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기불기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장정룡(張正龍)
갱신일 2016-10-26

정의

농촌의 아이들이 봄을 맞이하여 들에 나가서 물오른 나뭇가지 껍질을 벗겨 피리를 만들어서 불며 노는 놀이.

내용

‘호드기’는 주로 버드나무 껍질로 만든 피리의 일종이다. 음력 3월 무렵인 봄철에 모든 나무나 풀의 성장이 왕성해져 땅 속에 있는 수분을 빨아올리는 힘이 세지므로 줄기와 껍질 사이 수분 통로가 윤택해진다. 호드기불기는 이때 물오른 버드나무(실버들)나 미루나무, 산오리나무 가지로 피리를 만들어서 부는 어린이놀이다. 주로 아이들이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껍질을 통으로 뽑아서 혀를 만들고 피리를 만들어 부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지에는 여러 곳에 호드기불기가 소개되어 있는데, 홍석모의 『동국세시기』 3월 월내 조에는 “아이들이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서 피리를 만들어 부는데 그 피리를 유생이라고 한다.”라고 기록하였다. 유생柳笙은 버들피리라는 뜻이다. 그가 지은 시 가운데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紀俗詩』(1847년)에는 ‘취유지吹柳枝’라는 제목의 한시가 수록되어 있다. “황금빛 버드나무 어여쁜 실버들黃金柳色嫩絲絲, 놀이하는 촌아이 다투어 꺾어대네遊戲村童競折枝. 피리처럼 구멍 내고 불어대면서䟽孔取吹如觱篥, 길을 막고 합주하는 유지사노래攔街合唱柳枝詞.”라 하였다. 또한 유만공柳晩恭의 『세시풍요』(1843)에도 호드기불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비 온 뒤 봄 숲 따뜻한 날雨後春林日煖時, 농부는 나무 접붙이려 뿌리가지 보살피네園翁接樹護根枝. 시냇가 버들에 일찍 물오르니正知溪柳生津早, 아이들 피리 소리 처음 듣겠네初聽兒童觱篥吹.”라고 하였다.

누가 호드기를 더 오랫동안, 더 멋지게 부느냐에 따라 승패를 가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나뭇가지 대신 풀잎으로 불기도 하는데 늴리리 가락이나 아라랑, 동요 등 여러 가지 곡조를 분다. 남자아이들이 호드기를 불면 여자아이들은 봄철 풀을 뜯어서 서로 엇걸어 잡아당겨 끊어지는 것으로 풀싸움놀이를 하고 풀이름 대기도 하였다. 호드기 만들기는 대체로 서너 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서 새끼손가락만한 굵기의 파릇파릇한 버드나무 가지를 꺾는다. 다음에 나뭇가지를 10∼15㎝ 정도 간격으로 칼집을 내어 자르고, 칼로 자국을 낸 부분과 다른 부분을 각각 잡고 힘주어 조심스럽게 비튼다. 속심을 빼내고 껍질 부분이 터지지 않게 분리한 다음 빈 껍질을 약 6∼8㎝ 길이로 자르고 한쪽 끝의 겉껍질을 약 2㎜ 벗겨내고 속껍질이 드러난 부분을 눌러서 분다.

호드기는 만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르기도 하는데, 길이와 굵기에 따라 음의 고저와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짧은 호드기를 입에 대고 불면 ‘호득호득’ 하는 소리를 내고 길면 여운을 띤 소리를 내게 된다. 양손으로 잡고 소리를 조절하는데 길이가 길면 저음이 나고, 짧을수록 밝은 소리가 난다. 또한 구멍이 가늘면 고음이 나고, 굵은 버들가지를 이용하면 저음이 나는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솜씨가 좋은 아이는 피리처럼 여러 개의 구멍을 내어 불며, 전승 지역과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각양각색의 모양과 소리가 난다. 밤에 호드기를 불면 집 안으로 뱀이 들어온다거나 귀신이 찾아온다는 속신 때문에 저녁이 되면 불지 못하게 한다. 요즘에는 농촌에서 아이들이 하거나 어른들이 옛 향수에 젖어 만들어 부는 것이 보통이다.

이 놀이를 소재로 하는 민간 동요로 <피리요>가 전하는데 함흥 지방에서는 아이들이 버들피리를 불다가 소리가 안 나면 “피리야 피리야 뉠뉠 울어라, 너의 아버지는 나무하러 갔다가, 범의 앞에 물려 죽었다. 피리야 피리야 뉠뉠 울어라. 너의 어머니는 소금맞이 갔다가, 소금물에 빠져 죽었다.”라고 하였고, 회양 지방에서는 버들피리를 입에 물고 “느 아범은 싣고 오다가, 물에 빠져 죽고, 느 어멈은 빨래하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슬피슬피 울어라”고 한다. 북청 지방에서는 “앵앵 울어라, 너의 어머니 죽어서, 부고가 왔다. 앵앵 울어라.”라고 하여 피리 소리에 맞추어 불렀다. ‘앵앵’운다는 것은 호드기 소리를 의성擬聲한 것이다.

특징 및 의의

호드기불기는 산과 들에 꽃이 만발한 봄철을 맞이한 남자아이들이 들판으로 나가서 피리를 현장에서 만들어서 부는 놀이이다. 꽈리불기가 여자아이들의 가을철 아동놀이라면, 호드기불기는 남자아이들의 춘삼월 놀이다.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로 직접 만드는 과정이나 소리를 잘 내는 것을 경연하면서 겨울의 폐칩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한 즐거움을 자연의 소리로 신명나게 표출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조선의 향토오락(村山智順, 조선총독부, 1941), 동국세시기·열양세시기·경도잡지 합편(조선광문회, 1911), 우리나라 세시기(이윤희, 금룡도서주식회사, 1948), 조선대세시기(국립민속박물관, 2007), 한중세시풍속 및 가요연구(장정룡, 집문당, 1988), 한국민요집1(임동권, 집문당, 1961).

호드기불기

호드기불기
사전위치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놀이

집필자 장정룡(張正龍)
갱신일 2016-10-26

정의

농촌의 아이들이 봄을 맞이하여 들에 나가서 물오른 나뭇가지 껍질을 벗겨 피리를 만들어서 불며 노는 놀이.

내용

‘호드기’는 주로 버드나무 껍질로 만든 피리의 일종이다. 음력 3월 무렵인 봄철에 모든 나무나 풀의 성장이 왕성해져 땅 속에 있는 수분을 빨아올리는 힘이 세지므로 줄기와 껍질 사이 수분 통로가 윤택해진다. 호드기불기는 이때 물오른 버드나무(실버들)나 미루나무, 산오리나무 가지로 피리를 만들어서 부는 어린이놀이다. 주로 아이들이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껍질을 통으로 뽑아서 혀를 만들고 피리를 만들어 부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지에는 여러 곳에 호드기불기가 소개되어 있는데, 홍석모의 『동국세시기』 3월 월내 조에는 “아이들이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서 피리를 만들어 부는데 그 피리를 유생이라고 한다.”라고 기록하였다. 유생柳笙은 버들피리라는 뜻이다. 그가 지은 시 가운데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紀俗詩』(1847년)에는 ‘취유지吹柳枝’라는 제목의 한시가 수록되어 있다. “황금빛 버드나무 어여쁜 실버들黃金柳色嫩絲絲, 놀이하는 촌아이 다투어 꺾어대네遊戲村童競折枝. 피리처럼 구멍 내고 불어대면서䟽孔取吹如觱篥, 길을 막고 합주하는 유지사노래攔街合唱柳枝詞.”라 하였다. 또한 유만공柳晩恭의 『세시풍요』(1843)에도 호드기불기가 언급되어 있는데 “비 온 뒤 봄 숲 따뜻한 날雨後春林日煖時, 농부는 나무 접붙이려 뿌리가지 보살피네園翁接樹護根枝. 시냇가 버들에 일찍 물오르니正知溪柳生津早, 아이들 피리 소리 처음 듣겠네初聽兒童觱篥吹.”라고 하였다. 누가 호드기를 더 오랫동안, 더 멋지게 부느냐에 따라 승패를 가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나뭇가지 대신 풀잎으로 불기도 하는데 늴리리 가락이나 아라랑, 동요 등 여러 가지 곡조를 분다. 남자아이들이 호드기를 불면 여자아이들은 봄철 풀을 뜯어서 서로 엇걸어 잡아당겨 끊어지는 것으로 풀싸움놀이를 하고 풀이름 대기도 하였다. 호드기 만들기는 대체로 서너 명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서 새끼손가락만한 굵기의 파릇파릇한 버드나무 가지를 꺾는다. 다음에 나뭇가지를 10∼15㎝ 정도 간격으로 칼집을 내어 자르고, 칼로 자국을 낸 부분과 다른 부분을 각각 잡고 힘주어 조심스럽게 비튼다. 속심을 빼내고 껍질 부분이 터지지 않게 분리한 다음 빈 껍질을 약 6∼8㎝ 길이로 자르고 한쪽 끝의 겉껍질을 약 2㎜ 벗겨내고 속껍질이 드러난 부분을 눌러서 분다. 호드기는 만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르기도 하는데, 길이와 굵기에 따라 음의 고저와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짧은 호드기를 입에 대고 불면 ‘호득호득’ 하는 소리를 내고 길면 여운을 띤 소리를 내게 된다. 양손으로 잡고 소리를 조절하는데 길이가 길면 저음이 나고, 짧을수록 밝은 소리가 난다. 또한 구멍이 가늘면 고음이 나고, 굵은 버들가지를 이용하면 저음이 나는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솜씨가 좋은 아이는 피리처럼 여러 개의 구멍을 내어 불며, 전승 지역과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각양각색의 모양과 소리가 난다. 밤에 호드기를 불면 집 안으로 뱀이 들어온다거나 귀신이 찾아온다는 속신 때문에 저녁이 되면 불지 못하게 한다. 요즘에는 농촌에서 아이들이 하거나 어른들이 옛 향수에 젖어 만들어 부는 것이 보통이다. 이 놀이를 소재로 하는 민간 동요로 가 전하는데 함흥 지방에서는 아이들이 버들피리를 불다가 소리가 안 나면 “피리야 피리야 뉠뉠 울어라, 너의 아버지는 나무하러 갔다가, 범의 앞에 물려 죽었다. 피리야 피리야 뉠뉠 울어라. 너의 어머니는 소금맞이 갔다가, 소금물에 빠져 죽었다.”라고 하였고, 회양 지방에서는 버들피리를 입에 물고 “느 아범은 싣고 오다가, 물에 빠져 죽고, 느 어멈은 빨래하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슬피슬피 울어라”고 한다. 북청 지방에서는 “앵앵 울어라, 너의 어머니 죽어서, 부고가 왔다. 앵앵 울어라.”라고 하여 피리 소리에 맞추어 불렀다. ‘앵앵’운다는 것은 호드기 소리를 의성擬聲한 것이다.

특징 및 의의

호드기불기는 산과 들에 꽃이 만발한 봄철을 맞이한 남자아이들이 들판으로 나가서 피리를 현장에서 만들어서 부는 놀이이다. 꽈리불기가 여자아이들의 가을철 아동놀이라면, 호드기불기는 남자아이들의 춘삼월 놀이다.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로 직접 만드는 과정이나 소리를 잘 내는 것을 경연하면서 겨울의 폐칩에서 벗어나 봄을 맞이한 즐거움을 자연의 소리로 신명나게 표출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조선의 향토오락(村山智順, 조선총독부, 1941), 동국세시기·열양세시기·경도잡지 합편(조선광문회, 1911), 우리나라 세시기(이윤희, 금룡도서주식회사, 1948), 조선대세시기(국립민속박물관, 2007), 한중세시풍속 및 가요연구(장정룡, 집문당, 1988), 한국민요집1(임동권, 집문당, 1961).