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허용호(許龍鎬)
갱신일 2019-01-17

정의

가면극에 등장하는 인물로 오랫동안 불도佛道를 닦았지만 파계破戒를 해서 세속화되는 승려의 총칭.

내용

불교에서는 오랫동안 불도를 닦은 나이 많고 덕이 높은 승려를 노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가면극에 등장하는 노장은 대체로 오랫동안 불도를 닦았지만 파계하여 세속화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가면극에 따라 그 명칭은 조금씩 다르다. 양주 별산대놀이, 송파 산대놀이, 퇴계원 산대놀이, 봉산 탈춤 등에서는 노장이라 부른다. 한편 강령 탈춤은율 탈춤에서는 노승이라 부른다. 고성 오광대에서는 중,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는 중광대라 부른다. 가산 오광대진주 오광대에서는 중 또는 노장이라 부른다. 남사당패 덧뵈기에서는 먹중이라 부르는 인물이 노장에 해당된다. 북청 사자놀이에도 대사大師라 불리는 승려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느 가면극들과는 달리 불경을 외며 사자가 소생하기를 기원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어 노장의 범주에서는 제외된다.

양주 별산대놀이에서 노장은 제6과장 노장 과장에서 등장한다. 노장은 등에 호랑이가 그려진 회색 장삼을 입고, 붉은 띠를 두르며, 회색 행전을 친다. 그리고 머리에는 좌우로 넓게 퍼진 송낙을 쓴다. 목에는 긴 염주, 손목에는 작은 염주를 건다. 노장은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 다른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노장이 쓴 가면은 검은색 얼굴 바탕에, 흰색과 붉은색의 작은 점이 무수히 찍혀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양쪽 볼에는 큰 점이 하나씩 있으며, 눈썹 가운데에도 작은 점이 있다. 그리고 이마에는 세 줄의 깊은 주름이 있다. 입은 타원형으로 매우 크며, 약간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양주 별산대놀이 제6과장 노장 과장에서 상좌를 데리고 등장한 노장은 먹중들에게 많은 놀림을 받는다. 어쩔 줄 모르고 웅크리고 있던 노장은 새롭게 등장한 소무 두 사람을 보고 현혹되어 파계를 한다. 파계를 하고 두 명의 소무와 어우러지던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노장은 취발이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지만, 패하여 소무 한 명만을 데리고 도망친다.

송파 산대놀이에서는 제7마당 노장, 제8마당 신장수, 제9마당 취발이 과장에 걸쳐 등장한다. 팔먹중에 의해 놀이판에 들어온 노장은 먹중들로부터 야유와 조롱을 받는다. 그러던 노장이 두 명의 소무를 보고 파계를 한다. 파계한 노장은 신장수에게 신발을 사고는 신 값을 떼어 먹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취발이에게 얻어맞고 소무 하나를 업고 도망간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이 쓰는 가면은 얼굴 바탕이 검은색이고 이마에는 세 줄의 굵은 주름이 있다. 눈썹에는 흰색과 녹색 줄이 쳐 있고, 눈초리가 좌우로 쳐져 있다. 광대뼈가 높이 솟아 있으며, 주먹코와 넓적하고 아래로 처진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다. 코 아래로는 흰 점이 불규칙하게 찍혀 있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회색 장삼을 입고 어깨에 빨간색 가사袈裟를 멘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다리에는 회색 행전을 친다. 목에는 백팔염주를 걸고 있으며, 두 손에 각각 육환장과 흰색 부채를 든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는 제7과장 팔먹중과 노장놀이, 제8과장 신장수놀이, 제9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 걸쳐 노장이 등장한다. 노장은 먹중들을 계도啓導하기 위해 속세로 내려오지만, 오히려 먹중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소무들의 유혹에 넘어가 파계한다. 파계한 노장은 소무들에게 신발을 사주고, 그 신발값을 떼어먹기까지 한다. 이렇게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 변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에게 계집을 둘씩이나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고 노장은 이에 화가 나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노장은 싸움에서 패하여 큰 소무만을 데리고 황급히 도망간다. 퇴계원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검은 칡베 장삼을 입고 붉은 가사를 두른다. 머리에는 송낙을 눌러쓰고, 백팔염주를 목에 걸고, 손에는 흰 부채와 지팡이를 들었다. 노장이 쓰는 가면은 흑색 바탕에 화가 난 듯한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눈과 입은 아래로 처지고 아래턱을 둥글게 앞으로 내밀었다. 이마와 콧등, 양 볼과 턱에 주름이 있고, 눈썹과 수염은 노란 반점으로 되어 있다.

봉산 탈춤에서는 제4과장 노장춤 과장에서 노장이 등장한다. 노장이 쓴 가면은 검푸른 바탕색에 흰 점과 금색 점을 눈 아래 얼굴 전면에 찍었고, 쭉 내민 입술은 붉다. 미간에 두 개, 볼에 두 개, 아래턱에 세 개의 혹이 있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장삼을 입고 붉은 가사를 두른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목에는 백팔염주를 걸고 있다. 왼손에는 부채를 오른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노장은 먹중들에 이끌려 등장한 후, 먹중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놀림감이 되어 한동안 웅크려 있던 노장은 새로 등장한 소무들의 유혹에 빠져 파계를 한다. 소무들에게 신발을 사주고, 신장수를 위협하여 신발값을 떼어먹기까지 하는 모습은 노장이 세속화된 모습을 잘 드러낸다. 이 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중이 여자를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며 소무를 빼앗으려고 하자, 노장은 취발이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노장은 취발이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쫓겨난다.

강령 탈춤에서는 노장을 노승이라 부른다. 노승이 등장하는 대목은 제6과장 노승•취발이춤이다. 노승은 칡베 장삼에 붉은 가사를 메고, 목에 긴 염주를 걸고 있으며, 머리에는 가운데를 묶은 형태의 송낙을 쓴다. 한 손에는 여섯 개의 고리가 달린 육환장을 들고, 다른 손에는 부채를 든다. 노승춤 대목에서 노승은 산에서 속세로 내려오지만 팔먹중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놀림을 당하며 한참 엎드린 채로 있던 노승은 어여쁜 소무가 등장하자, 그 미색에 현혹되어 파계를 한다. 파계를 하고 소무를 얻게 된 노승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중이 불도에 열중하지 않고 여자나 탐한다며 나무라는 취발이에 맞서 노승은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노승은 취발이의 완력을 당할 수 없어 얻어맞고 쫓겨 나간다. 강령 탈춤에서 노승이 쓰는 가면은 진한 감청색 바탕에 누런색 큰 반점이 얼굴, 코, 이마, 턱 등에 여러 개 찍혀 있다. 눈은 타원형에 끝이 뾰족한 상태로 약간 아래쪽을 향하고, 주위에 흰색의 굵은 선이 그려져 있다. 눈썹은 길고 약간 아래로 쳐져 있으며 흰색이다. 볼에 있는 누런색의 큰 점 주위에는 작은 흰 점이 여러 개 찍혀 있다.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패여 있고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큰 편이며, 입술은 두껍고 붉은색이다.

은율 탈춤에서 노승은 제5과장 노승춤 과장에서 등장한다. 회색 바지저고리에 장삼을 입고 머리에는 송낙을 쓴다. 백팔 염주와 목탁을 목에 걸고, 붉은 가사를 어깨에 메었으며, 다리에는 회색 행전을 치고, 한 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은율 탈춤에서 노승은 산간에서 내려와 속세俗世를 이리저리 구경하고 나서 광덕산廣德山 청룡사靑龍寺로 가는 도중에, 국화주를 먹고 취해 비틀거리며 놀이판에 당도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쓰러졌던 노승은 다시 일어나 중타령을 부르고 천수경千手經을 외운다. 이에 말뚝이와 최괄이가 등장하여 노승을 비웃다가 새맥시를 데리고 나와 노래를 부르며 한바탕 논다. 이때 새맥시는 교태를 부리며 노승을 유혹한다. 노승은 그 유혹을 피하려 애쓰지만, 결국 유혹에 넘어간다. 뒷절 중놈이 새맥시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말뚝이와 최괄이의 나무람에 노승은 화를 내며 말뚝이를 장삼으로 후려친다. 이에 최괄이가 노승을 때려 쫒아내 버린다. 은율 탈춤에 등장하는 노승이 쓰는 가면은 바탕이 회색이고 얼굴에 다섯 개의 혹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 가운데에 큰 혹이 하나 있고, 그 양 옆에 작은 혹이 하나씩 붙어 있고, 양 볼에도 혹이 하나씩 있다.

고성 오광대에서 파계를 하는 승려는 중이라 불린다. 중은 고성 오광대 제4과장 승무 과장에서 만卍자가 그려진 고깔을 쓴 중이, 회색 칡베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목에 염주를 걸고 등장한다. 중이 등장한 후 선녀라 불리는 두 명의 여성이 나타나 요염한 춤으로 교태를 부리자, 마음이 동한 중이 그들과 함께 춤을 추면서 희롱한다. 중은 두 선녀 모두를 유혹하고는 함께 손을 잡고 퇴장한다. 고성 오광대의 중 가면은 누런 색 바탕의 얼굴 전체가 둥글게 만들어져 있으며 전체적으로 살이 찐 것처럼 보인다. 눈은 타원형으로 뚫려있는데 그 위에 짙은 눈썹이 그려져 있고, 눈초리는 아래로 약간 쳐진 형태이다. 붉은 입술이 여자의 입술처럼 가늘다. 이마의 한가운데에는 큰 점이 찍혀 있고, 듬성듬성 콧수염이 나 있다.

가산 오광대에서 중이 등장하는 대목은 중 과장이다. 중은 상좌와 함께 등장하여 탈판을 빙빙 돌다가 서울애기를 발견하고 혹하여 온갖 방법을 써서 서울애기를 유혹한다. 그리고 서울애기를 업고 달아난다. 양반이 노장을 잡아오라고 명하고, 이에 말뚝이에게 붙잡혀온 노장은 심한 매질을 당한다. 매질을 당한 후 중은 중신세타령을 부르며 신세한탄을 하고 중노릇을 그만하겠다고 한다. 가산 오광대의 중 가면은 짙은 회색 바탕에 검은 눈썹과 살구색 입술로 되어 있다. 코는 삼각형 모양으로 입체적이다. 가산 오광대에 등장하는 중은 승복을 입으며 머리에는 굴갓 또는 고깔을 쓴다. 목에는 염주를 걸고, 손목에도 염주를 두른다. 등에는 바랑을 짊어지고 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진주 오광대에서는 중 또는 노장이라 부르는 인물이 제4과장 중놀음 대목에서 등장한다. 팔선녀와 양반들이 춤을 추는 동안 노장이 상좌를 데리고 나타난다. 노장은 상좌를 시켜 두 미인과 춤추고 놀다가 사랑에 빠져 파계한다. 생원이 말뚝이를 시켜 노장을 잡아들이도록 하고 노장은 곤욕을 치르게 된다. 진주 오광대의 중놀음은 산 속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속세에 내려왔다가 양반들이 팔선녀와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파계하는 과장으로, 타락한 중의 모습을 비판하고 수도자의 삶과 세속인의 삶을 대조하여 관념적 허위와 당시 불교의 타락상을 비판한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는 노장은 중광대라 부르며, 파계승 마당에 등장한다. 파계승 마당에서 중광대는 부네의 오줌 냄새를 맡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불교적 계율을 어기고 본능적이며 세속적인 삶을 즐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現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중광대는 송낙을 쓰고 회색 바지저고리 차림에 행전을 치고, 끌릴 정도의 긴 회색 장삼을 입는다. 장삼 위로는 붉은 가사를 걸치고, 목에는 염주를 건다. 이러한 중광대의 모습은 전형적인 중의 모습이며, 이 복식은 중광대가 실제로는 중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중광대가 쓰는 가면은 바탕이 대춧빛이며, 머리 부분과 눈썹은 검은색을 칠한 흔적이 있다. 양 뺨과 눈초리에 주름살이 잡혀 있고 두 눈은 실눈으로 미소를 지으며, 입은 한껏 벌어져 있다. 미간에 백호白毫처럼 작은 혹이 있고 코는 매부리코로 오뚝하다. 턱은 따로 노끈으로 매어 달아 움직인다. 가늘게 뜬 실눈과 박장대소하듯 크게 벌린 입에서 계율을 어기고 파계한 중의 능청스러움과 엉큼함이 드러나 있다.

남사당패 덧뵈기에서는 노장은 먹중이라 불리며, 먹중은 넷째 마당 먹중잡이 대목에 등장한다. 먹중이 쓰는 가면은 푸르스름한 바탕에 얼굴 전체에 검은색 점이 찍혔고, 볼에 붉은색의 큰 혹이 있다. 옷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회색 장삼을 입었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양손에는 각각 지팡이와 부채를 들었다. 목에 염주를 걸고 손에도 염주를 두른다. 먹중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피조리와 함께 타령장단에 맞춰 한동안 춤을 춘다. 이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먹중과 맞서면서 먹중을 향해 격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먹중은 능수능란한 춤으로 취발이에게 맞서지만 결국 취발이에게 쫓겨 데리고 놀던 피조리들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난다.

특징 및 의의

노장은 노장, 노승, 중, 먹중, 중광대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여러 가면극에 등장한다. 그러나 가면극 속에서의 역할과 행동은 거의 유사해서 오랫동안 불도를 닦던 고승에서 세속의 욕망을 추구하는 파계승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공통적으로 보인다. 가면극에서는 노장의 지닌 허위의식을 노장의 춤과 동작으로만 풍자한다.

그런데 노장이 등장하는 대목은 가면극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부 지방의 오광대에서는 노장의 등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있다. 오광대에서는 노장의 파계를 단순하게 보여주고, 노장이 갖고 있는 관념적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데에 그친다. 가산 오광대진주 오광대에서 나타나는 파계한 노장을 징치懲治하는 대목 역시 기존의 유교적 위계에 의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이에 비해 해서 지방의 가면극과 중부 지방의 산대놀이의 경우, 노장 등장 대목이 확장된 양상을 보인다. 노장을 중심으로 먹중들, 소무, 신장수, 취발이 등이 함께 등장하여 상대적으로 더 풍부한 내용과 구조를 지닌다. 관념적 허위의식의 담지자인 노장을 풍자하고, 이를 대체할 존재로서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취발이를 등장시킨다는 점도 이들 가면극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령탈춤(정형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2), 고성오광대(심상교, 화산문화, 2000),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봉산탈춤(박전열, 화산문화, 2001), 송파산대놀이(이병옥, 도서출판 피아, 2006), 양주별산대놀이(정형호, 화산문화, 2000), 은율탈춤(전경욱,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진주오광대(진주오광대보존회, 형평, 2005), 퇴계원산대놀이(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월인, 1999),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도서출판 피아, 2006).

노장

노장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가면극

집필자 허용호(許龍鎬)
갱신일 2019-01-17

정의

가면극에 등장하는 인물로 오랫동안 불도佛道를 닦았지만 파계破戒를 해서 세속화되는 승려의 총칭.

내용

불교에서는 오랫동안 불도를 닦은 나이 많고 덕이 높은 승려를 노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가면극에 등장하는 노장은 대체로 오랫동안 불도를 닦았지만 파계하여 세속화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가면극에 따라 그 명칭은 조금씩 다르다. 양주 별산대놀이, 송파 산대놀이, 퇴계원 산대놀이, 봉산 탈춤 등에서는 노장이라 부른다. 한편 강령 탈춤과 은율 탈춤에서는 노승이라 부른다. 고성 오광대에서는 중,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는 중광대라 부른다. 가산 오광대와 진주 오광대에서는 중 또는 노장이라 부른다. 남사당패 덧뵈기에서는 먹중이라 부르는 인물이 노장에 해당된다. 북청 사자놀이에도 대사大師라 불리는 승려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느 가면극들과는 달리 불경을 외며 사자가 소생하기를 기원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어 노장의 범주에서는 제외된다. 양주 별산대놀이에서 노장은 제6과장 노장 과장에서 등장한다. 노장은 등에 호랑이가 그려진 회색 장삼을 입고, 붉은 띠를 두르며, 회색 행전을 친다. 그리고 머리에는 좌우로 넓게 퍼진 송낙을 쓴다. 목에는 긴 염주, 손목에는 작은 염주를 건다. 노장은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 다른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노장이 쓴 가면은 검은색 얼굴 바탕에, 흰색과 붉은색의 작은 점이 무수히 찍혀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양쪽 볼에는 큰 점이 하나씩 있으며, 눈썹 가운데에도 작은 점이 있다. 그리고 이마에는 세 줄의 깊은 주름이 있다. 입은 타원형으로 매우 크며, 약간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양주 별산대놀이 제6과장 노장 과장에서 상좌를 데리고 등장한 노장은 먹중들에게 많은 놀림을 받는다. 어쩔 줄 모르고 웅크리고 있던 노장은 새롭게 등장한 소무 두 사람을 보고 현혹되어 파계를 한다. 파계를 하고 두 명의 소무와 어우러지던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노장은 취발이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지만, 패하여 소무 한 명만을 데리고 도망친다. 송파 산대놀이에서는 제7마당 노장, 제8마당 신장수, 제9마당 취발이 과장에 걸쳐 등장한다. 팔먹중에 의해 놀이판에 들어온 노장은 먹중들로부터 야유와 조롱을 받는다. 그러던 노장이 두 명의 소무를 보고 파계를 한다. 파계한 노장은 신장수에게 신발을 사고는 신 값을 떼어 먹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취발이에게 얻어맞고 소무 하나를 업고 도망간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이 쓰는 가면은 얼굴 바탕이 검은색이고 이마에는 세 줄의 굵은 주름이 있다. 눈썹에는 흰색과 녹색 줄이 쳐 있고, 눈초리가 좌우로 쳐져 있다. 광대뼈가 높이 솟아 있으며, 주먹코와 넓적하고 아래로 처진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다. 코 아래로는 흰 점이 불규칙하게 찍혀 있다. 송파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회색 장삼을 입고 어깨에 빨간색 가사袈裟를 멘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다리에는 회색 행전을 친다. 목에는 백팔염주를 걸고 있으며, 두 손에 각각 육환장과 흰색 부채를 든다. 퇴계원 산대놀이에서는 제7과장 팔먹중과 노장놀이, 제8과장 신장수놀이, 제9과장 취발이놀이 대목에 걸쳐 노장이 등장한다. 노장은 먹중들을 계도啓導하기 위해 속세로 내려오지만, 오히려 먹중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소무들의 유혹에 넘어가 파계한다. 파계한 노장은 소무들에게 신발을 사주고, 그 신발값을 떼어먹기까지 한다. 이렇게 지극히 세속적인 인간으로 변한 노장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취발이는 노장에게 계집을 둘씩이나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고 노장은 이에 화가 나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노장은 싸움에서 패하여 큰 소무만을 데리고 황급히 도망간다. 퇴계원 산대놀이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검은 칡베 장삼을 입고 붉은 가사를 두른다. 머리에는 송낙을 눌러쓰고, 백팔염주를 목에 걸고, 손에는 흰 부채와 지팡이를 들었다. 노장이 쓰는 가면은 흑색 바탕에 화가 난 듯한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눈과 입은 아래로 처지고 아래턱을 둥글게 앞으로 내밀었다. 이마와 콧등, 양 볼과 턱에 주름이 있고, 눈썹과 수염은 노란 반점으로 되어 있다. 봉산 탈춤에서는 제4과장 노장춤 과장에서 노장이 등장한다. 노장이 쓴 가면은 검푸른 바탕색에 흰 점과 금색 점을 눈 아래 얼굴 전면에 찍었고, 쭉 내민 입술은 붉다. 미간에 두 개, 볼에 두 개, 아래턱에 세 개의 혹이 있다.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노장은 회색 장삼을 입고 붉은 가사를 두른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목에는 백팔염주를 걸고 있다. 왼손에는 부채를 오른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노장은 먹중들에 이끌려 등장한 후, 먹중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놀림감이 되어 한동안 웅크려 있던 노장은 새로 등장한 소무들의 유혹에 빠져 파계를 한다. 소무들에게 신발을 사주고, 신장수를 위협하여 신발값을 떼어먹기까지 하는 모습은 노장이 세속화된 모습을 잘 드러낸다. 이 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중이 여자를 데리고 논다고 나무라며 소무를 빼앗으려고 하자, 노장은 취발이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노장은 취발이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쫓겨난다. 강령 탈춤에서는 노장을 노승이라 부른다. 노승이 등장하는 대목은 제6과장 노승•취발이춤이다. 노승은 칡베 장삼에 붉은 가사를 메고, 목에 긴 염주를 걸고 있으며, 머리에는 가운데를 묶은 형태의 송낙을 쓴다. 한 손에는 여섯 개의 고리가 달린 육환장을 들고, 다른 손에는 부채를 든다. 노승춤 대목에서 노승은 산에서 속세로 내려오지만 팔먹중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놀림을 당하며 한참 엎드린 채로 있던 노승은 어여쁜 소무가 등장하자, 그 미색에 현혹되어 파계를 한다. 파계를 하고 소무를 얻게 된 노승 앞에 취발이가 등장한다. 중이 불도에 열중하지 않고 여자나 탐한다며 나무라는 취발이에 맞서 노승은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노승은 취발이의 완력을 당할 수 없어 얻어맞고 쫓겨 나간다. 강령 탈춤에서 노승이 쓰는 가면은 진한 감청색 바탕에 누런색 큰 반점이 얼굴, 코, 이마, 턱 등에 여러 개 찍혀 있다. 눈은 타원형에 끝이 뾰족한 상태로 약간 아래쪽을 향하고, 주위에 흰색의 굵은 선이 그려져 있다. 눈썹은 길고 약간 아래로 쳐져 있으며 흰색이다. 볼에 있는 누런색의 큰 점 주위에는 작은 흰 점이 여러 개 찍혀 있다. 이마에는 주름이 깊게 패여 있고 입은 살짝 벌린 상태로 큰 편이며, 입술은 두껍고 붉은색이다. 은율 탈춤에서 노승은 제5과장 노승춤 과장에서 등장한다. 회색 바지저고리에 장삼을 입고 머리에는 송낙을 쓴다. 백팔 염주와 목탁을 목에 걸고, 붉은 가사를 어깨에 메었으며, 다리에는 회색 행전을 치고, 한 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은율 탈춤에서 노승은 산간에서 내려와 속세俗世를 이리저리 구경하고 나서 광덕산廣德山 청룡사靑龍寺로 가는 도중에, 국화주를 먹고 취해 비틀거리며 놀이판에 당도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쓰러졌던 노승은 다시 일어나 중타령을 부르고 천수경千手經을 외운다. 이에 말뚝이와 최괄이가 등장하여 노승을 비웃다가 새맥시를 데리고 나와 노래를 부르며 한바탕 논다. 이때 새맥시는 교태를 부리며 노승을 유혹한다. 노승은 그 유혹을 피하려 애쓰지만, 결국 유혹에 넘어간다. 뒷절 중놈이 새맥시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말뚝이와 최괄이의 나무람에 노승은 화를 내며 말뚝이를 장삼으로 후려친다. 이에 최괄이가 노승을 때려 쫒아내 버린다. 은율 탈춤에 등장하는 노승이 쓰는 가면은 바탕이 회색이고 얼굴에 다섯 개의 혹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 가운데에 큰 혹이 하나 있고, 그 양 옆에 작은 혹이 하나씩 붙어 있고, 양 볼에도 혹이 하나씩 있다. 고성 오광대에서 파계를 하는 승려는 중이라 불린다. 중은 고성 오광대 제4과장 승무 과장에서 만卍자가 그려진 고깔을 쓴 중이, 회색 칡베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목에 염주를 걸고 등장한다. 중이 등장한 후 선녀라 불리는 두 명의 여성이 나타나 요염한 춤으로 교태를 부리자, 마음이 동한 중이 그들과 함께 춤을 추면서 희롱한다. 중은 두 선녀 모두를 유혹하고는 함께 손을 잡고 퇴장한다. 고성 오광대의 중 가면은 누런 색 바탕의 얼굴 전체가 둥글게 만들어져 있으며 전체적으로 살이 찐 것처럼 보인다. 눈은 타원형으로 뚫려있는데 그 위에 짙은 눈썹이 그려져 있고, 눈초리는 아래로 약간 쳐진 형태이다. 붉은 입술이 여자의 입술처럼 가늘다. 이마의 한가운데에는 큰 점이 찍혀 있고, 듬성듬성 콧수염이 나 있다. 가산 오광대에서 중이 등장하는 대목은 중 과장이다. 중은 상좌와 함께 등장하여 탈판을 빙빙 돌다가 서울애기를 발견하고 혹하여 온갖 방법을 써서 서울애기를 유혹한다. 그리고 서울애기를 업고 달아난다. 양반이 노장을 잡아오라고 명하고, 이에 말뚝이에게 붙잡혀온 노장은 심한 매질을 당한다. 매질을 당한 후 중은 중신세타령을 부르며 신세한탄을 하고 중노릇을 그만하겠다고 한다. 가산 오광대의 중 가면은 짙은 회색 바탕에 검은 눈썹과 살구색 입술로 되어 있다. 코는 삼각형 모양으로 입체적이다. 가산 오광대에 등장하는 중은 승복을 입으며 머리에는 굴갓 또는 고깔을 쓴다. 목에는 염주를 걸고, 손목에도 염주를 두른다. 등에는 바랑을 짊어지고 손에는 육환장을 든다. 진주 오광대에서는 중 또는 노장이라 부르는 인물이 제4과장 중놀음 대목에서 등장한다. 팔선녀와 양반들이 춤을 추는 동안 노장이 상좌를 데리고 나타난다. 노장은 상좌를 시켜 두 미인과 춤추고 놀다가 사랑에 빠져 파계한다. 생원이 말뚝이를 시켜 노장을 잡아들이도록 하고 노장은 곤욕을 치르게 된다. 진주 오광대의 중놀음은 산 속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속세에 내려왔다가 양반들이 팔선녀와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파계하는 과장으로, 타락한 중의 모습을 비판하고 수도자의 삶과 세속인의 삶을 대조하여 관념적 허위와 당시 불교의 타락상을 비판한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는 노장은 중광대라 부르며, 파계승 마당에 등장한다. 파계승 마당에서 중광대는 부네의 오줌 냄새를 맡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불교적 계율을 어기고 본능적이며 세속적인 삶을 즐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現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중광대는 송낙을 쓰고 회색 바지저고리 차림에 행전을 치고, 끌릴 정도의 긴 회색 장삼을 입는다. 장삼 위로는 붉은 가사를 걸치고, 목에는 염주를 건다. 이러한 중광대의 모습은 전형적인 중의 모습이며, 이 복식은 중광대가 실제로는 중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중광대가 쓰는 가면은 바탕이 대춧빛이며, 머리 부분과 눈썹은 검은색을 칠한 흔적이 있다. 양 뺨과 눈초리에 주름살이 잡혀 있고 두 눈은 실눈으로 미소를 지으며, 입은 한껏 벌어져 있다. 미간에 백호白毫처럼 작은 혹이 있고 코는 매부리코로 오뚝하다. 턱은 따로 노끈으로 매어 달아 움직인다. 가늘게 뜬 실눈과 박장대소하듯 크게 벌린 입에서 계율을 어기고 파계한 중의 능청스러움과 엉큼함이 드러나 있다. 남사당패 덧뵈기에서는 노장은 먹중이라 불리며, 먹중은 넷째 마당 먹중잡이 대목에 등장한다. 먹중이 쓰는 가면은 푸르스름한 바탕에 얼굴 전체에 검은색 점이 찍혔고, 볼에 붉은색의 큰 혹이 있다. 옷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회색 장삼을 입었다. 머리에는 송낙을 쓰고 양손에는 각각 지팡이와 부채를 들었다. 목에 염주를 걸고 손에도 염주를 두른다. 먹중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피조리와 함께 타령장단에 맞춰 한동안 춤을 춘다. 이때 취발이가 등장하여 먹중과 맞서면서 먹중을 향해 격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먹중은 능수능란한 춤으로 취발이에게 맞서지만 결국 취발이에게 쫓겨 데리고 놀던 피조리들을 그대로 둔 채 달아난다.

특징 및 의의

노장은 노장, 노승, 중, 먹중, 중광대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여러 가면극에 등장한다. 그러나 가면극 속에서의 역할과 행동은 거의 유사해서 오랫동안 불도를 닦던 고승에서 세속의 욕망을 추구하는 파계승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공통적으로 보인다. 가면극에서는 노장의 지닌 허위의식을 노장의 춤과 동작으로만 풍자한다. 그런데 노장이 등장하는 대목은 가면극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부 지방의 오광대에서는 노장의 등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있다. 오광대에서는 노장의 파계를 단순하게 보여주고, 노장이 갖고 있는 관념적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데에 그친다. 가산 오광대나 진주 오광대에서 나타나는 파계한 노장을 징치懲治하는 대목 역시 기존의 유교적 위계에 의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이에 비해 해서 지방의 가면극과 중부 지방의 산대놀이의 경우, 노장 등장 대목이 확장된 양상을 보인다. 노장을 중심으로 먹중들, 소무, 신장수, 취발이 등이 함께 등장하여 상대적으로 더 풍부한 내용과 구조를 지닌다. 관념적 허위의식의 담지자인 노장을 풍자하고, 이를 대체할 존재로서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취발이를 등장시킨다는 점도 이들 가면극이 갖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령탈춤(정형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2), 고성오광대(심상교, 화산문화, 2000), 남사당놀이(심우성, 화산문화, 2000), 봉산탈춤(박전열, 화산문화, 2001), 송파산대놀이(이병옥, 도서출판 피아, 2006), 양주별산대놀이(정형호, 화산문화, 2000), 은율탈춤(전경욱,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진주오광대(진주오광대보존회, 형평, 2005), 퇴계원산대놀이(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월인, 1999), 하회별신굿탈놀이(박진태, 도서출판 피아,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