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수놀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9-01-21

정의

눈을 가린 술래가 다른 사람을 잡거나 이름을 불러서 맞히는 아이들 놀이.

개관

판수놀이에 대한 역사적인 모습은 최영년崔永年(1856∼1935)이 지은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옛날 풍속에 아이들이 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여럿이 그 주위를 빙빙 돈다. 이때 어렵게 장님이 한 사람을 붙잡으면 이기게 되는데, 이를 ‘까막잡기掩目戲’라고 한다. 아이들의 놀이가 도리어 경계가 되는 것이 많다. 장님의 눈이 투명하지 못함을 웃으며 본다. 어쩌다 장님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눈 뜬 사람이 눈 감은 사람만도 못하다.”라고 하여 판수놀이를 다소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로써 판수놀이는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서 널리 전승되어온 전래 놀이였음을 알 수 있다.

판수놀이는 전승지 역에 따라 ‘봉사놀이’, ‘봉사잡기’, ‘장님놀이’, ‘까막잡기’, ‘소경놀이’ 등으로 불린다. 본래 판수는 점을 업으로 삼는 소경을 일컫는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장님 점쟁이로서 삭발한 사람을 세상에서 선사禪師라 하는데, 혹은 판수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눈을 가려 앞을 볼 수 없는 술래가 마치 판수처럼 어색하게 행동하는 까닭에 다양한 이칭으로 불린다. 즉 여기에서 술래는 단순한 소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알아맞히고 점을 치는 판수와 비슷한 역할을 하므로 판수놀이, 소경놀이, 봉사잡기, 장님놀이라 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조선의 향토오락朝鮮の鄕土娛樂』에는 맹목유盲目遊·맹유盲遊·맹귀유盲鬼遊 등의 기록이 보이는데, 이는 판수놀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내용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판수놀이는 달 밝은 밤에 넓은 마당이나 공터에서 행해졌던 놀이이다. 주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전승되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남녀가 함께 어울려 놀이를 하기거나 더러는 청장년층에서 행하기도 했다. 놀이의 방법은 먼저 가위바위보를 해서 술래를 정한다. 그런 다음 술래로 뽑힌 아이가 판수가 되어 앞이 보이지 않도록 수건이나 끈으로 눈을 가린다. 판수놀이는 각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이 전승된다.

  1. 술래가 정해지면 나머지 아이들은 술래 주위를 에워싸고 여기저기서 손뼉을 치며 판수에게 위치를 알린다. 술래는 박수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장님처럼 손발을 내저으며 쫓아다니고, 아이들은 술래에게 잡히지 않기 위하여 손뼉을 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술래에게 잡힌 아이는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이때 다른 아이들은 술래에게 잡은 아이가 누군지 묻고, 술래는 손으로 그 아이의 얼굴이나 몸매, 옷 등을 더듬어서 이름을 부른다. 술래가 아이의 이름을 맞히면 잡힌 아이가 술래가 되지만 틀리면 다시 판수가 되어 놀이를 진행한다.

  2. 아이들은 술래를 빙 둘러싸고 앉아서 원을 그리며 좌우로 돌다가 한 아이가 원 밖으로 나간다. 그러면 술래는 “누가누가 보인다.”라고 상대를 지목하면, 아이들은 “누가누가 보이냐?”라고 묻는다. 이때 판수가 원 밖에 있는 아이의 이름을 맞히면, 아이들이 일제히 “누구 뒤에 숨었냐?”라고 또 묻는다. 술래가 맞히면 “맞었다 맞었다.”라고 제창하고, 틀리면 “틀렸다 틀렸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술래는 연거푸 두 번이나 원 밖으로 나간 아이의 이름을 맞혀야 하는 까닭에 좀처럼 판수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술래가 상대의 이름을 맞히면 역할을 바꾸게 된다.

  3. 편을 짜서 고양이와 쥐를 정한 다음 술래인 고양이가 쥐를 잡는 놀이이다. 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두 패로 편을 나눈다. 양편은 번갈아 끼어들며 원을 그리면서 앉는다. 그리고 양쪽 진영에서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한 아이를 각각 한 명씩 뽑아 고양이와 쥐가 된다. 놀이가 시작되면 고양이는 술래가 되어 두 눈을 수건으로 가린 채 쥐를 잡으러 쫓아다니고, 쥐는 손뼉을 치면서 고양이를 약을 올리며 이리저리 도망을 다닌다. 단 쥐는 아이들이 앉아 있는 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규정이 적용되며, 만일 다급해진 쥐가 이를 어기거나 고양이에게 잡히면 두 편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서 놀이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놀이를 해서 어느 편이 쥐를 많이 잡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에서는 술래인 범과 토끼를 정한 다음 범이 자신의 등을 찌르고 달아난 토끼가 누구인지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가 있는데, 이를 ‘사람찾기’라고 한다.

특징 및 의의

판수놀이는 비단 아이들의 놀이에 국한되지는 않았다. 예전에 두레가 나거나 품앗이를 할 때 여러 사람이 모이면 심심풀이로 이 놀이를 하기도 했다. 즉 술래가 눈을 가리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막대기나 손으로 툭툭 치기도 하고, 약간 짓궂은 농담을 하면서 놀린다. 앞을 볼 수 없는 술래는 다른 사람을 잡으러 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치게 되는데, 이를 보고 일꾼들은 한바탕 웃으며 잠시 고된 일을 잊고 시름을 달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판수놀이는 장소나 도구에 구애받지 않을 뿐 아니라, 놀이의 참여자가 다함께 여흥을 즐기는 오락성과 해학적인 요소가 강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海東竹枝, 금산의 민속놀이(강성복, 금산문화원, 1994), 우리나라 민속놀이(심우성, 동문선, 1996), 조선의 민속놀이(푸른숲, 1988), 조선의 향토오락(村山智順, 박전열 역, 집문당, 1992),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라남도(문화공보부 문과재관리국, 196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7), 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국립민속박물관, 2006).

판수놀이

판수놀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강성복(姜成福)
갱신일 2019-01-21

정의

눈을 가린 술래가 다른 사람을 잡거나 이름을 불러서 맞히는 아이들 놀이.

개관

판수놀이에 대한 역사적인 모습은 최영년崔永年(1856∼1935)이 지은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옛날 풍속에 아이들이 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여럿이 그 주위를 빙빙 돈다. 이때 어렵게 장님이 한 사람을 붙잡으면 이기게 되는데, 이를 ‘까막잡기掩目戲’라고 한다. 아이들의 놀이가 도리어 경계가 되는 것이 많다. 장님의 눈이 투명하지 못함을 웃으며 본다. 어쩌다 장님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눈 뜬 사람이 눈 감은 사람만도 못하다.”라고 하여 판수놀이를 다소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로써 판수놀이는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서 널리 전승되어온 전래 놀이였음을 알 수 있다. 판수놀이는 전승지 역에 따라 ‘봉사놀이’, ‘봉사잡기’, ‘장님놀이’, ‘까막잡기’, ‘소경놀이’ 등으로 불린다. 본래 판수는 점을 업으로 삼는 소경을 일컫는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장님 점쟁이로서 삭발한 사람을 세상에서 선사禪師라 하는데, 혹은 판수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눈을 가려 앞을 볼 수 없는 술래가 마치 판수처럼 어색하게 행동하는 까닭에 다양한 이칭으로 불린다. 즉 여기에서 술래는 단순한 소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알아맞히고 점을 치는 판수와 비슷한 역할을 하므로 판수놀이, 소경놀이, 봉사잡기, 장님놀이라 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조선의 향토오락朝鮮の鄕土娛樂』에는 맹목유盲目遊·맹유盲遊·맹귀유盲鬼遊 등의 기록이 보이는데, 이는 판수놀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내용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판수놀이는 달 밝은 밤에 넓은 마당이나 공터에서 행해졌던 놀이이다. 주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전승되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남녀가 함께 어울려 놀이를 하기거나 더러는 청장년층에서 행하기도 했다. 놀이의 방법은 먼저 가위바위보를 해서 술래를 정한다. 그런 다음 술래로 뽑힌 아이가 판수가 되어 앞이 보이지 않도록 수건이나 끈으로 눈을 가린다. 판수놀이는 각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이 전승된다. 술래가 정해지면 나머지 아이들은 술래 주위를 에워싸고 여기저기서 손뼉을 치며 판수에게 위치를 알린다. 술래는 박수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장님처럼 손발을 내저으며 쫓아다니고, 아이들은 술래에게 잡히지 않기 위하여 손뼉을 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술래에게 잡힌 아이는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이때 다른 아이들은 술래에게 잡은 아이가 누군지 묻고, 술래는 손으로 그 아이의 얼굴이나 몸매, 옷 등을 더듬어서 이름을 부른다. 술래가 아이의 이름을 맞히면 잡힌 아이가 술래가 되지만 틀리면 다시 판수가 되어 놀이를 진행한다. 아이들은 술래를 빙 둘러싸고 앉아서 원을 그리며 좌우로 돌다가 한 아이가 원 밖으로 나간다. 그러면 술래는 “누가누가 보인다.”라고 상대를 지목하면, 아이들은 “누가누가 보이냐?”라고 묻는다. 이때 판수가 원 밖에 있는 아이의 이름을 맞히면, 아이들이 일제히 “누구 뒤에 숨었냐?”라고 또 묻는다. 술래가 맞히면 “맞었다 맞었다.”라고 제창하고, 틀리면 “틀렸다 틀렸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술래는 연거푸 두 번이나 원 밖으로 나간 아이의 이름을 맞혀야 하는 까닭에 좀처럼 판수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 술래가 상대의 이름을 맞히면 역할을 바꾸게 된다. 편을 짜서 고양이와 쥐를 정한 다음 술래인 고양이가 쥐를 잡는 놀이이다. 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두 패로 편을 나눈다. 양편은 번갈아 끼어들며 원을 그리면서 앉는다. 그리고 양쪽 진영에서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한 아이를 각각 한 명씩 뽑아 고양이와 쥐가 된다. 놀이가 시작되면 고양이는 술래가 되어 두 눈을 수건으로 가린 채 쥐를 잡으러 쫓아다니고, 쥐는 손뼉을 치면서 고양이를 약을 올리며 이리저리 도망을 다닌다. 단 쥐는 아이들이 앉아 있는 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규정이 적용되며, 만일 다급해진 쥐가 이를 어기거나 고양이에게 잡히면 두 편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서 놀이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놀이를 해서 어느 편이 쥐를 많이 잡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에서는 술래인 범과 토끼를 정한 다음 범이 자신의 등을 찌르고 달아난 토끼가 누구인지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가 있는데, 이를 ‘사람찾기’라고 한다.

특징 및 의의

판수놀이는 비단 아이들의 놀이에 국한되지는 않았다. 예전에 두레가 나거나 품앗이를 할 때 여러 사람이 모이면 심심풀이로 이 놀이를 하기도 했다. 즉 술래가 눈을 가리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막대기나 손으로 툭툭 치기도 하고, 약간 짓궂은 농담을 하면서 놀린다. 앞을 볼 수 없는 술래는 다른 사람을 잡으러 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치게 되는데, 이를 보고 일꾼들은 한바탕 웃으며 잠시 고된 일을 잊고 시름을 달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판수놀이는 장소나 도구에 구애받지 않을 뿐 아니라, 놀이의 참여자가 다함께 여흥을 즐기는 오락성과 해학적인 요소가 강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海東竹枝, 금산의 민속놀이(강성복, 금산문화원, 1994), 우리나라 민속놀이(심우성, 동문선, 1996), 조선의 민속놀이(푸른숲, 1988), 조선의 향토오락(村山智順, 박전열 역, 집문당, 1992),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라남도(문화공보부 문과재관리국, 196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7), 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국립민속박물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