’을 탕이라고 하여 반飯과 짝 지우는 것은 후세에 생겨난 풍습이다. 고례에서는 태갱太羹(고깃국)・형갱鉶羹(고기와 나물을 넣은 국)을 서직黍稷과 짝지었을 뿐, 어육과 갱을 명시하는 내용은 없다 . 『가례』 역시 갱을 반飯에 짝지었기 때문에 어육은 갱이 아님이 분명하다.”라고 했다.

불천위제사에 사용되는 생육은 도적의 형태로 차려진다. 도적이란 계적・육적・어적을 하나의 적틀[炙臺]에 쌓는 제물이다. 도적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적을 모아놓는다는 의미에서 ‘도적都炙’, ‘도적都積’, ‘합적合炙’이라고도 하며, 「표준가정의례」 등에는 동물을 도살한다는 뜻에서 ‘도적屠炙’으로 되어 있다. 『의례儀禮』에는 생육, 곧 희생이 주된 제물로 등장하는데 “교郊에서는 희생犧牲의 피를 올리고, 대향大饗에서는 날고기[腥]를 올리고, 3헌獻의 제사에는 데친 고기[爓]를 올리고, 1헌의 제사에서는 익힌 고기[熟]를올리는데, 이것은 지극히 공경하는 제사에는 맛으로제사 지내는 것이 아니고 기氣와 냄새를 귀하게 여기는 뜻이 들어 있다.”라고 설명한다. 교郊는 천신에 대한 제사, 대향은 종묘대제, 사직대제, 향교와 서원 향사 등을 일컫고, 3헌이란 초헌・아헌・종헌을 갖춘 제사, 1헌은 단헌單獻으로 거행하는 제사를 뜻한다. 이러한 지침에 근거하여 종묘・향교・서원의 제사에서는 날고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예기』에 명시된 대향이란 국가적 차원의 제사를 의미하지만 이것이 사대부층의 불천위제사에 수용되었던 것이다.

한편, 『가례』의 진설도에 ‘적炙’이라는 제물이 있다. 『가례』에 따르면 초헌에서는 간肝, 아헌과 종헌에서는 구운 고기[炙肉]를 올린다고 되어 있다. 세 명의 헌관이 술을 드릴 때마다 각각의 적을 올리는 절차를 ‘진적進炙’이라고 하며, 이들 제물을 ‘3적’ 혹은 ‘편적片炙’이라고 한다. 이처럼 예서에 근거하면 3적의 형태가 고례古禮에 근접해있으며, 도적은 이를 하나의 제기에 담은 제물이라 할 수 있다. 도적을 적틀[炙臺]에 쌓을 때에는 ‘우모린羽毛鱗’이라고 해서 하단을 기점으로 어류・육류・조류의 순서로 차리는데, 이것은 바다・육지・하늘로 구성된 우주의 질서를 뜻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도적이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기호 지역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신 기호 지역에서는 쇠고기[肉煎]・생선[魚煎]・두부[蔬煎] 등에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지는 전煎을 차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역시 도적만큼은 아니지만 고임 방식으로 높게 쌓아 올린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도적을 진설하는 영남지역에서는 전고임 제물을 대부분 차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천위제사에서 도적의 역할은 웅장함을 드러내는 것인데, 높이가 대략 40~70㎝에 이른다 . 이때 균형을 잡기 위해 가장 하단에 북어 등을 깔아둔다. 그런 다음 ‘꼬치[串]’에 꿴 어류와 육류를 차례로 쌓는다. 꼬치는 사리나뭇가지에 육류나 생선을 토막 내어 꿰는 음식으로 나뭇가지가 버팀목 구실을 한다. 아마도 고임의 형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식으로 짐작된다.

불천위제사는 훌륭한 조상의 덕을 기리고 혈족의 정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문중 성원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불천위제사를 통해 그 지역 유림이 소통함과 동시에 이 기회를 통해 유림의 현안을 해결하는 사회적 기능도 한다. 또한, 불천위제사는 다른 문중에게 자기 문중의 위세를 과시는 수단이되기도 한다.

특징 및 의의

현조顯祖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불천위제사는 타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에 엄격한 격식과 웅장한 제물을 통해 조상의 위대함을 공식화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참고문헌

家禮, 家禮增解, 經國大典, 白虎通, 四禮便覽, 禮記, 유교의례의 전통과 상징(김미영, 민속원, 2010), 제사와 제례문화(한국국학진흥원, 2002),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김미영 외, 민속원, 2012).

불천위제사

불천위제사
한자명

不遷位祭祀

사전위치

한국일생의례사전 > 일생의례 > 제례

집필자 김미영(金美榮)

정의

4대를 넘긴 신주神主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모시면서 지내는 제사.

역사

『예기禮記』 「대전大傳」에 따르면 “백세百世가 지나도록 옮기지 않는 종宗이 있고, 5세를 넘기면 옮기는 종이 있다. 백세가 지나도 옮기지 않는 종은 별자別子의 후손(적장자)이니, 별자를 잇는 자의 시조를 종으로 하는 자는 백세토록 옮기지 않는다. 그러나 고조를 잇는 자를 종으로 하는 자는 5세가 되면 옮기는 것이다.”라고했다. 이른바 별자종법別子宗法이다. 별자란 중국 주周나라 시대 제후의 차남 이하 아들을 말한다. 즉, 제후의 장남은 제후의 지위를 그대로 물려받고 차남 이하의 아들들은 별자가 되어 독립적인 종을 세웠는데, 이때 별자는 ‘백세불천百世不遷’의 자격을 부여받아 자손대대로 대종大宗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한편, 별자의 차남 이하아들들은 소종小宗의 시조가 되는데, 이때 오세즉천五世則遷의 원칙에 의해 5세를 넘기면 조상제사祖上祭祀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대봉사四代奉祀원칙이다.

이처럼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는 백세불천百世不遷의 자격을 부여받은 신위를 대상으로 지내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공신功臣을 대상으로 자격이 부여되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따르면 “처음으로 공신이 된 자는 제향 대수代數가 지나더라도 불천위로 삼아 따로 일실一室을 세워 계속 봉사奉祀한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예기』 「대전大傳」에 “별자가 아니더라 도 최초로 봉작封爵된 자도 시조가 된다.”라고 했으며, 『백호통白虎通』에서도 “제후의 별자가 아니더라도 공功이나 덕德에 의해 대부가 된 사람은 백세불천의 제사를 받는 대종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대종의 지파支派인 소파小派에서도 새로이 봉작된 현조顯祖가 있으면, 따로 시조로 삼아 새로운 종宗을 수립하여 종가를 창출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불천위제사는 종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의례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내용

『가례家禮』에 따르면 사당[家廟]에는 4대조까지의 신주만 모시고, 친진親盡을 다한 5대조의 신주는 조매祧埋를 하거나 최장방最長房에게 체천遞遷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새로운 제주祭主의 5대조가 되는 인물이 생전에 큰 공훈이 있거나 학덕學德이 높으면 친진을 했다하더라도 사당에 영구히 모시면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불천위제사’라고 한다. 이때 매년 기일에 제사를 받는 신주를 ‘불천위不遷位’, ‘불천지위不遷之位’, ‘부조위不祧位’라고 하며, 불천위제사는 ‘불천위대제不遷位大祭’, ‘불천위기사不遷位忌祀’라고 한다.

불천위 조상은 봉안 공간에서도 각별한 대우를 받는데, 우선 4대 조상과 달리 독립된 별묘에 안치된다. 만약 별묘를 세울 형편이 되지 않으면 가묘에 함께 모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에도 불천위 조상을 우대한다. 즉, ‘이서위상以西爲上’의 관념에 입각하여 가장 우위로 인식되는 서쪽에 감실龕室을 추가로 마련하여 불천위를 봉안하는 것이다. 심지어 감실이 네 개일 경우에도 가장 서쪽에 불천위 조상을 모시고, 이어 고조・증조・조부를 모신 다음 아버지의 신주는 조부가 자리한 감실(동쪽 끝) 앞에 서향으로 별도의 탁자를 마련하여 안치하는 경우도 있다. 행례行禮를 통해서도 불천위 조상에 대한 우대 경향을 볼 수 있는데, 4대 조상의 기제사와 달리 불천위 제례는 ‘대제大祭’로 불리면서 각별히 인식되며 참제자의 범위도 무척 넓다. 직계손은 물론이고, 방계손과 외손 그리고 불천위 인물과의 학연學緣 등에 의해 인연을 맺어온 다른 가문의 후손들까지도 참여한다.

불천위제사는 엄밀히 말해 기제사의 일종이다. 그러나 타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제사이기 때문에 일반 기제사보다 더욱 엄격하고 성대하게 거행된다. 우선 제관祭官 선정이 중요했다. 불천위제사는 참여자가 많은 만큼 집사분정執事分定의 절차를 거쳐서 제관을 선정한다. 초헌관과 아헌관은 집안의 주인(종손)과 주부(종부)가 수행하지만, 종헌관과 축관, 집사자 등은 천거를 통해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개 제사 당일 저녁에 종가로 모인다. 이들은 도유사의 책임하에 작성되는 시도록時到錄에 이름을 올리는데, 여기에 적힌 명단을 중심으로 집사를 선정한다. 집사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초헌관・아헌관・종헌관・축관・찬자贊者 다섯 사람을 ‘5집사’라고 부른다.

불천위제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제물의 웅장함에 있다. 일반 기제사에 비해 다양한 제물이 차려지며 고임제물 역시 높게 쌓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차별화되는것은 탕湯과 생육生肉이다. 탕의 경우 일반 기제사에서는 3탕이나 단탕單湯이 보편적이지만, 불천위제사에서는 5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류는 육탕肉湯・어탕魚湯・소탕素湯・계탕鷄湯・조개탕[蛤子湯] 등이 있다. 이처럼 일반 기제사와 달리 불천위제사에서 5탕을 올리는 것은 불천위 조상에 대한 위대성을 공식화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사실 탕은 『가례』와 『사례편람四禮便覽』을 비롯한 예서에는 나타나지 않는 제물이다. 다만, 『국조오례의』 「속제俗祭」와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제의초祭儀抄」에는 탕이 그려져 있다. 이의조李宜朝의 『가례증해家禮增解』에 “『가례』에서 어육魚肉을 말했는데 이것이 탕인지 고깃덩어리[胾]인지 짐작할 길이없다. 어육을 탕으로 만들어 올렸는지 생生으로 올렸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추측하건대 어육은 반드시 탕으로 할 필요가 없다. 삶은 후에 건져서 제기에 담아 올려도 무방하다. 또한, 옛날에는 고깃국을 탕으로 부른 적도 없었다. 『예기』 「교특생郊特牲」에서 행하는 삼헌섬三獻爓이란 고기를 탕에 넣어 데친 후에 완전히 익히지 않은 상태로 꺼내서 헌작 때마다 올리는 절차이다. 또 『가례의절家禮儀節』 「혼례昏禮」에 ‘탕湯’과 ‘반飯’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지만, ‘국[羹]’을 탕이라고 하여 반飯과 짝 지우는 것은 후세에 생겨난 풍습이다. 고례에서는 태갱太羹(고깃국)・형갱鉶羹(고기와 나물을 넣은 국)을 서직黍稷과 짝지었을 뿐, 어육과 갱을 명시하는 내용은 없다 . 『가례』 역시 갱을 반飯에 짝지었기 때문에 어육은 갱이 아님이 분명하다.”라고 했다.

불천위제사에 사용되는 생육은 도적의 형태로 차려진다. 도적이란 계적・육적・어적을 하나의 적틀[炙臺]에 쌓는 제물이다. 도적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적을 모아놓는다는 의미에서 ‘도적都炙’, ‘도적都積’, ‘합적合炙’이라고도 하며, 「표준가정의례」 등에는 동물을 도살한다는 뜻에서 ‘도적屠炙’으로 되어 있다. 『의례儀禮』에는 생육, 곧 희생이 주된 제물로 등장하는데 “교郊에서는 희생犧牲의 피를 올리고, 대향大饗에서는 날고기[腥]를 올리고, 3헌獻의 제사에는 데친 고기[爓]를 올리고, 1헌의 제사에서는 익힌 고기[熟]를올리는데, 이것은 지극히 공경하는 제사에는 맛으로제사 지내는 것이 아니고 기氣와 냄새를 귀하게 여기는 뜻이 들어 있다.”라고 설명한다. 교郊는 천신에 대한 제사, 대향은 종묘대제, 사직대제, 향교와 서원 향사 등을 일컫고, 3헌이란 초헌・아헌・종헌을 갖춘 제사, 1헌은 단헌單獻으로 거행하는 제사를 뜻한다. 이러한 지침에 근거하여 종묘・향교・서원의 제사에서는 날고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예기』에 명시된 대향이란 국가적 차원의 제사를 의미하지만 이것이 사대부층의 불천위제사에 수용되었던 것이다.

한편, 『가례』의 진설도에 ‘적炙’이라는 제물이 있다. 『가례』에 따르면 초헌에서는 간肝, 아헌과 종헌에서는 구운 고기[炙肉]를 올린다고 되어 있다. 세 명의 헌관이 술을 드릴 때마다 각각의 적을 올리는 절차를 ‘진적進炙’이라고 하며, 이들 제물을 ‘3적’ 혹은 ‘편적片炙’이라고 한다. 이처럼 예서에 근거하면 3적의 형태가 고례古禮에 근접해있으며, 도적은 이를 하나의 제기에 담은 제물이라 할 수 있다. 도적을 적틀[炙臺]에 쌓을 때에는 ‘우모린羽毛鱗’이라고 해서 하단을 기점으로 어류・육류・조류의 순서로 차리는데, 이것은 바다・육지・하늘로 구성된 우주의 질서를 뜻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도적이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기호 지역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신 기호 지역에서는 쇠고기[肉煎]・생선[魚煎]・두부[蔬煎] 등에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지는 전煎을 차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역시 도적만큼은 아니지만 고임 방식으로 높게 쌓아 올린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도적을 진설하는 영남지역에서는 전고임 제물을 대부분 차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천위제사에서 도적의 역할은 웅장함을 드러내는 것인데, 높이가 대략 40~70㎝에 이른다 . 이때 균형을 잡기 위해 가장 하단에 북어 등을 깔아둔다. 그런 다음 ‘꼬치[串]’에 꿴 어류와 육류를 차례로 쌓는다. 꼬치는 사리나뭇가지에 육류나 생선을 토막 내어 꿰는 음식으로 나뭇가지가 버팀목 구실을 한다. 아마도 고임의 형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식으로 짐작된다.

불천위제사는 훌륭한 조상의 덕을 기리고 혈족의 정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문중 성원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불천위제사를 통해 그 지역 유림이 소통함과 동시에 이 기회를 통해 유림의 현안을 해결하는 사회적 기능도 한다. 또한, 불천위제사는 다른 문중에게 자기 문중의 위세를 과시는 수단이되기도 한다.

특징 및 의의

현조顯祖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불천위제사는 타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에 엄격한 격식과 웅장한 제물을 통해 조상의 위대함을 공식화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참고문헌

家禮, 家禮增解, 經國大典, 白虎通, 四禮便覽, 禮記, 유교의례의 전통과 상징(김미영, 민속원, 2010), 제사와 제례문화(한국국학진흥원, 2002),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김미영 외, 민속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