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의생활

집필자 정관채(鄭官采)

정의

잎에서 청색 색소인 인디고indigo를 얻을 수 있는 요람蓼籃 등의 식물이자 청색 계열 색상인 남색을 내는 염료.

개관

쪽의 품종은 세계적으로 300여 종이 있으며, 그중 한반도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대부분 일년생 초본 식물인 마디풀과polygonaceae에 속해 Persicaria tinctoria이라는 학명이 붙었다. 남藍, 요람, 마람馬藍, 소람小藍, 종람種藍이라고도 하며, 중앙아시아 및 중국이 원산지인 일년생 염료 식물이다.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뿌리 근처에는 털이 나 있으며, 키는 60~70 가량으로 10~15의 긴 타원형의 잎이 난다. 7~8월에 꽃대가 올라올 때 잎을 채집해 인디고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염료로 이용한다. 인디고를 소량이라도 포함하고 있는 식물을 함람 식물이라고 하며, 이들은 생육 온도에 민감해 온도에 따라 인디고 함량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함람 식물이 모두 염료로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쪽은 통상 100㎏ 중에 300~400g의 인디고 색소가 포함되어 있다. 인디고 함량이 높기 때문에 쪽은 한반도에서 오래전부터 청색을 내는 염료로 사용되었다.
쪽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염료 중 하나로, 4천 년 전 인도에서 쪽 염료 제조 방법이 기록된 문서가 전해지고 있다. 이는 무역로를 통해 고대 이집트 및 그리스까지 전파되었으며 이들이 입었던 푸른색 옷은 쪽물 염색인 것으로 추정된다. 3500년 전에 제작된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쪽과 홍화 염색포가 발견된 바 있다.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고분벽화나 『삼국사기三國史記』등의 고문헌에서 청색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쪽으로 염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도염서都染署(조선 세조 대에 이르러 제용감濟用監으로 통합)를 설치하여 궁중에서 사용하는 쪽 등의 염료 제조와 염색을 맡아서 관리하도록 하였다.
1880년, 독일의 화학자 바이어J. F. A. von Baeyer (1835~1917)는 인디고를 합성하는 천연 물질의 인공제법에 성공함으로써 유기 화학 분야의 새 분야를 열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화학 염료의 발달로 세계적인 전통 쪽 염색의 쇠퇴를 초래하였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재고되고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면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내용

전통 쪽 염색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사한 기술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국내외 문헌 혹은 장인에 의해 전수된 전통 쪽 염색법으로는 쪽잎을 갈아서 얻은 즙을 바로 염색에 사용하는 생즙법, 쪽의 색소 성분을 추출하고 산화시켜 얻은 인디고 색소 성분을 바로 미생물인 박테리아에 의한 환원을 거쳐 염색하는 반물법(잿물염색법), 인디고 색소 성분을 석회에 의해 침전시켜 니람泥藍을 얻고 이를 필요한 시점에 환원(발효)시키는 니람법(침전법), 쪽을 퇴비 형태로 만들어 염색하는 일본의 스쿠모すくも, 유럽의 워드볼woad ball과 유사한 숙성법(숙남법) 등이 있다.
쪽의 색소 성분은 천연 염료 중 환원염법으로 염색하는 대표적인 염료이다. 천연 인디고는 배당체 구조인 인디칸indican을 물로 추출하여 인독실indoxyl과 포도당glucose으로 분해하고 다시 산화 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인디고틴indigotin 구조가 주성분이다. 이 물질은 물에 녹지 않는데 알칼리 조건에서 환원하면 류코 화합물leuco compound로 변해 수용성이 되어 각종 천연섬유에 친화력을 가지며, 수용성 구조가 산화되어 불용성 구조로 바뀌면서 색을 나타내게 된다.
최근 염색 분야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서 유럽을 중심으로 전통 염법의 규명 및 공정합리화에 관련한 다양한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통 인디고 염색 방법에서 환원과 관련하여 잿물lye을 바탕으로 탄수화물 성분을 첨가하거나 미생물 균주를 활용한 방식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효조건은 까다롭고 복잡하여 많은 시간과 노동력, 그리고 세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자동화하기 힘든 환원 과정은 전통 인디고 염색을 현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사례

한반도에서 쪽을 재배하고 염료로 만들어 천이나 종이에 염색을 해 온 문화는 매우 오래되었다. 특히 나주는 6·25전쟁 이후에도 비교적 최근까지 쪽 염색이 이루어졌으며, 전통적으로 나주목羅州牧 관아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된 염색 기술이 전승되고 있었다. 또한 쪽 재배 및 염색에 적당한 지리·기후 등 자연지리 요건과 원활한 육상·해상 교통을 바탕으로 수요지까지 손쉽게 운반할 수 있었고, 그러한 인문·지리적 요건으로 쪽 염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비단과 샛골나이와 같은 무명을 만드는 직조 산업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나주에서 전통 쪽 염색의 원형이 잘 보존될 수 있었고, 한국전쟁 이후 화학 염료의 유입과 급속한 도시화로 쪽 재배 및 천연 염색 산업이 쇠퇴한 상황에서도 쪽 재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1970년대 중후반부터 전남 나주 다시면과 문평면에서 염색장 기능 보유자(정관채, 윤병운)를 중심으로 전통 쪽 염색이 이어졌고, 2017년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보유자 정관채, 윤병운의 아들이자 염색장 전수교육조교 윤대중이 전남 나주에서 전통 쪽 염색을 이어가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쪽빛은 다른 색과는 다르게 자연에서 바로 재현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 있다. 녹색의 풀에서 염료를 추출하여 산화와 환원의 화학적 변화와 미생물의 발효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쪽빛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며, 고도로 숙련된 경험과 매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전통적인 쪽 염색 과정은 크게 쪽의 재배와 채취, 항아리에 쪽풀과 물을 섞어 색소 추출하기, 석회 만들기, 색소가 추출된 쪽물에 석회를 혼합하기, 석회와 섞은 쪽물에 가라앉은 앙금(니람) 추리기, 잿물 만들기, 니람과 잿물을 혼합하기, 니람과 잿물을 섞은 염액 발효(환원)시키기, 천의 정련, 발효된 염액에 쪽물 염색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예부터 쪽 염료는 고가에 거래되었던 귀한 염색 재료였다.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쪽 염색물은 염색물의 빛깔이 외적 조건에 견디는 정도(견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쪽 염색물이 오늘날까지 색을 잃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다. 또한 방충 효과가 뛰어나 경전 등 주요 책을 쪽을 활용하여 만든 감지紺紙로 제작하거나, 의료용 붕대를 쪽으로 염색하여 이용하였다.

참고문헌

아시아의 손과 색(박남희·이현경·강지용, 미술문화, 2016), 염색장(김지희, 화산문화, 2002), 포도당 환원을 이용한 천연 인디고 염색(신윤숙·조아랑·류동일, 한국염색가공학회지21-3, 한국염색가공학회, 2009), 한국의 천연염료(김재필·이정진, 서울대학교출판부, 2003), 한국 전통 남염색의 현대적 이용 방법(정관채, 대구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0), Handbook of Natural Colorant(Thomas Bechtold·Rita Mussak, Chichester:Wiley, 2009).

쪽
사전위치

한국의식주생활사전 > 의생활

집필자 정관채(鄭官采)

정의

잎에서 청색 색소인 인디고indigo를 얻을 수 있는 요람蓼籃 등의 식물이자 청색 계열 색상인 남색을 내는 염료.

개관

쪽의 품종은 세계적으로 300여 종이 있으며, 그중 한반도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대부분 일년생 초본 식물인 마디풀과polygonaceae에 속해 Persicaria tinctoria이라는 학명이 붙었다. 남藍, 요람, 마람馬藍, 소람小藍, 종람種藍이라고도 하며, 중앙아시아 및 중국이 원산지인 일년생 염료 식물이다.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뿌리 근처에는 털이 나 있으며, 키는 60~70 가량으로 10~15의 긴 타원형의 잎이 난다. 7~8월에 꽃대가 올라올 때 잎을 채집해 인디고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염료로 이용한다. 인디고를 소량이라도 포함하고 있는 식물을 함람 식물이라고 하며, 이들은 생육 온도에 민감해 온도에 따라 인디고 함량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함람 식물이 모두 염료로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쪽은 통상 100㎏ 중에 300~400g의 인디고 색소가 포함되어 있다. 인디고 함량이 높기 때문에 쪽은 한반도에서 오래전부터 청색을 내는 염료로 사용되었다.쪽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염료 중 하나로, 4천 년 전 인도에서 쪽 염료 제조 방법이 기록된 문서가 전해지고 있다. 이는 무역로를 통해 고대 이집트 및 그리스까지 전파되었으며 이들이 입었던 푸른색 옷은 쪽물 염색인 것으로 추정된다. 3500년 전에 제작된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쪽과 홍화 염색포가 발견된 바 있다.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고분벽화나 『삼국사기三國史記』등의 고문헌에서 청색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쪽으로 염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도염서都染署(조선 세조 대에 이르러 제용감濟用監으로 통합)를 설치하여 궁중에서 사용하는 쪽 등의 염료 제조와 염색을 맡아서 관리하도록 하였다.1880년, 독일의 화학자 바이어J. F. A. von Baeyer (1835~1917)는 인디고를 합성하는 천연 물질의 인공제법에 성공함으로써 유기 화학 분야의 새 분야를 열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화학 염료의 발달로 세계적인 전통 쪽 염색의 쇠퇴를 초래하였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재고되고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면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내용

전통 쪽 염색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사한 기술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국내외 문헌 혹은 장인에 의해 전수된 전통 쪽 염색법으로는 쪽잎을 갈아서 얻은 즙을 바로 염색에 사용하는 생즙법, 쪽의 색소 성분을 추출하고 산화시켜 얻은 인디고 색소 성분을 바로 미생물인 박테리아에 의한 환원을 거쳐 염색하는 반물법(잿물염색법), 인디고 색소 성분을 석회에 의해 침전시켜 니람泥藍을 얻고 이를 필요한 시점에 환원(발효)시키는 니람법(침전법), 쪽을 퇴비 형태로 만들어 염색하는 일본의 스쿠모すくも, 유럽의 워드볼woad ball과 유사한 숙성법(숙남법) 등이 있다.쪽의 색소 성분은 천연 염료 중 환원염법으로 염색하는 대표적인 염료이다. 천연 인디고는 배당체 구조인 인디칸indican을 물로 추출하여 인독실indoxyl과 포도당glucose으로 분해하고 다시 산화 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인디고틴indigotin 구조가 주성분이다. 이 물질은 물에 녹지 않는데 알칼리 조건에서 환원하면 류코 화합물leuco compound로 변해 수용성이 되어 각종 천연섬유에 친화력을 가지며, 수용성 구조가 산화되어 불용성 구조로 바뀌면서 색을 나타내게 된다.최근 염색 분야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적인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서 유럽을 중심으로 전통 염법의 규명 및 공정합리화에 관련한 다양한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통 인디고 염색 방법에서 환원과 관련하여 잿물lye을 바탕으로 탄수화물 성분을 첨가하거나 미생물 균주를 활용한 방식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효조건은 까다롭고 복잡하여 많은 시간과 노동력, 그리고 세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자동화하기 힘든 환원 과정은 전통 인디고 염색을 현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사례

한반도에서 쪽을 재배하고 염료로 만들어 천이나 종이에 염색을 해 온 문화는 매우 오래되었다. 특히 나주는 6·25전쟁 이후에도 비교적 최근까지 쪽 염색이 이루어졌으며, 전통적으로 나주목羅州牧 관아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된 염색 기술이 전승되고 있었다. 또한 쪽 재배 및 염색에 적당한 지리·기후 등 자연지리 요건과 원활한 육상·해상 교통을 바탕으로 수요지까지 손쉽게 운반할 수 있었고, 그러한 인문·지리적 요건으로 쪽 염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비단과 샛골나이와 같은 무명을 만드는 직조 산업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나주에서 전통 쪽 염색의 원형이 잘 보존될 수 있었고, 한국전쟁 이후 화학 염료의 유입과 급속한 도시화로 쪽 재배 및 천연 염색 산업이 쇠퇴한 상황에서도 쪽 재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1970년대 중후반부터 전남 나주 다시면과 문평면에서 염색장 기능 보유자(정관채, 윤병운)를 중심으로 전통 쪽 염색이 이어졌고, 2017년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보유자 정관채, 윤병운의 아들이자 염색장 전수교육조교 윤대중이 전남 나주에서 전통 쪽 염색을 이어가고 있다.

특징 및 의의

쪽빛은 다른 색과는 다르게 자연에서 바로 재현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 있다. 녹색의 풀에서 염료를 추출하여 산화와 환원의 화학적 변화와 미생물의 발효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쪽빛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며, 고도로 숙련된 경험과 매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전통적인 쪽 염색 과정은 크게 쪽의 재배와 채취, 항아리에 쪽풀과 물을 섞어 색소 추출하기, 석회 만들기, 색소가 추출된 쪽물에 석회를 혼합하기, 석회와 섞은 쪽물에 가라앉은 앙금(니람) 추리기, 잿물 만들기, 니람과 잿물을 혼합하기, 니람과 잿물을 섞은 염액 발효(환원)시키기, 천의 정련, 발효된 염액에 쪽물 염색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예부터 쪽 염료는 고가에 거래되었던 귀한 염색 재료였다.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쪽 염색물은 염색물의 빛깔이 외적 조건에 견디는 정도(견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쪽 염색물이 오늘날까지 색을 잃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다. 또한 방충 효과가 뛰어나 경전 등 주요 책을 쪽을 활용하여 만든 감지紺紙로 제작하거나, 의료용 붕대를 쪽으로 염색하여 이용하였다.

참고문헌

아시아의 손과 색(박남희·이현경·강지용, 미술문화, 2016), 염색장(김지희, 화산문화, 2002), 포도당 환원을 이용한 천연 인디고 염색(신윤숙·조아랑·류동일, 한국염색가공학회지21-3, 한국염색가공학회, 2009), 한국의 천연염료(김재필·이정진, 서울대학교출판부, 2003), 한국 전통 남염색의 현대적 이용 방법(정관채, 대구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0), Handbook of Natural Colorant(Thomas Bechtold·Rita Mussak, Chichester:Wiley,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