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산천(故國山川)

고국산천

한자명

故國山川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판소리 > 판소리 다섯마당

집필자 이기형(李起衡)

정의

<궁가(水宮歌)>에서 토끼가 별주부 등을 타고 수궁에서 육지로 귀환하면서 살아나온 것을 기뻐하며 풍경을 나열하는 소리 대목.

개관

<고국산천(故國山川)>은 <소지노화(笑指蘆花)>, <노화월>, <백로횡강(白鷺橫江)>, <객래아문흥망사>, <가자 어서 가자>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이는 사설의 한 마디를 따서 붙인 명칭이다. 별주부의 꼬임에 빠져 용궁에 잡혀갔던 토끼가 용왕을 속이고 죽을 고비를 벗어나 육지로 향하는 기쁨을 표현한 대목이다. 단가 <고고천변(皐皐天邊)>의 도입부에서 불리기도 하는 이 대목은 독립하여 부르기도 하고, <혼령상봉>과 <고국산천>을 결합하여 부르기도 한다.

<고국산천>은 토끼가 용궁에서 벗어나 살아 돌아옴을 기뻐하는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으로 독립된 단가로도 불렸다. 전기 팔명창의 한 사람으로 궁가에 능하였다는 신만엽의 <소지노화>가 주요 더늠으로 전한다. 중중모리장단의 석화제 가야금병창으로 불리기도 하는 <고국산천>은 철종·고종 때 서편제 명창으로 이름을 떨쳤던 백경순의 단가로도 전한다.

내용

<고국산천>과 유사한 대목이 <고고천변>과 <범피중류(泛彼中流)>이다. <고고천변>은 별주부가 토끼를 잡기 위해 육지로 나올 때, <범피중류>는 별주부가 토끼를 업고 용궁으로 향하는 대목에, <고국산천>은 토끼가 용궁에서의 죽을 위기를 모면하고 육지로 나오는 대목에서 등장한다. 이들 대목은 노정기 방식으로 전개되며, 바다가 배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국산천>은 세 가지 유형으로 존재한다.

먼저 신만엽제 <고국산천>이다. 신만엽제 <고국산천>은 수궁에서 살아나오는 토끼의 기쁜 심경보다는 스쳐 지나는 풍경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서술하고 있다. 신만엽의 <고국산천>은 송흥록의 단가 <만학천봉가(萬壑千峯歌)>를 수용한 궁가의 <고고천변>과 거의 같다. 심상건이 가야금병창으로 부른 단가 <노화월>도 뒷부분의 극히 일부분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하다. 수궁가의 <고고천변>은 별주부가 수중에서 가족들과 작별하고 토끼를 만나기 위해 육지로 향하는 대목이다. 별주부가 바다 위로 떠올라 육지라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볼 때의 정서와 감흥을 풍경의 나열과 함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신만엽제 <고국산천>은 자신이 살던 낯익은 육지로 돌아온 토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 수록된 백경순의 <고국산천>은 신만엽제 <고국산천>과는 다르다. 백경순의 <고국산천>은 토끼가 사지에서 벗어나 육지로 살아 돌아오는 기쁨을 드러내는 기능에 충실하며, 살아 돌아오는 토끼의 심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성준제 수궁가를 계승한 창자나 송만갑제 수궁가를 계승한 박봉술, 강산제의 정권진 등은 동일한 <고국산천>을 부르지만 뒷부분을 삭제하여 부른다. 죽을 위기에서 벗어난 토끼가 방정을 떨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이면에 맞지 않은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세 유형의 <고국산천>은 신만엽제―백경순제―유성준제의 발전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상호 경쟁 관계에서 취사선택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개작의 변―새타령’으로 짜인 신재효본과 <혼령상봉> 장면이 삽입되어 있는 이선유 창본, <혼령상봉> 대목이 앞에 놓인 심정순 창본, 개작의 변이 뒤에 연결되어 있는 김연수 창본을 제외한 모든 창본은 <혼령상봉>과 <고국산천>이 결합된 형태로 진양조장단중중모리장단으로 불린다. 이 대목은 토끼가 육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의 풍경을 파노라마적으로 열거한 것으로 서사적인 구조와는 관계가 없는데, 수사학적으로 익숙한 중국의 고사와 풍경을 가락에 얹어 부름으로써 대중들의 호응을 얻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특징 및 의의

<고국산천>은 신재효의 개작의 변으로 보아 19세기 중반 이전부터 불렸던 것으로 <심청가(沈淸歌)>에서 생성의 연원을 찾을 수 있다. <고국산천>은 심청이 인당수로 향하면서 이비, 오자서, 굴원 등의 혼령과 만나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는 <혼령상봉> 대목에서 영향을 받아 생성된 것이다. 심청가의 <혼령상봉>은 죽음을 앞둔 심청의 억울한 심정을 역시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사연을 들으며 슬픔을 심화시킨다. 이에 비해 궁가의 <고국산천>은 토끼가 기쁜 심정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대목에 등장한다. <고국산천>의 근원이 되는 <혼령상봉> 대목이 토끼가 살아나오는 대목에 등장하는 것은 수궁가의 서사구조와 큰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고국산천>은 수궁가의 주요한 삽입가요로 사용되었다. 이런 형성과정을 통해 풍경을 묘사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 중국의 고사와 인물, 시 구절을 나열하여 소리 대목을 만들어 가던 당대의 연행 관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궁가 범피중류 대목의 변모 양상(김석배, 수궁가 연구, 민속원, 2001), 수궁가 소재 노정기의 존립과 변이(류수열, 판소리연구14, 판소리학회, 2002), 수궁가 연구(최동현·김기형, 민속원, 2001), 토끼전 연구(김동건, 민속원, 2003).

고국산천

고국산천
한자명

故國山川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판소리 > 판소리 다섯마당

집필자 이기형(李起衡)

정의

<수궁가(水宮歌)>에서 토끼가 별주부 등을 타고 수궁에서 육지로 귀환하면서 살아나온 것을 기뻐하며 풍경을 나열하는 소리 대목.

개관

<고국산천(故國山川)>은 <소지노화(笑指蘆花)>, <노화월>, <백로횡강(白鷺橫江)>, <객래아문흥망사>, <가자 어서 가자>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이는 사설의 한 마디를 따서 붙인 명칭이다. 별주부의 꼬임에 빠져 용궁에 잡혀갔던 토끼가 용왕을 속이고 죽을 고비를 벗어나 육지로 향하는 기쁨을 표현한 대목이다. 단가 <고고천변(皐皐天邊)>의 도입부에서 불리기도 하는 이 대목은 독립하여 부르기도 하고, <혼령상봉>과 <고국산천>을 결합하여 부르기도 한다.

<고국산천>은 토끼가 용궁에서 벗어나 살아 돌아옴을 기뻐하는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으로 독립된 단가로도 불렸다. 전기 팔명창의 한 사람으로 수궁가에 능하였다는 신만엽의 <소지노화>가 주요 더늠으로 전한다. 중중모리장단의 석화제 가야금병창으로 불리기도 하는 <고국산천>은 철종·고종 때 서편제 명창으로 이름을 떨쳤던 백경순의 단가로도 전한다.

내용

<고국산천>과 유사한 대목이 <고고천변>과 <범피중류(泛彼中流)>이다. <고고천변>은 별주부가 토끼를 잡기 위해 육지로 나올 때, <범피중류>는 별주부가 토끼를 업고 용궁으로 향하는 대목에, <고국산천>은 토끼가 용궁에서의 죽을 위기를 모면하고 육지로 나오는 대목에서 등장한다. 이들 대목은 노정기 방식으로 전개되며, 바다가 배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국산천>은 세 가지 유형으로 존재한다.

먼저 신만엽제 <고국산천>이다. 신만엽제 <고국산천>은 수궁에서 살아나오는 토끼의 기쁜 심경보다는 스쳐 지나는 풍경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서술하고 있다. 신만엽의 <고국산천>은 송흥록의 단가 <만학천봉가(萬壑千峯歌)>를 수용한 수궁가의 <고고천변>과 거의 같다. 심상건이 가야금병창으로 부른 단가 <노화월>도 뒷부분의 극히 일부분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하다. 수궁가의 <고고천변>은 별주부가 수중에서 가족들과 작별하고 토끼를 만나기 위해 육지로 향하는 대목이다. 별주부가 바다 위로 떠올라 육지라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볼 때의 정서와 감흥을 풍경의 나열과 함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신만엽제 <고국산천>은 자신이 살던 낯익은 육지로 돌아온 토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 수록된 백경순의 <고국산천>은 신만엽제 <고국산천>과는 다르다. 백경순의 <고국산천>은 토끼가 사지에서 벗어나 육지로 살아 돌아오는 기쁨을 드러내는 기능에 충실하며, 살아 돌아오는 토끼의 심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성준제 수궁가를 계승한 창자나 송만갑제 수궁가를 계승한 박봉술, 강산제의 정권진 등은 동일한 <고국산천>을 부르지만 뒷부분을 삭제하여 부른다. 죽을 위기에서 벗어난 토끼가 방정을 떨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이면에 맞지 않은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세 유형의 <고국산천>은 신만엽제―백경순제―유성준제의 발전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상호 경쟁 관계에서 취사선택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개작의 변―새타령’으로 짜인 신재효본과 <혼령상봉> 장면이 삽입되어 있는 이선유 창본, <혼령상봉> 대목이 앞에 놓인 심정순 창본, 개작의 변이 뒤에 연결되어 있는 김연수 창본을 제외한 모든 창본은 <혼령상봉>과 <고국산천>이 결합된 형태로 진양조장단과 중중모리장단으로 불린다. 이 대목은 토끼가 육지로 돌아오는 과정에서의 풍경을 파노라마적으로 열거한 것으로 서사적인 구조와는 관계가 없는데, 수사학적으로 익숙한 중국의 고사와 풍경을 가락에 얹어 부름으로써 대중들의 호응을 얻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특징 및 의의

<고국산천>은 신재효의 개작의 변으로 보아 19세기 중반 이전부터 불렸던 것으로 <심청가(沈淸歌)>에서 생성의 연원을 찾을 수 있다. <고국산천>은 심청이 인당수로 향하면서 이비, 오자서, 굴원 등의 혼령과 만나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는 <혼령상봉> 대목에서 영향을 받아 생성된 것이다. 심청가의 <혼령상봉>은 죽음을 앞둔 심청의 억울한 심정을 역시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사연을 들으며 슬픔을 심화시킨다. 이에 비해 수궁가의 <고국산천>은 토끼가 기쁜 심정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대목에 등장한다. <고국산천>의 근원이 되는 <혼령상봉> 대목이 토끼가 살아나오는 대목에 등장하는 것은 수궁가의 서사구조와 큰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고국산천>은 수궁가의 주요한 삽입가요로 사용되었다. 이런 형성과정을 통해 풍경을 묘사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 중국의 고사와 인물, 시 구절을 나열하여 소리 대목을 만들어 가던 당대의 연행 관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수궁가 범피중류 대목의 변모 양상(김석배, 수궁가 연구, 민속원, 2001), 수궁가 소재 노정기의 존립과 변이(류수열, 판소리연구14, 판소리학회, 2002), 수궁가 연구(최동현·김기형, 민속원, 2001), 토끼전 연구(김동건, 민속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