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깔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구

집필자 황경순(黃慶順)

정의

한지를 접어서 만든, 위 끝이 뾰족하게 생긴 모자. 삼신과 세존의 신체(神體)이기도 하며, 집례자가 머리에 쓰기도 한다. 가정신의 신체인 단지 위에 씌우기도 한다.

내용

가정에서 고깔을 씌운 신줏단지를 볼 수 있다. 신줏단지는 한지로 봉하거나 고깔을 씌우거나 한지를 덮어 둔다. 특히 조상단지, 시주단지, 세존단지는 고깔을 씌운다. 고깔은 가신을 모시는 당사자가 직접 만들어 씌우기도 하지만 무속인이 씌우는 경우가 많다. 무속인이 고깔을 씌울 때는 먼저 한지로 단지 입구를 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속인이 고깔을 씌우는 까닭은 모시는 신이 고깔을 쓰기 원하기 때문이다. ‘먼지가 앉지 말라는 것’이라는 실용적인 측면도 있다.

지역사례

경남 거제시의 조군석 법사(남, 1964년생)는 안방 시렁 위에 조상신인 ‘부리단지’를 모신다. 단지 안에 쌀을 넣고 참종이를 덮은 후 왼새끼를 꼬아서 묶어 둔다. 그리고 그 위에 고깔을 씌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가정에서는 직접 한지로 만든 고깔을 세존단지에 씌워 두었다. 단지 옆에는 등나무로 만든 바구니에 양초를 담아 두고, 그 옆에 향을 두었다. 그러나 양초나 향에 불을 피우는 일은 없다. 집안에 제사, 잔치, 초상이 있거나 가족의 생일이 돌아오면 반드시 세존단지 앞에 나물과 밥을 차려 놓는다. 단지 안에는 쌀이 들어 있다. 가을에 편안한 날을 잡아 몸을 깨끗이 하고 햅쌀로 갈아 준다. 단지 안에 들어 있던 쌀은 식구끼리 밥을 해서 먹고 이날 고깔도 새로 만들어 씌운다.

하동지역에서는 조상을 ‘시주단지’라고 한다. 주먹보다 조금 큰 단지에 쌀을 넣고 한지로 봉해 사람 손이 닿지 않는 큰방 높은 곳에 놓아 둔다.

함안군 군북면의 조시재 씨 댁에서는 제사를 모시는 방, 즉 안방의 옷장 위(무당이 정해 준 자리)에 조상신(조상단지)을 모시고 있다. 조시재 씨는 2004년쯤에 건강이 좋지 않아 굿을 했다. 그때 무속인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시라고 해서 조상단지를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단지는 높이 25㎝, 직경 30㎝ 정도의 크기이다. 뚜껑은 없다. 하얀 한지로 단지를 덮고 실로 묶었다. 그 위에는 오색실을 놓고 고깔을 씌웠으며, 고깔 위에는 실타래를 감아 놓았다. 이는 모두 무속인이 가르쳐 준 방법을 따른 것이다. 단지 안에는 일만 원짜리 지폐도 들어 있다. 거기에 햅쌀도 넣어 둔다. 가을마다 쌀을 갈아 넣으며 묵은쌀로는 밥을 해서 가족끼리 먹는다. 이때 특별한 고사는 지내지 않고 절만 올린다. 조시재 씨는 이 조상단지를 모시게 된 이후로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한다.

경북지역에서도 조상단지에 고깔을 씌운 사례가 발견된다. 고령군 덕곡면의 강필희 씨 댁에서도 조상단지를 모시고 있다. 단지의 조상은 ‘윗대 할매’라고 한다. 옛날부터 모셔 왔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할매인지는 모른다. 단지에는 쌀을 채우고 고깔을 씌웠다. 이전에는 고깔 없이 한지로만 단지의 입구를 봉하였지만 2000년도에 덕곡면 본리리 승암에 사는 보살이 와서 고깔을 씌워 주었다. 단지 안의 쌀은 가을에 햇곡식을 찧으면 햅쌀로 갈아 준다.

구미시 선산읍의 오정수 보살은 성주단지에 고깔을 씌운 신위를 모시고 있다. 성주단지는 1998년에 현재의 집을 지어 이사하고 모셨다. 당시 남편에게 마음에 드는 단지를 고르게 하여 쌀을 부은 후 대를 잡게 했더니 남편이 “내가 몇 대 할아버지다. 내가 성주로 온다.”라고 하여 고깔을 씌울 건지 물어보니 씌워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신체는 단지에 쌀을 넣고 고깔을 씌운 형태이다. 현재 성주단지는 집 거실 한쪽 구석에 모셔 두었다. 9월 그믐에 단지 안의 묵은쌀을 꺼내고 햅쌀을 새로 넣는다. 그러고 나서 10월 7일까지 매일 비손한다.

성주군 벽진면 수촌2리의 한 가정은 보살의 권유로 조상단지를 모시고 있다. 이 가정의 조상단지는 어른들이 사용하던 놋그릇에 쌀을 채운 형태인데 보살이 일러 준 대로 한 것이다. 단지를 ‘조상님’이라고 부른다. 쌀은 작은아들 생일 때 갈아 준다. 아들 생일에 쌀을 갈면 조상님이 그 아들을 도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풀리고 좋아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단지 안에는 남편과 작은아들의 이름을 넣어 두었지만 남편이 죽은 후로는 작은아들만 위해 주고 있다. 작은아들의 생일이 10월이어서 단지 안의 쌀을 갈기에 알맞은 시기라고 한다. 보살이 시키는 대로 큰아들을 제외하고 작은아들만 위하고 있다고 한다. 단지 안의 묵은쌀은 식구끼리만 먹고 다른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다. 햅쌀로 밥을 해서 올리지는 않는다. 아침에 쌀만 갈아 주고 묵은쌀로 밥을 해 먹을 뿐이다. 조상단지에는 실타래가 감겨 있다. 아들의 명이 길어지라는 뜻에서 걸어 놓는 것이다. 고깔은 몇 년에 걸쳐 새로 접으며, 모시는 사람이 직접 접어서 걸쳐 놓는다.

전북지역에서는 독경을 할 때 주관하는 점쟁이가 고깔을 머리에 쓰기도 한다. 김제지역에서는 정월에 탈이 없이 한 해를 잘 지내기를 기원하며 점쟁이를 불러 독경을 한다. 독경은 정월에 해야 일 년 열두 달 재수가 있고 몸이 건강하다고 여긴다. 독경은 매년 하지 않는다. 그해 대주나 아들의 신수를 보고 신수가 사나워 불길한 경우에만 한다. 이런 이유로 이를 ‘신수맥이’라고 한다. 독경하는 날이 되면 낮에 경을 읽는 사람과 점쟁이가 와서 직접 가져온 종이를 경을 읽을 장소에 걸어 두거나 독경에 쓰일 꽃 등을 만들고 자신이 머리에 쓸 고깔도 만든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2008)

고깔

고깔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제구

집필자 황경순(黃慶順)

정의

한지를 접어서 만든, 위 끝이 뾰족하게 생긴 모자. 삼신과 세존의 신체(神體)이기도 하며, 집례자가 머리에 쓰기도 한다. 가정신의 신체인 단지 위에 씌우기도 한다.

내용

가정에서 고깔을 씌운 신줏단지를 볼 수 있다. 신줏단지는 한지로 봉하거나 고깔을 씌우거나 한지를 덮어 둔다. 특히 조상단지, 시주단지, 세존단지는 고깔을 씌운다. 고깔은 가신을 모시는 당사자가 직접 만들어 씌우기도 하지만 무속인이 씌우는 경우가 많다. 무속인이 고깔을 씌울 때는 먼저 한지로 단지 입구를 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속인이 고깔을 씌우는 까닭은 모시는 신이 고깔을 쓰기 원하기 때문이다. ‘먼지가 앉지 말라는 것’이라는 실용적인 측면도 있다.

지역사례

경남 거제시의 조군석 법사(남, 1964년생)는 안방 시렁 위에 조상신인 ‘부리단지’를 모신다. 단지 안에 쌀을 넣고 참종이를 덮은 후 왼새끼를 꼬아서 묶어 둔다. 그리고 그 위에 고깔을 씌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가정에서는 직접 한지로 만든 고깔을 세존단지에 씌워 두었다. 단지 옆에는 등나무로 만든 바구니에 양초를 담아 두고, 그 옆에 향을 두었다. 그러나 양초나 향에 불을 피우는 일은 없다. 집안에 제사, 잔치, 초상이 있거나 가족의 생일이 돌아오면 반드시 세존단지 앞에 나물과 밥을 차려 놓는다. 단지 안에는 쌀이 들어 있다. 가을에 편안한 날을 잡아 몸을 깨끗이 하고 햅쌀로 갈아 준다. 단지 안에 들어 있던 쌀은 식구끼리 밥을 해서 먹고 이날 고깔도 새로 만들어 씌운다. 하동지역에서는 조상을 ‘시주단지’라고 한다. 주먹보다 조금 큰 단지에 쌀을 넣고 한지로 봉해 사람 손이 닿지 않는 큰방 높은 곳에 놓아 둔다. 함안군 군북면의 조시재 씨 댁에서는 제사를 모시는 방, 즉 안방의 옷장 위(무당이 정해 준 자리)에 조상신(조상단지)을 모시고 있다. 조시재 씨는 2004년쯤에 건강이 좋지 않아 굿을 했다. 그때 무속인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시라고 해서 조상단지를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단지는 높이 25㎝, 직경 30㎝ 정도의 크기이다. 뚜껑은 없다. 하얀 한지로 단지를 덮고 실로 묶었다. 그 위에는 오색실을 놓고 고깔을 씌웠으며, 고깔 위에는 실타래를 감아 놓았다. 이는 모두 무속인이 가르쳐 준 방법을 따른 것이다. 단지 안에는 일만 원짜리 지폐도 들어 있다. 거기에 햅쌀도 넣어 둔다. 가을마다 쌀을 갈아 넣으며 묵은쌀로는 밥을 해서 가족끼리 먹는다. 이때 특별한 고사는 지내지 않고 절만 올린다. 조시재 씨는 이 조상단지를 모시게 된 이후로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한다. 경북지역에서도 조상단지에 고깔을 씌운 사례가 발견된다. 고령군 덕곡면의 강필희 씨 댁에서도 조상단지를 모시고 있다. 단지의 조상은 ‘윗대 할매’라고 한다. 옛날부터 모셔 왔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할매인지는 모른다. 단지에는 쌀을 채우고 고깔을 씌웠다. 이전에는 고깔 없이 한지로만 단지의 입구를 봉하였지만 2000년도에 덕곡면 본리리 승암에 사는 보살이 와서 고깔을 씌워 주었다. 단지 안의 쌀은 가을에 햇곡식을 찧으면 햅쌀로 갈아 준다. 구미시 선산읍의 오정수 보살은 성주단지에 고깔을 씌운 신위를 모시고 있다. 성주단지는 1998년에 현재의 집을 지어 이사하고 모셨다. 당시 남편에게 마음에 드는 단지를 고르게 하여 쌀을 부은 후 대를 잡게 했더니 남편이 “내가 몇 대 할아버지다. 내가 성주로 온다.”라고 하여 고깔을 씌울 건지 물어보니 씌워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신체는 단지에 쌀을 넣고 고깔을 씌운 형태이다. 현재 성주단지는 집 거실 한쪽 구석에 모셔 두었다. 9월 그믐에 단지 안의 묵은쌀을 꺼내고 햅쌀을 새로 넣는다. 그러고 나서 10월 7일까지 매일 비손한다. 성주군 벽진면 수촌2리의 한 가정은 보살의 권유로 조상단지를 모시고 있다. 이 가정의 조상단지는 어른들이 사용하던 놋그릇에 쌀을 채운 형태인데 보살이 일러 준 대로 한 것이다. 단지를 ‘조상님’이라고 부른다. 쌀은 작은아들 생일 때 갈아 준다. 아들 생일에 쌀을 갈면 조상님이 그 아들을 도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풀리고 좋아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단지 안에는 남편과 작은아들의 이름을 넣어 두었지만 남편이 죽은 후로는 작은아들만 위해 주고 있다. 작은아들의 생일이 10월이어서 단지 안의 쌀을 갈기에 알맞은 시기라고 한다. 보살이 시키는 대로 큰아들을 제외하고 작은아들만 위하고 있다고 한다. 단지 안의 묵은쌀은 식구끼리만 먹고 다른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다. 햅쌀로 밥을 해서 올리지는 않는다. 아침에 쌀만 갈아 주고 묵은쌀로 밥을 해 먹을 뿐이다. 조상단지에는 실타래가 감겨 있다. 아들의 명이 길어지라는 뜻에서 걸어 놓는 것이다. 고깔은 몇 년에 걸쳐 새로 접으며, 모시는 사람이 직접 접어서 걸쳐 놓는다. 전북지역에서는 독경을 할 때 주관하는 점쟁이가 고깔을 머리에 쓰기도 한다. 김제지역에서는 정월에 탈이 없이 한 해를 잘 지내기를 기원하며 점쟁이를 불러 독경을 한다. 독경은 정월에 해야 일 년 열두 달 재수가 있고 몸이 건강하다고 여긴다. 독경은 매년 하지 않는다. 그해 대주나 아들의 신수를 보고 신수가 사나워 불길한 경우에만 한다. 이런 이유로 이를 ‘신수맥이’라고 한다. 독경하는 날이 되면 낮에 경을 읽는 사람과 점쟁이가 와서 직접 가져온 종이를 경을 읽을 장소에 걸어 두거나 독경에 쓰일 꽃 등을 만들고 자신이 머리에 쓸 고깔도 만든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