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제(馬祭)

한자명

馬祭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제의

집필자 천진기(千鎭基)

정의

말에 대한 숭배 관념에 의거해 말의 병을 막기 위한 의례. 산신이나 서낭신이 타는 신성물로 마을 제당에 봉안된 말과 관련된 의례와 제의이다.

내용

  1. 국가 단위의 마제 : 상고시대 때 우리나라에 마제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사료나 고고유물을 볼 때 말을 위한 마제가 베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때혜공왕(惠恭王)과 선덕왕(宣德王) 대에 중국식 명칭으로 바뀌면서 제사 역시 중국식 제사 방식을 따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태까지 있던 마제는 마조제[馬祖祭, 말의 수호신인 천마방성(天馬房星)에게 제사함]·선목제(先牧祭,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방목함을 가르친 사람에게 지내는 제사)·마사제[馬社祭, 구중(廐中, 마구간)의 토신(土神)에게 지내는 제사]·마보제(馬步祭, 말을 해치는 재앙이 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 등에 흡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의 마제에 관한 기록은 『고려사(高麗史)』 예지(禮志) 5 길사소사(吉事小祀)조에 있다. 마조(馬祖)·선목(先牧)·마사(馬社)·마보(馬步)의 마제는 소사(小祀)로서 의종 대부터 상설단을 두고 중춘(仲春)·중하(仲夏)·중추(仲秋)·중동(仲冬)의 길일을 택해 관리를 파견하여 제의를 베풀었다. 이때 소우지식(小宇之飾)으로 거행하였다. 물론 이들 마제는 유교식에 무속이 습합된 이중적 양식으로 거행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의 국가적 마제의 모습은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태상지(太常志)』 등의 기록을 통해 살필 수 있다. 태종 대 초기까지는 무격(巫覡)이 마신(馬神)을 행제(行祭)할 만큼 습합된 무속을 쉽게 분리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조선 중·후기에는 마제가 제대로 거행되지 못했고, 중엽 이후에는 마조·마목의 제사만이 마병(馬病)이나 오질(午疾,말의 유행병)이 발생하여 폐사가 많은 때에 거행된 것으로 보인다.

  2. 마을 단위의 마제 : 오늘날까지 일부 지역의 마을제당에서는 마상(馬像)이나 마신도(馬神圖)가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 또는 동신이 타고 다니는 승용동물로 모셔지고 있다. 동구 밖에 있는 서낭당은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안전을 빌고 마을에 들어오는 잡귀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원도에서는꿈에 말을 보면 “서낭을 보았다”고 한다. 말은 귀한 사람이 탈 뿐만 아니라 귀한 사람이 일할 때 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낭신은 말과 함께 드러난다. 말 자체만을 그려 놓은 말서낭도 있지만 서낭신을 생략하고 빈 말과 고삐를 잡고 있는 수부신[使者]만을 그려 서낭신을 표현하는 그림도 있다. 이러한 전통은 이미 고구려 벽화고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을공동제의에서 말이 모셔지게 되는 경위는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제당에 봉안된 말은 기본적으로 동제의 신격으로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신앙되고 있다.

    첫째, 마상(馬像)이든 마도(馬圖)이든 간에 마을제당에 모신 말은 마신으로서 숭배의 직접적인 대상물이라기보다 마을의 수호신인 동신의 신격(성황신, 산신, 장군신)이 타고 다니는 승용 사역동물(使役動物)로서의 신성동물로 봉안된 경우이다. 이런 사례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둘째, 호환(虎患)을 퇴치하기 위해 마을제당에 말을 봉납하고 모시는 경우이다. 마을에 호환이 심한 때 말을 봉납하고 나서 호환이 없어졌다. 마을신이 말을 타고 호랑이를 퇴치한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다리 하나를 잃었다. 호환 퇴치와 관련된 말은 보통 완형이 아니라 뒷다리나 몸의 일부가 부서진 불구 형태이다.

    셋째, 마을 안에 솥공장(쇠물)이나 옹기공장이 있는 경우 대장장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잘 되게 해 달라고 철마(쇠말)를 제물로 제당에 바쳐서 봉안한다. 옹기와 기와를 굽는 가마일, 쇠를 다루는 주물일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운이 따라야 한다. 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자 쇠말을 만들어 제사 지내라는 현몽에 따라 봉납했다고 한다. 그 뒤로는 솥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설화가 있다.

    넷째, 말에 대한 숭배관념 속에 말이 남성 원리적 생식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득남(得男)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는 경우와 마을 안에 있는 가축의 안강(安康)과 번창을 마당장군(馬堂將軍)에게 기원하는 사례도 있다.

    마을신[洞神]으로 봉안된 말의 형태는 마상과 마신도 두 가지이다. 마상은 목마·석마·철마·자마(磁馬) 등이며, 마신도는 산신·성황신·장군신 등이 말을 타고 있거나 옆에데리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祭日)은 정월대보름, 이월 초, 삼월삼짇날, 칠월 백중, 구월 중구 등 다양하다.

  3. 가정·개인 단위의 마제 : 세시풍속에서 정월 상오일(上午日)과 시월상달의 말날[午日]이 있다. 이날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간단히 치성을 드린다. 상오일에는 말에게 간단히 제사 지내고 찬을 주어 말을 숭상하기도 하였으며 이날 풍속으로 장을 많이 담근다.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이고, 우리말 ‘맛있다’의 ‘맛’과 ‘말’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유감의 원리로 맛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말날에 장을 많이 담근다고 전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시월(十月) 오일(午日)조에 보면 “오일(午日)은 말날이라 부르는데, 이날 붉은 시루떡을 만들어 마구간에 차려 놓고 신에게 빌면서 말의 건강을 축원했다. 병오일에는 ‘병(丙)’과 ‘병(病)’의 음이 서로 같아서 말이 병드는 것을 꺼려 그것을 행하지 않았다. 무오일을 귀하게 여겼다(午日稱馬日 作赤甑餠 說廐中 以禱神祝 其馬健 丙午日則不用 丙與病音相似 忌馬病也 以戊午日爲貴)”라고 되어 있다. 즉 시월 말날에는 붉은 팥떡을 하여 마구간에 차려 놓고 말의 건강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 이기록은 18~19세기의 민속이지만 현재 일부 지방의 우마를 사육하는 가정에서 이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밖에 무속에는 천연두를 앓은 뒤 열사흘 만에 두역신(痘疫神)을 전송할 때 베푸는 배송(拜送)굿에서 실마(實馬) 또는 추마(芻馬)를 등장시켜 마부(馬夫)로 하여금 두신(痘神)을 모시고 나가는 무속제의도 있다.

참고문헌

한국동물민속론 (천진기, 민속원, 2003), 한국말민속론 (천진기, 한국마사회마사박물관, 2006), 高麗史, 東國歲時記, 時用鄕樂譜, 太常志, 운명을 읽는코드 열두 동물 (천진기, 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마제

마제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마을신앙 > 제의

집필자 천진기(千鎭基)

정의

말에 대한 숭배 관념에 의거해 말의 병을 막기 위한 의례. 산신이나 서낭신이 타는 신성물로 마을 제당에 봉안된 말과 관련된 의례와 제의이다.

내용

국가 단위의 마제 : 상고시대 때 우리나라에 마제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사료나 고고유물을 볼 때 말을 위한 마제가 베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때혜공왕(惠恭王)과 선덕왕(宣德王) 대에 중국식 명칭으로 바뀌면서 제사 역시 중국식 제사 방식을 따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태까지 있던 마제는 마조제[馬祖祭, 말의 수호신인 천마방성(天馬房星)에게 제사함]·선목제(先牧祭,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방목함을 가르친 사람에게 지내는 제사)·마사제[馬社祭, 구중(廐中, 마구간)의 토신(土神)에게 지내는 제사]·마보제(馬步祭, 말을 해치는 재앙이 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 등에 흡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시대의 마제에 관한 기록은 『고려사(高麗史)』 예지(禮志) 5 길사소사(吉事小祀)조에 있다. 마조(馬祖)·선목(先牧)·마사(馬社)·마보(馬步)의 마제는 소사(小祀)로서 의종 대부터 상설단을 두고 중춘(仲春)·중하(仲夏)·중추(仲秋)·중동(仲冬)의 길일을 택해 관리를 파견하여 제의를 베풀었다. 이때 소우지식(小宇之飾)으로 거행하였다. 물론 이들 마제는 유교식에 무속이 습합된 이중적 양식으로 거행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의 국가적 마제의 모습은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태상지(太常志)』 등의 기록을 통해 살필 수 있다. 태종 대 초기까지는 무격(巫覡)이 마신(馬神)을 행제(行祭)할 만큼 습합된 무속을 쉽게 분리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조선 중·후기에는 마제가 제대로 거행되지 못했고, 중엽 이후에는 마조·마목의 제사만이 마병(馬病)이나 오질(午疾,말의 유행병)이 발생하여 폐사가 많은 때에 거행된 것으로 보인다. 마을 단위의 마제 : 오늘날까지 일부 지역의 마을제당에서는 마상(馬像)이나 마신도(馬神圖)가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 또는 동신이 타고 다니는 승용동물로 모셔지고 있다. 동구 밖에 있는 서낭당은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안전을 빌고 마을에 들어오는 잡귀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원도에서는꿈에 말을 보면 “서낭을 보았다”고 한다. 말은 귀한 사람이 탈 뿐만 아니라 귀한 사람이 일할 때 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낭신은 말과 함께 드러난다. 말 자체만을 그려 놓은 말서낭도 있지만 서낭신을 생략하고 빈 말과 고삐를 잡고 있는 수부신[使者]만을 그려 서낭신을 표현하는 그림도 있다. 이러한 전통은 이미 고구려 벽화고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을공동제의에서 말이 모셔지게 되는 경위는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제당에 봉안된 말은 기본적으로 동제의 신격으로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신앙되고 있다. 첫째, 마상(馬像)이든 마도(馬圖)이든 간에 마을제당에 모신 말은 마신으로서 숭배의 직접적인 대상물이라기보다 마을의 수호신인 동신의 신격(성황신, 산신, 장군신)이 타고 다니는 승용 사역동물(使役動物)로서의 신성동물로 봉안된 경우이다. 이런 사례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둘째, 호환(虎患)을 퇴치하기 위해 마을제당에 말을 봉납하고 모시는 경우이다. 마을에 호환이 심한 때 말을 봉납하고 나서 호환이 없어졌다. 마을신이 말을 타고 호랑이를 퇴치한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다리 하나를 잃었다. 호환 퇴치와 관련된 말은 보통 완형이 아니라 뒷다리나 몸의 일부가 부서진 불구 형태이다. 셋째, 마을 안에 솥공장(쇠물)이나 옹기공장이 있는 경우 대장장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잘 되게 해 달라고 철마(쇠말)를 제물로 제당에 바쳐서 봉안한다. 옹기와 기와를 굽는 가마일, 쇠를 다루는 주물일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운이 따라야 한다. 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자 쇠말을 만들어 제사 지내라는 현몽에 따라 봉납했다고 한다. 그 뒤로는 솥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설화가 있다. 넷째, 말에 대한 숭배관념 속에 말이 남성 원리적 생식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득남(得男)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는 경우와 마을 안에 있는 가축의 안강(安康)과 번창을 마당장군(馬堂將軍)에게 기원하는 사례도 있다. 마을신[洞神]으로 봉안된 말의 형태는 마상과 마신도 두 가지이다. 마상은 목마·석마·철마·자마(磁馬) 등이며, 마신도는 산신·성황신·장군신 등이 말을 타고 있거나 옆에데리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祭日)은 정월대보름, 이월 초, 삼월삼짇날, 칠월 백중, 구월 중구 등 다양하다. 가정·개인 단위의 마제 : 세시풍속에서 정월 상오일(上午日)과 시월상달의 말날[午日]이 있다. 이날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간단히 치성을 드린다. 상오일에는 말에게 간단히 제사 지내고 찬을 주어 말을 숭상하기도 하였으며 이날 풍속으로 장을 많이 담근다.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이고, 우리말 ‘맛있다’의 ‘맛’과 ‘말’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유감의 원리로 맛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말날에 장을 많이 담근다고 전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시월(十月) 오일(午日)조에 보면 “오일(午日)은 말날이라 부르는데, 이날 붉은 시루떡을 만들어 마구간에 차려 놓고 신에게 빌면서 말의 건강을 축원했다. 병오일에는 ‘병(丙)’과 ‘병(病)’의 음이 서로 같아서 말이 병드는 것을 꺼려 그것을 행하지 않았다. 무오일을 귀하게 여겼다(午日稱馬日 作赤甑餠 說廐中 以禱神祝 其馬健 丙午日則不用 丙與病音相似 忌馬病也 以戊午日爲貴)”라고 되어 있다. 즉 시월 말날에는 붉은 팥떡을 하여 마구간에 차려 놓고 말의 건강을 비는 고사를 지냈다. 이기록은 18~19세기의 민속이지만 현재 일부 지방의 우마를 사육하는 가정에서 이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밖에 무속에는 천연두를 앓은 뒤 열사흘 만에 두역신(痘疫神)을 전송할 때 베푸는 배송(拜送)굿에서 실마(實馬) 또는 추마(芻馬)를 등장시켜 마부(馬夫)로 하여금 두신(痘神)을 모시고 나가는 무속제의도 있다.

참고문헌

한국동물민속론 (천진기, 민속원, 2003)한국말민속론 (천진기, 한국마사회마사박물관, 2006)高麗史, 東國歲時記, 時用鄕樂譜, 太常志, 운명을 읽는코드 열두 동물 (천진기, 서울대학교출판부,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