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降神)

강신

한자명

降神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용어

집필자 김효경(金孝慶)

정의

마을신앙에서 신령을 불러들이는 첫 번째 의식.

내용

음력 정월이나 시월에 마을을 수호하는 신령을 불러들여 제사를 모시기 위해서는 먼저 신령을 불러들이는 강신의례를 행한다. 강신(降神)이라는 용어 자체에 위에서 아래쪽으로 신령이 이동하는 것이 전제된다. 하늘 또는 산의 정상으로부터 신령이 인간세계로 하강하도록 유도하는 절차이다. 하늘의 신령 또는 높은 곳에 있는 산신을 부르기 위해서는 그가 있는 곳까지 연락을 취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분향(焚香)이다. 향을 사르면 그 연기가 하늘로 올라간다. 이 연기의 냄새를 맡고 신령이 마을 제당으로 하강한다고 믿는다. 간혹 자기 마을의 신령을 구체적으로 소리 내어 부르기도 한다. 통돼지 또는 통소를 제물로 바칠 경우 돼지의 멱따는 소리가 크게 들리도록 하거나 제물 가운데 일부를 불에 구워 그 냄새가 하늘로 오르도록 하기도 한다.

한편 신령은 정갈한 곳에 내려오기 때문에 제장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부정하면 강신 자체가 거부된다. 제물을 마련할 때 신령이 강신하기에 부적합한 것은 넣지 않는다. 제물에는 참깨나 참기름 정도를 제외하고 일절 쓰지 않는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고춧가루는 절대 안 된다. 붉은색은 잡귀를 쫓는 데 쓰이지만 초자연적인 존재인 마을신의 강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령의 강신에 앞서 제장을 정화하기도 한다. 제물을 진설한 뒤 강신을 하기에 앞서 부정을 쳐낸다.

이처럼 신령을 인간세계로 초청하는 일은 부정이 없는 깨끗한 상황에서 베풀 수 있으며, 신령은 인간의 정성을 보고 강신 여부를 정한다. 정성을 다해 제사를 준비했다면 강신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 제관 일행은 일주일 또는 사흘 전부터 부정을 피하기 위해 금기(禁忌)를 지키며 근신한다. 정갈한 몸과마음으로 신령을 맞이하고자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여 신령이 계신 곳까지 제사를 지낸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지역사례

민간신앙에서 신령을 제장으로 초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마을신앙에서는 흔히 강신이라 칭하지만 굿에서는 청배(請拜)라고 한다. 강신이든 청배이든 신령을 제장으로 불러 모시는 첫 절차이다. 신령과 인간이 대면하는 첫 과정은 신령 맞이이다. 신령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령이 임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제당 또는 굿청에서 신령을 모신다. 신령은 정갈한 사람이 깨끗한 공간에서 맞이해야 한다. 신의(神意)에 따라 정해진 제관이 일정 기간에 부정을 삼가고 근신함으로써 신령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제사에 앞서 제당 주변을 청소하고, 제당 공간을 정화하기 위해 부정풀이를 행한다.

부정하지 않고 깨끗함을 유지한 제관이 물바가지를 들고 서낭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천하의 흐린 부정, 지상의 흐린 부정 서낭님이 데려가 속거천리(速去千里)해 주십사”하고 빈다. 또한 진설이 끝나면 검정 숯을 냉수에 넣어서 흐린 부정을 정화하고, 정화수로는 맑은 부정을 정화한다.

마을 제사에 굿이 추가되는 당굿형 제사인 경우 무당이 참여하기 때문에 강신의례에 앞선 부정풀이가 여러 번 거행된다. 산신령이 임재한 당산(堂山)에 오르기 전 부정풀이를 하고, 당집 안에 들어서면 먼저 부정풀이를 한다. 제물을 진설하고도 다시 한 번 부정풀이를 한다. 이때까지 제물을 덮은 종이나 뚜껑은 열지 않는다. 부정을 풀어내야만 신령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을 풀면 특별히 강신 절차를 하지 않아도 신령이 하강하기 때문에 미리 제물을 모두 열어 신령이 흠향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깨끗한 제장이 마련되면 신령을 직접 불러 모신다. 촛불을 밝히고, 분향한다. 분향은 유교이든, 불교이든, 무속이든 여러 종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강신의 방법으로 사용한다. 향을 사르면서 나는 냄새가 가장 멀리까지 전달되므로 신령께 인간의 뜻을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긴다. 제물을 구워서 지내는 번제(燔祭) 역시 신령에게 인간의 뜻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소리를 질러 신령을 청하기도 한다. 전남 해남군 용암리에서는 제관이 소리를 내어 신령을 청배한다. “해동 조선국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 대덕산 신령 청래(請來)요”하고 제관이 외친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방월리에서는 제관이 자문자답하며 마을신에게 예를 갖추어 모신다는 뜻을 전하기도 한다.

제물을 잡는 소리가 신령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산디마을에서는 산신께 통돼지를 올린다. 이때 돼지의 멱을 따는 소리가 신령에게 들리도록 한다. 제물의 일부를 미리 잘라다가 산신당 앞에서 태우기도 한다. 그 냄새를 맡고 하강하라는 조치이다.

간혹 신령을 불러들이기 위해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해안에 위치한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당제를 지내기에 앞서 선창(船艙)에 나가 신령을 불러들이는 선창제를 지낸다. 바다와 육지를 잇는 선창은 인간의 세계와 바다 신령의 세계를 경계짓는 분기점이다. 선창제는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진 시간에 지낸다. 이는 먼 바다에서 오시는 신령을 될 수 있는 한 멀리까지 나가 공손히 마중하기 위함이다.

당굿을 하는 마을에서는 이곳저곳에 있는 신령을 굿당으로 불러 모시기 위해 ‘당맞이굿’ 또는 ‘유가(遊街)’, ‘꽃받기’ 등을 행한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2리 하동마을에서 도당굿을 할 때 첫날에 신령을 모셔오는 과정으로 당맞이굿을 행한다. 동민들이 풍물을 치면서 마을 주변을 대여섯 곳을 돌아다니면서 신을 불러 모아 마을로 들어온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의 별신당에서는 신령을 맞이하기 위해 미리 꽃을 만들어 인근의 사찰이나 팔충사 등 유적지에 가져다 두고 그 꽃을 받아 온다. 꽃은 신령을 상징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에 꽃받기를 통해 신령을 마을로 모시는 것이 서울특별시 마포구 용문동의 남이장군당에서 동일한 차원에서 꽃받기를 행한다. 이웃마을에 부인이 있다고 여기고 그곳에 직접 가서 꽃을 받아 남이장군당으로 모신다. 이처럼 당굿을 추가할 경우 신령을 직접 불러들이는 의례가 나타난다. 전문 사제인 무당이 주도하기 때문에 신령을 초치하는 강신의 절차도 실감나게 베푼다. 유가는 신령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절차이다. 유가를 도는 대상 마을이나 지역은 해당 신령의 관할 아래에 있음을 알린다. 신대나 꽃을 마을로 모시는 것 자체가 신령을 모시는 강신의 절차가 된다.

신대가 당집에 들어서려면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령이라 하더라도 초청받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다. 강신은 초청한 신령을 맞이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의 도당굿에서는 도당에서 본굿을 거행하기 전에 신대가 장문밟기를 하면서 천천히 도당으로 오른다. 도당 앞에 이르면 대를 세우고 굿을 하게 되는 내력과 참석한 신령이 누구인지를 당막 안에 있는 도가와 당막 밖의 제주가 번갈아 가며 고한다. 먼저 당막 안의 도가가 “경기 우도 양주군 구리면 갈매리 산은 주산이요 일국 지명산이요 일국지명산은 나라에 원당이요 계불계적이요 삼한적 이래로 갈매동 만만이 삼년 세력을 받쳐서 극진치성을 잡수어 계신 터이신데 웬 행차가 요란히 들리시나요?”라고 외친다.

이에 당막 밖의 제주가 “다름이 아니오라 이 산 구능마나님 수이시나 새우개 소당마나님 수이시나 하위함 역하여 지나시는 터이신데 꽃이 피어 꽃맞이요 잎이 피어 잎맞이로 잠깐 놀고 가자는 행차라고 여쭈어라”라고 한다. 이같이 전갈을 주고받은 뒤에 당막 앞에 친 줄을 끊고 들어와 신령이 실린 대를 굿당에 안치하고 본격적인 굿을 시작한다. 신령이라 하더라도 남의 마을에 함부로 들어설 수는 없다. 초청 절차를 통해서만이 입장이 가능하다. 신령을 확인하고 알리는 것 자체가 신령을 모시는 의례가 된다.

이처럼 신령을 제장으로 초치하는 첫 의례는 다양한 방식으로 베풀어진다. 초대받은 신령만이 제사에 참석할 수 있다. 마을에 잠시 들러 제사를 흠향하는 신령은 손님과 같은 존재로 정성을 다해 맞이해야 한다. 손님이 알아챌 수 있도록 소리나 냄새 등으로 정성을 표현한다. 강신은 정성을 다해야 행한다. 그래야 손님으로 마을에 온 신령은 첫 만남의 소중함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복을 내리고 화(禍)를 막는 종교적 울타리가 된다.

참고문헌

방월리-마을조사사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 1986), 산간신앙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3), 마을신앙의 사회사 (이필영, 웅진, 1994), 갈매동 도당굿 (갈매동 도당굿 학술종합조사단, 1996)

강신

강신
한자명

降神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용어

집필자 김효경(金孝慶)

정의

마을신앙에서 신령을 불러들이는 첫 번째 의식.

내용

음력 정월이나 시월에 마을을 수호하는 신령을 불러들여 제사를 모시기 위해서는 먼저 신령을 불러들이는 강신의례를 행한다. 강신(降神)이라는 용어 자체에 위에서 아래쪽으로 신령이 이동하는 것이 전제된다. 하늘 또는 산의 정상으로부터 신령이 인간세계로 하강하도록 유도하는 절차이다. 하늘의 신령 또는 높은 곳에 있는 산신을 부르기 위해서는 그가 있는 곳까지 연락을 취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분향(焚香)이다. 향을 사르면 그 연기가 하늘로 올라간다. 이 연기의 냄새를 맡고 신령이 마을 제당으로 하강한다고 믿는다. 간혹 자기 마을의 신령을 구체적으로 소리 내어 부르기도 한다. 통돼지 또는 통소를 제물로 바칠 경우 돼지의 멱따는 소리가 크게 들리도록 하거나 제물 가운데 일부를 불에 구워 그 냄새가 하늘로 오르도록 하기도 한다.

한편 신령은 정갈한 곳에 내려오기 때문에 제장을 깨끗하게 유지한다. 부정하면 강신 자체가 거부된다. 제물을 마련할 때 신령이 강신하기에 부적합한 것은 넣지 않는다. 제물에는 참깨나 참기름 정도를 제외하고 일절 쓰지 않는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고춧가루는 절대 안 된다. 붉은색은 잡귀를 쫓는 데 쓰이지만 초자연적인 존재인 마을신의 강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령의 강신에 앞서 제장을 정화하기도 한다. 제물을 진설한 뒤 강신을 하기에 앞서 부정을 쳐낸다.

이처럼 신령을 인간세계로 초청하는 일은 부정이 없는 깨끗한 상황에서 베풀 수 있으며, 신령은 인간의 정성을 보고 강신 여부를 정한다. 정성을 다해 제사를 준비했다면 강신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 제관 일행은 일주일 또는 사흘 전부터 부정을 피하기 위해 금기(禁忌)를 지키며 근신한다. 정갈한 몸과마음으로 신령을 맞이하고자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여 신령이 계신 곳까지 제사를 지낸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지역사례

민간신앙에서 신령을 제장으로 초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마을신앙에서는 흔히 강신이라 칭하지만 굿에서는 청배(請拜)라고 한다. 강신이든 청배이든 신령을 제장으로 불러 모시는 첫 절차이다. 신령과 인간이 대면하는 첫 과정은 신령 맞이이다. 신령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령이 임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제당 또는 굿청에서 신령을 모신다. 신령은 정갈한 사람이 깨끗한 공간에서 맞이해야 한다. 신의(神意)에 따라 정해진 제관이 일정 기간에 부정을 삼가고 근신함으로써 신령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제사에 앞서 제당 주변을 청소하고, 제당 공간을 정화하기 위해 부정풀이를 행한다.

부정하지 않고 깨끗함을 유지한 제관이 물바가지를 들고 서낭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천하의 흐린 부정, 지상의 흐린 부정 서낭님이 데려가 속거천리(速去千里)해 주십사”하고 빈다. 또한 진설이 끝나면 검정 숯을 냉수에 넣어서 흐린 부정을 정화하고, 정화수로는 맑은 부정을 정화한다.

마을 제사에 굿이 추가되는 당굿형 제사인 경우 무당이 참여하기 때문에 강신의례에 앞선 부정풀이가 여러 번 거행된다. 산신령이 임재한 당산(堂山)에 오르기 전 부정풀이를 하고, 당집 안에 들어서면 먼저 부정풀이를 한다. 제물을 진설하고도 다시 한 번 부정풀이를 한다. 이때까지 제물을 덮은 종이나 뚜껑은 열지 않는다. 부정을 풀어내야만 신령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을 풀면 특별히 강신 절차를 하지 않아도 신령이 하강하기 때문에 미리 제물을 모두 열어 신령이 흠향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깨끗한 제장이 마련되면 신령을 직접 불러 모신다. 촛불을 밝히고, 분향한다. 분향은 유교이든, 불교이든, 무속이든 여러 종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강신의 방법으로 사용한다. 향을 사르면서 나는 냄새가 가장 멀리까지 전달되므로 신령께 인간의 뜻을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긴다. 제물을 구워서 지내는 번제(燔祭) 역시 신령에게 인간의 뜻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소리를 질러 신령을 청하기도 한다. 전남 해남군 용암리에서는 제관이 소리를 내어 신령을 청배한다. “해동 조선국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 대덕산 신령 청래(請來)요”하고 제관이 외친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방월리에서는 제관이 자문자답하며 마을신에게 예를 갖추어 모신다는 뜻을 전하기도 한다.

제물을 잡는 소리가 신령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산디마을에서는 산신께 통돼지를 올린다. 이때 돼지의 멱을 따는 소리가 신령에게 들리도록 한다. 제물의 일부를 미리 잘라다가 산신당 앞에서 태우기도 한다. 그 냄새를 맡고 하강하라는 조치이다.

간혹 신령을 불러들이기 위해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해안에 위치한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당제를 지내기에 앞서 선창(船艙)에 나가 신령을 불러들이는 선창제를 지낸다. 바다와 육지를 잇는 선창은 인간의 세계와 바다 신령의 세계를 경계짓는 분기점이다. 선창제는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진 시간에 지낸다. 이는 먼 바다에서 오시는 신령을 될 수 있는 한 멀리까지 나가 공손히 마중하기 위함이다.

당굿을 하는 마을에서는 이곳저곳에 있는 신령을 굿당으로 불러 모시기 위해 ‘당맞이굿’ 또는 ‘유가(遊街)’, ‘꽃받기’ 등을 행한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문산2리 하동마을에서 도당굿을 할 때 첫날에 신령을 모셔오는 과정으로 당맞이굿을 행한다. 동민들이 풍물을 치면서 마을 주변을 대여섯 곳을 돌아다니면서 신을 불러 모아 마을로 들어온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의 별신당에서는 신령을 맞이하기 위해 미리 꽃을 만들어 인근의 사찰이나 팔충사 등 유적지에 가져다 두고 그 꽃을 받아 온다. 꽃은 신령을 상징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에 꽃받기를 통해 신령을 마을로 모시는 것이 서울특별시 마포구 용문동의 남이장군당에서 동일한 차원에서 꽃받기를 행한다. 이웃마을에 부인이 있다고 여기고 그곳에 직접 가서 꽃을 받아 남이장군당으로 모신다. 이처럼 당굿을 추가할 경우 신령을 직접 불러들이는 의례가 나타난다. 전문 사제인 무당이 주도하기 때문에 신령을 초치하는 강신의 절차도 실감나게 베푼다. 유가는 신령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절차이다. 유가를 도는 대상 마을이나 지역은 해당 신령의 관할 아래에 있음을 알린다. 신대나 꽃을 마을로 모시는 것 자체가 신령을 모시는 강신의 절차가 된다.

신대가 당집에 들어서려면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령이라 하더라도 초청받지 않으면 참석할 수 없다. 강신은 초청한 신령을 맞이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의 도당굿에서는 도당에서 본굿을 거행하기 전에 신대가 장문밟기를 하면서 천천히 도당으로 오른다. 도당 앞에 이르면 대를 세우고 굿을 하게 되는 내력과 참석한 신령이 누구인지를 당막 안에 있는 도가와 당막 밖의 제주가 번갈아 가며 고한다. 먼저 당막 안의 도가가 “경기 우도 양주군 구리면 갈매리 산은 주산이요 일국 지명산이요 일국지명산은 나라에 원당이요 계불계적이요 삼한적 이래로 갈매동 만만이 삼년 세력을 받쳐서 극진치성을 잡수어 계신 터이신데 웬 행차가 요란히 들리시나요?”라고 외친다.

이에 당막 밖의 제주가 “다름이 아니오라 이 산 구능마나님 수이시나 새우개 소당마나님 수이시나 하위함 역하여 지나시는 터이신데 꽃이 피어 꽃맞이요 잎이 피어 잎맞이로 잠깐 놀고 가자는 행차라고 여쭈어라”라고 한다. 이같이 전갈을 주고받은 뒤에 당막 앞에 친 줄을 끊고 들어와 신령이 실린 대를 굿당에 안치하고 본격적인 굿을 시작한다. 신령이라 하더라도 남의 마을에 함부로 들어설 수는 없다. 초청 절차를 통해서만이 입장이 가능하다. 신령을 확인하고 알리는 것 자체가 신령을 모시는 의례가 된다.

이처럼 신령을 제장으로 초치하는 첫 의례는 다양한 방식으로 베풀어진다. 초대받은 신령만이 제사에 참석할 수 있다. 마을에 잠시 들러 제사를 흠향하는 신령은 손님과 같은 존재로 정성을 다해 맞이해야 한다. 손님이 알아챌 수 있도록 소리나 냄새 등으로 정성을 표현한다. 강신은 정성을 다해야 행한다. 그래야 손님으로 마을에 온 신령은 첫 만남의 소중함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복을 내리고 화(禍)를 막는 종교적 울타리가 된다.

참고문헌

방월리-마을조사사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 1986)
산간신앙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3)
마을신앙의 사회사 (이필영, 웅진, 1994)
갈매동 도당굿 (갈매동 도당굿 학술종합조사단,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