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발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허용호(許龍鎬)
갱신일 2019-01-18

정의

중부 지방과 해서 지방의 가면극 노장 과장에 등장하여 노장을 쫓아내는 인물.

내용

취발이는 양주 별산대놀이·송파 산대놀이·퇴계원 산대놀이·봉산 탈춤·강령 탈춤·남사당 덧뵈기 등에 등장하는 주요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주로 노장 과장에 등장하여 노장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취발이라는 명칭은 술 취한 중[醉僧]을 의미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은율 탈춤에서는 취발이를 ‘최괄이’라 부르기도 한다.

양주 별산대놀이에서는 제10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소무에게 유혹되어 파계破戒를 하고 세속인이 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이 차지했던 소무를 활기와 힘으로 빼앗는 인물이다. 강한 힘과 성적 능력이 있으며 가무歌舞에 능숙한 인물로 등장한다. 소무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노장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소무를 차지한 후 살림을 차린다. 그리고 소무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글공부까지 시킨다. 이러한 취발이의 가면은 그 바탕이 붉은색이며, 눈초리가 길고, 아래로 심하게 처져 있다. 양쪽 뺨에는 큰 굴곡을 그린 두 개의 주름이 있다. 그리고 이마에도 다섯 가닥의 긴 주름이 있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에 혀가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노란색 머리털이 풀어져서 얼굴 한쪽을 살짝 가리고 있다.

송파 산대놀이에서는 제9과장 취발이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이 차지했던 소무를 활기와 힘을 앞세워 빼앗는 인물이다. 세속인으로서 완전히 전환된 노장을 나무라고 한바탕 싸움 끝에 때려 쫓아낸다. 노장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취발이는 남아 있는 소무와 함께 살림을 차리고 아들까지 얻는다. 취발이는 아들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한바탕 놀고는 함께 춤추며 퇴장한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흰색 바지저고리와 초록색 반장삼을 입는다. 초록색 반장삼 등에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허리에는 빨간색 띠를 두른다. 머리에 초록색 고깔을 쓰고 손에는 흰색 한삼을 끼고 푸른 나뭇가지를 들고 등장한다. 송파 산대놀이의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붉은색 바탕으로 되어 있는데, 그 위에 아래로 처진 황녹색 눈썹이 있고 길고 처진 눈초리를 표현했다. 이마에는 두 줄의 주름이 있으며 광대뼈가 솟아 있다. 코는 큰 편으로 뭉뚝하다. 입술은 붉은색으로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더 튀어나와 있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전체적으로 넓고 입가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 이마 위로는 노란 머리카락이 내려와 있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취발이는 제9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서 등장한다.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 변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에게 계집을 둘씩이나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며 싸움을 벌인다. 치열한 싸움 끝에 취발이가 승리하고, 노장은 큰 소무만을 데리고 황급히 도망간다. 노장을 쫓아낸 취발이는 남은 소무와 살림을 차리고 아들인 마당이를 낳는다. 마당이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한바탕 놀다가, 마당이가 젖을 달라고 보채자 소무에게 젖을 달라고 하면서 퇴장하는 것으로 전체 노장 과장은 마무리된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취발이는 흰색 바지저고리와 학 두 마리가 수놓아진 붉은색 더그레를 입는다. 더그레 위에는 국화 두 송이가 그려진 옥색 허리띠를 하고, 오른손에는 귀롱가지를 든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적자색의 바탕에 산발한 머리털이 있으며, 불만이 있는 것 같은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눈과 입은 아래로 찢어졌으며 이마와 양 볼, 콧등에 주름살이 있다. 눈썹과 수염은 노랗고 검은 반점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이마 위에는 풀린 상투가 달려 있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제4과장 노장춤의 제3경 취발이춤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파계를 하고, 신장수를 위협하여 신발값을 떼어먹는 정도에까지 이른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술에 취한 듯 등장한 취발이는 중이 여자를 데리고 논다고 노장을 나무라고, 소무를 빼앗으려 한다. 이러한 취발이에 맞서 노장은 싸우지만 결국 얻어맞고 쫓겨나게 된다. 노장을 쫓아낸 취발이는 소무와 어울리고 아이까지 낳게 된다. 취발이는 아이에게 마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글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붉은 원통에 녹색 소매를 단 더거리와 붉은 바지를 입는다. 손에는 버들가지를 들고 무릎에는 방울을 단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길고 크다. 얼굴에는 혹이 여러 개 달려 있어서 이마에 네 개, 미간에 여섯 개, 양 입가에 두 개, 턱밑에 한 개 있다. 이렇게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비교적 화려한 복장에 눈에 띄는 독특한 장식을 하고 있다. 불그죽죽한 얼굴에 넓은 이마, 그 위에 흘러내리는 긴 머리카락 역시 인상적이다.

강령 탈춤에서는 제6과장 노승·취발이춤의 제1경 팔먹중춤과 제3경 취발이춤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특히 제3경 취발이춤에서는 파계를 하고 소무를 얻게 된 노승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중이 불도에 열중하지 않고 여자나 탐한다며 노장을 나무라고,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노승은 취발이의 완력을 당할 수 없어 얻어맞고 쫓겨 나간다. 승리한 취발이는 소무 사이에서 아들을 낳고, 그 아들에게 천자뒤풀이와 국문풀이 등을 가르치며 한바탕 놀다가 퇴장한다. 강령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크고 흰 점이 많이 찍힌 붉은색 더그레를 입는다. 손에는 느티나무 또는 버드나무 가지를 들었으며, 허리 뒤에 왕방울을 찼다. 노란색의 허리띠를 매고, 좌청우홍左靑右紅의 깃대님을 무릎에 맨다. 강령 탈춤에서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주황색 바탕에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턱밑에 누런 점이 크게 찍혀 있고, 코와 이마에 작은 점이 세 개 찍혀 있으며, 얼굴 전체에 흰색 점이 여러 개 찍혀 있다. 양 볼은 혹처럼 도드라져 있으며,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 있는데, 누런 선이 좌우로 길게 그려져 있다. 눈은 타원형에 아래쪽으로 처져 있고, 눈초리가 뾰족하다. 눈 주위에 검은 테두리를 그리고 그 안쪽은 흰색 칠을 하였으며, 코는 큰 편이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좌우로 굽어 있으며, 주위에는 흰색 점을 찍어 이빨을 표시하고 있다. 이마 위로는 금색 머리카락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은율 탈춤에서는 취발이가 아니라 최괄이라 불리는 인물이 등장한다. 제4과장 양반춤, 제5과장 노승춤,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 등에 걸쳐 등장하는 최괄이는 다른 가면극의 취발이에 해당한다. 최괄이는 고의적삼에 더그레를 입고, 노란 허리띠를 둘렀으며, 좌청우홍의 윗대님을 치고 등장한다. 다른 가면극에서는 노장 과장에서 소무가 취발이 아이를 낳지만, 은율 탈춤에서는 제4과장 양반춤에서 아이를 낳는다. 아씨 역할을 하는 새맥시가 원숭이와 음란한 수작을 하여 아이를 낳으면 최괄이가 자기 아이라고 받아 <꼬둑이타령>을 부르며 어르는 것이다. 제5과장 노승춤에서는 말뚝이와 최괄이가 등장하여 노승을 비웃다가 새맥시를 데리고 나와 노래를 부르며 한바탕 논다. 이때 새맥시는 교태를 부리며 노승을 유혹한다. 노승은 그 유혹을 피하려 애쓰지만, 결국 유혹에 넘어간다. 말뚝이와 최괄이가 뒷절 중놈이 새맥시의 유혹에 넘어갔다며 나무라자, 노승은 화를 내며 말뚝이를 장삼으로 후려친다. 이에 최괄이가 노승을 한삼으로 두들겨 내쫓고, 새맥시를 차지하여 한바탕 춤을 추며 놀다가 퇴장한다. 제6과장에서도 최괄이는 말뚝이와 함께 등장한다. 최괄이는 영감을 두고 다투는 미얄할미와 뚱딴지집 사이에서 재판관 역할을 한다. 미얄할미가 죽은 뒤에는 말뚝이와 함께 미얄할미를 지고 나간다. 은율 탈춤에서 최괄이가 쓰는 가면은 여섯 개의 혹이 있는 귀면형鬼面形 가면이다. 붉은 바탕의 최괄이 가면은 이마에 혹 3개, 양 볼에 각각 혹이 한 개씩, 턱에 큰 혹 한 개로, 모두 여섯 개의 혹이 얼굴에 있다. 혹의 맨 위는 황금색이고 그 아래로 녹색·붉은색·회색·검은색의 테를 둘렀는데, 이는 오방색五方色을 표현한 것이다.

남사당패 덧뵈기의 경우 넷째 마당 먹중잡이에서 취발이가 나온다. 취발이는 흰 바지에 붉은 끝동이 달린 저고리를 입고 붉은 띠를 매고 짚신을 신고 등장한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의 바탕은 자주색이다. 그 위에 검은색의 눈썹, 수염, 주름살을 표현했다. 입술은 붉은색이며 머리에 상투를 틀고 있다. 이마 위로는 머리카락을 늘어뜨린다. 남사당 덧뵈기의 넷째 마당 먹중잡이는 상좌의 뒤를 따라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 먹중이, 피조리와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먹중이 피조리와 한참 춤을 추고 있을 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먹중과 맞선다. 취발이는 먹중에 맞서 격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취발이와 대결하는 먹중은 능수능란한 춤으로 맞서지만 취발이를 당할 수 없어, 결국 쫓겨 나가고 만다. 데리고 놀던 피조리들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나는 것이다. 그러면 취발이는 피조리들과 더불어 신나게 춤을 추다가 얼싸안고 퇴장한다.

특징 및 의의

여러 가면극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외적인 형상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붉은색 계통의 얼굴 색, 이마에 잡힌 여러 개의 주름, 그리고 이마 위로 길게 흘러 늘어진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방울을 달고 있는 모습 역시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이다. 현재 연행하는 가면극에서 사용하는 취발이 가면은 물론이고, 1929년 수집된 양주 별산대놀이 가면, 1930년대 후반에 수집된 구파발 본산대놀이 가면,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산대놀이 가면 등 이전에 연행되던 가면극의 취발이 가면 역시 앞서 서술한 취발이의 공통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연행시기와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외형상의 특징 덕분에 취발이 가면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서울, 경기도, 황해도라는 지역적 차이와 1930년대와 현재라는 시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취발이 가면이 공통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예전부터 취발이 가면이 일정한 유형을 이루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취발이는 붉은 얼굴색과 귀면형 생김새,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방울을 달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취발이가 귀신을 쫓는 인물이라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취발이의 역할을 통한 전개양상을 통해서도 취발이의 공통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취발이는 소무를 사이에 놓고 노장과 싸움을 벌이고 마침내 승리한다. 이는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취발이 등장 대목의 전개양상이다. 또한 싸움에서 이긴 후 소무를 차지하고 그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취발이의 외모와 행동은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인식과 행동을 대표한다. 한편 노장은 관념적 허위의식의 담지자로, 취발이가 노장과 싸워 이기는 것은 관념적 허위로 가득 찬 세상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다.

참고문헌

강령탈춤(정형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2),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봉산탈춤(박전열, 화산문화, 2001), 송파산대놀이(이병옥, 도서출판 피아, 2006), 양주별산대놀이(정형호, 화산문화, 2000), 은율탈춤(전경욱,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퇴계원산대놀이(퇴계원 산대놀이보존회, 월인, 1999), 한국의 전통연희(전경욱, 학고재, 2004).

취발이

취발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허용호(許龍鎬)
갱신일 2019-01-18

정의

중부 지방과 해서 지방의 가면극 노장 과장에 등장하여 노장을 쫓아내는 인물.

내용

취발이는 양주 별산대놀이·송파 산대놀이·퇴계원 산대놀이·봉산 탈춤·강령 탈춤·남사당 덧뵈기 등에 등장하는 주요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주로 노장 과장에 등장하여 노장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취발이라는 명칭은 술 취한 중[醉僧]을 의미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은율 탈춤에서는 취발이를 ‘최괄이’라 부르기도 한다. 양주 별산대놀이에서는 제10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소무에게 유혹되어 파계破戒를 하고 세속인이 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이 차지했던 소무를 활기와 힘으로 빼앗는 인물이다. 강한 힘과 성적 능력이 있으며 가무歌舞에 능숙한 인물로 등장한다. 소무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노장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소무를 차지한 후 살림을 차린다. 그리고 소무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글공부까지 시킨다. 이러한 취발이의 가면은 그 바탕이 붉은색이며, 눈초리가 길고, 아래로 심하게 처져 있다. 양쪽 뺨에는 큰 굴곡을 그린 두 개의 주름이 있다. 그리고 이마에도 다섯 가닥의 긴 주름이 있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에 혀가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노란색 머리털이 풀어져서 얼굴 한쪽을 살짝 가리고 있다. 송파 산대놀이에서는 제9과장 취발이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이 차지했던 소무를 활기와 힘을 앞세워 빼앗는 인물이다. 세속인으로서 완전히 전환된 노장을 나무라고 한바탕 싸움 끝에 때려 쫓아낸다. 노장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취발이는 남아 있는 소무와 함께 살림을 차리고 아들까지 얻는다. 취발이는 아들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한바탕 놀고는 함께 춤추며 퇴장한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흰색 바지저고리와 초록색 반장삼을 입는다. 초록색 반장삼 등에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허리에는 빨간색 띠를 두른다. 머리에 초록색 고깔을 쓰고 손에는 흰색 한삼을 끼고 푸른 나뭇가지를 들고 등장한다. 송파 산대놀이의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붉은색 바탕으로 되어 있는데, 그 위에 아래로 처진 황녹색 눈썹이 있고 길고 처진 눈초리를 표현했다. 이마에는 두 줄의 주름이 있으며 광대뼈가 솟아 있다. 코는 큰 편으로 뭉뚝하다. 입술은 붉은색으로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더 튀어나와 있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전체적으로 넓고 입가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 이마 위로는 노란 머리카락이 내려와 있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취발이는 제9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서 등장한다.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 변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에게 계집을 둘씩이나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며 싸움을 벌인다. 치열한 싸움 끝에 취발이가 승리하고, 노장은 큰 소무만을 데리고 황급히 도망간다. 노장을 쫓아낸 취발이는 남은 소무와 살림을 차리고 아들인 마당이를 낳는다. 마당이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한바탕 놀다가, 마당이가 젖을 달라고 보채자 소무에게 젖을 달라고 하면서 퇴장하는 것으로 전체 노장 과장은 마무리된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취발이는 흰색 바지저고리와 학 두 마리가 수놓아진 붉은색 더그레를 입는다. 더그레 위에는 국화 두 송이가 그려진 옥색 허리띠를 하고, 오른손에는 귀롱가지를 든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적자색의 바탕에 산발한 머리털이 있으며, 불만이 있는 것 같은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눈과 입은 아래로 찢어졌으며 이마와 양 볼, 콧등에 주름살이 있다. 눈썹과 수염은 노랗고 검은 반점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이마 위에는 풀린 상투가 달려 있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제4과장 노장춤의 제3경 취발이춤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파계를 하고, 신장수를 위협하여 신발값을 떼어먹는 정도에까지 이른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술에 취한 듯 등장한 취발이는 중이 여자를 데리고 논다고 노장을 나무라고, 소무를 빼앗으려 한다. 이러한 취발이에 맞서 노장은 싸우지만 결국 얻어맞고 쫓겨나게 된다. 노장을 쫓아낸 취발이는 소무와 어울리고 아이까지 낳게 된다. 취발이는 아이에게 마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글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붉은 원통에 녹색 소매를 단 더거리와 붉은 바지를 입는다. 손에는 버들가지를 들고 무릎에는 방울을 단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길고 크다. 얼굴에는 혹이 여러 개 달려 있어서 이마에 네 개, 미간에 여섯 개, 양 입가에 두 개, 턱밑에 한 개 있다. 이렇게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비교적 화려한 복장에 눈에 띄는 독특한 장식을 하고 있다. 불그죽죽한 얼굴에 넓은 이마, 그 위에 흘러내리는 긴 머리카락 역시 인상적이다. 강령 탈춤에서는 제6과장 노승·취발이춤의 제1경 팔먹중춤과 제3경 취발이춤 대목에서 취발이가 등장한다. 특히 제3경 취발이춤에서는 파계를 하고 소무를 얻게 된 노승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중이 불도에 열중하지 않고 여자나 탐한다며 노장을 나무라고,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노승은 취발이의 완력을 당할 수 없어 얻어맞고 쫓겨 나간다. 승리한 취발이는 소무 사이에서 아들을 낳고, 그 아들에게 천자뒤풀이와 국문풀이 등을 가르치며 한바탕 놀다가 퇴장한다. 강령 탈춤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크고 흰 점이 많이 찍힌 붉은색 더그레를 입는다. 손에는 느티나무 또는 버드나무 가지를 들었으며, 허리 뒤에 왕방울을 찼다. 노란색의 허리띠를 매고, 좌청우홍左靑右紅의 깃대님을 무릎에 맨다. 강령 탈춤에서 취발이가 쓰는 가면은 주황색 바탕에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턱밑에 누런 점이 크게 찍혀 있고, 코와 이마에 작은 점이 세 개 찍혀 있으며, 얼굴 전체에 흰색 점이 여러 개 찍혀 있다. 양 볼은 혹처럼 도드라져 있으며,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 있는데, 누런 선이 좌우로 길게 그려져 있다. 눈은 타원형에 아래쪽으로 처져 있고, 눈초리가 뾰족하다. 눈 주위에 검은 테두리를 그리고 그 안쪽은 흰색 칠을 하였으며, 코는 큰 편이다.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좌우로 굽어 있으며, 주위에는 흰색 점을 찍어 이빨을 표시하고 있다. 이마 위로는 금색 머리카락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은율 탈춤에서는 취발이가 아니라 최괄이라 불리는 인물이 등장한다. 제4과장 양반춤, 제5과장 노승춤,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 등에 걸쳐 등장하는 최괄이는 다른 가면극의 취발이에 해당한다. 최괄이는 고의적삼에 더그레를 입고, 노란 허리띠를 둘렀으며, 좌청우홍의 윗대님을 치고 등장한다. 다른 가면극에서는 노장 과장에서 소무가 취발이 아이를 낳지만, 은율 탈춤에서는 제4과장 양반춤에서 아이를 낳는다. 아씨 역할을 하는 새맥시가 원숭이와 음란한 수작을 하여 아이를 낳으면 최괄이가 자기 아이라고 받아 을 부르며 어르는 것이다. 제5과장 노승춤에서는 말뚝이와 최괄이가 등장하여 노승을 비웃다가 새맥시를 데리고 나와 노래를 부르며 한바탕 논다. 이때 새맥시는 교태를 부리며 노승을 유혹한다. 노승은 그 유혹을 피하려 애쓰지만, 결국 유혹에 넘어간다. 말뚝이와 최괄이가 뒷절 중놈이 새맥시의 유혹에 넘어갔다며 나무라자, 노승은 화를 내며 말뚝이를 장삼으로 후려친다. 이에 최괄이가 노승을 한삼으로 두들겨 내쫓고, 새맥시를 차지하여 한바탕 춤을 추며 놀다가 퇴장한다. 제6과장에서도 최괄이는 말뚝이와 함께 등장한다. 최괄이는 영감을 두고 다투는 미얄할미와 뚱딴지집 사이에서 재판관 역할을 한다. 미얄할미가 죽은 뒤에는 말뚝이와 함께 미얄할미를 지고 나간다. 은율 탈춤에서 최괄이가 쓰는 가면은 여섯 개의 혹이 있는 귀면형鬼面形 가면이다. 붉은 바탕의 최괄이 가면은 이마에 혹 3개, 양 볼에 각각 혹이 한 개씩, 턱에 큰 혹 한 개로, 모두 여섯 개의 혹이 얼굴에 있다. 혹의 맨 위는 황금색이고 그 아래로 녹색·붉은색·회색·검은색의 테를 둘렀는데, 이는 오방색五方色을 표현한 것이다. 남사당패 덧뵈기의 경우 넷째 마당 먹중잡이에서 취발이가 나온다. 취발이는 흰 바지에 붉은 끝동이 달린 저고리를 입고 붉은 띠를 매고 짚신을 신고 등장한다. 취발이가 쓰는 가면의 바탕은 자주색이다. 그 위에 검은색의 눈썹, 수염, 주름살을 표현했다. 입술은 붉은색이며 머리에 상투를 틀고 있다. 이마 위로는 머리카락을 늘어뜨린다. 남사당 덧뵈기의 넷째 마당 먹중잡이는 상좌의 뒤를 따라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 먹중이, 피조리와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먹중이 피조리와 한참 춤을 추고 있을 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먹중과 맞선다. 취발이는 먹중에 맞서 격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취발이와 대결하는 먹중은 능수능란한 춤으로 맞서지만 취발이를 당할 수 없어, 결국 쫓겨 나가고 만다. 데리고 놀던 피조리들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나는 것이다. 그러면 취발이는 피조리들과 더불어 신나게 춤을 추다가 얼싸안고 퇴장한다.

특징 및 의의

여러 가면극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외적인 형상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붉은색 계통의 얼굴 색, 이마에 잡힌 여러 개의 주름, 그리고 이마 위로 길게 흘러 늘어진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방울을 달고 있는 모습 역시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이다. 현재 연행하는 가면극에서 사용하는 취발이 가면은 물론이고, 1929년 수집된 양주 별산대놀이 가면, 1930년대 후반에 수집된 구파발 본산대놀이 가면,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산대놀이 가면 등 이전에 연행되던 가면극의 취발이 가면 역시 앞서 서술한 취발이의 공통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연행시기와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외형상의 특징 덕분에 취발이 가면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서울, 경기도, 황해도라는 지역적 차이와 1930년대와 현재라는 시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취발이 가면이 공통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예전부터 취발이 가면이 일정한 유형을 이루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취발이는 붉은 얼굴색과 귀면형 생김새,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방울을 달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취발이가 귀신을 쫓는 인물이라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취발이의 역할을 통한 전개양상을 통해서도 취발이의 공통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취발이는 소무를 사이에 놓고 노장과 싸움을 벌이고 마침내 승리한다. 이는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취발이 등장 대목의 전개양상이다. 또한 싸움에서 이긴 후 소무를 차지하고 그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취발이의 외모와 행동은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인식과 행동을 대표한다. 한편 노장은 관념적 허위의식의 담지자로, 취발이가 노장과 싸워 이기는 것은 관념적 허위로 가득 찬 세상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다.

참고문헌

강령탈춤(정형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2),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봉산탈춤(박전열, 화산문화, 2001), 송파산대놀이(이병옥, 도서출판 피아, 2006), 양주별산대놀이(정형호, 화산문화, 2000), 은율탈춤(전경욱,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퇴계원산대놀이(퇴계원 산대놀이보존회, 월인, 1999), 한국의 전통연희(전경욱, 학고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