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业神)

한자명

业神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격

집필자 김종대(金宗大)

정의

집안의 재물을 관장하는 신격.

형태

업의 신체는 주저리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대개 건궁 방식으로 인정된다. 집의 뒤뜰 장독대 주위에 나무를 쌓아 업이 있음을 알린다. 이를 업주가리(業主嘉利)라고 부른다. 실제로 여기에 살고 있는 구렁이가 대표적인 업이다. 족제비와 두꺼비도 해당된다. 며느리를 들여 부자가 될 경우에는 이를 인업이라고 한다. 대개 ‘업동이’라고 할 경우에는 갓난아기를 의미한다.

내용

업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은 찾기 어렵다.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서는 업을 업왕신(業王神)으로 표기하면서 세속에서 업양(業樣)으로 이른다. 또한 업의 형태로는 인업(人業), 사업(蛇業), 유업(鼬業)을 들었다. 이때의 인업은 갓난아기를 말하며, 사업은 구렁이 등의 뱀, 유업은 족제비를 말한다. 오래전부터 업에 대한 전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능화는 곡물을 쌓은 곳에서 뱀이나 족제비가 사는 모습을 흔히 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곡식을 지키는 신으로 여겨 업왕이라고 부른 것은 아닌지 추정하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돈이 아니라 쌀이나 직물 등으로 금전적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재물신을 곡식을 지키는 신으로 이해한 것도 설득력이 있다.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의 『조선의 귀신(朝鮮の鬼神)』에서는 업위(業位) 또는 업위왕(業位王)으로 표현하면서 행복이나 헛간을 관할하는 신으로 해석하고 큰 병에 콩을 넣고 위에 지푸라기를 덮은 제석단지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업주저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뱀이나 족제비도 이 신의 심부름꾼 정도로 설명하며, 집안에 나타나게 되면 흉사가 있다고 한다.

아카마쓰 지조(赤松智城)와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쓴 『조선무속의 연구(朝鮮巫俗の硏究)』에서는 업으로 뱀․족제비․돼지․고양이․소․두꺼비와 인업을 들고 있다. 이들 업은 다년간 집에 붙어서 살고 있는 동물이라고 하며, 성별은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닭과 개를 뺀 가축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현재 조사된 내용에 따르면 업의 전승이 활발한 곳은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지역이다. 업은 한 집안의 재물 신격으로서 그 집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구렁이의 경우 지붕에 올라가 살고 있다고 믿으며, 구렁이가 눈에 띄면 집안이 망할 징조로 여긴다. 이때에는 구렁이가 다시 들어가길 기원하면서 머리카락을 태워 노린내를 내거나 흰 쌀죽을 해서 먹인다고 한다. 그러나 업의 의지로 행해지기 때문에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이런 행위와 상관없이 그 집을 나간다고 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밧칠성이 집안의 부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개 토산 출신만 위하는 신으로, 집안 깨끗한 곳에 기왓장으로 깔아 오곡 씨를 놓고 기왓장을 덮어 놓는다고 한다.

지역사례

경기도지역에서는 업과 터주가 집안 뒤란에 나란히 배치하는 특징을 보인다. 포천과 남양주, 양평과 이천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북부지역에서부터 동쪽지역에까지 널리 분포하는 업과 터주는 대개 단지를 놓고 그 위에 짚가리를 올린 방식을 취한다. 여주군 대신면 율촌리에서는 소나무 가지를 쌓고 그 위에 짚으로 주저리를 덮은 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소나무 등을 쌓는 이유는 족제비 등이 와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에서는 날이 궂을 때 두꺼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업두꺼비가 들어온다.’고 한다. 업두꺼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는 고양이와 날짐승이 일단 집 안으로 들어와 집안이 잘 풀리면 업으로 본다. 즉 구렁이나 두꺼비, 족제비 등으로 한정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날짐승을 모두 업으로 보는 특징이 있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서는 곳간의 마룻보 위에 사람의 옷을 걸어 놓은 것을 업의 신체로 취한다.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서는 업을 발이 네 개 달린 구렁이라고 한다. 이 업은 집안에 탈이나 우환이 생길 경우에 보인다. 영암지역의 경우에도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업구렁이가 보인다고 한다. 구렁이가 나오면 머리카락을 태워 노린내를 풍기거나 흰죽을 쑤어 구렁이가 있는 곳에 놓는다. 이렇게 하면 구렁이가 다시 들어간다고 믿는다. 영암군 시종면 월롱리에서는 기와를 얹기 위해 지붕을 뜯을 경우 업이 피하도록 사다리를 놓거나 ‘지붕을 뜯는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지붕을 뜯으면 헝겊들이 모여 있는 자리가 나타난다. 바로 그곳이 업구렁이가 살던 자리라고 한다.

전북지역에도 전남에서 전승되는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집안이 망하려면 업이 보인다.’는 표현을 써서 업으로 상징되는 구렁이가 집 안에 나타나면 우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안군 백산면 덕신리에서는 귀가 달린 구렁이가 업이다. 이 업은 사나우며, 주로 부잣집에 많이 산다고 한다. 특히 업을 맞이하기 위해 업집을 마련한다. 업집은 짚으로 만들어 놓고 주인이 항상 달래준다고 한다. 업을 모시는 집에서는 항상 밥을 가져다 놓는다.

경남지역에서는 업이 주로 집 안의 고방(창고)에 있다고 믿는다. 하동군 옥종면 북방리에서는 업을 ‘집지킴이’라고 한다. 집안이 평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집안에 우환이 있으면 보인다. 이것은 지킴이가 집을 떠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령군 가례면 가례리에서는 업을 ‘업장군’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업을 섬기지 않지만 예전에는 음력 시월에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비손은 “업장군님네요! 이 음슥 잡수시고 천석만석 부라 주고 만석천석 부라 주이소.” 하는 내용이 보편적이다. 동짓날 팥죽을 큰 대야에 담아 바치기도 한다. 바친 뒤에 가 보면 팥죽이 없어졌다고 한다. 팥죽이 남아 있으면 불길하다고 여긴다.

참고문헌

朝鮮の鬼神 (村山智順, 김희경 역, 東文選, 1990), 조선무속의 연구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1), 가정신앙 (김종대, 경기민속지 Ⅰ, 경기도박물관, 1998), 경기도 터주신앙의 존재양상 (김명자, 한국의 가정신앙, 민속원, 2005), 한국의 가정신앙-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경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조선무속고 (이능화, 서영대 역, 창비, 2008), 한국의 가정신앙-전남․전북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업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격

집필자 김종대(金宗大)

정의

집안의 재물을 관장하는 신격.

형태

업의 신체는 주저리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대개 건궁 방식으로 인정된다. 집의 뒤뜰 장독대 주위에 나무를 쌓아 업이 있음을 알린다. 이를 업주가리(業主嘉利)라고 부른다. 실제로 여기에 살고 있는 구렁이가 대표적인 업이다. 족제비와 두꺼비도 해당된다. 며느리를 들여 부자가 될 경우에는 이를 인업이라고 한다. 대개 ‘업동이’라고 할 경우에는 갓난아기를 의미한다.

내용

업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은 찾기 어렵다.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서는 업을 업왕신(業王神)으로 표기하면서 세속에서 업양(業樣)으로 이른다. 또한 업의 형태로는 인업(人業), 사업(蛇業), 유업(鼬業)을 들었다. 이때의 인업은 갓난아기를 말하며, 사업은 구렁이 등의 뱀, 유업은 족제비를 말한다. 오래전부터 업에 대한 전통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능화는 곡물을 쌓은 곳에서 뱀이나 족제비가 사는 모습을 흔히 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곡식을 지키는 신으로 여겨 업왕이라고 부른 것은 아닌지 추정하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돈이 아니라 쌀이나 직물 등으로 금전적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재물신을 곡식을 지키는 신으로 이해한 것도 설득력이 있다.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의 『조선의 귀신(朝鮮の鬼神)』에서는 업위(業位) 또는 업위왕(業位王)으로 표현하면서 행복이나 헛간을 관할하는 신으로 해석하고 큰 병에 콩을 넣고 위에 지푸라기를 덮은 제석단지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업주저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뱀이나 족제비도 이 신의 심부름꾼 정도로 설명하며, 집안에 나타나게 되면 흉사가 있다고 한다. 아카마쓰 지조(赤松智城)와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쓴 『조선무속의 연구(朝鮮巫俗の硏究)』에서는 업으로 뱀․족제비․돼지․고양이․소․두꺼비와 인업을 들고 있다. 이들 업은 다년간 집에 붙어서 살고 있는 동물이라고 하며, 성별은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닭과 개를 뺀 가축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현재 조사된 내용에 따르면 업의 전승이 활발한 곳은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지역이다. 업은 한 집안의 재물 신격으로서 그 집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구렁이의 경우 지붕에 올라가 살고 있다고 믿으며, 구렁이가 눈에 띄면 집안이 망할 징조로 여긴다. 이때에는 구렁이가 다시 들어가길 기원하면서 머리카락을 태워 노린내를 내거나 흰 쌀죽을 해서 먹인다고 한다. 그러나 업의 의지로 행해지기 때문에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이런 행위와 상관없이 그 집을 나간다고 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밧칠성이 집안의 부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개 토산 출신만 위하는 신으로, 집안 깨끗한 곳에 기왓장으로 깔아 오곡 씨를 놓고 기왓장을 덮어 놓는다고 한다.

지역사례

경기도지역에서는 업과 터주가 집안 뒤란에 나란히 배치하는 특징을 보인다. 포천과 남양주, 양평과 이천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북부지역에서부터 동쪽지역에까지 널리 분포하는 업과 터주는 대개 단지를 놓고 그 위에 짚가리를 올린 방식을 취한다. 여주군 대신면 율촌리에서는 소나무 가지를 쌓고 그 위에 짚으로 주저리를 덮은 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소나무 등을 쌓는 이유는 족제비 등이 와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에서는 날이 궂을 때 두꺼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업두꺼비가 들어온다.’고 한다. 업두꺼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는 고양이와 날짐승이 일단 집 안으로 들어와 집안이 잘 풀리면 업으로 본다. 즉 구렁이나 두꺼비, 족제비 등으로 한정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날짐승을 모두 업으로 보는 특징이 있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서는 곳간의 마룻보 위에 사람의 옷을 걸어 놓은 것을 업의 신체로 취한다.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에서는 업을 발이 네 개 달린 구렁이라고 한다. 이 업은 집안에 탈이나 우환이 생길 경우에 보인다. 영암지역의 경우에도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업구렁이가 보인다고 한다. 구렁이가 나오면 머리카락을 태워 노린내를 풍기거나 흰죽을 쑤어 구렁이가 있는 곳에 놓는다. 이렇게 하면 구렁이가 다시 들어간다고 믿는다. 영암군 시종면 월롱리에서는 기와를 얹기 위해 지붕을 뜯을 경우 업이 피하도록 사다리를 놓거나 ‘지붕을 뜯는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지붕을 뜯으면 헝겊들이 모여 있는 자리가 나타난다. 바로 그곳이 업구렁이가 살던 자리라고 한다. 전북지역에도 전남에서 전승되는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집안이 망하려면 업이 보인다.’는 표현을 써서 업으로 상징되는 구렁이가 집 안에 나타나면 우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안군 백산면 덕신리에서는 귀가 달린 구렁이가 업이다. 이 업은 사나우며, 주로 부잣집에 많이 산다고 한다. 특히 업을 맞이하기 위해 업집을 마련한다. 업집은 짚으로 만들어 놓고 주인이 항상 달래준다고 한다. 업을 모시는 집에서는 항상 밥을 가져다 놓는다. 경남지역에서는 업이 주로 집 안의 고방(창고)에 있다고 믿는다. 하동군 옥종면 북방리에서는 업을 ‘집지킴이’라고 한다. 집안이 평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집안에 우환이 있으면 보인다. 이것은 지킴이가 집을 떠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령군 가례면 가례리에서는 업을 ‘업장군’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업을 섬기지 않지만 예전에는 음력 시월에 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비손은 “업장군님네요! 이 음슥 잡수시고 천석만석 부라 주고 만석천석 부라 주이소.” 하는 내용이 보편적이다. 동짓날 팥죽을 큰 대야에 담아 바치기도 한다. 바친 뒤에 가 보면 팥죽이 없어졌다고 한다. 팥죽이 남아 있으면 불길하다고 여긴다.

참고문헌

朝鮮の鬼神 (村山智順, 김희경 역, 東文選, 1990)조선무속의 연구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1)가정신앙 (김종대, 경기민속지 Ⅰ, 경기도박물관, 1998)경기도 터주신앙의 존재양상 (김명자, 한국의 가정신앙, 민속원, 2005)한국의 가정신앙-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한국의 가정신앙-경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조선무속고 (이능화, 서영대 역, 창비, 2008)한국의 가정신앙-전남․전북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