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잽이굿(捉贼戏)

한자명

捉贼戏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박혜영(朴惠英)

정의

호남농악에서 상쇠와 앞치배, 기수들과 대포수, 잡색 무리들이 아군과 적군으로 편을 갈라 펼치는 놀이.

내용

도둑잽이굿은 대포수의 관을 벗겨 징계하여 다스리는 장면이 극대화되어 ‘포수목베기’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군사적 의미 부여 없이, 구례잔수농악처럼 액을 끌어 모은 조리중이 대포수가 쏜 총에 맞아 죽는 도둑잽이굿도 있다. 진안농악에서 도독재비라고도 일컫는다. 진도소포농악에서 도둑잽이를 외적잽이(왜적잽이)라고도 일컫는데, 왜적이 침범할 때 농악대가 삼지창을 세우고 나라님을 모셔 진을 싸고 들어가는 전쟁에서 나온 것으로 여기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라남도 완도군 장좌리에서 전승되던 정채진열두군고에서는 ‘장수 목빈놀이’라고도 하며, 대포수의 관을 벗겨 영기에 거는 연행이 장수의 처형에 해당한다.
도둑잽이굿에서는 앞치배와 잡색들의 기예 겨루기, 쇠와 나발 같은 굿물을 훔치고 되찾기, 노름판 벌이고 엎기 등 일련의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영기를 사이에 두고 군고패가 편을 가르고 패를 정비하는 것부터, 대포수를 상쇠 진영으로 유인하거나 몰아내는 과정, 노름판과 대포수 목베기, 상여운구 등은 공동체내의 부정적인 것들을 물리치는 편싸움이 전개된다. 이때 청령과 진법, 춤과 노래, 구음, 악기 연주 같은 온갖기예와 불넘기 같은 주술적 행위들이 수반되기도 한다. 도둑잽이굿은 아군의 승리를 강조하면서 화해와 질서를 도모하는 화합의 굿으로 마무리된다.
호남 지역의 도둑잽이굿에서는 춤과 재담, 소리와 청령, 진풀이 등 다양한 연행이 복합적으로 구현된다. 잡색들이 상쇠와 더불어 당산에 인사를 올릴 때 청령을 외치거나, 도둑을 색출하기 위해 육갑을 짚으면서 주문을 외우기도 하고, 액막이 소리 대신 재담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대포수가 쇠를 삼킨 것이나 다름없음을 재담으로 표현하거나 나물타령, 떡타령, 벼타령과 같은 소리로 형상화한다. 상쇠와 대포수가 서로 청령을 부르면 상쇠가 “성내에 도둑이 들었으니 성군의 덕택으로 장군의 용맹으로 도적을 잡았으니 행군허랍신다.” 하면 대포수가 나발을 삼초 불어 올리면 다시 굿을 낸다. 도둑을 잡은 뒤에 앞잽이들이 영기를 앞세우고 무동을 태워 꽃받기나 지와밟기를 펼치기도 한다.
『호남농악』(1967)의 기록에 따르면, 도둑잽이굿은 대포수가 영기를 도둑질하여 잡아들이는 과정이 진풀이로 연행된다. 콩등지기, 등맞추기, 앉은진풀이, 지와밟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도둑을 잡는 진풀이를 시작한다. 가새진을 쳐서 대포수가 영기를 도둑질하여 잡색들을 데리고 진풀이를 하면 상쇠가 쫓아가서 진을 친다. 다시 대포수가 도망가기를 사방으로 반복하는데, 대포수가 중앙으로 와서 진을 치면 상쇠가 다시 따라와서 대포수를 포위한다. 대포수가 청령과 재담을 하고 탈머리굿에서 대포수관을 벗겨 영기에 달아 높이 들며 다시 장진을 치고 불넘기, 탈복굿, 노래굿을 하고, 날당산으로 마무리한다. 장내 중앙에 불을 놓고 불넘기를 하며 돌다가 일자진으로 옷을 벗는 탈복굿으로 넘겨 노래굿으로 끝마친다.

지역사례

정병호의 『농악』에 기록된 김제농악의 도둑잽이굿은 극적 구성과 재담의 특징, 상쇠잡색들의 역할과 성격 등이 드러난다. 김문달-백남윤의 도둑잽이굿에서 상쇠 앞에 나발을 세우고 대포수와 창부가 상쇠진영 앞에서 탐색하다가 춤을 추며 논다. 상쇠 진영에서 나발을 일초, 이초, 삼초 불면 대포수와 창부가 잡색진영으로 도망친 뒤 잡색들과 모의한다. 그러면 상쇠는 “성안 성내 도둑이 들었으니, 장군 명령으로 생금하라.”고 군령君令을 내리면 전원 대답한다. 상쇠는 나발을 불고 대포수와 창부는 벌벌 떨면서 자기 진영을 돈다. 이김제농악 도둑잽이굿은 홍현식·김천흥·박헌봉이 정리한 호남농악 조사보고서의 도둑잽이굿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상쇠 진영에서 대포수 진영을 포위하면 나발을 불고, 대포수가 벌벌 떨면서 중앙으로 와서 진을 치면 상쇠가 쫓아가서 대포수를 포위하여 승리를 하는 것도 동일하다.
김제 박판열패의 도둑잽이굿은 상쇠가 대포수의 가슴을 두드리고, 쇠소리로 도둑으로 지목해도 대포수는 능청을 떤다. ‘모자’, ‘자라’, ‘도롱테’, ‘놋쇠’ 등과 같이 생겼다고 빗대다가 ‘친정고모 요강’ 같다면서 요강에 걸터앉아 오줌 누듯이 시늉하며, 오줌 끊는 소리와 흉내를 낸다. 이어서 ‘몇 천 섬이나 벌어 부자’가 되어 거드름을 피우는 설장구와 대포수가 대름을 한다. 상쇠가 설장고 ‘님’ 자로 올려 부르라고 하지만, 대포수는 설장고의 반대편에 대소 인사를 하느라 머리가 안보이자, 설장고가 대포수의 등을 가리키며 ‘모가지가 없다’고 타박한다. 설장고가 ‘필상, 거상, 어사’에 막둥이가 ‘주사’까지 했다고 거들먹거리자 그제야 대포수는 “설장구님 뵙시다.” 하고 제대로 인사를 한다. 설장고는 대포수의 인사를 받으면서 “엇다! 그놈 많이 컸구나!” 한다.설장구와 대포수가 다드래기를 하는데, 설장구가 몰로 들어가고 대포수는 줄행랑을 친다. 대포수는 설장구와 대름에서 지고 마을 노인네나 여인 뒤에 숨어 있다가, 삼지창으로 투구를 꿰여 죽음에 이른다. 대포수가 죽어 누워 버리면 잡색들이 경문을 읽고 약을 쓰다가, 물 한동이를 갖다 놓고 불을 피워 화자맥이를 하면서 입장단으로 불림을 한다.
김제 김문달-백남윤의 도둑잽이굿은 대포수가 쇠를 감추고 거짓으로 꾸미기 위해 상쇠에게 집안 내력을 댄다. 대포수 본인은 어사까지 맡았을 뿐 아니라 조부는 통영통제사, 아버지는 전라감사, 작은 놈 창부는 주사였던 내력을 자랑한다. 대포수는 쇠를 밟았다가 자라인 줄 알고 주워서 담았는데, 직접 쇠를 꺼내 머리에 쓰면서 암행어사 할 때 모자로 사용했다고 둘러대다가 상쇠까지 맡았던 내력을 대며 큰소리친다. 상쇠, 설장구와 대포수는 ‘이놈’, ‘잡것’, ‘양반’의 호칭을 대며 서로 옥신각신한다. 대포수는 쇠를 상쇠에게 넘겨주고 벼타령과 나물타령을 한다. 도둑잽이굿에서는 대포수와 창부가 상쇠 진중의 나발소리에 놀라 벌벌 떨다가 나발에게 절을 하고 어루만지다 훔친다. 나발을 머리 위에 쓰면서 ‘암행어사가 쓰던 통청관’이라고 하고, 창부는 ‘통태 동궁태’라고 하고 나발 끝을 땅에 대고 질질 끈다. 상쇠 진중에서 잡색 진중을 쫓아 들어갔다가 나발을 되찾아 삼초 분다.
영광과 광산농악에서는 아군과 적군의 진법을 통한 전투 장면으로 극대화되어 있다. 영광농악 전경환, 정득채 상쇠가 전승하던 도둑잽이굿과 광산농악의 도둑잽이굿의 진행 과정 중 나발을 훔치는 대목은 대동소이하다. 상쇠가 지휘하는 아군과 대포수가 지휘하는 적군으로 군총들이 편을 갈라 ‘아궁잽이’를 한다. 상쇠편은 안쪽으로 진을 치고, 대포수편은 밖으로 진을 쳐서 아군과 적군으로 원진을 만든다. 적군이 고개를 디밀고 아군의 동태를 살핀다. 아군 진영에서 나발을 부는데, 적군인 잡색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아군이 적군의 출현을 알아채고 고개를 내밀어 적군을 향해 나발을 분다. 나발소리에 놀란 잡색들이 뒤로 넘어지거나 멀리 도망간다. 상쇠가 ‘술령수’를 부르고 성안에 도둑이 들었으니 악기 기거 중창하라고 명한다. 상쇠 진영에서 나발을 바닥에 놓고 자리를 옮긴다. 조리중이 나발을 훔친다. 상쇠가 나발이 분실된 걸 알고 출전 준비를 명한다. 잡색들이 나발을 불어 보려다 실패하고 조리중에게 준다. 상쇠가 구정놀이 가락을 내고 아군 영기를, 대포수는 적군영기를 앞세우고 공중을 향해 찌르는 행위를 한다. 구경꾼 안쪽에서 아군이, 바깥쪽에서는 적군이 28수 진법을 펼친다. 대포수와 상쇠는 만날 듯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스쳐간다. 상쇠는 대포수가 가까워질 때마다 투구를 벗기려고 구경꾼들 너머로 삼지창을 들이대지만 실패한다. 진법을 펼친 뒤 상쇠가 대포수 가까이에서 투구를 벗기는 데 성공한다. 나발을 훔치고 이에 동조한 조리중과 잡색들은 대신 잡색 무리의 대장이자 적군의 장수인 대포수가 상쇠의 명에 따라 참수를 당한다.

특징 및 의의

도둑잽이굿은 주로 문굿과 밤굿(판굿)에서 연행되며, 앞치배들과 뒷치배들이 펼치는 극적인 놀이이다. 도둑잽이는 일종의 방어주술로서 재해를 방지하는 굿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도둑잽이는 대항주술로서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둑잽이굿에서 앞치배와 잡색들의 기예 겨루기, 쇠와 나발 같은 굿물을 훔치고 되찾기, 노름판 벌리고 엎기 등이 펼쳐진다. 조리중이나 창부, 대포수가 도적으로 지목되어 처형당한다. 이때 청령과 진법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춤과 노래, 구음, 악기 연주 같은 온갖 기예와 불넘기 같은 주술적 행위들이 수반된다.

참고문헌

고창농악 잡색의 연행에 대한 문화기호학적 분석(박혜영, 남도민속연구25, 남도민속학회, 2012), 농악대 잡색놀이의 연극성과 제의성(박진태, 한국민속학29, 한국민속학회, 1997), 영광농악의 잡색놀이 연구(박진태,비교민속학15, 비교민속학회, 1998), 호남 지역 풍물굿의 잡색놀음 연구(이영배, 전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6).

도둑잽이굿

도둑잽이굿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농악

집필자 박혜영(朴惠英)

정의

호남농악에서 상쇠와 앞치배, 기수들과 대포수, 잡색 무리들이 아군과 적군으로 편을 갈라 펼치는 놀이.

내용

도둑잽이굿은 대포수의 관을 벗겨 징계하여 다스리는 장면이 극대화되어 ‘포수목베기’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군사적 의미 부여 없이, 구례잔수농악처럼 액을 끌어 모은 조리중이 대포수가 쏜 총에 맞아 죽는 도둑잽이굿도 있다. 진안농악에서 도독재비라고도 일컫는다. 진도소포농악에서 도둑잽이를 외적잽이(왜적잽이)라고도 일컫는데, 왜적이 침범할 때 농악대가 삼지창을 세우고 나라님을 모셔 진을 싸고 들어가는 전쟁에서 나온 것으로 여기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라남도 완도군 장좌리에서 전승되던 정채진열두군고에서는 ‘장수 목빈놀이’라고도 하며, 대포수의 관을 벗겨 영기에 거는 연행이 장수의 처형에 해당한다.도둑잽이굿에서는 앞치배와 잡색들의 기예 겨루기, 쇠와 나발 같은 굿물을 훔치고 되찾기, 노름판 벌이고 엎기 등 일련의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영기를 사이에 두고 군고패가 편을 가르고 패를 정비하는 것부터, 대포수를 상쇠 진영으로 유인하거나 몰아내는 과정, 노름판과 대포수 목베기, 상여운구 등은 공동체내의 부정적인 것들을 물리치는 편싸움이 전개된다. 이때 청령과 진법, 춤과 노래, 구음, 악기 연주 같은 온갖기예와 불넘기 같은 주술적 행위들이 수반되기도 한다. 도둑잽이굿은 아군의 승리를 강조하면서 화해와 질서를 도모하는 화합의 굿으로 마무리된다.호남 지역의 도둑잽이굿에서는 춤과 재담, 소리와 청령, 진풀이 등 다양한 연행이 복합적으로 구현된다. 잡색들이 상쇠와 더불어 당산에 인사를 올릴 때 청령을 외치거나, 도둑을 색출하기 위해 육갑을 짚으면서 주문을 외우기도 하고, 액막이 소리 대신 재담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대포수가 쇠를 삼킨 것이나 다름없음을 재담으로 표현하거나 나물타령, 떡타령, 벼타령과 같은 소리로 형상화한다. 상쇠와 대포수가 서로 청령을 부르면 상쇠가 “성내에 도둑이 들었으니 성군의 덕택으로 장군의 용맹으로 도적을 잡았으니 행군허랍신다.” 하면 대포수가 나발을 삼초 불어 올리면 다시 굿을 낸다. 도둑을 잡은 뒤에 앞잽이들이 영기를 앞세우고 무동을 태워 꽃받기나 지와밟기를 펼치기도 한다.『호남농악』(1967)의 기록에 따르면, 도둑잽이굿은 대포수가 영기를 도둑질하여 잡아들이는 과정이 진풀이로 연행된다. 콩등지기, 등맞추기, 앉은진풀이, 지와밟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도둑을 잡는 진풀이를 시작한다. 가새진을 쳐서 대포수가 영기를 도둑질하여 잡색들을 데리고 진풀이를 하면 상쇠가 쫓아가서 진을 친다. 다시 대포수가 도망가기를 사방으로 반복하는데, 대포수가 중앙으로 와서 진을 치면 상쇠가 다시 따라와서 대포수를 포위한다. 대포수가 청령과 재담을 하고 탈머리굿에서 대포수관을 벗겨 영기에 달아 높이 들며 다시 장진을 치고 불넘기, 탈복굿, 노래굿을 하고, 날당산으로 마무리한다. 장내 중앙에 불을 놓고 불넘기를 하며 돌다가 일자진으로 옷을 벗는 탈복굿으로 넘겨 노래굿으로 끝마친다.

지역사례

정병호의 『농악』에 기록된 김제농악의 도둑잽이굿은 극적 구성과 재담의 특징, 상쇠와 잡색들의 역할과 성격 등이 드러난다. 김문달-백남윤의 도둑잽이굿에서 상쇠 앞에 나발을 세우고 대포수와 창부가 상쇠진영 앞에서 탐색하다가 춤을 추며 논다. 상쇠 진영에서 나발을 일초, 이초, 삼초 불면 대포수와 창부가 잡색진영으로 도망친 뒤 잡색들과 모의한다. 그러면 상쇠는 “성안 성내 도둑이 들었으니, 장군 명령으로 생금하라.”고 군령君令을 내리면 전원 대답한다. 상쇠는 나발을 불고 대포수와 창부는 벌벌 떨면서 자기 진영을 돈다. 이김제농악 도둑잽이굿은 홍현식·김천흥·박헌봉이 정리한 호남농악 조사보고서의 도둑잽이굿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상쇠 진영에서 대포수 진영을 포위하면 나발을 불고, 대포수가 벌벌 떨면서 중앙으로 와서 진을 치면 상쇠가 쫓아가서 대포수를 포위하여 승리를 하는 것도 동일하다.김제 박판열패의 도둑잽이굿은 상쇠가 대포수의 가슴을 두드리고, 쇠소리로 도둑으로 지목해도 대포수는 능청을 떤다. ‘모자’, ‘자라’, ‘도롱테’, ‘놋쇠’ 등과 같이 생겼다고 빗대다가 ‘친정고모 요강’ 같다면서 요강에 걸터앉아 오줌 누듯이 시늉하며, 오줌 끊는 소리와 흉내를 낸다. 이어서 ‘몇 천 섬이나 벌어 부자’가 되어 거드름을 피우는 설장구와 대포수가 대름을 한다. 상쇠가 설장고 ‘님’ 자로 올려 부르라고 하지만, 대포수는 설장고의 반대편에 대소 인사를 하느라 머리가 안보이자, 설장고가 대포수의 등을 가리키며 ‘모가지가 없다’고 타박한다. 설장고가 ‘필상, 거상, 어사’에 막둥이가 ‘주사’까지 했다고 거들먹거리자 그제야 대포수는 “설장구님 뵙시다.” 하고 제대로 인사를 한다. 설장고는 대포수의 인사를 받으면서 “엇다! 그놈 많이 컸구나!” 한다.설장구와 대포수가 다드래기를 하는데, 설장구가 몰로 들어가고 대포수는 줄행랑을 친다. 대포수는 설장구와 대름에서 지고 마을 노인네나 여인 뒤에 숨어 있다가, 삼지창으로 투구를 꿰여 죽음에 이른다. 대포수가 죽어 누워 버리면 잡색들이 경문을 읽고 약을 쓰다가, 물 한동이를 갖다 놓고 불을 피워 화자맥이를 하면서 입장단으로 불림을 한다.김제 김문달-백남윤의 도둑잽이굿은 대포수가 쇠를 감추고 거짓으로 꾸미기 위해 상쇠에게 집안 내력을 댄다. 대포수 본인은 어사까지 맡았을 뿐 아니라 조부는 통영통제사, 아버지는 전라감사, 작은 놈 창부는 주사였던 내력을 자랑한다. 대포수는 쇠를 밟았다가 자라인 줄 알고 주워서 담았는데, 직접 쇠를 꺼내 머리에 쓰면서 암행어사 할 때 모자로 사용했다고 둘러대다가 상쇠까지 맡았던 내력을 대며 큰소리친다. 상쇠, 설장구와 대포수는 ‘이놈’, ‘잡것’, ‘양반’의 호칭을 대며 서로 옥신각신한다. 대포수는 쇠를 상쇠에게 넘겨주고 벼타령과 나물타령을 한다. 도둑잽이굿에서는 대포수와 창부가 상쇠 진중의 나발소리에 놀라 벌벌 떨다가 나발에게 절을 하고 어루만지다 훔친다. 나발을 머리 위에 쓰면서 ‘암행어사가 쓰던 통청관’이라고 하고, 창부는 ‘통태 동궁태’라고 하고 나발 끝을 땅에 대고 질질 끈다. 상쇠 진중에서 잡색 진중을 쫓아 들어갔다가 나발을 되찾아 삼초 분다.영광과 광산농악에서는 아군과 적군의 진법을 통한 전투 장면으로 극대화되어 있다. 영광농악 전경환, 정득채 상쇠가 전승하던 도둑잽이굿과 광산농악의 도둑잽이굿의 진행 과정 중 나발을 훔치는 대목은 대동소이하다. 상쇠가 지휘하는 아군과 대포수가 지휘하는 적군으로 군총들이 편을 갈라 ‘아궁잽이’를 한다. 상쇠편은 안쪽으로 진을 치고, 대포수편은 밖으로 진을 쳐서 아군과 적군으로 원진을 만든다. 적군이 고개를 디밀고 아군의 동태를 살핀다. 아군 진영에서 나발을 부는데, 적군인 잡색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아군이 적군의 출현을 알아채고 고개를 내밀어 적군을 향해 나발을 분다. 나발소리에 놀란 잡색들이 뒤로 넘어지거나 멀리 도망간다. 상쇠가 ‘술령수’를 부르고 성안에 도둑이 들었으니 악기 기거 중창하라고 명한다. 상쇠 진영에서 나발을 바닥에 놓고 자리를 옮긴다. 조리중이 나발을 훔친다. 상쇠가 나발이 분실된 걸 알고 출전 준비를 명한다. 잡색들이 나발을 불어 보려다 실패하고 조리중에게 준다. 상쇠가 구정놀이 가락을 내고 아군 영기를, 대포수는 적군영기를 앞세우고 공중을 향해 찌르는 행위를 한다. 구경꾼 안쪽에서 아군이, 바깥쪽에서는 적군이 28수 진법을 펼친다. 대포수와 상쇠는 만날 듯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스쳐간다. 상쇠는 대포수가 가까워질 때마다 투구를 벗기려고 구경꾼들 너머로 삼지창을 들이대지만 실패한다. 진법을 펼친 뒤 상쇠가 대포수 가까이에서 투구를 벗기는 데 성공한다. 나발을 훔치고 이에 동조한 조리중과 잡색들은 대신 잡색 무리의 대장이자 적군의 장수인 대포수가 상쇠의 명에 따라 참수를 당한다.

특징 및 의의

도둑잽이굿은 주로 문굿과 밤굿(판굿)에서 연행되며, 앞치배들과 뒷치배들이 펼치는 극적인 놀이이다. 도둑잽이는 일종의 방어주술로서 재해를 방지하는 굿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도둑잽이는 대항주술로서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둑잽이굿에서 앞치배와 잡색들의 기예 겨루기, 쇠와 나발 같은 굿물을 훔치고 되찾기, 노름판 벌리고 엎기 등이 펼쳐진다. 조리중이나 창부, 대포수가 도적으로 지목되어 처형당한다. 이때 청령과 진법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춤과 노래, 구음, 악기 연주 같은 온갖 기예와 불넘기 같은 주술적 행위들이 수반된다.

참고문헌

고창농악 잡색의 연행에 대한 문화기호학적 분석(박혜영, 남도민속연구25, 남도민속학회, 2012), 농악대 잡색놀이의 연극성과 제의성(박진태, 한국민속학29, 한국민속학회, 1997), 영광농악의 잡색놀이 연구(박진태,비교민속학15, 비교민속학회, 1998), 호남 지역 풍물굿의 잡색놀음 연구(이영배, 전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