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가는소리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봄(春) > 2월 > 구비전승

집필자 강등학(姜騰鶴)
갱신일 2018-11-09

정의

쟁기로 밭을 갈 때 소를 부리며 부르는 소리. 밭가는소리는 ‘소모는소리’라고도 하고 ‘이랴소리’라고도 한다. 전자는 밭 가는 일이 소를 부리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며, 후자는 ‘이랴’라는 말이 소를 부릴 때 수시로 내는 소리이기에 붙인 이름이다.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일은 논을 가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는 실상 논가는소리와 같은 노래이다. 일의 내용에 따라 구분을 해놓은 것일 뿐이다.

내용

밭가는소리의 중심 분포지는 강원도이다. 경기, 충청, 경북에도 이 노래가 전승되는 곳이 있지만, 그러한 곳은 거의 강원도와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제주도에서도 밭가는소리가 보고되고 있는데, 그 분포는 매우 성긴 편이다. 그러나 강원도에는 이 노래가 어느 곳이나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는 강원도에서 가장 성하게 부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쟁기질은 소를 한 마리 쓰는 곳도 있고, 두 마리 쓰는 곳도 있다. 소를 두 마리 쓰는 곳은 땅이 그만큼 거친 곳으로 강원도의 경우 그러한 땅은 대체로 영서 지역에 많다. 그런데 밭가는소리도 사용하는 소의 수에 따라 ‘호리소소리’와 ‘겨리소소리’로 구분하기도 한다. 전자는 소를 한 마리 쓸 경우이며, 후자는 소를 두 마리 쓸 경우이다. 그러나 두 노래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소를 두 마리 쓰면, 왼쪽에 서는 소(안소)와 오른쪽에 서는 소(마라소)가 있게 되고, 농부는 두 마리 소에게 각각 명령을 따로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그러므로 겨리소소리에는 안소와 마라소를 지칭하는 사설이 들어가며 호리소소리에는 그것이 들어가지 않는다. 호리소소리와 겨리소소리는 사설에 이 정도의 차이만 보일 뿐이기에 이것들은 실상 같은 노래의 다른 모습을 말하고자 하여 구분지은 것이라고 하겠다.

밭가는소리는 농부가 소에게 건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설 내용도 작업과 관련하여 농부가 소에게 내리는 명령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농부 자신의 정서적 표현에 해당하는 것이 많다.

이러어 이소
안소야 밑으로 내레스지 말어라
마라소 저 방뎅이 뒤루 물러시게
안야안야 안야 안야안야안야 안소 밀고 돌어시게
이러어 마라마 저 안소 밀구 돌어스게
오늘도 심심하니 옛노래나 불러볼까
이러 마러마 어서 저 안소 땡기게.
(이랴소리, MBC 한국민요대전·강원도 철원)

방뎅이는 나무를 베고 남은 밑동, 곧 그루터기를 가리킨다. 농부는 소에게 작업을 지시한다. 나무 그루터기를 피하고 또 안소와 마라소가 각각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리고 작업이 순조롭게 되고 있어 마음이 느긋해진 농부는 ‘옛 노래나 하나 불러볼까’ 하면서 자신의 기분을 내비치고 있다. 밭갈기는 농부가 소를 부리며 혼자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 또한 듣는 사람 없이 농부 혼자서 부른다. 집과 가까운 텃밭을 갈 때는 간간이 지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산간의 비탈밭을 갈 때는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좀처럼 사람 구경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밭갈기의 작업공간에서 소는 농부가 상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이다. 다시 말하면 소가 작업을 함께 하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말벗이 되는 것이다. 밭가는소리의 사설내용이 작업지시와 농부의 정서적 표현으로 구성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 작업동료와 말벗으로서의 정서가 밭가는소리의 배경을 이룬다.

밭가는소리는 사설과 곡이 엄격하게 틀이 잡혀 있지 않다. 사설은 행수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또 각 행도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구성된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이 나가는 대로 소리를 구성해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곡 또한 정해져 있는 틀이 없다. 말이 나가는 대로 리듬과 선율을 붙여주며 노래하면 그뿐이다. 그래서 밭가는소리는 길고 높게 내지르다가도, 갑자기 짧은 호흡으로 다그치듯 소리를 뱉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밭가는소리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고, 또 상황에 따른 즉흥성이 강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밭가는소리가 듣는 사람 없이 혼자 부르는 노래이기에 가능하다.

의의

밭가는소리는 농부가 소를 대상으로 혼자 부르는 성인 남성의 노래이다. 그런데 우리 민요 중에 성인 남성이 동물을 대상으로 부르는 노래는 밭가는소리가 유일하다. 이러한 면에서 밭가는소리는 그 연행상황과 배경이 매우 독특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노래를 통해 농부와 소의 정서적 소통을 주목해야 한다. 농부에게 소는 그만큼 각별한 존재였다.

참고문헌

강원도 지역 ‘소모는소리’의 현장론적 연구 (김진순, 관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5)
한국민요대전 강원도 편 (문화방송, 1996)

음원

밭가는소리

밭가는소리
사전위치

한국세시풍속사전 > 봄(春) > 2월 > 구비전승

집필자 강등학(姜騰鶴)
갱신일 2018-11-09

정의

쟁기로 밭을 갈 때 소를 부리며 부르는 소리. 밭가는소리는 ‘소모는소리’라고도 하고 ‘이랴소리’라고도 한다. 전자는 밭 가는 일이 소를 부리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며, 후자는 ‘이랴’라는 말이 소를 부릴 때 수시로 내는 소리이기에 붙인 이름이다.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일은 논을 가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는 실상 논가는소리와 같은 노래이다. 일의 내용에 따라 구분을 해놓은 것일 뿐이다.

내용

밭가는소리의 중심 분포지는 강원도이다. 경기, 충청, 경북에도 이 노래가 전승되는 곳이 있지만, 그러한 곳은 거의 강원도와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제주도에서도 밭가는소리가 보고되고 있는데, 그 분포는 매우 성긴 편이다. 그러나 강원도에는 이 노래가 어느 곳이나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는 강원도에서 가장 성하게 부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쟁기질은 소를 한 마리 쓰는 곳도 있고, 두 마리 쓰는 곳도 있다. 소를 두 마리 쓰는 곳은 땅이 그만큼 거친 곳으로 강원도의 경우 그러한 땅은 대체로 영서 지역에 많다. 그런데 밭가는소리도 사용하는 소의 수에 따라 ‘호리소소리’와 ‘겨리소소리’로 구분하기도 한다. 전자는 소를 한 마리 쓸 경우이며, 후자는 소를 두 마리 쓸 경우이다. 그러나 두 노래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소를 두 마리 쓰면, 왼쪽에 서는 소(안소)와 오른쪽에 서는 소(마라소)가 있게 되고, 농부는 두 마리 소에게 각각 명령을 따로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그러므로 겨리소소리에는 안소와 마라소를 지칭하는 사설이 들어가며 호리소소리에는 그것이 들어가지 않는다. 호리소소리와 겨리소소리는 사설에 이 정도의 차이만 보일 뿐이기에 이것들은 실상 같은 노래의 다른 모습을 말하고자 하여 구분지은 것이라고 하겠다. 밭가는소리는 농부가 소에게 건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설 내용도 작업과 관련하여 농부가 소에게 내리는 명령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농부 자신의 정서적 표현에 해당하는 것이 많다. 이러어 이소안소야 밑으로 내레스지 말어라마라소 저 방뎅이 뒤루 물러시게 안야안야 안야 안야안야안야 안소 밀고 돌어시게이러어 마라마 저 안소 밀구 돌어스게 오늘도 심심하니 옛노래나 불러볼까이러 마러마 어서 저 안소 땡기게. (이랴소리, MBC 한국민요대전·강원도 철원) 방뎅이는 나무를 베고 남은 밑동, 곧 그루터기를 가리킨다. 농부는 소에게 작업을 지시한다. 나무 그루터기를 피하고 또 안소와 마라소가 각각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리고 작업이 순조롭게 되고 있어 마음이 느긋해진 농부는 ‘옛 노래나 하나 불러볼까’ 하면서 자신의 기분을 내비치고 있다. 밭갈기는 농부가 소를 부리며 혼자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밭가는소리 또한 듣는 사람 없이 농부 혼자서 부른다. 집과 가까운 텃밭을 갈 때는 간간이 지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산간의 비탈밭을 갈 때는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좀처럼 사람 구경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밭갈기의 작업공간에서 소는 농부가 상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이다. 다시 말하면 소가 작업을 함께 하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말벗이 되는 것이다. 밭가는소리의 사설내용이 작업지시와 농부의 정서적 표현으로 구성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 작업동료와 말벗으로서의 정서가 밭가는소리의 배경을 이룬다. 밭가는소리는 사설과 곡이 엄격하게 틀이 잡혀 있지 않다. 사설은 행수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또 각 행도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구성된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이 나가는 대로 소리를 구성해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곡 또한 정해져 있는 틀이 없다. 말이 나가는 대로 리듬과 선율을 붙여주며 노래하면 그뿐이다. 그래서 밭가는소리는 길고 높게 내지르다가도, 갑자기 짧은 호흡으로 다그치듯 소리를 뱉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밭가는소리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고, 또 상황에 따른 즉흥성이 강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밭가는소리가 듣는 사람 없이 혼자 부르는 노래이기에 가능하다.

의의

밭가는소리는 농부가 소를 대상으로 혼자 부르는 성인 남성의 노래이다. 그런데 우리 민요 중에 성인 남성이 동물을 대상으로 부르는 노래는 밭가는소리가 유일하다. 이러한 면에서 밭가는소리는 그 연행상황과 배경이 매우 독특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노래를 통해 농부와 소의 정서적 소통을 주목해야 한다. 농부에게 소는 그만큼 각별한 존재였다.

참고문헌

강원도 지역 ‘소모는소리’의 현장론적 연구 (김진순, 관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5)한국민요대전 강원도 편 (문화방송,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