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필봉농악(任实笔峰农乐)

한자명

任实笔峰农乐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김헌선(金憲宣)

정의

전라북도 임실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승되는 농악.

개관

임실필봉농악은 대가닥의 관점에서 본다면, 농악의 계통과 계보가 널리 알려져 있으나 호남 좌도 지역 농악이다. 임실필봉농악이 호남좌도농악으로 분류되는 것은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임실필봉농악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한 군데서 나와 조금씩 달라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대가닥의 측면에서 호남좌도농악의 전통을 잇는다고 하는 점이 주목된다. 임실필봉농악은 임실·순창·남원이라는 이른바 임순남任淳南의 문화지리적 위치와 지역적 전통에 입각하고 있으면서도, 생활문화권역에서는 정읍시 산내면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이는 임실필봉농악이 좌도 지역의 특성과 일부 우도 지역의 전통과도 맞물려 있는 특성을 지닌 고장에서 파생된 농악임을 알 수 있다.

내용

임실필봉농악의 구성은 치배잡색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용기, 농기, 영기 등의 기수나발, 태평소 등이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악기 편성은 꽹과리 4명, 징 3명, 장구 8명, 북 2명, 채상소고 4명, 고깔소고 4명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전통이다. 오늘날에는 농악대 인원이 많아지면서 악기 구성에서 증가가 있지만 정석은 없다. 치배들 가운데 가장 농악대를 주도하는 집단은 꽹과리로, 상쇠는 변체 가락을 쓰고 부쇠와 종쇠는 원가락을 치는 점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꽹과리 치배들의 가락 자체가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임실필봉농악에서 주요한 기여를 하는 집단이다. 농악대에서 장구 역시 주된 면모를 과시한다.
임실필봉농악에서 쇠로 된 악기를 전통적으로 보면, 쇠가 두껍고 방짜이기는 해도 전북 특유의 대장간에서 벼린 특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가락 맛을 내는 악기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 특히 임실필봉농악의 징은 몇 구비를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현재 깨지고 없다고 한다. 소고 역시 크고 반고처럼 튼실한 것을 썼는데, 이 역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없어졌다.
다만 잡색들이 가장 각별하고 저마다의 구실이 있음이 현저하다. 임실필봉농악의 잡색은 대포수, 창부, 조리중, 양반, 농구, 각시, 화동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수동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며, 이들이 중요한 굿에서는 오히려 주도적인 구실을 하는 것이 눈에 띈다. 대포수는 뒷굿에서 상쇠와 맞서서 일정한 구실을 하고 상쇠와 대립적인 면모를 과시한다.
이 가운데 더욱 중요한 구실을 하는 인물은 농구이다. 농구는 상쇠와 복색을 거의 같게 꾸미는데 손에 꽹과리를 들고 있지 않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농구는 상쇠의 직접적인 승계자이고, 임실필봉농악에서 일정하게 연마하는 과정에서 키운다. 농구는 상쇠를 대신할 수있는 인물로 장차 발전할 수가 있는 기회를 가지는 후계자의 면모를 과시하는 인물이다. 임실필봉농악에서 양반, 창부, 조리중 등이 등장하고 화동이 있는 것도 특색이지만 각별하게 별다른 면모를 과시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복색의 특징적인 대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태평소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하거나 두루마기를 걸치기도 한다. 나발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한다. 기수는 모두 4명으로 구성되며, 기수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삼색띠, 고깔을 착용한다.
쇠잽이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위에 검정색 반소매 더그레를 입고, 소매 끝에는 색동을 단다. 등에는 삼색의 드림을 달고 허리에는 파란색 띠를 두른다. 머리에는 부들상모를 쓰며 전립 위에 나무로 깎아서 만든 진자를 달고 진자 꼭대기에는 적자를 단다. 끝에는 부들부포를 단다. 아울러서 징 치배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두르고, 머리에 고깔을 착용한다. 장구잽이의 복색 역시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두르고, 머리에 고깔을 착용한다. 북잽이의 복색도 또한 동일하다. 고깔소고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하고 채상소고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머리에는 채상을 착용한다.
잡색의 복색은 다음과 같다. 대포수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에 황색 더그레를 입고 양팔에는 색동을 하였다. 등에는 가방을 메고 손에는 총을 들며, 머리에는 관을 쓰고 검은 수염을 한다. 그리고 대포수임을 나타내는 대장군 글씨가 쓰인 관을 쓰는 것이 상징적이다. 창부는 흰 바지저고리에 푸른 창옷을 입고 머리 수건 위에 초립을 쓴다. 소매에는 끝동을 단다. 초립에 꿩깃을 꽂았다. 조리중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장삼송낙을 쓰고 등에는 바랑을 걸어 맨다. 손에는 목탁을 쥐고목탁을 두드리는 일을 가락 연주에서 하기도 한다.
양반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양반의 도포를 입고 허리에 술띠, 머리는 정자관을 쓰고 손에 담뱃대와 부채를 들고 있으며, 거드름을 피우기에 적절한 복색을 하고있다. 농구의 복색은 상쇠의 복색과 거의 같은 것이고, 상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쇠를 들지 않은 것이다. 각시의 복색은 붉은 치마에 노랑 저고리나 녹색 저고리, 머리에는 수건이나 고깔을 쓰고 손에는 수건을 든다.
할미의 복색은 무명으로 만든 치마저고리를 입고 머리에는 흰 수건을 두른다. 손에는 지팡이를 짚어서 나이가 든 여성임을 강조하여 임실필봉농악에서는 소극적인 구실을 한다. 화동의 복색은 빨간 창옷을 입고 초립을 쓰며 초립 양편에 꿩장목을 꽂는다. 무동의 복색은 무동 받이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하고, 무동은 복장에 구애받지 않는다.
농악대의 등장과 문굿 같은 것을 칠 때에 이들의 진행 순서가 주목된다. 영기-용기-농기-영기-대포수-양반-조리중-각시-화동-창부-농구-무동-꽹과리-징-장고-북-소고 등의 순서로 등장하는 역진의 면모를 보인다. 등장하는 순서를 이처럼 역진으로 하는 것은 농악이 군악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반증이다. 군악은 공격의 성격을 지니므로 상쇠가 앞장서야 마땅하나, 전시가 아닌 평시, 작전이 아닌 굿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말머리를 앞으로 해서 뒷걸음을 쳐 들어가던 반정시의 잠저에 있는 특정한 왕을 옹립하는 형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작전 세력이 아니라 농사의 풍농과 마을의 안녕을 비는 굿임을 분명하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농악의 역진 등장은 전국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임실필봉농악의 굿 종류는 다음과 같다. 필봉마을에서는 정초에 치는 ‘마당밟기’, 섣달 그믐밤에 치는 ‘매굿’, 정월 아흐레에 치는 ‘당산제’, 보름날에 치는 ‘찰밥걷기풍물’, 보름날 징검다리에서 치는 ‘노디고사굿’ 다른 마을로 걸궁(걸립) 할 때 치는 ‘걸궁굿(걸립굿) ’, 여름철 김매기 때의 ‘두레굿’, 농악을 치기 전에 치는 ‘기굿’, 큰 마당과 같은 장소에서 저녁 내내 치며 예술적 기량을 선보이는 ‘판굿’ 등이 있다.
이를 보면 내적인 환경에서 성립된 걸립 방식과 외적인 곳으로 나아가서 치는 걸궁 또는 걸립의 성격을 지닌 농악이 양립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자신들의 추렴을 겸한 공동의 작업이나 자금 모집을 위한 것과 이와 달리 다른 마을에 가서 하는 걸립이 양존한다. 먼저 걸립의 내외적 면모를 확인하기로 한다.
‘마당밟기’는 정초 신년을 맞이하여 농악대가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집 구석구석의 액을 몰아내고 집안 식솔의 무사 평안함을 빌어주는 것이다. 농악대의 구성원은 마을 사람들이며 두레 성원이 되는 것이다. ‘마당밟기’의 순서는 기굿-당산굿-마을샘굿-문굿-마당굿-조황굿- 철륭굿-가정샘굿-노적굿(기타)-성주굿(마당)로 진행된다.
‘매굿’은 필봉마을에서는 일 년의 마지막 밤인 음력섣달 그믐날 밤에 마을의 사악한 것을 쫓고 경사스러운 것을 불러들이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위하여 치는 굿으로, 매굿을 친다. 매굿의 구성은 마당밟이와 거의 유사하다.
‘당산제’는 필봉마을에는 윗당산, 아랫당산이라 하여 당산이 두 군데가 있다. 당산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성소인데 윗당산이라 하며, 당산할머니를 모신 당으로 마을의 위쪽 언덕에 있다. 아랫당산이라 하면 할아버지 당산으로서 마을 입구 언덕에 있으며 당산나무 아래는 편평하게 터를 닦아 당산제를 지낼 때 당마당으로 쓰게끔 되어 있다. 연초, 연말, 그리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마다 당산제를 지낸다.
‘찰밥걷기풍물’은 역시 정월대보름날 치는 굿으로 마을의 젊은이들이 쇠1, 징1, 장고1, 소고 2개에 대포수, 화동, 창부 등 허두잽이(잡색) 서넛 정도의 간단한 편성으로 평상복을 입고 풍물을 치며 집집이 들르면 집안주인은 찰밥을 한 덩이씩 떼어 준다. 이렇게 거둔 찰밥으로 술을 빚어 훗날 걸궁굿이 끝나고 파접례를 할 때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는다.
‘노디고사굿’은 정월보름날 노디에 금줄을 미리 감아 놓고, 길굿을 치며 노디에 가서 푸지게 굿을 친 다음 상쇠가 즉흥적으로 한 해 내내 노디에서 빠지거나 물이 크게 불어나 떠내려가지 않게 해 달라는 내용의 축원을 하고 나서 길굿을 치며 돌아온다.
‘걸궁굿(걸립굿)’은 과거 필봉마을은 정월 보름이 지나서 다른 마을에서 굿을 보기 위해 부르거나 혹은 마을의 공동 사업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근 마을로 걸궁(걸립)을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걸궁은 보통 정월 열엿새에서 그믐사이에 많이 하며, 다른 마을에 가서 굿을 놀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아 온다.
‘두레굿’은 당산제 마당밟이와 더불어 마을굿의 공동체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굿이다. 여름철 마을 장정들이 모여 공동으로 두레 노동을 할 때 두레굿을 친다. 쇠1, 징1, 장구1로 간단하게 편성하여 굿을 친다. 호미씻이는 정월의 당산제 마당밟이와 더불어 연중 마을의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임실필봉농악의 ‘판굿’ 구성은 앞굿과 뒷굿으로 나뉜다. 앞굿은 굿내는가락(머리굿), 길굿(질굿, 외마치질굿), 채굿, 호허굿, 풍류굿으로 구성되고, 뒷굿은 삼방울진, 미지기 영산, 가진 영산, 춤굿(돌굿), 수박치기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굿내는가락은 머리굿, 굿머리, 굿머리가락이라고도 불리는 굿내는가락은 어떤 굿을 시작하기 전에 굿가락을 맞춰 보는 가락이다. 상쇠가 치배들을 확인하고 굿가락을 내면 이때 치배 일행이 합세를 하여 치기 시작한다. 굿내는가락은 이렇게 어름굿으로 시작하며 상쇠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정지한 상태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치는 것이 보통이다. 어름-휘모리-된삼채- 두마치반각- 갠지갱-맺이-휘모리 등으로 진행한다.
외마치질굿은 굿거리형 한배가 맞으며, 질굿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치는 가락이다. 외마치 질굿은 머리가락과 본가락,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본가락을 치다가 굿가락이 어긋난다거나 속도 등의 변화를 주고자 할 때 상쇠의 신호에 따라서 머리가락을 친다. 속도가 빨라지면 빠른 질굿(자진 질굿)을 치기도 하는데, 이는 외마치 질굿의 빠른 박으로의 변형 형태이다. 가락의 진행은 질굿가락-갠지갱가락-맺이가락-휘모리가락 등으로 전개된다.
채굿은 판굿의 첫 부분에 치기에 몸을 푸는 판이라고도 한다. 질굿을 치면서 판이 형성되면 상쇠는 질굿을 자진모리형으로 몰아가 마치고 채굿가락을 낸다. 채굿에는 일채부터 칠채까지가 있다. 상쇠가 가락을 낼때에는 채굿을 느리게 시작하여 빠르게 조여 가는 것이 보통이며 치배들의 발림은 경쾌하게 논다.

임실필봉농악 채굿의 전개

호허굿은 진다드래기, 호허굿, 돌호허굿, 자진 호허굿을 거치며 상쇠가 이끄는 줄과 상장구가 이끄는 줄이 나뉘어 서로 다채로운 진을 보여 준다. 진다드래기를 치며 상쇠줄과 상장구줄이 나뉘어 판을 쓸고 나서 어름굿을 치면서 두 줄로 모이면 호허굿에서는 두 줄이 원진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치고, 돌호허굿에서는 “덩 기닥궁따“를 치면서 제자리에서 돈다. 호허굿에서의 휘모리는 싸잽이라 하여 매우 빠르고 힘차게 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호허굿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호호, 호허이” 하고 소리를 지르는 부분인데, 이때 허두잽이들은 앞 치배를 따라 뒤늦게 “호호”를 따라한다. 이 호허굿의 전개는 진다드래기-호허굿-되드래미호허굿-자진호허굿-중삼채-맺이-싸잽이 등으로 이어진다.
풍류굿은 호허굿의 휘모리가락을 맺음과 동시에 인사굿과 이음새를 통해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치배들 역시 굿가락에 맞추어 어깨춤을 추며 여유롭게 치고 때로는 판 안에서 춤을 추는데 이 장단이 활용된다. 느린 풍류를 통해 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필봉굿의 특징적인 반풍류 가락으로 넘어간다. 반풍류는 가락이 끊어질 듯 이어지며 힘이 있어야 한다. 풍류, 반풍류, 갠지갠으로 조였다가 흥취가 고조되면 휘모리로 맺는다. 풍류굿의 전개는 휘모리-인사굿-이음새-느린풍류굿-반풍류굿-갠지갱-맺이-휘모리 등으로 이어진다.
삼방울진은 상쇠의 내드림 가락과 더불어 치배들이 상쇠를 따라 원진을 풀고 뛰어 세 군데에서 달팽이 모양의 방울진을 만드는 것이 삼방울진이다. 방울진을 말때에는 대체로 모양이 정돈되어 갈 때 연풍대를 돌면서 어름굿으로 진을 꽉 조인다. 이때 상쇠는 휘모리를 짧게 몰아쳐 끊고 된삼채로 넘어가 굿내는 가락 순으로 친다. 이렇게 세 번의 진풀이가 끝나면 반풍류 가락을 치면서 을乙자진으로 풀어 원진을 만들어 미지기 영산으로 넘어 간다. 삼방울진의 전개는 방울진가락-어름-휘모리-된삼채-갠지갱-맺이-싸잽이로 이어진다.
미지기영산은 반풍류를 치며 두 줄을 만든 상태에서 상쇠가 두 줄 중앙으로 나와 갠지갠과 휘모리로 고조시킨다. 어름굿으로 휘모리를 맺으며 상쇠는 부포놀음과 함께 연풍대를 돌아 부쇠 앞에 가서 짝드름을 시작한다. 짝드름 가락이 바뀔 때마다 두 줄의 치배들을 서로 밀고 당기며 놀다가 다시 어름굿과 함께 상쇠가 두 줄을 가르면 두 줄로 나뉘어 선다. 그리고반풍류로 풀어 나와 원진을 만들어 갠지갠과 휘모리를 치고 맺는다. 미지기영산은 반풍류-갠지갱-맺이-휘모리-어름/ 짝드름으로 전개된다.
가진영산은 징을 치지 않는 것으로 쇳가락으로 의미를 고조시키는 굿이다. 상쇠와 부쇠가 한 배씩 맞받아치는 것이 특징이며 화려한 쇠 변주가 중심이 되는 판이다. 원진이 이루어졌을 때 상쇠가 상장구 앞에 가서 앉으며 가락을 내기 시작하면 다른 치배들도 다 같이 치기 시작한다. 부쇠들이 가락을 칠 때에는 상쇠는 쇠발림을 하며 춤을 추고 가진 영산이 속도가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게 되면 다드래기영산으로 넘긴다. 이때 주의할 점은 가진 영산은 갑자기 빨라지거나 하지 않고 어깨춤이 덩실거리는 춤굿 가락으로 푸지게 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진영산의 전개는 가진영산 본가락-다드래기 영산가락-휘모리 영산가락 -짝드름-휘모리 등으로 전개된다.
재능기영산굿은 굿치배나 관객들이 배역에 맞는 개인 놀이를 하는 대목이다. 상쇠가 쇠발림이나 부포짓을 하면서 등장해야 할 사람 앞에 가서 어름굿 가락을 맺고, 굿거리형 느린 풍류 가락이나 반풍류형의 재능기영산을 내면 잡색이나 악기 잽이들은 판의 한가운데로 등장하여 자신의 개인적 기량을 맘껏 발휘한다. 상쇠는 쇠발림이나 부포놀음 등을 적절하고, 다양하게 또 즉흥적으로 꾸며내는데 오직 상쇠의 주도 아래 판을 짜게 되므로 상쇠의 재량이 돋보이는 굿 대목이다.
노래굿은 필봉 마을 노동요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상쇠가 선창하면 치배들과 구경꾼들이 후렴을 받고, 소리 사이 사이에 농악 가락이 첨가되면서 풍물의 가락과 노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각별한 것이다. 노래굿의 본 대형은 두줄배기인데 휘모리가락을 맺고 호허굿의 진다드래기 가락을 치면서 두 줄을 만들어 상쇠는 어름굿 가락으로 넘어가 맺은 뒤, “세상은 금삼척이요” 하며 노래를 선창한다.
이때 나머지 치배들과 관객은 추임새를 곁들여 준다. 추임새와 동시에 ‘갠지갱-싸잽이가락’으로 맺고 상쇠는 다시 “생애는 주일배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때 치배들은 싸잽이 가락을 치다가 느린 풍류 가락 1각을 쳐서 맺는다. 노래굿의 진행은 상쇠가 메기는 소리를 하고 치배들 “얼~싸 절~싸 허허허 좀도 좋네”의 후렴을 받는다. 노래굿의 대형은 느리게 원진을 그리며 도는 형태이고, 노래를 할 때는 소고잽이, 허두잽이, 관객들은 어깨 춤을 춘다. 걸음은 느적느적하게, 또는 터벅터벅 힘 있게 걸어나가거나 제자리를 한 바퀴씩 돌기도 한다. 노래굿의 전개는 진다드래기가락-열두마치가락-인사굿가락-소리-반풍류-휘모리 등으로 이어진다.
임실필봉농악은 앞굿과 뒷굿이 선명하게 갈라지고 뒷굿에서 임실필봉농악만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러한 면모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노래굿, 돌굿,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 등은 호남좌도농악의 특징적인 대목이다. 그러한 농악의 전통 위에서 임실필봉농악과 같은 호남 좌도의 지역 유형 농악이 마련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징 및 의의

임실필봉농악의 구조 속에서 빚어진 고유성은 앞굿과 뒷굿의 전개 속에서 발견된다. 앞굿에서 채굿을 구조적으로 발산하면서 가락을 늘리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호호굿은 군사굿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품앗이굿에 있어서는 짝두름 또는 품앗이가락을 통해서 쇳가락을 가다듬은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풍류굿은 춤을 추면서 신명나게 놀이를 하면서 반풍류 가락을 연주하는 굿이다. 영산굿은 아름다운 가락이고 소쩍새가락과 같은 것을 한껏 가다듬어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한 것이 정말로 주목되는 바이다.
더욱 중요한 바는 뒷굿에서 발견된다. 노래굿, 돌굿,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 탈머리굿 등이 있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다른 경로가 복합되어서 이룩된 것인데 그 자체로 특별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노래굿은 노래를 하면서 일정하게 행진을 하는 굿이다. 돌굿은 보리밟기와 같은 행위를 하면서 춤을 추던 데서 유래된 것이다. 수박치기는 치배들이 일채-이채-삼채 등을 마주앉아 손뼉으로 치는 굿이다. 등지기굿은 두 줄로 마주하다가 서로 등을 맞대고 노는 굿이다. 도둑잽이굿은 대포수상쇠가 역전을 하여 서로 도둑잽이를 하면서 노는 놀이굿이다. 탈머리굿은 굿을 마무리하는 굿이다.
앞굿은 가락을 중심으로 논리적 전개를 하는 특성이 있다면, 뒷굿은 가락에 의존하되 놀이를 중심으로 가무악희의 총괄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주술적인 기능을 하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군사놀이적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다른 고장의 군사굿이나 진굿의 성격을 구현하는 점이 드러난다.
임실필봉농악은 각기 상이한 원리에 입각하여 농악을 구성하는 고유성이 있다. 첫째는 가락을 일채에서부터 칠채까지 이어가는데 일정하게 진풀이를 하면서 돌며 연행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집돌이와 마당밟이를 하면서 당산굿에 이은 일정한 원리를 고수하는 것이므로 철저하게 주술적인 원리를 구현한다.
둘째는 악사들의 가락을 한껏 발휘하면서 춤을 추고 춤사위를 하며 가락을 다듬어내는 데는 철저하게 예술적 원리를 구현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가락이 아름답고 신명을 고조시키는 구실을 한다. 셋째는 뒷굿에서는 철저하게 각기 상이한 것을 모아서 일련의 놀이를 통한 주술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특성이 있음이 드러난다.

참고문헌

곡성죽동농악(송기태·김현숙·박혜영·김희태, 민속원, 2016), 금릉빗내농악(김헌선·김은희·시지은, 민속원, 2016), 남원농악(김정헌, 민속원, 2014), 남원농악(김익두·김정헌, 남원시, 2006), 남원농악연구(김정헌,전북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임실필봉농악(이종진, 국립문화재연구소,1999), 한국농악의 다양성과 통일성(김헌선, 민속원, 2014), 호남농악(홍현식·김천흥·박헌봉,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67), 호남좌도풍물굿(김익두, 전북대학교박물관, 1994), 호남좌도농악에 관한 연구(김현숙,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8), 호남좌도 임실필봉풍물굿(양진성, 신아출판사,2000).

임실필봉농악

임실필봉농악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김헌선(金憲宣)

정의

전라북도 임실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승되는 농악.

개관

임실필봉농악은 대가닥의 관점에서 본다면, 농악의 계통과 계보가 널리 알려져 있으나 호남 좌도 지역 농악이다. 임실필봉농악이 호남좌도농악으로 분류되는 것은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임실필봉농악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한 군데서 나와 조금씩 달라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대가닥의 측면에서 호남좌도농악의 전통을 잇는다고 하는 점이 주목된다. 임실필봉농악은 임실·순창·남원이라는 이른바 임순남任淳南의 문화지리적 위치와 지역적 전통에 입각하고 있으면서도, 생활문화권역에서는 정읍시 산내면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이는 임실필봉농악이 좌도 지역의 특성과 일부 우도 지역의 전통과도 맞물려 있는 특성을 지닌 고장에서 파생된 농악임을 알 수 있다.

내용

임실필봉농악의 구성은 치배와 잡색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용기, 농기, 영기 등의 기수와 나발, 태평소 등이 함께 존재하기도 한다. 악기 편성은 꽹과리 4명, 징 3명, 장구 8명, 북 2명, 채상소고 4명, 고깔소고 4명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전통이다. 오늘날에는 농악대 인원이 많아지면서 악기 구성에서 증가가 있지만 정석은 없다. 치배들 가운데 가장 농악대를 주도하는 집단은 꽹과리로, 상쇠는 변체 가락을 쓰고 부쇠와 종쇠는 원가락을 치는 점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꽹과리 치배들의 가락 자체가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임실필봉농악에서 주요한 기여를 하는 집단이다. 농악대에서 장구 역시 주된 면모를 과시한다.임실필봉농악에서 쇠로 된 악기를 전통적으로 보면, 쇠가 두껍고 방짜이기는 해도 전북 특유의 대장간에서 벼린 특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가락 맛을 내는 악기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 특히 임실필봉농악의 징은 몇 구비를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현재 깨지고 없다고 한다. 소고 역시 크고 반고처럼 튼실한 것을 썼는데, 이 역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없어졌다.다만 잡색들이 가장 각별하고 저마다의 구실이 있음이 현저하다. 임실필봉농악의 잡색은 대포수, 창부, 조리중, 양반, 농구, 각시, 화동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수동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며, 이들이 중요한 굿에서는 오히려 주도적인 구실을 하는 것이 눈에 띈다. 대포수는 뒷굿에서 상쇠와 맞서서 일정한 구실을 하고 상쇠와 대립적인 면모를 과시한다.이 가운데 더욱 중요한 구실을 하는 인물은 농구이다. 농구는 상쇠와 복색을 거의 같게 꾸미는데 손에 꽹과리를 들고 있지 않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농구는 상쇠의 직접적인 승계자이고, 임실필봉농악에서 일정하게 연마하는 과정에서 키운다. 농구는 상쇠를 대신할 수있는 인물로 장차 발전할 수가 있는 기회를 가지는 후계자의 면모를 과시하는 인물이다. 임실필봉농악에서 양반, 창부, 조리중 등이 등장하고 화동이 있는 것도 특색이지만 각별하게 별다른 면모를 과시하지는 않는다.이들의 복색의 특징적인 대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태평소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하거나 두루마기를 걸치기도 한다. 나발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한다. 기수는 모두 4명으로 구성되며, 기수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삼색띠, 고깔을 착용한다.쇠잽이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위에 검정색 반소매 더그레를 입고, 소매 끝에는 색동을 단다. 등에는 삼색의 드림을 달고 허리에는 파란색 띠를 두른다. 머리에는 부들상모를 쓰며 전립 위에 나무로 깎아서 만든 진자를 달고 진자 꼭대기에는 적자를 단다. 끝에는 부들부포를 단다. 아울러서 징 치배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두르고, 머리에 고깔을 착용한다. 장구잽이의 복색 역시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두르고, 머리에 고깔을 착용한다. 북잽이의 복색도 또한 동일하다. 고깔소고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고깔을 착용하고 채상소고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 머리에는 채상을 착용한다.잡색의 복색은 다음과 같다. 대포수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에 황색 더그레를 입고 양팔에는 색동을 하였다. 등에는 가방을 메고 손에는 총을 들며, 머리에는 관을 쓰고 검은 수염을 한다. 그리고 대포수임을 나타내는 대장군 글씨가 쓰인 관을 쓰는 것이 상징적이다. 창부는 흰 바지저고리에 푸른 창옷을 입고 머리 수건 위에 초립을 쓴다. 소매에는 끝동을 단다. 초립에 꿩깃을 꽂았다. 조리중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장삼에 송낙을 쓰고 등에는 바랑을 걸어 맨다. 손에는 목탁을 쥐고목탁을 두드리는 일을 가락 연주에서 하기도 한다.양반의 복색은 흰 바지저고리, 양반의 도포를 입고 허리에 술띠, 머리는 정자관을 쓰고 손에 담뱃대와 부채를 들고 있으며, 거드름을 피우기에 적절한 복색을 하고있다. 농구의 복색은 상쇠의 복색과 거의 같은 것이고, 상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쇠를 들지 않은 것이다. 각시의 복색은 붉은 치마에 노랑 저고리나 녹색 저고리, 머리에는 수건이나 고깔을 쓰고 손에는 수건을 든다.할미의 복색은 무명으로 만든 치마저고리를 입고 머리에는 흰 수건을 두른다. 손에는 지팡이를 짚어서 나이가 든 여성임을 강조하여 임실필봉농악에서는 소극적인 구실을 한다. 화동의 복색은 빨간 창옷을 입고 초립을 쓰며 초립 양편에 꿩장목을 꽂는다. 무동의 복색은 무동 받이는 흰 바지저고리, 남색 조끼, 황·적·청의 삼색띠를 하고, 무동은 복장에 구애받지 않는다.농악대의 등장과 문굿 같은 것을 칠 때에 이들의 진행 순서가 주목된다. 영기-용기-농기-영기-대포수-양반-조리중-각시-화동-창부-농구-무동-꽹과리-징-장고-북-소고 등의 순서로 등장하는 역진의 면모를 보인다. 등장하는 순서를 이처럼 역진으로 하는 것은 농악이 군악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반증이다. 군악은 공격의 성격을 지니므로 상쇠가 앞장서야 마땅하나, 전시가 아닌 평시, 작전이 아닌 굿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말머리를 앞으로 해서 뒷걸음을 쳐 들어가던 반정시의 잠저에 있는 특정한 왕을 옹립하는 형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작전 세력이 아니라 농사의 풍농과 마을의 안녕을 비는 굿임을 분명하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농악의 역진 등장은 전국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임실필봉농악의 굿 종류는 다음과 같다. 필봉마을에서는 정초에 치는 ‘마당밟기’, 섣달 그믐밤에 치는 ‘매굿’, 정월 아흐레에 치는 ‘당산제’, 보름날에 치는 ‘찰밥걷기풍물’, 보름날 징검다리에서 치는 ‘노디고사굿’ 다른 마을로 걸궁(걸립) 할 때 치는 ‘걸궁굿(걸립굿) ’, 여름철 김매기 때의 ‘두레굿’, 농악을 치기 전에 치는 ‘기굿’, 큰 마당과 같은 장소에서 저녁 내내 치며 예술적 기량을 선보이는 ‘판굿’ 등이 있다.이를 보면 내적인 환경에서 성립된 걸립 방식과 외적인 곳으로 나아가서 치는 걸궁 또는 걸립의 성격을 지닌 농악이 양립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자신들의 추렴을 겸한 공동의 작업이나 자금 모집을 위한 것과 이와 달리 다른 마을에 가서 하는 걸립이 양존한다. 먼저 걸립의 내외적 면모를 확인하기로 한다.‘마당밟기’는 정초 신년을 맞이하여 농악대가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집 구석구석의 액을 몰아내고 집안 식솔의 무사 평안함을 빌어주는 것이다. 농악대의 구성원은 마을 사람들이며 두레 성원이 되는 것이다. ‘마당밟기’의 순서는 기굿-당산굿-마을샘굿-문굿-마당굿-조황굿- 철륭굿-가정샘굿-노적굿(기타)-성주굿(마당)로 진행된다.‘매굿’은 필봉마을에서는 일 년의 마지막 밤인 음력섣달 그믐날 밤에 마을의 사악한 것을 쫓고 경사스러운 것을 불러들이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위하여 치는 굿으로, 매굿을 친다. 매굿의 구성은 마당밟이와 거의 유사하다.‘당산제’는 필봉마을에는 윗당산, 아랫당산이라 하여 당산이 두 군데가 있다. 당산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성소인데 윗당산이라 하며, 당산할머니를 모신 당으로 마을의 위쪽 언덕에 있다. 아랫당산이라 하면 할아버지 당산으로서 마을 입구 언덕에 있으며 당산나무 아래는 편평하게 터를 닦아 당산제를 지낼 때 당마당으로 쓰게끔 되어 있다. 연초, 연말, 그리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마다 당산제를 지낸다.‘찰밥걷기풍물’은 역시 정월대보름날 치는 굿으로 마을의 젊은이들이 쇠1, 징1, 장고1, 소고 2개에 대포수, 화동, 창부 등 허두잽이(잡색) 서넛 정도의 간단한 편성으로 평상복을 입고 풍물을 치며 집집이 들르면 집안주인은 찰밥을 한 덩이씩 떼어 준다. 이렇게 거둔 찰밥으로 술을 빚어 훗날 걸궁굿이 끝나고 파접례를 할 때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는다.‘노디고사굿’은 정월보름날 노디에 금줄을 미리 감아 놓고, 길굿을 치며 노디에 가서 푸지게 굿을 친 다음 상쇠가 즉흥적으로 한 해 내내 노디에서 빠지거나 물이 크게 불어나 떠내려가지 않게 해 달라는 내용의 축원을 하고 나서 길굿을 치며 돌아온다.‘걸궁굿(걸립굿)’은 과거 필봉마을은 정월 보름이 지나서 다른 마을에서 굿을 보기 위해 부르거나 혹은 마을의 공동 사업에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근 마을로 걸궁(걸립)을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걸궁은 보통 정월 열엿새에서 그믐사이에 많이 하며, 다른 마을에 가서 굿을 놀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아 온다.‘두레굿’은 당산제 마당밟이와 더불어 마을굿의 공동체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굿이다. 여름철 마을 장정들이 모여 공동으로 두레 노동을 할 때 두레굿을 친다. 쇠1, 징1, 장구1로 간단하게 편성하여 굿을 친다. 호미씻이는 정월의 당산제 마당밟이와 더불어 연중 마을의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임실필봉농악의 ‘판굿’ 구성은 앞굿과 뒷굿으로 나뉜다. 앞굿은 굿내는가락(머리굿), 길굿(질굿, 외마치질굿), 채굿, 호허굿, 풍류굿으로 구성되고, 뒷굿은 삼방울진, 미지기 영산, 가진 영산, 춤굿(돌굿), 수박치기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굿내는가락은 머리굿, 굿머리, 굿머리가락이라고도 불리는 굿내는가락은 어떤 굿을 시작하기 전에 굿가락을 맞춰 보는 가락이다. 상쇠가 치배들을 확인하고 굿가락을 내면 이때 치배 일행이 합세를 하여 치기 시작한다. 굿내는가락은 이렇게 어름굿으로 시작하며 상쇠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정지한 상태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치는 것이 보통이다. 어름-휘모리-된삼채- 두마치반각- 갠지갱-맺이-휘모리 등으로 진행한다.외마치질굿은 굿거리형 한배가 맞으며, 질굿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치는 가락이다. 외마치 질굿은 머리가락과 본가락,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본가락을 치다가 굿가락이 어긋난다거나 속도 등의 변화를 주고자 할 때 상쇠의 신호에 따라서 머리가락을 친다. 속도가 빨라지면 빠른 질굿(자진 질굿)을 치기도 하는데, 이는 외마치 질굿의 빠른 박으로의 변형 형태이다. 가락의 진행은 질굿가락-갠지갱가락-맺이가락-휘모리가락 등으로 전개된다.채굿은 판굿의 첫 부분에 치기에 몸을 푸는 판이라고도 한다. 질굿을 치면서 판이 형성되면 상쇠는 질굿을 자진모리형으로 몰아가 마치고 채굿가락을 낸다. 채굿에는 일채부터 칠채까지가 있다. 상쇠가 가락을 낼때에는 채굿을 느리게 시작하여 빠르게 조여 가는 것이 보통이며 치배들의 발림은 경쾌하게 논다.호허굿은 진다드래기, 호허굿, 돌호허굿, 자진 호허굿을 거치며 상쇠가 이끄는 줄과 상장구가 이끄는 줄이 나뉘어 서로 다채로운 진을 보여 준다. 진다드래기를 치며 상쇠줄과 상장구줄이 나뉘어 판을 쓸고 나서 어름굿을 치면서 두 줄로 모이면 호허굿에서는 두 줄이 원진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치고, 돌호허굿에서는 “덩 기닥궁따“를 치면서 제자리에서 돈다. 호허굿에서의 휘모리는 싸잽이라 하여 매우 빠르고 힘차게 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호허굿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호호, 호허이” 하고 소리를 지르는 부분인데, 이때 허두잽이들은 앞 치배를 따라 뒤늦게 “호호”를 따라한다. 이 호허굿의 전개는 진다드래기-호허굿-되드래미호허굿-자진호허굿-중삼채-맺이-싸잽이 등으로 이어진다.풍류굿은 호허굿의 휘모리가락을 맺음과 동시에 인사굿과 이음새를 통해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치배들 역시 굿가락에 맞추어 어깨춤을 추며 여유롭게 치고 때로는 판 안에서 춤을 추는데 이 장단이 활용된다. 느린 풍류를 통해 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필봉굿의 특징적인 반풍류 가락으로 넘어간다. 반풍류는 가락이 끊어질 듯 이어지며 힘이 있어야 한다. 풍류, 반풍류, 갠지갠으로 조였다가 흥취가 고조되면 휘모리로 맺는다. 풍류굿의 전개는 휘모리-인사굿-이음새-느린풍류굿-반풍류굿-갠지갱-맺이-휘모리 등으로 이어진다.삼방울진은 상쇠의 내드림 가락과 더불어 치배들이 상쇠를 따라 원진을 풀고 뛰어 세 군데에서 달팽이 모양의 방울진을 만드는 것이 삼방울진이다. 방울진을 말때에는 대체로 모양이 정돈되어 갈 때 연풍대를 돌면서 어름굿으로 진을 꽉 조인다. 이때 상쇠는 휘모리를 짧게 몰아쳐 끊고 된삼채로 넘어가 굿내는 가락 순으로 친다. 이렇게 세 번의 진풀이가 끝나면 반풍류 가락을 치면서 을乙자진으로 풀어 원진을 만들어 미지기 영산으로 넘어 간다. 삼방울진의 전개는 방울진가락-어름-휘모리-된삼채-갠지갱-맺이-싸잽이로 이어진다.미지기영산은 반풍류를 치며 두 줄을 만든 상태에서 상쇠가 두 줄 중앙으로 나와 갠지갠과 휘모리로 고조시킨다. 어름굿으로 휘모리를 맺으며 상쇠는 부포놀음과 함께 연풍대를 돌아 부쇠 앞에 가서 짝드름을 시작한다. 짝드름 가락이 바뀔 때마다 두 줄의 치배들을 서로 밀고 당기며 놀다가 다시 어름굿과 함께 상쇠가 두 줄을 가르면 두 줄로 나뉘어 선다. 그리고반풍류로 풀어 나와 원진을 만들어 갠지갠과 휘모리를 치고 맺는다. 미지기영산은 반풍류-갠지갱-맺이-휘모리-어름/ 짝드름으로 전개된다.가진영산은 징을 치지 않는 것으로 쇳가락으로 의미를 고조시키는 굿이다. 상쇠와 부쇠가 한 배씩 맞받아치는 것이 특징이며 화려한 쇠 변주가 중심이 되는 판이다. 원진이 이루어졌을 때 상쇠가 상장구 앞에 가서 앉으며 가락을 내기 시작하면 다른 치배들도 다 같이 치기 시작한다. 부쇠들이 가락을 칠 때에는 상쇠는 쇠발림을 하며 춤을 추고 가진 영산이 속도가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게 되면 다드래기영산으로 넘긴다. 이때 주의할 점은 가진 영산은 갑자기 빨라지거나 하지 않고 어깨춤이 덩실거리는 춤굿 가락으로 푸지게 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진영산의 전개는 가진영산 본가락-다드래기 영산가락-휘모리 영산가락 -짝드름-휘모리 등으로 전개된다.재능기영산굿은 굿치배나 관객들이 배역에 맞는 개인 놀이를 하는 대목이다. 상쇠가 쇠발림이나 부포짓을 하면서 등장해야 할 사람 앞에 가서 어름굿 가락을 맺고, 굿거리형 느린 풍류 가락이나 반풍류형의 재능기영산을 내면 잡색이나 악기 잽이들은 판의 한가운데로 등장하여 자신의 개인적 기량을 맘껏 발휘한다. 상쇠는 쇠발림이나 부포놀음 등을 적절하고, 다양하게 또 즉흥적으로 꾸며내는데 오직 상쇠의 주도 아래 판을 짜게 되므로 상쇠의 재량이 돋보이는 굿 대목이다.노래굿은 필봉 마을 노동요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상쇠가 선창하면 치배들과 구경꾼들이 후렴을 받고, 소리 사이 사이에 농악 가락이 첨가되면서 풍물의 가락과 노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각별한 것이다. 노래굿의 본 대형은 두줄배기인데 휘모리가락을 맺고 호허굿의 진다드래기 가락을 치면서 두 줄을 만들어 상쇠는 어름굿 가락으로 넘어가 맺은 뒤, “세상은 금삼척이요” 하며 노래를 선창한다.이때 나머지 치배들과 관객은 추임새를 곁들여 준다. 추임새와 동시에 ‘갠지갱-싸잽이가락’으로 맺고 상쇠는 다시 “생애는 주일배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때 치배들은 싸잽이 가락을 치다가 느린 풍류 가락 1각을 쳐서 맺는다. 노래굿의 진행은 상쇠가 메기는 소리를 하고 치배들 “얼~싸 절~싸 허허허 좀도 좋네”의 후렴을 받는다. 노래굿의 대형은 느리게 원진을 그리며 도는 형태이고, 노래를 할 때는 소고잽이, 허두잽이, 관객들은 어깨 춤을 춘다. 걸음은 느적느적하게, 또는 터벅터벅 힘 있게 걸어나가거나 제자리를 한 바퀴씩 돌기도 한다. 노래굿의 전개는 진다드래기가락-열두마치가락-인사굿가락-소리-반풍류-휘모리 등으로 이어진다.임실필봉농악은 앞굿과 뒷굿이 선명하게 갈라지고 뒷굿에서 임실필봉농악만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러한 면모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노래굿, 돌굿,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 등은 호남좌도농악의 특징적인 대목이다. 그러한 농악의 전통 위에서 임실필봉농악과 같은 호남 좌도의 지역 유형 농악이 마련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징 및 의의

임실필봉농악의 구조 속에서 빚어진 고유성은 앞굿과 뒷굿의 전개 속에서 발견된다. 앞굿에서 채굿을 구조적으로 발산하면서 가락을 늘리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호호굿은 군사굿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품앗이굿에 있어서는 짝두름 또는 품앗이가락을 통해서 쇳가락을 가다듬은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풍류굿은 춤을 추면서 신명나게 놀이를 하면서 반풍류 가락을 연주하는 굿이다. 영산굿은 아름다운 가락이고 소쩍새가락과 같은 것을 한껏 가다듬어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한 것이 정말로 주목되는 바이다.더욱 중요한 바는 뒷굿에서 발견된다. 노래굿, 돌굿,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 탈머리굿 등이 있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다른 경로가 복합되어서 이룩된 것인데 그 자체로 특별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노래굿은 노래를 하면서 일정하게 행진을 하는 굿이다. 돌굿은 보리밟기와 같은 행위를 하면서 춤을 추던 데서 유래된 것이다. 수박치기는 치배들이 일채-이채-삼채 등을 마주앉아 손뼉으로 치는 굿이다. 등지기굿은 두 줄로 마주하다가 서로 등을 맞대고 노는 굿이다. 도둑잽이굿은 대포수와 상쇠가 역전을 하여 서로 도둑잽이를 하면서 노는 놀이굿이다. 탈머리굿은 굿을 마무리하는 굿이다.앞굿은 가락을 중심으로 논리적 전개를 하는 특성이 있다면, 뒷굿은 가락에 의존하되 놀이를 중심으로 가무악희의 총괄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주술적인 기능을 하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박치기, 등지기굿, 도둑잽이굿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군사놀이적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다른 고장의 군사굿이나 진굿의 성격을 구현하는 점이 드러난다.임실필봉농악은 각기 상이한 원리에 입각하여 농악을 구성하는 고유성이 있다. 첫째는 가락을 일채에서부터 칠채까지 이어가는데 일정하게 진풀이를 하면서 돌며 연행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집돌이와 마당밟이를 하면서 당산굿에 이은 일정한 원리를 고수하는 것이므로 철저하게 주술적인 원리를 구현한다.둘째는 악사들의 가락을 한껏 발휘하면서 춤을 추고 춤사위를 하며 가락을 다듬어내는 데는 철저하게 예술적 원리를 구현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가락이 아름답고 신명을 고조시키는 구실을 한다. 셋째는 뒷굿에서는 철저하게 각기 상이한 것을 모아서 일련의 놀이를 통한 주술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특성이 있음이 드러난다.

참고문헌

곡성죽동농악(송기태·김현숙·박혜영·김희태, 민속원, 2016), 금릉빗내농악(김헌선·김은희·시지은, 민속원, 2016), 남원농악(김정헌, 민속원, 2014), 남원농악(김익두·김정헌, 남원시, 2006), 남원농악연구(김정헌,전북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임실필봉농악(이종진, 국립문화재연구소,1999), 한국농악의 다양성과 통일성(김헌선, 민속원, 2014), 호남농악(홍현식·김천흥·박헌봉,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67), 호남좌도풍물굿(김익두, 전북대학교박물관, 1994), 호남좌도농악에 관한 연구(김현숙,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8), 호남좌도 임실필봉풍물굿(양진성, 신아출판사,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