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립신(乞粒神)

한자명

乞粒神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격

집필자 박흥주(朴興柱)

정의

흔히 잘 얻어먹지 못하는 문간귀신으로 여기며 집안으로의 왕래를 활발하게 하고 영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 일부 지역에서는 재복신 또는 농사신으로 여긴다.

내용

본래 목적이 분명한 일을 대동으로 수행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전곡이나 물품을 얻으러 다니는 것을 ‘걸립’이라고 한다. 이 걸립 문화는 공공성, 공익성, 대동성을 본질로 한다. 걸립을 통한 많은 재원 확보와 최대한의 동참을 희구하는 마음이 신 관념을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신격이 바로 신으로서의 ‘걸립’이다. 걸립신은 무교(巫敎)의 신격으로 존재한다.

걸립(신)은 걸립대감, 걸립마누라, 걸립성수로도 불린다. 역할과 능력에 따라서는 남걸립․여걸립․걸립할아바이․걸립할마이, 본향걸립․도당걸립․상산걸립․제당걸립, 성주걸립․지신걸립․업양걸립․주저리걸립․정전걸립, 몸주걸립(대주)․직신걸립(계주), 농사걸립․상업걸립, 제장걸립․대신걸립․외길걸립․불릴걸립, 시주걸립․화주걸립, 왕래걸립․문안걸립․전갈걸립, 선 걸립․앉은 걸립․억많은 걸립․수많은 걸립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걸립신은 주로 대감님으로 나타난다. “글립으루넌 다 대감이며”라는 경기무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걸립신을 재복(財福)을 관장하는 대감님으로 좌정시킨다는 특성을 보인다.

걸립신을 대감으로 좌정시켜 노는 걸립대감놀이는 돈을 벌어들이고 모든 재물을 집 안으로 들여 달라고 축원하는 굿이다. 걸립대감은 “흘러다니는 동서남북 재산을 다 벌어들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걸립신은 돈을 벌어들이고 재물을 몰아오는 권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걸립은 떵떵거리며 져들이고, 여걸립은 똬리 받쳐 여들여서”라는 경기무가를 통해서도 그 역할과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여러 사람에게서 전곡이나 물품을 모으는 걸립 문화의 속성에서 걸립대감으로의 신격화는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인다. 황해도굿에서는 걸립신을 걸립대감의 뜻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하위신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걸립대감이 신격화되어 나타나는 모습과 권능을 보면 생산 토대에 따라 좀 더 적극적인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경기도의 농경지역에서는 농사가 잘되라고 걸립신을 위한다. 농사는 걸립대감이 나서서 짓는 것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농사가 잘되게 해 주는 것을 걸립대감의 임무로 여기는 것이다. 걸립대감은 풍농을 통해 그 집안이 부자․장자가 되게 해 주고 농사를 잘되게 해 주는 것이 결국 걸립의 목적을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으러 다니는 걸립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 즉 자체의 농사가 잘되도록 살펴주는 능력까지 발휘하도록 인식의 지평이 확장․심화된 셈이다.

이 경우 걸립신은 농사짓는 땅을 관장하는 지신(地神)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쌍걸립을 모시기도 한다. 쌍걸립은 걸립신과 지신을 함께 대접하는 것이다. 걸립신은 영감이 되고 지신은 마누라가 된다. 쌍걸립을 놀게 되면 무당 두 명이 각각 걸립신(영감)과 지신(마누라) 역할을 맡은 다음에 재담을 주고받으면서 타령을 한다.

농경신으로서의 걸립대감은 그 집안의 앞·뒤 노적 쌓기, 즉 부를 쌓는 농사이기 때문에 ‘업농사, 복농사’로 표현된다. 따라서 가정집 재수굿에서는 가신(家神)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업, 터주, 수문장 등 가신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특히 성주나 지신과 밀접하다. 쌍걸립을 하기 위해서는 공년(쌍년)에 성주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아예 가신 자체로 모셔지기도 한다.

그러나 걸립신은 보편적으로 섬겨지는 가신이 아니다. 가신으로서의 걸립신은 지역적으로 경기 중부지역에서 집중 조사되며, 단골무당이 와서 집안 고사를 담당해 줄 경우에 모셔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평상시에도 집에 아픈 사람이 생기거나 우환이 있을 때 걸립신을 풀어먹인다.

신체는 없다. 집의 대문 주변 기둥을 일컫기도 하고, 신체를 모실 경우 성주를 모신 마루의 맞은편 바깥쪽에 모시기도 한다. 형태는 북어대가리를 새끼줄에 꿰어 마루 바깥쪽 벽에 걸고 한지 두 권을 통째로 걸어둔 것이다. 무당집에서는 흔히 현관문 위의 벽에 하얀 천으로 북어를 묶어놓는다. 대개 걸립신을 잘 얻어먹지 못하는 문간귀신으로 여겨 별도의 제물을 바치며 대접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사람들의 왕래를 활발하게 하고, 문을 활짝 열고 영접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립신 본래의 권능은 ‘왕래걸립, 문안걸립, 전갈걸립에 가가호수, 인물적간 하던 걸립에, 호수적간 하던 걸립’으로 개념화되어 있다. 이런 속성이 마을굿을 바탕으로 이뤄지던 대동 걸립문화와 만나면 본향걸립, 도당걸립, 상산걸립으로 신격화된다. 농사짓는 가정의 살림살이를 만나면 가신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며, 농경신으로서의 능력까지 부가되어 있다. 가정집의 재수굿 현장에서는 부부금실과 부자․장자가 되게 도와줄 몸주걸립(대주), 직신걸립(계주)으로 나타난다. 무당의 신사에서는 잘 불려주는 데 기여할 제장걸립, 대신걸립, 외길걸립, 불릴걸립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참고문헌

한국무가집 3 (김태곤, 집문당, 1978), 김금화의 무가집 (김금화, 문음사, 1995), 한국의 산촌민속 2 (김명자․김태곤․이상언, 교문사, 1995), 서울 새남굿 신가집 (서울새남굿보존회, 문덕사, 1996), 한국 무속의 신관에 관한 연구 (이용범,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0), 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 걸립신 (김창호, 한국민속신앙사전-무속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09)

걸립신

걸립신
사전위치

한국민속신앙사전 > 가정신앙 > 신격

집필자 박흥주(朴興柱)

정의

흔히 잘 얻어먹지 못하는 문간귀신으로 여기며 집안으로의 왕래를 활발하게 하고 영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 일부 지역에서는 재복신 또는 농사신으로 여긴다.

내용

본래 목적이 분명한 일을 대동으로 수행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전곡이나 물품을 얻으러 다니는 것을 ‘걸립’이라고 한다. 이 걸립 문화는 공공성, 공익성, 대동성을 본질로 한다. 걸립을 통한 많은 재원 확보와 최대한의 동참을 희구하는 마음이 신 관념을 형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신격이 바로 신으로서의 ‘걸립’이다. 걸립신은 무교(巫敎)의 신격으로 존재한다. 걸립(신)은 걸립대감, 걸립마누라, 걸립성수로도 불린다. 역할과 능력에 따라서는 남걸립․여걸립․걸립할아바이․걸립할마이, 본향걸립․도당걸립․상산걸립․제당걸립, 성주걸립․지신걸립․업양걸립․주저리걸립․정전걸립, 몸주걸립(대주)․직신걸립(계주), 농사걸립․상업걸립, 제장걸립․대신걸립․외길걸립․불릴걸립, 시주걸립․화주걸립, 왕래걸립․문안걸립․전갈걸립, 선 걸립․앉은 걸립․억많은 걸립․수많은 걸립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걸립신은 주로 대감님으로 나타난다. “글립으루넌 다 대감이며”라는 경기무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걸립신을 재복(財福)을 관장하는 대감님으로 좌정시킨다는 특성을 보인다. 걸립신을 대감으로 좌정시켜 노는 걸립대감놀이는 돈을 벌어들이고 모든 재물을 집 안으로 들여 달라고 축원하는 굿이다. 걸립대감은 “흘러다니는 동서남북 재산을 다 벌어들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걸립신은 돈을 벌어들이고 재물을 몰아오는 권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걸립은 떵떵거리며 져들이고, 여걸립은 똬리 받쳐 여들여서”라는 경기무가를 통해서도 그 역할과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여러 사람에게서 전곡이나 물품을 모으는 걸립 문화의 속성에서 걸립대감으로의 신격화는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인다. 황해도굿에서는 걸립신을 걸립대감의 뜻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하위신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걸립대감이 신격화되어 나타나는 모습과 권능을 보면 생산 토대에 따라 좀 더 적극적인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경기도의 농경지역에서는 농사가 잘되라고 걸립신을 위한다. 농사는 걸립대감이 나서서 짓는 것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농사가 잘되게 해 주는 것을 걸립대감의 임무로 여기는 것이다. 걸립대감은 풍농을 통해 그 집안이 부자․장자가 되게 해 주고 농사를 잘되게 해 주는 것이 결국 걸립의 목적을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으러 다니는 걸립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 즉 자체의 농사가 잘되도록 살펴주는 능력까지 발휘하도록 인식의 지평이 확장․심화된 셈이다. 이 경우 걸립신은 농사짓는 땅을 관장하는 지신(地神)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쌍걸립을 모시기도 한다. 쌍걸립은 걸립신과 지신을 함께 대접하는 것이다. 걸립신은 영감이 되고 지신은 마누라가 된다. 쌍걸립을 놀게 되면 무당 두 명이 각각 걸립신(영감)과 지신(마누라) 역할을 맡은 다음에 재담을 주고받으면서 타령을 한다. 농경신으로서의 걸립대감은 그 집안의 앞·뒤 노적 쌓기, 즉 부를 쌓는 농사이기 때문에 ‘업농사, 복농사’로 표현된다. 따라서 가정집 재수굿에서는 가신(家神)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업, 터주, 수문장 등 가신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특히 성주나 지신과 밀접하다. 쌍걸립을 하기 위해서는 공년(쌍년)에 성주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아예 가신 자체로 모셔지기도 한다. 그러나 걸립신은 보편적으로 섬겨지는 가신이 아니다. 가신으로서의 걸립신은 지역적으로 경기 중부지역에서 집중 조사되며, 단골무당이 와서 집안 고사를 담당해 줄 경우에 모셔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평상시에도 집에 아픈 사람이 생기거나 우환이 있을 때 걸립신을 풀어먹인다. 신체는 없다. 집의 대문 주변 기둥을 일컫기도 하고, 신체를 모실 경우 성주를 모신 마루의 맞은편 바깥쪽에 모시기도 한다. 형태는 북어대가리를 새끼줄에 꿰어 마루 바깥쪽 벽에 걸고 한지 두 권을 통째로 걸어둔 것이다. 무당집에서는 흔히 현관문 위의 벽에 하얀 천으로 북어를 묶어놓는다. 대개 걸립신을 잘 얻어먹지 못하는 문간귀신으로 여겨 별도의 제물을 바치며 대접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사람들의 왕래를 활발하게 하고, 문을 활짝 열고 영접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립신 본래의 권능은 ‘왕래걸립, 문안걸립, 전갈걸립에 가가호수, 인물적간 하던 걸립에, 호수적간 하던 걸립’으로 개념화되어 있다. 이런 속성이 마을굿을 바탕으로 이뤄지던 대동 걸립문화와 만나면 본향걸립, 도당걸립, 상산걸립으로 신격화된다. 농사짓는 가정의 살림살이를 만나면 가신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며, 농경신으로서의 능력까지 부가되어 있다. 가정집의 재수굿 현장에서는 부부금실과 부자․장자가 되게 도와줄 몸주걸립(대주), 직신걸립(계주)으로 나타난다. 무당의 신사에서는 잘 불려주는 데 기여할 제장걸립, 대신걸립, 외길걸립, 불릴걸립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참고문헌

한국무가집 3 (김태곤, 집문당, 1978)김금화의 무가집 (김금화, 문음사, 1995)한국의 산촌민속 2 (김명자․김태곤․이상언, 교문사, 1995)서울 새남굿 신가집 (서울새남굿보존회, 문덕사, 1996)한국 무속의 신관에 관한 연구 (이용범,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0)한국의 가정신앙-경기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5)걸립신 (김창호, 한국민속신앙사전-무속신앙, 국립민속박물관,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