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가리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체

집필자 김지욱(金志昱)
갱신일 2018-12-20

정의

가정신앙의 대상이 되는 업의 형태로 모셔지는 신체.

내용

집안의 재운을 관장한다. 보통 사람업(인업), 뱀업(긴업), 족제비업, 두꺼비업 등이 있다 이러한 업은 집으로 들어왔다고 여기는 가정에서만 섬긴다. 이를 업양 또는 업영이라고 한다. 또 다른 형태로 업가리가 있다. 대개 집 뒤란에 위치한다. 모양은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 놓은 형태이며, 주저리 안에 나무막대기를 박아 놓았다. 막대기는 대개 밤나무 막대기이다. 그 안에 한 되 정도 들어가는 단지에 콩이나 벼를 넣어 둔다. 주저리는 가을에 고사를 지내기 전에 갈아주며, 이전의 주저리는 불사른다. 지역에 따라서는 소나무 가지를 해를 거듭하여 쌓아두어 업가리의 규모가 큰 예도 있다. 가을에 집 고사를 지낼 때 함께 대상으로 삼는다.

지역사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견달마을의 한 가정에서는 장독대 옆 담 모퉁이에 업양을 모시고 있다. 신체는 짚으로 주저리를 씌웠으며 안에는 역시 밤나무 막대기를 꽂아 두었다. 업양은 아이가 죽은 뒤 만신의 권유로 모시기 시작했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백설기와 청수를 놓고 업양을 위한다. 고양시 덕양구 원신동 물구리마을의 업영 신체는 터주와 마찬가지로 주저리를 해서 씌우고 그 안에 밤나무 막대기를 꽂아 놓는다. 업에는 족제비업, 도깨비업, 인업 등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업영가리가 부엌과 뒤란에 하나씩 있던 가정에서는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뒤란에 있는 업영가리에는 백설기와 청수, 부엌의 업영가리에는 콩시루와 청수를 각각 올렸다. 뒤란의 업영가리는 족제비, 터줏가리라고 했다.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은모시마을의 경우 터의 업영이어서 터를 지키는 귀신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텃대감의 비서신이라고 한다. 제보자는 업과 업영이 다르다고 한다. 업영은 터에 있는 것으로 텃대감 옆에 있으며, 한 집안의 텃대감과 업영은 각각 하나라고 한다. 터와 업영은 꼭 붙어 앉는다. 고사를 지낼 때에도 업영에는 터주시루의 팥 시루떡을 썰어놓고 막걸리 한잔을 올린다.

업에는 인업, 족제비업, 돼지업, 구렁이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인업은 항아리형태가 많다고 한다. 인업은 밖에 앉아 있지 않고 건물 안에 앉는다. 대개 안방에 좌정한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인업에 백설기와 청수를 올린다. 항아리 안에는 쌀이 들어 있으며, 3년마다 굿을 하면서 갈아준다. 그러나 그동안 굿을 하지 않다가 2004년 가을에 만신을 불러 고사를 지내면서 업항아리의 쌀을 갈아주었다. 항아리의 묵은쌀은 제석주머니의 묵은쌀과 한데 섞어 고사를 지낸지 사흥 뒤에 백설기를 쪄서 제석주머니와 업항아리에 먼저 올린 다음 먹었다. 인업과 달리 돼지업이나 족제비업, 구렁이업은 자기가 원하는 곳에 앉는다. 업이 오면 만신이 와서 대를 붙잡고 빈다. 그러면 대가 흔들리며, 그러다가 원하는 곳에 가서 앉는다. 이 댁의 업은 뒤란에 있으며, 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하나는 밤나무 막대기가 들어 있고 두 개는 항아리에 주저리를 해 놓았다. 주저리 안의 항아리에는 콩, 조, 수수도 들어 있었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팥 시루떡을 떼어서 접시에 담아 청수와 함께 올린다. 광명시 가학동 가학8리 노리실마을에서는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업은 항아리에 쌀이나 벼를 담아 넣고 그 위에 짚주저리를 덮는 형태로 터줏가리와 함께 뒤란에 세워둔다. 업의 겉모양은 터줏가리와 같지만 안에 항아리를 두고 쌀이나 벼를 담아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김인수씨 댁에서는 시어머니 생전에 6기의 업을 모셨으며, 만신이 모시라고 한 것이라고 한다. 항아리 안에는 벼를 넣어두었다. 이 벼는 가을에 햇곡이 나면 새로 갈아주며, 이전에 담아둔 벼는 찧어서 밥을 지어 먹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유난스럽게 모시는 게 싫어서 터줏가리와 함께 업도 없앴다. 항아리는 던져서 깨고 짚가리는 불을 놓아서 태웠다.

한 가정의 경우 뒤꼍 장독대에 돼지업을 모셔놓은 짚주저리가 있다. 검은색의 작은 항아리 안에 벼를 가득 넣고 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방복선씨가 1950년대 말 시집오기 전부터 시어머니가 만들어서 모셔오던 것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동안 이사를 다니면서도 돼지업 주저리만은 계속 가지고 다녔다. 돼지업 주저리는 예전에 시어머니가 새끼를 많이 난 돼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나서 어렵던 살림이 나아져서 노인들끼리 의논하여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돼지업 주저리에는 일년에 한 번 고사를 지낸다. 매년 음력 시월 초에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내는 산치성을 끝낸 뒤 손 없는 날을 택해 집안 고사를 지낸다. 고사는 방씨가 직접 지내며 올해로 58년이 되었다. 시집오기 전에는 시어머니가 고사를 지내 왔다. 이것을 이어받은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며느리가 이어서 지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사는 고사 때만 사용하는 시루에 백설기를 쪄서 돼지업 주저리 앞에 놓고 지낸다. 이 고사 시루도 장독대에 함께 보관되어 있다.

서동우씨 댁에는 다양한 집안 신이 모셔지고 있었다. 집안 신들은 뒤꼍에 모셔짖 네 개의 짚주저리 형태와 안방과 마루에 선반을 만들어 상자로 올려놓은 형태가 있다. 뒤꼍에 있는 4개의 짚주저리에는 터줏대감, 뱀업긴업, 족제비업 등이 모셔져 있었다. 짚주저리 안에는 각각 쌀, 볍씨, 콩, 물 등이 담긴 항아리가 있다. 고사는 해마다 농사가 잘되고 식구가 잘되게 해 달라고 지낸다. 이 고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것으로 집안을 보호하는 여러 신과 조상을 위하는 것이다. 주부 이석남씨는 해마다 겉의 짚주저리는 새로 갈지만 안의 내용물은 시집와서 한 번만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뱀업과 족제비업에 대한 의례 구분은 없다. 이 업주저리는 2004년에 집을 새로 지으면서 없앴다. 만신을 청해 오랫동안 위하던 업주저리를 열어보니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만신이 터주만 다시 모시면 된다고 하여 다른 업주저리는 그대로 불에 태워없앴다.

김포시 고촌읍 전호1리 전호마을에서도 집안에 재복을 불러온다는 업은 재산을 많이 모으게 해달라는 의미로 터주와 함께 집 뒤꼍에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서 모신다. 업은 모든 집에서 모시는 것이 아니며, 꿈이나 생시에업이 나타난 경우 모신다고 한다. 업도 긴뱀업, 돼지업, 족제비업, 인업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처럼 업을 받아서 모시면 집안의 재산이 늘어난다고 여긴다. 주로 꿈에 긴짐승을 보거나 생시에도 뱀을 보면 치마폭에 싸서 집에 모셔놓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배추를 장에 팔러 다닌 개인사례의 경우 큰 뱀이 자신에게 업히는 꿈을 꾸고 난 이튿날 배추를 팔러 나갔다가 도중에 어떤 사람이 돈 얼마를 줄 테니 전부 팔라고 하여 금방 팔고 돌아온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간난씨는 “그래서 업이 돈이라고 하는가봐.”라고 하면서 특히 뱀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면 재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였다. 신체가 남아있거나 뚜렷한 신앙대상으로 인식되지는 않지만 이 마을에서는 가을고사를 할 때면 굴뚝, 짚가리, 외양간에도 떡을 놓는다고 한다. 굴뚝에는 굴뚝장군이 있다고 하며 외양간에는 소가 잘되기를 기원하며 놓는다.

양주시 중촌마을에서도 업에는 긴업(구렁이업), 족제비업, 돼지업 등이 있다. 이들 업은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 형태는 터줏가리처럼 주저리를 해서 업주저리로 위하거나 항아리로 업항아리를 위하기도 한다. 업주저리의 경우 대개는 주저리 안에 쌀이나 콩으로 채운 작은 단지가 들어있으며, 업항아리의 경우도 단지 안에 쌀이 들어있다고 한다. 대주가 업이든지 안주인이 업이면 만신에게 물어서 업을 받아야 된다고 하면 업을 해서 앉힌다. 그리고 업에 따라 단지 안에 쌀이나 콩으로 채운다. 쌀이나 콩은 가을에 고사를 지낼 때 갈아준다. 고사를 지내면 백설기와 청수를 올리고 업을 위한다.

긴업을 위하고 큰 부자가 되었다는 사례도 있다. 긴업은 작은 단지에 쌀을 담고 주저리를 씌웠으며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서 쌀을 갈아 준다. 업주저리의 쌀로 밥을 하면 식구끼리만 먹어야지 다른 사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업을 모시게 된 것은 시어머니가 업을 지녔으므로 업을 받으라는 만신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은 위하던 사람이 죽으면 그 업도 함께 치워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업도 함께 없앴다고 한다.

오산시 금암동 금바위마을에서 업은 주로 광이나 곳간 등 재물을 보관하는 곳이나 뒤뜰 등 은밀한 곳에 봉안된다. 형태는 크게 볏짚이나 소나무 등의 나뭇가지로 엮은 주저리를 씌운 짚가리형과 주저리를 씌우지 않은 항아리(단지)형으로 구분된다. 한 가정의 경우 ‘업짚가리’는 크게 만들고 업이 와서 묵으면서 먹으라고 안에 벼를 담은 항아리를 두었다. ‘긴업이’와 ‘인업이’ 등이 있다. ‘긴업이’는 구렁이, ‘인업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들어오는 것을 각각 가리킨다. 시월상달고사 때 업가리는 벗겨내지 않고 새로 만들어 그 위에다 씌운다. 또 다른 가정의 경우 집에 ‘업짚가리’라고 하는 큰 것과 그 옆에 작은 터줏가리가 있었다. 가을고사를 지내기 전에 ‘업짚가리’와 ‘터줏가리’를 새로 만든다. 이때 ‘업짚가리’가 너무 크면 겉면의 짚을 벗겨내고 그 위에 새 짚으로 씌우고, 크지 않으면 벗겨내지 않고 그 위에 새 짚으로 덧씌운다. 가을이 되면 집안의 모든 것이 평화롭게 해달라고 빌면서 고사를 드린다. 이때 시루떡을 해서 ‘업짚가리’를 위하고 그 위에 돈도 한 푼씩 놓곤 했다.

의왕시 초평동 아랫새우대(아랫말)에 집에서 모시는 업에는 족제비업, 돼지업, 구렁이업 등이 있다. 구렁이업은 ‘진대업’이라고 하며, 보통 돼지업을 가장 크게 만든다. 업은 부자가 되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며 해 놓는 것으로, “시집온 며느리가 무슨 업을 가지고 왔다”고 하면 새로 앉힌다. 구렁이업이 있는 한 가정의 경우 구렁이가 집 울타리에 걸쳐 있는 꿈을 꾸었다. 이를 전해들은 시어머니가 점집에 가서 물으니 구렁이업을 앉히라고 해서 만들게 된 것이라 한다. 업은 대가 내린 자리에 앉히는 것으로, 뒤뜰에 있을 수도 있고 광에다 앉힐 수도 있다. 업을 앉힐 때는 “백자천손 만세유전 여기에다 앉힙니다”하고 아뢰면서 빌었다. 터줏가리 안에 벼를 넣는 것과 달리 구렁이업 안에는 쌀을 넣은 질그릇 단지를 놓아두었으며, 쌀 위로 구렁이가 기어 다닌 자리가 남아있기도 했다고 한다. 쌀은 해마다 햅쌀이 나면 새로 갈았다. 보통 가을고사 때 성주와 터주에는 팥 시루떡을 올리지만 구렁이업에는 백설기를 올렸다. 또 다른 가정의 경우 업은 뒤뜰 장독대 뒤에 터줏가리 모양으로 이엉을 엮어서 만들었으며, 모두 세 개가 있다. 보는 사람 편에서 왼쪽으로부터 ‘긴업’(구렁이업), 돼지업, 족제비업 순으로 놓여 있다. 업에도 ‘대감님’이라는 칭호를 붙여서 ‘긴업대감님’, ‘돼지업대감님’, ‘족제비업대감님’이라고 각각 불렀다. 업의 크기는 서로 비슷하다. 높이는 63㎝, 밑지름은 40㎝이다. 족제비업 안에는 원래 쌀을 담은 단지를 넣어두었다. 현재는 만신이 넣지 말라고 하여 말뚝만 있다. 돼지업 안에는 까만콩을 넣은 단지가 있다. ‘긴업’ 안에는 원래부터 말뚝만 있다. 모두 만신이 하라고 하여 만들었다. 만신이 직접 와서 고사를 지내고 대를 내렸다고 한다. 고사를 지낼 때는 만신이 혼자 와서 비손만 하고 백무리(백설기)를 쪄서 올린 뒤에 업을 앉혔다. 업대감의 쌀은 가을고사를 지낼 때 햅쌀로 갈아 넣는다. 묵은쌀은 벌레가 먹지 않았으면 흰무리를 해먹는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

업가리

업가리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체

집필자 김지욱(金志昱)
갱신일 2018-12-20

정의

가정신앙의 대상이 되는 업의 형태로 모셔지는 신체.

내용

집안의 재운을 관장한다. 보통 사람업(인업), 뱀업(긴업), 족제비업, 두꺼비업 등이 있다 이러한 업은 집으로 들어왔다고 여기는 가정에서만 섬긴다. 이를 업양 또는 업영이라고 한다. 또 다른 형태로 업가리가 있다. 대개 집 뒤란에 위치한다. 모양은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 놓은 형태이며, 주저리 안에 나무막대기를 박아 놓았다. 막대기는 대개 밤나무 막대기이다. 그 안에 한 되 정도 들어가는 단지에 콩이나 벼를 넣어 둔다. 주저리는 가을에 고사를 지내기 전에 갈아주며, 이전의 주저리는 불사른다. 지역에 따라서는 소나무 가지를 해를 거듭하여 쌓아두어 업가리의 규모가 큰 예도 있다. 가을에 집 고사를 지낼 때 함께 대상으로 삼는다.

지역사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견달마을의 한 가정에서는 장독대 옆 담 모퉁이에 업양을 모시고 있다. 신체는 짚으로 주저리를 씌웠으며 안에는 역시 밤나무 막대기를 꽂아 두었다. 업양은 아이가 죽은 뒤 만신의 권유로 모시기 시작했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백설기와 청수를 놓고 업양을 위한다. 고양시 덕양구 원신동 물구리마을의 업영 신체는 터주와 마찬가지로 주저리를 해서 씌우고 그 안에 밤나무 막대기를 꽂아 놓는다. 업에는 족제비업, 도깨비업, 인업 등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업영가리가 부엌과 뒤란에 하나씩 있던 가정에서는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뒤란에 있는 업영가리에는 백설기와 청수, 부엌의 업영가리에는 콩시루와 청수를 각각 올렸다. 뒤란의 업영가리는 족제비, 터줏가리라고 했다.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은모시마을의 경우 터의 업영이어서 터를 지키는 귀신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텃대감의 비서신이라고 한다. 제보자는 업과 업영이 다르다고 한다. 업영은 터에 있는 것으로 텃대감 옆에 있으며, 한 집안의 텃대감과 업영은 각각 하나라고 한다. 터와 업영은 꼭 붙어 앉는다. 고사를 지낼 때에도 업영에는 터주시루의 팥 시루떡을 썰어놓고 막걸리 한잔을 올린다. 업에는 인업, 족제비업, 돼지업, 구렁이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인업은 항아리형태가 많다고 한다. 인업은 밖에 앉아 있지 않고 건물 안에 앉는다. 대개 안방에 좌정한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인업에 백설기와 청수를 올린다. 항아리 안에는 쌀이 들어 있으며, 3년마다 굿을 하면서 갈아준다. 그러나 그동안 굿을 하지 않다가 2004년 가을에 만신을 불러 고사를 지내면서 업항아리의 쌀을 갈아주었다. 항아리의 묵은쌀은 제석주머니의 묵은쌀과 한데 섞어 고사를 지낸지 사흥 뒤에 백설기를 쪄서 제석주머니와 업항아리에 먼저 올린 다음 먹었다. 인업과 달리 돼지업이나 족제비업, 구렁이업은 자기가 원하는 곳에 앉는다. 업이 오면 만신이 와서 대를 붙잡고 빈다. 그러면 대가 흔들리며, 그러다가 원하는 곳에 가서 앉는다. 이 댁의 업은 뒤란에 있으며, 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하나는 밤나무 막대기가 들어 있고 두 개는 항아리에 주저리를 해 놓았다. 주저리 안의 항아리에는 콩, 조, 수수도 들어 있었다.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 팥 시루떡을 떼어서 접시에 담아 청수와 함께 올린다. 광명시 가학동 가학8리 노리실마을에서는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업은 항아리에 쌀이나 벼를 담아 넣고 그 위에 짚주저리를 덮는 형태로 터줏가리와 함께 뒤란에 세워둔다. 업의 겉모양은 터줏가리와 같지만 안에 항아리를 두고 쌀이나 벼를 담아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김인수씨 댁에서는 시어머니 생전에 6기의 업을 모셨으며, 만신이 모시라고 한 것이라고 한다. 항아리 안에는 벼를 넣어두었다. 이 벼는 가을에 햇곡이 나면 새로 갈아주며, 이전에 담아둔 벼는 찧어서 밥을 지어 먹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유난스럽게 모시는 게 싫어서 터줏가리와 함께 업도 없앴다. 항아리는 던져서 깨고 짚가리는 불을 놓아서 태웠다. 한 가정의 경우 뒤꼍 장독대에 돼지업을 모셔놓은 짚주저리가 있다. 검은색의 작은 항아리 안에 벼를 가득 넣고 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방복선씨가 1950년대 말 시집오기 전부터 시어머니가 만들어서 모셔오던 것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동안 이사를 다니면서도 돼지업 주저리만은 계속 가지고 다녔다. 돼지업 주저리는 예전에 시어머니가 새끼를 많이 난 돼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나서 어렵던 살림이 나아져서 노인들끼리 의논하여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돼지업 주저리에는 일년에 한 번 고사를 지낸다. 매년 음력 시월 초에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내는 산치성을 끝낸 뒤 손 없는 날을 택해 집안 고사를 지낸다. 고사는 방씨가 직접 지내며 올해로 58년이 되었다. 시집오기 전에는 시어머니가 고사를 지내 왔다. 이것을 이어받은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며느리가 이어서 지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사는 고사 때만 사용하는 시루에 백설기를 쪄서 돼지업 주저리 앞에 놓고 지낸다. 이 고사 시루도 장독대에 함께 보관되어 있다. 서동우씨 댁에는 다양한 집안 신이 모셔지고 있었다. 집안 신들은 뒤꼍에 모셔짖 네 개의 짚주저리 형태와 안방과 마루에 선반을 만들어 상자로 올려놓은 형태가 있다. 뒤꼍에 있는 4개의 짚주저리에는 터줏대감, 뱀업긴업, 족제비업 등이 모셔져 있었다. 짚주저리 안에는 각각 쌀, 볍씨, 콩, 물 등이 담긴 항아리가 있다. 고사는 해마다 농사가 잘되고 식구가 잘되게 해 달라고 지낸다. 이 고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것으로 집안을 보호하는 여러 신과 조상을 위하는 것이다. 주부 이석남씨는 해마다 겉의 짚주저리는 새로 갈지만 안의 내용물은 시집와서 한 번만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뱀업과 족제비업에 대한 의례 구분은 없다. 이 업주저리는 2004년에 집을 새로 지으면서 없앴다. 만신을 청해 오랫동안 위하던 업주저리를 열어보니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만신이 터주만 다시 모시면 된다고 하여 다른 업주저리는 그대로 불에 태워없앴다. 김포시 고촌읍 전호1리 전호마을에서도 집안에 재복을 불러온다는 업은 재산을 많이 모으게 해달라는 의미로 터주와 함께 집 뒤꼍에 짚으로 주저리를 틀어서 모신다. 업은 모든 집에서 모시는 것이 아니며, 꿈이나 생시에업이 나타난 경우 모신다고 한다. 업도 긴뱀업, 돼지업, 족제비업, 인업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처럼 업을 받아서 모시면 집안의 재산이 늘어난다고 여긴다. 주로 꿈에 긴짐승을 보거나 생시에도 뱀을 보면 치마폭에 싸서 집에 모셔놓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배추를 장에 팔러 다닌 개인사례의 경우 큰 뱀이 자신에게 업히는 꿈을 꾸고 난 이튿날 배추를 팔러 나갔다가 도중에 어떤 사람이 돈 얼마를 줄 테니 전부 팔라고 하여 금방 팔고 돌아온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간난씨는 “그래서 업이 돈이라고 하는가봐.”라고 하면서 특히 뱀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면 재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였다. 신체가 남아있거나 뚜렷한 신앙대상으로 인식되지는 않지만 이 마을에서는 가을고사를 할 때면 굴뚝, 짚가리, 외양간에도 떡을 놓는다고 한다. 굴뚝에는 굴뚝장군이 있다고 하며 외양간에는 소가 잘되기를 기원하며 놓는다. 양주시 중촌마을에서도 업에는 긴업(구렁이업), 족제비업, 돼지업 등이 있다. 이들 업은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 형태는 터줏가리처럼 주저리를 해서 업주저리로 위하거나 항아리로 업항아리를 위하기도 한다. 업주저리의 경우 대개는 주저리 안에 쌀이나 콩으로 채운 작은 단지가 들어있으며, 업항아리의 경우도 단지 안에 쌀이 들어있다고 한다. 대주가 업이든지 안주인이 업이면 만신에게 물어서 업을 받아야 된다고 하면 업을 해서 앉힌다. 그리고 업에 따라 단지 안에 쌀이나 콩으로 채운다. 쌀이나 콩은 가을에 고사를 지낼 때 갈아준다. 고사를 지내면 백설기와 청수를 올리고 업을 위한다. 긴업을 위하고 큰 부자가 되었다는 사례도 있다. 긴업은 작은 단지에 쌀을 담고 주저리를 씌웠으며 가을에 고사를 지내면서 쌀을 갈아 준다. 업주저리의 쌀로 밥을 하면 식구끼리만 먹어야지 다른 사람을 주어서는 안 된다. 업을 모시게 된 것은 시어머니가 업을 지녔으므로 업을 받으라는 만신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은 위하던 사람이 죽으면 그 업도 함께 치워야 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업도 함께 없앴다고 한다. 오산시 금암동 금바위마을에서 업은 주로 광이나 곳간 등 재물을 보관하는 곳이나 뒤뜰 등 은밀한 곳에 봉안된다. 형태는 크게 볏짚이나 소나무 등의 나뭇가지로 엮은 주저리를 씌운 짚가리형과 주저리를 씌우지 않은 항아리(단지)형으로 구분된다. 한 가정의 경우 ‘업짚가리’는 크게 만들고 업이 와서 묵으면서 먹으라고 안에 벼를 담은 항아리를 두었다. ‘긴업이’와 ‘인업이’ 등이 있다. ‘긴업이’는 구렁이, ‘인업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들어오는 것을 각각 가리킨다. 시월상달고사 때 업가리는 벗겨내지 않고 새로 만들어 그 위에다 씌운다. 또 다른 가정의 경우 집에 ‘업짚가리’라고 하는 큰 것과 그 옆에 작은 터줏가리가 있었다. 가을고사를 지내기 전에 ‘업짚가리’와 ‘터줏가리’를 새로 만든다. 이때 ‘업짚가리’가 너무 크면 겉면의 짚을 벗겨내고 그 위에 새 짚으로 씌우고, 크지 않으면 벗겨내지 않고 그 위에 새 짚으로 덧씌운다. 가을이 되면 집안의 모든 것이 평화롭게 해달라고 빌면서 고사를 드린다. 이때 시루떡을 해서 ‘업짚가리’를 위하고 그 위에 돈도 한 푼씩 놓곤 했다. 의왕시 초평동 아랫새우대(아랫말)에 집에서 모시는 업에는 족제비업, 돼지업, 구렁이업 등이 있다. 구렁이업은 ‘진대업’이라고 하며, 보통 돼지업을 가장 크게 만든다. 업은 부자가 되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며 해 놓는 것으로, “시집온 며느리가 무슨 업을 가지고 왔다”고 하면 새로 앉힌다. 구렁이업이 있는 한 가정의 경우 구렁이가 집 울타리에 걸쳐 있는 꿈을 꾸었다. 이를 전해들은 시어머니가 점집에 가서 물으니 구렁이업을 앉히라고 해서 만들게 된 것이라 한다. 업은 대가 내린 자리에 앉히는 것으로, 뒤뜰에 있을 수도 있고 광에다 앉힐 수도 있다. 업을 앉힐 때는 “백자천손 만세유전 여기에다 앉힙니다”하고 아뢰면서 빌었다. 터줏가리 안에 벼를 넣는 것과 달리 구렁이업 안에는 쌀을 넣은 질그릇 단지를 놓아두었으며, 쌀 위로 구렁이가 기어 다닌 자리가 남아있기도 했다고 한다. 쌀은 해마다 햅쌀이 나면 새로 갈았다. 보통 가을고사 때 성주와 터주에는 팥 시루떡을 올리지만 구렁이업에는 백설기를 올렸다. 또 다른 가정의 경우 업은 뒤뜰 장독대 뒤에 터줏가리 모양으로 이엉을 엮어서 만들었으며, 모두 세 개가 있다. 보는 사람 편에서 왼쪽으로부터 ‘긴업’(구렁이업), 돼지업, 족제비업 순으로 놓여 있다. 업에도 ‘대감님’이라는 칭호를 붙여서 ‘긴업대감님’, ‘돼지업대감님’, ‘족제비업대감님’이라고 각각 불렀다. 업의 크기는 서로 비슷하다. 높이는 63㎝, 밑지름은 40㎝이다. 족제비업 안에는 원래 쌀을 담은 단지를 넣어두었다. 현재는 만신이 넣지 말라고 하여 말뚝만 있다. 돼지업 안에는 까만콩을 넣은 단지가 있다. ‘긴업’ 안에는 원래부터 말뚝만 있다. 모두 만신이 하라고 하여 만들었다. 만신이 직접 와서 고사를 지내고 대를 내렸다고 한다. 고사를 지낼 때는 만신이 혼자 와서 비손만 하고 백무리(백설기)를 쪄서 올린 뒤에 업을 앉혔다. 업대감의 쌀은 가을고사를 지낼 때 햅쌀로 갈아 넣는다. 묵은쌀은 벌레가 먹지 않았으면 흰무리를 해먹는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