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주저리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구

집필자 김도현(金道賢)
갱신일 2018-12-20

정의

가정에서 모시는 터주, 철륭, 업, 칠성신 등 신령을 집 뒤꼍이나 장독에 모셔서 신령의 신체(神體)가 비나 바람에 의해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 볏짚으로 덮어 놓은 것. 또는 이들의 신체.

형태

볏단으로 쌓은 통가리는 구조적으로 이엉(지붕), 가리(몸통), 받침으로 이루어진다. 이엉은 다시 주저리, 용마루, 추녀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주저리는 이엉의 맨 윗부분으로, 짚가리 속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용마루 위에 얹는 것이다. 용마루보다 경사가 급하며, 지역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주저리는 집 뒤란이나 장독대에 모셔 둔 터주를 비롯하여 각종 신령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형태로도 만들어진다. 이를 이르는 명칭이나 세부적인 형태 및 크기는 지역과 감싼 신령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형태는 터줏단지나 업항아리 또는 나무 막대를 세워서 몸체를 짚으로 이엉을 엮어 둘러싼 뒤 흐트러지지 않게 왼새끼로 두르고 맨 위에 짚주저리를 모자처럼 만들어 씌웠다. 짚가리 가운데 허리를 두른 왼새끼는 오른쪽으로 꼰 일상적인 새끼줄과 달리 ‘신성한 줄’이라는 의미이다.

형태는 윗부분을 틀어서 도롱이처럼 세운 것과 몸체 및 지붕, 모자 형태의 윗부분으로 나뉜 것이 있다. 즉 짚을 이용하여 몸체를 원통형으로 세운 형태와 짚을 이엉 엮듯 엮어 세워서 그 위에 원추형 갓을 씌운 형태이다.

짚주저리 만드는 과정과 관련하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이○옥 씨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짚단의 4분의 1 지점과 중간 부분을 짚으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다. 이 때 중간에 묶은 짚을 왼쪽으로 돌려가며 마름모꼴로 지붕을 만든다. 왼쪽으로 돌려 지붕을 만드는 것을 ‘휘갑한다’, 지붕 모양을 ‘대감 벙거지’라고 한다. 대감 벙거지가 만들어지면 꼭대기 부분을 왼새끼로 꼬아서 풀어지지 않게 동여맨다. 이것을 ‘상투 튼다’라고 한다. 터줏가리가 완성되면 아래쪽에 손바닥 크기의 한지를 접어서 꽂아둔다. 새로운 터줏가리가 완성되면 이전에 세워 둔 터줏가리와 교체한다. 새로운 터줏가리는 60~70㎝ 길이의 작대기에 고정시킨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양촌리 김○이 씨 댁에서 터주를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주저리는 특별히 깨끗한 짚으로 만든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천석꾼 부자이던 ‘경국이네’는 쌀 항아리에 씌울 주저리를 틀 때 우○웅 씨 댁의 짚이 깨끗하다고 하여 가져와 사용했다고 한다. 우씨 댁에서는 짚을 깨끗하게 추려서 말려 두었기 때문에 8년 동안 우씨네 짚을 썼다는 것이다. 당시에 노인들은 똑같은 볏짚이라도 ‘깨끗한 집의 짚’을 가져갔다고 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제작 방법 외에도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업가리를 터줏가리 모양과 같이 짚가리로 만들어 씌운다. 이때 솔가지를 쌓아 놓거나 솔가지를 쌓은 것에 짚주저리를 얹어 만들기도 했다.

크기는 높이가 40~70㎝로 가정이나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강화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1.2~2m 크기로 제작하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짚주저리는 가을걷이가 끝난 뒤 가을고사를 지내거나, 단지의 나락,쌀, 콩 등을 새것으로 갈아줄 때 함께 갈아준다. 일부 가정에서는 정월대보름 또는 정초에 안택고사를 지내거나 특별히 터주 등을 위하면서 갈아준다. 이 밖에도 짚주저리가 훼손되거나 썩으면 갈아주는 예도 있다. 그러나 터주 등을 더 이상 모시지 않거나 짚주저리를 제작할 사람이 없으면 갈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짚주저리는 새것으로 갈고 기존의 짚주저리는 태우거나 버린다. 일부 가정에서는 짚주저리 위에 새 짚을 덮는 형태로 갈아주는 예도 있다.

강화도에서는 새로 만든 터줏가리를 금빛이 난다 하여 ‘금주저리’, 이전에 세워놓은 것은 은빛이 난다고 하여 ‘은주저리’라고 각각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갈아주는 것을 이르는 명칭 또한 지역이나 가정에 따라 다르다. 경기도지역에서는 ‘새 옷 입히기’ 또는 ‘옷 해 입힌다’라 하며, 제주도지역에서는 ‘철갈이’라 하여 일 년에 한 번 갈아서 덮어준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상봉마을에서는 터주항아리에 주저리를 씌우는 것을 ‘터주 모시는 것’이라 한다. 터주항아리는 짚 한 단으로 머리 부분을 묶어서 덮는다. 이것을 ‘짚으로 씌우는 것’, ‘유두 튼다’, ‘업가리 씌운다.’라고 한다.

짚주저리를 갈면서 벗겨낸 짚주저리는 대부분 태운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서는 깨끗한 곳에 버려 썩어 없어지게 하거나 거름 더미에 던져 거름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벗겨낸 것을 태워 그 재를 물에 띄우는 사례도 있다. 헌 짚주저리 처리 형태를 보면 짚주저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신체의 일부로 생각하는 가정에서는 대개 태워 없애지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싼 단순한 존재로 인식하는 가정에서는 거름 더미에 버리거나 아무 곳에나 치웠음을 알 수 있다.

짚주저리는 일반적으로 집의 대주가 만든다. 일부 가정에서는 이웃집 노인에게 부탁해 만들기도 한다. 복재나 보살을 불러 고사를 지내는 가정에서는 초빙되어온 복재가 만들어 갈아주는 예도 있다.

짚주저리로 덮어둔 것은 일반적으로 쌀, 나락, 콩 등을 넣은 터줏단지나 업단지이다. 전라도지역에서는 쌀이나 나락을 담은 철륭단지를 덮어둔다. 충북 단양지역에서는 돌을 놓고 짚주저리를 씌워 터주로 모신 사례도 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단지를 대신하여 막대기나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짚주저리를 씌워놓는 형태도 있다. 이때 밤나무나 참나무 막대기를 주로 이용한다. 남양주지역에서는 생솔가지를 세우고 짚가리를 덮는다. 강화도지역에서 벙거지와 쾌자를 모실 경우 주저리를 엮어 그 안에 봉안한다.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터주나 업항아리 없이 짚주저리만 세워두고 이를 터줏가리라 이르는 곳도 있다.

짚주저리를 세워 두는 곳은 대부분 집 뒤란이나 장독대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담 벽에 기대어 두거나 광 구석에 모셔두기도 한다. 충남 부여, 서천, 청양 등 지역에서는 당산에 모신다고 한다. 이는 철륭을 산신 좌정처인 당산에 모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당산은 장독대나 집 뒤란을 이른다. 쌀 담은 단지를 짚으로 짠 덮개로 덮어 안방에 모신 가정도 있다. 원래 밖에 모셨지만 안방으로 옮겨 모시면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정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짚주저리를 터주의 신체 일부로 인식하는 사례이다.

짚주저리를 씌운 터주나 업은 성주와 마찬가지로 집을 새로 지으면서 무속인들이 정해준 자리에 모시는 예가 많다. 이에 따라 집의 좌향에 따라 터주를 모시는 자리가 다르다.

짚주저리는 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건궁 터주를 모시거나 더 이상 터주 또는 업을 모시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짚주저리를 만들어 씌우지 않게 된다. 이때는 터주나 업항아리만을 신체로 모시거나 한지만 새것으로 갈아주기도 한다.

내용

짚주저리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터줏가리’라고 부른다. 이는 짚으로 엮은 가리란 뜻에서 붙여졌다. 터주신을 씌우기에 ‘터줏가리’라고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남 진도에서는 유지지, 전북 익산에서는 유지배기라고 한다. 충남 공주, 충북 영동, 경북 문경에서는 유두지라고 일컫는다. 충남 금산에서는 유두저리, 논산ㆍ천안ㆍ연기․청양 등과 경기도에서는 주저리 또는 짚주저리라고 한다. 충북 옥천에서는 업가리, 제천․청원ㆍ충주와 경기도 김포 등지에서는 짚가리로 불린다. 충북 진천에서는 유두 또는 망, 경남에서는 고깔, 경북에서는 용마람, 제주에서는 유지뱅이라고 부른다.

비록 지역이나 가정마다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주저리를 씌우는 이유는 모시는 신령의 신체가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신령은 대부분 터주이지만 지역에 따라 다양한 신령을 상징하는 신체를 짚주저리로 씌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주로 뒤란이나 장독대에 모신 신령 등 집 밖에 모신 신령의 신체에 씌운다. 지역에 따라 터주신의 명칭이 다양하고, 터주의 기능을 수행하는 신령 또한 다양하다. 즉 진도ㆍ익산ㆍ장수를 비롯한 전라도지역에서는 철륭을 모신다. 지역에 따라 철륭할마이, 천륭단지 또는 천룡을 상징하는 단지에 주저리를 씌워 모신다. 함경도지역에서는 토세를 후토신(后土神)이라고 표기하여 집의 뒤란 중앙에 곡식을 넣은 항아리를 놓고 그 위에 짚을 덮은 형태의 신체를 모신다.

제주에서 밧칠성 또는 뒷할망(구실할망)을 모시는 가정들이 있다. 기왓장을 깔아 오곡의 씨를 놓고 그 위에 기왓장을 덮어서 빗물이 들지 않도록 ‘주젱이’를 위로 씌워 모시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이 주젱이만 두고 위하기도 한다.

경기도지역에서는 마을 뒤란에 터주를 비롯하여 긴대업ㆍ족제비업을 비롯한 각종 업, 독갑대감ㆍ살륭대감 등을 상징하는 신령을 모신 사례가 많다. 집의 뒤란이나 장독대 등에 모시는 신령들이 비를 맞지 말라는 의미에서 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씌운다. 경기도 용인지역에는 집 뒤란의 산신에 말뚝터주라고 하여 말뚝을 박아 두었다. 터주에는 쌀 항아리를 넣어두고 매년 쌀을 갈아준다. 두 개의 쌀 항아리에는 나란히 짚주저리를 씌워두었다.

인천광역시 강화지역에는 긴대업(집의 재물을 지키는 긴 짐승. 즉 뱀을 의미), 족제비업, 살륭대감(집안의 재물 관장) 등을 주저리로 만들어 모신다.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의 방○례 씨 댁에서는 터주와 함께 거북도초(집안에 복을 주는 신령), 긴대업주, 도티업주를 집 뒤에 주저리 형태로 나란히 세워 모셨다. 이 밖에도 천신대감(집안의 재물 관장)이나 호서낭(호랑이가 사람이나 소를 물어간 집에서 모시는 신격)을 집 뒤 장독대 옆에 터줏가리 형태로 모신 가정이 있다.

짚주저리를 신체를 감싸는 단순한 제구(祭具)로 볼 것인지 신체의 일부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사례를 보면 ‘터줏가리’를 짚으로 엮은 ‘가리’란 의미로 여기며, ‘터주신’을 씌우기에 그 신체 이름대로 ‘터줏가리’라고도 한다. 이런 경우 신체로 볼 수 있다. 충남 금산에서는 단지에 나락을 넣고 유두저리(짚주저리)를 틀어서 씌워두면서 이를 ‘터줏단지’라고 한다. 이 사례 또한 짚주저리를 신체의 일부로 여기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강화도 일부 가정에서는 재물을 관장하는 업주를 장독대 옆에 주저리로 모셨다. 주저리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와 같이 주저리 안에 아무것도 없이 주저리 자체를 모신 사례도 주저리를 신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짚주저리를 일 년에 한 번 갈면서 헌 주저리를 거름으로 쓴다거나 아무 데나 버리는 가정에서는 이를 신체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이 폐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짚주저리는 가정에 따라 신체의 일부 또는 신체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신체로 여기지 않고 단순하게 신체를 보호해주는 도구일 수도 있다.

지역사례

가정에서 모시는 신령 가운데에서 집 뒤란 또는 장독에 모시는 신령이 비, 바람 등에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신체를 짚주저리로 덮거나 짚주저리 자체를 신령으로 여기는 사례를 전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 서귀포지역에는 집 안 뒤쪽 깨끗한 곳에 돌 하나를 놓고 ‘주젱이’라고 하여 눌(짚이나 꼴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서 둥그런 더미를 지어 올린 것)을 만들어 세울 때 비에 맞지 않도록 짚을 재료로 고깔같이 만들어 덮은 밧칠성을 모시는 가정들이 있다. 주젱이는 일 년에 한 번 철갈이라 하여 갈아 덮어준다.

충남 논산지역에서는 단지 안에 쌀을 담아 백지로 덮고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서 단지 위에 씌우고 당산(장독대)의 한 귀퉁이에 보관한다. 모시는 위치는 대를 잡아서 정한다. 단지 안의 쌀을 햇곡식으로 갈아주고 난 뒤 헌 주저리는 불태우고 새 주저리를 틀어 다시 씌운다.

인천광역시 강화지역에서는 집 오른쪽의 바깥 터에 텃대감이라고 부르는 터줏대감을 모신다. 터줏대감은 처음 만들 때 바닥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짚을 얹어 둔 다음 가운데에 한지(길지)를 묶어 두었다. 남편 사망 전에는 매년 짚을 갈아 주었지만 현재는 짚주저리를 만들어 줄 사람이 없어 한지(길지)만 새것으로 갈고 있다.

강화군 양사면 북성1리에 거주하는 전○림 씨 댁에서는 터주, 호서낭, 천신대감을 짚주저리를 씌워서 집 뒤란에 모신다. 터주의 신체는 터줏가리로 모신다. 짚을 한 단 준비하여 짚단의 허리를 묶고 위를 원뿔 모양으로 만들었다. 터줏가리 안에는 한지에 싼 벙거지를 넣는다. 호서낭의 신체는 집 바깥에서 주로 모신다. 터줏가리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으며, 크기는 일반 터줏가리보다 크다. 천신대감은 벼락을 맞은 사람이 있는 집에서 모시는 신이다. 신체는 집 밖에서 모신다. 짚을 엮어서 큰 터줏가리와 비슷하게 만들어 모신다.

전남 진도군 진도읍 교동리 사정리마을의 철륭할마이는 집 뒤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담 안쪽으로 오가리를 묻는다. 쌀과 종이를 넣은 오가리 몸체는 묻으며, 아가리는 지상에 내어 놓고 접시로 덮은 뒤 주저리를 씌운다.

충북 제천지역에는 시월상달에 벼 한 말들이 항아리에 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씌워 모신 가정들이 있다. 짚주저리는 매년 가을에 벼를 갈아 넣을 때 새로 만들어서 갈아 씌운다. 이전에 사용한 것은 불에 태워서 없앤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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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경세시의 연구 (김택규, 영남대학교출판부, 1991)
경기도 민속지 Ⅱ (김명자ㆍ김지욱, 경기도박물관, 1999)
경기지역의 터주신앙 (김명자, 역사민속학 9, 한국역사민속학회, 1999)
함경도의 민속 (전경욱, 고려대학교출판부, 1999)
한국의 농경문화 (국립민속박물관, 2000)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2006)
한국의 짚가리 (최영준, 한길사, 2002)
한국세시풍속사전 (국립민속박물관, 2004~2006)
한국의 가정신앙 (김명자 외, 민속원, 2005)
한국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2008)
한국 터주신앙의 쌀 봉안의례와 문화권역 (서해숙, 지방사와 지방문화 12, 역사문화학회, 2009)
강화의 가정신앙 1ㆍ2 (강화문화원 가정신앙 조사단, 민속원, 2010)
강화의 가정신앙 연구 (김명자 외, 민속원, 2011)

짚주저리

짚주저리
사전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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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도현(金道賢)
갱신일 2018-12-20

정의

가정에서 모시는 터주, 철륭, 업, 칠성신 등 신령을 집 뒤꼍이나 장독에 모셔서 신령의 신체(神體)가 비나 바람에 의해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 볏짚으로 덮어 놓은 것. 또는 이들의 신체.

형태

볏단으로 쌓은 통가리는 구조적으로 이엉(지붕), 가리(몸통), 받침으로 이루어진다. 이엉은 다시 주저리, 용마루, 추녀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주저리는 이엉의 맨 윗부분으로, 짚가리 속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용마루 위에 얹는 것이다. 용마루보다 경사가 급하며, 지역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주저리는 집 뒤란이나 장독대에 모셔 둔 터주를 비롯하여 각종 신령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형태로도 만들어진다. 이를 이르는 명칭이나 세부적인 형태 및 크기는 지역과 감싼 신령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형태는 터줏단지나 업항아리 또는 나무 막대를 세워서 몸체를 짚으로 이엉을 엮어 둘러싼 뒤 흐트러지지 않게 왼새끼로 두르고 맨 위에 짚주저리를 모자처럼 만들어 씌웠다. 짚가리 가운데 허리를 두른 왼새끼는 오른쪽으로 꼰 일상적인 새끼줄과 달리 ‘신성한 줄’이라는 의미이다. 형태는 윗부분을 틀어서 도롱이처럼 세운 것과 몸체 및 지붕, 모자 형태의 윗부분으로 나뉜 것이 있다. 즉 짚을 이용하여 몸체를 원통형으로 세운 형태와 짚을 이엉 엮듯 엮어 세워서 그 위에 원추형 갓을 씌운 형태이다. 짚주저리 만드는 과정과 관련하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이○옥 씨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짚단의 4분의 1 지점과 중간 부분을 짚으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다. 이 때 중간에 묶은 짚을 왼쪽으로 돌려가며 마름모꼴로 지붕을 만든다. 왼쪽으로 돌려 지붕을 만드는 것을 ‘휘갑한다’, 지붕 모양을 ‘대감 벙거지’라고 한다. 대감 벙거지가 만들어지면 꼭대기 부분을 왼새끼로 꼬아서 풀어지지 않게 동여맨다. 이것을 ‘상투 튼다’라고 한다. 터줏가리가 완성되면 아래쪽에 손바닥 크기의 한지를 접어서 꽂아둔다. 새로운 터줏가리가 완성되면 이전에 세워 둔 터줏가리와 교체한다. 새로운 터줏가리는 60~70㎝ 길이의 작대기에 고정시킨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양촌리 김○이 씨 댁에서 터주를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주저리는 특별히 깨끗한 짚으로 만든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천석꾼 부자이던 ‘경국이네’는 쌀 항아리에 씌울 주저리를 틀 때 우○웅 씨 댁의 짚이 깨끗하다고 하여 가져와 사용했다고 한다. 우씨 댁에서는 짚을 깨끗하게 추려서 말려 두었기 때문에 8년 동안 우씨네 짚을 썼다는 것이다. 당시에 노인들은 똑같은 볏짚이라도 ‘깨끗한 집의 짚’을 가져갔다고 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제작 방법 외에도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업가리를 터줏가리 모양과 같이 짚가리로 만들어 씌운다. 이때 솔가지를 쌓아 놓거나 솔가지를 쌓은 것에 짚주저리를 얹어 만들기도 했다. 크기는 높이가 40~70㎝로 가정이나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강화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1.2~2m 크기로 제작하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짚주저리는 가을걷이가 끝난 뒤 가을고사를 지내거나, 단지의 나락,쌀, 콩 등을 새것으로 갈아줄 때 함께 갈아준다. 일부 가정에서는 정월대보름 또는 정초에 안택고사를 지내거나 특별히 터주 등을 위하면서 갈아준다. 이 밖에도 짚주저리가 훼손되거나 썩으면 갈아주는 예도 있다. 그러나 터주 등을 더 이상 모시지 않거나 짚주저리를 제작할 사람이 없으면 갈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짚주저리는 새것으로 갈고 기존의 짚주저리는 태우거나 버린다. 일부 가정에서는 짚주저리 위에 새 짚을 덮는 형태로 갈아주는 예도 있다. 강화도에서는 새로 만든 터줏가리를 금빛이 난다 하여 ‘금주저리’, 이전에 세워놓은 것은 은빛이 난다고 하여 ‘은주저리’라고 각각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갈아주는 것을 이르는 명칭 또한 지역이나 가정에 따라 다르다. 경기도지역에서는 ‘새 옷 입히기’ 또는 ‘옷 해 입힌다’라 하며, 제주도지역에서는 ‘철갈이’라 하여 일 년에 한 번 갈아서 덮어준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성대리 상봉마을에서는 터주항아리에 주저리를 씌우는 것을 ‘터주 모시는 것’이라 한다. 터주항아리는 짚 한 단으로 머리 부분을 묶어서 덮는다. 이것을 ‘짚으로 씌우는 것’, ‘유두 튼다’, ‘업가리 씌운다.’라고 한다. 짚주저리를 갈면서 벗겨낸 짚주저리는 대부분 태운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서는 깨끗한 곳에 버려 썩어 없어지게 하거나 거름 더미에 던져 거름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벗겨낸 것을 태워 그 재를 물에 띄우는 사례도 있다. 헌 짚주저리 처리 형태를 보면 짚주저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신체의 일부로 생각하는 가정에서는 대개 태워 없애지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싼 단순한 존재로 인식하는 가정에서는 거름 더미에 버리거나 아무 곳에나 치웠음을 알 수 있다. 짚주저리는 일반적으로 집의 대주가 만든다. 일부 가정에서는 이웃집 노인에게 부탁해 만들기도 한다. 복재나 보살을 불러 고사를 지내는 가정에서는 초빙되어온 복재가 만들어 갈아주는 예도 있다. 짚주저리로 덮어둔 것은 일반적으로 쌀, 나락, 콩 등을 넣은 터줏단지나 업단지이다. 전라도지역에서는 쌀이나 나락을 담은 철륭단지를 덮어둔다. 충북 단양지역에서는 돌을 놓고 짚주저리를 씌워 터주로 모신 사례도 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단지를 대신하여 막대기나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짚주저리를 씌워놓는 형태도 있다. 이때 밤나무나 참나무 막대기를 주로 이용한다. 남양주지역에서는 생솔가지를 세우고 짚가리를 덮는다. 강화도지역에서 벙거지와 쾌자를 모실 경우 주저리를 엮어 그 안에 봉안한다.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터주나 업항아리 없이 짚주저리만 세워두고 이를 터줏가리라 이르는 곳도 있다. 짚주저리를 세워 두는 곳은 대부분 집 뒤란이나 장독대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담 벽에 기대어 두거나 광 구석에 모셔두기도 한다. 충남 부여, 서천, 청양 등 지역에서는 당산에 모신다고 한다. 이는 철륭을 산신 좌정처인 당산에 모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당산은 장독대나 집 뒤란을 이른다. 쌀 담은 단지를 짚으로 짠 덮개로 덮어 안방에 모신 가정도 있다. 원래 밖에 모셨지만 안방으로 옮겨 모시면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정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짚주저리를 터주의 신체 일부로 인식하는 사례이다. 짚주저리를 씌운 터주나 업은 성주와 마찬가지로 집을 새로 지으면서 무속인들이 정해준 자리에 모시는 예가 많다. 이에 따라 집의 좌향에 따라 터주를 모시는 자리가 다르다. 짚주저리는 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건궁 터주를 모시거나 더 이상 터주 또는 업을 모시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짚주저리를 만들어 씌우지 않게 된다. 이때는 터주나 업항아리만을 신체로 모시거나 한지만 새것으로 갈아주기도 한다.

내용

짚주저리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터줏가리’라고 부른다. 이는 짚으로 엮은 가리란 뜻에서 붙여졌다. 터주신을 씌우기에 ‘터줏가리’라고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남 진도에서는 유지지, 전북 익산에서는 유지배기라고 한다. 충남 공주, 충북 영동, 경북 문경에서는 유두지라고 일컫는다. 충남 금산에서는 유두저리, 논산ㆍ천안ㆍ연기․청양 등과 경기도에서는 주저리 또는 짚주저리라고 한다. 충북 옥천에서는 업가리, 제천․청원ㆍ충주와 경기도 김포 등지에서는 짚가리로 불린다. 충북 진천에서는 유두 또는 망, 경남에서는 고깔, 경북에서는 용마람, 제주에서는 유지뱅이라고 부른다. 비록 지역이나 가정마다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주저리를 씌우는 이유는 모시는 신령의 신체가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신령은 대부분 터주이지만 지역에 따라 다양한 신령을 상징하는 신체를 짚주저리로 씌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주로 뒤란이나 장독대에 모신 신령 등 집 밖에 모신 신령의 신체에 씌운다. 지역에 따라 터주신의 명칭이 다양하고, 터주의 기능을 수행하는 신령 또한 다양하다. 즉 진도ㆍ익산ㆍ장수를 비롯한 전라도지역에서는 철륭을 모신다. 지역에 따라 철륭할마이, 천륭단지 또는 천룡을 상징하는 단지에 주저리를 씌워 모신다. 함경도지역에서는 토세를 후토신(后土神)이라고 표기하여 집의 뒤란 중앙에 곡식을 넣은 항아리를 놓고 그 위에 짚을 덮은 형태의 신체를 모신다. 제주에서 밧칠성 또는 뒷할망(구실할망)을 모시는 가정들이 있다. 기왓장을 깔아 오곡의 씨를 놓고 그 위에 기왓장을 덮어서 빗물이 들지 않도록 ‘주젱이’를 위로 씌워 모시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이 주젱이만 두고 위하기도 한다. 경기도지역에서는 마을 뒤란에 터주를 비롯하여 긴대업ㆍ족제비업을 비롯한 각종 업, 독갑대감ㆍ살륭대감 등을 상징하는 신령을 모신 사례가 많다. 집의 뒤란이나 장독대 등에 모시는 신령들이 비를 맞지 말라는 의미에서 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씌운다. 경기도 용인지역에는 집 뒤란의 산신에 말뚝터주라고 하여 말뚝을 박아 두었다. 터주에는 쌀 항아리를 넣어두고 매년 쌀을 갈아준다. 두 개의 쌀 항아리에는 나란히 짚주저리를 씌워두었다. 인천광역시 강화지역에는 긴대업(집의 재물을 지키는 긴 짐승. 즉 뱀을 의미), 족제비업, 살륭대감(집안의 재물 관장) 등을 주저리로 만들어 모신다.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의 방○례 씨 댁에서는 터주와 함께 거북도초(집안에 복을 주는 신령), 긴대업주, 도티업주를 집 뒤에 주저리 형태로 나란히 세워 모셨다. 이 밖에도 천신대감(집안의 재물 관장)이나 호서낭(호랑이가 사람이나 소를 물어간 집에서 모시는 신격)을 집 뒤 장독대 옆에 터줏가리 형태로 모신 가정이 있다. 짚주저리를 신체를 감싸는 단순한 제구(祭具)로 볼 것인지 신체의 일부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사례를 보면 ‘터줏가리’를 짚으로 엮은 ‘가리’란 의미로 여기며, ‘터주신’을 씌우기에 그 신체 이름대로 ‘터줏가리’라고도 한다. 이런 경우 신체로 볼 수 있다. 충남 금산에서는 단지에 나락을 넣고 유두저리(짚주저리)를 틀어서 씌워두면서 이를 ‘터줏단지’라고 한다. 이 사례 또한 짚주저리를 신체의 일부로 여기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강화도 일부 가정에서는 재물을 관장하는 업주를 장독대 옆에 주저리로 모셨다. 주저리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와 같이 주저리 안에 아무것도 없이 주저리 자체를 모신 사례도 주저리를 신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짚주저리를 일 년에 한 번 갈면서 헌 주저리를 거름으로 쓴다거나 아무 데나 버리는 가정에서는 이를 신체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이 폐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짚주저리는 가정에 따라 신체의 일부 또는 신체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신체로 여기지 않고 단순하게 신체를 보호해주는 도구일 수도 있다.

지역사례

가정에서 모시는 신령 가운데에서 집 뒤란 또는 장독에 모시는 신령이 비, 바람 등에 훼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신체를 짚주저리로 덮거나 짚주저리 자체를 신령으로 여기는 사례를 전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 서귀포지역에는 집 안 뒤쪽 깨끗한 곳에 돌 하나를 놓고 ‘주젱이’라고 하여 눌(짚이나 꼴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서 둥그런 더미를 지어 올린 것)을 만들어 세울 때 비에 맞지 않도록 짚을 재료로 고깔같이 만들어 덮은 밧칠성을 모시는 가정들이 있다. 주젱이는 일 년에 한 번 철갈이라 하여 갈아 덮어준다. 충남 논산지역에서는 단지 안에 쌀을 담아 백지로 덮고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서 단지 위에 씌우고 당산(장독대)의 한 귀퉁이에 보관한다. 모시는 위치는 대를 잡아서 정한다. 단지 안의 쌀을 햇곡식으로 갈아주고 난 뒤 헌 주저리는 불태우고 새 주저리를 틀어 다시 씌운다. 인천광역시 강화지역에서는 집 오른쪽의 바깥 터에 텃대감이라고 부르는 터줏대감을 모신다. 터줏대감은 처음 만들 때 바닥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짚을 얹어 둔 다음 가운데에 한지(길지)를 묶어 두었다. 남편 사망 전에는 매년 짚을 갈아 주었지만 현재는 짚주저리를 만들어 줄 사람이 없어 한지(길지)만 새것으로 갈고 있다. 강화군 양사면 북성1리에 거주하는 전○림 씨 댁에서는 터주, 호서낭, 천신대감을 짚주저리를 씌워서 집 뒤란에 모신다. 터주의 신체는 터줏가리로 모신다. 짚을 한 단 준비하여 짚단의 허리를 묶고 위를 원뿔 모양으로 만들었다. 터줏가리 안에는 한지에 싼 벙거지를 넣는다. 호서낭의 신체는 집 바깥에서 주로 모신다. 터줏가리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으며, 크기는 일반 터줏가리보다 크다. 천신대감은 벼락을 맞은 사람이 있는 집에서 모시는 신이다. 신체는 집 밖에서 모신다. 짚을 엮어서 큰 터줏가리와 비슷하게 만들어 모신다. 전남 진도군 진도읍 교동리 사정리마을의 철륭할마이는 집 뒤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담 안쪽으로 오가리를 묻는다. 쌀과 종이를 넣은 오가리 몸체는 묻으며, 아가리는 지상에 내어 놓고 접시로 덮은 뒤 주저리를 씌운다. 충북 제천지역에는 시월상달에 벼 한 말들이 항아리에 짚으로 주저리를 만들어 씌워 모신 가정들이 있다. 짚주저리는 매년 가을에 벼를 갈아 넣을 때 새로 만들어서 갈아 씌운다. 이전에 사용한 것은 불에 태워서 없앤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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