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제

한자명

五方祭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정월(正月) > 1월 > 의례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1-07

정의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한 시기에 오방신(五方神, 사방을 지키는 사천왕과 중앙의 신)을 대상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던 마을공동제의. 우리나라의 동제에서 오방신앙의 요소는 거리제·장승제·탑제(塔祭) 등에 포함되어 그 흔적을 전하고 있으나 제의 명칭이 오방제인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오방이란 다섯 방위, 즉 동서남북과 중앙을 일컫는다. 따라서 오방제의 신격(神格)은 각 방위를 지킨다는 오방장군(五方將軍)으로 관념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곧 동방의 청제대장군(靑帝大將軍), 서방의 백제대장군(白帝大將軍), 남방의 적제대장군(赤帝大將軍), 북방의 흑제대장군(黑帝大將軍), 중앙의 황제대장군(黃帝大將軍)이 된다.

유래

오방신·오방장군의 어원과 유래는 중국에서 전래된 음양오행사상과 긴밀한 관련이 있지만, 여기에 불교의 오방신 및 무속신앙의 오방신장(五方神將, 붉은 옷에 언월도를 든 신장) 관념이 일정하게 습합된 것으로 간주된다. 즉, 오방장군의 위력을 빌려서 마을의 중심과 그를 둘러싼 사방을 수호한다는 믿음이 내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용

오방제는 방위신(方位神)인 오방장군께 마을의 무사태평과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제례이다. 따라서 마을 입구나 삼거리에서 ‘거리신’을 대상으로 하는 거리제·노신제 등과 신앙의 성격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없다. 다만 오방제가 여느 동제와 구별되는 특이한 점은 제물의 진설에 있다. 즉, 그 신격이 오방장군인 까닭에 주요 제물은 각 장군의 몫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통례이다. 가령 술잔, 포, 밥, 탕, 삼색실과 등을 다섯 그릇씩 진설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오방장군을 위해 다섯 개의 제상(祭床)을 준비하여 각각 제물을 차려서 한 상씩 올리기도 한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대산리에서는 음력 정월 초삼일과 시월 초삼일에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앞 사거리로 내려와서 오방제를 지낸다. 신체(神體)는 따로 없고 단지 다섯 방위를 수호한다고 여겨지는 오방장군이 그 대상이다. 그리하여 적당한 크기로 자른 한지에 동방청제대장군·서방백제대장군·남방적제대장군·북방흑제대장군·중앙황제대장군을 각각 묵서하여 차일(遮日)에 붙이고 제를 거행한다. 제물은 삼색실과 다섯 그릇, 포 다섯 마리, 술잔 다섯 개, 밥 다섯 그릇 등 오방장군의 몫을 별도로 진설한다. 뿐만 아니라 소지(燒紙)를 올릴 때도 오방장군을 위해 다섯 장의 소지를 차례로 올리며 마을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

충남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에서는 정월 초순에 길일을 택하여 오방제를 지내는데, ‘축귀대장군(逐鬼大將軍)’과 ‘축귀대부인(逐鬼大夫人)’이라 묵서한 장승을 마을의 서쪽과 남쪽 어귀에 각각 세웠다. 또한 결성면 성호리에서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오방제를 지낸다. 이 마을에서는 특이하게 오방장군과 12지신상의 화상을 모신 ‘오방제각(五方祭閣)’이 마을 뒤편에 위치하는데 당집 내부에는 오방장군의 위패를 각각 나무에 써서 안치해 봉안했다.

지역사례

오방제란 명칭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현행 동제에서 오방신앙의 요소를 엿볼 수 있는 사례는 종종 목격된다. 별신제로 유명한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에는 사방으로 통하는 길목에 각각 장승이 세워져 있다. 장승의 명문도 사방의 잡귀를 추방한다는 의미에서 동서남북 ‘축귀대장군’으로 되어 있다. 또 별신제의 축문에는 수많은 장수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맨 앞을 장식하는 것이 오방장군이다. 은산과 이웃한 외산면 만수리의 장승 역시 그 신격은 전형적인 오방장군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정월 초삼일에 거리제를 지낼 때는 한지에 ‘오방신장전(五方神將前)’이라 쓴 신위를 장승의 동체에 붙이고 술잔과 탕을 각각 다섯 개씩 준비한다. 충남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 및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우리 오방장승도 이와 동일한 사례로서 오방신앙의 흔적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처럼 장승은 방위신으로서의 신격이 두드러진 까닭에 동제의 신앙대상물 가운데 오방신앙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의 목장승 전승 지역으로 손꼽히는 충남 칠갑산과 공주시 주변의 장승은 오방신 계통의 명문이 주류를 이룬다.

인천시 강화도 수살맞이굿에 등장하는 수살목에는 다섯 마리의 솟대가 안치되는데 이는 오방에서 침입하는 부정과 액을 물리치기 위함이다. 또한 경기도 도당굿에서 화랭이와 잽이들이 오방장승에 대한 ‘돌돌이’를 통하여 잡귀를 물리치는 것이나, 호남지방의 줄다리기에서 어깨에 줄을 메고 동네를 도는 ‘오방돌리기’, 동제를 지내기 전에 풍물패들이 쇳소리를 내면서 오방을 도는 것은 모두 부정을 물리치기 위한 일종의 정화의례이다.

충남 금산에서는 오방장군의 신위를 각각 묵서하여 금줄에 끼우고 탑제를 지내는 사례가 있으며, 대전시 동구에서도 한지에 묵서한 오방장군의 깃발을 수숫대에 매달아 탑 꼭대기에 꽂아 둔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곧 탑의 신격이 오방장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강원도 삼척 등에서 오방신은 집안의 다섯 방위를 관장하는 토지신(土地神)으로 인식된다. 그런 까닭에 안택을 하거나 집안에서 성주·조왕 등에 고사를 지낼 때는 따로 한 상을 차려서 술잔 다섯 개와 숟가락 다섯 개를 꽂고 소지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의

오방제는 음양오행사상에서 유래된 오방 관념 및 오방신·오방신장의 요소가 동제에 투영된 사례이다. 곧 오방에 깃들어 있다고 여겨지는 장군의 위력에 의지하여 재앙을 물리친다는 신앙이 전제되어 있다. 음양오행사상은 민속문화의 기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지만, 그 범위를 동제에 국한한다면 지금까지 보고된 예가 그리 풍부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부 지방에서 전승되는 오방제는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으로 오방장군을 신격화하였다는 점에서 동제의 다양한 전승 모습과 그에 따른 민간의식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제의라 하겠다.

참고문헌

경기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88)
충남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91)
전남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96)
동구지 (대전광역시 동구, 1996)
삼척민속지1~5 (김진순, 삼척문화원, 1997~2002)
무량동 산신제와 거리제 (부여문화원, 1998)
금산의 탑신앙 (강성복, 금산문화원, 1999)
한국 민속의 세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

오방제

오방제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정월(正月) > 1월 > 의례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1-07

정의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한 시기에 오방신(五方神, 사방을 지키는 사천왕과 중앙의 신)을 대상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던 마을공동제의. 우리나라의 동제에서 오방신앙의 요소는 거리제·장승제·탑제(塔祭) 등에 포함되어 그 흔적을 전하고 있으나 제의 명칭이 오방제인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오방이란 다섯 방위, 즉 동서남북과 중앙을 일컫는다. 따라서 오방제의 신격(神格)은 각 방위를 지킨다는 오방장군(五方將軍)으로 관념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곧 동방의 청제대장군(靑帝大將軍), 서방의 백제대장군(白帝大將軍), 남방의 적제대장군(赤帝大將軍), 북방의 흑제대장군(黑帝大將軍), 중앙의 황제대장군(黃帝大將軍)이 된다.

유래

오방신·오방장군의 어원과 유래는 중국에서 전래된 음양오행사상과 긴밀한 관련이 있지만, 여기에 불교의 오방신 및 무속신앙의 오방신장(五方神將, 붉은 옷에 언월도를 든 신장) 관념이 일정하게 습합된 것으로 간주된다. 즉, 오방장군의 위력을 빌려서 마을의 중심과 그를 둘러싼 사방을 수호한다는 믿음이 내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용

오방제는 방위신(方位神)인 오방장군께 마을의 무사태평과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제례이다. 따라서 마을 입구나 삼거리에서 ‘거리신’을 대상으로 하는 거리제·노신제 등과 신앙의 성격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없다. 다만 오방제가 여느 동제와 구별되는 특이한 점은 제물의 진설에 있다. 즉, 그 신격이 오방장군인 까닭에 주요 제물은 각 장군의 몫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통례이다. 가령 술잔, 포, 밥, 탕, 삼색실과 등을 다섯 그릇씩 진설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오방장군을 위해 다섯 개의 제상(祭床)을 준비하여 각각 제물을 차려서 한 상씩 올리기도 한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대산리에서는 음력 정월 초삼일과 시월 초삼일에 산신제를 마치고 마을 앞 사거리로 내려와서 오방제를 지낸다. 신체(神體)는 따로 없고 단지 다섯 방위를 수호한다고 여겨지는 오방장군이 그 대상이다. 그리하여 적당한 크기로 자른 한지에 동방청제대장군·서방백제대장군·남방적제대장군·북방흑제대장군·중앙황제대장군을 각각 묵서하여 차일(遮日)에 붙이고 제를 거행한다. 제물은 삼색실과 다섯 그릇, 포 다섯 마리, 술잔 다섯 개, 밥 다섯 그릇 등 오방장군의 몫을 별도로 진설한다. 뿐만 아니라 소지(燒紙)를 올릴 때도 오방장군을 위해 다섯 장의 소지를 차례로 올리며 마을이 평안하기를 기원한다. 충남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에서는 정월 초순에 길일을 택하여 오방제를 지내는데, ‘축귀대장군(逐鬼大將軍)’과 ‘축귀대부인(逐鬼大夫人)’이라 묵서한 장승을 마을의 서쪽과 남쪽 어귀에 각각 세웠다. 또한 결성면 성호리에서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오방제를 지낸다. 이 마을에서는 특이하게 오방장군과 12지신상의 화상을 모신 ‘오방제각(五方祭閣)’이 마을 뒤편에 위치하는데 당집 내부에는 오방장군의 위패를 각각 나무에 써서 안치해 봉안했다.

지역사례

오방제란 명칭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현행 동제에서 오방신앙의 요소를 엿볼 수 있는 사례는 종종 목격된다. 별신제로 유명한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에는 사방으로 통하는 길목에 각각 장승이 세워져 있다. 장승의 명문도 사방의 잡귀를 추방한다는 의미에서 동서남북 ‘축귀대장군’으로 되어 있다. 또 별신제의 축문에는 수많은 장수의 이름이 등장하는데 맨 앞을 장식하는 것이 오방장군이다. 은산과 이웃한 외산면 만수리의 장승 역시 그 신격은 전형적인 오방장군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정월 초삼일에 거리제를 지낼 때는 한지에 ‘오방신장전(五方神將前)’이라 쓴 신위를 장승의 동체에 붙이고 술잔과 탕을 각각 다섯 개씩 준비한다. 충남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 및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우리 오방장승도 이와 동일한 사례로서 오방신앙의 흔적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처럼 장승은 방위신으로서의 신격이 두드러진 까닭에 동제의 신앙대상물 가운데 오방신앙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의 목장승 전승 지역으로 손꼽히는 충남 칠갑산과 공주시 주변의 장승은 오방신 계통의 명문이 주류를 이룬다. 인천시 강화도 수살맞이굿에 등장하는 수살목에는 다섯 마리의 솟대가 안치되는데 이는 오방에서 침입하는 부정과 액을 물리치기 위함이다. 또한 경기도 도당굿에서 화랭이와 잽이들이 오방장승에 대한 ‘돌돌이’를 통하여 잡귀를 물리치는 것이나, 호남지방의 줄다리기에서 어깨에 줄을 메고 동네를 도는 ‘오방돌리기’, 동제를 지내기 전에 풍물패들이 쇳소리를 내면서 오방을 도는 것은 모두 부정을 물리치기 위한 일종의 정화의례이다. 충남 금산에서는 오방장군의 신위를 각각 묵서하여 금줄에 끼우고 탑제를 지내는 사례가 있으며, 대전시 동구에서도 한지에 묵서한 오방장군의 깃발을 수숫대에 매달아 탑 꼭대기에 꽂아 둔다. 이렇게 하는 것은 곧 탑의 신격이 오방장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강원도 삼척 등에서 오방신은 집안의 다섯 방위를 관장하는 토지신(土地神)으로 인식된다. 그런 까닭에 안택을 하거나 집안에서 성주·조왕 등에 고사를 지낼 때는 따로 한 상을 차려서 술잔 다섯 개와 숟가락 다섯 개를 꽂고 소지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의

오방제는 음양오행사상에서 유래된 오방 관념 및 오방신·오방신장의 요소가 동제에 투영된 사례이다. 곧 오방에 깃들어 있다고 여겨지는 장군의 위력에 의지하여 재앙을 물리친다는 신앙이 전제되어 있다. 음양오행사상은 민속문화의 기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지만, 그 범위를 동제에 국한한다면 지금까지 보고된 예가 그리 풍부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부 지방에서 전승되는 오방제는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으로 오방장군을 신격화하였다는 점에서 동제의 다양한 전승 모습과 그에 따른 민간의식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제의라 하겠다.

참고문헌

경기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88)충남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91)전남지방 장승·솟대신앙 (국립민속박물관, 1996)동구지 (대전광역시 동구, 1996)삼척민속지1~5 (김진순, 삼척문화원, 1997~2002)무량동 산신제와 거리제 (부여문화원, 1998)금산의 탑신앙 (강성복, 금산문화원, 1999)한국 민속의 세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