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물들이기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여름(夏) > 4월 > 속신

집필자 최덕원(崔德源)
갱신일 2018-11-13

정의

어린아이들과 여인들이 봉선화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는 풍속. 한자어로 염지(染指)라고 한다. 봉선화(鳳仙花)는 금봉화(金鳳花), 급성자(急性子), 투골초(透骨草), 지갑화(指甲花), 봉선(鳳仙), 봉황죽(鳳凰竹), 소홍도(小紅桃), 금사화(禁蛇花), 등잔화, 봉숭아라고도 일컫는다.

내용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4월(四月) 월내조(月內條)에 보면 “계집애들과 어린애들이 복숭아를 따다가 백반에 섞어 짓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인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봉선화가 붉어지면 그 잎을 쪼아 백반을 섞어 손톱에 싸고 사나흘 밤만 지나면 심홍빛이 든다.”라고 했다.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이 봉선화물을 들여 주는 것은 예쁘게 보이려는 뜻보다 병마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곧 귀신이 붉은색을 두려워하므로 손톱에 붉은 봉선화물을 들여 병귀를 쫓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생긴 풍속이다.

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인다. 원래 이 풍속은 오행설에 붉은색[赤]이 사귀(邪鬼)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전에는 남자아이들도 봉선화물을 들였다. 이것은 봉선화가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예부터 봉선화는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간 옆, 밭 둘레에 봉선화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믿었다. 실제 봉선화에서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봉선화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봉선화를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

인접국가사례

기원전 3,000년 무렵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손톱을 관리하던 기록이 남아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손톱의 색깔이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는데, 관목에서 추출한 헤나(Henna)로 손톱에 물을 들였다. 왕족은 진한 적색을 칠하고, 계급이 낮을수록 옅은 색을 칠했다. 중국에서도 특권층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밀랍, 계란 흰자위, 아교, 아라비아고무를 섞어서 손톱에 색을 칠했다. 기원전 600년 중국 왕실에서는 금색 옷을 입고 손에 은색을 칠하였으며, 15세기 명나라 왕조의 지배자들은 손톱에 빨간색과 검은색 칠을 했다. 이처럼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인 것은 계급과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미와 주술적 의미를 나타내는 수단으로도 사용하였다.

의의

고대 문명 초기부터 손톱은 건강미의 상징이었다. 선홍색을 띤 길고 아름다운 손톱은 여성에게는 미용의 관심 대상이었고, 남성에게는 젊고 힘찬 용맹의 상징이었다.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를 경우 산소가 손톱을 통과하지 못하여 손톱 색이 하얗게 되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봉선화물은 손톱이 숨을 쉴 수 있어 건강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봉선화로 물들인 붉은 손톱이 없어지기 전에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은 병사(病邪) 기원이 애정 기원으로 전이되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林下筆記
꽃: 윤후명의 식물 이야기 (윤후명, 문학동네, 2003)

봉선화물들이기

봉선화물들이기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여름(夏) > 4월 > 속신

집필자 최덕원(崔德源)
갱신일 2018-11-13

정의

어린아이들과 여인들이 봉선화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는 풍속. 한자어로 염지(染指)라고 한다. 봉선화(鳳仙花)는 금봉화(金鳳花), 급성자(急性子), 투골초(透骨草), 지갑화(指甲花), 봉선(鳳仙), 봉황죽(鳳凰竹), 소홍도(小紅桃), 금사화(禁蛇花), 등잔화, 봉숭아라고도 일컫는다.

내용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4월(四月) 월내조(月內條)에 보면 “계집애들과 어린애들이 복숭아를 따다가 백반에 섞어 짓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인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봉선화가 붉어지면 그 잎을 쪼아 백반을 섞어 손톱에 싸고 사나흘 밤만 지나면 심홍빛이 든다.”라고 했다.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이 봉선화물을 들여 주는 것은 예쁘게 보이려는 뜻보다 병마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곧 귀신이 붉은색을 두려워하므로 손톱에 붉은 봉선화물을 들여 병귀를 쫓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생긴 풍속이다. 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인다. 원래 이 풍속은 오행설에 붉은색[赤]이 사귀(邪鬼)를 물리친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첫눈이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전에는 남자아이들도 봉선화물을 들였다. 이것은 봉선화가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예부터 봉선화는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간 옆, 밭 둘레에 봉선화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믿었다. 실제 봉선화에서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봉선화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봉선화를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

인접국가사례

기원전 3,000년 무렵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손톱을 관리하던 기록이 남아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손톱의 색깔이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는데, 관목에서 추출한 헤나(Henna)로 손톱에 물을 들였다. 왕족은 진한 적색을 칠하고, 계급이 낮을수록 옅은 색을 칠했다. 중국에서도 특권층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밀랍, 계란 흰자위, 아교, 아라비아고무를 섞어서 손톱에 색을 칠했다. 기원전 600년 중국 왕실에서는 금색 옷을 입고 손에 은색을 칠하였으며, 15세기 명나라 왕조의 지배자들은 손톱에 빨간색과 검은색 칠을 했다. 이처럼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인 것은 계급과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미와 주술적 의미를 나타내는 수단으로도 사용하였다.

의의

고대 문명 초기부터 손톱은 건강미의 상징이었다. 선홍색을 띤 길고 아름다운 손톱은 여성에게는 미용의 관심 대상이었고, 남성에게는 젊고 힘찬 용맹의 상징이었다.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를 경우 산소가 손톱을 통과하지 못하여 손톱 색이 하얗게 되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봉선화물은 손톱이 숨을 쉴 수 있어 건강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봉선화로 물들인 붉은 손톱이 없어지기 전에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은 병사(病邪) 기원이 애정 기원으로 전이되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林下筆記꽃: 윤후명의 식물 이야기 (윤후명, 문학동네,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