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춤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무용

집필자 양종승(梁鍾承)

정의

무당이 굿을 할 때 추던 춤을 가리키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무대 예술적으로 양식화한 전통무용.

내용

한국춤은 19세기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외부로부터 들어온 외래문물의 영향으로 변모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중엽에 이르러서는 무용계에 ‘신무용 운동’이라는 슬로건이 등장하여 시대적인 새로운 무용 형식을 수용하려는 무용인들의 갈망을 부추겼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무용은 예술적 발전과 정진을 도모한다는 명분하에 시대성을 반영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도입하였고 기능과 역할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때는 여러가지 춤들이 만들어져 무대에 오르고 각색되는, 말하자면 문화적 변환기였다. 따라서 신앙의례로 행해졌던 무당들이 추던 춤도 이러한 시대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무용예술로 승화된 무당춤으로 안착하게 된 것이다.
무대 공연으로서 무당춤은 종교적으로 추는 춤이 아니라 전문 무용가의 미학세계가 극대화된 무용예술로서의 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굿판의 정서와 신앙 의례적 요소가 강하게 수용되어 있다. 주지하다시피, 무당의 춤은 본디 종교적 신앙 의례의 일환으로 추었던 것이고 그 목적은 초월적 존재와 소통을 도모하여 원하는 바를 달성키 위한 공리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그 역사는 고대에서 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영적 믿음이 절대적이었던 고대사회에서 삶은 신비적 존재와 교섭할 수 있는 매개자에 의해 좌우되었기 때문에 신과 교신 가능한 영매자로서의 무당은 목적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의례의 춤을 베풀어 왔던 것이다. 무당의 강신降神적도무跳舞가 고대 제천의식에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도 이 같은 원리이다.
무속신앙 의례 요소를 모체삼아 무대 예술로 창안된 무당춤은 창안자 및 전승계보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달고 한국 무용 범주에서 주요한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무당춤 유형은 크게 세 형태로 나뉜다. 첫째, 독무로서 무당춤이다. 둘째, 군무로서 무당춤이다. 셋째, 무용극 형식을 띤 집단적 무당춤이다. 그런데 이 세 유형의 무당춤 모두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으며, 남자가 등장한다 할지라도 여성 복색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대나 연희 상황에 따라 춤이 가감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무당춤이 안무되어 짜인 틀 위에서 추는 이른바 정형화되어 있는 춤이지만 공시적 상황에 반응하여 즉흥성을 수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무의 무당춤은 한 사람의 무용가가 무대를 누빈다. 전체적인 춤새 구성 원리는 의례에서와 같이 지신밟기 형식으로 땅을 짓는 지숫기, 승천하는 돋음질, 음양조화를 도모하는 양우선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무당춤의 진행과정을 네 단계로 나눠 열림춤, 모심춤, 놀림춤, 닫음춤 구도로 전개한다. 문을 연 후, 신을 봉안하고, 신을 기쁘게 놀리며, 마무리하는 끝맺음 등을 논리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표출되는 춤사위들은 시종일관 긴장과 이완 그리고 강약의 조화를 갖기 위해 음양적 원리를 도입하여 대소사에 따른 강약, 좌우거리로 교차되는 발디딤과 몸놀림 등 다양한 춤 기법을 응용하여서 예술적 표현을 극대화하려 한다.
군무 형태의 무당춤은 여러 명의 춤꾼이 차례에 의해 또는 동시에 등장하여 추는 춤이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춤새를 집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주로 짝수로 짝을 지어 대무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적 군무의 경우에는 주연자가 중심에서 여타의 공연자를 리드하는 형식으로 춤을 이끌어 간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여러 명의 공연자들이 앞뒤좌우의 정렬된 줄에 맞춰 똑같은 춤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치된 호흡에 의한 동일한 감정과 동작 표현이 공연예술로서 가치를 가늠하게 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된다. 이른바 짜인 춤사위로 공동체적 협동심을 발휘하는 것이어서 일체감과 군중적 강렬함을 느끼게 하는 장엄함을 갖는다. 뛰는 동작, 좌우 이동 동작, 연쇄적 연풍대 등을 통해 단결을 표출하고 대동적인 상징성을 드러내어 웅장함을 연출한다.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무용극 형식의 집단적 무당춤은 공연자마다 배역이 정해져 있다. 주역 역할을 하는 왕무당을 비롯한 중무당, 소무당 등 여타의 명칭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전개하면서 전체가 합심과 협동으로 춤을 이끌어 나간다. 주역 역할의 왕무당은 여타의 춤꾼들을 이끌면서 독창적인 독무의 춤새를 펼친다. 여타의 춤꾼들 또한 왕무당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데 핵심적 의미를 부여하는 춤새를 표출한다. 이와 같이 집단적 형식의 무당춤에서는 독무, 군무, 대무 등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무대 연출이 흥미 있게 전개된다.
예술로서 무당춤은 무속의례에서 사용되는 음악과 복색 그리고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강한 무속적 성격을 드러낸다. 춤음악은 주로 서울 지역과 경기 지역의 굿 음악을 비롯한 호남 시나위를 사용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무당이 신앙의례에서 신을 청할 때 부르는 청배소리나 굿소리를 가미하여 춤의 무속적 사상과 내용을 강하게 담기도 한다. 그러면서 강렬한 쇳소리의 진한 울림을 통해 굿 음악의 효과를 차용한다. 이렇듯 굿 음악에 지속적으로 흔들어 내는 방울소리가 혼합되게 만들어 영험함과 신비함의 음악을 창출한다. 또한 중간 중간에 민요곡을 삽입함으로써 종교 음악과 예술 음악의 조화 내지는 혼합을 통해 신앙성을 가미한 신비적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장단은 주로 굿거리장단자진모리장단으로 이루어지는데 처음에는 늦은장단에 시작하여 차츰 빠른장단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아주 빠른장단으로 종장을 맞는다. 그리하여 춤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주 빠른장단으로 절정기를 만들어서 춤새와 음악 그리고 분위기를 한곳으로 몰아쳐 끝맺음을 장식한다.
무당춤 복색은 여성 복색으로 되어 있다. 안옷으로 치마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 쾌자를 입는다. 겉옷으로 기다란 장삼을 입고 이마에는 머리띠를 두르고 깃이 달린 홍색의 모자를 쓴다. 이러한 복색은 강렬함을 나타내는 원색의 빨강·노랑·파랑·하양·초록 등의 오색으로 되어 있다. 이는 무속신앙에서 신비한 영적 존재를 색으로 표현하는 다섯 가지의 색이다. 이렇듯 복색 자체만으로도 경외함과 신비스러운 측면을 강하게 강조 한다. 무당춤 복색의 형식은 황해도 무속에서 쓰이는 신복이나 서울 또는 경기 무속의 신복에 기반 두고 있으되 예술성을 가미해 더 화려하고 찬란하게 꾸미는데, 금은보석 장식을 부착하여 더 한층 세련되고 낭랑한 무용예술복이 되게 한다.
무당춤에서 사용되는 춤 도구는 방울, 부채, 지전, 시왕천 등이다. 방울과 부채는 무속신앙의 대표적 상징물로 쓰이는 신구神具들이다. 오른손에 무당부채를 들고 왼손에는 방울이나 지전을 들고서 강렬하게 흔든다. 마치 신내림 현상을 방불케 하는 것이다. 또한 부채를 쳐 올리며 폈다 접었다 하여 부채놀림으로 무당춤의 극치를 표현하기도 한다. 껑충 껑충 뛰기와 좌우 돌기 등에서는 신비감과 주술감을 만연케 하여 생기발랄한 무당춤을 더욱 강렬하게 드높인다. 이와 같이 각종 춤 도구를 응용하여 강성함과 심오함을 표출한다. 결국 도구와 걸맞은 춤 동작을 묘사함으로써 더욱 신비스러운 무속적 형태를 드러낸다. 무대 예술로서의 무당춤은 결국 초월적 존재의 영을 위시하여 그것과 소통하려는 의례적 무속행위, 그리고 그 신앙성을 갖는 무당 등 삼위일체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특징 및 의의

예술적 무당춤에서 방울이나 부채 등의 소도구 사용은 춤예술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된다. 이러한 춤도구 사용은 춤을 신비하게 표출하거나 율동감 내지는 생동감 있는 예술적 춤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크게 한 몫한다. 또한 춤의 의미 전달은 물론이고 춤의 이해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춤새와 춤새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강약과 고저를 조절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예술로서 무당춤이 표출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신과 인간과의 소통을 통한 화합의 장을 모색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좋은 기운과 이로운 서슬을 끌어들여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이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다. 그래서 무당춤은 무대 예술이지만 상징성을 동반하여 나쁜 액을 쫓고 해로운 기운을 제거하며 좋지 못한 부정적 잡귀와 잡신을 몰아내려는 의미를 갖는다. 부채를 펴서 바람을 일으키며 방울을 흔들어서 신령을 즐겁게 하는 벽사의식적 부분에서 이와 같은 신앙적 의미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예술로서 무당춤은 신앙의례로서의 신춤에서 그렇듯이 지숫기, 승천하는 돋음질, 음양 조화를 도모하는 양우선의 기본적 움직임을 활용한다. 땅을 달래고 다스리는 지숫기와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는 듯한 돋음질은 마치 신들린 무당이 신격과의 소통을 위해 하늘로 치솟아 날려는 것과 같은 구도의 춤이다. 둘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둘이 되는 음양화합적 섞음춤을 통해 표출되는 모든 춤새들은 무속적인 신춤의 형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이고 푸는 동작의 춤새를 통해 삶의 슬픔과 환희의 양면적 구조를 반영하기도 한다. 꼬여짐과 삐뚤어짐의 과오를 없애고 원과 한을 풀어내는 이른바 ‘풀이춤’의 한 면을 그린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긍정적 기틀을 세우는 건설적 춤으로 승화시키려는 데 큰 목적이 있다. 한편, 무당춤은 공포, 슬픔, 투쟁, 위엄 등 삶의 부정적 측면들도 표출하고 있다. 이는 무당춤의 미적 측면을 강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그래서 이 역시도 무당춤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춤 구성의 한 면인 것이다.
무당춤은 애초부터 무대 미학적 감각에 준하여 예술성을 바탕으로 무대화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춤사위를 구사하며, 섬세한 고도의 기교적 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무당춤에서 활용되는 방울과 부채는 동시적同時的과 이시적異時的으로 또한 대위적對位的과 교차적交叉的으로 기능한다. 그래서 이러한 춤 도구들은 흔들렸다 펴졌다 접혔다 하는 대목마다 무당춤의 진미를 표현해 내는 데 긴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무당춤에 사용되는 빠른 음악 속에서 생동감 넘치는 경쾌하고 활달한 움직임들은 마치 무당이 신이 들려 무아경의 몸짓을 표현하는 것처럼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표출하기도 한다.
무당춤은 겉으로 보기엔 활달함을 표방하는 무방비 상태의 동적인 춤으로 일관되는 것 같지만 내면으로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마냥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활동 폭이 한정되어 있는 극히 정적인 춤이다. 그러므로 무당춤을 추는 춤꾼은 숙달된 억제력과 절제력이 있어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고도화된 억제와 절제의 기법과 기술들은 춤꾼으로 하여금 신비스러운 춤을 만들어 내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또한 강약의 원칙과 정중동靜重動의 상황변화 속에서 표출될 수 있는 정적이고 동적인 미를 극대화시킨다.
무당춤은 신명의 춤 그 자체이다. 그래서 무용예술이지만 이 춤은 영적 세계에서 추는 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의 영적 세계란 종교 신앙적 무속의례에서 영적인 것만이 아니라 신명풀이로 일관되는 자기도취적 영적 세계를 포함하여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춤에서의 신명은 개인마다 달리 경험하는 독창적이면서 무형무색적인 것이어서 대단히 자기중심적 속성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무용예술에서는 이것에 대한 실체를 춤예술 속에서의 감정 맺기와 풀기의 순환으로 설명하게 된다. 즉, 춤을 추어 맺힌 것을 풀어내고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에 도달하였을 때에 그 의미를 갖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명은 예술적으로 설명되는 논리성을 갖는다. 이러한 본질과 논리로 추어지는 무당춤은 결국 신명풀이 그것으로서 춤꾼의 감정을 맺고 푸는 예술적 의미를 갖는다.
무당춤은 춤 음악을 알고 추어야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춤이 음악에 물려 있고 음악이 춤에 맞닿아 있으므로, 양자 간에는 지남철과 같은 원리를 갖고 있어 서로 밀어주고 끌어당기는 상호 협력, 협동, 협심, 협조의 상생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면서 서로를 통해 서로를 위한 공생적 힘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당춤은 춤 자체로 표출하고 보이는 것이지만 그 내면에는 지극히 음악성이 강조되어 있다.
무당춤은 오늘날 국내외 무용 공연에서 자주 무대에 오르는 무용 작품이기도 하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춤의 대명사 노릇을 한 지 오래다. 그런데 이 춤이 속해야 할 분류체계는 물론이고 이에 대한 무용예술적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처지이다. 무당춤을 포함한 신무용 시대에 창안된 여타의 춤들도 같은 사정인 경우가 많다. 전통과 현대 내지는 전래된 것과 유입된 것 상호 간 대립 및 갈등 또는 공존 시점에서 시대적 아픔을 딛고 탄생된 근대적 우리 춤들이 분류 체계에서조차 여기저기에 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뭇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당춤에 붙어 있는 ‘신무용’의 꼬리표가 안고 있는 불확실한 개념은 분명 우리 무용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허점의 일면이다.

참고문헌

민속예술의 정서와 미학(양종승 외, 월인, 1999), 우리무용 100년(김경애·김채현·이종호, 현암사, 2002), 우리춤 담론(양종승, 민속원,2014), 춤과 삶의 문화(김채현, 민음사, 1989), 한국 무용의 미학(정병호,집문당, 2004), 한국근대춤연구3(한국근대춤연구회, 한국근대사연구소,2006), 한국무용민속학(이병옥, 노리, 2009), 일제강점기 초반 기생의 창작춤에 대한 연구(김영희, 한국음악사학보33, 한국음악사학회, 2004), 한국전통춤 연구(성기숙, 현대미학사, 1999).

무당춤

무당춤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무용

집필자 양종승(梁鍾承)

정의

무당이 굿을 할 때 추던 춤을 가리키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무대 예술적으로 양식화한 전통무용.

내용

한국춤은 19세기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외부로부터 들어온 외래문물의 영향으로 변모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중엽에 이르러서는 무용계에 ‘신무용 운동’이라는 슬로건이 등장하여 시대적인 새로운 무용 형식을 수용하려는 무용인들의 갈망을 부추겼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무용은 예술적 발전과 정진을 도모한다는 명분하에 시대성을 반영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도입하였고 기능과 역할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때는 여러가지 춤들이 만들어져 무대에 오르고 각색되는, 말하자면 문화적 변환기였다. 따라서 신앙의례로 행해졌던 무당들이 추던 춤도 이러한 시대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무용예술로 승화된 무당춤으로 안착하게 된 것이다.무대 공연으로서 무당춤은 종교적으로 추는 춤이 아니라 전문 무용가의 미학세계가 극대화된 무용예술로서의 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굿판의 정서와 신앙 의례적 요소가 강하게 수용되어 있다. 주지하다시피, 무당의 춤은 본디 종교적 신앙 의례의 일환으로 추었던 것이고 그 목적은 초월적 존재와 소통을 도모하여 원하는 바를 달성키 위한 공리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그 역사는 고대에서 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영적 믿음이 절대적이었던 고대사회에서 삶은 신비적 존재와 교섭할 수 있는 매개자에 의해 좌우되었기 때문에 신과 교신 가능한 영매자로서의 무당은 목적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의례의 춤을 베풀어 왔던 것이다. 무당의 강신降神적도무跳舞가 고대 제천의식에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것도 이 같은 원리이다.무속신앙 의례 요소를 모체삼아 무대 예술로 창안된 무당춤은 창안자 및 전승계보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달고 한국 무용 범주에서 주요한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무당춤 유형은 크게 세 형태로 나뉜다. 첫째, 독무로서 무당춤이다. 둘째, 군무로서 무당춤이다. 셋째, 무용극 형식을 띤 집단적 무당춤이다. 그런데 이 세 유형의 무당춤 모두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으며, 남자가 등장한다 할지라도 여성 복색을 입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대나 연희 상황에 따라 춤이 가감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무당춤이 안무되어 짜인 틀 위에서 추는 이른바 정형화되어 있는 춤이지만 공시적 상황에 반응하여 즉흥성을 수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독무의 무당춤은 한 사람의 무용가가 무대를 누빈다. 전체적인 춤새 구성 원리는 의례에서와 같이 지신밟기 형식으로 땅을 짓는 지숫기, 승천하는 돋음질, 음양조화를 도모하는 양우선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무당춤의 진행과정을 네 단계로 나눠 열림춤, 모심춤, 놀림춤, 닫음춤 구도로 전개한다. 문을 연 후, 신을 봉안하고, 신을 기쁘게 놀리며, 마무리하는 끝맺음 등을 논리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표출되는 춤사위들은 시종일관 긴장과 이완 그리고 강약의 조화를 갖기 위해 음양적 원리를 도입하여 대소사에 따른 강약, 좌우거리로 교차되는 발디딤과 몸놀림 등 다양한 춤 기법을 응용하여서 예술적 표현을 극대화하려 한다.군무 형태의 무당춤은 여러 명의 춤꾼이 차례에 의해 또는 동시에 등장하여 추는 춤이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춤새를 집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주로 짝수로 짝을 지어 대무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적 군무의 경우에는 주연자가 중심에서 여타의 공연자를 리드하는 형식으로 춤을 이끌어 간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여러 명의 공연자들이 앞뒤좌우의 정렬된 줄에 맞춰 똑같은 춤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치된 호흡에 의한 동일한 감정과 동작 표현이 공연예술로서 가치를 가늠하게 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된다. 이른바 짜인 춤사위로 공동체적 협동심을 발휘하는 것이어서 일체감과 군중적 강렬함을 느끼게 하는 장엄함을 갖는다. 뛰는 동작, 좌우 이동 동작, 연쇄적 연풍대 등을 통해 단결을 표출하고 대동적인 상징성을 드러내어 웅장함을 연출한다.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무용극 형식의 집단적 무당춤은 공연자마다 배역이 정해져 있다. 주역 역할을 하는 왕무당을 비롯한 중무당, 소무당 등 여타의 명칭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전개하면서 전체가 합심과 협동으로 춤을 이끌어 나간다. 주역 역할의 왕무당은 여타의 춤꾼들을 이끌면서 독창적인 독무의 춤새를 펼친다. 여타의 춤꾼들 또한 왕무당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데 핵심적 의미를 부여하는 춤새를 표출한다. 이와 같이 집단적 형식의 무당춤에서는 독무, 군무, 대무 등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무대 연출이 흥미 있게 전개된다.예술로서 무당춤은 무속의례에서 사용되는 음악과 복색 그리고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강한 무속적 성격을 드러낸다. 춤음악은 주로 서울 지역과 경기 지역의 굿 음악을 비롯한 호남 시나위를 사용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무당이 신앙의례에서 신을 청할 때 부르는 청배소리나 굿소리를 가미하여 춤의 무속적 사상과 내용을 강하게 담기도 한다. 그러면서 강렬한 쇳소리의 진한 울림을 통해 굿 음악의 효과를 차용한다. 이렇듯 굿 음악에 지속적으로 흔들어 내는 방울소리가 혼합되게 만들어 영험함과 신비함의 음악을 창출한다. 또한 중간 중간에 민요곡을 삽입함으로써 종교 음악과 예술 음악의 조화 내지는 혼합을 통해 신앙성을 가미한 신비적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장단은 주로 굿거리장단과 자진모리장단으로 이루어지는데 처음에는 늦은장단에 시작하여 차츰 빠른장단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아주 빠른장단으로 종장을 맞는다. 그리하여 춤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주 빠른장단으로 절정기를 만들어서 춤새와 음악 그리고 분위기를 한곳으로 몰아쳐 끝맺음을 장식한다.무당춤 복색은 여성 복색으로 되어 있다. 안옷으로 치마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 쾌자를 입는다. 겉옷으로 기다란 장삼을 입고 이마에는 머리띠를 두르고 깃이 달린 홍색의 모자를 쓴다. 이러한 복색은 강렬함을 나타내는 원색의 빨강·노랑·파랑·하양·초록 등의 오색으로 되어 있다. 이는 무속신앙에서 신비한 영적 존재를 색으로 표현하는 다섯 가지의 색이다. 이렇듯 복색 자체만으로도 경외함과 신비스러운 측면을 강하게 강조 한다. 무당춤 복색의 형식은 황해도 무속에서 쓰이는 신복이나 서울 또는 경기 무속의 신복에 기반 두고 있으되 예술성을 가미해 더 화려하고 찬란하게 꾸미는데, 금은보석 장식을 부착하여 더 한층 세련되고 낭랑한 무용예술복이 되게 한다.무당춤에서 사용되는 춤 도구는 방울, 부채, 지전, 시왕천 등이다. 방울과 부채는 무속신앙의 대표적 상징물로 쓰이는 신구神具들이다. 오른손에 무당부채를 들고 왼손에는 방울이나 지전을 들고서 강렬하게 흔든다. 마치 신내림 현상을 방불케 하는 것이다. 또한 부채를 쳐 올리며 폈다 접었다 하여 부채놀림으로 무당춤의 극치를 표현하기도 한다. 껑충 껑충 뛰기와 좌우 돌기 등에서는 신비감과 주술감을 만연케 하여 생기발랄한 무당춤을 더욱 강렬하게 드높인다. 이와 같이 각종 춤 도구를 응용하여 강성함과 심오함을 표출한다. 결국 도구와 걸맞은 춤 동작을 묘사함으로써 더욱 신비스러운 무속적 형태를 드러낸다. 무대 예술로서의 무당춤은 결국 초월적 존재의 영을 위시하여 그것과 소통하려는 의례적 무속행위, 그리고 그 신앙성을 갖는 무당 등 삼위일체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특징 및 의의

예술적 무당춤에서 방울이나 부채 등의 소도구 사용은 춤예술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된다. 이러한 춤도구 사용은 춤을 신비하게 표출하거나 율동감 내지는 생동감 있는 예술적 춤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크게 한 몫한다. 또한 춤의 의미 전달은 물론이고 춤의 이해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춤새와 춤새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강약과 고저를 조절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예술로서 무당춤이 표출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신과 인간과의 소통을 통한 화합의 장을 모색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좋은 기운과 이로운 서슬을 끌어들여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이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다. 그래서 무당춤은 무대 예술이지만 상징성을 동반하여 나쁜 액을 쫓고 해로운 기운을 제거하며 좋지 못한 부정적 잡귀와 잡신을 몰아내려는 의미를 갖는다. 부채를 펴서 바람을 일으키며 방울을 흔들어서 신령을 즐겁게 하는 벽사의식적 부분에서 이와 같은 신앙적 의미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예술로서 무당춤은 신앙의례로서의 신춤에서 그렇듯이 지숫기, 승천하는 돋음질, 음양 조화를 도모하는 양우선의 기본적 움직임을 활용한다. 땅을 달래고 다스리는 지숫기와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는 듯한 돋음질은 마치 신들린 무당이 신격과의 소통을 위해 하늘로 치솟아 날려는 것과 같은 구도의 춤이다. 둘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둘이 되는 음양화합적 섞음춤을 통해 표출되는 모든 춤새들은 무속적인 신춤의 형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이고 푸는 동작의 춤새를 통해 삶의 슬픔과 환희의 양면적 구조를 반영하기도 한다. 꼬여짐과 삐뚤어짐의 과오를 없애고 원과 한을 풀어내는 이른바 ‘풀이춤’의 한 면을 그린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긍정적 기틀을 세우는 건설적 춤으로 승화시키려는 데 큰 목적이 있다. 한편, 무당춤은 공포, 슬픔, 투쟁, 위엄 등 삶의 부정적 측면들도 표출하고 있다. 이는 무당춤의 미적 측면을 강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그래서 이 역시도 무당춤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춤 구성의 한 면인 것이다.무당춤은 애초부터 무대 미학적 감각에 준하여 예술성을 바탕으로 무대화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춤사위를 구사하며, 섬세한 고도의 기교적 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무당춤에서 활용되는 방울과 부채는 동시적同時的과 이시적異時的으로 또한 대위적對位的과 교차적交叉的으로 기능한다. 그래서 이러한 춤 도구들은 흔들렸다 펴졌다 접혔다 하는 대목마다 무당춤의 진미를 표현해 내는 데 긴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무당춤에 사용되는 빠른 음악 속에서 생동감 넘치는 경쾌하고 활달한 움직임들은 마치 무당이 신이 들려 무아경의 몸짓을 표현하는 것처럼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표출하기도 한다.무당춤은 겉으로 보기엔 활달함을 표방하는 무방비 상태의 동적인 춤으로 일관되는 것 같지만 내면으로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마냥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활동 폭이 한정되어 있는 극히 정적인 춤이다. 그러므로 무당춤을 추는 춤꾼은 숙달된 억제력과 절제력이 있어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고도화된 억제와 절제의 기법과 기술들은 춤꾼으로 하여금 신비스러운 춤을 만들어 내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또한 강약의 원칙과 정중동靜重動의 상황변화 속에서 표출될 수 있는 정적이고 동적인 미를 극대화시킨다.무당춤은 신명의 춤 그 자체이다. 그래서 무용예술이지만 이 춤은 영적 세계에서 추는 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의 영적 세계란 종교 신앙적 무속의례에서 영적인 것만이 아니라 신명풀이로 일관되는 자기도취적 영적 세계를 포함하여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춤에서의 신명은 개인마다 달리 경험하는 독창적이면서 무형무색적인 것이어서 대단히 자기중심적 속성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무용예술에서는 이것에 대한 실체를 춤예술 속에서의 감정 맺기와 풀기의 순환으로 설명하게 된다. 즉, 춤을 추어 맺힌 것을 풀어내고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에 도달하였을 때에 그 의미를 갖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명은 예술적으로 설명되는 논리성을 갖는다. 이러한 본질과 논리로 추어지는 무당춤은 결국 신명풀이 그것으로서 춤꾼의 감정을 맺고 푸는 예술적 의미를 갖는다.무당춤은 춤 음악을 알고 추어야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춤이 음악에 물려 있고 음악이 춤에 맞닿아 있으므로, 양자 간에는 지남철과 같은 원리를 갖고 있어 서로 밀어주고 끌어당기는 상호 협력, 협동, 협심, 협조의 상생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면서 서로를 통해 서로를 위한 공생적 힘이 탄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당춤은 춤 자체로 표출하고 보이는 것이지만 그 내면에는 지극히 음악성이 강조되어 있다.무당춤은 오늘날 국내외 무용 공연에서 자주 무대에 오르는 무용 작품이기도 하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춤의 대명사 노릇을 한 지 오래다. 그런데 이 춤이 속해야 할 분류체계는 물론이고 이에 대한 무용예술적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하고 있는 처지이다. 무당춤을 포함한 신무용 시대에 창안된 여타의 춤들도 같은 사정인 경우가 많다. 전통과 현대 내지는 전래된 것과 유입된 것 상호 간 대립 및 갈등 또는 공존 시점에서 시대적 아픔을 딛고 탄생된 근대적 우리 춤들이 분류 체계에서조차 여기저기에 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뭇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당춤에 붙어 있는 ‘신무용’의 꼬리표가 안고 있는 불확실한 개념은 분명 우리 무용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허점의 일면이다.

참고문헌

민속예술의 정서와 미학(양종승 외, 월인, 1999), 우리무용 100년(김경애·김채현·이종호, 현암사, 2002), 우리춤 담론(양종승, 민속원,2014), 춤과 삶의 문화(김채현, 민음사, 1989), 한국 무용의 미학(정병호,집문당, 2004), 한국근대춤연구3(한국근대춤연구회, 한국근대사연구소,2006), 한국무용민속학(이병옥, 노리, 2009), 일제강점기 초반 기생의 창작춤에 대한 연구(김영희, 한국음악사학보33, 한국음악사학회, 2004), 한국전통춤 연구(성기숙, 현대미학사,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