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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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시풍속사전 > 겨울(冬) > 11월 > 정일

집필자 김승찬(金承璨)
갱신일 2018-11-28

개관

음력 11월은 동짓달, 지월(至月), 중동(仲冬), 자월(子月), 창월(暢月), 고월(辜月), 황종(黃鍾), 복월(復月), 양복(陽復) 등으로 일컫는다. 11월을 고대 중국의 주나라에서는 자월이라 하여 세수(歲首)의 달로 삼았다. 이는 이달에 해가 남회귀선(南回歸線)에서 다시 북쪽으로 회귀하는 날인 동지(冬至)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겨울 추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농촌에서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농한기로 접어든다고는 하지만 겨우살이 준비는 이달부터이다. 남자들은 짚으로 이엉을 엮어 초가의 지붕을 얹고 가마니, 오쟁이, 멍석 같은 농기구를 엮으며, 겨우내 쓸 땔감도 마련한다. 또 부녀자들은 베짜기, 메주쑤기, 장담그기 같은 일을 한다.

절기

음력 11월에 드는 절기(節氣)로 대설(大雪)과 동지(冬至)가 있다. 대설은 24절기 중 21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255도에 달한 때로서 양력 12월 8일 무렵에 든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대설과 소한(小寒) 사이에 들며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이다. 이날은 해가 남회귀선 곧 적도(赤道) 이남 23.5도인 동지선(冬至線)에 이르는 때인데, 이때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14시간 26분이나 된다. 동지가 지나면 낮이 차차 길어지기 시작하고 봄기운이 시작되므로 󰡔여씨춘추(呂氏春秋)󰡕 「중동기(仲冬紀)」에는 “이달에 낮의 짧기가 극에 달한다. 왕성한 음기는 이제 위로부터 수그러들고 미약한 양기가 아래로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모든 싹들도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라고 하였다. 「사친가(思親歌)」에서도 “십일월 동지일에 만물이 미생(微生)하니, 일양(一陽)이 초동(初動)이라.”라고 노래하였다. 동짓날을 기해서 비로소 일양(一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중동에 거국적인 행사인 팔관회가 베풀어진 것도 결국 해가 새롭게 부활하는 동지가 들어 있어 이 행사가 신년의례 겸 토속신에 대한 예축의례로서 치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동지는 설,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이다. 동지를 일명 작은설, 아세(亞歲), 지일(至日)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이날 관상감(觀象監)에서 이듬해의 달력을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은 황장력(黃粧曆)과 백장력(白粧曆)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御璽)를 찍어 모든 관원에게 차등 있게 나누어 주었다. 이조(吏曹)의 아전들은 벼슬한 집에서 자신이 도맡아 고신(告身)을 써준 사람이 만약 직무에 취임하게 되면 그로부터 당참전(堂參錢)을 받고 통례로 청장력(靑粧曆) 한 권을 그 사람에게 바친다. 서울의 풍속에 단오에는 부채를 관원이 아전에게 나눠주고 동지에는 달력을 아전이 관원에게 바치는데 이를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한다. 이 풍속이 시골까지 전파되어 친지, 묘지기, 소작인도 그렇게 하였다.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육계(肉桂), 산초, 당밀(糖蜜)을 쇠가죽을 이용하여 삶아 응고(凝膏)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전약(煎藥)이라 하여 진상하였으며, 각 관청에서도 이를 만들어 나누어 가지기도 하였다. 전약은 악귀를 물리치고 추위에 몸을 보(補)하는 데 효능이 있는 약이라고 한다. 홍석모(洪錫謨)의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紀俗詩)’ 동지아세(冬至亞歲)에 “동짓날 궁중에 버선을 바치고(獻襪金宮長至日).”라는 구절이 있다. 또 󰡔성호사설(星湖僿說)󰡕 권4「만물문(萬物門)」동지헌말조(冬至獻襪條)에서도 “지금 풍속에 새로 출가한 부인은 동지가 되면 시부모에게 버선을 바친다.”라고 하였는데, 이를 동지헌말이라고 하며 이와 같은 풍속은 중국 한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짓달에 청어(靑魚)를 경남 통영과 해주[발해의 철리부(鐵利府)에 속한 지방 행정구역]에서 진상하면 종묘에 천신하였는데, 경사대부(卿士大夫)의 집에서도 그와 같이 행하였다. 그리고 제주목(濟州牧)에서 귤, 유자, 홍귤을 진상하면 종묘에 천신하고 궁중 나인들과 근신들에게 하사하였다. 옛날 탐라의 성주가 귤을 바칠 때 치하하는 뜻으로 과거를 설치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이를 답습하여 태학(太學)과 사학(四學)의 유생들에게 시험을 보이고 귤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 과거 시험을 황감제(黃柑製)라 한다.
동지가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로 나눔이 일반적이나, 지방에 따라서는 보름을 기준하여 동지가 보름 전에 들면 애기동지, 보름 이후에 들면 어른동지 또는 일반동지, 노동지로 나누기도 하고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 중순과 하순에 들면 노동지로 나누기도 한다. 경남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진주시 이반성면 평촌리, 창원시 대산면 갈전리에서는 동짓달 초사흘에서 초닷새 사이에 동지가 들면 애기동지라 한다.
동지에는 절식으로 팥죽을 쑤어 먹는데 중동지와 노동지에 주로 쑤어 먹는다. 그런데 경기도 남양주를 비롯한 여러 지방과 전북 익산, 전주 및 제주도의 남제주군에서는 노동지에만 팥죽을 쑤어 먹는다. 그런가 하면 애동지에 괴질로 죽은 사람이 있는 집과 괴질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집에서는 팥죽을 쑤어 먹지 않는다.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아이들이 많이 죽거나 아이에게 액이 든다고 하여 팥죽을 쑤지 않고 대신 팥시루떡을 해서 먹는다. 또 강원도 원주, 철원, 횡성에서는 동짓날이 간지(干支)로 ‘병(丙)’자가 들면 병동지라 하여 팥죽을 쑤지 않는다. 이는 병(丙)과 병(病)이 동음이기 때문에 마을에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탈상(脫喪)을 하지 않은 집에서도 팥죽을 쑤지 않는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서는 탈상을 하지 않은 집에서 팥죽을 쑤면 죽은 사람의 혼령이 구천을 떠돈다고 하고, 기장읍 내리에서는 동네에 줄초상이 난다고 믿었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서는 탈상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동지차사에 팥죽 대신에 녹두죽을 빈소에 차린다.
팥죽은 팥을 삶아 으깨어 체에 걸러서 그 팥물에다가 찹쌀이나 수수쌀로 만든 단자를 새알만큼씩 만들어 넣어 죽을 쑨 것인데, 이 단자를 지방에 따라 새알, 새알심, 새심이, 옹생이, 옹심이, 옹실내미, 용실렝이, 옹스레미, 오그랑이라 부른다. 그런데 충북 진천군 이월면에서는 액막이하는 팥죽에는 새알심을 넣지만 동지차사에 쓰는 팥죽에는 넣지 않는다고 한다. 가묘(家廟)가 있는 집에서는 동지에 팥죽과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여 동지차사를 올리고, 가신(家神)을 신앙하는 집에서는 성주, 조왕, 삼신, 터주, 용단지에 팥죽을 한 그릇씩 떠 놓는다. 주로 동지시(冬至時)에 맞추어 팥죽물을 그릇에 떠서 숟가락이나 솔잎으로 대문과 집 둘레의 담벽을 비롯한 집안 곳곳에 뿌려 액을 막고 역귀를 물리치고 나서 먹는다.
팥죽을 뿌려 역귀를 물리치게 된 연유를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공공씨(共工氏)가 변변찮은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동짓날 죽어 역귀(疫鬼)가 되어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 그런데 그 역귀가 생전에 팥을 두려워하였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먹어 그를 물리쳤다. 동짓날 중국에서 팥죽을 먹어 역귀를 쫓는 풍속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수용되고 고려시대에 보편화된 것이라 추정된다. 팥죽으로 역귀를 물리치는 것은 팥죽의 붉은색이 벽사색(辟邪色)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지팥죽을 먹어야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하는 것은 동지를 작은설 또는 아세라고 하여 새해의 시작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동지팥죽을 먹을 때에는 나이 수만큼 팥죽의 새알심을 먹는다.

속신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고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으며, 세 집을 돌며 팥죽을 얻어먹으면 장수한다고 믿었다. 또 동짓날 팥죽에 든 새알심을 많이 먹어야 높은 지위에 오른다고 한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용방리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쑤기 전에 팥과 솔잎을 외양간이나 변소 같은 집안 구석구석에 뿌리며 “잡귀야 나가라. 잡귀야 나가라.” 하고 연신 외쳐 잡귀를 몰아낸다.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에서는 집안에 액운이 없어지라고 동짓날 수수를 빻아 동그랗게 만들어 그것을 화살에 꽂아 밖으로 멀리 쏘아 버린다고 한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과 단장면에서는 동짓날 베개 속에 메밀껍질을 넣어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건강에 좋고 질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동짓날에 경북 영덕, 예천, 칠곡, 월성 등지와 경남 고성군 대가면에서는 동지할머니에게 대접한다면서 장독 위에 팥죽을 떠놓는데 이렇게 하면 된장 맛이 좋다고 한다. 부산 강서구와 전북 군산에서는 동짓날 뱀 ‘사(蛇)’자를 종이에 써서 솥 위의 부엌 벽이나 집 기둥에 거꾸로 붙여 악귀의 퇴치와 침범을 막는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 창북리 원장마을에서는 동짓날 뱀 사자를 써서 부엌문에 거꾸로 붙여 뱀이 부엌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점복

동짓달에 행하는 점복(占卜)에는 팥죽점, 새알심점, 고드름점, 날짐승점, 보리뿌리점, 용갈이점[龍耕占], 날씨점이 있다. 팥죽점은 동지팥죽을 그릇에 담아 놓고 시간이 경과한 뒤 팥죽의 표면을 보고 강우량을 점치는 것이다. 전북 임실, 순창, 장수와, 전남 나주, 신안과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에서는 그릇에 담아둔 팥죽의 표면에 금이 없거나 금 사이에 물기가 돌면 이듬해에는 비가 많아 풍년이 들고, 표면이 굳어져 금이 많거나 금 사이에 물기가 없으면 가물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에서는 팥죽을 열두 그릇에 담아두었다가 표면을 보는데, 금이 생기지 않고 그릇가에 물기가 빙 둘러 있는 달은 비가 흔해 좋고 세 갈래로 금이 나 있으면 가문다고 점친다. 반대로 부산 금정구 금성동에서는 팥죽 표면이 많이 갈라진 그릇에 해당하는 달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또 기장군 정관면 월평리에서는 팥죽을 달별로 열두 그릇을 차례로 떠보아 그 중 새알이 많이 담기는 그릇에 해당되는 달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동지에 팥죽이 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반면 강원도 양구, 양양, 속초에서는 동짓날 날씨가 따뜻하여 팥죽이 일찍 쉬면 이듬해에 날씨가 더워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새알심점은 동지팥죽의 새알심으로 점복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옹심이점이라고도 한다. 강원도 속초와 전북 순창, 경북 의성, 포항과 경남 통영에서는 동짓날 옹심이(새알심)를 빚을 때, 임신한 여자가 옹심이를 화롯불이나 부엌 아궁이에 구워보아 쪼개지면 딸, 길쭉하게 불거지면 아들이라 점친다. 메주점은 11월 중 메주를 말릴 때 갈라지는 금의 유무(有無)로 점치는 것이다.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서는 메주를 말릴 때 금이 많이 나 있으면 가문다고 점친다.
날짐승점은 동짓날 저녁 솔개나 매가 마을 또는 지붕 위를 높이 뜨면 풍년이 들고, 낮게 뜨면 흉년이 들고 흉사가 일어난다고 한다. 해운대구에서는 동짓날 저녁에 마을 또는 집 위에 매가 높이 뜨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한다. 보리뿌리점은 입춘(立春)에 행하는 보리뿌리점과 같다. 부산에서는 동짓날 저녁에 보리뿌리를 뽑아 뿌리가 깊이 내렸으면 보리농사가 풍작이고 낮게 내렸으면 흉작이라고 한다. 전남에서는 보리뿌리가 셋이면 풍년이고 둘이면 평년, 하나면 흉년이라 점친다.
용갈이점은 연못의 얼음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갈라졌는가를 보고 풍흉을 점치는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호서(湖西)의 홍주(洪州) 합덕지(合德池)에 매년 겨울 용갈이[龍耕]의 괴이함이 있는데, 언덕 가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세로로 용갈이가 있으면 풍년이 들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있으면 흉년이 들며, 동서남북에 종횡으로 가지런하지 않으면 평년작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영남 밀양의 남지(南池)에도 용갈이로 점친다는 것이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연안도호부(延安都護府) 산천조(山川條)에도 와룡지[臥龍池, 南大池]에 겨울철 못의 얼음이 가로로 갈라지면 풍년이 들고 세로로 갈라지면 물이 넘치며, 갈라지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강원도 속초의 청초호에도 용갈이가 남쪽을 향해 갈려 있거나 복판만 갈려 있으면 풍년, 북을 향해 엇갈리거나 옆으로 갈려 있으면 흉년, 좌우로 마구 갈려 있으면 평년작이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복 행위는 유사주술을 기초로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날씨점은 동짓달 초하루에 바람이 불면 보리가 잘 되고, 동짓날 밤이 청랑하면 모든 작물이 흉작이며, 동짓달 중에 무지개가 서면 콩이 잘 되고, 그믐에 풍우가 있으면 봄에 춥고 가물다고 한다. 또 동지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전염병이 돌고, 이날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큰 가뭄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오동지라는 말이 있듯이 경남 함안과 합천, 경북 영양에서는 동지에 비가 많이 오면 이듬해 5월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동짓날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에 충해(蟲害)가 없다고 하고, 이날 자정에 천둥이 있으면 양기가 선동(先動)하므로 풍년이 들 징조라 한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에서는 첫눈이 밤에 사람 모르게 많이 오면 풍년이 들고, 낮에 조금만 오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과 기장군의 여러 마을에서는 겨우내 밤새 모르는 사이에 눈이 세 번 오면 풍년이 들고 시절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 북제주군에서는 동짓날 눈이 많이 오면 물이 흔해 풍년이 들고 보리농사도 잘 된다고 한다.
동지가 10월 상하순 무렵에 들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경북 예천군 지보면 도장리에서는 동지가 일찍 들면 풍년이 들고 늦게 들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에서는 동지가 동짓달 초에 들면 팥이 흉작이고 늦게 들면 팥이 풍작이라 점친다. 전남에서는 동짓달 스무날에 달이 완전히 지고 나서 동이 트면 시절이 좋고, 달이 지면서 또는 달이 지지 않았는데 날이 새면 시절이 나쁘다고 점친다. 동짓날 닭 울음소리가 열 번 이상 들리면 풍년이 들고 그 이하이면 흉년이 든다고 점친다.

금기

동짓날 밤에 부부간의 방사(房事)를 금한다. 경남 양산과 의령, 울산광역시 울주, 부산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에서는 동짓날이 일년 중에 밤이 가장 긴 날로 이날 밤을 경건하게 무사히 보내야 탈이 없는데, 부부간에 방사를 하면 잡귀가 시기하여 해코지를 하기 때문에 남자가 급사(急死)하거나 남자에게 액운이 닥친다고 믿었다. 한편 부산 금정구 금성동과 두구동에서는 동짓날 밤에 호랑이가 교미하기 때문에 이날 밤 부부가 방사하면 부정을 타서 자식이 귀하다고 여겼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수곡 2리에서는 동짓날 바가지를 머리에 쓰면 흉년이 든다고 하여 쓰지 못하게 하였다. 전라도에서는 동짓달 처마에 달린 고드름을 아이들에게 끊지 못하게 한다. 고드름을 끊는 것은 곧 나락의 모가지나 수수의 모가지를 끊는 것과 같아 흉년이 든다는 것이다. 한편 전북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에서는 고드름을 끊으면 서숙 농사가 안 된다고 한다.

절식

동짓달 절식으로 냉면(冷麵)과 골동면(骨董麵), 동치미, 장김치(醬菹-)가 있다. 냉면은 메밀국수를 무김치, 배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섞은 것이고, 골동면은 잡채와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썬 것과 기름, 간장을 메밀국수에 섞은 것이다. 동치미는 소금물에 크기가 비교적 작은 무와 배, 풋고추를 넣어 삭인 물김치이고, 막김치는 새우로 젓을 담가 결이 삭은 뒤 무, 배추, 마늘, 생강, 고추, 청각, 전복, 소라, 굴, 조기, 소금으로 버무려 독에 넣어 오래 두었다가 먹는 김치이다. 한편 장김치는 무, 배추, 미나리, 생강, 고추로 담근 김치이다.

잡사

동지가 되면 머슴은 고공(雇工)살이의 계약이 끝나 주인집을 떠난다. 동짓날 팥죽을 먹고 세경(일년 치의 삯)을 받아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데, 보통 2월 1일부터 동지까지 일하면 계약 기간이 끝난다. 농촌에서는 14일에 이듬해 메뚜기, 멸구 같은 충해를 막기 위해 논둑이나 밭둑을 태운다. 강원도와 경북 청송, 전북 장수에서는 정월대보름 때처럼 동짓날 남자에게는 “팥죽 아홉 그릇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하라.”라고 하고, 여자에게는 “팥죽 아홉 그릇 먹고 삼 아홉 광주리를 삼아라.”라고 한다. 또 전북 익산과 무주에서는 “동짓날은 팥죽을 열두 그릇 먹고, 나무도 열두 짐을 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이는 팥죽을 많이 먹고 부지런히 일하라는 뜻이다.

현대세시풍속

양력 11월의 기념일로는 학생의 날,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순국선열의 날, 무역의 날이 있다. 이달의 현대세시로 빼빼로데이, 오렌지데이(Orange Day), 무비데이(Movie Day), 쿠키데이(Cookie Day)가 있다.

참고문헌

京都雜志, 陶厓詩集, 東國歲時記, 東國輿地勝覽, 星湖僿說, 呂氏春秋, 洌陽歲時記, 禮記, 荊楚歲時記
朝鮮の占卜と豫言 (村山智順, 朝鮮總督府, 1933)
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
우리말 속담큰사전 (송재선 엮음, 서문당, 1983)
韓國의 歲時風俗 (張籌根, 螢雪出版社, 1984)
韓國歲時風俗硏究 (任東權, 集文堂, 1985)
속초의 향토민속 (속초문화원, 1992)
한국 민간 속신어사전 (최래옥, 집문당, 1995)
中華節日風俗全書 (趙杏根, 黃山書社, 1996)
韓國의 歲時風俗Ⅰ (국립민속박물관, 1997)
韓國의 歲時風俗Ⅱ (국립민속박물관, 1998)
부산지방의 세시풍속 (김승찬, 세종출판사, 1999)
한국의 축제 (이송미, 성하출판, 1999)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2003)
한국세시풍속 (김명자, 민속원, 2005)

11월

11월
사전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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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승찬(金承璨)
갱신일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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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1월은 동짓달, 지월(至月), 중동(仲冬), 자월(子月), 창월(暢月), 고월(辜月), 황종(黃鍾), 복월(復月), 양복(陽復) 등으로 일컫는다. 11월을 고대 중국의 주나라에서는 자월이라 하여 세수(歲首)의 달로 삼았다. 이는 이달에 해가 남회귀선(南回歸線)에서 다시 북쪽으로 회귀하는 날인 동지(冬至)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겨울 추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농촌에서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농한기로 접어든다고는 하지만 겨우살이 준비는 이달부터이다. 남자들은 짚으로 이엉을 엮어 초가의 지붕을 얹고 가마니, 오쟁이, 멍석 같은 농기구를 엮으며, 겨우내 쓸 땔감도 마련한다. 또 부녀자들은 베짜기, 메주쑤기, 장담그기 같은 일을 한다.

절기

음력 11월에 드는 절기(節氣)로 대설(大雪)과 동지(冬至)가 있다. 대설은 24절기 중 21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255도에 달한 때로서 양력 12월 8일 무렵에 든다.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대설과 소한(小寒) 사이에 들며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이다. 이날은 해가 남회귀선 곧 적도(赤道) 이남 23.5도인 동지선(冬至線)에 이르는 때인데, 이때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14시간 26분이나 된다. 동지가 지나면 낮이 차차 길어지기 시작하고 봄기운이 시작되므로 󰡔여씨춘추(呂氏春秋)󰡕 「중동기(仲冬紀)」에는 “이달에 낮의 짧기가 극에 달한다. 왕성한 음기는 이제 위로부터 수그러들고 미약한 양기가 아래로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모든 싹들도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라고 하였다. 「사친가(思親歌)」에서도 “십일월 동지일에 만물이 미생(微生)하니, 일양(一陽)이 초동(初動)이라.”라고 노래하였다. 동짓날을 기해서 비로소 일양(一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중동에 거국적인 행사인 팔관회가 베풀어진 것도 결국 해가 새롭게 부활하는 동지가 들어 있어 이 행사가 신년의례 겸 토속신에 대한 예축의례로서 치러진 것으로 추정된다.동지는 설,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이다. 동지를 일명 작은설, 아세(亞歲), 지일(至日)이라고도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이날 관상감(觀象監)에서 이듬해의 달력을 만들어 진상하면, 임금은 황장력(黃粧曆)과 백장력(白粧曆)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御璽)를 찍어 모든 관원에게 차등 있게 나누어 주었다. 이조(吏曹)의 아전들은 벼슬한 집에서 자신이 도맡아 고신(告身)을 써준 사람이 만약 직무에 취임하게 되면 그로부터 당참전(堂參錢)을 받고 통례로 청장력(靑粧曆) 한 권을 그 사람에게 바친다. 서울의 풍속에 단오에는 부채를 관원이 아전에게 나눠주고 동지에는 달력을 아전이 관원에게 바치는데 이를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한다. 이 풍속이 시골까지 전파되어 친지, 묘지기, 소작인도 그렇게 하였다.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육계(肉桂), 산초, 당밀(糖蜜)을 쇠가죽을 이용하여 삶아 응고(凝膏)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전약(煎藥)이라 하여 진상하였으며, 각 관청에서도 이를 만들어 나누어 가지기도 하였다. 전약은 악귀를 물리치고 추위에 몸을 보(補)하는 데 효능이 있는 약이라고 한다. 홍석모(洪錫謨)의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紀俗詩)’ 동지아세(冬至亞歲)에 “동짓날 궁중에 버선을 바치고(獻襪金宮長至日).”라는 구절이 있다. 또 󰡔성호사설(星湖僿說)󰡕 권4「만물문(萬物門)」동지헌말조(冬至獻襪條)에서도 “지금 풍속에 새로 출가한 부인은 동지가 되면 시부모에게 버선을 바친다.”라고 하였는데, 이를 동지헌말이라고 하며 이와 같은 풍속은 중국 한대에서 비롯된 것이다.동짓달에 청어(靑魚)를 경남 통영과 해주[발해의 철리부(鐵利府)에 속한 지방 행정구역]에서 진상하면 종묘에 천신하였는데, 경사대부(卿士大夫)의 집에서도 그와 같이 행하였다. 그리고 제주목(濟州牧)에서 귤, 유자, 홍귤을 진상하면 종묘에 천신하고 궁중 나인들과 근신들에게 하사하였다. 옛날 탐라의 성주가 귤을 바칠 때 치하하는 뜻으로 과거를 설치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이를 답습하여 태학(太學)과 사학(四學)의 유생들에게 시험을 보이고 귤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 과거 시험을 황감제(黃柑製)라 한다.동지가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로 나눔이 일반적이나, 지방에 따라서는 보름을 기준하여 동지가 보름 전에 들면 애기동지, 보름 이후에 들면 어른동지 또는 일반동지, 노동지로 나누기도 하고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 중순과 하순에 들면 노동지로 나누기도 한다. 경남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진주시 이반성면 평촌리, 창원시 대산면 갈전리에서는 동짓달 초사흘에서 초닷새 사이에 동지가 들면 애기동지라 한다.동지에는 절식으로 팥죽을 쑤어 먹는데 중동지와 노동지에 주로 쑤어 먹는다. 그런데 경기도 남양주를 비롯한 여러 지방과 전북 익산, 전주 및 제주도의 남제주군에서는 노동지에만 팥죽을 쑤어 먹는다. 그런가 하면 애동지에 괴질로 죽은 사람이 있는 집과 괴질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집에서는 팥죽을 쑤어 먹지 않는다.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아이들이 많이 죽거나 아이에게 액이 든다고 하여 팥죽을 쑤지 않고 대신 팥시루떡을 해서 먹는다. 또 강원도 원주, 철원, 횡성에서는 동짓날이 간지(干支)로 ‘병(丙)’자가 들면 병동지라 하여 팥죽을 쑤지 않는다. 이는 병(丙)과 병(病)이 동음이기 때문에 마을에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탈상(脫喪)을 하지 않은 집에서도 팥죽을 쑤지 않는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서는 탈상을 하지 않은 집에서 팥죽을 쑤면 죽은 사람의 혼령이 구천을 떠돈다고 하고, 기장읍 내리에서는 동네에 줄초상이 난다고 믿었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서는 탈상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동지차사에 팥죽 대신에 녹두죽을 빈소에 차린다.팥죽은 팥을 삶아 으깨어 체에 걸러서 그 팥물에다가 찹쌀이나 수수쌀로 만든 단자를 새알만큼씩 만들어 넣어 죽을 쑨 것인데, 이 단자를 지방에 따라 새알, 새알심, 새심이, 옹생이, 옹심이, 옹실내미, 용실렝이, 옹스레미, 오그랑이라 부른다. 그런데 충북 진천군 이월면에서는 액막이하는 팥죽에는 새알심을 넣지만 동지차사에 쓰는 팥죽에는 넣지 않는다고 한다. 가묘(家廟)가 있는 집에서는 동지에 팥죽과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여 동지차사를 올리고, 가신(家神)을 신앙하는 집에서는 성주, 조왕, 삼신, 터주, 용단지에 팥죽을 한 그릇씩 떠 놓는다. 주로 동지시(冬至時)에 맞추어 팥죽물을 그릇에 떠서 숟가락이나 솔잎으로 대문과 집 둘레의 담벽을 비롯한 집안 곳곳에 뿌려 액을 막고 역귀를 물리치고 나서 먹는다.팥죽을 뿌려 역귀를 물리치게 된 연유를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공공씨(共工氏)가 변변찮은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동짓날 죽어 역귀(疫鬼)가 되어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 그런데 그 역귀가 생전에 팥을 두려워하였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먹어 그를 물리쳤다. 동짓날 중국에서 팥죽을 먹어 역귀를 쫓는 풍속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수용되고 고려시대에 보편화된 것이라 추정된다. 팥죽으로 역귀를 물리치는 것은 팥죽의 붉은색이 벽사색(辟邪色)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지팥죽을 먹어야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하는 것은 동지를 작은설 또는 아세라고 하여 새해의 시작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동지팥죽을 먹을 때에는 나이 수만큼 팥죽의 새알심을 먹는다.

속신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고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으며, 세 집을 돌며 팥죽을 얻어먹으면 장수한다고 믿었다. 또 동짓날 팥죽에 든 새알심을 많이 먹어야 높은 지위에 오른다고 한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용방리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쑤기 전에 팥과 솔잎을 외양간이나 변소 같은 집안 구석구석에 뿌리며 “잡귀야 나가라. 잡귀야 나가라.” 하고 연신 외쳐 잡귀를 몰아낸다.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에서는 집안에 액운이 없어지라고 동짓날 수수를 빻아 동그랗게 만들어 그것을 화살에 꽂아 밖으로 멀리 쏘아 버린다고 한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과 단장면에서는 동짓날 베개 속에 메밀껍질을 넣어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건강에 좋고 질병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동짓날에 경북 영덕, 예천, 칠곡, 월성 등지와 경남 고성군 대가면에서는 동지할머니에게 대접한다면서 장독 위에 팥죽을 떠놓는데 이렇게 하면 된장 맛이 좋다고 한다. 부산 강서구와 전북 군산에서는 동짓날 뱀 ‘사(蛇)’자를 종이에 써서 솥 위의 부엌 벽이나 집 기둥에 거꾸로 붙여 악귀의 퇴치와 침범을 막는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 창북리 원장마을에서는 동짓날 뱀 사자를 써서 부엌문에 거꾸로 붙여 뱀이 부엌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점복

동짓달에 행하는 점복(占卜)에는 팥죽점, 새알심점, 고드름점, 날짐승점, 보리뿌리점, 용갈이점[龍耕占], 날씨점이 있다. 팥죽점은 동지팥죽을 그릇에 담아 놓고 시간이 경과한 뒤 팥죽의 표면을 보고 강우량을 점치는 것이다. 전북 임실, 순창, 장수와, 전남 나주, 신안과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에서는 그릇에 담아둔 팥죽의 표면에 금이 없거나 금 사이에 물기가 돌면 이듬해에는 비가 많아 풍년이 들고, 표면이 굳어져 금이 많거나 금 사이에 물기가 없으면 가물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전남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에서는 팥죽을 열두 그릇에 담아두었다가 표면을 보는데, 금이 생기지 않고 그릇가에 물기가 빙 둘러 있는 달은 비가 흔해 좋고 세 갈래로 금이 나 있으면 가문다고 점친다. 반대로 부산 금정구 금성동에서는 팥죽 표면이 많이 갈라진 그릇에 해당하는 달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또 기장군 정관면 월평리에서는 팥죽을 달별로 열두 그릇을 차례로 떠보아 그 중 새알이 많이 담기는 그릇에 해당되는 달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동지에 팥죽이 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반면 강원도 양구, 양양, 속초에서는 동짓날 날씨가 따뜻하여 팥죽이 일찍 쉬면 이듬해에 날씨가 더워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새알심점은 동지팥죽의 새알심으로 점복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옹심이점이라고도 한다. 강원도 속초와 전북 순창, 경북 의성, 포항과 경남 통영에서는 동짓날 옹심이(새알심)를 빚을 때, 임신한 여자가 옹심이를 화롯불이나 부엌 아궁이에 구워보아 쪼개지면 딸, 길쭉하게 불거지면 아들이라 점친다. 메주점은 11월 중 메주를 말릴 때 갈라지는 금의 유무(有無)로 점치는 것이다.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서는 메주를 말릴 때 금이 많이 나 있으면 가문다고 점친다.날짐승점은 동짓날 저녁 솔개나 매가 마을 또는 지붕 위를 높이 뜨면 풍년이 들고, 낮게 뜨면 흉년이 들고 흉사가 일어난다고 한다. 해운대구에서는 동짓날 저녁에 마을 또는 집 위에 매가 높이 뜨면 그해 겨울에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한다. 보리뿌리점은 입춘(立春)에 행하는 보리뿌리점과 같다. 부산에서는 동짓날 저녁에 보리뿌리를 뽑아 뿌리가 깊이 내렸으면 보리농사가 풍작이고 낮게 내렸으면 흉작이라고 한다. 전남에서는 보리뿌리가 셋이면 풍년이고 둘이면 평년, 하나면 흉년이라 점친다.용갈이점은 연못의 얼음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갈라졌는가를 보고 풍흉을 점치는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호서(湖西)의 홍주(洪州) 합덕지(合德池)에 매년 겨울 용갈이[龍耕]의 괴이함이 있는데, 언덕 가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세로로 용갈이가 있으면 풍년이 들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있으면 흉년이 들며, 동서남북에 종횡으로 가지런하지 않으면 평년작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영남 밀양의 남지(南池)에도 용갈이로 점친다는 것이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연안도호부(延安都護府) 산천조(山川條)에도 와룡지[臥龍池, 南大池]에 겨울철 못의 얼음이 가로로 갈라지면 풍년이 들고 세로로 갈라지면 물이 넘치며, 갈라지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강원도 속초의 청초호에도 용갈이가 남쪽을 향해 갈려 있거나 복판만 갈려 있으면 풍년, 북을 향해 엇갈리거나 옆으로 갈려 있으면 흉년, 좌우로 마구 갈려 있으면 평년작이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복 행위는 유사주술을 기초로 한 것이라 할 수 있다.날씨점은 동짓달 초하루에 바람이 불면 보리가 잘 되고, 동짓날 밤이 청랑하면 모든 작물이 흉작이며, 동짓달 중에 무지개가 서면 콩이 잘 되고, 그믐에 풍우가 있으면 봄에 춥고 가물다고 한다. 또 동지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전염병이 돌고, 이날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면 가을에 비가 많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면 여름에 큰 가뭄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오동지라는 말이 있듯이 경남 함안과 합천, 경북 영양에서는 동지에 비가 많이 오면 이듬해 5월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동짓날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에 충해(蟲害)가 없다고 하고, 이날 자정에 천둥이 있으면 양기가 선동(先動)하므로 풍년이 들 징조라 한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에서는 첫눈이 밤에 사람 모르게 많이 오면 풍년이 들고, 낮에 조금만 오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과 기장군의 여러 마을에서는 겨우내 밤새 모르는 사이에 눈이 세 번 오면 풍년이 들고 시절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 북제주군에서는 동짓날 눈이 많이 오면 물이 흔해 풍년이 들고 보리농사도 잘 된다고 한다.동지가 10월 상하순 무렵에 들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경북 예천군 지보면 도장리에서는 동지가 일찍 들면 풍년이 들고 늦게 들면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에서는 동지가 동짓달 초에 들면 팥이 흉작이고 늦게 들면 팥이 풍작이라 점친다. 전남에서는 동짓달 스무날에 달이 완전히 지고 나서 동이 트면 시절이 좋고, 달이 지면서 또는 달이 지지 않았는데 날이 새면 시절이 나쁘다고 점친다. 동짓날 닭 울음소리가 열 번 이상 들리면 풍년이 들고 그 이하이면 흉년이 든다고 점친다.

금기

동짓날 밤에 부부간의 방사(房事)를 금한다. 경남 양산과 의령, 울산광역시 울주, 부산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에서는 동짓날이 일년 중에 밤이 가장 긴 날로 이날 밤을 경건하게 무사히 보내야 탈이 없는데, 부부간에 방사를 하면 잡귀가 시기하여 해코지를 하기 때문에 남자가 급사(急死)하거나 남자에게 액운이 닥친다고 믿었다. 한편 부산 금정구 금성동과 두구동에서는 동짓날 밤에 호랑이가 교미하기 때문에 이날 밤 부부가 방사하면 부정을 타서 자식이 귀하다고 여겼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수곡 2리에서는 동짓날 바가지를 머리에 쓰면 흉년이 든다고 하여 쓰지 못하게 하였다. 전라도에서는 동짓달 처마에 달린 고드름을 아이들에게 끊지 못하게 한다. 고드름을 끊는 것은 곧 나락의 모가지나 수수의 모가지를 끊는 것과 같아 흉년이 든다는 것이다. 한편 전북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에서는 고드름을 끊으면 서숙 농사가 안 된다고 한다.

절식

동짓달 절식으로 냉면(冷麵)과 골동면(骨董麵), 동치미, 장김치(醬菹-)가 있다. 냉면은 메밀국수를 무김치, 배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섞은 것이고, 골동면은 잡채와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썬 것과 기름, 간장을 메밀국수에 섞은 것이다. 동치미는 소금물에 크기가 비교적 작은 무와 배, 풋고추를 넣어 삭인 물김치이고, 막김치는 새우로 젓을 담가 결이 삭은 뒤 무, 배추, 마늘, 생강, 고추, 청각, 전복, 소라, 굴, 조기, 소금으로 버무려 독에 넣어 오래 두었다가 먹는 김치이다. 한편 장김치는 무, 배추, 미나리, 생강, 고추로 담근 김치이다.

잡사

동지가 되면 머슴은 고공(雇工)살이의 계약이 끝나 주인집을 떠난다. 동짓날 팥죽을 먹고 세경(일년 치의 삯)을 받아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데, 보통 2월 1일부터 동지까지 일하면 계약 기간이 끝난다. 농촌에서는 14일에 이듬해 메뚜기, 멸구 같은 충해를 막기 위해 논둑이나 밭둑을 태운다. 강원도와 경북 청송, 전북 장수에서는 정월대보름 때처럼 동짓날 남자에게는 “팥죽 아홉 그릇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하라.”라고 하고, 여자에게는 “팥죽 아홉 그릇 먹고 삼 아홉 광주리를 삼아라.”라고 한다. 또 전북 익산과 무주에서는 “동짓날은 팥죽을 열두 그릇 먹고, 나무도 열두 짐을 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이는 팥죽을 많이 먹고 부지런히 일하라는 뜻이다.

현대세시풍속

양력 11월의 기념일로는 학생의 날,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순국선열의 날, 무역의 날이 있다. 이달의 현대세시로 빼빼로데이, 오렌지데이(Orange Day), 무비데이(Movie Day), 쿠키데이(Cookie Day)가 있다.

참고문헌

京都雜志, 陶厓詩集, 東國歲時記, 東國輿地勝覽, 星湖僿說, 呂氏春秋, 洌陽歲時記, 禮記, 荊楚歲時記朝鮮の占卜と豫言 (村山智順, 朝鮮總督府, 1933)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우리말 속담큰사전 (송재선 엮음, 서문당, 1983)韓國의 歲時風俗 (張籌根, 螢雪出版社, 1984)韓國歲時風俗硏究 (任東權, 集文堂, 1985)속초의 향토민속 (속초문화원, 1992)한국 민간 속신어사전 (최래옥, 집문당, 1995)中華節日風俗全書 (趙杏根, 黃山書社, 1996)韓國의 歲時風俗Ⅰ (국립민속박물관, 1997)韓國의 歲時風俗Ⅱ (국립민속박물관, 1998)부산지방의 세시풍속 (김승찬, 세종출판사, 1999)한국의 축제 (이송미, 성하출판, 1999)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2003)한국세시풍속 (김명자, 민속원,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