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렵

천렵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김명자(金明子)

정의

여름철에 주로 남자들이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민속놀이.

내용

천렵은 봄이나 가을에도 즐기지만 복날과 같은 무더운 여름날에 주로 이루어진다. 물놀이의 성격을 지녀 여름철 피서법의 하나이기도 했다.

남자들의 물놀이 피서법으로 탁족濯足이 있다. 탁족은 흐르는 강물이나 계곡물 속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하는 것인데, 선비들은 이때 글을 지으며 풍류를 즐기고 천렵을 하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탁족과 관련하여 탁족회濯足會라는 것이 있다. 탁족회란 선비들이 탁족하며 글을 짓고 담소하며 더위를 식히는 일종의 수양을 겸하는 모임이다.

천렵을 할 때에는 물에 들어가야 하므로 탁족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6월조에는 탁족놀이에 대한 기록이 있다.

서울 서대문 밖 천연동에 있는 천연정天然亭의 연꽃과 삼청동의 탕춘대蕩春臺와 정릉의 수석水石에는 술과 문학을 즐기는 자들이 많이 모여들어 옛날 중국 하삭河朔 지방에서 했다는 식으로 술을 마시며 피서를 한다. 서울 풍속에는 남산과 북악 골짜기에 흐르는 물에 탁족하는 놀이가 있다.

이처럼 물가에서 몸을 식히며 즐기던 때에 천렵을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정릉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피서법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행해졌을 것이다. 오늘날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이 으레 물가나 바닷가를 찾아가 더위를 식히며 여름 시절식을 즐기는 것도 천렵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계곡이나 물가에서 천렵으로 얻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끓여서 술과 함께 먹으며 지인끼리 모임을 갖는 것은 전통사회에서 더위를 피하고자 하는 세시풍속의 하나였다. 이를테면 뜻이 맞는 사람끼리 삼복 중에 냇물이나 강가에서 헤엄도 치고 그물을 쳐 고기도 잡고, 그 잡은 고기를 솥에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정학유丁學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4월령四月令에 천렵을 운치 있게 노래한 내용이 있다.

파일날 현등함은 산촌에 불긴하니, 느티떡 콩진이는 제 때의 별미로다. 앞 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殘風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碧溪水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罟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磐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천렵을 하여 그 자리에서 물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맛은 곧 천렵의 운치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명길崔鳴吉의 『지천선생집遲川先生集』 권1에도 천렵을 주제로 한 시詩가 있다.

그물이 맑은 못에서 나오니 저물 무렵 물가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날릴 때 큰 구멍 뚫고 올라오니 바야흐로 버들가지가 푸르른 계절이다. 눈 떨어지듯 연기 날릴 때 작은 소반 밀어두고 빙빙 바람소리 날 듯 모여 앉아 잡은 고기 먹는다.

이 시詩 역시 짙푸른 여름날 천렵으로 잡은 물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담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천렵은 더위를 피하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뜻이 맞는 사람끼리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하루를 즐기는 놀이이다. 무더운 여름 특히 초복과 중복과 같은 복날을 전후하여 천렵을 많이 했다. 초복과 중복은 대체로 음력 6월에 드는 것이 보편적이어서 가장 무더울 때이다. 잡은 고기로 탕을 끓여 먹으며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천렵은 물을 중심으로 놀기 때문에 물놀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또한 뜨거운 물고기탕을 먹으며 피서를 한다는 점에서 이열치열以熱治熱이 겸해지는 피서법이기도 하다.

천렵은 역사의 이른 시기 사냥과 고기잡이를 하던 습속이 후대에 오면서 여가를 즐기는 풍속으로 변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더운 날씨에 농사일을 하던 고달픔을 잊고 마음껏 하루를 즐기는 천렵은 물맞이, 탁족, 모래 뜸질 같은 풍속과 함께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천렵은 오늘날 민물과 바다에서 많은 사람이 즐기는 낚시의 원류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의 낚시는 생업 또는 취미로 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그 규모도 큰 강, 바다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확장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름 낚시는 전통 사회에서의 천렵처럼 여전히 피서법이 되고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한국고전문학전집3-가사(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성음사, 1973), 한국세시풍속사전-여름(국립민속박물관, 2005),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조선전기문집(국립민속박물관, 2004), 한국의 세시풍속(장주근. 형설출판사, 1984).

천렵

천렵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김명자(金明子)

정의

여름철에 주로 남자들이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민속놀이.

내용

천렵은 봄이나 가을에도 즐기지만 복날과 같은 무더운 여름날에 주로 이루어진다. 물놀이의 성격을 지녀 여름철 피서법의 하나이기도 했다.

남자들의 물놀이 피서법으로 탁족濯足이 있다. 탁족은 흐르는 강물이나 계곡물 속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하는 것인데, 선비들은 이때 글을 지으며 풍류를 즐기고 천렵을 하며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탁족과 관련하여 탁족회濯足會라는 것이 있다. 탁족회란 선비들이 탁족하며 글을 짓고 담소하며 더위를 식히는 일종의 수양을 겸하는 모임이다.

천렵을 할 때에는 물에 들어가야 하므로 탁족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6월조에는 탁족놀이에 대한 기록이 있다.

서울 서대문 밖 천연동에 있는 천연정天然亭의 연꽃과 삼청동의 탕춘대蕩春臺와 정릉의 수석水石에는 술과 문학을 즐기는 자들이 많이 모여들어 옛날 중국 하삭河朔 지방에서 했다는 식으로 술을 마시며 피서를 한다. 서울 풍속에는 남산과 북악 골짜기에 흐르는 물에 탁족하는 놀이가 있다.

이처럼 물가에서 몸을 식히며 즐기던 때에 천렵을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정릉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피서법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행해졌을 것이다. 오늘날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이 으레 물가나 바닷가를 찾아가 더위를 식히며 여름 시절식을 즐기는 것도 천렵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계곡이나 물가에서 천렵으로 얻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끓여서 술과 함께 먹으며 지인끼리 모임을 갖는 것은 전통사회에서 더위를 피하고자 하는 세시풍속의 하나였다. 이를테면 뜻이 맞는 사람끼리 삼복 중에 냇물이나 강가에서 헤엄도 치고 그물을 쳐 고기도 잡고, 그 잡은 고기를 솥에 넣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이다.

정학유丁學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4월령四月令에 천렵을 운치 있게 노래한 내용이 있다.

파일날 현등함은 산촌에 불긴하니, 느티떡 콩진이는 제 때의 별미로다. 앞 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殘風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碧溪水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수단화水丹花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罟를 둘러치고 은린옥척銀鱗玉尺 후려내어 반석磐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천렵을 하여 그 자리에서 물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맛은 곧 천렵의 운치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명길崔鳴吉의 『지천선생집遲川先生集』 권1에도 천렵을 주제로 한 시詩가 있다.

그물이 맑은 못에서 나오니 저물 무렵 물가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날릴 때 큰 구멍 뚫고 올라오니 바야흐로 버들가지가 푸르른 계절이다. 눈 떨어지듯 연기 날릴 때 작은 소반 밀어두고 빙빙 바람소리 날 듯 모여 앉아 잡은 고기 먹는다.

이 시詩 역시 짙푸른 여름날 천렵으로 잡은 물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담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천렵은 더위를 피하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 뜻이 맞는 사람끼리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하루를 즐기는 놀이이다. 무더운 여름 특히 초복과 중복과 같은 복날을 전후하여 천렵을 많이 했다. 초복과 중복은 대체로 음력 6월에 드는 것이 보편적이어서 가장 무더울 때이다. 잡은 고기로 탕을 끓여 먹으며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보양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천렵은 물을 중심으로 놀기 때문에 물놀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또한 뜨거운 물고기탕을 먹으며 피서를 한다는 점에서 이열치열以熱治熱이 겸해지는 피서법이기도 하다.

천렵은 역사의 이른 시기 사냥과 고기잡이를 하던 습속이 후대에 오면서 여가를 즐기는 풍속으로 변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더운 날씨에 농사일을 하던 고달픔을 잊고 마음껏 하루를 즐기는 천렵은 물맞이, 탁족, 모래 뜸질 같은 풍속과 함께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천렵은 오늘날 민물과 바다에서 많은 사람이 즐기는 낚시의 원류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의 낚시는 생업 또는 취미로 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그 규모도 큰 강, 바다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확장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름 낚시는 전통 사회에서의 천렵처럼 여전히 피서법이 되고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한국고전문학전집3-가사(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성음사, 1973), 한국세시풍속사전-여름(국립민속박물관, 2005),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조선전기문집(국립민속박물관, 2004), 한국의 세시풍속(장주근. 형설출판사,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