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거리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인형극

집필자 서연호(徐淵昊)

정의

꼭두각시놀음에서 꼭두각시라는 인물이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는 장면.

내용

꼭두각시 거리는 한국의 전통 인형극을 대표하는 꼭두각시놀음의 한 과장으로 연행된다. 꼭두각시 거리의 주인공이 꼭두각시이므로 극 중에서 매우 다양한 역할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역할은 좁은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른 거리들이 모두 남성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과 달리 본처인 꼭두각시와 첩인 돌머리집의 문제, 즉 조선시대 여성을 중심으로 그들이 실제로 당면하고 있던 인생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부각시킨 점과 두 여성의 극적인 성격을 매우 대조적으로 강조한 솜씨의 탁월성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주인공인 꼭두각시가 출연하지 않아 본 거리가 없는 작품(황해도 장연에서 공연되던 김우 채록본, 충청도 서산에서 공연되던 서산 박첨지놀이)도 있다. 서산 박첨지놀이에서는 꼭두각시를 ‘큰마누라’로 호칭만 하고 있다. 또한 꼭두각시가 남편 박첨지에게 쫓겨난 이후의 장면에 다시 등장하여 이심이에게 잡아먹히는 작품(남사당패가 공연했던 박헌봉 채록본, 이두현 채록본, 심우성 채록본)들도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광대들이 작품의 구조적인 논리성보다는 장면의 재미에 치중한 결과이다. 이런 부분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꼭두각시 거리는 꼭두각시놀음 전체의 한 축을 결정하는 값진 의미를 지닌다.

채록본별로 해당 거리별 순서와 구성, 대사를 통해 특이성과 유사성을 살펴볼 수 있다.

김재철 채록본(꼭두각시극 각본)에서 꼭두각시 거리는 제5막 표생원表生員에 해당한다. 생원(약칭 샌님)은 조선시대 과거 제도의 소과小科인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한 지식인을 말한다. 지방관아의 관직을 맡았지만 서민들에게는 제일 가까이 있는 공직자였으므로 횡포와 갈등의 요주의要注意 인물이었다. 보통은 시골 선비, 시골 양반의 의미로 사용했다. 꼭두각시는 이 표생원의 아내, 작품의 의미로는 조강지처糟糠之妻로 등장한다. 조강지처를 두고 표생원이 아내 몰래 얻은 첩이 돌모리집(덜머리집)이다. 이들 3인의 갈등이 꼭두각시 거리의 화소를 형성한다.

이 장면의 처음부터 돌모리집이 등장하여 표생원의 본처 찾기를 방해함으로써 후반부의 갈등을 예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생원은 오랫동안 헤어져 지낸 아내를 찾는다. 꼭두각시는 <영감 어디로 갔나>를 부르고, 표생원은 <그 누가 날 찾나>를 부른다. 부부는 어렵게 만난다. 꼭두각시는 그동안의 고생을 노정기路程記로 털어놓고, 표생원은 아내의 모습이 심하게 늙은 것을 발견하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반가움은 잠시 후 사라지고 다시 아내를 미워한다. 표생원은 “부인이 어느덧 환갑이 넘고 내가 연만年滿 팔십에 연로다빈年老多貧하고 따라서 일점혈육一點血肉이 없으니 이런 낭패가 어디 있겠느냐.”라는 이유를 대며 첩을 얻었다는 말을 한다. 숨겨 두었던 첩을 불러 아내에게 인사를 시키려 하자, 돌머리집은 아내의 머리를 세차게 들이받는다. 재산을 나누어 주려는 표생원을 사이에 두고 두 여자의 싸움이 심해진다. 여기서 박첨지는 싸움을 중재하는 동리洞里의 구장으로 등장한다. 그는 <분재가分財歌>를 부르는데, 아내에게는 내버려도 좋을 값없는 재산, 첩에게는 비싼 재산을 분배하는 엉터리 재판을 한다. 표생원과 결탁한 모습이다.

최상수 채록본(꼭두각시극 각본)에서 꼭두각시는 박첨지의 아내로 등장하고 ‘꼭두각시 거리’라는 용어가 나타난다. 부부는 서로 상대의 흉측한 몰골에 놀란다. 김재철 채록본에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던 꼭두각시는 여기서는 능동형으로 변모한다. “영감이 박대하여 문전을 나서 골골 몇 년 춘추 걸식을 하여 다니다가 강원도 금강산 들어가서 불목한으로 몇 3년 지냈더니, 거기에서 나를 싫다고 날마다 가라 하길래 할 수 없이 강원도 경산으로 들어갔다가 서울 와서 영감이 작은집을 얻어 가지고 호강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길이요.” 여기서 불목한은 절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꼭두각시는 돌모리집을 대상으로 <나는 싫어> 노래를 부른다.

박헌봉 채록본(꼭두각시놀이 극본)•이두현 채록본(꼭두각시놀음 대사)•심우성 채록본(덜미 채록본)에서 꼭두각시 거리는 제3과장이고 거의 유사한 재담으로 전개된다. 가장 극적인 부분은 돌머리집이 본처에게 첫인사를 하는 국면局面이다.

꼭두각시 기왕지사 이렇게 되었으면 작은마누라 생면(상면)이나 시켜 주시오.
박첨지 이 꼴에 생면生面시켜 달라네.
산받이 암요. 시켜 주어야지요. 개천에 나도 용은 용이요, 짚으로 만들어도 신주神主는 신주법대로 있지 않소.
박첨지 그럼 생면을 시켜 줘야 하나?
산받이 시켜 줘야지.
박첨지 저리 돌아섰거라.
꼭두각시 왜 돌아서라 그러우?
박첨지 옮는다. 옮아.
꼭두각시 뭐가 옮아?
박첨지 얼굴이 옮는다 말이여. 저리 돌아서. 이쪽을 돌아보면 안 돼. 정신 차려 받어라.
꼭두각시 무슨 인산데 정신 차려 받으라오?
박첨지 벼락인사다 벼락인사. 용산 삼개 덜머리집 거드럭거리고 나오는구나. 아이구 요걸 깨물어 먹을까, 요걸 꼬여 찰까. 인사해야지. 응 그렇게 돌아서면 되나? 어서 가서 인사 해야지.
(덜머리집이 꼭두각시의 머리를 세차게 들이받는다.)
꼭두각시 아이구, 아이구, 여보 무슨 인사가 이런 인사가 있소. 인사 두 번 더하면 대가리가 빠개지겠소.
박첨지 그러기에 정신 차려 받으라 했지. 그 인사가 바로 벼락인사다.(박헌봉 채록본 및 이두현 채록본에는 ‘중국 봉천서 나온 기차인사’로 나온다.)
꼭두각시 이러고저러고 내사 싫소.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소. 세간이나 갈라 주오.

심우성 채록본에서 박첨지는 떠나가는 아내를 보며 슬프게 운다. 산받이가 우는 이유를 묻자, “울고 싶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속이 시원해서 운다.”라고 답한다.

서연호 채록본(꼭두각시놀이 연희본)에서 꼭두각시를 내쫓는 다음의 장면은 재치 있는 역설로 전개된다.

박첨지 금강산으로 중이나 되러 가게 노잣돈이나 달라네.
산받이 그럼, 노잣돈 주어야지. 세간도 그 따위로 노누고서, 노잣돈이나 두둑히 많이 주어야지.
박첨지 그래 대관절 노잣돈을 얼마나 주랴?
꼭두각시 주면 주고 말면 말았지, 돈 천 냥이야 안 줄려고요.
박첨지 아따 털은 하나도 안 난 사람이 말은 변변하게 잘하네. 아무도 몰래 이천 냥을 내게 가지고 오면 천 냥은 내가 뚝 떼어서 광고廣告 부쳐 줄 터이니 가지고 갈 테면 가고 말 테면 말어라.
꼭두각시 난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으니 (창) 나 돌아가네, 나 돌아가네.
박첨지 잘 돌아가거라. 가다가 개똥에 미끄러져 쇠똥에 쎄(혀)나 박고 뒤어저라. 어험, 이제는 큰마누라 내어쫓았다. 이제는 너하고 나하고 둘 뿐이여. 아이고 좋은 것. 여기 있으면 손님에게 손 타니 빨라 썩 들어가. 옳지.

특징 및 의의

꼭두각시 거리는 꼭두각시놀음에서 핵심을 이루는 장면의 하나이며, 박첨지의 방탕한 생활과 처첩妻妾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 탈춤에서 영감할미, 돌머리집의 갈등을 그리다가 마지막에 할미가 죽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집을 나간 박첨지는 유람을 다니다가 돌머리집을 첩으로 얻으며, 박첨지를 찾아 전국을 방랑한 꼭두각시는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만났지만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그에게 변변한 재산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난다는 이야기다. 꼭두각시의 처연한 반항과 절망적인 고독이 선명하게 표현된 명장면이다. 이들의 행위는 지난날 가부장적인 횡포와 성적 본능을 기반으로 한 여성들의 심리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점에서 시대를 초월한 현실감이 높다. 한편, 한국 탈춤의 시원始原으로 여겨지는 서낭굿 탈놀이에도 성적 본능을 통한 성적 갈등이 주축을 이룬다. 고대에는 인형과 가면을 동일한 가장물로 인식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조선연극사(김재철, 청진서관, 1933), 꼭두각시놀이(서연호, 열화당, 1990), 남사당패 연구(심우성, 동화출판공사, 1974), 조선민간극(권택무, 예니, 1989), 조선의 민간오락(김우•이영무, 학우서방, 1955), 한국가면극(이두현, 한국가면극연구회, 1969), 한국인형극의 연구(최상수, 정동출판사, 1981).

꼭두각시 거리

꼭두각시 거리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 인형극

집필자 서연호(徐淵昊)

정의

꼭두각시놀음에서 꼭두각시라는 인물이 중요한 역할로 등장하는 장면.

내용

꼭두각시 거리는 한국의 전통 인형극을 대표하는 꼭두각시놀음의 한 과장으로 연행된다. 꼭두각시 거리의 주인공이 꼭두각시이므로 극 중에서 매우 다양한 역할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역할은 좁은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다른 거리들이 모두 남성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과 달리 본처인 꼭두각시와 첩인 돌머리집의 문제, 즉 조선시대 여성을 중심으로 그들이 실제로 당면하고 있던 인생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부각시킨 점과 두 여성의 극적인 성격을 매우 대조적으로 강조한 솜씨의 탁월성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주인공인 꼭두각시가 출연하지 않아 본 거리가 없는 작품(황해도 장연에서 공연되던 김우 채록본, 충청도 서산에서 공연되던 서산 박첨지놀이)도 있다. 서산 박첨지놀이에서는 꼭두각시를 ‘큰마누라’로 호칭만 하고 있다. 또한 꼭두각시가 남편 박첨지에게 쫓겨난 이후의 장면에 다시 등장하여 이심이에게 잡아먹히는 작품(남사당패가 공연했던 박헌봉 채록본, 이두현 채록본, 심우성 채록본)들도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광대들이 작품의 구조적인 논리성보다는 장면의 재미에 치중한 결과이다. 이런 부분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꼭두각시 거리는 꼭두각시놀음 전체의 한 축을 결정하는 값진 의미를 지닌다. 채록본별로 해당 거리별 순서와 구성, 대사를 통해 특이성과 유사성을 살펴볼 수 있다. 김재철 채록본(꼭두각시극 각본)에서 꼭두각시 거리는 제5막 표생원表生員에 해당한다. 생원(약칭 샌님)은 조선시대 과거 제도의 소과小科인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한 지식인을 말한다. 지방관아의 관직을 맡았지만 서민들에게는 제일 가까이 있는 공직자였으므로 횡포와 갈등의 요주의要注意 인물이었다. 보통은 시골 선비, 시골 양반의 의미로 사용했다. 꼭두각시는 이 표생원의 아내, 작품의 의미로는 조강지처糟糠之妻로 등장한다. 조강지처를 두고 표생원이 아내 몰래 얻은 첩이 돌모리집(덜머리집)이다. 이들 3인의 갈등이 꼭두각시 거리의 화소를 형성한다. 이 장면의 처음부터 돌모리집이 등장하여 표생원의 본처 찾기를 방해함으로써 후반부의 갈등을 예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생원은 오랫동안 헤어져 지낸 아내를 찾는다. 꼭두각시는 를 부르고, 표생원은 를 부른다. 부부는 어렵게 만난다. 꼭두각시는 그동안의 고생을 노정기路程記로 털어놓고, 표생원은 아내의 모습이 심하게 늙은 것을 발견하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반가움은 잠시 후 사라지고 다시 아내를 미워한다. 표생원은 “부인이 어느덧 환갑이 넘고 내가 연만年滿 팔십에 연로다빈年老多貧하고 따라서 일점혈육一點血肉이 없으니 이런 낭패가 어디 있겠느냐.”라는 이유를 대며 첩을 얻었다는 말을 한다. 숨겨 두었던 첩을 불러 아내에게 인사를 시키려 하자, 돌머리집은 아내의 머리를 세차게 들이받는다. 재산을 나누어 주려는 표생원을 사이에 두고 두 여자의 싸움이 심해진다. 여기서 박첨지는 싸움을 중재하는 동리洞里의 구장으로 등장한다. 그는 를 부르는데, 아내에게는 내버려도 좋을 값없는 재산, 첩에게는 비싼 재산을 분배하는 엉터리 재판을 한다. 표생원과 결탁한 모습이다. 최상수 채록본(꼭두각시극 각본)에서 꼭두각시는 박첨지의 아내로 등장하고 ‘꼭두각시 거리’라는 용어가 나타난다. 부부는 서로 상대의 흉측한 몰골에 놀란다. 김재철 채록본에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던 꼭두각시는 여기서는 능동형으로 변모한다. “영감이 박대하여 문전을 나서 골골 몇 년 춘추 걸식을 하여 다니다가 강원도 금강산 들어가서 불목한으로 몇 3년 지냈더니, 거기에서 나를 싫다고 날마다 가라 하길래 할 수 없이 강원도 경산으로 들어갔다가 서울 와서 영감이 작은집을 얻어 가지고 호강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길이요.” 여기서 불목한은 절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꼭두각시는 돌모리집을 대상으로 노래를 부른다. 박헌봉 채록본(꼭두각시놀이 극본)•이두현 채록본(꼭두각시놀음 대사)•심우성 채록본(덜미 채록본)에서 꼭두각시 거리는 제3과장이고 거의 유사한 재담으로 전개된다. 가장 극적인 부분은 돌머리집이 본처에게 첫인사를 하는 국면局面이다. 꼭두각시 기왕지사 이렇게 되었으면 작은마누라 생면(상면)이나 시켜 주시오.박첨지 이 꼴에 생면生面시켜 달라네.산받이 암요. 시켜 주어야지요. 개천에 나도 용은 용이요, 짚으로 만들어도 신주神主는 신주법대로 있지 않소.박첨지 그럼 생면을 시켜 줘야 하나?산받이 시켜 줘야지.박첨지 저리 돌아섰거라.꼭두각시 왜 돌아서라 그러우?박첨지 옮는다. 옮아.꼭두각시 뭐가 옮아?박첨지 얼굴이 옮는다 말이여. 저리 돌아서. 이쪽을 돌아보면 안 돼. 정신 차려 받어라.꼭두각시 무슨 인산데 정신 차려 받으라오?박첨지 벼락인사다 벼락인사. 용산 삼개 덜머리집 거드럭거리고 나오는구나. 아이구 요걸 깨물어 먹을까, 요걸 꼬여 찰까. 인사해야지. 응 그렇게 돌아서면 되나? 어서 가서 인사 해야지.(덜머리집이 꼭두각시의 머리를 세차게 들이받는다.)꼭두각시 아이구, 아이구, 여보 무슨 인사가 이런 인사가 있소. 인사 두 번 더하면 대가리가 빠개지겠소.박첨지 그러기에 정신 차려 받으라 했지. 그 인사가 바로 벼락인사다.(박헌봉 채록본 및 이두현 채록본에는 ‘중국 봉천서 나온 기차인사’로 나온다.)꼭두각시 이러고저러고 내사 싫소.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소. 세간이나 갈라 주오. 심우성 채록본에서 박첨지는 떠나가는 아내를 보며 슬프게 운다. 산받이가 우는 이유를 묻자, “울고 싶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속이 시원해서 운다.”라고 답한다. 서연호 채록본(꼭두각시놀이 연희본)에서 꼭두각시를 내쫓는 다음의 장면은 재치 있는 역설로 전개된다. 박첨지 금강산으로 중이나 되러 가게 노잣돈이나 달라네.산받이 그럼, 노잣돈 주어야지. 세간도 그 따위로 노누고서, 노잣돈이나 두둑히 많이 주어야지.박첨지 그래 대관절 노잣돈을 얼마나 주랴?꼭두각시 주면 주고 말면 말았지, 돈 천 냥이야 안 줄려고요.박첨지 아따 털은 하나도 안 난 사람이 말은 변변하게 잘하네. 아무도 몰래 이천 냥을 내게 가지고 오면 천 냥은 내가 뚝 떼어서 광고廣告 부쳐 줄 터이니 가지고 갈 테면 가고 말 테면 말어라.꼭두각시 난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으니 (창) 나 돌아가네, 나 돌아가네.박첨지 잘 돌아가거라. 가다가 개똥에 미끄러져 쇠똥에 쎄(혀)나 박고 뒤어저라. 어험, 이제는 큰마누라 내어쫓았다. 이제는 너하고 나하고 둘 뿐이여. 아이고 좋은 것. 여기 있으면 손님에게 손 타니 빨라 썩 들어가. 옳지.

특징 및 의의

꼭두각시 거리는 꼭두각시놀음에서 핵심을 이루는 장면의 하나이며, 박첨지의 방탕한 생활과 처첩妻妾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 탈춤에서 영감과 할미, 돌머리집의 갈등을 그리다가 마지막에 할미가 죽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집을 나간 박첨지는 유람을 다니다가 돌머리집을 첩으로 얻으며, 박첨지를 찾아 전국을 방랑한 꼭두각시는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만났지만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그에게 변변한 재산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난다는 이야기다. 꼭두각시의 처연한 반항과 절망적인 고독이 선명하게 표현된 명장면이다. 이들의 행위는 지난날 가부장적인 횡포와 성적 본능을 기반으로 한 여성들의 심리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점에서 시대를 초월한 현실감이 높다. 한편, 한국 탈춤의 시원始原으로 여겨지는 서낭굿 탈놀이에도 성적 본능을 통한 성적 갈등이 주축을 이룬다. 고대에는 인형과 가면을 동일한 가장물로 인식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조선연극사(김재철, 청진서관, 1933), 꼭두각시놀이(서연호, 열화당, 1990), 남사당패 연구(심우성, 동화출판공사, 1974), 조선민간극(권택무, 예니, 1989), 조선의 민간오락(김우•이영무, 학우서방, 1955), 한국가면극(이두현, 한국가면극연구회, 1969), 한국인형극의 연구(최상수, 정동출판사,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