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굿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무속신앙 > 무속제의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2-03

정의

정월 또는 시월에 집안을 돌보아주는 여러 신령에게 가정의 평안을 축원하는 의례. 지역에 따라서는 안택, 안택고사, 무고안택, 독경, 재수굿, 축원굿, 소원굿, 운수맥이, 성주 달래기, 성주안택, 성주굿, 도신, 도신굿, 동방제, 경사굿, 신사굿, 상달고사 등으로도 불린다.

역사

안택굿의 유래와 역사는 분명치 않으나 조선 후기 이래 독경무가 주재한 무속제의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 상원조에는 “소경[邀瞽者]을 불러다가 보름 전날부터 안택경(安宅經)을 읽으며 밤을 새운다. 액을 막고 복을 비는 까닭이다. 정월이 다 가도록 계속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같은 책 시월 월내조에는 “민가에서는 10월을 상달[上月]로 여기고 무당을 데려다가 성주신[成造神]을 맞이하여 떡과 과일을 진설하고 기도함으로써 안택을 바란다”라고 하여 정월과 시월에 안택굿이 널리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행은 근래까지 지속되었으며,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충청ㆍ경기ㆍ경북 등에서는 음력 시월의 안택굿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호남 지방에서는 정월의 신수점에 따른 안택과 독경ㆍ도신굿이 주류를 이루었다.

조선시대의 독경은 ‘소경이 안택경을 읽었다’는 『동국세시기』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명통시(明通寺)라는 관청에 속한 맹인들이 담당했다. 이들은 여느 무당과 달리 학식을 통해 굿을 진행한 실력자들였으며, 국가에서 주관한 기우행사에 동원되기도 했다. 물론 독경이 맹인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학식을 갖춘 이가 경문을 배워 행하는 일명 학습무의 존재도 있으며, 지방에 따라 그 명칭도 다양하다. 가령 충청도에서는 법사ㆍ경[정]쟁이ㆍ경[정]각쟁이가 보편적이고, 호남 지방은 독경ㆍ법사ㆍ당골ㆍ정바치ㆍ문복[경문]쟁이, 경기도는 만신, 강원도는 복자(卜者)ㆍ복술, 경북은 참봉 혹은 화랭이 등으로 부른다.

안택굿은 충청도 및 호남 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전승되던 대표적인 가정의례였다. 그러나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던 일련의 미신타파운동과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이미 대부분 중단되었거나 소멸되어가는 추세에 있다.

내용

흔히 독경무(讀經巫)는 앉은굿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택을 원하는 가정은 독경무나 무당을 찾아가서 부탁하면 대주생기복덕을 가려 길일을 택한다. 날을 정하고도 집안이나 마을에서 부정한 일이 발생하면 날을 물리며, 산부정(출산)ㆍ죽은부정(초상)ㆍ피부정(달거리)을 가장 꺼린다. 이를 위해 안택을 하는 가정에서는 미리 대문 앞에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서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는다. 제물은 터주시루ㆍ성주시루ㆍ조상시루 등 떡이 중심이 되고, 집안에 따라서는 삼신시루ㆍ산신시루ㆍ문간시루를 별도로 준비하기도 한다. 이 밖에 진설되는 제물은 삼색실과와 어물, 쌀, 청수, 나물 등이다.

안택굿은 부엌 혹은 마당에서의 부정풀이를 시작으로 제1석 조왕굿, 제2석 당산굿, 제3석 성주굿, 제4석 제석굿, 제5석 조상굿, 제6석 내전풀이의 순서로 진행된다. 물론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어 당산부터 먼저 독경을 한 다음 부엌에서 조왕경을 외고, 안방으로 들어와서 성주와 조상을 위하기도 한다. 독경무의 앉은굿이 두드러졌던 충청 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안택굿의 내용과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부정풀이 : 굿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정화시키기 위한 의례이다. 제상이 차려지면 독경무는 부엌이나 마당에서 본격적인 안택굿을 시작하기 전에 부정풀이를 한다. 물이 담긴 바가지에 고추ㆍ콩ㆍ숯 등을 넣고 별도로 콩 한 접시를 상에 올려놓는다. 부정경(不淨經)을 독송하고 축원을 하며, 부정풀이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제물의 뚜껑은 열지 않는다.
  2. 조왕(竈王고)굿 : 조왕신에 대한 의례이다. 제상에 삼색실과와 나물등을 간단하게 차려놓고 조왕경을 외며 축원을 한다. 독경이 끝나면 조왕소지를 올린 다음 대주 소지부터 차례로 가족들의 소지를 올린다.
  3. 당산(堂山)굿 : 집안에 깃든 가신 중에서 가장 웃어른인 터줏대감을 위한 의례이다. 지역에 따라 터주굿ㆍ장광굿ㆍ철륭굿ㆍ지신굿이라고도 하며, 터주신이 좌정한 뒤꼍 장독대가 그 장소가 된다. 당산시루 안에 불밝이쌀을 바쳐 놓고 청수 한 그릇과 술을 올린 뒤 독경을 한다. 구송되는 경문은 지신경(地神經)ㆍ칠성경(七星經)ㆍ당산경(堂山經) 등이다. 이때에도 당산소지와 칠성소지를 올리고 나서 가족들의 소지를 불사르며 축원을 해준다.
  4. 성주굿 : 대주를 돌보아주는 성주신을 위한 의례이다. 안방 혹은 대청마루에 성주상조상상삼신상을 각각 따로 차린다. 성주상과 조상상 사이에는 말박에 쌀을 가득 담고 여기에 성주대를 꽂는다. 성조경으로 축원하는데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즉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액운과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액운이 고스란히 제시된다. 아울러 이러한 액운이 성주신의 가호로 극복되기를 축원한다. 이때 이사를 했거나 집을 새로 지은 사람은 대주[성주]의 나이를 따져 운이 닿으면 대잡이가 대문 밖으로 나가 신이 내린 나뭇가지에서 성주를 받기도 한다.
  5. 제석(帝釋)굿 : 주로 충북 지방의 안택굿에서 연행되는 거리이다. 제장은 안방이고, 제물은 성주굿에서 진설된 것 이외에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는 제석신의 근본을 풀어내는 제석풀이와 명당경(明堂經)이 결합되어 구연된다. 이는 제석신이 복덕신(福德神)의 성격을 갖추고 있고 대상에 대한 축원이 명당경에서처럼 가정의 번창과 자손의 발복에 있기 때문이다.
  6. 조상(祖上)굿 : 집안의 여러 신령을 좌정시켜 축원한 후 마지막으로 자손들의 발복과 부귀공명을 주재하는 조상신을 청배한다. 기제사를 모시는 조상의 수대로 밥과 국을 차리고 음식도 골고루 준비한다. 조상경으로 축원한 다음 조상들이 정성을 잘 받았는지 대가림을 하고 가족들의 신수를 물어본다. 액운이 있으면 풀고 잡귀를 쫓는 간단한 독경을 하기도 한다.
  7. 내전(內奠)풀이 : 집 안으로 불러들인 조상들을 돌려보내고, 아울러 혹시 집 안을 기웃거릴지도 모를 잡귀를 물리치는 의례이다. 내전상은 성주상과 조상상에 올린 제물을 조금씩 가져다가 바가지에 담아 사립문 앞 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독경무는 식도(食刀)를 가지고 퇴송경(退送經) 등 주문을 외며 칼을 던진다. 칼끝이 밖을 향하면 잡귀가 물러가서 만사가 형통할 것으로 믿는다.

안택굿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속언에 “정월은 도액(度厄)이고, 시월은 안택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새해의 시작인 정월에는 액운을 물리치는 의례가 중심이 된다는 의미이고, 가을걷이를 마친 10월 상달은 집안에 좌정한 여러 가신을 두루 치제함으로써 무사태평을 축원하는 안택의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이 말에 잘 함축되었듯이 정월과 10월에 집중된 안택굿은 지난날 대표적인 무속의례이자 가정의례였다. 따라서 안택굿은 전문 사제인 무당이 주관하는 단순한 종교의례를 뛰어넘어 한 해의 농사를 갈무리하는 시기에 평소 집안을 보살펴주는 가신에 대한 종합적인 추수감사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역사례

안택굿은 대체로 두 가지 경향을 띤다. 즉 평소 집안에 별 탈이 없지만 단골무당이나 법사를 초대하여 안택굿을 하는 사례이다. 신앙심이 깊거나 형편이 넉넉한 가정에서 매년 혹은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안택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에 정초에 무당에게 신수를 보아서 삼재가 들었거나 액운이 끼었으면 그 예방책으로 안택굿을 한다. 또한 집안에 중병을 앓는 환자가 있거나 새집을 지은 경우, 기타 사고나 사업 실패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질 않을 때에도 안택굿을 하게 된다.

안택굿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이를 주관하는 무당에 따라서는 서울ㆍ경기 지방의 열두거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안택굿을 진행하기도 했다. 은산별신제의 주무 이어린년(戶名 李於仁蓮)이 집안의 재복을 빌기 위해 상달에 했던 성주굿(재수굿ㆍ철몰이굿)이 그러하다. 즉 어떤 집에서 성주굿을 하면 가족의 생기복덕을 따져 날을 잡고 당일 오후 5시쯤에 시작해 이튿날 새벽에 굿을 마친다. 그 절차는 조왕굿, 당상[산]굿, 성주굿, 조상굿, 제석굿, 손님굿, 칠성굿, 장자풀이, 군웅굿, 대감굿, 삼신굿, 수부굿 등 열두 굿으로 진행되었다.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는 안택굿과 안택고사를 구분하기도 했다. 즉 안택굿은 정월에 하고 안택고사는 시월에 행한다. 안택굿은 조상까지 불러내 12굿거리를 모두 진행하므로 3일 가량 소요되는 큰굿이었다. 이에 반해 안택고사는 한 해 농사를 마치고 햇곡으로 집안의 여러 신령을 위하며, 단지 안주인이 성주시루만 준비하여 성주를 중심으로 고사를 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이 안택은 넓은 의미에서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일련의 종교적 의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독경무나 무당을 청하지 않고 간단하게 제만 지내는 것을 안택이라 부르기도 한다. 제주시에서는 정월이나 3월에 좋은 날을 택해 안택고사를 한다. 이때 무당을 청하지 않고 문전과 토신(土神)을 위하는 제를 지냈다. 또한 요즘에는 집안에 스님을 청해 안택고사를 베풀기도 한다. 강원도에서는 법사나 무당을 부르지 않고 정월이나 시월에 길일을 택하여 대주 내외가 안택고사를 지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독경무가 굿을 주관하는 충청도에서도 무당을 부르지 못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주부가 안택을 손수 진행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시월상달에 보편적으로 전승되던 충청도의 갈떡이나 철무리, 호남 지역의 도신(禱神), 경기도 및 경상도의 상달고사 역시 집안에 좌정한 신령을 위로하고 가정의 안녕을 축원하는 의례라는 점에서 안택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
안택 (김영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4, 1997)
가을떡과 안택 (이필영, 한국문화연구1, 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2001)
충청도굿 (안상경, 한국의 굿, 민속원, 2002)
충북의 무가ㆍ무경 (충북학연구소, 2002)
한국의 가정신앙 경기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
한국의 가정신앙 충청남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 충청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 강원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 제주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 경상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 경상남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 전라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안택굿

안택굿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무속신앙 > 무속제의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2-03

정의

정월 또는 시월에 집안을 돌보아주는 여러 신령에게 가정의 평안을 축원하는 의례. 지역에 따라서는 안택, 안택고사, 무고안택, 독경, 재수굿, 축원굿, 소원굿, 운수맥이, 성주 달래기, 성주안택, 성주굿, 도신, 도신굿, 동방제, 경사굿, 신사굿, 상달고사 등으로도 불린다.

역사

안택굿의 유래와 역사는 분명치 않으나 조선 후기 이래 독경무가 주재한 무속제의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 상원조에는 “소경[邀瞽者]을 불러다가 보름 전날부터 안택경(安宅經)을 읽으며 밤을 새운다. 액을 막고 복을 비는 까닭이다. 정월이 다 가도록 계속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같은 책 시월 월내조에는 “민가에서는 10월을 상달[上月]로 여기고 무당을 데려다가 성주신[成造神]을 맞이하여 떡과 과일을 진설하고 기도함으로써 안택을 바란다”라고 하여 정월과 시월에 안택굿이 널리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행은 근래까지 지속되었으며,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충청ㆍ경기ㆍ경북 등에서는 음력 시월의 안택굿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호남 지방에서는 정월의 신수점에 따른 안택과 독경ㆍ도신굿이 주류를 이루었다. 조선시대의 독경은 ‘소경이 안택경을 읽었다’는 『동국세시기』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명통시(明通寺)라는 관청에 속한 맹인들이 담당했다. 이들은 여느 무당과 달리 학식을 통해 굿을 진행한 실력자들였으며, 국가에서 주관한 기우행사에 동원되기도 했다. 물론 독경이 맹인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학식을 갖춘 이가 경문을 배워 행하는 일명 학습무의 존재도 있으며, 지방에 따라 그 명칭도 다양하다. 가령 충청도에서는 법사ㆍ경[정]쟁이ㆍ경[정]각쟁이가 보편적이고, 호남 지방은 독경ㆍ법사ㆍ당골ㆍ정바치ㆍ문복[경문]쟁이, 경기도는 만신, 강원도는 복자(卜者)ㆍ복술, 경북은 참봉 혹은 화랭이 등으로 부른다. 안택굿은 충청도 및 호남 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전승되던 대표적인 가정의례였다. 그러나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던 일련의 미신타파운동과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이미 대부분 중단되었거나 소멸되어가는 추세에 있다.

내용

흔히 독경무(讀經巫)는 앉은굿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택을 원하는 가정은 독경무나 무당을 찾아가서 부탁하면 대주의 생기복덕을 가려 길일을 택한다. 날을 정하고도 집안이나 마을에서 부정한 일이 발생하면 날을 물리며, 산부정(출산)ㆍ죽은부정(초상)ㆍ피부정(달거리)을 가장 꺼린다. 이를 위해 안택을 하는 가정에서는 미리 대문 앞에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서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는다. 제물은 터주시루ㆍ성주시루ㆍ조상시루 등 떡이 중심이 되고, 집안에 따라서는 삼신시루ㆍ산신시루ㆍ문간시루를 별도로 준비하기도 한다. 이 밖에 진설되는 제물은 삼색실과와 어물, 쌀, 청수, 나물 등이다. 안택굿은 부엌 혹은 마당에서의 부정풀이를 시작으로 제1석 조왕굿, 제2석 당산굿, 제3석 성주굿, 제4석 제석굿, 제5석 조상굿, 제6석 내전풀이의 순서로 진행된다. 물론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어 당산부터 먼저 독경을 한 다음 부엌에서 조왕경을 외고, 안방으로 들어와서 성주와 조상을 위하기도 한다. 독경무의 앉은굿이 두드러졌던 충청 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 안택굿의 내용과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정풀이 : 굿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정화시키기 위한 의례이다. 제상이 차려지면 독경무는 부엌이나 마당에서 본격적인 안택굿을 시작하기 전에 부정풀이를 한다. 물이 담긴 바가지에 고추ㆍ콩ㆍ숯 등을 넣고 별도로 콩 한 접시를 상에 올려놓는다. 부정경(不淨經)을 독송하고 축원을 하며, 부정풀이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제물의 뚜껑은 열지 않는다. 조왕(竈王고)굿 : 조왕신에 대한 의례이다. 제상에 삼색실과와 나물등을 간단하게 차려놓고 조왕경을 외며 축원을 한다. 독경이 끝나면 조왕소지를 올린 다음 대주 소지부터 차례로 가족들의 소지를 올린다. 당산(堂山)굿 : 집안에 깃든 가신 중에서 가장 웃어른인 터줏대감을 위한 의례이다. 지역에 따라 터주굿ㆍ장광굿ㆍ철륭굿ㆍ지신굿이라고도 하며, 터주신이 좌정한 뒤꼍 장독대가 그 장소가 된다. 당산시루 안에 불밝이쌀을 바쳐 놓고 청수 한 그릇과 술을 올린 뒤 독경을 한다. 구송되는 경문은 지신경(地神經)ㆍ칠성경(七星經)ㆍ당산경(堂山經) 등이다. 이때에도 당산소지와 칠성소지를 올리고 나서 가족들의 소지를 불사르며 축원을 해준다. 성주굿 : 대주를 돌보아주는 성주신을 위한 의례이다. 안방 혹은 대청마루에 성주상ㆍ조상상ㆍ삼신상을 각각 따로 차린다. 성주상과 조상상 사이에는 말박에 쌀을 가득 담고 여기에 성주대를 꽂는다. 성조경으로 축원하는데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즉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액운과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액운이 고스란히 제시된다. 아울러 이러한 액운이 성주신의 가호로 극복되기를 축원한다. 이때 이사를 했거나 집을 새로 지은 사람은 대주[성주]의 나이를 따져 운이 닿으면 대잡이가 대문 밖으로 나가 신이 내린 나뭇가지에서 성주를 받기도 한다. 제석(帝釋)굿 : 주로 충북 지방의 안택굿에서 연행되는 거리이다. 제장은 안방이고, 제물은 성주굿에서 진설된 것 이외에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는 제석신의 근본을 풀어내는 제석풀이와 명당경(明堂經)이 결합되어 구연된다. 이는 제석신이 복덕신(福德神)의 성격을 갖추고 있고 대상에 대한 축원이 명당경에서처럼 가정의 번창과 자손의 발복에 있기 때문이다. 조상(祖上)굿 : 집안의 여러 신령을 좌정시켜 축원한 후 마지막으로 자손들의 발복과 부귀공명을 주재하는 조상신을 청배한다. 기제사를 모시는 조상의 수대로 밥과 국을 차리고 음식도 골고루 준비한다. 조상경으로 축원한 다음 조상들이 정성을 잘 받았는지 대가림을 하고 가족들의 신수를 물어본다. 액운이 있으면 풀고 잡귀를 쫓는 간단한 독경을 하기도 한다. 내전(內奠)풀이 : 집 안으로 불러들인 조상들을 돌려보내고, 아울러 혹시 집 안을 기웃거릴지도 모를 잡귀를 물리치는 의례이다. 내전상은 성주상과 조상상에 올린 제물을 조금씩 가져다가 바가지에 담아 사립문 앞 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독경무는 식도(食刀)를 가지고 퇴송경(退送經) 등 주문을 외며 칼을 던진다. 칼끝이 밖을 향하면 잡귀가 물러가서 만사가 형통할 것으로 믿는다. 안택굿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속언에 “정월은 도액(度厄)이고, 시월은 안택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새해의 시작인 정월에는 액운을 물리치는 의례가 중심이 된다는 의미이고, 가을걷이를 마친 10월 상달은 집안에 좌정한 여러 가신을 두루 치제함으로써 무사태평을 축원하는 안택의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이 말에 잘 함축되었듯이 정월과 10월에 집중된 안택굿은 지난날 대표적인 무속의례이자 가정의례였다. 따라서 안택굿은 전문 사제인 무당이 주관하는 단순한 종교의례를 뛰어넘어 한 해의 농사를 갈무리하는 시기에 평소 집안을 보살펴주는 가신에 대한 종합적인 추수감사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역사례

안택굿은 대체로 두 가지 경향을 띤다. 즉 평소 집안에 별 탈이 없지만 단골무당이나 법사를 초대하여 안택굿을 하는 사례이다. 신앙심이 깊거나 형편이 넉넉한 가정에서 매년 혹은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안택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에 정초에 무당에게 신수를 보아서 삼재가 들었거나 액운이 끼었으면 그 예방책으로 안택굿을 한다. 또한 집안에 중병을 앓는 환자가 있거나 새집을 지은 경우, 기타 사고나 사업 실패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질 않을 때에도 안택굿을 하게 된다. 안택굿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이를 주관하는 무당에 따라서는 서울ㆍ경기 지방의 열두거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안택굿을 진행하기도 했다. 은산별신제의 주무 이어린년(戶名 李於仁蓮)이 집안의 재복을 빌기 위해 상달에 했던 성주굿(재수굿ㆍ철몰이굿)이 그러하다. 즉 어떤 집에서 성주굿을 하면 가족의 생기복덕을 따져 날을 잡고 당일 오후 5시쯤에 시작해 이튿날 새벽에 굿을 마친다. 그 절차는 조왕굿, 당상[산]굿, 성주굿, 조상굿, 제석굿, 손님굿, 칠성굿, 장자풀이, 군웅굿, 대감굿, 삼신굿, 수부굿 등 열두 굿으로 진행되었다.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는 안택굿과 안택고사를 구분하기도 했다. 즉 안택굿은 정월에 하고 안택고사는 시월에 행한다. 안택굿은 조상까지 불러내 12굿거리를 모두 진행하므로 3일 가량 소요되는 큰굿이었다. 이에 반해 안택고사는 한 해 농사를 마치고 햇곡으로 집안의 여러 신령을 위하며, 단지 안주인이 성주시루만 준비하여 성주를 중심으로 고사를 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이 안택은 넓은 의미에서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일련의 종교적 의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독경무나 무당을 청하지 않고 간단하게 제만 지내는 것을 안택이라 부르기도 한다. 제주시에서는 정월이나 3월에 좋은 날을 택해 안택고사를 한다. 이때 무당을 청하지 않고 문전과 토신(土神)을 위하는 제를 지냈다. 또한 요즘에는 집안에 스님을 청해 안택고사를 베풀기도 한다. 강원도에서는 법사나 무당을 부르지 않고 정월이나 시월에 길일을 택하여 대주 내외가 안택고사를 지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독경무가 굿을 주관하는 충청도에서도 무당을 부르지 못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주부가 안택을 손수 진행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시월상달에 보편적으로 전승되던 충청도의 갈떡이나 철무리, 호남 지역의 도신(禱神), 경기도 및 경상도의 상달고사 역시 집안에 좌정한 신령을 위로하고 가정의 안녕을 축원하는 의례라는 점에서 안택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참고문헌

東國歲時記안택 (김영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4, 1997)가을떡과 안택 (이필영, 한국문화연구1, 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2001)충청도굿 (안상경, 한국의 굿, 민속원, 2002)충북의 무가ㆍ무경 (충북학연구소, 2002)한국의 가정신앙 경기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한국의 가정신앙 충청남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한국의 가정신앙 충청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한국의 가정신앙 강원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한국의 가정신앙 제주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 경상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 경상남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 전라북도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