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燒紙)

한자명

燒紙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용어

집필자 김헌선(金憲宣)

정의

한지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이를 불로 살라 세속적 장소를 신성한 장소로 정화하거나 기원자의 소원을 비는 종교적 행위를 지칭. 마을신앙 형태로 소지가 행해지는 것과 개인적 소원을 구현하는 것 둘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마을에서 일일이 개별적인 마을 구성원에 대한 이름을 열거하면서 하늘에 소지를 올리는 동소지(洞燒紙) 또는 열명지(列名紙)라는 형태가 있으며, 가족 단위의 기원을 목적으로 올리는 소지가 있다.

그러나 특정한 장소를 신성한 장소로 정화하는 소지도 있다. 기원을 목적으로 하는 소지와 일정한 관련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지는 기원을 목적으로 하든 정화를 목적으로 하든 종이와 일정한 관련이 있다. 문서로 무엇을 계약하고 이를 통해 정화하거나 신과의 기원을 하는 전통이 이러한 소지의 내력을 형성했을 개연성이 있다.

형태

소지는 경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동민소지, 대동소지, 우마소지, 각성바지소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동민소지는 마을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대동소지 역시 같은 의미이지만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우마소지는 특별한 형태이다. 각성바지소지는 성이 각각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우마소지는 소나 돼지로 대표되는 가축의 번식을 위하여 올리는 소지이다. 우마소지는 농경문화권에서 가장 중시하여 온 동물을 대상으로 한다. 농사일에서 없어선 안될 동물인 소가 병에 걸리거나 죽을 경우 농사는 그만큼 크나큰 손실과 타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소 등 가축을 위해 소지를 올려주는 것은 마을 제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래

소지의 기원은 종이를 살라서 정화하고 기원하는 전통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종이를 살라 정화하는 전통은 종이가 일반화되면서 발생한 것이지만 그 이전에 향이나 향목을 살라 정화하던 전통이 일반화한 방식일 수 있다. 이와 달리 기원을 비는 형태는 대상과 인간간의 계약이나 진정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관에 진정서로 제안하던 문서 소지에 의해 이를 볼 수 있다. 동학교도가 <궁을가(弓乙歌)> 종이를 살라서 먹던 주술적 기원 역시 이러한 각도에서 의의를 지닌다.

개인의 사문서 가운데 소지원정(所志願情) 또는 소지(所志)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관에다 진정서나 청원을 올리던 것이 소지의 전통이다. 신과의 관계는 적은 종이를 통해 무엇을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 속에서 동소지를 올리는 전통이 마련되었을 개연성이 있다.

소지를 올릴 때의 마음을 담은 여창가곡 한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소지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北斗七星 나 둘 셋 넷 다 여 일곱분게
민망온 白活所志  丈 알외이다
그리던 님을 맛나 情에 말  못여
날 쉬니 글노 민망
밤즁만 三台星 차사 노하 별 업게 하소셔

북두칠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분께
민망한 발괄소지 한 장 아뢰나이다
그리던 님을 만나 정에 말 채 못하고
날이 쉬 새니 그것으로 민망
밤중만 삼태성 차사를 놓아 샛별 없게 하소서

이것은 북두칠성에게 소지를 올려서 자신의 소원을 기원하는 내용인데 발괄소지와 소지의 분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발괄소지라고 했으므로 북두칠성에게 진정하는 형식이지만 이러한 진정을 하고 나서 그 뜻을 전달하려면 종이를 살라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발괄소지와 소지가 분간되지 않는 것은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사연을적고 이를 살라 기원하는 소지는 분명한 내력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지를 올리는 것과 소지를 작성해 기원하는 것은 교묘한 동음이의어 형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문서에 희망을 담아서 태우는 형식은 역사적인 유래로 존재했을 개연성이있지만 소지를 통해 기원하는 것은 대상이 다르지만 유사한 형태로 존재해왔을 개연성이 있다. 제의에서 소지를 올린다고 하는 문맥 역시 이러한 각도에서 음미할 만한 면모이다.

내용

마을 제의에서 소지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유교식 제의에서 소지는 축문이나 제문을 읽고 이를 사르는 사례가 있다. 신에게 기원하는 내용이고, 적힌 종이를 살라서 신에게 진정하는 형식이다. 신주를 태우는 것과 같은 형태 역시 이러한 면모로 이해할 수 있다.

농악대인 풍물패가 하는 소지 역시 대체로 유가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축문을 읽고 이를 사르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당들이 하는 것이 합쳐지는 경우에는 소지의 양상이 달라지고 동소지 형식을 통해 이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마을신앙의 주체 복합에 따른 형태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소지의 풍부한 사례는 무당식으로 하는 마을굿에서 발견된다. 소지는 일정한 굿거리에서 모두 사용되며, 특히 마을굿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마을굿에 참여한 대동의 모든 인물을 위해 대동소지를 올리는 형식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찰을 상세하게 할 필요가 있다. 빈 소지를 불로 사르고 이를 높이 올리는 것이 최상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관념한다. 소지의 끝을 부채나 다른 소지로 괴고 끝까지 살라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완전하게 연소되는 것을 대동소지의 중요한 결과로 삼는다.

마을굿이나 집굿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소지를 올리는 형태가 있다. 이때 올리는 기원의 말은 무병과 안녕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기원이나 마을의 기원에 대한 말을 무당이 소지를 사르면서 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신과 인간이 종이 한 장을 사르면서 연결되는 면모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무당굿에서는 소지가 정화의 의미를 지니는 것도 있다. 부정굿과 같은 거리에서는 부정을 가시는 방식으로 정화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로 소지를 한다. 무당이 콩, 잿물, 고춧가루 물, 맑은 물 등을 준비하였다가 소지를 하고 굿판을 정화한다.

종이가 신성성을 지니는 것은 마을굿에서도 발견된다. 예를 들어 무당이 산지, 가망지, 물고지 등을 들고서 신을 청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 거리에서 사용되는 종이 역시 신성성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산지는 산신이 오도록 청배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종이이다. 가망지는 가망청배를 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종이이며, 물고지는 상산마누라를 초청하는 과정에서 물고를 받아온 종이를 말한다. 이 세 가지 종이는 서울 지역의 마을굿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신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신이 그 종이를 보고 안내장 삼아 인간 세상에 내려온다고 관념하는 것을 보면 종이의 신성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종이 역시 모두 불로 살라 신이 오도록 안내한 것을 없애는 과정에서 소지를 한다. 종이를 통해 여러 가지 소원을 비는 형태는 의례와 결합하면서 신과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되는 점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단순한 종이가 종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신과 인간의 가교 구실을 한다.

소지는 정화와 기원의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정화는 종이를 사름으로써 세속적인 시공간을 신성한 시공간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와 달리 기원은 신과의 의사소통을돕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소지는 불을 이용해 정화 하던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불은 악귀나 악령을 쫓는 일정한 심판 기능도 하는 점을 우리는 상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귀가 들어서 정신을 잃었다고 가정하는 무속의 굿에서 화전 치는 행위는 불이 본디 사악한 것을 불태워서 없앤다고 하는 점과 깊은 관련이 있다. 화전을 치는과정에서 소지를 하면서 이를 머리에다 휘둘러 악귀를 쫓는 일을 하곤 한다.

소지는 본래의 정화를 하던 전통에서 전환하여 문서로 계약하던 전통과 합쳐지면서 신에게 기원하는 세계관이 여기에 복합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신에게 기원하는 비나리와 같은 말의 전통을 종이를 사르는 행위와 결합하면서 상당한 변환이 있은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0), 남도민속학개설 (지춘상 외, 태학사, 1998), 한국 민간신앙의 실체와 전승 (김종대, 민속원, 1999), 동신당 (김태곤, 민속원, 1999), 한국의마을제당-경상북도 상 (국립민속박물관, 2004), 춘천의 동제 연구 (김의숙, 강원민속학 19, 강원도민속학회, 2005), 양양군 서면 서낭제 연구 (이한길, 시학과언어학11, 시학과언어학회, 2006)

소지

소지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용어

집필자 김헌선(金憲宣)

정의

한지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이를 불로 살라 세속적 장소를 신성한 장소로 정화하거나 기원자의 소원을 비는 종교적 행위를 지칭. 마을신앙 형태로 소지가 행해지는 것과 개인적 소원을 구현하는 것 둘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마을에서 일일이 개별적인 마을 구성원에 대한 이름을 열거하면서 하늘에 소지를 올리는 동소지(洞燒紙) 또는 열명지(列名紙)라는 형태가 있으며, 가족 단위의 기원을 목적으로 올리는 소지가 있다. 그러나 특정한 장소를 신성한 장소로 정화하는 소지도 있다. 기원을 목적으로 하는 소지와 일정한 관련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지는 기원을 목적으로 하든 정화를 목적으로 하든 종이와 일정한 관련이 있다. 문서로 무엇을 계약하고 이를 통해 정화하거나 신과의 기원을 하는 전통이 이러한 소지의 내력을 형성했을 개연성이 있다.

형태

소지는 경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동민소지, 대동소지, 우마소지, 각성바지소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동민소지는 마을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대동소지 역시 같은 의미이지만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우마소지는 특별한 형태이다. 각성바지소지는 성이 각각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우마소지는 소나 돼지로 대표되는 가축의 번식을 위하여 올리는 소지이다. 우마소지는 농경문화권에서 가장 중시하여 온 동물을 대상으로 한다. 농사일에서 없어선 안될 동물인 소가 병에 걸리거나 죽을 경우 농사는 그만큼 크나큰 손실과 타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소 등 가축을 위해 소지를 올려주는 것은 마을 제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래

소지의 기원은 종이를 살라서 정화하고 기원하는 전통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종이를 살라 정화하는 전통은 종이가 일반화되면서 발생한 것이지만 그 이전에 향이나 향목을 살라 정화하던 전통이 일반화한 방식일 수 있다. 이와 달리 기원을 비는 형태는 대상과 인간간의 계약이나 진정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관에 진정서로 제안하던 문서 소지에 의해 이를 볼 수 있다. 동학교도가 종이를 살라서 먹던 주술적 기원 역시 이러한 각도에서 의의를 지닌다. 개인의 사문서 가운데 소지원정(所志願情) 또는 소지(所志)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관에다 진정서나 청원을 올리던 것이 소지의 전통이다. 신과의 관계는 적은 종이를 통해 무엇을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 속에서 동소지를 올리는 전통이 마련되었을 개연성이 있다. 소지를 올릴 때의 마음을 담은 여창가곡 한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소지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北斗七星 나 둘 셋 넷 다 여 일곱분게민망온 白活所志  丈 알외이다그리던 님을 맛나 情에 말  못여날 쉬니 글노 민망밤즁만 三台星 차사 노하 별 업게 하소셔 북두칠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분께민망한 발괄소지 한 장 아뢰나이다그리던 님을 만나 정에 말 채 못하고날이 쉬 새니 그것으로 민망밤중만 삼태성 차사를 놓아 샛별 없게 하소서 이것은 북두칠성에게 소지를 올려서 자신의 소원을 기원하는 내용인데 발괄소지와 소지의 분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발괄소지라고 했으므로 북두칠성에게 진정하는 형식이지만 이러한 진정을 하고 나서 그 뜻을 전달하려면 종이를 살라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발괄소지와 소지가 분간되지 않는 것은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사연을적고 이를 살라 기원하는 소지는 분명한 내력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지를 올리는 것과 소지를 작성해 기원하는 것은 교묘한 동음이의어 형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문서에 희망을 담아서 태우는 형식은 역사적인 유래로 존재했을 개연성이있지만 소지를 통해 기원하는 것은 대상이 다르지만 유사한 형태로 존재해왔을 개연성이 있다. 제의에서 소지를 올린다고 하는 문맥 역시 이러한 각도에서 음미할 만한 면모이다.

내용

마을 제의에서 소지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유교식 제의에서 소지는 축문이나 제문을 읽고 이를 사르는 사례가 있다. 신에게 기원하는 내용이고, 적힌 종이를 살라서 신에게 진정하는 형식이다. 신주를 태우는 것과 같은 형태 역시 이러한 면모로 이해할 수 있다. 농악대인 풍물패가 하는 소지 역시 대체로 유가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축문을 읽고 이를 사르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당들이 하는 것이 합쳐지는 경우에는 소지의 양상이 달라지고 동소지 형식을 통해 이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마을신앙의 주체 복합에 따른 형태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소지의 풍부한 사례는 무당식으로 하는 마을굿에서 발견된다. 소지는 일정한 굿거리에서 모두 사용되며, 특히 마을굿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마을굿에 참여한 대동의 모든 인물을 위해 대동소지를 올리는 형식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찰을 상세하게 할 필요가 있다. 빈 소지를 불로 사르고 이를 높이 올리는 것이 최상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관념한다. 소지의 끝을 부채나 다른 소지로 괴고 끝까지 살라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완전하게 연소되는 것을 대동소지의 중요한 결과로 삼는다. 마을굿이나 집굿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소지를 올리는 형태가 있다. 이때 올리는 기원의 말은 무병과 안녕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기원이나 마을의 기원에 대한 말을 무당이 소지를 사르면서 하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신과 인간이 종이 한 장을 사르면서 연결되는 면모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무당굿에서는 소지가 정화의 의미를 지니는 것도 있다. 부정굿과 같은 거리에서는 부정을 가시는 방식으로 정화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로 소지를 한다. 무당이 콩, 잿물, 고춧가루 물, 맑은 물 등을 준비하였다가 소지를 하고 굿판을 정화한다. 종이가 신성성을 지니는 것은 마을굿에서도 발견된다. 예를 들어 무당이 산지, 가망지, 물고지 등을 들고서 신을 청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 거리에서 사용되는 종이 역시 신성성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산지는 산신이 오도록 청배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종이이다. 가망지는 가망청배를 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종이이며, 물고지는 상산마누라를 초청하는 과정에서 물고를 받아온 종이를 말한다. 이 세 가지 종이는 서울 지역의 마을굿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신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신이 그 종이를 보고 안내장 삼아 인간 세상에 내려온다고 관념하는 것을 보면 종이의 신성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종이 역시 모두 불로 살라 신이 오도록 안내한 것을 없애는 과정에서 소지를 한다. 종이를 통해 여러 가지 소원을 비는 형태는 의례와 결합하면서 신과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되는 점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단순한 종이가 종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신과 인간의 가교 구실을 한다. 소지는 정화와 기원의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정화는 종이를 사름으로써 세속적인 시공간을 신성한 시공간으로 전환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와 달리 기원은 신과의 의사소통을돕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소지는 불을 이용해 정화 하던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불은 악귀나 악령을 쫓는 일정한 심판 기능도 하는 점을 우리는 상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귀가 들어서 정신을 잃었다고 가정하는 무속의 굿에서 화전 치는 행위는 불이 본디 사악한 것을 불태워서 없앤다고 하는 점과 깊은 관련이 있다. 화전을 치는과정에서 소지를 하면서 이를 머리에다 휘둘러 악귀를 쫓는 일을 하곤 한다. 소지는 본래의 정화를 하던 전통에서 전환하여 문서로 계약하던 전통과 합쳐지면서 신에게 기원하는 세계관이 여기에 복합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신에게 기원하는 비나리와 같은 말의 전통을 종이를 사르는 행위와 결합하면서 상당한 변환이 있은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0)남도민속학개설 (지춘상 외, 태학사, 1998)한국 민간신앙의 실체와 전승 (김종대, 민속원, 1999)동신당 (김태곤, 민속원, 1999)한국의마을제당-경상북도 상 (국립민속박물관, 2004)춘천의 동제 연구 (김의숙, 강원민속학 19, 강원도민속학회, 2005)양양군 서면 서낭제 연구 (이한길, 시학과언어학11, 시학과언어학회,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