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손(摩祷)

한자명

摩祷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용어

집필자 류종목(柳鍾穆)

정의

병을 낫게 하거나 소원을 이루게 할 목적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비는 일. 간단한 제물을 차려 놓고 그 앞에서 양손으로 비비는 행위를 통해 신을 섬기는 의례의 일종.

내용

‘비손’의 ‘비-’는 ‘빌다’에서 파생된 말로 ‘비(-는) 손’ 혹은 ‘비(-ㄹ)손’이란 의미에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방언으로는 비념이라고 하며, ‘손으로 빌다’라는 뜻에서 손빔이라 하는 곳도 있다. 자연 앞에서 무력한 인간이 신성한 무엇엔가 의존하여 인간의 약함을 하소연함으로써 목적한 바를 이루려 한 데서 비손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구·북·징·피리 등의 악기와 노래·춤·공수 등의 복잡한 형식이 뒤따르는 의례로 발전한 것이 굿이고, 복잡한 절차 없이 손을 비비는 간단한 정성만 올리는 것으로 발전한 것이 비손이다.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행하는 정초의 안택(安宅), 농사의 풍년을 감사하기 위해 집안의 여러 가신(家神)에게 햇곡식과 햇과일을 천신(薦新)하는 음력 시월의 상달고사 등에서 비손을 한다. 그 밖에도 가족 중에 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가족 중에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사람이 있을 경우, 관재수(官災數)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경우, 부부의 불화로 위기에 처한 경우 등에도 비손을 한다. 상차림은 매우 간소한데, 해당되는 가신 앞에 청수 한 그릇을 떠 놓거나 시루떡을 조금 준비하여 빈다. 또 안방의 윗목에다 떡, 나물, 과일 등을 간소하게 차리고 손으로 빌면서 가끔 신에게 고하는 소리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비손은 악기 반주 없이 빌기만 하기 때문에 입담 좋고 경험 많은 마을의 할머니나 해당 가정의 주부가 직접 행하기도 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중탑)의 경우 터줏가리를 모실 때, 집안의 여자들이 고사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남자들이 터줏가리를 새로 단장한다. 이때 터줏가리를 모시는 제의의 주체는 주부이다. 즉 집안의 여성으로 가장 어른인 시어머니가 비손을 하면서 기원의 말을 읊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지역사례

경북 청도 지역에서는 시월상달이나 11월과 정월 사이, 또는 몇 년에 한 번씩 안택을 한다. 의례 절차는 먼저 조왕의 거처인 부뚜막에 짚을 깔고 조왕에게 비손을 한 다음 방으로 들어가 조상과 시준, 성주, 골맥이 순으로 비손을 한다. 의례의 수행 과정은 일정한 형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독축(讀祝)도 없다. 제의를 진행하는 주부가 청수 한 그릇과 밥(혹은 쌀)을 해당되는 가신 앞에 놓고 술을 부은 다음 비손을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전남 영암 신북면 유곡리 원유곡 마을에서는 철륭을 모실 때 비손을 한다. 이 지방에서는 집 뒤란을 철륭으로 인식하고 있다. 철륭에는 많은 금기가 따르는데, 새 것을 짓거나 있던 것을 쉽게 없애거나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에는 방위를 보고 가려서 해야 한다. 이 마을의 이점심 씨 댁 뒤란에는 팽나무가 있는데 그 팽나무 옆에서 비손을 한다. 원래는 남편의 전 부인이 명절마다 오가리를 놓고 비손을 했었다. 그러나 이점심 씨는 오가리는 놓지 않고 명절이나 보름날 저녁에 팽나무 앞에서 인사만 하는 식으로 비손을 한다고 한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학동리 갑동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이렛날이나 백일날 당골을 불러 비손을 했다고 한다. 옹기 자배기(옹구 너벅지)에다 물을 부어 채운 후 거기에다 박바가지를 엎어 놓고는 그것을 두드리며 아기가 잘 되기를 빌어 주었다고 한다. 이런 비손을 청하는 집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편이고, 가난한 집에서는 아예 비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참고문헌

한국무속연구서설 Ⅱ (임석재, 아세아여성연구 10,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1970), 한국무속연구 (김태곤, 집문당, 1981), 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 한국의 가정신앙-강원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경상북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가정신앙-전라남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비손

비손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용어

집필자 류종목(柳鍾穆)

정의

병을 낫게 하거나 소원을 이루게 할 목적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비는 일. 간단한 제물을 차려 놓고 그 앞에서 양손으로 비비는 행위를 통해 신을 섬기는 의례의 일종.

내용

‘비손’의 ‘비-’는 ‘빌다’에서 파생된 말로 ‘비(-는) 손’ 혹은 ‘비(-ㄹ)손’이란 의미에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방언으로는 비념이라고 하며, ‘손으로 빌다’라는 뜻에서 손빔이라 하는 곳도 있다. 자연 앞에서 무력한 인간이 신성한 무엇엔가 의존하여 인간의 약함을 하소연함으로써 목적한 바를 이루려 한 데서 비손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구·북·징·피리 등의 악기와 노래·춤·공수 등의 복잡한 형식이 뒤따르는 의례로 발전한 것이 굿이고, 복잡한 절차 없이 손을 비비는 간단한 정성만 올리는 것으로 발전한 것이 비손이다.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행하는 정초의 안택(安宅), 농사의 풍년을 감사하기 위해 집안의 여러 가신(家神)에게 햇곡식과 햇과일을 천신(薦新)하는 음력 시월의 상달고사 등에서 비손을 한다. 그 밖에도 가족 중에 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가족 중에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사람이 있을 경우, 관재수(官災數)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경우, 부부의 불화로 위기에 처한 경우 등에도 비손을 한다. 상차림은 매우 간소한데, 해당되는 가신 앞에 청수 한 그릇을 떠 놓거나 시루떡을 조금 준비하여 빈다. 또 안방의 윗목에다 떡, 나물, 과일 등을 간소하게 차리고 손으로 빌면서 가끔 신에게 고하는 소리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비손은 악기 반주 없이 빌기만 하기 때문에 입담 좋고 경험 많은 마을의 할머니나 해당 가정의 주부가 직접 행하기도 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중탑)의 경우 터줏가리를 모실 때, 집안의 여자들이 고사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남자들이 터줏가리를 새로 단장한다. 이때 터줏가리를 모시는 제의의 주체는 주부이다. 즉 집안의 여성으로 가장 어른인 시어머니가 비손을 하면서 기원의 말을 읊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지역사례

경북 청도 지역에서는 시월상달이나 11월과 정월 사이, 또는 몇 년에 한 번씩 안택을 한다. 의례 절차는 먼저 조왕의 거처인 부뚜막에 짚을 깔고 조왕에게 비손을 한 다음 방으로 들어가 조상과 시준, 성주, 골맥이 순으로 비손을 한다. 의례의 수행 과정은 일정한 형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독축(讀祝)도 없다. 제의를 진행하는 주부가 청수 한 그릇과 밥(혹은 쌀)을 해당되는 가신 앞에 놓고 술을 부은 다음 비손을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전남 영암 신북면 유곡리 원유곡 마을에서는 철륭을 모실 때 비손을 한다. 이 지방에서는 집 뒤란을 철륭으로 인식하고 있다. 철륭에는 많은 금기가 따르는데, 새 것을 짓거나 있던 것을 쉽게 없애거나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에는 방위를 보고 가려서 해야 한다. 이 마을의 이점심 씨 댁 뒤란에는 팽나무가 있는데 그 팽나무 옆에서 비손을 한다. 원래는 남편의 전 부인이 명절마다 오가리를 놓고 비손을 했었다. 그러나 이점심 씨는 오가리는 놓지 않고 명절이나 보름날 저녁에 팽나무 앞에서 인사만 하는 식으로 비손을 한다고 한다. 전남 보성군 노동면 학동리 갑동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이렛날이나 백일날 당골을 불러 비손을 했다고 한다. 옹기 자배기(옹구 너벅지)에다 물을 부어 채운 후 거기에다 박바가지를 엎어 놓고는 그것을 두드리며 아기가 잘 되기를 빌어 주었다고 한다. 이런 비손을 청하는 집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편이고, 가난한 집에서는 아예 비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참고문헌

한국무속연구서설 Ⅱ (임석재, 아세아여성연구 10,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1970)한국무속연구 (김태곤, 집문당, 1981)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한국의 가정신앙-강원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한국의 가정신앙-경상북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한국의 가정신앙-전라남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