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매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구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2-19

정의

충청남도 서해안지역에서 당제나 배고사 등을 지내러 갈 때 부정을 막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연기를 피우는 홰. 시매의 어원은 ‘섶’을 뜻하는 ‘시(柴)’와 막대기나 방망이를 지칭하는 ‘매’가 복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매는 ‘섶막대기’ 또는 ‘짚방망이’를 뜻한다.

형태

시매는 횃불과 유사하게 짚이나 억새 따위로 엮는다. 크기는 길이 약 1m, 둘레 30㎝ 안팎이다. 엮는 방법은 짚을 방망이 모양으로 길게 뭉친 다음 일곱 마디가 되도록 묶는다. 이때 너무 세게 묶으면 불이 잘 붙지 않고, 느슨하게 묶으면 금세 타기 때문에 적절하게 힘을 조절한다. 묶는 줄은 짚이나 왼새끼로 꼰 새끼줄을 사용한다. 매듭 사이사이에는 고추, 숯, 솔가지 등을 끼운다.

내용

시매는 충남 서해안지역에서 전승되는 당제, 배고사, 선창고사, 용왕제 등에 사용된다. 즉 제관의 집에서 제장(祭場)에 이르는 길목에 깃들어 있는 부정을 정화하기 위하여 시매를 만들어서 연기를 피운다. 예를 들어 섣달그믐날 배고사를 지내는 선주는 당일 낮에 미리 시매를 매어 두었다가 대문을 나서면서 불을 붙인다. 시매에 불이 붙으면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나면서 매운 냄새가 진동한다. 이 연기와 냄새로 인해 잡귀와 부정한 존재가 범접하지 못한다고 믿는 것이다. 한편 시매를 든 제관이 현장에 도착하면 제장 주변을 한 바퀴 돈 다음 바닥에 시매를 눕혀 놓고 제사를 지낸다. 액(厄)을 실어 보내는 ‘발심지’나 ‘띠배’처럼 시매를 물에 띄워 보내기도 한다.

서천군 서면 월호리 월하성마을에서는 당제를 지내러 갈 때 당주가 시매를 들고 행렬의 선두에 선다. 시매는 볏짚을 길게 추려서 왼새끼로 꼬아 일곱 마디로 묶고 매듭도 왼쪽으로 가게 한다. 각 마디에는 솔가지, 고추 등을 끼운다. 솔가지를 넣는 이유는 연기가 많이 나고 시매가 천천히 타도록 하기 위함이고, 붉은 고추는 부정을 쫓기 위해서다.

음력 섣달그믐날 당제를 지내는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제물을 준비하는 화주가 맨 앞에 서서 시매를 들고 연기를 피우며 선창으로 향한다. 이날 당제를 마친 뒤 배고사를 지내는 선주들도 시매를 가져간다. 조업을 시작하는 2월이나 3월, 가을어장이 시작되는 9월에도 배고사를 지낸다. 이때 선주는 대문을 나서며 시매에 불을 붙여 어선이 정박한 포구로 간다. 길을 가는 도중에 잘 타지 않으면 허공을 향해 이리저리 시매를 내두른다. 어선에 도착하면 배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부정풀이를 한 다음 바닷물에 시매를 띄운다. 배고사를 지내는 날 성주와 용왕을 치제할 때에도 시매가 사용된다. 선주가 배고사를 지내기 위해 집을 나서면 주부는 성주에게 먼저 치성을 드린 뒤 시매에 불을 붙여 용왕제를 지내러 바닷가로 간다.

의의

시매는 단순히 불을 밝히기 위한 횃불이 아니라 독한 연기를 피워 부정을 쫓는 제구(祭具)이다. 시매의 매듭마다 고추, 숯, 솔가지 등을 끼우는 것은 금줄과 동일한 의미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고추는 사악한 기운을 쫓는 벽사(辟邪)의 상징물이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는 동티를 잡을 때 고추를 불에 태워 매운 냄새로 잡귀를 쫓아내기도 한다. 또한 숯과 솔가지는 그것이 지닌 정화력으로 액운을 막고 부정을 해소한다는 관념을 전제로 한다. 이와 함께 일곱 마디로 시매를 묶는 까닭은 망자의 시신을 일곱 매듭으로 묶어서 염을 하는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는 통북어의 배를 갈라 죽을 운이 낀 사람의 사주를 넣고 일곱 마디로 묶어서 땅에 묻거나 시냇물에 흘려보내는 ‘홍수[橫數]매기’와도 일정한 관련이 있다.

참고문헌

서천의 당제-서면을 중심으로 (이필영, 서천문화원, 2004)
한국의 가정신앙-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달빛 아래 신선이 노는, 월하성 마을 (충청남도․국립민속박물관, 2010)

시매

시매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구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8-12-19

정의

충청남도 서해안지역에서 당제나 배고사 등을 지내러 갈 때 부정을 막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연기를 피우는 홰. 시매의 어원은 ‘섶’을 뜻하는 ‘시(柴)’와 막대기나 방망이를 지칭하는 ‘매’가 복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매는 ‘섶막대기’ 또는 ‘짚방망이’를 뜻한다.

형태

시매는 횃불과 유사하게 짚이나 억새 따위로 엮는다. 크기는 길이 약 1m, 둘레 30㎝ 안팎이다. 엮는 방법은 짚을 방망이 모양으로 길게 뭉친 다음 일곱 마디가 되도록 묶는다. 이때 너무 세게 묶으면 불이 잘 붙지 않고, 느슨하게 묶으면 금세 타기 때문에 적절하게 힘을 조절한다. 묶는 줄은 짚이나 왼새끼로 꼰 새끼줄을 사용한다. 매듭 사이사이에는 고추, 숯, 솔가지 등을 끼운다.

내용

시매는 충남 서해안지역에서 전승되는 당제, 배고사, 선창고사, 용왕제 등에 사용된다. 즉 제관의 집에서 제장(祭場)에 이르는 길목에 깃들어 있는 부정을 정화하기 위하여 시매를 만들어서 연기를 피운다. 예를 들어 섣달그믐날 배고사를 지내는 선주는 당일 낮에 미리 시매를 매어 두었다가 대문을 나서면서 불을 붙인다. 시매에 불이 붙으면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나면서 매운 냄새가 진동한다. 이 연기와 냄새로 인해 잡귀와 부정한 존재가 범접하지 못한다고 믿는 것이다. 한편 시매를 든 제관이 현장에 도착하면 제장 주변을 한 바퀴 돈 다음 바닥에 시매를 눕혀 놓고 제사를 지낸다. 액(厄)을 실어 보내는 ‘발심지’나 ‘띠배’처럼 시매를 물에 띄워 보내기도 한다. 서천군 서면 월호리 월하성마을에서는 당제를 지내러 갈 때 당주가 시매를 들고 행렬의 선두에 선다. 시매는 볏짚을 길게 추려서 왼새끼로 꼬아 일곱 마디로 묶고 매듭도 왼쪽으로 가게 한다. 각 마디에는 솔가지, 고추 등을 끼운다. 솔가지를 넣는 이유는 연기가 많이 나고 시매가 천천히 타도록 하기 위함이고, 붉은 고추는 부정을 쫓기 위해서다. 음력 섣달그믐날 당제를 지내는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는 제물을 준비하는 화주가 맨 앞에 서서 시매를 들고 연기를 피우며 선창으로 향한다. 이날 당제를 마친 뒤 배고사를 지내는 선주들도 시매를 가져간다. 조업을 시작하는 2월이나 3월, 가을어장이 시작되는 9월에도 배고사를 지낸다. 이때 선주는 대문을 나서며 시매에 불을 붙여 어선이 정박한 포구로 간다. 길을 가는 도중에 잘 타지 않으면 허공을 향해 이리저리 시매를 내두른다. 어선에 도착하면 배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부정풀이를 한 다음 바닷물에 시매를 띄운다. 배고사를 지내는 날 성주와 용왕을 치제할 때에도 시매가 사용된다. 선주가 배고사를 지내기 위해 집을 나서면 주부는 성주에게 먼저 치성을 드린 뒤 시매에 불을 붙여 용왕제를 지내러 바닷가로 간다.

의의

시매는 단순히 불을 밝히기 위한 횃불이 아니라 독한 연기를 피워 부정을 쫓는 제구(祭具)이다. 시매의 매듭마다 고추, 숯, 솔가지 등을 끼우는 것은 금줄과 동일한 의미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고추는 사악한 기운을 쫓는 벽사(辟邪)의 상징물이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는 동티를 잡을 때 고추를 불에 태워 매운 냄새로 잡귀를 쫓아내기도 한다. 또한 숯과 솔가지는 그것이 지닌 정화력으로 액운을 막고 부정을 해소한다는 관념을 전제로 한다. 이와 함께 일곱 마디로 시매를 묶는 까닭은 망자의 시신을 일곱 매듭으로 묶어서 염을 하는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는 통북어의 배를 갈라 죽을 운이 낀 사람의 사주를 넣고 일곱 마디로 묶어서 땅에 묻거나 시냇물에 흘려보내는 ‘홍수[橫數]매기’와도 일정한 관련이 있다.

참고문헌

서천의 당제-서면을 중심으로 (이필영, 서천문화원, 2004)한국의 가정신앙-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달빛 아래 신선이 노는, 월하성 마을 (충청남도․국립민속박물관,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