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제

한자명

上樑祭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의

집필자 강영환(姜榮煥)
갱신일 2018-12-19

정의

건물의 건축과정에서 종도리(마룻대)를 올리며 축원하는 제의.

역사

집을 완성하고 나서 이를 성화시키고 축원하는 의식은 상고시대부터 토속신앙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 상량제의 존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고려시대 문헌에는 다수의 상량문이 나타나고 상량제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이전부터 의식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이 상량문은 보통 노동요 형식으로 되어 있고 아랑위(兒郞偉)라는 어구로 시작한다. 아랑은 젊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만 상량문에서는 도목수가 장인들을 싸잡아 부를 때 사용하는 상투적 표현이다. 이를 보아 목수들이 주관하는 의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건축의 의의와 배경, 건축과정, 형상, 축원 등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적인 제의에 따라 형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태종실록(太宗實錄)』에 “박윤영이 누문 상량제에 향탄 바치는 것을 궐하였다.”고 사헌부에서 죄를 청하는 내용을 보면 의례가 규범화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민간건축에 이르기까지 상량제가 널리 보편화되면서 그 의식 절차는 간소화, 지역화 된 것으로 보인다. 상량문도 개기나 상량의 시기, 건물의 좌향, 기타 재난을 피하고 복을 비는 내용으로 간소화된다. 의례 형식도 경제력이나 지역의 관습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내용

상량(上樑)은 전통목 구조에서 종도리에 해당하는 부재를 말한다. 종도리는 목 구조의 최상부에 위치하는 주요 구조재로서, 종도리를 설치하면 건물의 구조체가 완성된 것으로 여긴다. 상량제는 종도리를 설치하면서 구조체의 완성을 축하하고 축원하는 의식이다. 가정신앙에서 볼 수 있듯이 집은 거주자를 위한 소우주로서 신격화되었으며, 건축과정은 집이 신격체로 탄생하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상량은 구조체의 완성인 동시에 성주신의 탄생으로 이해되었다.

상량제는 미리 택일을 받은 날에 시행된다. 의례가 시작되기에 앞서 상량문이 작성된다. 상량문의 앞뒤에는 구(龜)와 용(龍), 또는 청룡과 백호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이때 거북과 용은 수신(水神)으로서 화재를 피하는 의미로 설명된다. ‘강태공이 만든 곳(姜太公造作處)’이라는 글귀를 넣기도 한다. 강태공은 700년을 가난하게 살다가 700년을 부귀하게 살았다는 전설상의 인물로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늘의 해, 달, 별님은 감응하시어 인간의 오복을 내려 주소서(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라는 축원문이 포함되기도 한다. 건물이 신의 가호로 축성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큰 건물에서는 공사에 참여한 도목수의 이름까지 기록되기도 한다. 상량을 성주의 탄생으로 본다면 목수들은 그 출산을 도와준 산파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상량문은 마룻대나 마룻대를 받치는 장혀에 먹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건물에서는 장혀에 구멍을 파내어 한지에 쓴 상량문을 감추는 경우도 있다.

상량문은 성주신의 호적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상량문에는 살림채의 좌향과 상량의 시기, 축원문이 기록된다. 상량문에 기록되는 상량의 시기에는 인격체의 사주와 같은 의미가 있다. 사람이 탄생한 해와 달, 일, 시가 그의 운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되듯이 상량의 시기로서 이루어진 성주의 사주는 그의 운명을 예시하며, 가족과 가문으로서의 집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상량문에는 사람의 호적처럼 그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이 기록되고 사주(四柱)가 명기되며, ‘그’의 앞날이 무궁히 발전하라는 축원이 담긴다. 말하자면 상량일은 인격체로서 성주의 탄생일이며, 상량제는 탄생에 대한 통과의례적 성격을 띤다.

의례는 대략 세 단계로 진행된다. 제물을 진설하고 배례를 드리는 과정과 마룻대를 설치하기 전에 유희로서 상량채를 걷는 과정, 마룻대를 설치하면서 축원이나 점복하는 과정이다. 제물의 내용이나 양은 주인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크게 다르다. 제상 앞에는 마룻대를 놓고 이를 향해 배례한다. 대목들은 마룻대에 성주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마룻대는 무명천으로 양쪽을 묶어 지붕 위로 올린다. 대공 좌우 양쪽에 올라앉은 목수 두 사람이 무명 끈을 나누어 쥐고 들어 올린다. 마룻대를 제자리에 설치하면 “아무 날 아무 시에 상량하였소.”라고 외친다.

의식이 끝나면 사용된 제물이나 돈은 건축공사에 참여한 장인들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풍부한 부수입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목들은 상량고사를 “목수의 생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량은 공사에 참여한 장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도 있다.

지역사례

상량제(또는 상량고사)는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 제물의 종류는 건축주의 경제력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충청도 내륙지방에서는 술이나 대추, 곶감, 배 등 보편적인 제수 외에 팥죽이 반드시 포함되고 경기도에서는 시루떡이 놓이는 것처럼 지역적 차이도 있다. 제상 앞에 마룻대를 놓고 집주인이 잔을 올리며 배례하는 의식은 거의 유사하다. 집이 완성될 때까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집을 짓고 나서 부귀공명을 누리게 해 달라는 축원을 올리며 집의 네 귀퉁이에 술을 조금씩 붓는다. 친척이나 축하객들도 절을 올리며 제상 위에 돈을 낸다. 대목들은 마룻대에 상량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마룻대가 제자리에 설치됨으로써 성주신으로 변한다고 한다.

고사가 끝나면 내륙에서는 주인을 마룻대에 태우고 흔드는, 이른바 그네 태우기로 주인과 축하객들에게 상량채(上梁債)를 요구한다. 마룻대에 포 한 필로 양 끝을 묶어 보에 걸고 3척 정도 들어 올려 그네를 만든다. 그네를 매는 포 역시 경제력에 따라 광목이나 백목, 베 등이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대목들은 집주인이나 하객들을 그네에 태우고 부귀공명이나 자손번창을 축원하는 덕담으로 상량채를 요구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그네 태우기 없이 마룻대를 올리면서 돈을 걷는다고 한다. 마룻대에 걸터앉은 목수는 조금씩 들어 올리면서 상량채를 요구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축원이나 덕담으로 집주인의 발전과 복을 빌어 준다. 마룻대를 설치한 뒤 노끈으로 코를 꿴 장닭을 올린다. 닭이 마룻대 위로 올라오면 목수는 “아무 날 아무 시에 상량 하였소”라고 외치고 나서 자귀로 닭의 목을 친다. 마룻대를 설치한 뒤 그 위에서 닭의 목을 쳐서 닭목이 떨어지는 방향에 따라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동쪽으로 떨어지면 부자가 되고, 남쪽은 장수하며, 서쪽은 가난해지고, 북쪽은 단명한다고 한다.

영남지방의 목수들은 상량제를 “성주를 맨다”고 말한다. 성주는 한지를 세 번 접어서 명주실로 묶은 것으로 건물 중앙에 있는 대공에 맨다. 지역에 따라서는 베 헝겊이나 쌀이 담긴 단지를 성주로 모시기도 한다. 성주의 위치도 대들보, 기둥 상부 등 집안의 높은 곳이거나 대청 또는 안방과 같이 집안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전남 거금도에서는 입택 후에 상량 일 주년 되는 날 성주 생일제를 지낸다고 한다. 마루의 성주동이 앞에 제상을 차리고 주인이 삼배(三拜)한 다음 목수와 토역 등 건축에 관여한 사람을 초청하여 음식을 나눈다. 말하자면 성주신의 돌잔치로 인식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민가연구 (장보웅, 진보제, 1986)
한국의 살림집 (신영훈, 열화당, 1986)
한국의 주거민속지 (김광언, 민음사, 1988)
집의 사회사 (강영환, 웅진출판, 1992)
한국의 민가 (김홍식, 한길사, 1992)

상량제

상량제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의

집필자 강영환(姜榮煥)
갱신일 2018-12-19

정의

건물의 건축과정에서 종도리(마룻대)를 올리며 축원하는 제의.

역사

집을 완성하고 나서 이를 성화시키고 축원하는 의식은 상고시대부터 토속신앙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 상량제의 존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고려시대 문헌에는 다수의 상량문이 나타나고 상량제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이전부터 의식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이 상량문은 보통 노동요 형식으로 되어 있고 아랑위(兒郞偉)라는 어구로 시작한다. 아랑은 젊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만 상량문에서는 도목수가 장인들을 싸잡아 부를 때 사용하는 상투적 표현이다. 이를 보아 목수들이 주관하는 의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건축의 의의와 배경, 건축과정, 형상, 축원 등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적인 제의에 따라 형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태종실록(太宗實錄)』에 “박윤영이 누문 상량제에 향탄 바치는 것을 궐하였다.”고 사헌부에서 죄를 청하는 내용을 보면 의례가 규범화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민간건축에 이르기까지 상량제가 널리 보편화되면서 그 의식 절차는 간소화, 지역화 된 것으로 보인다. 상량문도 개기나 상량의 시기, 건물의 좌향, 기타 재난을 피하고 복을 비는 내용으로 간소화된다. 의례 형식도 경제력이나 지역의 관습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내용

상량(上樑)은 전통목 구조에서 종도리에 해당하는 부재를 말한다. 종도리는 목 구조의 최상부에 위치하는 주요 구조재로서, 종도리를 설치하면 건물의 구조체가 완성된 것으로 여긴다. 상량제는 종도리를 설치하면서 구조체의 완성을 축하하고 축원하는 의식이다. 가정신앙에서 볼 수 있듯이 집은 거주자를 위한 소우주로서 신격화되었으며, 건축과정은 집이 신격체로 탄생하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상량은 구조체의 완성인 동시에 성주신의 탄생으로 이해되었다. 상량제는 미리 택일을 받은 날에 시행된다. 의례가 시작되기에 앞서 상량문이 작성된다. 상량문의 앞뒤에는 구(龜)와 용(龍), 또는 청룡과 백호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이때 거북과 용은 수신(水神)으로서 화재를 피하는 의미로 설명된다. ‘강태공이 만든 곳(姜太公造作處)’이라는 글귀를 넣기도 한다. 강태공은 700년을 가난하게 살다가 700년을 부귀하게 살았다는 전설상의 인물로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늘의 해, 달, 별님은 감응하시어 인간의 오복을 내려 주소서(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라는 축원문이 포함되기도 한다. 건물이 신의 가호로 축성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큰 건물에서는 공사에 참여한 도목수의 이름까지 기록되기도 한다. 상량을 성주의 탄생으로 본다면 목수들은 그 출산을 도와준 산파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상량문은 마룻대나 마룻대를 받치는 장혀에 먹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건물에서는 장혀에 구멍을 파내어 한지에 쓴 상량문을 감추는 경우도 있다. 상량문은 성주신의 호적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상량문에는 살림채의 좌향과 상량의 시기, 축원문이 기록된다. 상량문에 기록되는 상량의 시기에는 인격체의 사주와 같은 의미가 있다. 사람이 탄생한 해와 달, 일, 시가 그의 운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되듯이 상량의 시기로서 이루어진 성주의 사주는 그의 운명을 예시하며, 가족과 가문으로서의 집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상량문에는 사람의 호적처럼 그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이 기록되고 사주(四柱)가 명기되며, ‘그’의 앞날이 무궁히 발전하라는 축원이 담긴다. 말하자면 상량일은 인격체로서 성주의 탄생일이며, 상량제는 탄생에 대한 통과의례적 성격을 띤다. 의례는 대략 세 단계로 진행된다. 제물을 진설하고 배례를 드리는 과정과 마룻대를 설치하기 전에 유희로서 상량채를 걷는 과정, 마룻대를 설치하면서 축원이나 점복하는 과정이다. 제물의 내용이나 양은 주인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크게 다르다. 제상 앞에는 마룻대를 놓고 이를 향해 배례한다. 대목들은 마룻대에 성주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마룻대는 무명천으로 양쪽을 묶어 지붕 위로 올린다. 대공 좌우 양쪽에 올라앉은 목수 두 사람이 무명 끈을 나누어 쥐고 들어 올린다. 마룻대를 제자리에 설치하면 “아무 날 아무 시에 상량하였소.”라고 외친다. 의식이 끝나면 사용된 제물이나 돈은 건축공사에 참여한 장인들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풍부한 부수입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목들은 상량고사를 “목수의 생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량은 공사에 참여한 장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도 있다.

지역사례

상량제(또는 상량고사)는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 제물의 종류는 건축주의 경제력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충청도 내륙지방에서는 술이나 대추, 곶감, 배 등 보편적인 제수 외에 팥죽이 반드시 포함되고 경기도에서는 시루떡이 놓이는 것처럼 지역적 차이도 있다. 제상 앞에 마룻대를 놓고 집주인이 잔을 올리며 배례하는 의식은 거의 유사하다. 집이 완성될 때까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집을 짓고 나서 부귀공명을 누리게 해 달라는 축원을 올리며 집의 네 귀퉁이에 술을 조금씩 붓는다. 친척이나 축하객들도 절을 올리며 제상 위에 돈을 낸다. 대목들은 마룻대에 상량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마룻대가 제자리에 설치됨으로써 성주신으로 변한다고 한다. 고사가 끝나면 내륙에서는 주인을 마룻대에 태우고 흔드는, 이른바 그네 태우기로 주인과 축하객들에게 상량채(上梁債)를 요구한다. 마룻대에 포 한 필로 양 끝을 묶어 보에 걸고 3척 정도 들어 올려 그네를 만든다. 그네를 매는 포 역시 경제력에 따라 광목이나 백목, 베 등이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대목들은 집주인이나 하객들을 그네에 태우고 부귀공명이나 자손번창을 축원하는 덕담으로 상량채를 요구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그네 태우기 없이 마룻대를 올리면서 돈을 걷는다고 한다. 마룻대에 걸터앉은 목수는 조금씩 들어 올리면서 상량채를 요구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축원이나 덕담으로 집주인의 발전과 복을 빌어 준다. 마룻대를 설치한 뒤 노끈으로 코를 꿴 장닭을 올린다. 닭이 마룻대 위로 올라오면 목수는 “아무 날 아무 시에 상량 하였소”라고 외치고 나서 자귀로 닭의 목을 친다. 마룻대를 설치한 뒤 그 위에서 닭의 목을 쳐서 닭목이 떨어지는 방향에 따라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동쪽으로 떨어지면 부자가 되고, 남쪽은 장수하며, 서쪽은 가난해지고, 북쪽은 단명한다고 한다. 영남지방의 목수들은 상량제를 “성주를 맨다”고 말한다. 성주는 한지를 세 번 접어서 명주실로 묶은 것으로 건물 중앙에 있는 대공에 맨다. 지역에 따라서는 베 헝겊이나 쌀이 담긴 단지를 성주로 모시기도 한다. 성주의 위치도 대들보, 기둥 상부 등 집안의 높은 곳이거나 대청 또는 안방과 같이 집안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전남 거금도에서는 입택 후에 상량 일 주년 되는 날 성주 생일제를 지낸다고 한다. 마루의 성주동이 앞에 제상을 차리고 주인이 삼배(三拜)한 다음 목수와 토역 등 건축에 관여한 사람을 초청하여 음식을 나눈다. 말하자면 성주신의 돌잔치로 인식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민가연구 (장보웅, 진보제, 1986)한국의 살림집 (신영훈, 열화당, 1986)한국의 주거민속지 (김광언, 민음사, 1988)집의 사회사 (강영환, 웅진출판, 1992)한국의 민가 (김홍식, 한길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