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세 마디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심우장(沈愚章)

정의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하는 대감에게 한 총각이 찾아가 거짓말 세 마디를 하고서 사위가 되었다는 내용의 설화.

줄거리

과년한 딸을 둔 한 대감이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하였다. 이에 거짓말 세 마디를 하면 사위로 삼겠다는 방을 붙였더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나 모두 실패했다. 대감이 두 마디까지는 거짓말로 인정해 주다가도 세 마디 째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참말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떤 거짓말 잘하는 한 총각이 찾아와서 자기도 거짓말을 해 보겠다고 했다. 첫 마디는 은진미륵에 관한 거짓말이었다. 은진미륵의 머리 위에서 대추나무가 아주 크게 자랐다. 가을이 되니 대추가 풍성하게 열렸는데, 너무 높은 곳에 있었다. 대추를 딸 방법이 마땅치 않아, 긴 장대로 은진미륵의 코를 쑤셔 재채기를 하게 했다. 그 바람에 대추들이 우수수 떨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 거짓말은 여름에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는 한겨울에 세차게 부는 찬바람을 봉지 같은 데에 모아 두었다가, 여름에 풀어 놓아 시원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상 두 마디에 대해서는 대감이 거짓말임을 순순히 인정해 주었다. 그러자 총각은 옷섶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하나 꺼내더니 예전에 대감께서 자기 아버지에게 빌려간 거금에 대한 차용증서라는 것이었다. 거짓말이라고 하자니 사위를 삼아야겠고, 참말이라고 하자니 거금을 내 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는 수 없이 거짓말로 인정하고, 이 총각을 사위로 삼았다.

변이

하필이면 왜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했는지, 또 왜 그 거짓말이 세 가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거짓말은 곧 이야기를 뜻하기 때문에 심심풀이로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해서라거나 대감이 알고 있지 않은 거짓말을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참가비를 내야 한다거나 자기 집에 와서 일정 기간 머슴처럼 일을 해 주고 거짓말을 하게 하는 것은 돈이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얄팍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거짓말과 두 번째 거짓말은 순서가 일정치 않다. 순서에 상관없이 여러 각편에서 두루 나오는 것으로는 줄거리에서 나온 두 가지를 제외하고도 세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날마다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거짓말이다. 돼지를 사다가 양철로 만든 네모난 통에다 넣어서 키운다. 물론 통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다. 돼지가 잘 자라 통의 구멍으로 살이 삐져나오면 날마다 살점을 잘라서 반찬으로 먹는다는 것이다. 꿩을 잡는 방법에 관한 거짓말도 기발하다. 소의 엉덩이에 진흙을 묻히고, 거기에 꿩이 좋아하는 콩을 박아 둔 다음, 소의 꼬리에는 망치를 매 놓는다. 그리고 소를 꿩이 잘 나타나는 산속에 가져다 매 놓으면, 꿩이 소 엉덩이에 있는 콩을 쪼아 먹는다. 이 때 간지러움을 느낀 소는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게 되고 결국 날아든 망치에 꿩이 맞아 죽는다는 내용이다. 또 특이한 농사법에 관한 거짓말도 있다. 모를 심고 벼를 베어서 탈곡하는 복잡한 과정이 번거로워 농사짓는 법을 혁신적으로 간소화했는데, 그 방법이 기발하다. 우선 논에 볍씨를 뿌리고, 그 위에 아주 촘촘한 그물을 깔고서 논의 네 귀퉁이에 말뚝을 박아 고정시킨다. 벼가 그물 사이로 자라나서 익으면 그물의 네 귀퉁이를 쑥 잡아 올린다. 그러면 그물에 걸린 벼가 그대로 훑어진다는 것이다.

분석

누군가를 사위로 삼기 위해 시험을 치른다는 내용은 해모수신화에서 나오는 해모수와 하백의 대결부터 이어져 내려 온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매개를 통해 구현되었다. 거짓말은 흔히 ‘진실성’이라는 잣대로 판단한다.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일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거짓말이 대체로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거짓말이다. 예를 들면, 은진미륵의 머리 위에 과일나무가 아주 크게 자란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열매를 따기 위해 은진미륵의 코를 쑤셔 재채기를 하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총각을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런 수준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시험에 통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총각의 세 번째 거짓말처럼 거짓말이라고도 참말이라고도 하기 곤란한 독특한 영역이 참과 거짓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영역을 활용하여 참과 거짓을 판별해야 하는 사람이 딜레마에 빠지도록 유도했다는 데 이 거짓말의 매력이 있다. 머리가 영리해야 거짓말을 잘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정도의 인지 능력이 있어야 시험에 통과하여 대감의 사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징

이 이야기는 에피메니데스의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이야기의 형식으로 풀어낸 독특한 설화라고 할 수 있다. 크레타인인 에피메니데스가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이다.”라는 말을 했다면, 이것은 참도 거짓도 아닌 역설적인 진술이 되어 버린다. 이로부터 언술의 세계에 참과 거짓을 명확히 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영역, 즉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으로 몰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 설화의 마지막 세 번째 거짓말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의의

이 설화는 일종의 메타설화이다. 거짓말에 관한 몇몇 이야기들이 대체로 메타설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설화도 이야기 혹은 이야기하기와 관련된 설화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설화는 설화의 허구성이 단순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이야기한다는 뜻이 아니라 참과 거짓의 경계 영역에서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창발해낸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1, 755; 1-2, 525,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1, 288.

참고문헌

거짓말 딜레마와 이야기의 역설(심우장, 구비문학연구28, 한국구비문학회, 2009), 거짓말 이야기에 대한 고찰(류정월, 한국고전연구5, 한국고전연구학회, 1999), 이야기꾼사위설화(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찬부, 1988).

거짓말 세 마디

거짓말 세 마디
사전위치

한국민속문학사전 > 설화 > 민담

집필자 심우장(沈愚章)

정의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하는 대감에게 한 총각이 찾아가 거짓말 세 마디를 하고서 사위가 되었다는 내용의 설화.

줄거리

과년한 딸을 둔 한 대감이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하였다. 이에 거짓말 세 마디를 하면 사위로 삼겠다는 방을 붙였더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나 모두 실패했다. 대감이 두 마디까지는 거짓말로 인정해 주다가도 세 마디 째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참말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떤 거짓말 잘하는 한 총각이 찾아와서 자기도 거짓말을 해 보겠다고 했다. 첫 마디는 은진미륵에 관한 거짓말이었다. 은진미륵의 머리 위에서 대추나무가 아주 크게 자랐다. 가을이 되니 대추가 풍성하게 열렸는데, 너무 높은 곳에 있었다. 대추를 딸 방법이 마땅치 않아, 긴 장대로 은진미륵의 코를 쑤셔 재채기를 하게 했다. 그 바람에 대추들이 우수수 떨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 거짓말은 여름에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는 한겨울에 세차게 부는 찬바람을 봉지 같은 데에 모아 두었다가, 여름에 풀어 놓아 시원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상 두 마디에 대해서는 대감이 거짓말임을 순순히 인정해 주었다. 그러자 총각은 옷섶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하나 꺼내더니 예전에 대감께서 자기 아버지에게 빌려간 거금에 대한 차용증서라는 것이었다. 거짓말이라고 하자니 사위를 삼아야겠고, 참말이라고 하자니 거금을 내 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는 수 없이 거짓말로 인정하고, 이 총각을 사위로 삼았다.

변이

하필이면 왜 거짓말 잘하는 사위를 얻고자 했는지, 또 왜 그 거짓말이 세 가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거짓말은 곧 이야기를 뜻하기 때문에 심심풀이로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해서라거나 대감이 알고 있지 않은 거짓말을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참가비를 내야 한다거나 자기 집에 와서 일정 기간 머슴처럼 일을 해 주고 거짓말을 하게 하는 것은 돈이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얄팍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거짓말과 두 번째 거짓말은 순서가 일정치 않다. 순서에 상관없이 여러 각편에서 두루 나오는 것으로는 줄거리에서 나온 두 가지를 제외하고도 세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날마다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거짓말이다. 돼지를 사다가 양철로 만든 네모난 통에다 넣어서 키운다. 물론 통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다. 돼지가 잘 자라 통의 구멍으로 살이 삐져나오면 날마다 살점을 잘라서 반찬으로 먹는다는 것이다. 꿩을 잡는 방법에 관한 거짓말도 기발하다. 소의 엉덩이에 진흙을 묻히고, 거기에 꿩이 좋아하는 콩을 박아 둔 다음, 소의 꼬리에는 망치를 매 놓는다. 그리고 소를 꿩이 잘 나타나는 산속에 가져다 매 놓으면, 꿩이 소 엉덩이에 있는 콩을 쪼아 먹는다. 이 때 간지러움을 느낀 소는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게 되고 결국 날아든 망치에 꿩이 맞아 죽는다는 내용이다. 또 특이한 농사법에 관한 거짓말도 있다. 모를 심고 벼를 베어서 탈곡하는 복잡한 과정이 번거로워 농사짓는 법을 혁신적으로 간소화했는데, 그 방법이 기발하다. 우선 논에 볍씨를 뿌리고, 그 위에 아주 촘촘한 그물을 깔고서 논의 네 귀퉁이에 말뚝을 박아 고정시킨다. 벼가 그물 사이로 자라나서 익으면 그물의 네 귀퉁이를 쑥 잡아 올린다. 그러면 그물에 걸린 벼가 그대로 훑어진다는 것이다.

분석

누군가를 사위로 삼기 위해 시험을 치른다는 내용은 해모수신화에서 나오는 해모수와 하백의 대결부터 이어져 내려 온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매개를 통해 구현되었다. 거짓말은 흔히 ‘진실성’이라는 잣대로 판단한다.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일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거짓말이 대체로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거짓말이다. 예를 들면, 은진미륵의 머리 위에 과일나무가 아주 크게 자란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열매를 따기 위해 은진미륵의 코를 쑤셔 재채기를 하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총각을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런 수준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시험에 통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총각의 세 번째 거짓말처럼 거짓말이라고도 참말이라고도 하기 곤란한 독특한 영역이 참과 거짓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영역을 활용하여 참과 거짓을 판별해야 하는 사람이 딜레마에 빠지도록 유도했다는 데 이 거짓말의 매력이 있다. 머리가 영리해야 거짓말을 잘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정도의 인지 능력이 있어야 시험에 통과하여 대감의 사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징

이 이야기는 에피메니데스의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바를 이야기의 형식으로 풀어낸 독특한 설화라고 할 수 있다. 크레타인인 에피메니데스가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이다.”라는 말을 했다면, 이것은 참도 거짓도 아닌 역설적인 진술이 되어 버린다. 이로부터 언술의 세계에 참과 거짓을 명확히 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영역, 즉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으로 몰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 설화의 마지막 세 번째 거짓말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의의

이 설화는 일종의 메타설화이다. 거짓말에 관한 몇몇 이야기들이 대체로 메타설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설화도 이야기 혹은 이야기하기와 관련된 설화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설화는 설화의 허구성이 단순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이야기한다는 뜻이 아니라 참과 거짓의 경계 영역에서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창발해낸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출처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1, 755; 1-2, 525,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1, 288.

참고문헌

거짓말 딜레마와 이야기의 역설(심우장, 구비문학연구28, 한국구비문학회, 2009), 거짓말 이야기에 대한 고찰(류정월, 한국고전연구5, 한국고전연구학회, 1999), 이야기꾼사위설화(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찬부,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