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박진태(朴鎭泰)
갱신일 2019-01-18

정의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바보 하인이나 별채의 역할을 하는 인물.

내용

이매는 턱이 없고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외모 때문에 바보스러운 하인으로 여겨진다. 무턱이와 절름발이는 신체적 결함과 함께 지적 능력의 결함도 지닌 인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매탈에도 턱을 매단 구멍이 뚫려 있어서 원래는 무턱이가 아니었으나 후대에 턱이 없어져 무턱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매의 턱 결손은 하회탈의 제작 설화에서도 진실성의 증거물로 제시된다. 허도령이 신의 계시를 받아 탈을 만들 때 처녀가 금기를 위반하고 허도령을 몰래 엿보았기 때문에 허도령이 부정을 타서 급사하고 마지막으로 만들던 이매탈은 턱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는 이야기나 안도령이 탈을 만들 때 이매의 탈을 만드는 것을 깜박 잊어서 신으로부터 벌을 받아 죽었다는 이야기가 구전된다. 이처럼 이매탈에 턱이 없는 사실을 하나같이 허도령과 안도령의 죽음과 관련짓는 것은 이매탈이 원래부터 턱이 없게 만들어졌을 개연성을 시사한다기보다는, 하회탈에 대한 외경심이 탈의 전승력을 담보하였으며, 게다가 이매탈의 특이한 형태와 절름발이춤이 밀양 백중놀이병신춤처럼 민중적 정서에 부합되어 비상한 관심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매는 양반·선비마당의 결말 부분에 등장한다. 양반과 선비가 지체와 학식을 자랑하고 부네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다가 화해하고 초라니 및 부네와 어울려 대동춤을 출 때 이매가 등장하여 “환재 바치시오.” 하고 세 번 외치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도망친다. 양반과 선비가 재담을 나누며 갈등을 표출하고 대동춤으로 화해 국면을 표현할 때 이매가 등장하여 환재還財의 상환 명령을 전달함으로써 조선 후기 전정田政·군정軍政과 함께 문란했던 삼정三政의 하나인 환곡還穀 제도를 비판한다. 이매는 초라니와 같은 사노私奴와 구분되는 관노官奴로 볼 수도 있고, 이매가 초라니와 공모하여 양반과 선비를 희롱하기 위해서 관노의 시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매는 별채이고, 별채는 고려시대에 있었던 중국의 독우 제도督郵制度를 모방한 별차別差나,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 보이는 별좌別坐로 추정되기도 한다. 특히 별좌는 고려 후기 권문세족이 토지를 겸병하여 농장을 발달시킬 때, 조세를 징수하며 횡포를 자행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매의 역할과 상통한다. 그리하여 별좌 또는 별차를 통해서 고려 후기 토지 겸병의 현실을, 이매에 의해서는 조선 후기 환곡 제도의 문란상을 폭로하고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이매는 양반·선비·부네·초라니를 마당에서 퇴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매탈은 원래는 턱이 있는 별채의 탈이었으나, 턱이 분실된 이후로 그 기괴한 모양이 도깨비를 연상시켜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비틀비틀 이매 걸음”을 걷게 되는 변이를 일으키고, 이름도 도깨비를 뜻하는 이매魑魅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 안동 인근에서는 소가 병들었을 때 침놓는 사람을 이매쟁이라고 부르고, 경북 봉화군 명호면·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의 서낭당 안에 쓰여 있는 글 가운데 이매魑魅란 말이 나온다. 양반·선비·초라니·부네가 신명나게 춤출 때 환재 바치라고 외침으로써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게 만드는 이매의 행동은 심술과 장난으로 특징지어지는 도깨비의 성정과 상통한다. 또 턱이 없고 비틀거리기 때문에 바보스럽고 모자라는 인상을 주는 사실도 민담에 나오는 어리석은 도깨비와도 일치한다.

특징 및 의의

이매는 무턱이와 절름발이이면서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하인상으로 영리하고 민첩한 하인상 초라니와 대조적인 한 쌍을 이룬다. 중국의 나당희에서 감생甘生의 하인 진동秦童이가 입비뚤이에 사팔뜨기, 대머리, 꼽추, 절름발이가 겹쳐진 모습으로 민중적 정서를 대변하여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턱이 없는 연로구攆路狗가 나중에 추가로 출현하였다. 따라서 하회 별신굿 탈놀이가 제의성이 약화되고 민중의식이 투영되는 오락적인 탈놀이로 변모함에 따라, 꾀가 많고 방정맞게 뛰어다니는 초라니와 짝을 이루는 역으로서 어리석고 몸도 부실한 무턱이 이매가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다른 지역의 말뚝이는 완력이 세고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반노형叛奴型으로 형상화되는 점에서 이매가 아니라 초라니의 발전형이 된다. 이매가 자신의 미완성과 부족으로 완결과 완벽을 지향하는 사대부의 허점과 약점을 드러내는 우회적 수법을 사용한다면, 초라니와 말뚝이는 지혜와 완력으로 사대부와 정면으로 대거리하는 입장을 취한다.

참고문헌

탈놀이의 기원과 구조(박진태, 새문사, 1990),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피아, 2006), 하회탈, 그 한국인의 얼굴(임재해 외, 민속원, 2005), 하회탈과 하회탈춤의 미학(안동문화연구소, 사계절, 1999).

이매

이매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박진태(朴鎭泰)
갱신일 2019-01-18

정의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바보 하인이나 별채의 역할을 하는 인물.

내용

이매는 턱이 없고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외모 때문에 바보스러운 하인으로 여겨진다. 무턱이와 절름발이는 신체적 결함과 함께 지적 능력의 결함도 지닌 인물로 간주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매탈에도 턱을 매단 구멍이 뚫려 있어서 원래는 무턱이가 아니었으나 후대에 턱이 없어져 무턱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매의 턱 결손은 하회탈의 제작 설화에서도 진실성의 증거물로 제시된다. 허도령이 신의 계시를 받아 탈을 만들 때 처녀가 금기를 위반하고 허도령을 몰래 엿보았기 때문에 허도령이 부정을 타서 급사하고 마지막으로 만들던 이매탈은 턱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는 이야기나 안도령이 탈을 만들 때 이매의 탈을 만드는 것을 깜박 잊어서 신으로부터 벌을 받아 죽었다는 이야기가 구전된다. 이처럼 이매탈에 턱이 없는 사실을 하나같이 허도령과 안도령의 죽음과 관련짓는 것은 이매탈이 원래부터 턱이 없게 만들어졌을 개연성을 시사한다기보다는, 하회탈에 대한 외경심이 탈의 전승력을 담보하였으며, 게다가 이매탈의 특이한 형태와 절름발이춤이 밀양 백중놀이의 병신춤처럼 민중적 정서에 부합되어 비상한 관심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매는 양반·선비마당의 결말 부분에 등장한다. 양반과 선비가 지체와 학식을 자랑하고 부네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다가 화해하고 초라니 및 부네와 어울려 대동춤을 출 때 이매가 등장하여 “환재 바치시오.” 하고 세 번 외치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도망친다. 양반과 선비가 재담을 나누며 갈등을 표출하고 대동춤으로 화해 국면을 표현할 때 이매가 등장하여 환재還財의 상환 명령을 전달함으로써 조선 후기 전정田政·군정軍政과 함께 문란했던 삼정三政의 하나인 환곡還穀 제도를 비판한다. 이매는 초라니와 같은 사노私奴와 구분되는 관노官奴로 볼 수도 있고, 이매가 초라니와 공모하여 양반과 선비를 희롱하기 위해서 관노의 시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매는 별채이고, 별채는 고려시대에 있었던 중국의 독우 제도督郵制度를 모방한 별차別差나,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 보이는 별좌別坐로 추정되기도 한다. 특히 별좌는 고려 후기 권문세족이 토지를 겸병하여 농장을 발달시킬 때, 조세를 징수하며 횡포를 자행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매의 역할과 상통한다. 그리하여 별좌 또는 별차를 통해서 고려 후기 토지 겸병의 현실을, 이매에 의해서는 조선 후기 환곡 제도의 문란상을 폭로하고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이매는 양반·선비·부네·초라니를 마당에서 퇴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매탈은 원래는 턱이 있는 별채의 탈이었으나, 턱이 분실된 이후로 그 기괴한 모양이 도깨비를 연상시켜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비틀비틀 이매 걸음”을 걷게 되는 변이를 일으키고, 이름도 도깨비를 뜻하는 이매魑魅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 안동 인근에서는 소가 병들었을 때 침놓는 사람을 이매쟁이라고 부르고, 경북 봉화군 명호면·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의 서낭당 안에 쓰여 있는 글 가운데 이매魑魅란 말이 나온다. 양반·선비·초라니·부네가 신명나게 춤출 때 환재 바치라고 외침으로써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게 만드는 이매의 행동은 심술과 장난으로 특징지어지는 도깨비의 성정과 상통한다. 또 턱이 없고 비틀거리기 때문에 바보스럽고 모자라는 인상을 주는 사실도 민담에 나오는 어리석은 도깨비와도 일치한다.

특징 및 의의

이매는 무턱이와 절름발이이면서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하인상으로 영리하고 민첩한 하인상 초라니와 대조적인 한 쌍을 이룬다. 중국의 나당희에서 감생甘生의 하인 진동秦童이가 입비뚤이에 사팔뜨기, 대머리, 꼽추, 절름발이가 겹쳐진 모습으로 민중적 정서를 대변하여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턱이 없는 연로구攆路狗가 나중에 추가로 출현하였다. 따라서 하회 별신굿 탈놀이가 제의성이 약화되고 민중의식이 투영되는 오락적인 탈놀이로 변모함에 따라, 꾀가 많고 방정맞게 뛰어다니는 초라니와 짝을 이루는 역으로서 어리석고 몸도 부실한 무턱이 이매가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다른 지역의 말뚝이는 완력이 세고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반노형叛奴型으로 형상화되는 점에서 이매가 아니라 초라니의 발전형이 된다. 이매가 자신의 미완성과 부족으로 완결과 완벽을 지향하는 사대부의 허점과 약점을 드러내는 우회적 수법을 사용한다면, 초라니와 말뚝이는 지혜와 완력으로 사대부와 정면으로 대거리하는 입장을 취한다.

참고문헌

탈놀이의 기원과 구조(박진태, 새문사, 1990),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피아, 2006), 하회탈, 그 한국인의 얼굴(임재해 외, 민속원, 2005), 하회탈과 하회탈춤의 미학(안동문화연구소, 사계절,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