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극팔령(觀劇八令)

관극팔령

한자명

觀劇八令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판소리 > 자료

집필자 전신재(全信宰)

정의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판소리 여덟마당을 각각 읊은 관극시(觀劇詩).

개관

이유원은 조선 말기의 문신이다. 호는 귤산(橘山)·묵농(墨農). 함경도 관찰사·좌의정·영의정 등의 벼슬을 역임했고, 『임하필기(林下筆記)』, 『가오고략(嘉梧藁略)』, 『귤산문고(橘山文稿)』 등의 저서를 남겼다. 판소리에 관심을 가져 「관극팔령(觀劇八令)」(1872) 8수와 「영산선성(靈山先聲)」 5수를 지었다. 「영산선성」은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허두가)를 제재로 한 한시이다. 「관극팔령」은 판소리 여덟마당을 칠언절구의 한시 한 수씩으로 각각 읊어 여덟 수로 되어 있는데, 그의 문집인 『가오고략』에 실려 있다.

내용

「관극팔령」 각 수의 소제목과 그것이 읊은 대상 작품은 다음과 같다. 제일령(第一令) <광한춘(廣寒春)>은 <춘향가(春香歌)>를, 제이령 <연자포(燕子匏)>는 <흥보가(興甫歌)>를, 제삼령 <애여장(艾如帳)>은 <장끼타령>을, 제사령 <중산군(中山君)>은 <궁가(水宮歌)>를, 제오령 <삼절일(三絶一)>은 <적벽가(赤壁歌)>를, 제육령 <아영낭(阿英娘)>은 <배비장타령(裵裨將打令)>을, 제칠령 <화중아(花中兒)>는 <심청가(沈淸歌)>를, 제팔령 <장정후(長亭堠)>는 <변강쇠가>를 각각 읊은 것이다.

「관극팔령」은 판소리 각 작품에서 특정한 장면만을 선정하여 묘사 혹은 설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관적 논평을 하기도 하였다. 춘향가에서는 춘향과 이 도령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 뜨게 된 것은 재화(財貨)의 조화라고 설명한다. 즉 심청의 효도를 강조하지 않는다. 흥보가에서는 빈부는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끼타령에서는 까투리의 충고를 듣지 않은 장끼의 경솔함을 강조하는 데에 그친다. 그리고 까투리의 재혼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수궁가에서는 별주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고 토끼에 대해서만 경솔함을 지적한다. 배비장타령에서는 배비장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고 애랑만을 일방적으로 비판한다. 수궁가에서나 배비장타령에서나 관료의 편을 드는 것이다. 변강쇠가에서는 장승이 온갖 병을 변강쇠에게 옮기는 이야기, 그리고 옹녀의 기구한 운명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지적한다. 다만 적벽가는 전체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제시한다. 조조와 장군(관우)을 대립시키고 전자를 부정하고 후자를 긍정한다.

특징 및 의의

전체적 서사구조로 보아 판소리는 궁핍한 서민의 꿈, 즉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꿈을 형상화한 예술이다. 그런데 「관극팔령」은 이러한 면을 등한시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의정까지 지낸 최상류층 양반의 판소리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유원은 판소리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와 작품 정신보다는 개개 장면에 흥미를 가지며 그것을 주관적으로 해석한다. 우리는 또한 양반 계층의 생리에는 적벽가가 가장 잘 맞는다는 것도 「관극팔령」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원의 이러한 판소리 인식은 송만재(宋晩載, 1788~1851)의 「관우희(觀優戲)」(1843)에 나타나는 판소리 인식과 비교가 된다. 「관우희」에서는 판소리 각 작품을 전체적·객관적으로 기술함으로써 판소리 본래의 정신을 잘 살려낸다. 송만재는 이유원과는 달리 아들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그것을 축하하는 놀이판을 열어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양반이었다.

「관극팔령」은 19세기의 판소리사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송만재의 「관우희」에 판소리 열두마당이 모두 나타나는데, 이유원의 「관극팔령」에 와서는 여덟마당만 나타난다. <강릉매화타령(江陵梅花打令)>, <무숙이타령>, <옹고집타령(壅固執打令)>, <가짜신선타령>의 네마당이 사라진 것이다. 이유원의 「관극팔령」의 여덟마당 중에서 배비장타령, 장끼타령을 뺀 것이 신재효의 판소리 여섯마당이다. 신재효의 여섯마당에서 변강쇠가를 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궁가, 적벽가 다섯마당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참고문헌

嘉梧藁略, 관우희·관극팔령의 창작방법과 송만재·이유원의 작가의식(장석규, 문학과언어2, 문학과언어학회, 1991), 한국연희시연구(윤광봉, 이우출판사, 1985).

관극팔령

관극팔령
한자명

觀劇八令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판소리 > 자료

집필자 전신재(全信宰)

정의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판소리 여덟마당을 각각 읊은 관극시(觀劇詩).

개관

이유원은 조선 말기의 문신이다. 호는 귤산(橘山)·묵농(墨農). 함경도 관찰사·좌의정·영의정 등의 벼슬을 역임했고, 『임하필기(林下筆記)』, 『가오고략(嘉梧藁略)』, 『귤산문고(橘山文稿)』 등의 저서를 남겼다. 판소리에 관심을 가져 「관극팔령(觀劇八令)」(1872) 8수와 「영산선성(靈山先聲)」 5수를 지었다. 「영산선성」은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허두가)를 제재로 한 한시이다. 「관극팔령」은 판소리 여덟마당을 칠언절구의 한시 한 수씩으로 각각 읊어 여덟 수로 되어 있는데, 그의 문집인 『가오고략』에 실려 있다.

내용

「관극팔령」 각 수의 소제목과 그것이 읊은 대상 작품은 다음과 같다. 제일령(第一令) <광한춘(廣寒春)>은 <춘향가(春香歌)>를, 제이령 <연자포(燕子匏)>는 <흥보가(興甫歌)>를, 제삼령 <애여장(艾如帳)>은 <장끼타령>을, 제사령 <중산군(中山君)>은 <수궁가(水宮歌)>를, 제오령 <삼절일(三絶一)>은 <적벽가(赤壁歌)>를, 제육령 <아영낭(阿英娘)>은 <배비장타령(裵裨將打令)>을, 제칠령 <화중아(花中兒)>는 <심청가(沈淸歌)>를, 제팔령 <장정후(長亭堠)>는 <변강쇠가>를 각각 읊은 것이다.

「관극팔령」은 판소리 각 작품에서 특정한 장면만을 선정하여 묘사 혹은 설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관적 논평을 하기도 하였다. 춘향가에서는 춘향과 이 도령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 뜨게 된 것은 재화(財貨)의 조화라고 설명한다. 즉 심청의 효도를 강조하지 않는다. 흥보가에서는 빈부는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끼타령에서는 까투리의 충고를 듣지 않은 장끼의 경솔함을 강조하는 데에 그친다. 그리고 까투리의 재혼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수궁가에서는 별주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고 토끼에 대해서만 경솔함을 지적한다. 배비장타령에서는 배비장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고 애랑만을 일방적으로 비판한다. 수궁가에서나 배비장타령에서나 관료의 편을 드는 것이다. 변강쇠가에서는 장승이 온갖 병을 변강쇠에게 옮기는 이야기, 그리고 옹녀의 기구한 운명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지적한다. 다만 적벽가는 전체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제시한다. 조조와 장군(관우)을 대립시키고 전자를 부정하고 후자를 긍정한다.

특징 및 의의

전체적 서사구조로 보아 판소리는 궁핍한 서민의 꿈, 즉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꿈을 형상화한 예술이다. 그런데 「관극팔령」은 이러한 면을 등한시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의정까지 지낸 최상류층 양반의 판소리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유원은 판소리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와 작품 정신보다는 개개 장면에 흥미를 가지며 그것을 주관적으로 해석한다. 우리는 또한 양반 계층의 생리에는 적벽가가 가장 잘 맞는다는 것도 「관극팔령」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원의 이러한 판소리 인식은 송만재(宋晩載, 1788~1851)의 「관우희(觀優戲)」(1843)에 나타나는 판소리 인식과 비교가 된다. 「관우희」에서는 판소리 각 작품을 전체적·객관적으로 기술함으로써 판소리 본래의 정신을 잘 살려낸다. 송만재는 이유원과는 달리 아들이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그것을 축하하는 놀이판을 열어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양반이었다.

「관극팔령」은 19세기의 판소리사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송만재의 「관우희」에 판소리 열두마당이 모두 나타나는데, 이유원의 「관극팔령」에 와서는 여덟마당만 나타난다. <강릉매화타령(江陵梅花打令)>, <무숙이타령>, <옹고집타령(壅固執打令)>, <가짜신선타령>의 네마당이 사라진 것이다. 이유원의 「관극팔령」의 여덟마당 중에서 배비장타령, 장끼타령을 뺀 것이 신재효의 판소리 여섯마당이다. 신재효의 여섯마당에서 변강쇠가를 뺀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다섯마당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참고문헌

嘉梧藁略, 관우희·관극팔령의 창작방법과 송만재·이유원의 작가의식(장석규, 문학과언어2, 문학과언어학회, 1991), 한국연희시연구(윤광봉, 이우출판사,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