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겨울(冬) > 10월 > 정일

집필자 나경수(羅景洙)
갱신일 2018-11-28

개관

음력 10월은 양월(陽月), 양월(良月), 곤월(坤月), 초동(初冬), 응종(應鍾), 입동(立冬), 소춘(小春), 소양춘(小陽春), 해월(亥月), 맹동(孟冬) 같은 이칭이 있다.
예부터 10월은 상달[上月]이라 하였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에서 “상달은 10월을 말하며, 이 시기는 일년 농사가 마무리되고 신곡신과(新穀新果)를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계절이다. 따라서 10월은 풍성한 수확과 더불어 신과 인간이 함께 즐기게 되는 달로서 열두 달 가운데 으뜸가는 달로 생각하여 상달이라 하였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고구려의 동맹(東盟)과 신라에서 유래했던 팔관회(八關會)도 10월에 모셨던 것을 보면, 우리 민족에게 10월은 매우 유래가 깊은 달이었음을 알 수 있다.
10월에는 입동(立冬)과 소설(小雪)이 들어 있으며, 이달부터 3개월간이 겨울이다. 단풍으로 물들었던 산의 나무들은 서서히 낙엽이 지기 시작한다. 대개 이때는 농사를 마무리 짓고 겨울을 나기 위한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시기이다. 무와 배추를 수확하여 김치를 담그고, 또 겨울에 먹을 수 있게 얼지 않도록 구덩이를 파고 무를 묻기도 한다. 콩을 수확하여 메주를 쑤기도 하며, 고구마, 호박, 무 같은 채소를 썰어 말린다. 초가에 사는 사람들은 이엉을 엮어 지붕을 이기도 한다. 예전에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던 마을에서는 10월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모여 산에 올라 낙엽진 나무를 베어와 다리를 고치기도 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단골판이 있었다. 큰 마을에는 무당이 여럿 있기도 하고, 또 한 명의 무당이 여러 마을을 관장하기도 했다. 10월이 되면 마을의 단골은 작은 선물을 장만하여 자기 단골판의 농가를 돌면서 수확한 벼를 걷는다. 농사 짓는 규모에 따라 성의껏 단골에게 주는데, 이를 걸립 또는 동냥이라고 하였다. 민간에서는 10월에 시제(時祭)를 지내는 문중이 많고, 각 가정에서는 상달고사[上月告祀]를 지내기도 한다.

정일

10월의 정일로는 말날[午日], 하원(下元), 손돌날[孫乭日]이 있다. 10월의 말날은 10월에 첫 번째 드는 말날을 말한다. 예전에 말은 짐을 실어 나르거나 농사일에 긴요하게 쓰였기 때문에 중요한 동물이었다. 그래서 매년 10월의 첫 번째 말날에는 마구간에 떡시루를 차려놓고 말을 위해 고사를 지냈다. 10월의 말날 중에도 무오일(戊午日)을 으뜸으로 치고, 병오일(丙午日)은 피했다. 무오일을 상마일(上馬日)로 친 까닭은 말이 무성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며, 병오일을 피하는 까닭은 병(丙)자가 병(病)자와 발음이 같아 혹시 말이 병이 들까 해서였다.
10월의 정일로 하원이 있다. 정월대보름을 상원(上元), 7월 보름인 백중을 중원(中元) 그리고 10월 보름을 하원이라고 한다. 하원에는 시제를 모시는 집이 많다. 물론 문중에 따라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하원을 길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10월 20일을 손돌날이라고 한다. 이 무렵에 소설(小雪)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손돌바람, 손돌추위 같은 말이 함께 쓰인다. 손돌날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시대에 전란으로 인해 강화도로 피난을 가던 왕이 배에 올랐다. 사공은 손돌이라는 사람이었다. 배는 띄웠지만 바람이 세차고 풍랑이 커서 손돌은 안전한 곳에서 쉬어갈 것을 왕에게 고했다. 그러나 왕은 손돌이 다른 마음을 먹은 것으로 여기고 그 자리에서 손돌을 참수하고 말았다. 그러자 바람은 더욱 거세어지고 배는 난파할 지경이었다. 왕은 자신의 말을 목 베어 손돌을 위해 제사를 모시게 했다. 그러자 풍랑이 가라앉아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뒤 매년 10월 20일이 되면 세찬 바람과 거친 풍랑이 일었다.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한 맺힌 원혼이 동요하는 때문이라고 믿고, 이때 바다사람들은 배를 바다에 내지 않는다. 손돌이 죽은 곳을 손돌목[孫乭項]이라고 한다.

절기

10월에는 한 해의 열아홉 번째 절기인 입동(立冬)과 스무 번째 절기인 소설(小雪)이 든다. 입동은 겨울에 들어서는 날이며, 소설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어 첫눈이 내리는 때라고 한다. 입동은 양력으로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 소설은 11월 22일 또는 23일 무렵이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겨울 준비를 하게 된다. 김장을 하고 겨울 저장 음식을 장만하기도 한다. 충청도에서는 “입동 전 가위보리”라고 하여 입동에 보리잎이 가위처럼 두 잎이 나와야 풍년이 든다고 하며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입동날 추우면 그해 겨울 날씨가 몹시 추울 것으로 점친다.
소설은 첫눈이 내리는 때이기도 하다. 15일 후인 대설(大雪)에는 큰 눈이 내린다고 믿는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믿으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솜바지로 갈아입는다.

동제 및 시제

10월에는 전국적으로 마을 단위로 모시는 동제를 올리는 곳이 많다. 주로 강원도와 경기도에 분포가 높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10월에 동제를 모신다. 강원도에서는 성황제, 서낭제, 산신제라고 부르는 곳이 많고, 경기도에서는 서낭제, 당고사, 산치성이라고 부르는 곳이 많다. 경북에서는 풍어제를 지내거나 골맥이제를 지내는 곳도 있다.
또 10월에는 상달이라 하여 문중에서 시제를 모시는 곳이 많다. 본래 시제는 춘하추동(春夏秋冬) 때에 맞추어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를 말한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우리나라 풍속에 기제사는 중히 여겨도 시제를 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오랑캐의 더러운 습속이다. 그러나 조선 중기에 이르러 유현들이 배출되고 사대부 중에서도 예절 따지기를 좋아하는 자가 많아져 비로소 시제를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대체로 가난하여 네 계절에 모두 시제 지내는 이는 드물고, 대개가 봄의 삼짇날과 가을의 중양절에만 지내는 사람이 많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일년에 한 번, 그것도 상달인 10월에 시제를 지내는 집안이 많다. 본래 시제는 5대조 이상을 묘나 제각(祭閣)에서 모신다. 문중에 따라 도시조(都始祖)를 모시는 도시제(都始祭)와 지손(支孫) 집안에서 모시는 시제가 있다. 예전에는 10월에 시제를 지내기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으며, 산에서 묘제를 지내는 모습도 흔히 눈에 띠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제에 참여하는 자손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또한 4대조까지 집안에서 기제사를 하던 풍습도 점점 약해서 가문에 따라서는 부모까지도 문중 제각에 모시고 시제를 받드는 사례까지 있다.

천신 및 고사

10월에는 새로 수확한 곡식으로 조상과 가신을 위해 시루떡과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여 천신(薦新)하는 가정이 많다. 좋은 날을 가려서 하는데, 당일 대문간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린다. 이를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삼남 지역에서는 안택(安宅) 또는 도신제라고 하고,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안택고사, 상달고사, 가을고사 또는 시월고사라고 부르는 곳이 많다. 햅쌀을 빻아 팥고물에 시루떡을 쪄서 마루의 성주신에게 시루째 올린다. 이는 주로 주부들이 맡아서 한다. 시루를 올리면서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기도 하며, 제상에 실타래를 함께 놓아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도 한다. 부엌의 조왕이나 안방의 조상에게도 따로 시루떡을 쪄서 바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성주에 바쳤던 시루떡을 잘라서 곳간, 굴뚝, 부엌, 장독대, 대문, 외양간, 뒤꼍에 조금씩 놓아두었다가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이와는 달리 가택신(家宅神)으로 여기는 단지의 햇곡을 갈아 담는 풍속도 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 경기 지역에서는 대개 집의 뒤꼍에 짚주저리를 씌운 단지 안에 곡식을 넣고 집의 터주신으로 섬기고 있다. 호남지방에서는 이것을 철륭이라고 부른다. 또 호남이나 영남지방에서는 성주, 조상 등을 모시기도 한다. 대농가의 경우는 마루에 성주항아리나 성주동이를 두고 매년 새로 난 쌀을 갈아 넣는다. 또 안방에는 조상단지를 모시기도 하는데 역시 신곡을 빻아 담는다. 신곡을 바꾸면서 작년에 넣었던 쌀이 그대로 있으면 좋지만 만약 좀이 슬거나 색깔이 변해 있으면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것으로 여긴다.
제주도에서는 10월에 소나 말의 귀에 표식을 하면서 떡을 장만하여 고사를 지낸다. 목장에서 공동 관리하던 소와 말을 10월이 되어 목초지가 마르게 되면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고 개인 관리를 하도록 한다. 이때 주인들은 자기의 말과 소에 일정한 표식을 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때부터는 각 가정에서 말과 소를 관리하면서 들판에 놓아 방목하며, 마소의 분뇨로 땅을 기름지게 한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는 10월 중에 좋은 날을 가려 대구심리를 올리기도 한다. 간단한 제상과 함께 그해 처음 잡은 대구를 쪄서 조상께 올린다.

속신

전국적으로 10월에는 첫눈을 받아먹는 풍속이 전한다. 첫눈을 먹으면 편두통이 낫는다고도 하고, 속앓이 하는 사람도 낫는다고 한다. 그래서 첫눈을 기다렸다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손으로 받아먹기도 하고, 쌓인 눈을 한 웅큼 먹기도 한다.
10월에는 초가 지붕을 새로 인다. 용날이나 뱀날 지붕을 이으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용이나 뱀이 물에서 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경북과 충남에서는 지붕을 새로 하고 화재를 방지할 목적으로 지붕 이는 일을 마치고 상일꾼이 지붕에 오줌을 싸는데 이렇게 하면 그해 집에 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충남 지역에서는 10월 중에 무를 뽑아서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무가 깊이 박혀있으면 그해 겨울이 춥고 얕게 박혀 있으면 덜 춥다고 한다. 무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뿌리를 깊게 박기 때문이다. 10월 초하룻날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의 날씨를 점치는 곳이 많다. 이날 날씨가 따뜻하면 겨울이 그리 춥지 않고 추우면 삼동이 몹시 춥다고 한다. 특히 “시월 초하루가 따뜻하면 휘양장수 울고 간다.”라는 속담이 전한다. 10월 초하루 날씨가 따뜻하면 옷을 덜 해입기 때문이다. 또 경남 지역에서는 초하룻날 날씨가 따뜻하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추우면 흉년이 든다고 점치기도 한다. 입동이나 10월 보름에도 역시 초하루와 같이 그해 겨울의 날씨를 점치는 풍습이 전국적으로 전한다. 또 전북과 충남에서는 천둥소리를 하늘이 우는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10월에 천둥이 치면 나라에 좋지 못한 일이 생길 징조라고 하고 또는 흉년이 들 조짐이라고도 한다.

금기

전남 진도에서는 10월에는 자식 혼사(婚事)를 하지 않는다. 충남 당진에서는 10월에 메주를 쑤지 않는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메주를 쑤었을 경우, 그 메주로 담근 간장으로는 제물을 장만하지 않는다. 경기도 의왕에서는 입동에 김치를 담그지 않으며 무, 배추 등 김장거리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한다.

절식

10월에 김장 김치를 담그는 것은 각 가정에서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김장말고도 예부터 시절식으로 많은 종류의 음식이 있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음식을 나누던 난로회(煖爐會)와 난로회에서 유래된 신선로(神仙爐)가 소개되어 있다. 서울 지역의 옛 풍속으로 숯불을 화로 가운데 훨훨 피워놓고 철판을 올려놓은 후 쇠고기를 기름, 간장, 계란, 파, 마늘, 고춧가루에 조리하여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 것을 난로회라 하였으며, 추위를 막는 시절음식으로 즐긴다고 하였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무, 외, 운채, 계란을 섞어 신선로에 탕을 끓여 먹는다고 하였다. 또 여러 가지 소를 넣어 만두를 빚어 먹고, 쑥과 쇠고기, 계란 등을 넣어 쑥국을 끓여 먹기도 하며, 쑥을 찧어 찹쌀가루와 함께 떡을 만들고 볶은 콩가루를 꿀에 섞어 바른 것은 애단자(艾單子)라 한다고 하고, 찹쌀가루로 동그란 떡을 만들어 삶은 콩을 꿀에 섞어 바르되 붉은빛이 나게 한 것을 밀단고(蜜團餻)라 하였다. 또 여러 가지 재료를 써서 강정을 만들어 먹는 풍속도 소개하고 있다.
10월의 절식으로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시루떡이다. 신곡(新穀)으로 만든 시루떡을 가택신에게 올린 후 가족이나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속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또 제주도에서는 10월에 말추렴을 한다. 또 호박죽을 쑤어먹기도 하는데, 호박꼭지를 따낸 후 씨를 깨끗이 훑어낸다. 여기에 동백기름, 꿀, 찹쌀을 넣어 솥단지에 물을 붓는데, 호박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그릇을 놓고 그 위에 호박을 얹은 후 여러 시간을 달여서 먹는다.

현대세시풍속

10월의 양력세시로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 재향군인의 날, 한글날, 체육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국제연합일 등이 있다. 2006년 현재 개천절과 한글날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으나 한글날과 국제연합일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10월에 행해지는 지역의 축제로는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개천예술제(開天藝術祭),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백제문화제(百濟文化祭), 강원도 속초에서 열리는 설악문화제(雪嶽文化祭),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신라문화제(新羅文化祭), 안동에서 열리는 안동민속축제(安東民俗祝祭)가 있다.

참고문헌

京都雜志, 東國歲時記, 洌陽歲時記
朝鮮常識-風俗 篇 (崔南善, 東明社, 1948)
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2003)

10월

10월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겨울(冬) > 10월 > 정일

집필자 나경수(羅景洙)
갱신일 2018-11-28

개관

음력 10월은 양월(陽月), 양월(良月), 곤월(坤月), 초동(初冬), 응종(應鍾), 입동(立冬), 소춘(小春), 소양춘(小陽春), 해월(亥月), 맹동(孟冬) 같은 이칭이 있다.예부터 10월은 상달[上月]이라 하였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에서 “상달은 10월을 말하며, 이 시기는 일년 농사가 마무리되고 신곡신과(新穀新果)를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계절이다. 따라서 10월은 풍성한 수확과 더불어 신과 인간이 함께 즐기게 되는 달로서 열두 달 가운데 으뜸가는 달로 생각하여 상달이라 하였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고구려의 동맹(東盟)과 신라에서 유래했던 팔관회(八關會)도 10월에 모셨던 것을 보면, 우리 민족에게 10월은 매우 유래가 깊은 달이었음을 알 수 있다.10월에는 입동(立冬)과 소설(小雪)이 들어 있으며, 이달부터 3개월간이 겨울이다. 단풍으로 물들었던 산의 나무들은 서서히 낙엽이 지기 시작한다. 대개 이때는 농사를 마무리 짓고 겨울을 나기 위한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시기이다. 무와 배추를 수확하여 김치를 담그고, 또 겨울에 먹을 수 있게 얼지 않도록 구덩이를 파고 무를 묻기도 한다. 콩을 수확하여 메주를 쑤기도 하며, 고구마, 호박, 무 같은 채소를 썰어 말린다. 초가에 사는 사람들은 이엉을 엮어 지붕을 이기도 한다. 예전에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던 마을에서는 10월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모여 산에 올라 낙엽진 나무를 베어와 다리를 고치기도 했다.전라도 지역에서는 단골판이 있었다. 큰 마을에는 무당이 여럿 있기도 하고, 또 한 명의 무당이 여러 마을을 관장하기도 했다. 10월이 되면 마을의 단골은 작은 선물을 장만하여 자기 단골판의 농가를 돌면서 수확한 벼를 걷는다. 농사 짓는 규모에 따라 성의껏 단골에게 주는데, 이를 걸립 또는 동냥이라고 하였다. 민간에서는 10월에 시제(時祭)를 지내는 문중이 많고, 각 가정에서는 상달고사[上月告祀]를 지내기도 한다.

정일

10월의 정일로는 말날[午日], 하원(下元), 손돌날[孫乭日]이 있다. 10월의 말날은 10월에 첫 번째 드는 말날을 말한다. 예전에 말은 짐을 실어 나르거나 농사일에 긴요하게 쓰였기 때문에 중요한 동물이었다. 그래서 매년 10월의 첫 번째 말날에는 마구간에 떡시루를 차려놓고 말을 위해 고사를 지냈다. 10월의 말날 중에도 무오일(戊午日)을 으뜸으로 치고, 병오일(丙午日)은 피했다. 무오일을 상마일(上馬日)로 친 까닭은 말이 무성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며, 병오일을 피하는 까닭은 병(丙)자가 병(病)자와 발음이 같아 혹시 말이 병이 들까 해서였다.10월의 정일로 하원이 있다. 정월대보름을 상원(上元), 7월 보름인 백중을 중원(中元) 그리고 10월 보름을 하원이라고 한다. 하원에는 시제를 모시는 집이 많다. 물론 문중에 따라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하원을 길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또 10월 20일을 손돌날이라고 한다. 이 무렵에 소설(小雪)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손돌바람, 손돌추위 같은 말이 함께 쓰인다. 손돌날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시대에 전란으로 인해 강화도로 피난을 가던 왕이 배에 올랐다. 사공은 손돌이라는 사람이었다. 배는 띄웠지만 바람이 세차고 풍랑이 커서 손돌은 안전한 곳에서 쉬어갈 것을 왕에게 고했다. 그러나 왕은 손돌이 다른 마음을 먹은 것으로 여기고 그 자리에서 손돌을 참수하고 말았다. 그러자 바람은 더욱 거세어지고 배는 난파할 지경이었다. 왕은 자신의 말을 목 베어 손돌을 위해 제사를 모시게 했다. 그러자 풍랑이 가라앉아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뒤 매년 10월 20일이 되면 세찬 바람과 거친 풍랑이 일었다.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한 맺힌 원혼이 동요하는 때문이라고 믿고, 이때 바다사람들은 배를 바다에 내지 않는다. 손돌이 죽은 곳을 손돌목[孫乭項]이라고 한다.

절기

10월에는 한 해의 열아홉 번째 절기인 입동(立冬)과 스무 번째 절기인 소설(小雪)이 든다. 입동은 겨울에 들어서는 날이며, 소설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어 첫눈이 내리는 때라고 한다. 입동은 양력으로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 소설은 11월 22일 또는 23일 무렵이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겨울 준비를 하게 된다. 김장을 하고 겨울 저장 음식을 장만하기도 한다. 충청도에서는 “입동 전 가위보리”라고 하여 입동에 보리잎이 가위처럼 두 잎이 나와야 풍년이 든다고 하며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입동날 추우면 그해 겨울 날씨가 몹시 추울 것으로 점친다.소설은 첫눈이 내리는 때이기도 하다. 15일 후인 대설(大雪)에는 큰 눈이 내린다고 믿는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믿으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솜바지로 갈아입는다.

동제 및 시제

10월에는 전국적으로 마을 단위로 모시는 동제를 올리는 곳이 많다. 주로 강원도와 경기도에 분포가 높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10월에 동제를 모신다. 강원도에서는 성황제, 서낭제, 산신제라고 부르는 곳이 많고, 경기도에서는 서낭제, 당고사, 산치성이라고 부르는 곳이 많다. 경북에서는 풍어제를 지내거나 골맥이제를 지내는 곳도 있다.또 10월에는 상달이라 하여 문중에서 시제를 모시는 곳이 많다. 본래 시제는 춘하추동(春夏秋冬) 때에 맞추어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를 말한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우리나라 풍속에 기제사는 중히 여겨도 시제를 중히 여기지 않는 것은 오랑캐의 더러운 습속이다. 그러나 조선 중기에 이르러 유현들이 배출되고 사대부 중에서도 예절 따지기를 좋아하는 자가 많아져 비로소 시제를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대체로 가난하여 네 계절에 모두 시제 지내는 이는 드물고, 대개가 봄의 삼짇날과 가을의 중양절에만 지내는 사람이 많다.”라고 하였다.그러나 지금은 일년에 한 번, 그것도 상달인 10월에 시제를 지내는 집안이 많다. 본래 시제는 5대조 이상을 묘나 제각(祭閣)에서 모신다. 문중에 따라 도시조(都始祖)를 모시는 도시제(都始祭)와 지손(支孫) 집안에서 모시는 시제가 있다. 예전에는 10월에 시제를 지내기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으며, 산에서 묘제를 지내는 모습도 흔히 눈에 띠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제에 참여하는 자손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또한 4대조까지 집안에서 기제사를 하던 풍습도 점점 약해서 가문에 따라서는 부모까지도 문중 제각에 모시고 시제를 받드는 사례까지 있다.

천신 및 고사

10월에는 새로 수확한 곡식으로 조상과 가신을 위해 시루떡과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여 천신(薦新)하는 가정이 많다. 좋은 날을 가려서 하는데, 당일 대문간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린다. 이를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의 삼남 지역에서는 안택(安宅) 또는 도신제라고 하고,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안택고사, 상달고사, 가을고사 또는 시월고사라고 부르는 곳이 많다. 햅쌀을 빻아 팥고물에 시루떡을 쪄서 마루의 성주신에게 시루째 올린다. 이는 주로 주부들이 맡아서 한다. 시루를 올리면서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기도 하며, 제상에 실타래를 함께 놓아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도 한다. 부엌의 조왕이나 안방의 조상에게도 따로 시루떡을 쪄서 바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성주에 바쳤던 시루떡을 잘라서 곳간, 굴뚝, 부엌, 장독대, 대문, 외양간, 뒤꼍에 조금씩 놓아두었다가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이와는 달리 가택신(家宅神)으로 여기는 단지의 햇곡을 갈아 담는 풍속도 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 경기 지역에서는 대개 집의 뒤꼍에 짚주저리를 씌운 단지 안에 곡식을 넣고 집의 터주신으로 섬기고 있다. 호남지방에서는 이것을 철륭이라고 부른다. 또 호남이나 영남지방에서는 성주, 조상 등을 모시기도 한다. 대농가의 경우는 마루에 성주항아리나 성주동이를 두고 매년 새로 난 쌀을 갈아 넣는다. 또 안방에는 조상단지를 모시기도 하는데 역시 신곡을 빻아 담는다. 신곡을 바꾸면서 작년에 넣었던 쌀이 그대로 있으면 좋지만 만약 좀이 슬거나 색깔이 변해 있으면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것으로 여긴다.제주도에서는 10월에 소나 말의 귀에 표식을 하면서 떡을 장만하여 고사를 지낸다. 목장에서 공동 관리하던 소와 말을 10월이 되어 목초지가 마르게 되면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고 개인 관리를 하도록 한다. 이때 주인들은 자기의 말과 소에 일정한 표식을 하여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때부터는 각 가정에서 말과 소를 관리하면서 들판에 놓아 방목하며, 마소의 분뇨로 땅을 기름지게 한다.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는 10월 중에 좋은 날을 가려 대구심리를 올리기도 한다. 간단한 제상과 함께 그해 처음 잡은 대구를 쪄서 조상께 올린다.

속신

전국적으로 10월에는 첫눈을 받아먹는 풍속이 전한다. 첫눈을 먹으면 편두통이 낫는다고도 하고, 속앓이 하는 사람도 낫는다고 한다. 그래서 첫눈을 기다렸다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손으로 받아먹기도 하고, 쌓인 눈을 한 웅큼 먹기도 한다.10월에는 초가 지붕을 새로 인다. 용날이나 뱀날 지붕을 이으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용이나 뱀이 물에서 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경북과 충남에서는 지붕을 새로 하고 화재를 방지할 목적으로 지붕 이는 일을 마치고 상일꾼이 지붕에 오줌을 싸는데 이렇게 하면 그해 집에 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충남 지역에서는 10월 중에 무를 뽑아서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무가 깊이 박혀있으면 그해 겨울이 춥고 얕게 박혀 있으면 덜 춥다고 한다. 무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뿌리를 깊게 박기 때문이다. 10월 초하룻날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의 날씨를 점치는 곳이 많다. 이날 날씨가 따뜻하면 겨울이 그리 춥지 않고 추우면 삼동이 몹시 춥다고 한다. 특히 “시월 초하루가 따뜻하면 휘양장수 울고 간다.”라는 속담이 전한다. 10월 초하루 날씨가 따뜻하면 옷을 덜 해입기 때문이다. 또 경남 지역에서는 초하룻날 날씨가 따뜻하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추우면 흉년이 든다고 점치기도 한다. 입동이나 10월 보름에도 역시 초하루와 같이 그해 겨울의 날씨를 점치는 풍습이 전국적으로 전한다. 또 전북과 충남에서는 천둥소리를 하늘이 우는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10월에 천둥이 치면 나라에 좋지 못한 일이 생길 징조라고 하고 또는 흉년이 들 조짐이라고도 한다.

금기

전남 진도에서는 10월에는 자식 혼사(婚事)를 하지 않는다. 충남 당진에서는 10월에 메주를 쑤지 않는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메주를 쑤었을 경우, 그 메주로 담근 간장으로는 제물을 장만하지 않는다. 경기도 의왕에서는 입동에 김치를 담그지 않으며 무, 배추 등 김장거리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한다.

절식

10월에 김장 김치를 담그는 것은 각 가정에서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김장말고도 예부터 시절식으로 많은 종류의 음식이 있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음식을 나누던 난로회(煖爐會)와 난로회에서 유래된 신선로(神仙爐)가 소개되어 있다. 서울 지역의 옛 풍속으로 숯불을 화로 가운데 훨훨 피워놓고 철판을 올려놓은 후 쇠고기를 기름, 간장, 계란, 파, 마늘, 고춧가루에 조리하여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 것을 난로회라 하였으며, 추위를 막는 시절음식으로 즐긴다고 하였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무, 외, 운채, 계란을 섞어 신선로에 탕을 끓여 먹는다고 하였다. 또 여러 가지 소를 넣어 만두를 빚어 먹고, 쑥과 쇠고기, 계란 등을 넣어 쑥국을 끓여 먹기도 하며, 쑥을 찧어 찹쌀가루와 함께 떡을 만들고 볶은 콩가루를 꿀에 섞어 바른 것은 애단자(艾單子)라 한다고 하고, 찹쌀가루로 동그란 떡을 만들어 삶은 콩을 꿀에 섞어 바르되 붉은빛이 나게 한 것을 밀단고(蜜團餻)라 하였다. 또 여러 가지 재료를 써서 강정을 만들어 먹는 풍속도 소개하고 있다.10월의 절식으로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시루떡이다. 신곡(新穀)으로 만든 시루떡을 가택신에게 올린 후 가족이나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속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또 제주도에서는 10월에 말추렴을 한다. 또 호박죽을 쑤어먹기도 하는데, 호박꼭지를 따낸 후 씨를 깨끗이 훑어낸다. 여기에 동백기름, 꿀, 찹쌀을 넣어 솥단지에 물을 붓는데, 호박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그릇을 놓고 그 위에 호박을 얹은 후 여러 시간을 달여서 먹는다.

현대세시풍속

10월의 양력세시로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 재향군인의 날, 한글날, 체육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국제연합일 등이 있다. 2006년 현재 개천절과 한글날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으나 한글날과 국제연합일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10월에 행해지는 지역의 축제로는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개천예술제(開天藝術祭),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백제문화제(百濟文化祭), 강원도 속초에서 열리는 설악문화제(雪嶽文化祭),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신라문화제(新羅文化祭), 안동에서 열리는 안동민속축제(安東民俗祝祭)가 있다.

참고문헌

京都雜志, 東國歲時記, 洌陽歲時記朝鮮常識-風俗 篇 (崔南善, 東明社, 1948)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文化財管理局, 1969~1981)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