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굿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봄(春) > 2월 > 정일

집필자 문무병(文武秉)
갱신일 2018-11-09

정의

음력 이월 초하루에 제주도에 들어왔다가 떠나가는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굿. 음력 이월 초하루에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제주도에 찾아온다. 그러므로 제주도에서는 음력 이월을 영등달이라 하며, 영등달에 바람의 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영등굿을 한다. 이월 초하루에는 영등신을 맞이하는 영등환영제를 하며, 열흘이 지나 보름이 될 때까지 순망(旬望) 사이에 각 마을에서는 영등신을 보내는 영등송별제를 한다. 제주도의 영등굿은 바람의 신을 맞이하여 벌이는 새봄맞이 풍어굿이다.

유래

심재(心齋) 김석익(金錫翼)의 『해상일사(海上逸史)』 연등절조(燃燈節條)와 담수계(淡水契)의 『증보탐라지(增補耽羅誌)』에는 영등굿의 유래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영등굿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당나라 상인의 배가 제주에서 난파되었는데 죽은 시신이 네 토막으로 흩어져 두개골은 어등개에 떠오르고, 손과 발은 고내, 애월, 명월의 포구에 떠올랐다. 그래서 해마다 정월 그믐에 온갖 바람이 서해로부터 불어오면, 이는 영등신이 오시는 것이라 하여 어촌 사람들이 무당을 불러 들에서 굿을 하였다. 굿은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이어진다. 떼배에 말머리 같은 것을 만들어 삼색 비단으로 장식하고, 2월 10일부터 보름까지 떼말놀이를 하여 신을 즐겁게 한다. 또 돛과 키를 갖춘 배 모형을 만들어 포구에 띄우는데 이를 ‘배방선[送神]’이라 한다. 배방선할 때 바람이 북동쪽에서 불면 영등신이 떠난다고 생각한다. 이월 초부터 보름까지는 배를 띄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며, 또 이 고장에서는 영등신이 해마다 정월 그믐에 우도로 들어와 다음날부터 16일까지 해조류를 따먹고 우도로부터 떠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등신이 지나가는 바닷가의 조개나 소라 따위는 모두 껍질이 빈 채로 남게 되는데, 이는 영등신이 까서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읍지(邑誌)』의 「탐라지(耽羅誌)」, 이원진(李元鎭)의 『탐라지(耽羅志)』, 남만리(南萬里)의 『탐라지(耽羅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같은 문헌에 영등굿에 관한 기록들이 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영등굿은 이월 초하루에 시작하여 이월 보름에 끝난다.
  2. 이달에는 배타기(어로 작업)를 금한다.
  3. 영등굿을 하는 지역은 귀덕, 김녕, 애월 등이다.
  4. 초하루에 영등신을 위한 맞이굿[迎神]을 하고, 보름(또는 보름 전)에 영등신을 보내는 놀이굿[娛神]을 한다.
  5. 애월에서는 떼배의 모양을 말머리같이 만들어 색비단으로 꾸며서 영등송별제의 놀이굿으로 약마희(躍馬戱)를 한다.

관련 설화

영등신은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영등호장, 영등우장, 영등별감, 영등좌수, 이렇게 모두 일곱 신위(神位)이다. 음력 이월 영등달이 되면 이 신들은 강남천자국[中國]에서 제주도로 산구경 물구경을 오는데, 맨 먼저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온다. 그리하여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현신 문안을 드리고, 어승생 단골머리와 소렴당을 거치고 산방굴을 지나 리디끗[橋來里]까지 돌면서 복숭아꽃, 동백꽃 구경을 하고 다니며, 세경 너른 땅[耕作地]에는 열두 시만국[新萬穀] 씨를 뿌려주고, 갯가 연변(沿邊)에는 우무, 전각, 편포, 소라, 전복, 미역 따위가 많이 자라도록 해초 씨를 뿌려준다.

이 신이 돌아가는 시기는 영등송별요에, “각리 각리 마을 마을마다 지부쪄두고(씨를 뿌려 두고) 산구경 물구경 해 가지고, 소섬[牛島] 질진깍으로 송별요해서 평안바당으로, 강남천자국으로 지 놓아 갑니다.”라고 하는 걸로 보아 영등 이월 보름날 우도로 나가 제주도를 떠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

{전승되고 있는 영등굿} 현재 전승되고 있는 제주도의 영등굿은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굿, 조천읍 북촌리 영등굿, 조천읍 함덕리 영등굿, 구좌읍 김녕리 수굿, 구좌읍 하도리 영등굿, 구좌읍 세화리 영등굿, 성산읍 오조리 영등굿, 성산읍 수산리 영등굿, 성산읍 신양리 영등굿, 성산읍 온평리 영등굿, 구좌읍 우도면 영등굿, 안덕면 사계리 수굿 등이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우당도서관 북쪽 200미터 지점에 있는 칠머리당에서는 음력 2월 14일에 영등신과 당신(도원수감찰지방관), 요왕[龍王]신, 세 신위를 모시고 영등신을 보내는 영등송별제를 한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당굿을 겸하고 있으며, 선박을 가진 선주들과 어부들이 많기 때문에 영감놀이가 굿 중 놀이로 삽입되어 있다. 그러므로 영등굿의 기본형인 ① 초감제 → ② 요왕맞이 → ③ 씨드림, 씨점 → ④ 배방선에서 ①과 ②사이에 본향듦, ③과 ④사이에 영감놀이가 삽입되어 제주 지역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영등굿을 보여주고 있다. 초감제를 하여 영등신과 요왕신을 모셔다 잠시 대기시켜 놓고, 마을 사람들은 열명(列名)한다. 다시 당신을 모시기 위한 당굿으로 본향듦 제차로 들어가는데, 초감제로부터 하늘에서 하강한 신들을 오리 밖까지 마중 나가 안내하여 모시고 데려오는 과정인 오리정 신청궤를 하여 본향다리에서 본향당신을 놀리고, 맞아들인 뒤 삼헌관에게 절을 시키고 도산을 받고 석살림굿을 한다. 그 후에 요왕맞이를 하기 때문에 결국 오리정 신청궤를 두 번 하는 셈이다. 요왕길을 치워 닦으면, 바다 밭에 씨를 뿌리는 모의적인 농경의례로서 씨드림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어부를 위한 풍어굿으로 영감놀이를 하고 배방선을 한다.

구좌읍 동김녕리 수굿은 음력 3월 8일에 한다. 이 굿은 다른 마을의 영등굿과 같다. “이월 삭일 어귀덕김녕등지 입목간십이 영신제지(二月朔日 於歸德金寧等地 立木竿十二 迎神祭之)”라는 기록으로 보면, 김녕에서는 2월에 영등굿을 하던 것이 뒤에 마을의 사정으로 3월에 하는 수굿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바닷가 마을에서 영등달에 하는 수굿도 또한 영등굿인 것이다.

안덕면 사계리에서는 2년에 한 번, 영등달 초에 날짜를 택일하여 수굿을 한다. 이틀에 걸쳐 크게 하는 굿으로 둘째 날 요왕맞이를 하여 길을 닦은 뒤에 바다에 나가 씨를 뿌리고, 미리 바다 속에 전복과 소라를 넣어두었다가 해녀가 직접 들어가 그것들을 딴다. 이를 망시리에 담고 나와 어촌계에 가서 인정을 받고 판다. 이를 보면 요왕길을 닦는 것, 씨를 뿌리고 거두는 것은 경작할 바다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해산물을 바다밭에서 수확하는 모의적인 농경의례임을 알 수 있다.

관련 속신

영등신에 대한 여러 가지 속신이 있다. 신의 명칭에 대한 속신으로는 ①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여신설(女神說) 또는 남신설(男神說) ②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영등좌수, 영등별감, 영등호장, 영등우장: 7인 식솔동반설(食率同伴說) ③ 영등할망이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다: 모녀동반설(母女同伴說) 또는 고부동반설(姑婦同伴說)이 있다.

영등신은 꽃샘추위를 몰고 온다. 영등신이 제주에 머무는 15일 동안은 예측할 수 없이 변덕스런 날씨와 혹독한 추위가 계속된다. 그러므로 영등신의 옷차림으로 일기를 점치는 속신(俗信)이 있다. 이 시기에 비가 내리면 “영등신이 우장(雨裝)을 쓰고 와부난(왔으니) 비가 내리는 거주(것이지).”라고 하며, 날씨가 따뜻하면 “아이고, 헛영등이 왔구나.”라고 한다. 헛영등이 온다는 말은 진짜 영등은 바람의 신이기 때문에 독한 바람을 몰고 오는데, 헛영등은 허술한 차림으로 오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하여 바람에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등하르방이 올 때는 할망과 함께 대감, 좌수, 별감, 호장 같은 부하 식솔들을 거느리고 남쪽 나라의 산구경, 물구경, 꽃구경을 하기 위하여 완전한 준비를 하고 온다. 그러나 영등할망은 이따금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다. 할망이 딸을 동반하고 올 때는 어머니와 딸은 사이가 좋아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된다 하며, 며느리를 동반하고 올 때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는 갈등이 많아서 날씨도 변덕스럽고 궂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한다. 영등달에 빨래를 하면 구더기가 괸다는 속신도 흐리고 습한 날씨 때문에 빨래가 잘 안 마른다는 것을 뜻한다.

의의

영등신은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의 전환기에 찾아오는 외래신으로, 서북 계절풍과 함께 마지막 꽃샘추위를 몰고 오는 풍신이며 농경신이다. 영등신은 농경신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와서 세경너븐드르(육지의 밭)와 요왕(바다의 밭)에 씨를 뿌리고 간다. 영등신은 또 바람의 신[風神]이기 때문에 어부들의 어로 활동을 관장하는 선박 수호신인 ‘뱃선왕[船王神]’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어업의 신이기도 하다. 아울러 영등신은 농경신이기 때문에, 땅에 씨를 뿌려주고 바다 밭을 관장하는 요왕신[龍王神]처럼 바다 밭에 해초 씨를 뿌려주는 해전경작신(海田耕作神)이기도 하다. 겨울의 풍신을 보내고 봄의 풍신을 맞이하는 영등굿은 대지와 바다에 강남의 봄소식을 전하는 바람의 축제이며, 해전경작 의례이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新增東國與地勝覽, 增補耽羅誌, 耽羅誌, 海上逸史
濟州道의 영등굿 (玄容駿, 韓國民俗學硏究1, 韓國民俗學硏究會, 1969)
제주도 영등굿 (장주근·이보형, 悅話堂, 1983)
제주도 무가본풀이 사전 (秦聖麒, 민속원, 1991)

영등굿

영등굿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봄(春) > 2월 > 정일

집필자 문무병(文武秉)
갱신일 2018-11-09

정의

음력 이월 초하루에 제주도에 들어왔다가 떠나가는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굿. 음력 이월 초하루에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제주도에 찾아온다. 그러므로 제주도에서는 음력 이월을 영등달이라 하며, 영등달에 바람의 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영등굿을 한다. 이월 초하루에는 영등신을 맞이하는 영등환영제를 하며, 열흘이 지나 보름이 될 때까지 순망(旬望) 사이에 각 마을에서는 영등신을 보내는 영등송별제를 한다. 제주도의 영등굿은 바람의 신을 맞이하여 벌이는 새봄맞이 풍어굿이다.

유래

심재(心齋) 김석익(金錫翼)의 『해상일사(海上逸史)』 연등절조(燃燈節條)와 담수계(淡水契)의 『증보탐라지(增補耽羅誌)』에는 영등굿의 유래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영등굿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당나라 상인의 배가 제주에서 난파되었는데 죽은 시신이 네 토막으로 흩어져 두개골은 어등개에 떠오르고, 손과 발은 고내, 애월, 명월의 포구에 떠올랐다. 그래서 해마다 정월 그믐에 온갖 바람이 서해로부터 불어오면, 이는 영등신이 오시는 것이라 하여 어촌 사람들이 무당을 불러 들에서 굿을 하였다. 굿은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이어진다. 떼배에 말머리 같은 것을 만들어 삼색 비단으로 장식하고, 2월 10일부터 보름까지 떼말놀이를 하여 신을 즐겁게 한다. 또 돛과 키를 갖춘 배 모형을 만들어 포구에 띄우는데 이를 ‘배방선[送神]’이라 한다. 배방선할 때 바람이 북동쪽에서 불면 영등신이 떠난다고 생각한다. 이월 초부터 보름까지는 배를 띄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며, 또 이 고장에서는 영등신이 해마다 정월 그믐에 우도로 들어와 다음날부터 16일까지 해조류를 따먹고 우도로부터 떠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등신이 지나가는 바닷가의 조개나 소라 따위는 모두 껍질이 빈 채로 남게 되는데, 이는 영등신이 까서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읍지(邑誌)』의 「탐라지(耽羅誌)」, 이원진(李元鎭)의 『탐라지(耽羅志)』, 남만리(南萬里)의 『탐라지(耽羅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같은 문헌에 영등굿에 관한 기록들이 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영등굿은 이월 초하루에 시작하여 이월 보름에 끝난다. 이달에는 배타기(어로 작업)를 금한다. 영등굿을 하는 지역은 귀덕, 김녕, 애월 등이다. 초하루에 영등신을 위한 맞이굿[迎神]을 하고, 보름(또는 보름 전)에 영등신을 보내는 놀이굿[娛神]을 한다. 애월에서는 떼배의 모양을 말머리같이 만들어 색비단으로 꾸며서 영등송별제의 놀이굿으로 약마희(躍馬戱)를 한다.

관련 설화

영등신은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영등호장, 영등우장, 영등별감, 영등좌수, 이렇게 모두 일곱 신위(神位)이다. 음력 이월 영등달이 되면 이 신들은 강남천자국[中國]에서 제주도로 산구경 물구경을 오는데, 맨 먼저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온다. 그리하여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현신 문안을 드리고, 어승생 단골머리와 소렴당을 거치고 산방굴을 지나 리디끗[橋來里]까지 돌면서 복숭아꽃, 동백꽃 구경을 하고 다니며, 세경 너른 땅[耕作地]에는 열두 시만국[新萬穀] 씨를 뿌려주고, 갯가 연변(沿邊)에는 우무, 전각, 편포, 소라, 전복, 미역 따위가 많이 자라도록 해초 씨를 뿌려준다. 이 신이 돌아가는 시기는 영등송별요에, “각리 각리 마을 마을마다 지부쪄두고(씨를 뿌려 두고) 산구경 물구경 해 가지고, 소섬[牛島] 질진깍으로 송별요해서 평안바당으로, 강남천자국으로 지 놓아 갑니다.”라고 하는 걸로 보아 영등 이월 보름날 우도로 나가 제주도를 떠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

{전승되고 있는 영등굿} 현재 전승되고 있는 제주도의 영등굿은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굿, 조천읍 북촌리 영등굿, 조천읍 함덕리 영등굿, 구좌읍 김녕리 수굿, 구좌읍 하도리 영등굿, 구좌읍 세화리 영등굿, 성산읍 오조리 영등굿, 성산읍 수산리 영등굿, 성산읍 신양리 영등굿, 성산읍 온평리 영등굿, 구좌읍 우도면 영등굿, 안덕면 사계리 수굿 등이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우당도서관 북쪽 200미터 지점에 있는 칠머리당에서는 음력 2월 14일에 영등신과 당신(도원수감찰지방관), 요왕[龍王]신, 세 신위를 모시고 영등신을 보내는 영등송별제를 한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당굿을 겸하고 있으며, 선박을 가진 선주들과 어부들이 많기 때문에 영감놀이가 굿 중 놀이로 삽입되어 있다. 그러므로 영등굿의 기본형인 ① 초감제 → ② 요왕맞이 → ③ 씨드림, 씨점 → ④ 배방선에서 ①과 ②사이에 본향듦, ③과 ④사이에 영감놀이가 삽입되어 제주 지역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영등굿을 보여주고 있다. 초감제를 하여 영등신과 요왕신을 모셔다 잠시 대기시켜 놓고, 마을 사람들은 열명(列名)한다. 다시 당신을 모시기 위한 당굿으로 본향듦 제차로 들어가는데, 초감제로부터 하늘에서 하강한 신들을 오리 밖까지 마중 나가 안내하여 모시고 데려오는 과정인 오리정 신청궤를 하여 본향다리에서 본향당신을 놀리고, 맞아들인 뒤 삼헌관에게 절을 시키고 도산을 받고 석살림굿을 한다. 그 후에 요왕맞이를 하기 때문에 결국 오리정 신청궤를 두 번 하는 셈이다. 요왕길을 치워 닦으면, 바다 밭에 씨를 뿌리는 모의적인 농경의례로서 씨드림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어부를 위한 풍어굿으로 영감놀이를 하고 배방선을 한다. 구좌읍 동김녕리 수굿은 음력 3월 8일에 한다. 이 굿은 다른 마을의 영등굿과 같다. “이월 삭일 어귀덕김녕등지 입목간십이 영신제지(二月朔日 於歸德金寧等地 立木竿十二 迎神祭之)”라는 기록으로 보면, 김녕에서는 2월에 영등굿을 하던 것이 뒤에 마을의 사정으로 3월에 하는 수굿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바닷가 마을에서 영등달에 하는 수굿도 또한 영등굿인 것이다. 안덕면 사계리에서는 2년에 한 번, 영등달 초에 날짜를 택일하여 수굿을 한다. 이틀에 걸쳐 크게 하는 굿으로 둘째 날 요왕맞이를 하여 길을 닦은 뒤에 바다에 나가 씨를 뿌리고, 미리 바다 속에 전복과 소라를 넣어두었다가 해녀가 직접 들어가 그것들을 딴다. 이를 망시리에 담고 나와 어촌계에 가서 인정을 받고 판다. 이를 보면 요왕길을 닦는 것, 씨를 뿌리고 거두는 것은 경작할 바다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해산물을 바다밭에서 수확하는 모의적인 농경의례임을 알 수 있다.

관련 속신

영등신에 대한 여러 가지 속신이 있다. 신의 명칭에 대한 속신으로는 ①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여신설(女神說) 또는 남신설(男神說) ②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영등대왕, 영등좌수, 영등별감, 영등호장, 영등우장: 7인 식솔동반설(食率同伴說) ③ 영등할망이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다: 모녀동반설(母女同伴說) 또는 고부동반설(姑婦同伴說)이 있다. 영등신은 꽃샘추위를 몰고 온다. 영등신이 제주에 머무는 15일 동안은 예측할 수 없이 변덕스런 날씨와 혹독한 추위가 계속된다. 그러므로 영등신의 옷차림으로 일기를 점치는 속신(俗信)이 있다. 이 시기에 비가 내리면 “영등신이 우장(雨裝)을 쓰고 와부난(왔으니) 비가 내리는 거주(것이지).”라고 하며, 날씨가 따뜻하면 “아이고, 헛영등이 왔구나.”라고 한다. 헛영등이 온다는 말은 진짜 영등은 바람의 신이기 때문에 독한 바람을 몰고 오는데, 헛영등은 허술한 차림으로 오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하여 바람에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등하르방이 올 때는 할망과 함께 대감, 좌수, 별감, 호장 같은 부하 식솔들을 거느리고 남쪽 나라의 산구경, 물구경, 꽃구경을 하기 위하여 완전한 준비를 하고 온다. 그러나 영등할망은 이따금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온다. 할망이 딸을 동반하고 올 때는 어머니와 딸은 사이가 좋아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된다 하며, 며느리를 동반하고 올 때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는 갈등이 많아서 날씨도 변덕스럽고 궂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한다. 영등달에 빨래를 하면 구더기가 괸다는 속신도 흐리고 습한 날씨 때문에 빨래가 잘 안 마른다는 것을 뜻한다.

의의

영등신은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의 전환기에 찾아오는 외래신으로, 서북 계절풍과 함께 마지막 꽃샘추위를 몰고 오는 풍신이며 농경신이다. 영등신은 농경신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와서 세경너븐드르(육지의 밭)와 요왕(바다의 밭)에 씨를 뿌리고 간다. 영등신은 또 바람의 신[風神]이기 때문에 어부들의 어로 활동을 관장하는 선박 수호신인 ‘뱃선왕[船王神]’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어업의 신이기도 하다. 아울러 영등신은 농경신이기 때문에, 땅에 씨를 뿌려주고 바다 밭을 관장하는 요왕신[龍王神]처럼 바다 밭에 해초 씨를 뿌려주는 해전경작신(海田耕作神)이기도 하다. 겨울의 풍신을 보내고 봄의 풍신을 맞이하는 영등굿은 대지와 바다에 강남의 봄소식을 전하는 바람의 축제이며, 해전경작 의례이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新增東國與地勝覽, 增補耽羅誌, 耽羅誌, 海上逸史濟州道의 영등굿 (玄容駿, 韓國民俗學硏究1, 韓國民俗學硏究會, 1969)제주도 영등굿 (장주근·이보형, 悅話堂, 1983)제주도 무가본풀이 사전 (秦聖麒, 민속원,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