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이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송준(宋濬)
갱신일 2019-01-17

정의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에 등장하는 양반의 하인.

내용

원래 말을 부리는 양반의 하인을 가리키는 말뚝이는 봉산 탈춤, 강령 탈춤, 은율 탈춤, 양주 별산대놀이, 송파 산대놀이, 퇴계원 산대놀이, 수영 야류, 동래 야류, 통영 오광대, 고성 오광대, 가산 오광대, 진주 오광대, 남사당 덧뵈기 등에 등장한다.

말뚝이의 공연 형식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에 수록된 최치원의 <향악잡영鄕樂雜詠> 오수 중 <대면大面>에 나오는 구나 형식과 유사하다. <대면>에서는 가면을 쓴 인물이 채찍을 들고 등장해 귀신을 쫓거나 부리는 역귀신役鬼神 동작을 한다. 말뚝이는 상대역, 즉 언청이(대부분의 가면극), 삐뚜루미탈(얼굴이 삐뚤어진 모습, 통영 오광대), 홍백가(얼굴의 반쪽은 홍색이고 반쪽은 흰색, 통영 오광대), 손님탈(곰보양반, 통영 오광대), 흑탈(검은색의 가면, 통영 오광대), 조리중(방정맞은 모습이며, 보살첩에게서 난 양반, 통영 오광대) 등 추한모습의 양반들을 채찍으로 때리거나 조롱하며 풍자한다.

현재 가면극마다 가면, 의상, 춤사위, 연희 내용에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말뚝이는 양반에 대한 적극적인 풍자를 일삼는 인물이다. 양반의 하인으로 등장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상전인 양반을 조롱하고, 신랄한 풍자를 통해 양반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폭로한다.

말뚝이 네이, 서산 나귀 솔질하여 호피 안장 도두 놓아 가지고요, 앞 남산 밖 남산 쌍계동 벽계동으로 해서 칠패 팔패 돌모루 동작을 넌짓 건너 남대문 안을 써억 들어서 •••••• 써억 나서서 아래위로 치더듬고 내더듬어 보니깐두루, 샌님의 새끼라곤 강아지 애들 녀석 하나 없길래 아는 친굴 다시 만나서 물어보니깐 떵꿍 하는 데로 갔다 하길래, 여기 와서 발랑 발랑 찾아 여기를 오니깐두루, 내 증손자 외아들놈의 샌님을 예 와서 만나 봤구려.
- 양주 별산대놀이, 이두현본

이는 ‘말뚝이 노정기路程記’라고 부를 수 있는 대사로, 말뚝이는 양반들에게 시중을 들고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제로는 양반의 약점을 폭로하고 양반의 위선을 풍자한다.

말뚝이 이제야 다시 보니 동정은 광활하고 천봉만학은 그림을 둘러 있고 •••••• 이 어든 제기를 붙고 금각 담양을 갈 이 양반들아 말뚝인지 개뚝인지 제 의붓아비 부르듯이 임의로 불렀으니 (허리를 굽힌다) 말뚝이 새로 문안 아뢰오.
- 동래 야류

동래 야류의 말뚝이는 허리를 굽히며 문안을 아뢴다고 하면서, “제 어미와 근친상간하고 당장 담양으로 귀양갈 양반들아” 하고 양반들을 조롱한다.

양반 양반을 모시지 않고 어디로 그리 다니느냐.
말뚝이 본댁에 가서 마나님과 하고 하고 재독再讀으로 했습니다.
양반 이놈 뭐야!
말뚝이 문안을 드리고 드리고 하니까
말뚝이 좆대갱이 하나 줍디다.
양반 이놈 뭐야!
말뚝이 조기 대갱이 하나 줍디다.
양반 조기 대갱이라네.
- 봉산 탈춤

위는 봉산 탈춤의 대사 중에서 양반이 말뚝이를 불러 위엄 있게 꾸짖는 것이다. 그러자 말뚝이는 자신이 본댁으로 가서 양반의 마나님과 성행위를 두 번 했다고 대답한다. 양반은 말뚝이를 다시 꾸짖는다. 이에 말뚝이는 형식적으로 복종하는 답을 한다. 양반은 상황 판단도 못 하고 일방적으로 만족만 하기에 더욱 우스꽝스럽고, 풍자의 효과는 심화된다.

말뚝이 양반 나오신다아, 양반이라거니 노론, 소론, 이조,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낸 퇴로재상으로 계신 양반인 줄 아지 마시요. 개잘양이라는 양 자에 개다리 소반이라는 반 자 쓰는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요.
양반 이놈 뭐야아!
말뚝이 아아 이 양반 어찌 듣는지 모르겠소. 노론, 소론, 이조,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내고 퇴로재상으로 계시는 이 생원네 삼형제 분이 나오신다고 그리 했소.
양반 (합창) 이 생원이라네에.
- 봉산 탈춤

위의 인용문에서 말뚝이는 처음에 점잖게 양반을 소개하다가, 갑자기 개잘양(방석처럼 쓰려고 털이 붙은 채로 손질해 만든 개가죽)이라는 ‘양’ 자와 개다리소반의 ‘반’ 자를 양반과 연결시켜 놀린다.

진한 들어 봐라. “지주불폐知主不吠허니 군신유의君臣有義요, 모색상사毛色相似허니 부자유친父子有親이요, 일폐중폐一吠衆吠허니 붕우유신朋友有信이요, 잉후원부孕後遠夫허니 부부유별夫婦有別이요, 소부적대小不敵大허니 장유유서長幼有序라.”
- 강령 탈춤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짖지를 않으니, 군신유의요. 개는 어미와 새끼의 털색깔이 같으니, 부자유친이요. 개는 한 마리가 짖으면 여럿이 함께 짖으니, 붕우유신이요. 개는 새끼를 가진 후에는 수컷을 멀리하니, 부부유별이요. 개는 덩치가 작은 놈은 결코 큰 놈에게 대들지 않으니, 장유유서라.”와 같이, 진한양반은 양반층에서 중시하던 유교적 도덕 덕목인 오륜五倫을 개와 관련시켜 설명하면서 오륜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이상의 인용문들은 모두 말뚝이가 양반이나 유자를 조롱하는 내용이다. 유가의 오륜과 경서, 그리고 문자 등 양반층의 문화조차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말뚝이가 펼치는 골계적인 내용의 재담들이 가면극 곳곳에서 많이 발견된다.

봉산 탈춤의 양반 과장에서는 양반들이 운자를 내어 글을 짓는다. 하지만 “집세기 앞총은 헌겁총이요, 나막신 뒷축에 거말못이라.”처럼 한자의 운자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말로 글을 지었다. 그러다가 결국 말뚝이마저 운자인 ‘강’ 자를 이용해서 “썩정 바자 구녕에 개대강이요, 헌 바지 구녕에 좆대강이라.” 하며, 양반층의 문자놀이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다.

동래 야류에서 말뚝이는 대부인 마누라가 치마저고리단속곳을 모두 홍색으로 입었기 때문에 “보기가 모두 빨갛다.”는 말을, 일부러 유음어를 사용해 “보지가 재(죄) 빨개하옵디다.”라고 말함으로써, 수양반의 부인이나 어머니까지도 모욕하고 있다.

가산 오광대에서는 말뚝이가 “문門 안에 적을 소少 한 자가 무신 잡니까?” 하고 고상한 척 질문하면, 작은양반이 “…… 씹소 씹소?” 하고 대답한다. 여성의 성기를 적은 문이라는 의미로 문門 안에 적을 소少 한 자라고 하고, 그것의 훈과 음을 ‘씹 소’라고 해석한 것이다. 양반층에서 한자를 분합해 수수께끼 식으로 즐기던 파자破字놀이를 통해 말장난의 재미를 즐길 뿐만 아니라, 양반층의 문화를 조롱하며 비웃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지역사례

양주 별산대놀이의 제11과장 의막사령놀이에서 말뚝이는 샌님, 서방님, 도련님을 모시고 가다가 쇠뚝이에게 사처를 잡아 달라고 요구한다. 쇠뚝이는 숙소를 돼지우리로 정해서 양반들을 돼지 몰듯이 인도하고, 결국 상황을 인식한 양반들은 하인 말뚝이에게 곤장을 치려고 한다. 말뚝이는 쇠뚝이가 곤장을 치려 하자 돈으로 매수한다. 쇠뚝이는 돈을 받아 샌님에게 주고 사면을 얻어 낸다. 한편 말뚝이는 애사당 법고놀이에 등장해 애사당에게서 법고채를 뺏어 대신 치기도 한다.

송파 산대놀이에서 말뚝이는 제10과장 샌님•말뚝이놀이에 등장한다. 마당을 한 바퀴 돈 샌님•서방님•도련님 등이 반대편으로 가서 나란히 서면, 마당 중앙으로 나온 말뚝이는 춤을 춘다. 샌님이 말뚝이를 불러 사처를 정하라고 한다. 그 말에 말뚝이는 툴툴거리다가 자진타령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의막사령인 쇠뚝이를 부른다. 쇠뚝이가 나와서 말뚝이와 재담을 하고 상전을 흉본 다음, 사처를 부탁한다. 말뚝이는 상전에게 돼지우리를 사처로 정했다면서, 채찍으로 돼지 몰듯 상전을 몰아붙이며 타령장단에 춤을 추면서 퇴장한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말뚝이는 제10과장 말뚝이놀이에 등장한다. 과거를 보러 올라가는 샌님 일행은 한양에 가는 도중에 산대굿 구경을 한다. 구경에 빠져 해가 저문 줄 모르다가 샌님이 말뚝이에게 거처를 마련하라고 한다. 말뚝이는 친구인 쇠뚝이를 만나는데, 쇠뚝이가 돼지우리를 거처로 정해 준다. 이에 격분한 샌님이 말뚝이와 쇠뚝이를 야단치다가 오히려 말뚝이와 쇠뚝이에게 조롱을 당한다. 말뚝이는 신장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봉산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6과장 양반춤 과장에 등장한다. 양반춤 과장은 주로 말뚝이와 양반 삼형제의 재담으로 진행된다. 새 처를 정하는 놀이, 시조 짓기와 파자놀이, 나랏돈 잘라먹은 취발이를 잡아오는 과정 등을 통해 말뚝이는 양반들을 풍자한다.

강령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말뚝이춤과 제5과장 양반•말뚝이춤 그리고 제6과장의 제1경인 팔먹중춤에 등장한다. 제2과장 말뚝이춤에서는 대사 없이 두 명의 말뚝이가 등장하여 곤장춤과 채찍춤, 한삼춤을 춘다. 제5과장 양반•말뚝이춤에는 제2과장에 등장했던 두 명의 말뚝이가 함께 등장하는데, 이때는 곤장만 손에 들고 채찍은 허리에 찬다. 강령 탈춤에서는 다른 가면극과 달리 말뚝이 두 명이 등장한다. 민중의식을 대변하는 인물인 말뚝이가 두 명이나 등장하는 것을 ‘말뚝이’가 양반과의 대립구조 속에 상대적 우위와 강한 힘을 얻는다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제6과장 제1경 팔먹중춤에서는 세 명의 말뚝이가 등장하는데 모두 가면을 머리에 올려 써서 연희자의 얼굴을 드러낸다. 취발이 뒤에 첫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고, 둘째먹중 뒤에 두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며, 마지막에 세 번째 말뚝이가 등장한다. 이 과장에 등장하는 말뚝이는 앞서 등장한 말뚝이와 같은 탈과 의상을 착용하지만, 먹중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팔먹중춤에 두 명의 말뚝이만 등장했으나, 현재는 여덟 번째 먹중으로 남강노인 대신 세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여 팔먹중의 역할을 한다. 강령 탈춤에는 원래 두 개의 말뚝이탈이 있었으나, 팔먹중춤의 마지막에 등장하던 남강노인 대신 세 번째 말뚝이를 등장시켜 근래에는 세 개의 말뚝이탈을 사용한다.

은율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4과장과 제5과장 그리고 제6과장에 등장한다. 제4과장 양반춤에서는 머리 위에 채찍을 들어 올리고 등장해서, 세 명의 양반을 상대한다. 말뚝이 대사에 팔도강산, 명기명창 등 판소리 단가의 내용이 많이 삽입된 것이 특징이며, 황해도 민요인 <몽금포타령>의 가사를 차용한 부분도 있다. 제5과장 노승춤에서는 최괄이와 함께 등장하여 노승을 조롱하면서,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개구리타령>이라고도 하는 <대꼬타령>과 굿거리장단에 맞춰 극 중 상황에 맞게 내용을 창작한 <병신난봉가>를 최괄이와 함께 부르다가, 노승에게 면상을 맞고 퇴장한다.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에서는 미얄할미와 뚱딴지집이 미얄영감을 사이에 두고 서로 자기의 영감이라고 주장하며 싸움을 할 때, 최괄이와 함께 등장하여 누구의 영감인지를 가려 주는 판결자의 역할을 한다. 은율 탈춤의 말뚝이탈은 마부탈과 겸용한다.

수영 야류에서 말뚝이는 제1과장 양반춤에 등장한다. 양반들이 수차 불러도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등장하여 양반을 조롱한다. 말뚝이는 서방님을 찾으려고 팔선녀집에 갔더니 개아들놈도 없고, 장안을 두루 찾아도 새아들놈도 없고, 전국을 다 찾아도 개아들놈도 없었다고 희롱한다. 마지막으로 서방님 댁에 갔더니, 대부인마누라가 올라오라기에 방에 들어가서 동방화촉을 밝혔다고 말한다.

동래 야류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양반 과장에 등장한다. 1930년대 사용하던 말뚝이탈에 대해 최상수는 “붉은 면에 검은 혹이 처처에 있고, 두 눈알과 상하 이빨에는 은지를 오려 붙였으며, 입술은 불그스름한데 커다란 코는 높게 두드러져 나왔다. 양쪽 귀가 또한 크다. 동래 야류의 경우 말뚝이는 본래 거만하여 양반들이 개별적으로 부를 때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양반 넷이 어깨를 짜고서 합창을 해서 불러서야 겨우 나타나며, 또 말뚝이가 채찍을 휘두르면 양반들은 겁을 먹고 물러선다. 이미 시대는 바뀌어 무력해진 양반들이 반항적인 말뚝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통영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풍자탈놀이에 등장한다. 통영 오광대에서는 말뚝이의 양반에 대한 조롱이 매우 심하며, 파계승에 대한 풍자는 약한 편이다. 여러 양반들이 등장하는 양반•말뚝이놀이에서 양반끼리 분열과 대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갈등 구조의 주축은 역시 양반과 말뚝이 사이의 갈등이다.

고성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인 오광대놀이에 등장한다. 오광대놀이는 다른 가면극의 양반 과장에 해당하는데, 양반 사회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내용이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가면극에 비해 양반의 기괴한 모습이 약화되어 있다. 오광대의 구분은 가산 오광대진주 오광대오방신장무와 같이 동(청색)•서(백색)•남(적색)•북(흑색)•중앙(황색)의 오방위에 따른 분류이다. 원양반은 중앙의 황제양반에 해당한다. 백제양반은 청제양반, 적제양반, 흑제양반과 함께 젓양반(원양반을 중심으로 볼 때 곁다리의 양반이라는 의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말뚝이가 양반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대사와 양반들의 엉뚱한 대답이 반복되는 해학적이고 비판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가산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4과장 양반 과장과 제5과장 중과장에 등장한다. 말뚝이가 갑자기 양반의 얼굴을 채찍으로 후려갈기면서 “옛끼 놈, 돼지 새끼들.”이라고 욕을 하면 양반은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코를 만지면서 “엥, 코야. 이놈 말뚝아, 그러면 우리를 돼지 새끼로 본단 말이냐?”라고 말하며 말뚝이와 대사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중과장에서는 말뚝이가 서울애기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격분한 양반의 호령에 따라 노장상좌를 잡아들여 매질하는 하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도 한다.

남사당 덧뵈기의 말뚝이는 셋째마당 샌님잡이에 등장한다. 샌님이 말뚝이에게 절을 가르치려 하자, 말장난을 하며 도리어 샌님과 노친네로부터 절을 받는다. 샌님과 노친네, 말뚝이가 어우러져서 굿거리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판을 벌일 때, 말뚝이는 노친네를 유혹해 안고 퇴장한다. 남사당 덧뵈기의 말뚝이탈은 먹쇠탈로도 쓰인다.

말뚝이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는 가면극의 등장인물로는 꼭쇠(꺽쇠)와 초라니(초라니광대)가 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 초라니가 양반의 하인 역으로 주지 마당을 비롯하여 파계승 마당, 양반•선비 마당 등에 등장한다. 주지 마당에서는 끝 대목에서 까불거리며 등장하여 주지들을 쫓아내고 경망스럽게 춤을 춘다. 파계승 마당에서는 중과 부네가 어울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놀리기도 하고, 함께 등장한 이매의 흉내를 내기도 한다. 양반•선비 마당에서는 양반을 데리고 나와 놀려대면서 양반의 무식함과 가식을 조롱한다. 초라니탈은 오리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964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북청 사자놀이의 꼭쇠는 양반의 하인 역으로서 양반을 데리고 등장하여 사자놀이를 소개하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꼭쇠가 양반을 놀리기도 한다는 점에서 다른 가면극의 말뚝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꼭쇠와 양반은 마당돌이 과장에서 등장하여 마지막 과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놀이판에 머물면서 놀이 내용을 소개하며 놀이의 진행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징 및 의의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에서는 말뚝이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데에 반해, 마을굿놀이 계통 가면극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본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에서 말뚝이는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요구하는 근대 의식을 보여 준다. 말뚝이의 수나 풍자의 정도, 형식 등은 주로 북부•중부•남부 지역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중부 지역 가면극에서는 쇠뚝이가 말뚝이와 함께 등장한다. 해서 지역의 가면극인 강령 탈춤에서는 말뚝이가 동시에 두 명 등장하지만, 봉산 탈춤에서는 한 명의 말뚝이만 등장한다.

지역 간 교류의 흔적도 있다. 해서 지역의 강령 탈춤은 경상남도 지역의 오광대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양반 삼형제가 먼저 나와 양반의 근본을 말하고 말뚝이를 부른 후, 말뚝이와 재담하는 과정은 경남의 오광대와 유사하다. 북부 지역의 황해도 탈춤이 중부지역의 산대놀이와 끊임없이 교류했음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처럼 남부 지역의 가면극인 오광대와 내용이나 형식상의 유사성을 보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돌아다닌 지명들을 열거하는 말뚝이의 노정기가 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에서 공통으로 연행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봉산 탈춤, 강령 탈춤, 양주 별산대놀이, 수영 야류, 통영 오광대 등 본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들에서는 모두 말뚝이의 노정기가 나온다. 은율 탈춤에도 역시 말뚝이의 노정기가 있지만, 첫째 먹중의 노정기가 추가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남부 지역의 야류와 오광대는 해서 탈춤이나 산대놀이와는 다른 유형의 독자성과 지역성을 보여 준다. 그리고 가면극 전체가 말뚝이놀이로 인식될 정도로 말뚝이의 비중이 크다. 야류와 오광대에는 비정상적으로 큰 말뚝이 가면, 기형성이 더욱 강조된 양반 가면 등이 많이 나온다. 유난히 큰 말뚝이 가면은 나례와 마찬가지로 상징적 구나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코를 남성의 성기 모양으로 만들어 비정상적으로 크게 늘어뜨린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런데 같은 남부 지역의 오광대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고성 오광대는 다른 오광대나 야류에 비하여 말뚝이의 대사가 적은 편이고, 양반들의 기괴한 모습 역시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말뚝이는 말뚝이 가면의 형태, 연행 방식, 대사의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 가면극의 형식적 보편성과 독자성, 지역적 변별성과 종목별 특수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가면극의 교류 및 영향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참고문헌

가산 오광대(이훈상, 국립문화재연구소, 2004), 강령탈춤(정형호, 화산문화, 2002),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송파산대놀이(이병옥, 피아, 2006), 수영야류(정상박, 화산문화, 2001),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피아, 2006), 한국 가면극과 그 주변 문화(전경욱, 월인, 2007).

말뚝이

말뚝이
사전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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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송준(宋濬)
갱신일 2019-01-17

정의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에 등장하는 양반의 하인.

내용

원래 말을 부리는 양반의 하인을 가리키는 말뚝이는 봉산 탈춤, 강령 탈춤, 은율 탈춤, 양주 별산대놀이, 송파 산대놀이, 퇴계원 산대놀이, 수영 야류, 동래 야류, 통영 오광대, 고성 오광대, 가산 오광대, 진주 오광대, 남사당 덧뵈기 등에 등장한다. 말뚝이의 공연 형식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에 수록된 최치원의 오수 중 에 나오는 구나 형식과 유사하다. 에서는 가면을 쓴 인물이 채찍을 들고 등장해 귀신을 쫓거나 부리는 역귀신役鬼神 동작을 한다. 말뚝이는 상대역, 즉 언청이(대부분의 가면극), 삐뚜루미탈(얼굴이 삐뚤어진 모습, 통영 오광대), 홍백가(얼굴의 반쪽은 홍색이고 반쪽은 흰색, 통영 오광대), 손님탈(곰보양반, 통영 오광대), 흑탈(검은색의 가면, 통영 오광대), 조리중(방정맞은 모습이며, 보살첩에게서 난 양반, 통영 오광대) 등 추한모습의 양반들을 채찍으로 때리거나 조롱하며 풍자한다. 현재 가면극마다 가면, 의상, 춤사위, 연희 내용에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말뚝이는 양반에 대한 적극적인 풍자를 일삼는 인물이다. 양반의 하인으로 등장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상전인 양반을 조롱하고, 신랄한 풍자를 통해 양반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폭로한다. 말뚝이 네이, 서산 나귀 솔질하여 호피 안장 도두 놓아 가지고요, 앞 남산 밖 남산 쌍계동 벽계동으로 해서 칠패 팔패 돌모루 동작을 넌짓 건너 남대문 안을 써억 들어서 •••••• 써억 나서서 아래위로 치더듬고 내더듬어 보니깐두루, 샌님의 새끼라곤 강아지 애들 녀석 하나 없길래 아는 친굴 다시 만나서 물어보니깐 떵꿍 하는 데로 갔다 하길래, 여기 와서 발랑 발랑 찾아 여기를 오니깐두루, 내 증손자 외아들놈의 샌님을 예 와서 만나 봤구려.- 양주 별산대놀이, 이두현본 이는 ‘말뚝이 노정기路程記’라고 부를 수 있는 대사로, 말뚝이는 양반들에게 시중을 들고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제로는 양반의 약점을 폭로하고 양반의 위선을 풍자한다. 말뚝이 이제야 다시 보니 동정은 광활하고 천봉만학은 그림을 둘러 있고 •••••• 이 어든 제기를 붙고 금각 담양을 갈 이 양반들아 말뚝인지 개뚝인지 제 의붓아비 부르듯이 임의로 불렀으니 (허리를 굽힌다) 말뚝이 새로 문안 아뢰오.- 동래 야류 동래 야류의 말뚝이는 허리를 굽히며 문안을 아뢴다고 하면서, “제 어미와 근친상간하고 당장 담양으로 귀양갈 양반들아” 하고 양반들을 조롱한다. 양반 양반을 모시지 않고 어디로 그리 다니느냐.말뚝이 본댁에 가서 마나님과 하고 하고 재독再讀으로 했습니다.양반 이놈 뭐야!말뚝이 문안을 드리고 드리고 하니까말뚝이 좆대갱이 하나 줍디다.양반 이놈 뭐야!말뚝이 조기 대갱이 하나 줍디다.양반 조기 대갱이라네. - 봉산 탈춤 위는 봉산 탈춤의 대사 중에서 양반이 말뚝이를 불러 위엄 있게 꾸짖는 것이다. 그러자 말뚝이는 자신이 본댁으로 가서 양반의 마나님과 성행위를 두 번 했다고 대답한다. 양반은 말뚝이를 다시 꾸짖는다. 이에 말뚝이는 형식적으로 복종하는 답을 한다. 양반은 상황 판단도 못 하고 일방적으로 만족만 하기에 더욱 우스꽝스럽고, 풍자의 효과는 심화된다. 말뚝이 양반 나오신다아, 양반이라거니 노론, 소론, 이조,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낸 퇴로재상으로 계신 양반인 줄 아지 마시요. 개잘양이라는 양 자에 개다리 소반이라는 반 자 쓰는 양반이 나오신단 말이요.양반 이놈 뭐야아!말뚝이 아아 이 양반 어찌 듣는지 모르겠소. 노론, 소론, 이조, 호조, 옥당을 다 지내고, 삼정승 육판서 다 지내고 퇴로재상으로 계시는 이 생원네 삼형제 분이 나오신다고 그리 했소.양반 (합창) 이 생원이라네에.- 봉산 탈춤 위의 인용문에서 말뚝이는 처음에 점잖게 양반을 소개하다가, 갑자기 개잘양(방석처럼 쓰려고 털이 붙은 채로 손질해 만든 개가죽)이라는 ‘양’ 자와 개다리소반의 ‘반’ 자를 양반과 연결시켜 놀린다. 진한 들어 봐라. “지주불폐知主不吠허니 군신유의君臣有義요, 모색상사毛色相似허니 부자유친父子有親이요, 일폐중폐一吠衆吠허니 붕우유신朋友有信이요, 잉후원부孕後遠夫허니 부부유별夫婦有別이요, 소부적대小不敵大허니 장유유서長幼有序라.”- 강령 탈춤 “개는 주인을 알아보고 짖지를 않으니, 군신유의요. 개는 어미와 새끼의 털색깔이 같으니, 부자유친이요. 개는 한 마리가 짖으면 여럿이 함께 짖으니, 붕우유신이요. 개는 새끼를 가진 후에는 수컷을 멀리하니, 부부유별이요. 개는 덩치가 작은 놈은 결코 큰 놈에게 대들지 않으니, 장유유서라.”와 같이, 진한양반은 양반층에서 중시하던 유교적 도덕 덕목인 오륜五倫을 개와 관련시켜 설명하면서 오륜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이상의 인용문들은 모두 말뚝이가 양반이나 유자를 조롱하는 내용이다. 유가의 오륜과 경서, 그리고 문자 등 양반층의 문화조차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말뚝이가 펼치는 골계적인 내용의 재담들이 가면극 곳곳에서 많이 발견된다. 봉산 탈춤의 양반 과장에서는 양반들이 운자를 내어 글을 짓는다. 하지만 “집세기 앞총은 헌겁총이요, 나막신 뒷축에 거말못이라.”처럼 한자의 운자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말로 글을 지었다. 그러다가 결국 말뚝이마저 운자인 ‘강’ 자를 이용해서 “썩정 바자 구녕에 개대강이요, 헌 바지 구녕에 좆대강이라.” 하며, 양반층의 문자놀이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다. 동래 야류에서 말뚝이는 대부인 마누라가 치마•저고리•단속곳을 모두 홍색으로 입었기 때문에 “보기가 모두 빨갛다.”는 말을, 일부러 유음어를 사용해 “보지가 재(죄) 빨개하옵디다.”라고 말함으로써, 수양반의 부인이나 어머니까지도 모욕하고 있다. 가산 오광대에서는 말뚝이가 “문門 안에 적을 소少 한 자가 무신 잡니까?” 하고 고상한 척 질문하면, 작은양반이 “…… 씹소 씹소?” 하고 대답한다. 여성의 성기를 적은 문이라는 의미로 문門 안에 적을 소少 한 자라고 하고, 그것의 훈과 음을 ‘씹 소’라고 해석한 것이다. 양반층에서 한자를 분합해 수수께끼 식으로 즐기던 파자破字놀이를 통해 말장난의 재미를 즐길 뿐만 아니라, 양반층의 문화를 조롱하며 비웃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지역사례

양주 별산대놀이의 제11과장 의막사령놀이에서 말뚝이는 샌님, 서방님, 도련님을 모시고 가다가 쇠뚝이에게 사처를 잡아 달라고 요구한다. 쇠뚝이는 숙소를 돼지우리로 정해서 양반들을 돼지 몰듯이 인도하고, 결국 상황을 인식한 양반들은 하인 말뚝이에게 곤장을 치려고 한다. 말뚝이는 쇠뚝이가 곤장을 치려 하자 돈으로 매수한다. 쇠뚝이는 돈을 받아 샌님에게 주고 사면을 얻어 낸다. 한편 말뚝이는 애사당 법고놀이에 등장해 애사당에게서 법고채를 뺏어 대신 치기도 한다. 송파 산대놀이에서 말뚝이는 제10과장 샌님•말뚝이놀이에 등장한다. 마당을 한 바퀴 돈 샌님•서방님•도련님 등이 반대편으로 가서 나란히 서면, 마당 중앙으로 나온 말뚝이는 춤을 춘다. 샌님이 말뚝이를 불러 사처를 정하라고 한다. 그 말에 말뚝이는 툴툴거리다가 자진타령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의막사령인 쇠뚝이를 부른다. 쇠뚝이가 나와서 말뚝이와 재담을 하고 상전을 흉본 다음, 사처를 부탁한다. 말뚝이는 상전에게 돼지우리를 사처로 정했다면서, 채찍으로 돼지 몰듯 상전을 몰아붙이며 타령장단에 춤을 추면서 퇴장한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 말뚝이는 제10과장 말뚝이놀이에 등장한다. 과거를 보러 올라가는 샌님 일행은 한양에 가는 도중에 산대굿 구경을 한다. 구경에 빠져 해가 저문 줄 모르다가 샌님이 말뚝이에게 거처를 마련하라고 한다. 말뚝이는 친구인 쇠뚝이를 만나는데, 쇠뚝이가 돼지우리를 거처로 정해 준다. 이에 격분한 샌님이 말뚝이와 쇠뚝이를 야단치다가 오히려 말뚝이와 쇠뚝이에게 조롱을 당한다. 말뚝이는 신장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봉산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6과장 양반춤 과장에 등장한다. 양반춤 과장은 주로 말뚝이와 양반 삼형제의 재담으로 진행된다. 새 처를 정하는 놀이, 시조 짓기와 파자놀이, 나랏돈 잘라먹은 취발이를 잡아오는 과정 등을 통해 말뚝이는 양반들을 풍자한다. 강령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말뚝이춤과 제5과장 양반•말뚝이춤 그리고 제6과장의 제1경인 팔먹중춤에 등장한다. 제2과장 말뚝이춤에서는 대사 없이 두 명의 말뚝이가 등장하여 곤장춤과 채찍춤, 한삼춤을 춘다. 제5과장 양반•말뚝이춤에는 제2과장에 등장했던 두 명의 말뚝이가 함께 등장하는데, 이때는 곤장만 손에 들고 채찍은 허리에 찬다. 강령 탈춤에서는 다른 가면극과 달리 말뚝이 두 명이 등장한다. 민중의식을 대변하는 인물인 말뚝이가 두 명이나 등장하는 것을 ‘말뚝이’가 양반과의 대립구조 속에 상대적 우위와 강한 힘을 얻는다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제6과장 제1경 팔먹중춤에서는 세 명의 말뚝이가 등장하는데 모두 가면을 머리에 올려 써서 연희자의 얼굴을 드러낸다. 취발이 뒤에 첫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고, 둘째먹중 뒤에 두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며, 마지막에 세 번째 말뚝이가 등장한다. 이 과장에 등장하는 말뚝이는 앞서 등장한 말뚝이와 같은 탈과 의상을 착용하지만, 먹중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팔먹중춤에 두 명의 말뚝이만 등장했으나, 현재는 여덟 번째 먹중으로 남강노인 대신 세 번째 말뚝이가 등장하여 팔먹중의 역할을 한다. 강령 탈춤에는 원래 두 개의 말뚝이탈이 있었으나, 팔먹중춤의 마지막에 등장하던 남강노인 대신 세 번째 말뚝이를 등장시켜 근래에는 세 개의 말뚝이탈을 사용한다. 은율 탈춤에서 말뚝이는 제4과장과 제5과장 그리고 제6과장에 등장한다. 제4과장 양반춤에서는 머리 위에 채찍을 들어 올리고 등장해서, 세 명의 양반을 상대한다. 말뚝이 대사에 팔도강산, 명기명창 등 판소리 단가의 내용이 많이 삽입된 것이 특징이며, 황해도 민요인 의 가사를 차용한 부분도 있다. 제5과장 노승춤에서는 최괄이와 함께 등장하여 노승을 조롱하면서,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이라고도 하는 과 굿거리장단에 맞춰 극 중 상황에 맞게 내용을 창작한 를 최괄이와 함께 부르다가, 노승에게 면상을 맞고 퇴장한다.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에서는 미얄할미와 뚱딴지집이 미얄영감을 사이에 두고 서로 자기의 영감이라고 주장하며 싸움을 할 때, 최괄이와 함께 등장하여 누구의 영감인지를 가려 주는 판결자의 역할을 한다. 은율 탈춤의 말뚝이탈은 마부탈과 겸용한다. 수영 야류에서 말뚝이는 제1과장 양반춤에 등장한다. 양반들이 수차 불러도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등장하여 양반을 조롱한다. 말뚝이는 서방님을 찾으려고 팔선녀집에 갔더니 개아들놈도 없고, 장안을 두루 찾아도 새아들놈도 없고, 전국을 다 찾아도 개아들놈도 없었다고 희롱한다. 마지막으로 서방님 댁에 갔더니, 대부인마누라가 올라오라기에 방에 들어가서 동방화촉을 밝혔다고 말한다. 동래 야류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양반 과장에 등장한다. 1930년대 사용하던 말뚝이탈에 대해 최상수는 “붉은 면에 검은 혹이 처처에 있고, 두 눈알과 상하 이빨에는 은지를 오려 붙였으며, 입술은 불그스름한데 커다란 코는 높게 두드러져 나왔다. 양쪽 귀가 또한 크다. 동래 야류의 경우 말뚝이는 본래 거만하여 양반들이 개별적으로 부를 때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양반 넷이 어깨를 짜고서 합창을 해서 불러서야 겨우 나타나며, 또 말뚝이가 채찍을 휘두르면 양반들은 겁을 먹고 물러선다. 이미 시대는 바뀌어 무력해진 양반들이 반항적인 말뚝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통영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 풍자탈놀이에 등장한다. 통영 오광대에서는 말뚝이의 양반에 대한 조롱이 매우 심하며, 파계승에 대한 풍자는 약한 편이다. 여러 양반들이 등장하는 양반•말뚝이놀이에서 양반끼리 분열과 대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갈등 구조의 주축은 역시 양반과 말뚝이 사이의 갈등이다. 고성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2과장인 오광대놀이에 등장한다. 오광대놀이는 다른 가면극의 양반 과장에 해당하는데, 양반 사회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내용이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가면극에 비해 양반의 기괴한 모습이 약화되어 있다. 오광대의 구분은 가산 오광대나 진주 오광대의 오방신장무와 같이 동(청색)•서(백색)•남(적색)•북(흑색)•중앙(황색)의 오방위에 따른 분류이다. 원양반은 중앙의 황제양반에 해당한다. 백제양반은 청제양반, 적제양반, 흑제양반과 함께 젓양반(원양반을 중심으로 볼 때 곁다리의 양반이라는 의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말뚝이가 양반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대사와 양반들의 엉뚱한 대답이 반복되는 해학적이고 비판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가산 오광대에서 말뚝이는 제4과장 양반 과장과 제5과장 중과장에 등장한다. 말뚝이가 갑자기 양반의 얼굴을 채찍으로 후려갈기면서 “옛끼 놈, 돼지 새끼들.”이라고 욕을 하면 양반은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코를 만지면서 “엥, 코야. 이놈 말뚝아, 그러면 우리를 돼지 새끼로 본단 말이냐?”라고 말하며 말뚝이와 대사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중과장에서는 말뚝이가 서울애기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격분한 양반의 호령에 따라 노장과 상좌를 잡아들여 매질하는 하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도 한다. 남사당 덧뵈기의 말뚝이는 셋째마당 샌님잡이에 등장한다. 샌님이 말뚝이에게 절을 가르치려 하자, 말장난을 하며 도리어 샌님과 노친네로부터 절을 받는다. 샌님과 노친네, 말뚝이가 어우러져서 굿거리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판을 벌일 때, 말뚝이는 노친네를 유혹해 안고 퇴장한다. 남사당 덧뵈기의 말뚝이탈은 먹쇠탈로도 쓰인다. 말뚝이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는 가면극의 등장인물로는 꼭쇠(꺽쇠)와 초라니(초라니광대)가 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 초라니가 양반의 하인 역으로 주지 마당을 비롯하여 파계승 마당, 양반•선비 마당 등에 등장한다. 주지 마당에서는 끝 대목에서 까불거리며 등장하여 주지들을 쫓아내고 경망스럽게 춤을 춘다. 파계승 마당에서는 중과 부네가 어울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놀리기도 하고, 함께 등장한 이매의 흉내를 내기도 한다. 양반•선비 마당에서는 양반을 데리고 나와 놀려대면서 양반의 무식함과 가식을 조롱한다. 초라니탈은 오리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964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북청 사자놀이의 꼭쇠는 양반의 하인 역으로서 양반을 데리고 등장하여 사자놀이를 소개하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꼭쇠가 양반을 놀리기도 한다는 점에서 다른 가면극의 말뚝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꼭쇠와 양반은 마당돌이 과장에서 등장하여 마지막 과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놀이판에 머물면서 놀이 내용을 소개하며 놀이의 진행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징 및 의의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에서는 말뚝이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데에 반해, 마을굿놀이 계통 가면극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본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에서 말뚝이는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요구하는 근대 의식을 보여 준다. 말뚝이의 수나 풍자의 정도, 형식 등은 주로 북부•중부•남부 지역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중부 지역 가면극에서는 쇠뚝이가 말뚝이와 함께 등장한다. 해서 지역의 가면극인 강령 탈춤에서는 말뚝이가 동시에 두 명 등장하지만, 봉산 탈춤에서는 한 명의 말뚝이만 등장한다. 지역 간 교류의 흔적도 있다. 해서 지역의 강령 탈춤은 경상남도 지역의 오광대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양반 삼형제가 먼저 나와 양반의 근본을 말하고 말뚝이를 부른 후, 말뚝이와 재담하는 과정은 경남의 오광대와 유사하다. 북부 지역의 황해도 탈춤이 중부지역의 산대놀이와 끊임없이 교류했음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처럼 남부 지역의 가면극인 오광대와 내용이나 형식상의 유사성을 보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돌아다닌 지명들을 열거하는 말뚝이의 노정기가 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에서 공통으로 연행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봉산 탈춤, 강령 탈춤, 양주 별산대놀이, 수영 야류, 통영 오광대 등 본산대놀이 계통의 가면극들에서는 모두 말뚝이의 노정기가 나온다. 은율 탈춤에도 역시 말뚝이의 노정기가 있지만, 첫째 먹중의 노정기가 추가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남부 지역의 야류와 오광대는 해서 탈춤이나 산대놀이와는 다른 유형의 독자성과 지역성을 보여 준다. 그리고 가면극 전체가 말뚝이놀이로 인식될 정도로 말뚝이의 비중이 크다. 야류와 오광대에는 비정상적으로 큰 말뚝이 가면, 기형성이 더욱 강조된 양반 가면 등이 많이 나온다. 유난히 큰 말뚝이 가면은 나례와 마찬가지로 상징적 구나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코를 남성의 성기 모양으로 만들어 비정상적으로 크게 늘어뜨린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런데 같은 남부 지역의 오광대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고성 오광대는 다른 오광대나 야류에 비하여 말뚝이의 대사가 적은 편이고, 양반들의 기괴한 모습 역시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말뚝이는 말뚝이 가면의 형태, 연행 방식, 대사의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 가면극의 형식적 보편성과 독자성, 지역적 변별성과 종목별 특수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가면극의 교류 및 영향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참고문헌

가산 오광대(이훈상, 국립문화재연구소, 2004), 강령탈춤(정형호, 화산문화, 2002),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송파산대놀이(이병옥, 피아, 2006), 수영야류(정상박, 화산문화, 2001),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피아, 2006), 한국 가면극과 그 주변 문화(전경욱, 월인,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